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서론
최근 부유한 집에서 태어난 자녀를 의미하는 ‘금수저’, 가장 낮은 소득 수준에서 태어난 자녀를 의 미하는 ‘흙수저’ 라는 신조어가 생겨나고 있다. 이러한 신조어가 생겨난 데에는 장기화된 취업난과 임금격차, 부의 양극화 등으로 더 이상 개인적인 노력으로 소득수준의 격차를 줄이기 어려울 수 있 으며 계급화와 같다는 시각이 커지고 있는 세태의 단면을 풍자한 것일 수 있다. 소득 양극화가 점점 심해지는 최근의 상황은 ‘미래에 대한 희망 없음’, ‘무기력함’으로 특징짓는 ‘신 빈곤’으로 칭해진다. 현 상황은 열심히 노력하면 빈곤에서 탈피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저버리게 할 수 있고, 저소득층 부 모들은 빈곤 대물림을 인정하고 자녀들을 현 상황에 머무르게 할 수 있으며, 빈곤 아동은 미래에 대 한 희망을 잃게 될 수 있다[35].
이처럼 고착화된 빈곤의 악순환으로 인한 가장 심각한 피해자가 되는 것은 바로 아동이다[7]. 발달 단계에서 중요한 시기인 아동기에 장기간 지속적으로 반복된 빈곤은 아동 개인에게 고통이 되며 미 래에 다양한 기회가 제한되거나 박탈되는 등 사회의 불평등한 장치가 되어 아동에게 다양한 형태로 영향을 줄 수 있다[18]. 빈곤이 아동에게 주는 영향은 매우 다양한데, 빈곤가정의 부모는 경제적인 어 려움과 신체적・정신적 피로감으로 인해 아동양육에 대한 의욕을 발휘하기 어려우며 빈곤가정에서 발생률이 높은 학대, 방임, 알코올 중독 등은 아동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17]. 이로 인해 빈 곤 가정의 아동들은 낮은 과제 수행률을 보이며, 공부의 중요성은 인식하지만 쉽게 체념하게 되고[23], 낮은 자존감과 우울, 행동문제, 비행, 또래갈등과 학교 부적응 등의 부정적인 특성이 발현될 수 있다 [18]. 교육과 발달에서 불평등을 경험하는 빈곤 아동에게는 국가의 개입이 절실히 요구된다. 이러한 요 구들로 기존의 도시 빈민을 위한 공부방은 지역아동센터로 변모하여 양적으로 확대되었다[15]. 사설기 관의 자율적 운영형태의 공부방에서 정부의 지원을 받는 지역아동센터로의 변모는 아동에 대한 보호 기능 강화 요구를 받으며 기능과 역할의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아동센터에 대한 기능과 역할에 대해 학계와 현장 그리고 정부 간에 합의를 이루지 못 하고 있는 상황[32]이다.
지역아동센터의 기관차원의 역할과 기능에 대한 합의도 중요하지만 이를 넘어선 차원에서 지역아 동센터에 종사하는 실무자에 대해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즉, 지역아동센터 종사자가 빈곤 아동 과 상호작용하는 관계적인 차원에 대한 관심도 중요한 고려대상이 되어야 한다. 빈곤 아동에게 있어 서 지역아동센터의 종사자들은 부모의 대리자가 되기도 하며 오히려 부모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하기도 하는 아동・청소년기의 성장과 발달에 중요한 대상이 된다. Yun[45]의 연구에서 연구참여자 인 초등학교 5학년 이민영(가명)의 말을 직접 인용한 아래의 글에서 종사자들이 아동의 생애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보호자가 된다는 사실을 절감할 수 있다.
“방과 후(지역아동센터)가 없었더라면 지금의 나는 없다. 상상할 수 없다. 방과 후를 생각하면 행운의 숫자 7이 생각난다. 죽어서도 기억이 날 것이다. 무덤 속에서 눈을 감고 있으면 하나 하나 생각 이 날 것이다. 터놓고 지낼 사람이 생겼다. 지역아동센터가 없어지더라도 마음속에 지역아동센터가 계속 있을 것이다. 나에게 방과 후는 가족과 같다.”
비빈곤아동에 비해 사회적 지지자원이 부족할 수 있는 빈곤 아동에게 지역아동센터의 종사자들은 중요한 타자이며 이들과 아동간의 관계의 질과 애착은 아동의 성장에 보호요인이 될 수 있다. 앞서 말한바와 같이 빈곤가정의 부모는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양육의욕을 충분히 발휘하기 어려운 상황에 서 지역아동센터의 종사자는 부모 대신으로 보호의 기능들을 수행하고 있다. 실제 부모의 지도감독 이 낮은 상황에서는 사회복지서비스의 이용이 아동의 비행 수준을 낮추는데 기여했다는 연구[5]와 빈 곤아동을 개입하는 지역아동센터 종사자들의 소진이 아동의 비행에 정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들이 있었다[6].
하지만 지금까지의 지역아동센터 종사자에 대한 연구는 주로 소진에 대한 연구[6, 19, 25, 20], 종사자 의 만족도에 대한 연구[43, 21], 종사자의 직무실태와 직무환경에 대한 연구[10, 39, 24], 종사자의 직무성 과, 전문성[11, 41], 종사자의 평가과정의 어려움[10]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어왔다. 지금까지의 연구들이 소진, 평가과정의 어려움 외에는 주로 양적연구를 중심으로 진행되어왔으며 빈곤아동을 개입하면서 겪는 내면적인 목소리를 듣는 질적 연구는 아직 시도되지 않았으며 아동과 종사자의 관계적인 측면 의 고민은 연구 속에 드러나 있지 않았다. 또한 지금까지의 연구들이 종사자가 느끼는 소진을 비롯 한 개입경험에 대한 부정적 혹인 긍정적인 측면을 단선적으로 살펴보았던 연구들이 많았다. 그러나 종사자들이 경험하는 개입경험은 단순히 부정적 혹은 긍정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닌 순환적인 상 황 속에 내면적인 갈등과 갈등의 해소를 경험할 수 있다. 그리고 다양한 외부의 요구에 대해 지역아 동센터 종사자들은 자신의 역할에 있어 혼란감을 가질 수 있으며 그러한 상황 속에서 아동을 바라보 는 시선, 인식, 태도들에게 영향을 주며 그러한 종사자들의 시선, 인식, 태도들은 다시 빈곤 아동에 게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지역아동센터 종사자는 빈곤 아동을 어떤 시선으 로 바라보는가?’ , ‘지역아동센터 종사자가 빈곤 아동 개입에 있어서 어떤 경험을 하는가?’라는 연구 질문을 가지고 지역아동센터 종사자들이 그들이 놓인 상황 속에서 빈곤아동 개입에 있어 어떤 경험 들을 하는지 질적연구방법을 통해 그 경험의 본질적인 의미를 파악해보고자 하였다.
Ⅱ.이론적 배경
1.빈곤과 아동의 삶
아동은 돌보는 부모나 보호자가 없거나 기능을 상실하게 되면 빈곤에 처할 수밖에 없어 아동빈곤은 곧 아동이 속한 가족의 빈곤이라 여겨진다. 아동은 근로능력 자체가 형성되어있지 못하기 때문 에 빈곤이 아동에게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먼저 부모나 보호자에게 1차적인 있고 다음으로 국가 와 사회에게는 2차적인 책임이 있다[1]. 빈곤은 아동이 정상적인 발달과업을 성취하는데 어려움으로 작용할 뿐 아니라 성인에 이르기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즉, 빈곤은 아동기 삶의 출발선을 다 르게 만든다. 이와 같은 출발선의 차이는 성인 삶의 차이로 이어져 아동기 빈곤이 곧 성인기 빈곤으 로 연결되는, 빈곤의 대물림이 발생한다[16].
빈곤아동은 가족소득 부족뿐만 아니라 비빈곤 아동에 비해 아동학대나 가정 폭력 같은 위험에 더 노출되어 있다[13]. 또 산업·공업 단지 같은 안전하지 못하거나 빈곤하고 범죄율이 높은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로 인한 정서적, 학업적 어려움을 경험해[2, 8, 33, 38에서 재인용] 빈곤층 아동은 비빈곤층 아동에 비해 우울·불안, 비행등의 발생가능성이 더 높고 자존감은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나 사회·정서적으로 더 많은 어려움을 겪음을 확인할 수 있다[38]. 빈곤이 아동의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아동기가 신체, 정서, 인지 발달 등 모든 영역의 발달에 있어 결정적 시기이기 때문이다[16]. 따라서 아동의 건강한 성장과 발달을 위해서 바람직한 가정환경 속에서 적절한 부모역 할이 제공되어야 한다.
빈곤가정의 부모는 장시간의 노동, 스트레스, 양육지식의 부족 등으로 인하여 부적절한 양육태도 를 보이며, 부모가 겪는 스트레스, 우울 등 사회정서 문제가 또 다시 아동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다[12]. 또한 선행연구들에서는 빈곤이 아동의 사회·정서발달뿐만 아니라 건강상태, 지적능력, 학업성 취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보고하고 있다. 아울러 빈곤 환경은 우울, 불안, 의존성과 같 은 내재화 문제뿐만 아니라 반사회적 행동, 과잉행동, 또래갈등, 고집 센 행동과 같은 외현화 문제에 도 영향을 미치며, 자존감과 같은 긍정적인 산물에도 관련된다는 것이다[2, 3, 33, 38에서 재인용].
이처럼 중요한 발달시기에 놓인 아동에게 있어 빈곤이란 장기간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개인적 고 통이며, 장래에 대한 다양한 기회가 박탈되거나 제한되는 등 사회적 불평등 장치로 작용되어 아동에 게 만성적인 스트레스로서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34, 39에서 재인용]. 적절한 사회적 개입이 없을 경 우 아동과 청소년을 다양한 환경적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시키기 때문에, 비행의 원인 중 하나로 간 주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빈곤아동에 대한 대책은 빈곤아동의 심각성에 비해서 미비하다고 할 수 있다.
Chung 등[5]의 연구에서는 이러한 사회서비스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 실증적으로 검증하였는데, 동 일한 빈곤 상황에서도 아동들이 제공받는 사회복지서비스의 종류와 양은 상이하다는 점에 입각해 사회복지서비스 이용정도에 따라 빈곤아동의 심리사회적 적응에 차이가 있는지를 분석한 결과 만족 스러운 사회복지서비스의 이용정도에 따라 심리사회적 적응 하위 척도군 전체에서 차이를 발견하였 고 특히 비행에서 가장 큰 차이를 발견해 사회적 서비스가 미친 긍정적 효과를 입증하였다.
빈곤아동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서는 빈곤아동뿐 아니라 빈곤가정의 부모 또는 가정환경에 대한 개입이 중요하다. 빈곤아동의 문제를 단순히 아동의 문제로 바라보는 단선적 시각에서 벗어나, 아동 의 부모와 가정환경으로 확대하여 통합적으로 지원하려고 시도와 서비스가 필요하다[16]. 이처럼 빈 곤은 다양한 측면에서 아동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이러한 복합적인 문제에 대한 개 입을 위해서는 단순히 물질적인 보완이나 아동개인의 문제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다각적인 개입 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빈곤가정의 아동에 대해 방과후 시간에 부모의 대리자로서 개입하며 부모 또는 가정환경을 모니 터링하고 아동의 발달 상 보완적인, 대체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지역아동센터이다. Chung 등[5] 의 연구와 같이 빈곤의 부정적인 영향이 지역아동센터와 같은 사회복지서비스를 통해 그 영향이 완 화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빈곤아동의 주요한 사회적 지지자원이 된다.
2.빈곤아동 지원단위로서의 지역아동센터
지역아동센터는 과거 도시빈민층의 자녀들을 대상으로 지역주민들에 의해 자발적으로 설립된 공 부방에서 시작되었다. 이후 법에 의해서 정부의 지원이 시작되면서 지역아동센터로 명칭이 바뀌었 다. 빈곤아동을 위해 설립된 형태가 현재까지도 빈곤아동이 주요한 대상이 되고 있다. 지역아동센터 는 1960년대 이후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으로 도시빈민과 방임된 아동을 대상으로 자생적으로 설립 된 아동복지실천의 한 형태이다[15].
따라서 도시빈민층을 대상으로 시작된 공부방은 주로 방과 후 아동보호가 핵심적인 기능이 되어 학습지원과 보호의 기능을 하게 되었다[32]. 지역사회 내 공부방 이용아동은 주로 학습부진, 경제적 빈곤, 정서불안의 순으로 어려움이 있었고 종사자 역시 지역아동센터의 중요한 기능으로 학습지원 을 꼽고 있다[31].
빈곤아동을 주 대상층으로 하는 지역아동센터는 4가지 측면의 특성이 있다. 첫째로 소규모 이용 시설로 최전선에 위치하고 있어 접근성이 높다는 것, 둘째로 소규모 시설이므로 개별 욕구 충족이 가능하다는 것, 셋째로 지속적인 이용에 따라 상시적 관찰과 접근이 가능하다는 것, 넷째로 다각적 인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는 접근용이성, 개별성, 지속성, 통합성의 측면에서 빈곤아동개입의 중요 한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7].
이러한 특성에 맞춰 2004년부터 정부 지원 형태로 바뀐 지역아동센터는 공부방형태의 학습지원 을 넘어 아동보호의 기능이 강화되었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아동보호의 기능이란 아동이 직면할 수 있는 다양한 발달위험 요인을 제거하거나 최소화 하면서 발달과정 상 생 길 수 있는 위기상황으로부터 아동을 보호하고 건강한 성장발달을 촉진하는 보호요인을 확장시키는 과정을 의미한다[7].
아동보호의 기능강화와 더불어 최근 지역아동센터에 대한 더 확대된 프로그램 지원과 포괄적인 서비스 지원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이는 지역아동센터의 평가지표에 지역아동 센터가 다양한 프로그램 뿐 아니라 아동이나 가족의 욕구를 파악하여 기본적인 사례관리를 제공해 야하는 시설로 규정되고 있어 평가지표에 사례관리에 대한 내용도 반영되어있다[32].
지역아동센터의 기능과 역할이 확장되고 있지만 그에 비해 지역아동센터의 종사자의 직무실태를 보고한 자료에서는 그들의 근무환경의 열악성을 더 먼저 느낄 수 있다. 지역아동센터의 종사자의 직무실태를 보고한 연구인 [4]에서는 종사자들의 업무 만족은 실무자 75%, 운영자 81.7%가 임금에 대한 불만족을 경험하였고, 실무자 41.9%, 운영자 50.8%는 업무량에서 불만족을 경험했다. 또한 만 족한다는 비율은 ‘보람’과 ‘향후 발전성’에서 만족을 경험하였다. 또한 2014년 보건복지부에서 실시 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시설장의 월평균 급여는 약 138만 원, 생활복지사는 122만 원인 것으로 조사 되었다[22]. 하루 평균 근무시간은 시설장이 9.6시간, 생활복지사는 9시간이었고, 종사자들은 연간 총 25시간의 교육을 이수해야 하는데 교육을 이수한 생활복지사는 2,946명(60.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이들 생활복지사는 연간 평균 8.7일의 휴가를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되어 대부분의 지역아동센터가 오전 10시부터 오후 20시까지 운영하고 업무부담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한 지역아동센터 당 시설장은 6년 4개월이 평균 근무기간인 반면 생활복지사는 평균 근무기간이 2 년 미만이 과반 수 이상으로 나타났다[22].
정부지원이 시작된 이후로 지원의 질적인 확대가 없이 평가와 전문성을 내세운 요구들이 더 늘었 다. 지역아동센터가 양적으로 팽창하면서 정부는 적극적 관리체계가 미흡하다는 목소리와 평가의 필요성이 대두되어 평가가 실시되었고, 초기에는 상대평가로 점수가 낮은 경우 종사자의 인건비를 삭감하였으며 이후 절대평가 방식으로 40점미만의 경우 패널티를 부과하게 되었다[10]. 또한 종사자 들에 대한 사례관리 서비스까지 확대됨에 따라 이들의 전문성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다 [11, 37]. 하지만 이들에 대한 지원은 더 확대되고 있지 않다.
더욱이 학계에서는 물로 현장에서도 지역아동센터에 대한 기능과 역할에 대해서 합의가 이루어 지지 않고 있는 상황[32]으로 종사자들은 지원방향에 대해 혼란을 느낄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러한 이유들로 지역아동센터 종사자들의 소진과 근무 지속성은 문제가 되고 있다. 열악한 근무 여건으로 인해 열심히 일해도 속수무책이라고 느끼는 정서적 소진이 나타나고 있다[29]. 또 정시퇴근 이 불가능해 야간 근무를 지속하게 되며 이로 인해 업무시간은 길어지지만 그에 대한 보상은 열악하 여 종사자들의 연령이 낮고 근무경력이 짧으며, 이직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30]. 종사자의 소진과 잦은 이직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아동에게 전해진다. Chung 등[6]는 지역아동센터 종사 자들의 소진이 아동의 비행에 영향에 정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밝히기도 하였다.
빈곤의 대물림 현상이 더 깊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빈곤아동을 최 일선에서 지원하는 지역아동센터의 종사자들은 그 아이들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지, 빈곤아동지원과 관련한 지원범위의 확대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종사자들의 업무부담은 날로 늘어나고 있지만 지원 방향이 합의 되지 않는 상황에서 지역아동센터의 종사자들이 빈곤 아동을 지원하면서 어떤 것들을 느끼는 지에 대한 내밀한 목소리를 들을 필요가 있다.
Ⅲ.연구방법
1.연구방법과 연구 질문
1)연구방법 : Giorgi(지오르기)의 현상학
본 연구는 지역아동센터 근무 경험의 의미와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 질적 연구방법 중에서도 현상 학적 연구방법을 활용하였다. “현상학은 인간의 살아있는 경험을 서술할 수 있는 방법”[36]으로 질적 연구의 한 방법론이다. 본 연구에서는 지역아동센터 근무자들의 삶의 세계를 주요 자료원(sources) 으로 하여 현상에 대한 정확한 서술을 제시하여 경험의 기본구조를 밝히고 경험이 갖고 있는 충분한 의미를 탐색하고자 현상학적 방법을 사용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현상학적 연구방법 중에서도 Giorgi 연구방법을 사용하였다. 그 이유는 Giorgi의 연구방법이 대상자의 언어를 학문적인 용어로 전환하여 체험의 일반적 의미구조를 밝히는데 유용하기 때문이다.
자료 분석과정은 Giorgi[9]가 제시한 4가지의 구체적 단계들에 의거하여 이루어졌다[28]. 첫째, ‘전체 의 인식 단계’로 주어진 연구 참여자들의 진술을 전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텍스트를 여러 번 읽는 단계이다. 둘째, ‘의미단위를 구분하는 단계’로 연구자의 학문적 관점에서 중요한 의미의 전환이 일 어난다고 판단되는 부분에 표시를 함으로써 의미단위를 구분하는 단계이다. 셋째, ‘학문적 용어로 전환하는 단계’로 전 단계의 의미단위들을 연구자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학문적 표현으로 전 환하는 단계이다. 넷째, ‘전환된 의미단위를 구조로 통합하는 단계’로 학문적 용어로 기술된 의미단 위들을 묶어 구성요소들을 도출해내고, 여러 구성요소들 간의 상관관계를 포함하는 경험의 일반적 구조 즉 경험의 의미를 찾는 것이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통해 지역아동센터 근무자의 경험의 본질을 이해할 수 있게 하고, 학문적인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사회복지적 함의를 도출하는데 적합한 질적 연구방법이라고 판 단된다.
2)연구 질문
- 지역아동센터 종사자는 빈곤 아동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는가?
- 지역아동센터 종사자가 빈곤 아동 개입에 있어서 어떤 경험을 하는가?
2.자료수집방법과 윤리적 고려
1)개별 인터뷰 및 연구자 관찰
본 연구의 자료수집기간은 2015년 11월 6일부터 2015년 11월 27일까지였으며 자료수집방법은 연 구 참여자와의 심층면담과 연구자의 관찰이다. 연구 참여자들은 연구자들에게 연구의 목적을 설명 듣고 동의를 한 참여자들이다. 개별 인터뷰 시 녹음에 대한 허락을 구하여 동의를 얻었다. 인터뷰는 개별 연구 참여자가 근로하는 지역아동센터를 이용하였고 인터뷰시간은 최장 2시간이다. 매 인터뷰 때마다 연구노트를 작성하였으며, 선행연구와 연구 참여자의 인터뷰 내용과 비교하여 연구 참여자 들의 체험에 대한 이해를 높이려고 노력하였다.
2)연구대상자 선정
본 연구에서는 지역아동센터 운영경험이 매우 중요하므로, 경력적인 면에서 최소 3년 이상인 센 터장 및 직원을 대상으로 하였다. 두 번째, 유관기관 관계자로부터 지역아동센터 운영경험이 풍부하 며, 선구적 역할을 해 왔다고 추천된 센터장을 포함하였다. 세 번째, 질적 연구는 자료분석과 현장 간의 상호작용이 매우 중요한 만큼, 연구자들의 운영현장 방문면접 및 추가 인터뷰 등의 조건을 수 용하는 자로 선정하였다. 마지막으로 지역적 기준으로서 도시빈곤지역을 중심으로 실치⋅운영된 점 을 감안하여, 그 범위를 도시지역으로 제한하였다. 4명의 연구 참여자는 각자가 본 연구의 주제를 잘 대표할 수 있을 만큼 풍부한 경험을 가진 분들로서 추천과 검토를 통해 선정되었다. 교육기관 혹 은 아동관련 실무자로서의 경험에 관한 선행연구에서 3~4명의 연구참여자를 통해서도 충분히 다른 참여자들의 이야기를 대표해 줄 만큼 폭넓은 경험들이 드러나고 분석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14, 26, 42, 44]. 또한 본 연구에서 적용한 연구방법인 현상학은 직접 겪은 대로의 세계를 연구하는 것이기 때문에 설명이 아닌 있는 그대로를 보여줄 수 있는 자료의 수집이 중요하므로[27], 실무자의 경력기간 과 현재 직무에서 경험한 그대로를 이야기해주는 것으로 자료의 포화에 이르렀다.
3)윤리적 고려
인터뷰를 위해서 연구자는 연구 참여자들에게 연구취지를 다시 직접 설명하였고 또한 비밀보장을 원칙으로 동의서를 작성하였다. 연구자들은 연구 참여자들의 익명성을 보호하는데 최선을 다하여 이들이 말하는 내용 중에서 이들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것을 일절 배제하고자 노력하였다. 또한 연구 자료에서 녹취부분에서도 연구 참여자의 실명을 숫자로 기록하였다. 인터뷰가 끝난 후 연구 참여자 의 인터뷰 시간에 대한 답례로 소정의 사례를 하였다.
Ⅳ.연구결과
1.범주화 요약
본 연구의 주된 연구 질문은 “지역아동센터의 종사자들은 빈곤 아동을 어떻게 바라보고, 빈곤 아 동의 개입에 있어서 어떤 경험을 하는 가”이었다. 분석결과, ‘보호의 손길이 필요한 아이들’ 등의 25 개의 개념, ‘채움이 필요한 아이들’을 비롯한 11개 하위범주 및 ‘고슴도치를 품은 엄마의 마음’이 포함 된 총 5개 상위범주로 도출되었다. 내용분석을 통해 나타난 개념과 범주는 다음 <Table 2>과 같다.
또한 연구를 분석한 것을 다음 <Figure 1>과 같이 시각화 해 보았다. 연구 참여자들을 도시 빈곤 아동들을 위해 열악한 환경 속에서 ‘고슴도치를 품은 엄마의 마음’과 ‘변화를 일으키는 촉진자의 마 음’사이에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하는지 아슬아슬하게 중심을 잡으며 외줄을 타는 모습으로 시각화 하 였다. 과도한 행정업무나 부족한 지원 등의 비바람 같은 방해요인에도 지역아동센터 종사자들은 중 심을 잡으며 각자의 앞을 향해 동력을 가지고 꿋꿋하게 걸어 나가고 있었다.
2.주요 진술 내용
1)고슴도치를 품는 엄마의 마음
빈곤의 영향은 보호자의 부재 혹은 보호자의 경제적인 어려움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경제적인 문 제로 인해 가정이 해체되고 신용불량자의 신세가 되어 알코올 문제에서 벗어나지 못하거나 노숙자 쉼터에서 걸인처럼 하루하루 살아내고 있는 고통스러운 모습으로 묘사되었다. 연구 참여자들은 그 러한 열악한 가정 속에 누구에게도 관심 받지 못하고 방치된 채 살아가는 ‘아동’의 모습에 더욱 주목 하며 이들을 돕고 채우는 역할을 자처하고 있었다. 즉, 연구 참여자들이 대면하는 빈곤아동을 ‘채움 이 필요한 아이들’로 인식하고 불안정한 가정환경으로 인한 공백(결핍)을 ‘엄마의 마음’으로 채우고 자 하는 모습으로 나타났다.
①채움이 필요한 아이들
빈곤아동의 모습은 다문화와 새터민 등도 포함되는 비교적 다양한 유형의 가족으로 묘사되고 있 으나 대부분 한부모와 조손가정처럼 보호자의 부재로 인한 돌봄의 공백이 시작되고 있었다. 연구 참 여자들은 스스로 목격한 우리 사회 사각지대에 놓인 아동들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회고하였는데, 특 히 노숙자 쉼터에서 방치된 아동들과의 만남에 대한 묘사는 매우 생생하고 인상적이었다. 노숙자쉼 터에서 생활하는 빈곤아동사례는 두 사람 정도 누울 수 있는 아주 조그마한 방에 공중화장실과 공중 부엌을 이용하는 쪽방건물에 가까운 형태이었고 부도 및 신용불량문제로 인해 긴 도피생활을 하고 알코올 문제를 가지고 있던 아버지가 자녀를 학교에 보내면 본인의 채무관계자가 찾아올까봐 아예 자녀를 학교에 보내지 않았던 사례이었다. 학교를 제때 갔으면 3학년이던 아이가 방치되었던 개입사 례를 회고하였다. 또 노숙자 쉼터에서 보호자가 관심을 기울이지 못하는 사이 성추행을 당하기도 하 고 아버지가 알코올문제로 아동을 방치해 아동의 신체적, 심리적 건강 상 문제가 생기기도 하였다.
보호자의 학대와 방임 그리고 타인으로부터의 성추행 위험성이 높은 환경에서 거주하는 아동은 며칠을 굶어 허겁지겁 손으로 밥을 먹기도 하였고, 신체는 또래보다 많이 왜소한 모습이었으며 이런 모습들을 마주하며 연구 참여자들은 놀라고 또 가슴 아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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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중 한 명은 초등학교 3학년인데, 아버지가 빚에 쫓겨서 맨날 숨고 도망 다니다 보니까, 애를 학교를 안 보냈어요. (중략) 주말에 센터 문을 안 열면, 이틀 동안 전혀 못 먹고 굶는 거 예요. 월요일 날 오면 미친 듯이 먹어요. 엄청 말랐어요. (참여자1)
또 연구 참여자들이 느끼는 빈곤아동들은 대체로 받는 것에 익숙하고 꿈이나 의욕을 갖지 못한 채 식사예절 등을 비롯하여 기본적인 생활습관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으로는 정서적 으로 매우 불안정해 공격성 및 분노를 자주 표현하는 특징적인 모습으로 인식되고 있었고 가끔씩 발 생하는 센터 내 도둑질 문제로 곤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물건이나 먹을 것을 나누어줄 때 몇 개만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당연한 거라 여기며 챙길 수 있는 만큼 양껏 챙기는 태도에 대해서 연구 참여자들은 가정에서 눈으로 배우고 느끼고 따라가는 것의 공백이 존재한다고 바라보고 있었 다. 하지만 연구 참여자들은 이와 같이 빈곤아동들의 어려움을 엄마의 마음으로 감싸고 받아들이고 채우는 역할이 바로 지역아동센터의 정체성이자 본인들이 나서야 할 역할이라 생각하였기에, 점차 빈곤아동의 결핍을 채우는 ‘대리적 엄마’로서 지역아동센터가 필요하고 존재해야한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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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면 당연한 거’ 안주면 ‘왜요?’ 이런 거 있잖아요. (중략) "어차피 아르바이트해도 100만원은 벌 거 같은데, 그냥 이렇게 사는 게 낫죠." 그러더라고요...(중략) 보통 아이들이 꿈이 없어요. "뭐하고 싶어?" 이러면 "글쎄요." 아니면 "가수요." 안타깝죠...(참여자4)
②엄마의 마음
결핍과 가정의 공백이 여실히 드러나는 빈곤아동들을 위해 연구 참여자들은 적극적인 ‘엄마의 마 음’으로 다가섰다. 어떨 때는 해체되어버린 가정에서 빈자리로 남은 ‘엄마의 대리자’가 되기도 하였 고 또 집에 가기 싫다고 불안해하는 아동을 다시 센터로 데려와 함께 센터바닥에 이불을 깔고 자면 서 돌볼 만큼 희생에 가까운 노력들도 하였다. 뿐만 아니라 이들 빈곤아동의 보호자들이 극빈의 상 황에서 벗어나도록 도움을 아끼지 않으며 어떤 일이든 발 벗고 나서는 적극적인 ‘해결사’가 되기도 하였다. 그리고 때로는 힘들어하는 빈곤가정 청소년들을 위해 밤새 휴대전화 채팅으로 아이들의 고 민을 적극 듣고 나누며 함께 놀아주기도 하는 ‘친구 같은 엄마’의 역할도 하고 있었다. 센터에 온 아 동들에게 ‘가족’임을 강조하며, 엄마 아빠보다 지내는 시간이 많으니 편안하게 왔다 갔다 하는 것을 권한다고 하였다. 빈곤아동에게는 말 한마디에 엄마가 있고, 엄마가 없는 아이들이 될 수 있다는 것 을 느꼈고 애정이 결핍된 아동들에게는 관심과 애정을 채워주려고 노력하였다. 한글을 모르는 아동 을 데리고 와서 가르치기도 하고, 방치된 아동을 센터로 데려와 밤새 엄마의 공백을 채우기도 하였 다. 정보가 없어 혜택을 받지 못하는 가정을 위해 주민센터를 함께 찾아가 기초생활수급자로서의 혜 택을 받을 수 있게 도와주기도 하였다. 또한 빚독촉을 받고 있던 부모에게는 파산신청을 도와주고 수급자 신청을 하며, 방을 얻게 도와주는 적극적인 엄마의 역할을 도맡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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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안하고, 저녁에 데리고 자면서 한글을 가르쳤어요 (중략) “집에 못 들어가겠다고 센터장님 따라 가면 안 되냐고” (중략) 다시 태워서 센터 와가지고 데리고 잤어요 (중략) 저를 끌어안는 거예요. 엄 마의 향기를 맡고 싶었던 거야...(참여자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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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처럼 느끼게 해 주고 싶어요..."우리는 가족이다. 편안하게 왔다 갔다 하면서 먹고 싶은 만큼 먹어" (중략) 나는 엄마 없는 애의 엄마가 되죠. (중략) 빚이 너무 많은 분은 수급자 신청, 파 산 신청해서 빚에서 해결되도록 만들어드리고...(참여자3)
2)변화를 일으키는 촉진자의 마음
연구 참여자들은 빈곤아동들이 처할 수 있는 비행의 위험, 지역사회의 위험요인 등에 대한 우려 와 걱정을 갖고 있었다. 자신들이 보호하는 빈곤아동들이 주변의 방황하는 청소년에 의해 영향을 받 아 비행에 빠지지 않을까 걱정하면서 주변 위험요인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개입하려는 모습도 보였 다. 그리고 아이들이 보이는 도둑질, 욕 등 비행문제로 연결될 수 있는 행동에 대해서도 변화가 필 요한 부분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연구 참여자들은 자신이 돌보는 아동들이 자신이 원해서 빈곤의 상황에 놓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하였고 빈곤 상황으로 받을 수 있는 영향의 고리가 빈곤 아동이 자라면서는 끊어지길 바라는 마 음을 가지고 있었다. 따라서 연구 참여자들은 빈곤 아동을 빈곤 대물림의 고리를 끈기 위해 변화가 필요한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빈곤의 대물림을 끊기 위해서 아동이 할 수 있는 것은 학습적인 부분에서의 충족으로 인식하였다. 이처럼 연구 참여자들은 빈곤아동들을 변화가 필요한 아이들로 바라보았고 따라서 이에 대한 적극적인 교육과 지도를 통해 가능하다고 인식하는 ‘촉진자의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①변화가 필요한 아이들
연구 참여자들은 빈곤아동들이 다양한 위험 속에 놓여있다고 보았다. 자신이 돌보는 아이들이 생 활하는 지역사회 속에서는 비행 청소년들이 있어 청소년들과 어울려 비행에 빠질 위험, 빈곤 아동들 이 욕, 도둑질을 하면서 비행행동 문제로 커질 것에 대한 우려를 갖고 있었다. 또한 주변 환경이 쓰 레기로 뒤덮여 아이들이 지저분한 상황에 노출되면서 아동들의 생활습관에도 영향을 미칠 것을 우 려하는 연구 참여자도 있었다. 또한 지역 사회 내에서 돌봄 부재 상황 속에서 여자 아이의 경우 성 폭력 피해를 우려하는 연구 참여자도 있었다. 따라서 연구 참여자들은 빈곤 아동들이 지역사회의 다 양한 위험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에 그 위험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기 위해서는 아동 스스로 또는 연구 참여자가 직접 나서서 주변 환경까지 변화를 시킬 필요가 있다고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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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조절 이런 장애들 많았어요. 하루에도 몇 번씩 싸우고 (중략) 언어는 거의 욕이고 행동도 거의 폭력이고, (중략) 야단 쳤더니 옷을 갈기갈기 다 찢어. (중략) 심리적으로 불안해서 밥 한 술 먹고 선생님 눈치보고....주눅 들어서 말도 못하고...(참여자1)
또한 빈곤아동들이 빈곤의 대물림을 끊기 위해서는 교육기회가 확대되어야 함을 느끼며 교육적인 지원에 대한 필요성도 느끼고 있었다. 연구 참여자들은 같은 지역아동센터를 이용하고 있더라도 일 반가정의 아동은 과외, 학원 등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학습과 경험의 기회를 가진다는 점 에서 차이점을 보고하였다. 또한 빈곤 가정의 부모는 현재 빈곤하더라도 아이들의 물질적인 부분에 서의 충족은 채워주려고 하다 보니 정작 빈곤의 대물림을 끊어줄 수 있는 대학교나 취업교육 등에 필요한 돈을 모아두지 않음으로 인해 빈곤의 대물림이 이어진다고도 하였다. 이처럼 연구 참여자들 은 빈곤아동들을 빈곤의 대물림을 끊기 위해 변화가 필요한 대상으로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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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이 대물림 되잖아요. 사소한 것에는 빈곤을 못 느끼지만 아이들이 결혼을 해야 되고 공부를 하 고 싶을 때 목돈이 들어갈 때 큰 빈곤을 느끼게 되죠. (중략) 성적 좋으면 자신감 생기고 공부를 잘 하면 아이들의 환경이 다 묻히잖아요(참여자 3)
②촉진자의 마음
연구 참여자들은 빈곤아동들을 ‘변화가 필요한 아이들’로 바라보면서 자신들의 역할은 변화를 일 으키는 촉진자로서의 마음을 가지고 대하고 있었다. 연구 참여자들이 인식하는 촉진자의 마음은 다 양하게 나타났는데, 아이들의 기본적인 일상생활 관리 부분부터 학습지원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변 화가 필요한 아동에게 적극적인 개입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기본적인 일상생활관리는 자신의 주변을 잘 정리 정돈하는 연습, 공공장소에서 조용히 지내 야 하는 것, 어른들에게 인사하는 것 등에 대해서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하여 알려주고 잘 지켰을 때 는 칭찬을 하는 등 빈곤 아동에게 기본적인 일상생활의 습관을 갖춰주기 위해 촉진자의 마음을 가지 고 있었다. 거짓말, 도둑질, 욕 등의 문제행동에 대해서도 변화를 촉진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지도하 고 가르치는 것을 반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아동의 문제행동의 정도가 심각할 경우도 있다 고 하였다. 모든 언어가 욕이고 늘 공격적인 행동을 하는 경우는 연구 참여자가 1:1로 개입하더라 도 나아지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심리치료 바우처 등 주변 자원을 동원하여 심리치료를 받게 하였다.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연구 참여자는 빈곤아동을 변화가 필요한 대상으로 바라보면서 촉진자의 마 음으로 아동을 개입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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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이 소아과 가면 사탕이 이만큼 있어요. 우리반애가 이만큼씩 가져오는 거예요. "너 이거 어디서 났니" 병원에서 가져왔어요. 막 거짓말도 하죠. “선생님이 막 나눠먹으라고 줬어요.”라고 이야기해 요. (중략) 잔소리를 하는 거죠. 지금이라도 고칠 수 있으면 고치게 하려고 하고, 정말 의도적으로 할 때도 있어요. (참여자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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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장소에서는 조용히 해야 돼." 라고 말해도, 떠들더라구요. "공공장소는 다른 사람이 있으니깐 조용히 해야 돼. 그러니깐 내가 쿠폰을 줄게." 막 이렇게 해가지고 하면, 버스타면 정말 조용해요. (중략)그런 일상생활에서 내가 지켜야 되는 거, 내가 지킬 수 있는 것들에 대한 것들, 예를 들면 예 의 같은 거, (가르쳐야하죠) (참여자 4)
또한 연구 참여자들은 빈곤의 대물림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아동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우수한 성 적이나 배움이라고 바라보았다. 따라서 연구 참여자들은 학습지도의 중요성도 놓지 않고 있었고 부 모에게도 아동의 진로나 학습지도의 중요성에 대해 부모 상담을 실시한다고도 하였다. 또한 연구 참여자들은 작은 것도 아끼는 습관을 갖는 것이 향후 아이들의 빈곤 상황을 벗어나게 할 수 있는 부 분도 있다고 판단하여 경제교육도 실시하고 있었다. 또한 위축되지 않도록 자신감을 키워주기 위해 스피치 연습이나 회장선거 등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지도하고 있었다. 이처럼 연구 참여자들은 빈 곤 아동의 빈곤의 대물림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촉진자로서의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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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켜야 할 때 안 지켰을 떄 엄하게 하는 경우가 있어요. (중략) (회장하고 싶다는 아이가 있어서) 한 일주일을 회장선거를 연습을 시켰어요. 스피치 수업이 있었어요. (중략)학교에서 얘네들 잘 할 수 있는 거는 성적이 좋으면 인정받을 수 있고 회장 부회장 선거에 나가고... 연습을 시켰죠. 그 애는 자기가 자신감을 가져요. (참여자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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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들도 경제관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고.. (그래서 교육을 시키죠). (참여자 2)
3)엄마역할과 촉진자역할 사이의 갈등: 중심잡기 어려워
연구 참여자들은 고슴도치를 품은 엄마의 마음과 교육 또는 개선을 시키고자 하는 촉진자의 마음 사이에서 적지 않은 갈등과 고민을 하고 있었다. 연구 참여자 중에는 처음의 동기와 신념이 흔들리 는 경험을 하기도 하였다. 또는 엄마의 대리자 인지 아니면 교육자인지 모르겠다며 자신의 역할에 대해 혼란스러워하였다. 그리고 엄마의 마음으로 제한 없이 개입하면서 어느 정도까지 자신의 역할 범위일지에 대한 고민을 하였다.
지역아동센터 종사자들의 역할은 빈곤아동 지원에 있어서 다양한 역할의 혼재가 발생한다. 연구 참여자들은 지역사회 내 보호의 역할뿐 만아니라 사례관리를 통해 교육이나 촉진자의 역할, 행정가 의 역할 등 다양한 역할을 요구받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엄마의 마음과 같이 한없이 보듬어주 는 것이 맞는 것인지, 또는 그 사이의 선을 긋는 것이 맞는 것인지에 대한 고민으로 무거운 내면적 갈등을 경험하는 연구 참여자의 모습을 읽을 수 있었다.
먼저 연구 참여자는 처음의 동기와 신념으로 빈곤 아동에게 필요한 것을 해주고 싶은 것은 많지 만 행정업무의 과다 또는 무관심 속에 초심을 잃은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고 하였다.
그리고 부모가 없는 빈곤 아동과 일반 가정의 아동 사이의 갈등에 개입하면서 일반가정의 부모가 찾아와 빈곤 아동 부모를 찾으며 화를 낼 때 자신이 부모의 대리자로서 역할을 했던 경험을 얘기하 며 자신이 이러한 역할을 해도 되는 지 혼란스럽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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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내 직업상 적당히 적당히.. 할 수 있잖아요... 엄마가 있는 애의 부모가 와서 ‘너 왜 우리 애 때렸어’ 라고 그랬을 때... ‘이 복지관 안에서는 나는 이 애부모입니다.’ 이렇게 이야기를 드리긴 해 요. 이게 맞는지 안 맞는지는 모르지만... (참여자 3)
그리고 어떤 연구 참여자는 너무 열악한 상황 속에 부모도 없이 홀로 남겨진 아이를 바라보면서 ‘내가 이 아이를 (입양해서) 키워야 하나’라는 고민을 하다가 결국 학교 교사와 상의해서 시설로 보 냈던 경험을 이야기 하면서 부모의 역할을 대신하면서 어느 선까지 자신이 할 수 있을 지에 대한 고 민들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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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어안고 이게 엄마의 그 향기를 맡고 싶은 거야. 막 엎드려서 또 울었어. 그래서 ‘얘를 내가 집에 데려가서 키워야 되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거든요. 근데, 그러기에는 제가 너무 힘들 것 같더라구 요. ‘아니다. 얘가 가야 할 길을 찾아줘야 되겠다.’ 싶어서 시설에 보냈어요. (참여자1)
4)외줄타기(동력): 외줄타기를 지속하게 되는 이유
연구 참여자들은 엄마의 마음과 촉진자의 마음 사이에서의 갈등과 여러 방해요인들이 있어 일을 그만둘지에 대한 고민을 하지만 외줄타기를 할 수 있는 데는 ‘그저 아이들이 좋아서’, ‘보람을 느끼 고’, ‘초심과 동기, 신념이 잡아주어’, ‘작지만 변화하는 아이들’ 과 같은 여러 가지 동력들이 있는 것 으로 나타났다.
연구 참여자들은 변화가 필요한 아이들, 채움이 필요한 아이들과 함께 하면서 그리고 여러 어려움 속에 직면해 있고 주변의 무관심 속에서 외로이 맞서 싸워야 하는 속에 놓여 있다. 그래서 연구 참 여자들은 ‘내려 와야 하는 건가?’라는 고민도 하지만 다양한 이유들로 외줄타기를 지속할 수 있다고 하였다.
그 중에 가장 첫 번째로 꼽는 이유는 ‘그저 아이들이 좋아서’라고 하였다. 연구 참여자들은 아이 들과 함께 보내는 것에서 기쁨을 느끼는 것이 드러났다. 이 측면은 모든 연구 참여자들에게서 공통 적으로 나타났다. 아이들과 함께 있는 것이 기쁘다고 하였고, 자신들이 어떤 대가를 받으려고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아이들에게 헌신 하면서 느끼는 기쁨을 느끼고 있었다.
두 번째로 연구 참여자들은 빈곤 아동을 돌보면서 보람을 느낀다고 하였다. 자신이 인정을 받기 위해 이 일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들이 변화하는 모습을 통해서 보람을 느끼기도 하고 아이들에 게 자신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 그 자체에 대해서 보람과 행복을 느낀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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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듯하죠. 회장 임명장 보면서... 선생님들한테 다 얘기하죠. (중략) 음... 자기개발 적인 거도 있 고... 사회적인 거는 인정받는 직업은 아니니까... 가장 낮은 자로 있으면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 아무것도 없지만 정말 아이들하고 있는 게 좋은 거죠. (참여자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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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떤 대가를 받으려고 하는 게 아니라, ‘그분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길을 만들어주고 그거 에 대한 대가를 이렇게 받는 거구나.’ 그때 깨달은 거죠. 아이들이 좋아서 그냥 헌신을 하고, 나만 그런 게 아니라, 모든 선생님들이 거의 다 그렇게 (참여자 1)
세 번째로 ‘초심과 동기, 신념이 잡아주어’ 견딜 수 있다고 하였다. 연구 참여자들은 외줄타기를 결심하기까지는 자신의 동기와 신념이 있다고 하였다. 어떤 연구 참여자는 종교적 신념으로, 또 다 른 연구 참여자는 부모님의 영향으로 또는 자원봉사활동의 경험 등 다양한 이유로 그들의 동기와 신 념이 그들이 외줄타기를 지속하는데 있어서 견딜 수 있는 힘과 동력이 되어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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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적인 부분이 밑바닥이 깔려 있고... (중략) 내가 부르심을 받은 거죠... 어떻게 보면 제 2의 인생 을 주신 거고... 하느님이 주신 그런 달란트나 이런 게...(중략)... 이 월급은 너무 적다... 그렇지만 내가 하느님한테도 하느님 이거 받아가지고 받아도 그만 안 받아도 그만이지만 내가 나누려고 왔기 때문에...(참여자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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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려운 상황에서도 저희 아버지가 그 조카들을 다 기르시더라고요. 아버지가 저희들보다 그 조 카들을 더 많이 안쓰럽게 생각하시고, 살뜰하게 챙기시고, (중략) 제가 고등학교 다닐 때, 선생님이 “너네는 앞으로 뭐 어떤 것을 하고 싶냐?” 라고 했을 때. 저는 “고아원 원장 할 건데요.” 전 고아원 원장을 할 거라고 늘 그랬었어요. (참여자 1)
네 번째로 연구 참여자들은 빈곤 아동들의 변화가 급격히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작은 변화 속 에서 또는 앞으로의 변화가능성을 가진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연구 참여자들은 아이들의 변화 로 주변에 더 많은 손길들이 찾아오게 되고 자신의 역량을 발휘해야할 기회들이 늘어난다고 하였다. 그리고 작지만 지금의 미미한 변화들이 훗날에 더 큰 변화와 가능성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이러한 아이들의 변화 모습 또는 변화의 가능성들로 연구 참여자들은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지 금의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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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이혼한 가정인데 수급비를 받기 위해서 엄마아빠가 싸우는 경우도 봤어요. 아빠가 애를 몰 래 데려가고.. 이런 아이들이 초등학교 2학년 이럴 때 엄청 헤매죠.. 정서적으로 불안해하는데 지금 4학년 되었는데 너무 좋게 변했어요.. 굉장히 좋게.. (참여자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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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얘 네가 이렇게 커서, 나중에 정말 결혼을 했을 때... 자기의 손자한테는 하게 할 수도 있고 이 렇게 하다보면 사실 100년이 되는 거잖아요. 그래서 그게 100년, 200년을 바라보고 하는 교육이지 지금 현재 바로 바로 나타나는 교육은 아니라고 그 말에 공감을 했거든요. 그래서 제가 여기 와서 할 수 있는 거고..(참여자 3)
5)바람, 흔들림 (방해요인)
지역아동센터의 종사자들은 자신이 운영하는 혹은 일하고 있는 센터의 어려운 점으로 과도한 행 정업무, 열악한 정부 지원, 인력부족을 진술하였다. 많은 희생을 요구하는 직업임에도 불구하고 정 부의 지원이 터무니없이 적고, 그로인해 인력이 자주 교체되어 아동들에게 지속적으로 개입 하기 어 려우며, 정부 지원에 대한 감사나 평가에 필요한 행정 서류 때문에 아동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부족 하다고 하였다. 이러한 과정에서 직업에 대한 회의감과 무기력함을 느끼기도 하였다.
①주객이 전도 된 행정업무
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하면서 과도한 행정업무 때문에 아이들과의 활동시간이 줄어들고, 무기력함 을 느끼는 경우도 있었다. 또한 개인적인 서류를 요구하는 감사절차는 많은 부담감을 느끼게 한다고 보고 하였다. 행정업무에 대한 부담감이 모든 연구 참여자에게 나타난 현상이었다. 행정당국에서는 일 년에 수차례 점검 혹은 평가를 하여, 수위가 낮은 점검 시에도 어떻게 해서든 작은 꼬투리라도 잡으러 오는 것처럼 오랜 시간동안 서류검토를 한다고 하였다. 검토하는 서류 중 센터장과 종사하는 직원이 가족관계인지를 증명하는 서류 또한 준비하여야 한다는 점에서 모든 센터가 비리를 저지르 는 것으로 오인되는 것 같아 인권 침해적인 요소가 있다고 보았고 개인적으로 수치심을 느낀다고 하 였다. 이러한 점검을 주객이 전도 된 행정업무라고 칭하며 아동들을 위해 시간을 쓰기에도 모자란데 서류준비로 많은 에너지를 쏟아야 한다는 것이 비합리적이라고 하였다. 한편 참가자 중에는 지역아 동센터가 스스로 깨끗하고 정화된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으며 한편으로 ‘운영이 힘들다, 도와 달 라’라고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하였다. 일부의 비리사건으로 자신들도 같은 취급을 받 는 것으로 인해 ‘저런 사람들 때문에 이 일을 계속해야하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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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류들이 장난이 아니에요.. 눈에 보이게 증거를 만들어야 해요... 보건복지부 심화평가도... 시군구 감사도... 지난주에 3-4시간 뒤졌어요...(중략) 점검수준인데 감사수준으로 하는 거에요... 올해는 업 무파악도 잘 안된 공무원이 와서 밤새 있었어요.(참여자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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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를 받으면 종사자와 센터장이 가족관계인지 증명하는 서류를 내라고 해요... 개인적인 가족관계 증명서도 떼고, 보건복지부 평가 시에도 가족관계냐고 물어보고...그럴 수 있는데,(중략) 안 믿더라 구요... (참여자 2)
②무리한 희생만 바라는 정부 지원
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하는데 필요한 비용과 자원이 충분하지 않아 운영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 가 있었다. 지역아동센터에서 정부보조금을 받기위해 2년 동안 보조금 없이 운영하는 기간이 가장 힘들다고 하였으며, 높은 임대료가 큰 부담이 되고, 열악한 시설에 대한 개선을 필요로 하였다. 지 역아동센터가 비영리 단체라 다른 영리사업을 하지 못하여 개인적으로 수입원을 끌어와야 하는 생 각까지 하게 된다고 경험을 밝혔다. 정부에서는 자신들이 해야 하는 일을 지역아동센터에 맡겨 놓고 2년 동안 잘 하는지 못하는지를 지켜본 뒤, 아동 규모에 따라 지원을 시작한다고 하였다. 새로 설립 하거나 법인이 바뀌면 2년 동안 개인적인 사비를 털어서 인건비나 임대료를 지불하기 시작하며, 계 속해서 운영에 문제가 있을 시 가지고 있던 재산을 운영에 보태기도 하여 개인이 점점 빈곤해 지는 인근 지역 종사자의 사례를 간접 경험한다고 하였다. 가장 큰 부담은 치솟는 임대료이며, 넓은 부지 가 있는 곳에서 아동들이 뛰노는 것을 간절히 원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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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닐 거리가 아니라서 차비도 들고 여러 가지 문제가 있어서, “아 이제 그만해야 되겠다.”라고 했더 니, 꼼짝도 못하게 당시 원장님이 붙잡으셨는데, 2년 동안은 보수, 차비도 전혀 못 받고... (중략) 근 데 힘들더라고요. 그게 안 힘들다 라고 하면 제가 거짓말 한 거죠. (참여자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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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적이기 위해선 결국에는 뭔가 수입원이 있어야 되는데, 후원이라는 거는 되게 한정적이잖아요. ‘내가 뭔가 장사를 해야 되나?’ 라는 생각도 들고.. 튼튼하고 안정적인 센터가 되기 위해서는 법인 이 되면 좋겠고.. (중략) 아이들도 더 안정적일 수 있으니까, 그랬으면 좋겠어요. (참여자 4)
③인력 부족
지역아동센터에 등록된 아동 수에 비해 종사자 또는 자원봉사자의 부족으로 인해 아동들에게 양 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려운 현상이 나타났다. 학습, 놀이, 문화, 체육활동 등 다양한 분야의 전 문적 서비스를 필요로 하였으나 인력부족과 낮은 보수로 이직률이 높다고 하였다. 결국 지역아동센 터의 종사자로 일 할 수 있는 인력은 경력단절 여성으로 인력의 한계가 있다고 하였다. 특히 한 센터 당 보통 29명의 아동이 있는데 종사자는 2명으로 1명의 근로자가 15명의 아동을 돌봐야 하는 상 황이다. 센터에서는 학습지도 뿐 만아니라 식사제공을 위해 식사 준비도 해야 하는데 이런 일을 도 와줄 상근 자원봉사자가 없으면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다. 가장 큰 어려움 중에 하나는 고학년의 학 습지도인데, 고등학생의 진로지도 까지는 할 수 있으나 수학, 영어, 과학 등 학습지도를 전문적으로 하는 것이 어렵다고 밝혔다. 지속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대학생 자원봉사자를 절실히 필요로 하였으 나 자원봉사자들도 쉬운 업무만을 담당하려고 하여 고학년의 전문적 학습지도에 어려움을 호소하였 다. 힘들게 시작한 지역아동센터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기본적인 인력까지 부족한 상황이라 10년 이상 지역아동센터를 유지해 온 것만으로도 이들에게는 엄청난 동기를 필요로 하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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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하고 생활복지사하고 둘이서 29명 케어 하기란 불가능해요. 아이들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을 하려면, 사례관리의 관련해서 교사도 필요하고, 학습에 관련 된 부분을 지도할 수 있는 교사도 필요 하고, 행정적인 업무 처리 인력도 필요해요. (참여자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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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들의 보수는 최저임금이 겨우 지급되는 그런 상황이어서, 장기간 센터에서 근무하는 그런 게 어렵고, 이직률이 상당히 높아요. (중략) 젊은 선생님들은 거의 못 견디고 경력단절에 있던 주부들.. 그냥 참고, 내 자식같이 생각하고 돌봐주는 이런 상황에 있는 거죠. (참여자 2)
Ⅴ.결론 및 제언
수저 계급론에 대한 얘기들이 나오면서 빈곤의 대물림 현상이 더 깊어지고 있다는 것에 대한 사회 적인 공감이 형성되고 있다. 이에 본 연구는 계층이동성이 낮아지면서 무기력에 빠질 수 있는 아동들 을 최 일선에서 빈곤아동을 지원하는 지역아동센터의 종사자들은 어떤 시선으로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는지, 지원의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 평가, 낮은 임금, 행정업무 과다 등 다양한 어려움 속에서 종사 자들은 빈곤 아동을 지원하면서 어떤 것들을 느끼는 지에 대한 질적 연구를 시도하고자 하였다.
총 4명의 4년 이상의 근무경험을 가진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질적연구를 시도하였으며 지오르지 (Giorgi)현상학적 연구방법을 사용하여 연구를 분석하였다. 그 결과, 지역아동센터 종사자들의 경험 의 본질은 ‘엄마의 마음과 촉진자의 마음 사이에서 외줄타기’로 드러났고 25개의 개념과 11개의 하 위범주, 5개의 상위범주가 도출되었다. 이들은 ‘고슴도치를 품는 엄마의 마음’으로 보호자의 부재, 학대, 방임, 정서적 결핍 등 다양한 부분에서 ‘채움이 필요한 아이들’을 ‘엄마의 마음’으로 끌어안으 려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고 또 다른 한편으로 ‘변화가 필요한 아이들’의 시각으로 다양한 비행의 위험과 빈곤의 대물림 속에서 이들을 적극적으로 이끌어 가려는 ‘촉진자의 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그 안에서 어느 정도의 역할을 해야 할 지, 내가 엄마의 역할을 하는 것인지, 교 육자인지 자신의 역할의 범위에 대한 갈등과 고민을 하고 있었고 헌신하려는 자신의 마음속에서 아 이들에게 더 많이 해주지 못하는 것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종사자들은 그 안에서 과 도한 행정업무, 무리한 희생만 바라는 정부의 지원, 인력 부족 속에서 ‘바람, 흔들림’ 등의 다양한 방해요인을 극복해야 하는 속에 놓여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외줄타기를 이끌어 나갈 수 있는 동력으로는 ‘아이들과 함께 보내는 것에서 오는 보람’, ‘동기와 신념’, 그리고 작지만 변화하 는 아이들과 변화가능성으로 지속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서 빈곤 아동을 바라보는 이들의 시선은 고정화 된 것이 아니라는 것과 다양한 역할 갈 등을 경험하고 있었다. 또, 종사자들이 빈곤 아동을 어떻게 바라보는 지에 따라서 ‘엄마의 마음’, ‘변 화를 일으키는 촉진자의 마음’으로 개입 방향이 달라진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는 양적연구 에서 드러날 수 없는 빈곤아동의 개입 경험을 통해 종사자들이 느끼는 농밀한 차원의 경험을 질적으 로 이끌어 냄으로써 가능했다고 할 수 있다.
본 연구의 제언으로는 첫째, 운영비를 지원하는 정부는 행정적인 평가를 통한 통제적인 점검이 아닌 이들 종사자들의 헌신적이 태도와 숨은 노력에 대한 인정과 제도적인 보상을 제공해야한다. 본 연구를 통해 지역아동센터 종사자는 우리사회 곳곳에 보이지 않지만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빈곤층 과 빈곤가구의 아동들을 돌봐주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특히 이들 종사자들은 열악한 가정환경 에 놓인 빈곤 사각지대 아동들을 마주하면서 스스로의 역할에 대한 보람과 의미를 찾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아울러 이를 통해 이와 같은 빈곤 사각지대에 놓인 가족과 아동들에게 있어 지역아동센 터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고, 이는 곧 종사자들의 역할을 강화하고 고취 시키는 하나의 동기요인으로 작용하리라 생각된다. 이때에 중요한 부분은 지역아동센터 종사자들의 개인적 희생으로 이루어지는 개입이 아니라 정부와 지자체의 적절한 지원을 통해 이들의 역할이 더 강화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이들이 자칫 희생에 의해서 소진과 이직을 반복하는 일이 발생하 지 않는 예방적이고 균형적인 빈곤아동 개입이 가능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지역아동센터 실무자, 학계, 정부의 합의로 지역아동센터의 구체적인 역할기준이 필요하다. 현재 빈곤아동을 위한 지역밀착형 최 일선 1차 사례관리기관으로 정체성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과 지금의 여건과 인력 상황으로는 사례관리를 수행할 여력이 없다는 주장들이 엇갈리고 있다[42]. 또 기 존 공부방이 학습지원기능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가족기능을 대신해야한다는 주장[40]과 동시에 공부 방이 그러한 종합적인 복지의 중심센터로서 위치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31] 제시되고 있다. 이와 같이 여전히 지역아동센터의 기능과 역할은 합의되지 않은 상태로 실제 사례관리 수행이 가능한가 에 대해 끊이지 않는 찬반논의가 이어져오고 있는 상황이다[32]. 이와 같이 센터 역할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상황에서 실제 현장에서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는 종사자들 역시 수행자로서의 역할 정체성 혼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사회적인 기대나 합의를 통한 보다 구체적이고 공식적인 가 이드를 제공받지 못한 상태에서, 지금 당장 눈앞에 보이는 열악한 환경에 놓인 빈곤 사각지대 아동 들을 대면하고 개입하는 데에 있어 개인적인 희생을 요구받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역할에 대한 명 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셋째 과도한 행정업무로 인해 아동에게 밀착된 개입을 지속할 수 없는 상황을 보아 행정당국은 이와 같은 목소리를 무시해서는 안 될 것이다. 지역아동센터의 지원을 위한 행정업무가 불가피하다 면 이를 담당할 수 있는 인력을 지원·보충하여 행정 업무를 지속해야 할 것이다. 또한 지역아동센터 의 종사자는 아동에 대한 전문적인 개입을 위해 프로그램계획, 실행, 평가를 실시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행정업무로 인한 업무의 피로감을 덜고 잦은 이직으로부터 탈피하여 전문적이고 안정적 인 서비스를 아동들에게 제공해야 할 것이다.
한편 한계점은 다음과 같다. 본 연구는 빈곤아동을 지원하는 지역아동센터 운영 및 근무의 경험 을 알아보기 위해 4년 이상 근무를 지속한 종사자를 연구대상자로 선정하였다. 그러나 연구에 참여 자의 경력은 4년에서 최대 10년 이상으로 그 범위가 다양하여 자신들의 경험과 변화에 차이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연구 참여자 4인 중 3인은 센터장의 직급이며, 1인은 직원이다. 센터장이 체 감 할 수 있는 방해요인과 직원이 체감하는 방해요인이 다를 것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도시 빈곤아 동에 대한 열정과 헌신은 직급과 상관없이 그 깊이를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차후 연구에서는 빈곤아동에 대한 개입의 경험에 비추어 빈곤의 세대 간 이동이 있는지, 빈 곤의 대물림이 어떻게 관찰되는지를 살펴보는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이를 통해 아동빈곤의 대물림 을 끊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데 기초연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