ISSN : 2288-1638(Online)
사회복지사의 자아분화수준이 소진에 미치는 영향*
The Effect of Social Workers' Self-Differentiation on Burnout
Abstract
Ⅰ. 서론
사회복지사는 클라이언트와 직접 대면하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황 속에서 긴장감과 정서적 스트레스를 필연적으로 경험하고 있다. 사회복지사가 서비스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스트레스와 갈등을 효과적으로 처리하지 못할 경우, 이른바 소진(burnout)을 경험하게 된다. 소진을 경험하는 사회복지사는 자신의 일에 대한 열정과 관심을 잃고, 피로와 상실감을 느끼게 된다(공계순, 2010; 문호영, 2012). 클라이언트를 비인간화하게 되고 무관심한 태도를 보인다. 또한 절망감과 무력감에 휩싸여 자신의 일과 클라이언트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취함으로써, 서비스의 질을 급격하게 저하시키게 된다(윤혜미, 1991; 공계순, 2010; 문호영, 2012; Maslach, Schaufeli & Leither, 2001). 따라서 효과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회복지사 자신이 정신적․신체적으로 건강하고 적극적인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윤혜미, 1990). 이는 특히, 아동․청소년과 가족을 대상으로 대면 서비스를 주로 수행하는 가족복지 분야의 사회복지사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질 향상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동안 사회복지사의 소진은 중요한 연구주제로 다루어져 왔다. 소진의 개념과 구성요소, 소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소진의 과정, 소진의 결과 등을 중심으로 다양한 연구성과가 축적되어 왔다(윤혜미, 1990, 1991, 1993; 이영미·성규탁, 1991; 이명신, 2004; 공계순, 2005, 2010; 최명민·현진희, 2006; 문호영, 2012). 사회복지사의 소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관한 연구가 주를 이루었는데, 클라이언트 특성, 조직특성, 업무환경 등 소진의 외부요인에 초점을 맞추어왔다(이명신, 2004; 강현아 외, 2008). 그러나 동일한 업무환경 내에서 유사한 갈등상황을 경험하더라도, 개인이 지각하는 스트레스 수준, 대처방법에 따라 소진도는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최명민 외, 2005). 즉, 소진은 개인의 내재적인 특성과 긴밀한 관련을 맺을 수 있다(권선덕, 2000; 홍석자·서상범, 2011). 한 개인이 자신의 상황에 대하여 느끼는 삶의 만족감 또는 스트레스 수준은 외부적 조건 뿐만 아니라, 상황에 대한 개인의 내적 인식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홍석자·서상범, 2011).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내재적 특성을 한 개인의 내적인 문제를 넘어서, 개인이 성장해 온 가족 안에서 조망하는 ‘자아분화’ 개념을 중심으로 살펴볼 것이다. 가족체계 속에서의 경험이 개인의 심리‧사회적 특성의 형성과 어떠한 관련을 맺게 되며, 소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통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복지사 개인의 내적 통찰력을 증진시킬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함으로써, 사회복지사의 소진 문제를 보다 효과적으로 해결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의 목적은 사회복지사의 내재적 특성 중의 하나인 자아분화(self differentiation) 수준이 소진에 미치는 영향을 밝히는 것이다. 자아분화 수준은 Bowen(1976)이 가족체계이론에서 제시한 개념으로, 개인이 정서적 기능과 지적인 기능 간의 균형을 어느 정도 유지할 수 있는지, 중요한 타자들과의 관계속에서 친밀감과 자율성의 균형을 어느 정도 유지할 수 있는지를 나타낸다(Lori, 2007; 송미경, 2010에서 재인용). 자아분화수준이 높을수록 정서와 사고를 균형있게 유지할 수 있다. 따라서 스트레스가 증가하더라도 객관적 사고를 바탕으로 상황을 정확하게 지각하여 스트레스에 효과적으로 대처해 나갈 수 있다(한정아·심홍석, 2005). 따라서 사회복지사의 소진과 관련하여, 높은 자아분화수준을 가진 사회복지사는 사고와 정서 간의 균형을 유지하고, 스트레스에 대한 효과적인 대처기제를 마련함으로써, 소진의 정도가 낮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사회복지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이용하여, 자아분화 수준과 사회복지사의 소진간의 관련성을 분석할 것이다. 본 연구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2장은 이론적 논의를 다룬다. 사회복지사의 소진과 자아분화의 개념, 소진에 영향을 미치는 기존 연구결과, 자아분화가 어떻게 소진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논의할 것이다. 3장에서는 연구방법을 제시할 것이다. 설문조사의 설계, 변수의 정의와 측정, 분석방법 등을 제시할 것이다. 4장에서는 분석결과를 제시할 것이다. 조사대상자의 특성을 서술하고, 회귀분석 결과 자아분화 수준과 소진 간에 관계가 있는지를 밝힐 것이다. 마지막 5장 결론 및 제언에서는 분석결과에 관한 논의와 시사점을 토론할 것이다.
II. 이론적 논의
1. 사회복지사의 소진
소진은 사람과 관련된 일을 하는 전문직업인 사이에서 흔히 발견되는 정서적인 탈진과 냉소주의라고 정의할 수 있다(Maslach & Jackson, 1981). 소진은 사회복지사 개인에게는 자기보호를 위한 일종의 대처방안이기도 하다. 직무상 스트레스에 대한 생산적인 대처방안이 없을 때, 사회복지사가 상처를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정서적 분리, 자기고립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소진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권선덕, 2000).
본 연구에서는 Maslach & Jackson(1981)에 근거하여, 사회복지사의 소진을 사회복지사의 ‘정서적 탈진’(emotional exhaustion), ‘클라이언트에 대한 비인간화’(depersonalization), ‘개인적 성취감 감소’(reduced individual accomplishment) 등 세가지 측면에서 살펴보고자 한다(황선영·박경숙, 2007; Maslach & Jackson, 1981; Maslach et.al. 2001).
정서적 탈진 또는 감정적 고갈은 사회복지사가 클라이언트를 원조하는 과정에서 클라이언트의 과도한 심리적, 정서적 요구로 인한 에너지 부족, 감정적 자원의 고갈을 의미한다(Maslach et.al. 2001). 업무의욕 상실, 신뢰 및 흥미 상실로 더 이상 자신의 의지로는 일에 전념할 수 없는 감정상태를 말한다(백경희, 2004; 이은희·김경호, 2008). 사회복지사는 클라이언트 지향성이라는 직무속성으로 인하여 업무를 수행하면서 지속적으로 감정적 소모를 경험하게 된다(Maslach et.al. 2001). 감정이입에 대한 통제가 약해지며 클라이언트에 대한 일방적인 방향의 욕구 충족을 시도하기 때문에 감정적 박탈을 느끼고 쉽게 탈진하게 되는 것이다(권선덕, 2000).
클라이언트에 대한 비인간화는 사회복지사들이 클라이언트에 대하여 비협조적이고 부정적, 냉소적인 태도와 감정을 갖게 되고, 클라이언트를 인격체보다는 케이스로 취급하는 것을 의미한다(정성일, 2001; 이은희· 김경호, 2008). 정서적 탈진에 대한 일종의 대응방안으로써 클라이언트에 대해 관심을 줄이고 거리감을 두며 기계적인 방법으로 대하게 된다(Maslach et.al. 2001). 또한 클라이언트와의 약속을 연기하거나 피하고, 클라이언트에 대해 고정관념을 갖게 되며 냉소적이고 판단적인 태도를 취하게 되는 것이다(Maslach et.al. 2001).
과도한 업무로 인한 정서적 고갈, 클라이언트에 대한 비인간화는 개인의 성취감 감소로 이어진다(Maslach et.al. 2001). 사회복지사는 자신의 노력이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지 못한다고 인식하면서 성취감을 느끼지 못하는 상황이 된다(이은희·김경호, 2008; Maslach et.al. 2001). 또한, 클라이언트에게서 항상 변화와 향상을 기대할 수 없고, 개입의 효과성을 정확히 측정하기 어려운 점, 노력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받기 어렵다는 점도 개인적 성취감을 감소시킬 수 있는 요인이다(윤혜미, 1993).
2. 소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소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크게 조직적 요인, 직무특성 요인, 개인적 요인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공계순, 2005, 2010; 이은희·김경호, 2008; 황선영·박경숙, 2007; 홍석자·서상범, 2011; 김이영 외, 2011; 문호영, 2012; Maslach et.al., 2001). 소진과 관련된 조직특성 요인으로는 낮은 수준의 보상, 구성원 간의 의사소통 부족, 적절한 리더십의 부재, 수퍼바이저 지지의 부족 등을 들고 있다(정성일, 2001; 황선영·박경숙, 2007; 강선경, 2008; 공계순, 2010; 문호영, 2012; Maslach et.al., 2001). 이외에도 승진기회의 부족, 엄격한 규정, 낮은 의사결정 참여도, 자율성의 부족 등이 소진과 관련이 있다(공계순, 2010; 문호영, 2012; Maslach et.al., 2001).
직무특성과 관련된 요인으로는 과다한 업무, 역할갈등, 역할의 모호성 등이 직무관련 스트레스를 낳으며, 소진으로 귀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이영미·성규탁, 1991; 이명신, 2004; 황선영·박경숙, 2007; 공계순, 2010; 김이영 외, 2011; 문호영, 2012; Maslach et.al., 2001). 또한 근속년수가 짧을수록 소진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윤혜미, 박병금, 2004). 짧은 근무경험으로 인해, 다양한 스트레스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역량과 기술을 터득하지 못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근속년수가 긴 사회복지사의 경우, 소진을 극복하고 조직에서 생존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인 것으로도 해석된다(윤혜미, 박병금, 2004).
한편 소진과 관련된 개인적 요인은 크게 성별, 연령 등 인구학적 특성과 개인성향으로 구분된다(공계순, 2010; Maslach et.al., 2001). 연령, 성별, 결혼상태, 교육수준 등 인구사회학적 변인에 따라 소진에 차이가 있는지를 살펴본 연구에 따르면, 연령이 낮을수록, 여성일수록, 미혼일수록 소진을 경험할 위험이 크다고 밝히고 있다(이영미·성규탁, 1991; 권선덕, 2001; 공계순, 2010; Maslach et.al., 2001). 연령이 낮을수록 업무숙련도가 낮아서 스트레스를 경험할 가능성이 높고, 실천경험 부족으로 대처능력이 낮아서 소진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이영미, 성규탁, 1991; 윤혜미, 1993; 윤혜미·박병금, 2004; 조성연, 2005). 여성은 정서적 탈진 정도에서 남성에 비해 높은 수준의 소진을 경험하지만, 비인격화 정도에서는 낮은 수준의 소진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Purvanova & Muros, 2010). 한편 교육수준은 일관된 결과를 보이지 않았다. 일부 연구(이영미, 성규탁, 1991)에서는 교육수준이 낮을수록 소진도가 높게 나타난 반면, 다른 연구에서는 이와 반대로 나타났다(Maslach et.al., 2001).
어떤 유형의 사람들이 소진을 경험할 위험이 높은지를 밝히기 위하여 개인적 성향과 소진과의 관련성에 관한 연구가 진행되어 왔다(Maslach et.al., 2001). Pines, Aronson & Kafry(1981)는 소진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은 사회복지사들의 공통적인 퍼스낼리티 특징으로 이상주의, 타인에 대한 민감성, 이타주의, 동질성, 인본주의, 자아에 대한 고도의 기대감 등을 지적하였다. 이는 좋은 사회복지사로 성장하는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이러한 특성들은 사회복지사를 소진하게 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Prines, Aronson & Kafry, 1981: 윤혜미, 1990에서 재인용).
쉽게 소진되는 사람은 감정이입적, 헌신적, 사람지향적, 내성적, 강박적이고, 불안하며 때로는 지나치게 열성적인 특징을 지니고 있다(Maslach et.al., 2001). 또한 타인과 지나치게 동일시하는 경향을 갖고있다(Daley, 1979; 권선덕, 2000에서 재인용). 소진될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은 비현실적으로 높은 목표를 세우고 이를 성취하지 못했을 때 자책하며 정서적으로도 불안정하여 새로운 상황을 지나치게 두려워한다(Cherniss, 1980; Maslach et.al., 2001). 강박적이며 인내심이 부족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에 대해 지나치게 신경을 쓰는 사람들이 소진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Cherniss, 1980; 정태문, 2010에서 재인용).
Maslach et.al.(2001)은 자아존중감, 외적 귀인성향(external locus of control), 스트레스 대처방안과 소진과의 관련성을 언급하였다. 자아존중감이 낮을수록, 사건발생과 성과의 책임을 외적 요인(예: 타인, 우연)에 돌리는 외적 귀인성향이 높을수록, 수동적이고 방어적인 스트레스 대처방식을 취할수록 소진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홍석자·서상범, 2011; Maslach et.al., 2001). 본 연구에서는 이와 같이 개인적 성향 중의 하나인 자아분화수준에 주목하여, 소진과의 관련성을 탐색하고자 한다.
3. 자아분화
자아분화(self differentiation)는 개인이 사고와 정서를 분리시킬 수 있는 능력 및 정서적 성숙과 자신이 태어난 가정으로부터 개별화된 정도를 의미한다(Bowen, 1982; 제석봉, 1989; 문희선, 1995에서 재인용). 내적 또는 외적인 정서적 압력에 자동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성찰할 수 있는 능력, 불안에 직면하더라도 유연하고 현명하게 행동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Kerr & Bowen, 1988). 또한 자아분화수준이 높다는 것은 자신의 자아를 타인의 정서에 융합하지 않고서도 관계를 유지시킬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Kerr & Bowen, 1988).
자아분화는 개인 내적 측면과 대인관계 측면으로 구분하여 살펴볼 수 있다. 개인 내적측면에서 자아분화는 스트레스 상황에서 지적 기능과 정서적 기능을 분리할 수 있는 정서적 성숙도를 의미한다(이소미·고영건, 2009). 만약 지적 기능이 정서적 기능과 분리되지 않고 융합되어 있다면, 객관적으로 사고하기 어렵고 의존적이며 역기능적인 증상이 나타낼 수 있다(이명옥·하정희, 2007; 한영숙, 2007; 이소미·고영건, 2009).
한편 대인관계 측면에서 자아분화는 자신의 정체성과 자율성을 유지하면서, 타인과 정서적으로 친밀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정도를 뜻한다(Bowen, 1976; Kerr & Bowen, 1988; 이소미·고영건, 2009에서 재인용). 자아분화와 대인관계 간의 관련성은 개인의 거짓 자아(pseudo self)와 진짜 자아(solid self)의 발달과 관련을 맺는다. 거짓 자아는 타인의 정서적 압력에 쉽게 변화되는 자아인 반면, 진짜 자아는 주위의 압력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확고한 신념을 지닌 자주적이고 독립적이며 일관성있는 자아를 의미한다(이소미·고영건, 2009; Bowen, 1982).
따라서, 자아가 높은 수준으로 분화되지 못한 사람은 거짓 자아가 발달하여 자율적으로 행동하지 못한다. 타인의 의견에 쉽게 의존하며, 인정과 사랑에 급급하며, 대인관계에서 쉽게 긴장과 스트레스를 겪는 삶을 살게 된다. 낮은 수준의 자아분화는 대인관계 스트레스에 따른 우울증과 불안과 같은 역기능적 증상의 발현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이소미·고영건, 2009). 반면 자아분화 수준이 높은 사람은 진짜 자아가 발달하여,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신념에 따라 행동한다. 타인의 신념과 가치를 존중하면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자율적이고 목표지향적인 삶을 추구한다(Bowen, 1976; 이소미·고영건, 2009에서 재인용; 최인재, 2004; 한영숙, 2007).
4. 자아분화와 소진 간의 관계
사회복지사의 자아분화 수준과 소진은 어떠한 관련성을 맺고 있는가? 사회복지 업무는 문제를 가진 개인이나 가족과의 인간적 상호작용을 통하여 진행된다. 이러한 상호작용은 소진이라는 불가피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윤혜미, 1991). 사회복지사는 클라이언트가 처한 다양한 문제상태를 보완하고 치료하는 과정에서 비판적이거나 비협조적인 클라이언트를 대하는 경우가 많다. 업무수행 자체에 상당한 감정적인 소모가 발생하게 된다. 특히 클라이언트에게 상당한 시간과 정성을 기울였음에도 클라이언트의 상태가 악화된다면, 본인의 능력을 의심하고 자신에 대한 불신과 자괴감으로 무기력증을 경험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권선덕, 2000). 클라이언트와의 긴밀한 상호작용에 따른 스트레스가 소진을 낳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감정적 소모와 스트레스가 심각한 상황에서 사회복지사가 소진을 경험하게 될 가능성은 사회복지사 개인의 자아분화수준과 긴밀한 관련성을 맺는다. 대인관계 측면에서, 자아분화수준이 비교적 높은 사람은 자신과 타인 그리고 외부세계를 객관적으로 정확하게 지각하며 정서적 융합을 이루지 않고, 독립적으로 행동하며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Bowen, 1976; Lori, 2007; 송미경, 2010에서 재인용). 주변의 상황에 안정적으로 대처할 수 있고(이신숙, 2000), 갈등 속에서도 지적체계를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김용태, 2000). 또한, 자아분화수준이 높은 사람은 타인과의 친밀한 관계를 맺는데 있어서 자신의 정체성을 상실하는데 대한 두려움을 가지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자아분화수준이 높을수록 만족스런 대인관계를 발전시킬 것이다(Kosek, 1998; Skowron, 2000).
반면, 자아분화수준이 낮을 경우 자신과 외부세계를 지각하는데 객관성이 결여되고 독립적으로 명확하게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여 상황에 감정적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있다(Papero, 1990). 또한, 스트레스 상황에서 효율적인 문제해결방식을 찾지 못하고 융합이나 정서적 단절과 같은 방식으로 대처하게 된다(Nichols & Schwartz, 1991; Skowron, 2005; 송미경, 2010에서 재인용). 따라서, 자아분화수준이 낮을수록 대인관계 갈등이 많으며(백경하, 2003), 이러한 태도는 클라이언트와의 관계에서 소진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내포한다.
자아분화수준과 사회복지사의 소진 간의 관계를 탐색한 연구는 거의 없었다. 그러나 자아분화수준과 전문직의 직무 스트레스 또는 직무 만족 간의 관계에 관한 연구가 있다. 특수교사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자아분화 수준과 직무스트레스는 부적 상관관계가 있으며, 자아분화 하위요인 중 자아통합 점수가 낮을수록 직무스트레스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오숙현·조홍중, 2008). 또한, 보육교사의 자아분화수준에 따른 직무만족도를 연구한 결과, 자아분화수준이 높을수록 학부모와의 관계, 동료관계에서 높은 직무만족도를 보였다(노선옥, 2008).
한편 자아분화와 대인관계 간의 관계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자아분화 정도가 높을수록 대인관계의 갈등이 적고, 자아분화와 적응기제 발달은 정적인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제석봉, 1989; 이현주·김순옥, 1997; 조은경·정혜정, 2002; 남상철·유영달, 2007; 배옥현·홍상욱, 2008). 또한, 부부의 자아분화수준이 높을수록 부부적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조은경·정혜정, 2002; 이명옥·하정희, 2007; 한영숙, 2007; 이소미·고영건, 2009). 대학생들의 경우, 자아분화수준이 낮은 집단보다 높은 집단의 대학생 활적응도가 높았다(박유화, 2001; 배옥현·홍상욱, 2008). 자아분화가 잘 이루어진 사람은 대인관계를 효율적이고 원만하게 맺는 능력이 있다(백경하 2003). 자아분화수준이 높을수록 청소년의 대인관계 문제 수준이 낮으며(배미애·이은희, 2009), 중학생의 경우 자아분화수준이 높을수록 학교생활적응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송미경, 2010).
이와 같이 자아분화수준은 정서적 성숙도를 의미하며, 개인내적 측면 뿐만 아니라 대인관계에서 반응과 대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자아분화수준이 높을 경우 외부세계에 대한 객관적인 인식, 자율성과 독립성의 유지, 스트레스에 대한 효율적인 대처로 인해 소진을 경험할 가능성이 낮을 것이다(Anderson, 2000). 반면에 자아분화수준이 낮을 경우, 객관성 결여, 충동성, 감정적 반응, 효율적인 문제해결의 어려움 등으로 소진에 노출될 가능성이 클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사회복지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통하여 이러한 가설을 경험적으로 검증하고자 한다
III. 연구방법
1. 연구대상 및 자료수집방법
본 연구에서는 자아분화수준과 사회복지사의 소진 간의 관련성을 파악하기 위하여 설문조사를 수행하였다. 조사대상자는 서울․경기․강원․기타 지역의 종합사회복지관, 단종복지관, 학교, 병원 등 사회복지 이용시설에 근무하는 사회복지사 305명을 대상으로 하였다. 설문조사는 자기기입식 설문지법으로 2011년 7월 20일부터 8월 30일까지 수행하였다. 기관방문을 통한 배포 및 회수, 우편설문, 전자메일을 이용한 설문조사를 병행하였다. 회수된 설문지 총 295부 중에서 응답이 부실한 15부를 제외한 280명의 설문을 최종분석에 포함하였다.
2. 변수의 정의와 측정
본 연구에서는 자아분화 수준(level of self differentiation)을 측정하기 위하여, Bowen의 가족체계이론을 바탕으로 제석봉(1989)이 한국 실정에 맞게 개발한 자아분화척도를 사용하였다. 자아분화척도는 총 36문항으로 다음 5개의 하위척도 요인으로 구성되었다(제석봉, 1989; 이소미·고영건, 2009). 첫째, ‘인지적 기능 대 정서적 기능’ 요인은 인지와 정서 기능이 잘 분화되어 감정통제 능력이 있는지를 나타낸다. 점수가 높을수록 감정통제능력이 높고 지적 체계가 효과적으로 작동함을 의미한다. 둘째, ‘자아통합’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얼마나 소신껏 행동하며 자신의 신념과 생활원리를 견지하고 있는지를 나타낸다. 점수가 높을수록, 자신의 신념과 원칙을 잘 지키고 있음을 나타낸다. 셋째, ‘가족투사과정’은 자아가 제대로 분화되지 못한 상황에서 자신의 문제 또는 부부의 문제를 자녀에게 투사하는 과정을 의미한다(이소미·고영건, 2009). 점수가 높을수록 투사가 적게 이루어진 가정에서 성장했음을 의미한다. 넷째, ‘정서적 단절’은 자아분화가 낮을수록 가정 내에서 정서적으로 단절하려는 경향을 보이는 점을 포착한 개념이다. 가출, 고립 등을 통해 부모나 자신의 과거로부터 단절하려는 경향을 지칭한다. 점수가 높을수록 정서적 단절이 적게 이루어지고, 부모와의 적절한 애착관계를 유지함을 의미한다 (이소미·고영건, 2009). 마지막으로 ‘가족퇴행’은 가족이 화목하고 건전하게 갈등에 대처해 나가고 있는지를 측정한다. 자아분화 수준이 낮은 경우, 가정의 위기상황이 발생했을 때 건설적이 아닌 퇴행적인 행동을 보인다. 따라서 점수가 높을수록 가족퇴행정도가 낮으며, 화목하고 건전하게 갈등에 대처해 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자아분화 척도는 총 36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하위문항은 인지적 기능 대 정서적 기능 7문항, 자아통합 6문항, 가족투사과정 6문항, 정서적 단절 6문항, 가족퇴행 11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세부문항은 전혀 그렇지 않다(1점), 그렇지 않은 편이다(2점), 그런 편이다(3점), 아주 그렇다(4점) 등 4점척도로 응답을 측정하였다. 점수가 높을수록 자아분화 수준이 높도록 구성하였다. 점수의 총합은 36∼144점 사이에 분포하며, 점수의 총합과 영역별 평균점수를 살펴보았다. 이 척도에 대한 신뢰도를 측정하기 위하여 Cronbach α 값을 구한 결과, 자아분화척도 전체 값은 .87로, 적절한 수준의 신뢰도를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 각 하위변인별 Cronbach ɑ 값은 가족퇴행이 .85로 가장 높게, 가족투사과정 .84, 인지적 기능 대 정서적 기능 .74, 정서적 단절 .72, 자아통합 .63의 순으로 나타났다.
사회복지사의 소진 정도를 측정하기 위해 Maslach et.al. (1996)이 휴먼서비스 조직 전문가의 소진을 측정하기 위하여 개발한 MBI-HSS(Maslach Burnout Inventory-Human Services Survey)척도를 번역하여 활용하였다. MBI-HSS 척도는 ‘정서적 탈진’, ‘클라이언트에 대한 비인간화’, ‘개인적 성취감 감소’ 등 3가지 하위척도로 구성되어 있다. 정서적 탈진은 사회복지사의 정서적 자원이 고갈되어 업무의욕, 관심, 신뢰, 감정을 상실하게 되는 정도를 의미한다. 클라이언트에 대한 비인간화는 클라이언트에 대해 냉소적, 부정적 태도와 감정을 갖게 되는 정도를 의미한다. 개인적 성취감 감소는 스스로 유능하고 성공적인 업무상의 성취를 이루었다고 느끼는 감정이 감소된 정도를 의미한다. 각 영역별로 점수가 높을수록 소진의 정도가 높도록, 일부항목의 경우 역점수를 취하여 구성하였다.
MBI 소진척도는 총 22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하위영역별로 정서적 탈진 9문항, 클라이언트에 대한 비인간화 5문항, 개인적 성취감 감소 8문항 등으로 구성되었다. 원척도(MBI-HSS)에서는 각 진술을 경험한 빈도에 따라 7점 척도(전혀 아니다(0)∼매일(6))로 측정하였다(Maslach et.al., 1996). 본 연구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1점), 그렇지 않다(2점), 보통이다(3점), 그렇다(4점), 매우 그렇다(5점) 등 5점 척도로 측정하였다. 소진척도에 대한 신뢰도를 파악하기 위하여 Cronbach ɑ 값을 구하였다. 소진도 전체 값은 .86로 나타나 중간정도의 신뢰도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 하위변인별 Cronbach ɑ 값은 정서적 탈진 .81, 개인적 성취감 감소 .77, 비인간화 .69의 순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는 통제변수로 응답자의 인구학적 특성인 성별, 연령, 결혼유무, 최종학력(고졸, 대졸, 대학원졸, 기타) 등을 파악하였다. 사회복지사의 업무환경과 관련하여 근무지역(서울, 경기, 강원, 기타), 근무기간(2년 미만, 2∼4년 미만, 4∼6년 미만, 6∼10년 미만, 10년 이상), 주요 대면 클라이언트1), 근무기관 유형2) 등을 통제변수로 포함하였다. 근무지역, 기관유형, 주요 클라이언트의 종류에 따라, 보상, 교육훈련 등 직무환경에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소진과 관련된 요인을 회귀분석에 투입한 후에도 자아분화 수준이 소진과 관련성을 맺는지를 탐색하였다.
1) 주요 대면 클라이언트는 영유아․아동, 청소년, 노인, 장애인, 여성, 부랑인․노숙인, 교정대상자, 일반 주민, 기초생활보장수급자, 저소득 주민, 다문화가족, 새터민, 기타 등 13가지 범주로 구분하였다.
2) 근무기관 유형은 종합사회복지관, 단종복지관, 병원, 학교, 지역아동센터, 보육기관, 특수교육기관, 공공기관, 기타이용시설 등 9가지 유형으로 분류하였다.
3. 분석방법
조사대상자의 인구학적 특성, 업무환경, 자아분화수준, 소진도 등을 파악하기 위하여 빈도분석을 수행하였다. 다음으로 자아분화수준이 사회복지사의 소진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하기 위하여 회귀분석을 수행하였다. 회귀분석은 다음과 같이 크게 두가지 형태로 이루어졌다. 첫째, 자아분화수준 전체 평균점수를 독립변수로, 소진도 전체 평균점수를 종속변수로 회귀분석을 수행하였다. 둘째, 핵심변수인 자아분화수준의 각 영역(인지 대 정서적 기능, 자아통합, 가족투사, 정서적 단절, 가족퇴행)별 평균점수를 독립변수로, 정서적 탈진, 클라이언트에 대한 비인간화, 개인적 성취감 감소 등 소진도의 세가지 영역별 평균점수를 종속변수로 회귀분석을 수행하였다.
Ⅳ. 분석결과
1. 조사대상자의 일반현황
1) 대상자의 인구학적 특성
<표 1>은 조사대상자의 특성으로 성별, 결혼유무, 연령, 최종학력, 근무지역, 근무경력, 기관유형, 주요대면 클라이언트 등에 관하여 조사한 결과를 나타낸다. 대상자의 성별은 여성이 72.9%로 더 많았고, 결혼여부는 미혼이 64.3%로 기혼 35.7%에 비해 더 많았다. 응답자의 연령은 20대 50.7%, 30대 33.2%, 40대 12.9%의 순이었고, 최종학력은 대졸이 87.5%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였다.
<표 1> 조사대상자의 특성 (n=280)
근무지역을 살펴보면, 강원지역이 57.9%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고, 서울 30.0%, 경기 7.9%가 뒤를 이었다. 근무경력은 2년 미만이 27.1%로 가장 많았고, 2년 이상-4년 미만 22.5%, 4년 이상-6년 미만 21.1%, 6년 이상-10년 미만 16.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종사기관유형으로는 종합사회복지관이 35.4%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고, 기타 이용시설(지역자활센터, 청소년수련관, 아동보호전문기관) 22.5%, 단종복지관 20.0%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주요 대면 클라이언트로는 노인이 36.8%로 가장 많은 비율을 보였으며, 장애인 18.2%, 영유아・아동 15.0%, 청소년 13.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2) 사회복지사의 자아분화수준
사회복지사의 자아분화 수준은 <표 2>에 나타나 있다. 본 연구의 문항은 Bowen의 최고 100점, 최하 0점을 최고 144점, 최하 36점을 기준으로 조정하여 사용하였다. 설문결과 자아분화 점수의 총합은 평균 105.79점(표준편차 10.50)으로 사회복지사의 자아분화 수준은 보통 수준 이상인 것을 알 수 있다. 자아분화 전체 평균점수는 4점 만점에 2.94를 나타냈다. 박유화(2001)의 연구에서 우리나라 대학생의 자아분화 평균점수는 2.86점(4점 만점)으로 나타났다. 노선옥(2008)의 연구에서 보육교사의 자아분화 전체 평균은 2.54점(5점 만점)인 것과 비교할 때, 사회복지사의 자아분화 수준은 상대적으로 높은 것임을 알 수 있다. 각 하위변인별로 살펴보면 가족투사과정이 평균 3.25로 가장 높고, 가족퇴행(3.04), 인지 대 정서적 기능(2.96), 정서적 단절(2.79), 자아통합(2.59) 순으로 나타났다.
<표 2> 사회복지사의 자아분화수준 (n=280)
3) 사회복지사의 소진 실태
<표 3>은 소진의 전반적인 수준과 하위 요인별로 살펴본 소진의 수준을 조사한 결과를 나타낸다. 각 요인은 5점 척도로 측정하여 점수가 높을수록 소진의 정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회복지사의 전체 소진점수의 평균은 2.59점으로, 중간 수준 미만의 소진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 3> 사회복지사의 소진도 (n=280)
정서적 탈진의 경우 평균점수가 2.84, 개인적 성취감 결여의 경우 2.53, 비인간화의 경우 2.25의 소진 정도를 나타냈다. 이러한 결과는 서울시내 사회복지관 근무자를 중심으로 한 연구(권선덕, 2000)에서 소진도 평균 2.34, 지역아동센터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공계순, 2010)에서 소진도 평균 2.40에 비하여, 조금 높은 수준의 소진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2. 다변량 분석: 자아분화 수준과 소진
1) 자아분화와 소진 간의 회귀분석
<표 4>는 자아분화수준 전체 평균점수를 이용하여, 소진도에 미치는 영향을 밝히기 위하여 회귀분석을 수행한 결과를 보여준다. 자아분화 전체 평균점수와 각종 통제변수를 포함한 분석모델이 소진도의 분산을 설명하는 비율은 약 34%인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결과, 자아분화 수준이 높을수록 소진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나, 연구가설을 지지하는 결과를 보여준다.
<표 4> 자아분화와 소진도의 회귀분석
다른 변수 중에서는 연령과 근무지역 변수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연령이 높을수록 소진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가 낮은 집단의 경우 상대적으로 업무에 대한 숙련도, 클라이언트에 대한 대면기술이 부족하기 때문일 수 있다(이영미, 성규탁, 1991; 윤혜미, 1993; 윤혜미· 박병금, 2004).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업무에 대한 숙련도 증진, 클라이언트 대면기술 향상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여겨진다. 근무지역의 경우, 경기지역의 경우 소진도가 강원지역 조사대상자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 자아분화 하위변인과 소진도 하위변인 간의 회귀분석
자아분화 수준이 높을수록 소진도가 낮을 것이다라는 연구가설을 세부적으로 검증하기 위하여, 자아분화수준과 소진도를 각각 하위영역별로 구분하여 회귀분석을 수행하였다. 자아분화수준의 하위변인은 5개 영역으로 1) 인지 대 정서적 기능, 2) 자아통합, 3) 가족투사, 4) 정서적 단절, 5) 가족퇴행 등으로 구성하였다. 소진도의 하위변인은 3개 영역으로 1) 정서적 탈진, 2) 클라이언트에 대한 비인간화, 3) 개인적 성취감 감소 등으로 구성하였다. 아래의 회귀분석에서는 종속변수를 기준으로 3개 영역별로 수행하였다. 각 영역별로 자아분화수준 하위변인별로 회귀분석을 수행하였다.
(1) 자아분화 하위변인과 정서적 탈진 간의 관계
<표 5>는 자아분화의 각 하위변인이 소진도의 하위변인 중, ‘정서적 탈진’에 미치는 영향을 밝히기 위하여 회귀분석을 수행한 결과이다. 분석결과, 자아분화수준의 각 하위영역 모두 정서적 탈진과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인지 대 정서적 기능, 자아통합, 가족투사, 정서적 단절, 가족퇴행 등 각 영역의 분화수준이 높을수록 정서적 탈진도가 낮아지는 결과를 보였다.
<표 5> 자아분화 하위변인과 정서적 탈진 회귀분석
자아분화의 하위변인을 포함한 개별 분석모델이 정서적 탈진의 분산을 설명하는 비율은 인지 대 정서적 기능(Model 1-1) 18.8%, 가족퇴행(Model 1-5) 15.8%, 정서적 단절(Model 1-4) 14.9%, 가족투사(Model 1-3) 12.6%, 자아통합(Model 1-2) 12.2% 등의 순서로 나타났다.
통제변수 중에서는 성별, 결혼여부, 근무지역이 정서적 탈진과 관련을 맺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은 자아분화 하위영역 중에서 인지 대 정서적 기능, 가족투사, 정서적 단절 분석에서 소진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에 비해 남성의 경우, 정서적 탈진 정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의 경우, 선행연구에서도 여성이 남성보다 감정적 고갈 즉, 정서적 탈진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는 등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김미영, 2010).
결혼여부도 인지 대 정서적 기능을 포함한 모델(Model 1-1)을 제외한 다른 분석에서는 정서적 탈진과 관련을 보였다. 미혼에 비해 결혼한 조사대상자가 더 낮은 수준의 정서적 탈진을 보였다. 기혼일 경우 미혼에 비해 정서적 탈진도가 낮은 이유는 기혼자의 연령과 경력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미혼 응답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기혼 응답자의 연령과 경력수준이 정서적 안정감을 취하는데 유리하게 작용하여, 정서적 탈진도를 낮추는 요인이 되었을 것이다. 근무지역의 경우, 강원지역에 비해, 경기지역 응답자가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정서적 탈진 상태를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지역의 경우, 강원지역에 비해 업무 대비 낮은 보상체계 등 업무환경의 차이로 인해 정서적 탈진을 더 많이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2) 자아분화 하위변인과 클라이언트에 대한 비인간화
<표 6>은 자아분화 각 하위변인과 소진도의 하위변인 중, ‘클라이언트에 대한 비인간화’와의 관련성을 밝히기 위하여 회귀분석을 수행한 결과이다. 분석결과, 자아분화의 하위영역 모두 분화수준이 높을수록 클라이언트에 대한 비인간화 정도가 낮음을 알 수 있다. 각각의 분석모델이 종속변수인 ‘클라이언트에 대한 비인간화’를 설명하는 비율은 가족퇴행(Model 2-5) 23.9%, 인지 대 정서적 기능(Model 2-1) 22.0%, 정서적 단절(Model 2-4) 18.9%, 가족투사(Model 2-3) 17.0%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표 6> 자아분화 하위변인과 클라이언트에 대한 비인간화 회귀분석
통제변수의 영향을 살펴보면 최종학력이 모든 분석모델에서 소진도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원 졸업의 경우 대학 졸업에 비해 클라이언트에 대한 비인간화 정도가 낮은 것을 알 수 있다. 대학원 졸업자의 경우 교육훈련의 기회가 많아짐에 따라 클라이언트와의 관계에서 소진에 대처하는 능력과 기술이 향상되어 클라이언트에 대한 비인간화 정도가 낮은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일부 분석에서는 연령, 성별, 근무지역이 비인간화 소진과 관련을 맺었다. 정서적 단절 분석(Model 2-4)의 경우, 연령이 높을수록 비인간화 정도가 낮으며, 경기지역 응답자가 강원지역에 비해 비인간화정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 증가에 따른 업무에 대한 전문성과 안정감의 증진, 클라이언트 대면기술의 향상이 비인간화를 낮추는 요인이 되었을 것이라고 여겨진다. 경기지역의 경우 강원지역에 비해 업무량 대비 열악한 근무환경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클라이언트에 대한 비인간화 문제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가족퇴행 분석(Model 2-5)에서는 여성에 비해 남성이 비인간화 정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선행연구(Purvanova & Muro, 2010)와도 일치하는 결과이다.
(3) 자아분화 하위변인과 개인적 성취감 감소
<표 7>은 자아분화의 하위변인과 소진도의 하위변인 중, ‘개인적 성취감 감소’ 와의 관련성을 살펴보기 위하여 회귀분석을 수행한 결과이다. 분석결과, 자아분화의 하위영역 중 정서적 단절을 제외한, 4개 영역에서 자아분화 수준이 높을수록 개인적 성취감 감소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모델이 개인적 성취감 감소의 변량을 예측하는 설명하는 정도는 가족퇴행(Model 3-5) 24.3%, 인지 대 정서적 기능(Model 3-1) 20.6%, 자아통합(Model 3-2) 19.7%, 가족투사(Model 3-3) 14.0% 등의 순서로 나타났다.
<표 7> 자아분화 하위변인과 개인적 성취감 감소 회귀분석
통제변수 중에서는 연령과 근무지역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보였다. 전반적으로 연령이 높을수록 성취감 감소 정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서울지역 응답자가 강원지역에 비해 개인적 성취감 감소 정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바꾸어 말하면 강원지역에 비해, 서울지역 응답자의 개인적 성취감이 높은 결과를 보였다. 이는 강원지역에 비해, 사회복지사의 교육훈련이나 동기부여의 기회가 많은 서울의 근무환경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추정된다.
소진의 하위영역별로 자아분화의 개별 요인이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비교해 보면, 정서적 탈진 분석(Model 1)에서는 인지 대 정서적 기능과 가족퇴행, 클라이언트에 대한 비인간화 분석(Model 2)과 개인적 성취감 결여 분석(Model 3)에서는 가족퇴행과 인지 대 정서적 기능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4)
4) 독립변수의 상대적 영향력은 표준화된 회귀계수(β)를 통하여 파악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지면관계상 표준화된 회귀계수의 제시를 생략하였다. 표준화된 회귀계수의 경우에도 결정계수(R2)를 분석한 결과와 동일한 결과를 보여주었다. 그 이유는 동일한 통제변수를 동시에 분석에 투입하였으며, 단지 핵심 독립변수로써 5가지 다른 하위변인만을 각각 5가지 모델에 투입하였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선행연구에서는 대학생의 경우, 자아분화수준과 대학생활적응도 간의 관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자아분화 하위변인은 가족퇴행, 자아통합, 인지 대 정서적 기능 순으로 나타났다(박유화, 2001). 자아분화수준과 대인관계 적절성 간의 관계를 살펴본 연구에서도 가장 영향력 있는 예측변인으로 가족퇴행을 꼽았다(백경하, 2003). 또한, 중학생의 자아분화수준이 학교생활적응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에서도 가족퇴행이 가장 영향력 있는 하위변인으로 작용하였고, 다음으로 인지 대 정서적 기능인 것으로 나타났다(송미경, 2010). 본 연구결과와 선행연구를 종합해보면, 자아분화수준의 5개 하위영역 중 사회복지사의 소진도에 있어서 가장 영향력 있는 하위변인으로 나타난 가족퇴행과 인지 대 정서적 기능의 균형에 대하여 주목할 필요가 있다.
V. 결론 및 제언
다양한 사회문제가 발생하면서 가족의 중요성과 원가족에 관심을 둔 연구가 최근 활발해지고 있다. 원가족의 자아분화에 대한 연구는 주로 부부, 대학생, 청소년 등을 대상으로 대인관계, 적응력, 갈등대처방식을 중심으로 연구가 이루어져 왔다(전춘애·박성연, 1994; 이현주·김순옥, 1997; 이신숙, 2000; 조은경·정혜정, 2002; 이수희·정문자, 2005; 이명옥·하정희, 2007; 남상철·유영달, 2007; 한영숙, 2007; 배옥현·홍상욱, 2008; 배미예·이은희, 2009; 송미경, 2010). 그러나 자아분화를 사회복지사의 소진과 관련지어 살펴본 연구는 거의 없었다. 본 연구에서는 원가족으로부터 형성된 자아분화수준이 사회복지사의 소진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봄으로써, 사회복지사의 내적 특성과 관련된 소진 요인을 밝히고자 하였다.
서울‧경기‧강원‧기타지역에 근무하는 사회복지사 28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자아분화 수준은 4점 척도에서 2.94로 나타났다. 대학생의 자아분화 정도인 2.84(박유화, 2001), 보육교사의 자아분화 정도인 2.54(노선옥, 2008)에 비하여, 사회복지사의 자아분화 수준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임을 보여준다. 전체 소진정도는 5점 척도에서 2.59점으로 중간 미만의 낮은 수준을 보였다. 소진의 하위영역별로는 정서적 탈진이 가장 높았으며, 개인적 성취감 감소, 비인간화의 순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내 사회복지관 근무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권선덕, 2000), 지역아동센터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공계순, 2010)에 비하여 조금 높은 수준의 소진도를 보여준다. 이는 조사대상자 중에서 20대 및 4년 미만의 근무경력을 가진 응답자가 절반 정도를 차지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높은 소진도를 나타낸 것으로 추측된다.
자아분화수준은 사회복지사의 소진도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사회복지사의 자아분화수준이 높을수록 소진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자아분화의 각 하위변인과 소진도의 하위변인도 관련성을 맺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지 대 정서적 기능, 자아통합, 가족투사, 정서적 단절, 가족퇴행 등의 영역에서 측정한 자아분화수준이 높을수록, 정서적 탈진, 클라이언트에 대한 비인간화, 개인적 성취감 감소 등의 영역에서 소진의 수준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아분화 하위변인 모델이 세가지 형태의 소진도 하위변인의 분산을 설명하는 비율을 살펴보면, 자아분화의 하위영역 중에서 가족퇴행과 인지 대 정서적 기능이 상대적으로 높은 관련성을 맺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가족퇴행 측면에서 가족이 화목하고 건전하게 갈등에 대처해 나간 경험을 지니고, 인지와 정서 기능이 잘 분화되어 감정통제 능력이 있는 사회복지사가 낮은 수준의 소진도를 경험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와 같이 원가족으로부터 형성된 자아분화수준이 사회복지사의 소진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경험적으로 검증한 점이 본 연구의 기여라고 할 수 있다. 가족이 정서적, 지적 기능 간의 균형유지능력 및 스트레스 대처능력을 통하여 소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족체계의 지속적인 영향을 확인할 수 있다. 사회복지사의 소진(burnout)문제에 대한 해결이 당면과제로 꾸준히 제기되어 왔으며,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어 왔다. 업무특성상 사회복지사 자신이 직접 클라이언트를 대면하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른바 ‘감정노동’을 수행함으로써 소진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을 수 밖에 없다.
사회복지사가 대면하는 클라이언트의 경우, 역기능적인 가족역동으로 인해, 낮은 수준의 자아분화를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치료자로서 사회복지사가 자신의 자아분화 수준을 향상시키는 것에는 커다란 관심을 기울이지 못하였다. Bowen(1988)에 따르면, 치료자의 자기분화수준은 내담자의 자기분화수준보다 높아야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다(정문자 외, 2007). 사회복지사의 자아분화수준이 낮을 경우, 클라이언트와의 관계에서 융합, 투사 등과 같은 역기능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소진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면 자아분화수준이 높으면, 클라이언트 대면시 유사한 어려움을 경험하더라도 효과적 으로 대처함으로써 소진으로 귀결되지 않을 수 있다.
이러한 시사점은 사회복지사 소진의 원인을 개인 내적특성에만 국한하려는 것은 아니다. 자아분화수준은 기존 연구에서 밝힌 외적 소진요인(예: 급여수준, 노동시간, 인력확충, 교육훈련기회 등)과 동시에 관심을 가져야 할 요인이다. 따라서 사회복지사 개인의 자아분화수준 향상을 위한 교육의 필요성을 중심으로, 다음과 같이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사회복지사의 자아분화수준 향상을 위한 자아분화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 본 연구결과에 따르면 사회복지사의 소진에 중요한 영향력을 갖는 하위 변인인 가족퇴행과 인지 대 정서적 기능의 분화수준 향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가족퇴행의 경우 가계도를 통해 구조와 기능을 살펴볼 수 있는 영역이다. 그러나 특정 프로그램을 통해 쉽게 향상될 수 있는 영역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임희정, 1995). 따라서 인지 대 정서적 기능을 중심으로 한 프로그램 개발 및 연구가 보다 용이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하여 옥치홍(1991)은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RET 집단 상담5)이 자아분화 하위영역 중 인지대 정서적 기능에서 효과가 있음을 밝혔다. 김미정(2002)도 인지행동적 집단상담과 가계도를 활용한 집단상담을 수행하고 그 효과성을 평가하였다. 연구결과, 실험집단이 통제집단에 비해, 자아분화의 하위영역 중 인지 대 정서적 기능에서 효과가 있음을 보여주었다. 따라서 인지 대 정서적 기능의 분화수준 향상을 중심으로, 실천현장의 사회복지사와 접목할 수 있는 자아분화 프로그램 개발이 이루어져야 할것이다.
5) RET(Rational-Emotive Therapy) 집단상담은 정신분석 치료, 인간중심 치료 및 행동치료에서 소홀히 다루었던 인지적 측면을 중시하는 치료방법이다. 단순히 증상 제거만을 목표로 하지 않고, 개인이 지닌 잘못된 신념체계를 논박하여 기본적인 가치와 경향성을 변화시키도록 Ellis(1973)가 고안한 상담기법이다(이형득, 1998).
현재 자아분화 프로그램은 주로 가계도 작성을 통하여 세대를 통해 반복되는 역할유형, 가족관계와 구조, 삼각관계 등을 살펴보고, 이를 도식화하여 해석함으로써 역기능적 가족갈등을 살펴보는 과정에 머무르고 있다. 인지 대 정서적 기능 향상을 위한 내용을 강화함으로써, 감정의 이해 훈련, 상황에 대한 자신의 감정과 사고 관찰, 타인의 감정에 대한 수용훈련, 주장행동 등과 같은 프로그램을 구성하여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사회복지사를 위한 재교육시, 자아분화수준 향상을 통하여 내적 통찰력을 높일 수 있는 교육훈련 기회가 마련되어야 한다. 현재 사회복지사를 위한 재교육은 대부분 전문지식, 기술과 정보습득을 중심으로 사회복지 전문성 강화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사회복지사 자신의 가족역동을 파악하고, 자기이해 및 대인관계 행동을 통찰하는 기회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자신에 대한 내적 통찰력과 자아분화 수준을 높인다면, 클라이언트 관계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소진도를 낮출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자아분화 프로그램은 단기간에 효과성을 보는 것은 어렵다(Bowen, 1982). 자아분화 향상을 위해서는 5-20회 정도의 상담이 필요(Bowen, 1982; 김미정, 2002에서 재인용)한 점을 감안하여 지속적인 교육과정이 요구된다.
셋째, 자아분화 향상을 위한 상담프로그램은 사회복지 교육과정에도 포함시켜야 할 것이다. 현장의 사회복지사는 대부분 대학졸업자이다. 전공 과정에서 자신의 미해결된 가족문제를 점검하고 가족역동안에서 형성된 자신을 이해할 수 있는 교육과정을 거친다면, 실무현장에서 클라이언트의 문제를 사정하고 해결하는데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 또한, 본 연구결과와 같이 연령이 낮을수록 소진도가 높게 나타나는 현상과 관련하여 신임 사회복지사의 소진도를 낮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의 제한점을 언급하면, 첫째, 서울, 경기, 강원, 충청지역에 근무하는 사회복지사를 중심으로 조사를 수행하였다. 따라서 분석결과를 일반화하는데 다소 한계가 있을 것이다. 둘째, 소진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통제변인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연령, 근무기간 등과 같은 개인적 특성을 중심으로 통제변인을 선정하였다. 직무특성(예: 업무량, 자율성, 역할갈등)과 보상체계(예: 보수, 승진, 교육기회, 복리후생)와 같은 업무환경적 요인을 포함하지 못하였다. 향후 연구에서는 소진과 관련된 내적, 외적 요인을 균형있게 포함한 조사가 수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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