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urnal Search Engine
Search Advanced Search Adode Reader(link)
Download PDF Export Citaion korean bibliography PMC previewer
ISSN : 1229-4713(Print)
ISSN : 2288-1638(Online)
Korean Journal of family welfare Vol.21 No.2 pp.179-200
DOI : https://doi.org/10.13049/kfwa.2016.21.2.1

An Exploratory Research on the Gender Notions of Grandmothers

Hee-Lan An, Seon-Mi Kim
Department of Social Welfare, Gwangju University, Gwangju 61743, Korea
Department of Family Welfare, Gwangju University, Gwangju 61743, Korea

* This work was supported by the National Research Foundation of Korea Grant funded by the Korean Government(NRF-2014S1A3A2044594).

Corresponding Author: Hee-Lan An, Department of Social Welfare, Gwangju University(E-mail: morkyang@naver.com)

Abstract

The purpose of the study is to research the gender notions of grandmothers who are providing care for their grandchildren. Among qualitative research methods, the ethnographic method, developed by Spradley, was employed for the study.

The participants in the research were 13 grandmothers who were caring for or had cared for their grandchildren on a regular basis, and the data were collected through in-depth interviews with them. Four themes were drawn from the results of the data analysis: the notion that it is the duty of females to provide infant care, the notion of gender roles concerning housework and providing care for babies, the gender notion on decisionmaking for parenting support, and the gender notion on responsibility for parenting support. The results of the study on these themes showed that family and relative norms seem to change very slowly despite increasing double income households in Korea.


할머니들의 젠더관념에 관한 탐색적 연구
- 손자녀 양육지원 맥락을 중심으로 -

안희란, 김선미

초록


    National Research Foundation
    NRF-2013S1A5A8025010

    Ⅰ.서론

    2015년 기준으로 510만 맞벌이 가구 중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손자녀 육아를 맡은 가구가 절반(250 만 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맞벌이 가정의 영·유아 두 명 중 한 명은 할머니, 할아버지 손에 자라고 있는 것이다[34]. 한편, 성인자녀의 맞벌이로 인해 손자녀를 돌보는 경우에는 외손자녀의 비율 이, 가족해체로 손자녀를 돌보는 경우에는 친손자녀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33], 가족해체 의 경우에는 양육지원 도움을 주는 차원을 넘어서 가계계승을 위한 양육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러 한 조사결과는 조부모의 손자녀 양육을 살펴봄에 있어 젠더관점으로 접근할 필요를 시사한다.

    ‘황혼육아’라는 신 풍속도는 ‘손자녀 양육지원’이 할머니, 할아버지 개인의 의도, 동기, 욕구 등으 로 채색되는 개개인의 삶의 영역인 동시에 개별 할머니, 할아버지의 의도, 동기, 욕구와는 별도로 그것이 유지되도록 하는 사회적 가치, 관념, 행동규범 등이 존재한다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다양한 개인들의 실천에 한 사회의 문화적 요인들이 어떻게 관여하고 있는지를 밝히는 작업이 필요하다[7].

    이에 본 연구에서는 할머니들의 손자녀 양육지원 맥락에 대해 젠더관점에서 바라보고자 한다. 젠 더(gender)란 여성(woman), 성(sex)과는 구별되는 개념으로 시대와 문화적 배경에 따라 상이한 상 대적인 성별역할에 따른 상호관계를 의미한다[9]. 우리가 사는 세상은 성별화(gendered)되어 있으 며, 가치, 규범, 역할, 제도 등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거의 모든 것이 젠더와 무관하지 않다. 오랫동 안 사회와 인간행위에 관한 많은 이론과 지식은 남성의 삶과 경험에 근거한 것이었고, 역사의 기록 자와 지식의 생산자 모두 ‘남성’이었다. 젠더관‘점’이란 여성의 경험과 해석을 의미 있게 다루는 시 각으로, 여성 또는 여성의 삶에 대한 남성 중심적 설명에 대해 도전하여, 성 평등한 사회로의 변화 를 지향한다[28]. 젠더관점은 여성의 경험을 중시하며, 지식의 주체와 객체의 이분법을 피하고 간주 관성을 강조하는데, 질적 연구는 참여자를 인식의 주체적 지위에 두고, 그의 주관적 경험을 드러낸 다는 점에서 젠더관점과 친화성을 갖는다[28].

    본 연구에서는 맞벌이 자녀를 둔 할머니들의 손자녀 양육 동기와 양육 과정에서 드러나는 젠더 관‘념’1)을 탐색하여, 할머니들에 대한 가족들의 이해를 도모하고자 한다. 몇몇 선행연구에서 할머니 와 손자녀 양육지원을 받지 못한 자녀, 그리고 양육지원을 받은 자녀와 그렇지 않은 자녀간의 갈등 이 언급되고 있기 때문이다[16, 32]. 그 외에도 손자녀 양육지원 경험을 젠더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는 이유는 할머니들의 손자녀 양육지원이 우리나라의 일-가정 양립 정책의 부실에 기인하는 면이 있고 [5], 부실한 일-가정 양립 정책의 기저에는 ‘육아는 엄마의 몫’이라는 성역할 고정관념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15]. 성역할 고정관념이 작동하는 사회적 상황에서 손자녀 양육지원을 하는 할머니들 의 경험을 입체적으로 분석하기 위해서는 젠더관점을 취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한편, 기존의 손자녀 양육 관련 연구의 대부분이 할아버지가 아닌 할머니를 연구대상으로 삼고 있는데, 이는 할머니가 양육지원의 중심에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기존의 손자녀 양육지원 경 험을 분석한 연구는 할아버지가 아닌 할머니들이 손자녀 양육지원을 주로 하고 있다는 사회적 현실 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였는데, 본 연구에서는 할머니를 연구대상으로 하되, 이러한 현상에 문제의 식을 가지고 젠더관점에서 접근하고자 한다. 상당수 중·노년 여성들의 삶을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는 손자녀 양육지원의 맥락을 탐색하는 것은 그들이 처한 현실을 개념화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더 나아가 젠더관념은 생활 속에서 행위를 통한 교육으로 자연스럽게 습 득되는 경우가 많기에[23], 손자녀 양육지원을 하는 할머니들의 젠더관념은 성인자녀와 손자녀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후손들에 대한 양성평등적 지도를 위해서도 양성성에 기초한 젠더관념 의 확립, 실천이 필요하다. 사회구성원의 젠더관념은 고정되거나 정태적인 것이 아닌, 변화와 도전 의 가능성이 있는 동적 개념이기에[9], 본 연구를 통해 손자녀 양육지원 관련 젠더 위계의 변화를 가 져올 수 있는 정책적·실천적 시사점을 찾아보고자 한다. 이상의 연구목적을 위하여 설정한 연구문제 는 다음과 같다.

    연구문제 1. 할머니들은 육아기 여성의 취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연구문제 2. 할머니들은 가사와 육아 관련 성역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연구문제 3. 할머니들이 손자녀 양육지원을 결심할 때 젠더관념이 어떻게 작동하는가?

    연구문제 4. 할머니들이 손자녀 양육지원을 실제로 하는 과정에서 젠더관념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Ⅱ.선행연구 고찰

    할머니들의 손자녀 양육지원 맥락으로서의 젠더관념이라는 본 연구의 주제와 관련하여 검토해야 할 기존의 연구는 다음의 두 분야이다. 하나는 할머니의 손자녀 양육지원2)에 관한 연구이고, 다른 하나는 할머니의 젠더관념을 다룬 연구이다. 최근 몇 년간 할머니의 손자녀 양육지원에 관한 질적 연구와 양적 연구가 모두 증가하기는 하였으나 할머니들의 손자녀 양육지원 ‘맥락’으로서의 할머니 들의 ‘젠더관념’을 고찰한 연구는 찾아보기 힘들다.

    손자녀 양육지원에 관한 국내연구는 2000년대 후반부터 증가하고 있다. 양적 연구는 주로 손자녀 양육지원을 하는 할머니의 건강[2], 심리적 안녕 내지 복지[1, 4, 14], 우울[3, 9], 양육스트레스[29, 31], 생활 만족도[6, 27, 38], 성인자녀와의 갈등[19]을 종속변수로 다루었다. 이상의 양적 연구의 경우 조작적으로 정의할 수 있는 변수와 그 상호관계만을 보려고 하는 방법론상의 제약으로 할머니들의 손자녀 양육 지원의 맥락과 의미가 잘 드러나지 않는 한계가 있다.

    한편, 질적 연구는 할머니의 손자녀 양육지원 경험[16, 17, 20, 21, 26, 37]에 초점을 두고 있다. 할머니의 손자녀 양육지원 경험을 분석한 질적 연구를 살펴보면, 양육을 지원하는 할머니는 손자녀를 키움으 로 인한 활력, 손주의 재롱이 주는 기쁨, 아이의 성장과 성인자녀의 기반 확립에 대한 보람, 뿌듯함 등 긍정적인 경험도 하지만 신체적 부담, 피로, 자유시간 부족, 외출의 제약, 심리적 스트레스, 성인 자녀와의 갈등 등의 어려움도 경험한다. 즉 손자녀 양육 지원은 긍정적 경험과 부정적 경험이 공존 하고 있다고 한다[16, 17, 20, 21, 26, 37].

    이상과 같이 기존의 연구들은 할머니들의 손자녀 양육지원 계기나 맥락은 간과한 채, 손자녀 양 육지원의 실제적인 긍정적·부정적 경험에 대해 고찰하고 있다. 그러나 손자녀 양육지원이 할머니들 에게 갖는 의미를 총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양육지원 맥락과 관련한 할머니들의 관념을 탐색 할 필요가 있다. 이에 본 연구의 목적은 할머니의 손자녀 양육지원의 맥락으로서 그들의 ‘젠더관념’ 을 탐색함으로써 손자녀 양육지원을 하는 할머니들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이와 관련한 가족 갈등에 대한 상담시 참고할 만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함이다.

    본 연구의 주제와 관련하여 고찰해 봐야 할 다른 선행연구 분야는 ‘여성노인’의 성역할관념에 대 한 연구이다. 그러나 이 분야에 대한 선행연구도 드물어 Kwak 등[24]과 Lee[25]의 연구가 있을 뿐이 다. 이 두 연구결과에 의하면, 노년기는 삶의 유한성에 대한 자각으로 주체성을 회복하는 시기이기 에, 여성은 성장기 및 결혼기에 비하여 노년기에 성별이데올로기에 대한 비판적 성찰력을 증가시키 는 것으로 관찰되었다.

    연구대상을 여성노인만으로 국한하지 아니하고, ‘여성’이나 ‘노인’의 성역할 관념에 대한 연구까 지 확대하여 살펴보면, 여성들의 성역할기대는 평등한 것으로 빨리 변하고 있는데 반해, 남성들의 변화는 천천히 일어나고 있다는 연구결과[8, 22, 35]와 성역할 인식의 경우 노년, 중년, 청년의 순으로 보수적이라는 연구결과[3, 23, 35]가 있다.

    이상의 선행연구를 종합하여 보면, 공시적(共時的)으로 여성노인의 성역할관념은 남성노인에 비 하여 평등지향적이나, 젊은 세대의 여성에 비해서는 보수적이다. 그러면서도 통시적(通時的)으로 여 성은 성장기 및 결혼기에 비하여 노년기에 성별이데올로기에 대해 비판적으로 성찰하기에, 손자녀 양육지원과 관련하여 할머니들의 젠더관념이 어떠한 양상이 나타나는지 탐색해보는 것은 할머니들 의 삶을 이해하기 위한 해석적 자원을 발견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Ⅲ.연구방법

    본 연구에서는 할머니들의 손자녀 양육지원 관련 젠더관념을 탐색하고 손자녀 양육지원이라는 행 위자의 주체성을 파악하기 위해 질적 연구방법을 사용하였다. 질적 연구방법 중에서도 문화기술적 사례연구의 방법을 사용하였는데, 문화기술적 연구방법이 연구참여자들의 관심, 관점, 견해, 가치, 행동, 신념, 사고방식 등을 심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10]. 그리고 손자녀 양육지 원의 맥락으로서 할머니들의 젠더관념을 다루는 주제 중심의 문화기술지를 산출하기 위해 심층면접 을 선택, 활용하였다.

    1.연구참여자

    다양한 맥락에 놓여 있는 연구참여자를 모집하기 위해 할머니의 연령, 손자녀와의 관계(친할머니 /외할머니), 결혼상태, 양육기간, 할머니의 전․현직 그리고 성인자녀의 직업(친할머니인 경우 손자 녀의 아버지, 외할머니인 경우 손자녀의 어머니의 직업)을 고려하였다. 맞벌이 가정의 경우, 외할머 니의 양육지원 비율이 높다는 선행연구 결과[33]를 고려, 친할머니들의 진술을 풍부하게 확보하기 위 하여 친할머니의 비중을 높이고자 노력하였다.

    연구참여자의 특성을 살펴보면, 참여자의 연령분포는 58세~85세였으며, 50대가 2명, 60대가 7 명, 70대가 3명, 80대가 1명이었다. 손자녀와의 관계에서는 친할머니로서만 양육지원을 했던 사람 은 4명, 외할머니로서만 양육지원을 했던 사람은 6명, 친할머니로도, 외할머니로도 양육지원을 했 던 사람은 3명이었다. 연구참여자의 특성은 <표 1>에 제시된 바와 같다.

    2.연구절차

    인터뷰는 2014년 1월부터 9월 사이에 간접 참여관찰을 병행하기 위해 주로 참여자의 집에서 이루 어졌고, 불가피한 경우에 근처의 조용한 장소에서 이루어졌다. 각 연구참여자와의 인터뷰 일시와 장 소는 <표 2>와 같다.

    인터뷰 전 모든 참여자들에게 연구의 목적, 내용, 방법에 대해 설명하였다. 연구목적과 내용에 대 한 설명은, 편하고 솔직하게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도록 동기 부여하는 방향으로 기술하였다. 인터 뷰 내용을 녹음하겠다는 것과 녹취된 내용은 연구 목적 이외의 다른 용도로 사용되지 않을 것이며, 비밀보장과 익명처리에 대해 그리고 참여자가 원하지 않을 경우 연구참여를 언제든지 철회할 수 있 다는 점을 서면으로 알려주고 확인하였다.

    인터뷰는 비구조화, 반구조화, 구조화의 3차원으로 구성한 사전인터뷰 가이드에 따라 진행하였으며, 질문은 아래와 같다. 녹취된 인터뷰 자료를 전사하였고, 녹음내용과 전사본을 대조하여 정확성을 확인하였다. 3)

    • 비구조화된 질문

      - 손자녀를 어떻게 키우시게 되셨는지요?

      - 육아기 여성의 취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 육아기 여성의 취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 가사, 육아와 관련하여 남편과 아내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 친/외할머니이시기에 느끼시는 점은 무엇인지요?

    • 반구조화된 질문

      - 딸이나 며느리가 전문직이 아니더라도 손자녀 양육지원을 하실 의향이 있으신지요?

      - 손자녀 양육지원시 할아버지가 도와주셨는지요?

      - 손자녀 양육지원은 친할머니/ 외할머니의 몫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 외손자녀가 아프거나 다치면 친손자가 그럴 때보다 더 신경이 쓰이시는지요?

    • 구조화된 질문

      - 어르신의 연세는?

      - 친할머니? 외할머니?

      - 어르신의 결혼상태는?

      - 어르신의 과거/현재의 직업은?

      - 키우고 계신 손자녀의 부모(친할머니인 경우 손자녀의 아버지, 외할머니인 경우 손자녀의 어머니)의 직업은?

      - 손자녀를 몇 명 봐주셨는지요?

      - 키우신 손자녀의 연령은?- 손자녀를 몇 년간 봐주셨는지요?

    질적 연구에서 비롯될 수 있는 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해 Lincoln과 Guba[30]의 평가기준인 일관성, 사실적인 가치, 중립성, 적용성을 참고하여 연구의 질을 검증하였다. 일관성과 사실적 가치를 보존 하고자 자료수집 및 분석과정에 대해서 질적 연구 경험이 풍부한 교수 3명과 연구원 1명의 자문을 거쳤다. 그리고 중립성을 지니기 위해 할머니의 손자녀 양육지원 관련 젠더관념에 대한 선이해, 가 정들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도록 의식적으로 노력하였다.

    연구자는 자료를 전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하여 첫째, 전사본을 반복해서 읽었다. 둘째, 인터뷰 내 용에서 양육지원 관련 젠더관념을 드러내는 진술을 찾아내고 이러한 진술을 의미단위(meaning units)로 묶어서 ‘육아기 여성의 취업에 대한 관념’, ‘가사와 육아 관련 성역할에 대한 관념’, ‘손자녀 양육지원 결정 관련 젠더관념’, ‘손자녀 양육지원 부담 관련 젠더관념’으로 축코딩하였다. 셋째, 의 미단위를 통합하여 4개의 주제를 도출하였고, 도출한 주제를 문장으로 기술하였다.

    Ⅳ.연구결과

    열 세 명 할머니의 손자녀 양육 지원 관련 젠더관념에 관한 전사록을 분석한 결과, 아래와 같은 주요 주제를 발견하였다.

    1.육아기 여성의 취업에 대한 관념

    연구참여자들은 ‘예전과 달리’, ‘요새는’ 손자녀의 엄마도 일해야 하는 시대로 바뀌었다고 하였다. 그러나 손자녀의 ‘엄마가 일을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참여자마다 다르게 인식하고 있었다.

    심점순, 김덕인, 이영혜 씨의 경우 ‘아들이 돈을 잘 벌면 며느리가 굳이 일할 필요가 없’다며 며느 리가 일을 해야 하는 이유는 ‘아들네의 윤택한 생활’을 위해서라고 하였다.

    • 우리 때는 공과금만 해도 지로 한두 장이었거든요. 지금은 뭐 그렇게 내는 게 많은지 모르겠어. 그러니까 맞벌이를 안 하면 생활이 안 된다니까요.(2014. 1. 14. 심점순)

    • 신랑이 잘 벌면 여자가 나가서 굳이 벌 필요가 없지. 육아한 것이 좋지......할머니가 키우는 것보다 엄마 사랑으로 키우는 것이 애기들한테 훨씬 낫지.(2014. 8. 11. 이영혜)

    이영혜 씨는 ‘벌어야 하는 며느리가 안쓰럽다’고 하였고, 심점순 씨는 ‘벌어야 하는 며느리가 안쓰 럽기도 하지만, 벌어야 하는데 안 벌고 있다면 무능하게 보인다’고 하였다. 김덕인 씨는 ‘며느리가 벌어야 하는데 안 벌고 있어서 원망스럽다’고 하였다. 이처럼 심점순, 김덕인, 이영혜 씨에게 손자녀 의 ‘엄마가 일해야 하는 필요성’은 ‘여성의 자아실현’이 아닌 ‘가계경제에의 보탬’이었다. 즉, 여성의 노동을 본인의 선택보다는 가계경제라는 상황논리에 따라 동원되는 보조 인력으로 여기고 있었다.

    위와 반대로 채영화, 정효심, 박금님 씨에게 있어서 ‘손자녀의 엄마가 일해야 하는 필요성’은 ‘가 계경제에 보탬'이 아닌 ‘전문직으로서의 자아실현’이었다. 이들은 손자녀의 엄마가 굳이 ‘전문직도 아닌데 애들을 희생시켜 가며 일을 해야 하는 것에 회의를 갖’고 있었다. 실제 박금님 씨의 경우 법 조인인 딸 이외에 사기업에 다녔던 딸들은 결혼과 함께 또는 육아를 이유로 퇴사하였다고 하였다.

    • (만약 딸이 전문직이 아니라면) 그러면 그만두라 하고 싶어......그만두고 애기 키우는 것이 낫겠어. (만약 사위가 고소득이 아니어서 딸이 아껴야 살 수 있는 상황이라고 가정하면요? 라는 연구자의 질문에) 애기 엄마가 번 돈이 도로 다 나가요......결국은 애만 희생해......그러니까 조금 아끼더라도 엄마가 애 키웠으면 좋겠어.(2014. 4. 11. 채영화)

    • 여자들이......흐지부지한 직장 다니려면 애를 열심히 키우는 게 난 더 좋은 것 같아......어느 시기까 지는 엄마가 끼고 키우는 것이 훨씬 두뇌발달에도 좋고 인성발달에도 좋다는 것을 말해 주고 싶 어......전문직 여성이라면......‘국가성장을 위해서 너의 능력이 중요하다’라고 말해야 되겠죠.(2014. 7. 15. 정효심)

    한편, 이분례, 오영숙 씨의 경우 손자녀의 엄마가 전문직이라면 ‘여성의 자아실현’을 위해, 전문 직이 아닌 경우에도 그것이 “먹고 사는 길이라면” 일을 해야 한다며 ‘이원적(二元的)’인 입장이었다. 이분례 씨의 경우 며느리(국가직 공무원)네 손녀들은 안사돈이 봐 주었고, 자신은 현재 시간강사인 딸네 손자를 돌보고 있었다. 오영숙 씨는 첫째 며느리(대학병원 간호사) 손자녀를 키워주었고, 현재 둘째 며느리(개인회사 직원)네 손녀의 양육지원을 고민하고 있었다.

    이처럼 연구참여자 이분례, 오영숙 씨가 손자녀의 엄마의 직업이 ‘전문직이냐, 아니냐’에 따라 일 해야 하는 필요성 내지 이유에 대해 다르게 인식하고 있는데 반해, 윤은심 씨와 민병순 씨는 손자녀 의 엄마가 일을 해야 하는 필요성은 “뭣을 하든지”(직종에 상관없는) ‘직업인으로서의 자아실현’이었 다. 윤은심 씨는 ‘여자도 뭣이든지 하고 자기 인생을 살아야 자유가 있’다며, ‘번 돈을 육아도우미에 게 다 쓰는 한이 있어도 손자녀의 엄마가 직업을 가져야 하’며 ‘엄마가 애만 들여다 본다고 아이가 잘 크는 것도 아니다.’ 고 하였다.

    • 엄마가 키운다고 뭐 별 것이라냐? 엄마가 상식이 있어야......엄마도 활동을 하고 여기서 듣고 저기 서 듣고 남 한 것도 보고 그래야지, 애구녕만 파 갖고 그 애기가 잘 되냐면 그것도 아니야. (2014. 7. 24. 윤은심)

    이상과 같이 연구참여자들이 손자녀의 ‘엄마가 일을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다르게 인식하고 있 는 데에는 ‘엄마의 양육과 타인/시설의 양육의 차이를 중시하는지 여부’와 ‘취업의 선택권이 여성에 게 있다고 보는가, 여성의 노동력을 가계경제에 보탬이 필요한 경우 동원되는 보조 인력으로 여기는 가’의 서로 다른 관점의 교차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었다. 또한 참여자들이 처한 개인적 맥락(성 인자녀 부부의 경제적 상황)의 다름 이외에도 1929~1957년생인 연구참여자들이 지켜봐 온 1960년 대부터 현재까지 한국 사회의 ‘여성의 취업’에 대한 인식의 급격한 변화와도 무관치 않다고 보여진 다. Kim[18]에 의하면, 한국 사회에서 1960년대부터 1970년대 중반까지는 여성취업의 주된 계기는 경제적 필요였다가, 1970년대 중반 이후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는 여성의 고학력화와 함께 취업의 계기가 분화되는데, 저소득층의 경우는 경제적 필요가, 고학력 여성들은 자아실현의 필요성이 덧보 태지는 양상을 보였다. 그러다가 1990년대 중반 이후부터 여성 취업의 계기는 역시 고학력화가 동 반하는 취업의식의 확장과 함께 신자유주의로 인해 고용안정성이 떨어지면서 남성부양자의 역할과 규범이 취약해지는 가구경제적 상황과 직결되어 있다.

    한편, 연구참여자 중 고령자에 해당하는 윤은심(85세)와 민병순(73세)씨의 경우 다른 연소한 연 구참여자에 비해 진보적인 여성취업관을 가지고 있었다. 이 두 참여자는 ‘손자녀의 엄마가 일을 해 야 하는 필요성’은 “뭣을 하든지” (직종에 상관없는) ‘직업인으로서의 자아실현’이라고 하였는데, 이 는 한국 사회의 여성의 취업에 대한 인식의 급격한 변화가 개개인의 여성에게 코호트별로 영향을 미 쳤다기보다는 개인의 모성경험 내지 직업경험과 결부되어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한다. 13명의 연구 참여자 중 전문직은 아니었지만 젊었을 때 했었던 일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자발적으로 진술한 사 람 역시 윤은심, 민병순 씨였다.

    이상과 같이 연구참여자들은 그 이유는 달랐지만 ‘예전과 달리 요즘 세상에는’ ‘손자녀의 엄마도 일을 해야’ 한다고 보고 있었다. 그리고 “늙은 사람들”인 할머니들도 이러한 “시대 흐름에 따라서” ‘손자녀 양육지원’을 하게 된다고 진술하였다.

    2.가사와 육아 관련 성역할에 대한 관념

    연구참여자들은 직장생활을 하는 며느리를 위해 아들도 “당연히” 가사분담을 하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참여자들은 가사분담하는 아들을 두고 “잘한다”, “착해”. “대견하다”라고 칭찬하였다.

    • 옛날 같으면 남자가 부엌 들어가면 큰 난리 나지. 요새는 여자도 벌어먹고 살라니까 남자도 같이 해 야 되고 시대가 그렇게 변했어.(2014. 7. 24. 윤은심)

    • 둘째 아들은 아주 잘해. 주말 부부인데도 각시한테 청소 다해 주고 주말에 오면 빨래 다해 주고...... 그것은 잘하는 거여(2014. 7. 21. 배순례)

    • 작은 아들이 착하더라고. 갔다 오면 뭐......빨래, 분리수거 뭐 하여튼 착해......대견하고. (2014. 2. 6. 김순진)

    더 나아가 어떤 참여자들은 ‘직장생활을 하는 며느리를 위해 시어머니도 가사를 도와주어야 한다’ 고 하였다. 그러나 그 이유는 “(옛날과 달리) 며느리가 벌어먹고 살라니까 시엄씨라고 고집만 부릴 것이 아니라(윤은심, 민병순)”, “(아들이 며느리를) 잘 돌봐주는 스타일이 아니여서(심점순, 이영 혜)”, “우리 아들이 (가사분담 한다면) 고생하니까 (내가 해버릴려고)(오영숙)”로 참여자마다 달랐다.

    그러나 연구참여자들은 ‘아빠도 가사분담 해야’ 하지만 ‘육아만큼은 여전히 엄마 몫’이라고 생각하 고 있었다. 다른 참여자들에 비해 진보적인 성역할관념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기대했던 정효심(대학 교수) 씨 역시 ‘육아는 엄마 몫이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연구자의 질문에 주저 없이 ‘그렇다’고 대 답했다. “남자들은 애기 못 봐. 울고 하면 띵겨버려. 엄마가 섬세해서 잘 보지. 맞벌이여도 애기는 엄마가 볼 수 밖에.”라는 이분례 씨의 진술에서 드러나듯 할머니들의 모성이데올로기는 강고하였다.

    한편, 손자녀 양육 당시 직업․경제활동을 병행하던 정효심, 윤은심, 민병순 씨 이외의 연구참여자 들의 경우 할아버지의 손자녀 양육참여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정효심, 윤은심, 민병순 씨 이외 의 연구참여자들에게 있어 할아버지는 ‘여전히’ 양육과는 “무관한” 사람이었다.

    • 못 키워. 애기를. 조금 울고 어쩌고 하면......놔두고 그냥 나가버려. 진짜 못 봐요. 지금도 그래. (2014. 7. 21. 배순례)

    • 할아버지는 남자라고 해서 뭐 술만 먹고, 집안일은 엎어졌는지 뒤집혀졌는지도 모르고, 애기가 아팠 는지 건강한지도 모르고, 울어도 애기 운다고 와서 보라고 할 시간이 없죠. 할아버지가 집에 안 들 어오니까......없지. (2014. 2. 6. 김순진)

    할아버지가 손자녀 양육지원을 전혀 하지 않았거나 않는다는 심점순, 김순진, 박금님, 배순례 씨 는 할아버지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지 않고 ‘그려러니’ 하고 있었다. 또한 민병순 씨의 아들과 며느리 는 당시 허리가 아팠던 민병순 씨와 건강하고 은퇴한 상태의 민병순 씨의 남편에게 자신의 아이를 맡기며 ‘엄마가 허리 아픈 데 볼 수 있으실까?’ 라며 손자녀 양육자로 할아버지는 고려하지 않는 모 습을 보여주었다.

    이처럼 할머니들이 손자녀 양육지원의 중심에 있는 현상은 성역할 고정관념의 산물이라 할 수 있 다. 성역할 고정관념이 완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여성은 주된 양육자로 간주되고 있다. 할머니들은 젊은 시절 자신에게 부여되었던 돌봄자로서의 정체성을 노년기에도 유지, 스스로도 손자녀의 주된 양육자가 되어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었고, 다른 가족원들도 여성 노인이 가족 돌봄의 역할을 수행해 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5]. 이는 손자녀를 돌보아 주지 않는 조모에 대해 조모역할을 제대로 하 지 않는 것으로 여기거나 이기적이라고 비난하며 조모가 손자녀를 돌보아야 한다는 논리[39]와 닿아 있다. 이는 여성과 남성이 사회적으로 구조화된 성역할 기대에 따른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에서 비롯 되고 있었다.

    3.양육지원 결정 관련 젠더관념

    1)양육지원 요청이 겹치지 않는 경우

    ‘육아는 여전히 엄마 몫’이라는 할머니들의 관념은 친할머니보다 외할머니의 양육지원이 대세라 는 사회적 현실로 이어지고 있었다. 외할머니인 김덕인, 이분례, 채영화, 정효심 씨는 지리적인 조 건이 불가능하지 않다면 이왕이면 외할머니가 손자녀를 돌보는 것이 아이 엄마에게 “편하므로” 손자 녀 양육은 외할머니 몫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러한 경향은 ‘육아는 여전히 엄마(여성)의 책임’이 라는 성역할관념을 수용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나아가 정효심 씨는 “아이는 엄마의 마음을 그대로 전달 받으므로 애기(손자녀) 마음을 편하게” 하기 위해서도 손자녀는 외할머니가 기르는 것이 “아이 의 인성에 훨씬 좋”다고 하였다.

    • 딸 입장으로 하면 친정어머니가 보는 게 낫지. 나는 죽지마는 봐 줘야지. 딸이 더 편하니까......아무 래도 친정엄마가 딸과 관계성이 더 친밀하잖아요. 토라지더라도 금방 화해되고......요즘은 딸들이 친정어머니 쪽이 편하니까 친정어머니한테는 묻지도 않고 그냥 데려다 놓아버린다던데 뭐. 시어머 니한테는 “봐 줄라요, 안 봐줄라요.” 이렇게 허락을 받는데, 친정어머니는 응당 봐줄 것이다 하 고......주위 사람들이 그러대요.(2014. 8. 1. 이분례)

    • 며느리가 친정어머니가 안 계신다거나 그런다면 어쩔 수 없이 시어머니인 내가 손자를 봐줘야겠지 만 며느리의 친정엄마가 계신다면 친정엄마가 봐 줘야지. 손자의 외할머니가 키워주는 게 나는 맞 다고 생각해요. 그래야지 며느리가 편해. 아이 엄마의 시어머니가 키워 주면 굉장히 불편할 것 같아.(2014. 8. 8. 채영화)

    연구참여자들은 ‘주위를 둘러보면 외할머니가 손자녀를 돌보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다’라고 입 을 모았다. “나는 (손주를) 안 주고 싶대, (며느리) 친정 쪽으로” 라며 친손자를 9년간 키웠던 민병순 씨도 “지금은 흐름이 그럴까? 며느리들이 친정 쪽으로 애기를 많이 맡기더만.”이라고 하였다.

    • 남편이 병원에 애 데리고 오는 할머니한테 친손주냐 외손주냐 물어보면 대부분 외손주라고 답해서 놀랬대요. (2014. 4. 22. 고영숙)

    • 이 주위에서도 내가 아는 경우는 시어머니가 한 분이고 다 친정엄마야.(2014. 8. 1. 이분례)

    주로 외할머니가 손자녀를 돌보는 이러한 현상에 대한 아래의 고영숙, 오영숙, 배순례 씨의 진술 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세 사람의 진술에서 ‘대부분 손자녀를 돌보는 사람은 외할머니들이더라’ 라는 사회적 현실이 ‘육아는 여성의 몫’이라는 성역할관념을 재생산, 공고화시킬 공산(公算)이 엿보이기 때문이다.

    • 보통 할머니들 보면은 친손주 키우는 할머니들이 당당하시던데요. ‘며느리 일인데 해주는 거’ 그렇 게 생각하셔요. (2014. 4. 22. 고영숙)

    • 친할머니들이 애기들 키운 사람이 별로 없지. 없어. 나나 되니까 키워주지.(2014. 5. 2. 오영숙)

    • 둘째 아들네 손녀 봐 주러 서울 가서 살 때 “친정어머니가 젊은데 왜 시어머니가 와서 봐주냐?” 고......입 달린 사람이면 다 그러더라고요. (2014. 8. 14. 배순례)

    이 세 사람의 진술에서 외할머니의 손자녀 양육지원이 육아문제를 맞벌이 가정 내 성별분업의 재 편과 남편의 육아참여를 증대시킴으로써 해결시키지 아니하고, 맞벌이 가정의 육아는 외할머니 몫이라는 육아관념을 창출할 수 있음이 시사된다. 이는 기존에 문제시되던 여성의 일-가정 이중부담 에서 더 나아가 손자녀 양육을 원치 않는 외할머니들에게 손자녀 돌봄 노동을 강요하는 사회적 압력 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추후 분석이 요망된다.

    2)양육지원 요청이 맞물릴 경우

    친손자녀와 외손자녀의 양육지원 요청이 맞물릴 때 ‘선택을 놓고 갈등하는’ 참여자들은 친손자녀 를 외손자녀보다 우선시하는 진술을 하였다. 아직까지 할머니들에게는 부계적 관념인 남아 선호·중 시 사상이 상당히 남아 있는 것이다.

    연구참여자 양은심 씨는 ‘아들은 없으면 안 되는 존재로 있어야 든든하므로 둘은 있어야 하’고, 반면 ‘딸은 속엣말을 할 수 있어 없으면 고독하기에 하나면 된’다라고 하였다. 그리고 ‘요새는 재산 상속에서 아들, 딸 구별이 없어지기는 하였지만 그래도 아들에게 더 많이 주어야 한다’고 하였다. 김덕인 씨 역시 딸보다는 아들에게 재산을 물려줄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이분례 씨는 ‘며느리는 나 의 대를 이어야 하기 때문에 힘들어도 아들 하나를 낳았으면 하고 딸은 아들이 없어도 상관 없다’고 하였다. 배순례 씨는 “아들을 낳는다고 해서 별로 좋은지도 모르겠다”고 하면서도 둘째 아들에게 “너 어쩔래? 딸만 키워서. 아들 하나 낳아야 할 판인데”라고 했다며 본인 역시 아들 손주에 대한 바 램을 은연 중에 드러내었다.

    연구참여자들의 남아 선호· 중시 사상은 ‘친손자녀와 외손자녀의 다름’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연 구참여자 이분례 씨는 “외손주는 내 핏줄이지만 나의 대를 잇지는 않는다”며 친손자가 없는 현재, 때로는 ‘외손자가 친손자면 얼마나 좋겠냐’는 생각이 든다고 하였다. 대학교수인 정효심씨도 외손주 는 ‘사위 피가 들어 있기에 자신의 분신이라는 생각이 안 든다’고 하였다. 그리고 외손주의 성(姓)이 “딸 뱃속에서 나왔는데......왜 김씨가 아니고 박씨일까?” 라는 아쉬움에 사위가 외국에 가 있는 지 금, 외손주를 “박김찬형”이라 불러 본다고 하였다.

    연구참여자들의 ‘친손자녀와 외손자녀의 다름’은 ‘친손자녀와 외손자녀의 양육지원 요청이 동시에 또는 이어서 맞물릴 때에는’ 친손자녀 양육지원을 선택하는 것(선택하여야 함)으로 이어지고 있었 다. 김덕인 씨의 경우 ‘친손자녀와 외손자녀의 양육지원 요청이 동시에’ 맞물렸을 때, 내심 친손녀 양육을 해 주고 싶었으나, 딸 눈치가 보여 ‘성인자녀에 대한 형평성’을 명분으로 양 측 모두를 “털어 버렸다”고 하였다. 마음속으로는 아들네 손녀를 키워주고 싶었지만, 아들이 김덕인 씨의 건강을 염 려, 자신의 아내에게 직장을 그만두고 육아에 전념하라고 한 반면, 딸은 김덕인 씨에게 자신의 아이 를 키워달라고 요청하였기 때문이다.

    • 다(아들네 손녀와 딸네 손자) 털어 버렸지. 며느리도 애기를 낳고 딸도 낳았는데, 원칙은 며느리 애기를 봐야 할 것인데 딸 애기를 볼 수도 없고 하니까......실은 아들네 애기를 봐줘야 되지. 근데 딸 은 딸대로 기대하니까 “나 그만 볼란다”. (2014. 1. 20. 김덕인)

    배순례 씨는 17~18년간 5명의 외, 친손자녀를 키웠는데, 그 이유를 묻는 질문에 “딸 애기를 먼저 봐줬기 때문에 아들 애기를 못 봐준다는 소리를 절대 못하겠더라고요. 그래서 다 봐주게 됐어요.”라 고 하였다. ‘그러면 아들 애기를 먼저 봐 주었다면 딸 애기는 거절할 수 있었을까요?’ 라는 연구자의 질문에 “모르죠. 그거는. 닥치면 어쩔랑가.” 라며 앞의 ‘절대 거절을 못 하겠더라’는 대답보다는 유 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외손주 한 명만 키우고 있는 이분례 씨는 손자녀를 키우는 할머니들과의 모 임에서 ‘딸 아이를 먼저 봐주었으면 아들 아이는 키워주어야 하지만, 아들 아이를 먼저 봐주었으면 딸 아이는 안 키워주어도 된다’고 들었다고 진술하여, 앞의 김덕인, 배순례 씨의 젠더관념이 이 두 사람만의 개인적인 관념이 아님을 시사했다.

    4.양육지원 부담 관련 젠더관념

    친할머니보다 외할머니의 양육지원이 대세라는 사회적 현실속에서도 ‘손자녀가 아프거나 다쳤을 때’ 친할머니보다 외할머니가 훨씬 부담감을 느끼는 것으로 드러났다. 외할머니인 이분례, 윤은심, 고영숙, 배순례 씨는 친손주와 달리 “남의 손주”인 외손주가 아프거나 다쳤을 때 더 “신경 쓰”이고, 더 “부담스럽”고, 더 “조심스럽”다고 하였다.

    • 외손주는 남의 손주잖아. 그러니까 아픈 것이 제일 신경 쓰이더라고. 뭔 일 나면 무섭잖아. 내 딸이 시집살이도 크잖아. 친정에다 맡겨가지고 자기네 손주 잃어버리게 했다고 하고. (2014. 4. 9. 윤은심)

    • 동창들 이야기를 들어보면......외손주는 막중한 책임감이 있고 친손주는 조금 더 맘 편하게 보더 라구요......그런 것 보면은 외손주가 더 조심스럽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2014. 4. 22. 고영숙)

    이에 반해 이영혜 씨의 경우 봄에 친손자를 찬물로 목욕시켜 손자가 열이 올라 병원에 일주일 입 원했을 때의 기억에 대해 별다른 어려움을 진술하지 않았다. 아들네 부부의 신혼생활을 존중해주려 고 자신이 식당을 영업하던 시골로 친손자를 데리고 내려가 키웠던 오영숙 씨의 경우, 손자가 화상 을 입었던 기억에 대해 진술하면서 “아들, 며느리한테 미안해서 벌벌 떤 것이 아니라, 아들네 부부 가 손자를 보고 얼마나 놀래겠냐. 그리고 손자가 나중에 커서 흉이 되면 어쩔까.”라는 생각 때문에 힘들었다고 토로하였다. 이는 앞에서 기술한 외할머니들의 진술과는 사뭇 다르다. 이상에서 살펴보았듯이, 자신이 돌보던 손자녀가 아프거나 다쳤을 때 외할머니와 친할머니들의 심리적 반응은 상당 히 달랐으며, 외할머니들의 경우 “남의 손주이기에” 훨씬 더 마음이 ‘무거웠다’.

    ‘대부분 손자녀를 돌보는 사람은 외할머니들이더라’ 라는 사회적 현실을 두고 연구참여자 이영혜 씨는 “요즘에는 딸 쪽 힘이 더 세서 친할머니보다 외할머니가 손자를 많이 키우는 것 같아요. 여자 쪽이 아이를 친정어머니에게 맡기려고 강하게 밀고 나오니까.”라고 하였다. 이영혜 씨의 진술처럼 일부 언론에서는 요즘 사회를 신모계사회라고 칭하기도 한다[11]. 자신이 외손녀를 키웠을 때는 딸 부부가 휴가철이나 명절에 자신의 집에 먼저 들렀으나 외손녀를 데려간 뒤부턴 자신의 집에 잘 오지 않는다는 김덕인 씨의 진술이나 키웠던 외손녀가 친할머니보다는 외할머니인 자신을 더 따르고 그 리워한다는 고영숙, 배순례 씨의 진술은 ‘외가 중심의 세대관계’라는 일면을 보여준다. 그러나 연구 참여자들(김덕인, 이분례, 윤은심, 채영화, 고영숙, 배순례)이 외손자녀 양육지원을 시작할 때의 ‘어 쩔 것이야, 봐줘야지’ 라는 마음과 친손주와 달리 “남의 손주”인 외손주가 아프거나 다쳤을 때 더 “신경 쓰”이고, 더 “부담스럽”고, 더 “조심스러”움은 현재 한국 사회의 가족문화를 표현하는 용어로 서 ‘신모계사회’라는 단어의 부적절성을 보여준다. 가족의 중심이 여성으로 바뀐다는 의미의 신모계 사회라는 용어는 여성들인 엄마와 외할머니의 ‘책임과 부담’을 도외시하고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Ⅴ.논의 및 결론

    1.연구결과의 요약과 논의

    본 연구는 할아버지들이 은퇴를 하였음에도 왜 여전히 할머니가 손자녀를 주로 돌보고 할아버지 는 보조하는 수준인가? 손자녀 양육지원을 하는 할머니의 다수가 왜 친할머니가 아닌 외할머니인 가? 부계 중심적 친족규범이 확고한 상황에서 결혼기, 자녀 양육기를 거쳐 온 할머니들[25]은 친손자 녀, 외손자녀에 대한 유대의 차이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가? 등의 문제를 고찰하였다는 점에서 의 의가 있다.

    본 연구에서 할머니들은 ‘엄마의 양육과 타인/시설의 양육의 차이는 어느 정도인가’와 ‘여성의 노 동력은 가계경제에 보탬이 필요한 경우 동원되는 보조 인력인 뿐인가, 아니면 여성도 자아실현을 위 해 취업할 권리가 있는가’ 라는 관점의 교차에 따라 ‘엄마가 일을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다르게 인 식하고 있었지만 모두들 ‘예전과 달리’, ‘요새는’ 엄마도 일해야 하는 시대로 바뀌었다고 하였다. 또 한 직장생활을 하는 며느리를 위해 아들도 “당연히” 가사분담을 하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육아는 여전히 여성의 몫’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는 여성의 취업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면서도 육아는 여전히 여성의 몫이라는 이데올로기, 즉 Williams[36]가 비판하듯이 ‘변형된 가정중 심성 이데올로기(mutated version of domestic ideology)가 작동하고 있음이 보여진다. 다만, 윌 리엄스는 여성의 노동참여가 여성이 가사 및 육아와 같은 가정의 일과 직장 일을 모두 떠맡아야 하 는 이중부담을 감내하도록 한다고 하였는데[36], 본 연구의 참여자들인 할머니들의 경우 가사만큼은 남성도 분담해야 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이는 여성노인은 성장기 및 결혼기에 비하여 노년기 에 성별이데올로기에 대한 비판적 성찰력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관찰되었다는 Kwak 등[24]과 Lee[25] 의 연구와 ’일부‘ 맥을 같이 한다. 한편, 손자녀 양육 당시 직업․경제활동을 병행하던 참여자 이외의 연구참여자들의 경우 할아버지의 손자녀 양육참여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할아버지들이 은퇴를 하였음에도 여전히 할머니가 손자녀 양육지원의 중심에 있는 현상은 성역할 고정관념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할머니들은 젊은 시절 자신에게 부여되었던 돌봄자로서의 정체성을 노년기에도 유지, 스스로도 손자녀의 주된 양육자가 되어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었고, 다른 가족원들도 여성 노인이 가 족 돌봄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육아책임자인 엄마에게 사회적 제도에 근거한 규범적 관계인 시어머니보다는 자신의 양육자였던 친정어머니가 더 “편하므로”, 손자녀의 엄마들은 주로 외할머니에게 양육지원 요청을 하고 있었다. 외할머니들 스스로도 지리적인 조건이 불가능하지 않다면 이왕이면 외할머니가 손자녀를 돌보는 것 이 아이 엄마에게 “편하므로” 손자녀 양육은 ‘외할머니 몫’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러한 인식은 외할머니가 손자녀의 양육자로 부상하고 있는 사회적 현실로 이어지고 있었다. 참여자들의 진술 속 에서 손자녀의 아버지인 남성의 육아 참여는 모색되지 않고 있었으며, 육아의 문제는 여성들 사이의 문제, 특히 아이의 엄마와 외할머니간의 문제로 축소되고 있었다. 이는 기존의 돌봄노동을 둘러싼 성별분업 이데올로기를 존속시키는 한편, 손자녀 양육을 원치 않는 외할머니에게 이를 강요하는 ‘사 회적 압력’이 작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외할머니의 손자녀 양육지원’은 국가적 육아정책 지원의 미비, 가족친화정책이 부족한 기업문화 속에서 취업여성들이 출산가족의 젠더질서를 바꾸지 못하여 선택한 전략[18]으로 우리 사회의 강고한 성역할관념을 반증한다.

    한편, 지속적인 합계출산율의 저하로 출생순위나 성별에 의한 유대의 차이가 줄어들 것이라 예측 됨에도[13], 아직까지 할머니들의 인식 속에는 부계적 관념인 남아 선호·중시 사상이 상당히 녹아 있 었다. 연구참여자들의 남아 선호· 중시 사상은 ‘친손자녀와 외손자녀의 다름’으로 이어지고 있었고, 다시 ‘친손자녀와 외손자녀의 양육지원 요청이 동시에 또는 이어서 맞물릴 때에는’ 친손자녀 양육지 원을 선택하는 것(선택하야야 함)으로 연결되었다. 이는 외할머니들 스스로 ‘지리적인 조건이 불가 능하지 않다면 이왕이면 외할머니가 손자녀를 돌보는 것이 아이 엄마에게 편하므로 손자녀 양육은 외할머니 몫’이라고 한 진술과 일견 상충되어 보인다. 그러나 이는 그녀들이 ‘육아는 엄마(여성)의 책임’이라는 성역할관념을 수용, ‘양육지원 요청이 겹치지 않을 때에는’ 외할머니가 손자녀를 돌보아야 한다고 인식하지만, ‘친손자녀와 외손자녀의 양육지원 요청이 동시에 또는 이어서’ 맞물린 때 에는 할머니 세대에 ‘여전히’ 그리고 ‘강고하게’ 작동하고 있는 부계적 관념이 그녀들로 하여금 친손 자녀 양육을 선택하게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2.결론과 제언

    Kwak 등[24]과 Lee[25]에 의하면, 노년기는 삶의 유한성에 대한 자각으로 주체성을 회복하는 시기 이기에, 여성은 성장기 및 결혼기에 비하여 노년기에 성별이데올로기에 대한 비판적 성찰력이 증대 된다고 한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할머니들의 사회적 젠더관념에 대한 비판적 성찰이나 사고의 전 환은 ‘일부’만 이뤄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참여자들은 가사에 남성의 참여를 요구할 뿐, 육아만 큼은 여전히 여성의 몫이라고 여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부계 혈연중심적 이념 속에서 성장하였고, 결혼기에는 가부장적 부계중심의 굴레 속에서 살아왔기에[25], 현재의 할머니들에게 가부장적 문화들 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손자녀 양육지원을 함에 있어 중요한 맥락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Park[33]에 의하면 친손자녀에 대한 양육부담감이 외손자녀에 대한 부담감 보다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본 연구결과와 상치된다. 이러한 결과는 Park[33]이 조사대상자로 성인자녀의 맞벌이 이외에도 사망, 이혼, 행방불명, 수감 등의 이유로 손자녀를 양육하는 조모까지 포함시켰고, 성인자녀의 맞벌 이로 인해 손자녀를 돌보는 경우에는 외손주의 비율이, 가족해체로 인한 경우에는 친손주의 비율이 높은 점이 결부되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즉, 친손주의 경우 부모의 구조적・기능적 결여의 비율이 높았던 조사자료 자체의 특성에서 기인한 것으로 추측된다.

    한편, Paik[32]은 외조모들의 손자녀 양육지원 과정에서 부계중심의 가족질서가 약화되거나 새로 운 가족관계가 친밀하게 재구성되는 적응양상이 보여지고 있다고 하였다. 그러나 본 연구 결과는 외 할머니가 주로 손자녀 양육지원을 하는 현상을 친족관계의 양계화 내지 모계화로 파악하는 것은 타 당치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즉,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바와 달리, 그 실체를 들여다보면 여전히 부 계적 경향 속에서 아이 엄마의 실제적 필요에 의해 외할머니에게 책임이 위임된 것이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한국사회의 친족관계는 부계중심적[12]이라고 할 수 있는데, 부계중심적 친족규범이 유지 되면서 동시에 성인 딸의 실제적 필요에 의한 할머니의 지원이 두드러지는 것이다.

    이는 한국사회에서 여성의 취업 환경의 변화 속에서도 가족 및 친족 규범은 느리게 변화하고 있 음을 보여주고 있다. 본 연구의 참여자들의 진술은 현재 우리 사회의 ‘재구성된’ 가부장적 문화를 보 여주고 있다고 정의할 수 있다. ‘엄마도 일해야 함’, ‘아빠도 가사 분담해야 함’, ‘외가와의 잦은 접촉 으로 인한 외가와의 정서적 유대’는 가부장적 문화의 완화 가능성을 보여주지만, ‘육아는 여전히 엄 마의 몫’, ‘무거운 책임을 진 외할머니들’, 친손자녀와 외손자녀의 양육지원 요청이 맞물릴 때 참여 자들의 ‘친손자녀를 우선시’하는 진술은 가부장적 문화의 존속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상의 논의를 기초로 실천적 제언을 하자면, 다음과 같다. 외할머니의 손자녀 양육지원은 성인 자녀인 딸의 취업유지에 기여, 외견상 딸의 삶 속에서는 양성평등이 이루어진 것으로 비춰질 수 있 으나, 이는 외할머니의 희생을 바탕으로 한 것이며, 사회 전체적으로는 전통적인 성역할과 성별분업 체계를 고착화시킬 우려가 있다. 따라서 근본적으로 육아는 여성의 몫이 아닌 부모 모두의 몫이라는 사회적 인식의 전환이 요구된다. 관련 연구들이 비교적 일관되게 남녀 간에 성역할 관련 가치관의 차이가 있음을 보고하고 있는 점[22, 35]을 감안할 때, 그리고 사람의 사고와 가치관, 신념이 단기간에 바뀌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에,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남녀 모두가 가사․육아분담자임을 인식시켜야 한다. 초등학교 2011실과(기술․가정)교과서의 ‘나와 가정생활’ 단원에 전반적으로 양성평등적 가치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음이 드러났는데[40], 건강한 가족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가족구성원으로서 해야 하는 역할에 대해 일찍부터 성별에 관계없이 학습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성인교육의 일환으로 지속적으로 양성평등교육과 아버지교육을 통해 남성의 적극적인 육아참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 여야 할 것이다. 더 나아가 전반적인 경기침체와 고용불안정 속에서 남성들이 육아휴직을 쉽게 활용 하기 어렵기에, 정책적으로는 육아휴직제에 ‘아버지 할당제’를 도입할 것이 요구된다. 사회적 인식 과 합의의 성숙이 제도의 도입을 요구하지만, 역으로 제도의 도입이 사회적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할머니들의 강고한 모성이데올로기와 부계적 관념은 세대갈등을 야기할 수 있기에 할머니들 의 전통적인 성역할인식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개입 프로그램이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노인들의 성역할에 대한 인식은 오렛동안 형성되어 온 것으로 이를 단기간에 변화시키기는 어렵기에, 방송매 체 등을 통하여 지속적으로 평등한 성역할에 대한 인식을 제고시켜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는 소수의 할머니들을 연구참여자로 설정함으로써 전체 할머니들이 겪고 있는 경험과 인식을 살펴보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성인자녀를 비롯한 가족과 사회가 (옳고 그름을 떠나) 손자녀 양육지원을 하는 할머니들이 가지고 있는 젠더관념을 이해할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하였 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Figure

    Table

    Research Participants

    •relation : p(paternal grandmother), m (maternal grandmother)
    •spouse status : s (separation), d(death) , p(presence)
    •care situation: n(now), p(past)
    •participants' age and jb based on at that moment of Interviewing
    •the names of the participants are pseudonymous

    Interview Time and Place as to Participants

    Reference

    1. Bae, J. H. (2007). Factors affecting the psychological well-being of grandparents raising grandchildren - focusing on the comparison between parenting grandparents and co-parenting grandparents. Korean Association of Social Welfare Policy, 29, 67-94.
    2. Baek, K. H.(2009). Impact of rearing grandchildren on women’s health - physical and mental health. Korean Women Health, 10(2), 87-112.
    3. Cho, S. N. & Yoon, O. K. (2000). Similarities and differences of values and lifestyle among generations. Social Sciences Research Institute, 5, 103-135.
    4. Cho, Y. J.(2006). Grandchildren caregivers' subjective well-being. Korean Family Resource Management Association, 10(3), 1-21.
    5. Choi, I. H., Kim, Y. R. & Yeom, J. H.(2012). The profile of family caregiving as provided by female older adults in Korea. Korean Women's Development Institute.
    6. Chung, C. W. & Kim, M. J. (2010). Grandmother's life satisfaction and influencing factors by grandparenting. Korean Society of Women Health Nursing, 16(3), 288-296.
    7. Chung, G. W. (2012). Cultural anthropology of later life. Paju : Hanul.
    8. Chung, S. D., Bae, E. K. & Choi, H. J. (2012). Patterns of supporting aged parents and gender roles: generational comparisons. Korean Journal of Family Welfare, 17(2), 5-23.
    9. Connell, R. W. (2005). Masculinities. University of California Press.
    10. Fetterman, D. M. (1989). Ethnography: step by step. Newbury Park, CA: Sage Publication.
    11. Go, J. M. (2011, May 1). Trend referred to maternal grandmother as grandmother, but referred to paternal grandmother as “paternal” grandmother. Maeil Business Newspaper.
    12. Han, G. H. & Yoon, S. E. (2004). The bilateralization of the kinship relation in korean families: focused on the intergenerational exchange. Journal of the Korea gerontology Society, 27(2), 177-203.
    13. Jeng, G. H. (2003). Relation among generations in a aging society. Social Studies, 5, 143-167.
    14. Kang, Y. J. (2011). Psychosocial well-being of grandparents raising their grandchildren: the role of resources, type of care and perception of caregiving. Journal of the Korea Gerontology Society, 34(1), 73-97.
    15. Kang, Y. S. (2009). Work· family· gender. Paju : Hanul Academy.
    16. Kim, E. J. & Chung, S. D.(2011). A study on the adaptive experience of a grandmother raising grandchildren: focused on family with working mother. The Korean Family Welfare Association, 31, 175-210.
    17. Kim, E. J. & Seo, Y. H. (2007). A qualitative study on child-rearing by grandparents. Korean Association of Child Studies, 28(2), 175-192.
    18. Kim, H. K.(2007). The articulation of work and family in korea: a study on the women’s work experiences since 1960’s. Issues in Feminism, 7(2), 37-82.
    19. Kim, M. H., Seong, K. O., Paeng K. H., Choi, H. J. & Choi, S. Y.(2011). Factors affecting the conflict between grandparents raising grandchildren and adult children: focusing on grandparents' characteristics. Journal of the Korean Gerontological Society, 31(4), 905-923.
    20. Kim, M. J.(2007). A study of the caregiving burden on grandmothers who raise their grandchildren: a phenomenological research. Journal of Korean Academy of Nursing, 37(6), 914-923.
    21. Kim, M. J. & Chung, C. W.(2010). Coping experiences with grandparenting stress of co-parenting grandmothers. Korean Association of Family Relations, 15(3), 137-153.
    22. Kim, M. W. & Kang, M. J. (2011). The effects of double-income couples' gender role attitudes and recognition of social support on parenting stress. Family and Environment Research, 49(8), 25-35.
    23. Kwak, S. G., Jo, H. S. & Yoon, H. K. (2005). The perceived experiences of gender-role development and conflicts at each life stage. Korean Association of Women’s Studies, 21(2), 147-179.
    24. Kwak, S. G., Park, S. H. & Kim, E. K. (2008). A study on the gendered perceptions and lived-experiences of aged women. Korean Association of Women’s Studies, 24(4), 141-174.
    25. Lee, H. J. (2015). A study on the gender inequality of elderly women’s household and caregiving labor. Study of Women, 25(3), 141-177.
    26. Lee, H. S. (2007). Hermeneutic phenomenological understanding on psychological experience of grandmother who care for a grandson. Qualitative Research, 8(1), 67-78.
    27. Lee, H. Y. & Yun, E. J. (2011). A comparative study of parental experience of grandmothers providing care for grandchildren with primary and partial responsibilities. Korean Association for Learner-Centered Curriculum and Instruction, 15(4), 179-200.
    28. Lee, J. K., Yoon, T. L. & Lee, N. Y. (2012). Feminist oral history. Gangwon: Arche.
    29. Lee, J. Y., Kim, W. K. & Chung, K. M. (2009). The study of parenting stress, social support, coping, parental behavior in partial caregiving-grandmothers –comparing with caregiving-mothers. Journal of the Korean Gerontological Society, 29(2), 441-458.
    30. Lincoln, Y. & Guba, E. (1985). Naturalistic inquiry. Sage Publications.
    31. Oh, J. N. (2006). Care stress and quality of life of grandmothers caring for their grandchildren in employment mother's home. Academy of Child Health Nursing, 12(3), 368-376.
    32. Paik, J. A.(2013). Experiences of grandmothers raising their grandchildren: the familial response to the absence of care work in family. Discourse 201, 16(3), 67-94.
    33. Park, C. S. (2010). A study on the formation process of grandparents-grandchildren families, raising experiences, and life satisfaction of grandmothers. Korean Journal of Family Welfare, 15(2), 105-125.
    34. Statistics Korea. (2015). Statistics on two-income families. http://kostat. go. kr
    35. Um, M. Y. & Kim, H. S. (2011). An exploratory study on the relationships among the future work-familv compatibility, gender attitude of couples, and reasons for low birth rate. Journal of the Korea Gerontology Society, 34(3), 179-209.
    36. Williams, J. (2000). Unbending gender: Why family and work conflict and what to do about it. Oxford University Press.
    37. Yee, O. H., Ha, J. Y., Lee, J. R. & Whang, E. H. (2009). Lived experiences of grandmothers caring for grandchild whose parents are working together. Qualitative Research, 10(1), 1-13.
    38. Yi, Y. S. (2010). Grandmothers' caregiving satisfaction of raising grandchildren and the related variables. Korean Association of Human Ecology, 19(1), 15-26.
    39. Yi, Y. S. (2011). The influence of the caregiving experience on grandmothers' caregiving intent for grandchildren, with regard to co-residence. Korean Journal of Human Ecology, 19(1), 15-26.
    40. Yoon, J. H. (2015). The analysis of elementary school textbooks on practical arts subject in the perspectives of gender equity and work-family balance: focused on ‘my life and family life’ units. Journal of Learner-Centered Curriculum and Instruction, 15(5), 627-6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