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결혼이라는 새로운 시작을 앞둔 사람들은 그들의 결혼생활이 행복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결혼생활을 시작한다. 결혼생활을 유지해 나가면서 자녀를 출산하고 가족의 규모가 확대되는데, 그 가운에 부부관계는 핵심적 역할을 하게 된다. 부부관계는 부부관계를 넘어 가족관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부부관계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더욱이 행복한 부부관계는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토대가 될 뿐만 아니라 부부의 건강 증진과 가족 구성원의 건강에도 영향을 미치며 행복한 삶을 이루는 바탕이 된다[49]. 이에 부부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한 탐색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고[12, 28, 41, 47], 부부를 하나의 단위로 보는 구조적, 기능론적 관점에서 벗어나 부부관계를 구성하는 당사자들의 상호작용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36].
부부간의 상호작용이 결혼생활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결과는 부부 중 한 명의 배우자에게서만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나타난 결과로 부부관계가 지닌 상호역동적 측면을 반영하지 못한 한계를 표명해 준다[35]. 즉, 부부관계의 특성상 한 개인의 결혼생활만족도는 자신 뿐 아니라 배우자에 의해서도 영향을 주고받는 상호역동성을 갖고 있는데, 기존의 연구는 이를 반영해 주지 못하였다. 부부는 각자의 배우자와 상호작용을 하며 관계를 형성해 나가고, 상호영향을 주고받는 체계이므로 부부와 같이 장시간을 공유하고 상호작용하는 관계는 서로에 대한 지각과 행동이 밀접한 관련이 있다. 부부간의 상호영향력을 상호의존성이론으로 설명한 Kenny[32]는 자신의 행동이나 지각이 자신의 부부관계에 미치는 자기효과(actor)와 상대방의 행동이나 지각이 자신의 부부관계에 미치는 상대방효과(partner effect)를 동시에 살펴보면 두 배우자간의 상호작용을 고려한 영향력을 비교할 수 있다고 하였다.
특히 부부관계는 부부가 각자의 배우자에게 느끼는 만족 정도를 주관적으로 평가함으로써 그 수준을 가늠해 볼 수 있는데, 부부관계를 평가할 수 있는 지표로 결혼생활에서의 만족도를 살펴보고 있다[44, 47]. 결혼생활만족도는 일반적으로 부부간의 상호작용에 영향을 받는데[60], 선행연구는 부부간의 상호작용을 긍정적 상호작용과 부정적 상호작용으로 살펴보고 있다[33]. 그 중 긍정적 상호작용은 의사소통을 통해 이루어지며 부부가 서로를 이해하고 관계에 의미를 부여하도록 하는데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지속적으로 부부관계를 유지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38]. 또한 긍정적 의사소통을 하는 부부는 서로에게 관심을 기울여주고, 상대배우자의 메시지를 경청하며, 상대방에게 존중과 인정을 보여줄 수 있어 같이 이야기할 때도 혼란스럽지 않고, 갈등 상황에서 조차 자기 입장만을 고수하지 않는다[5].
부부가 일상생활에서 표현하는 긍정적 상호작용에는 배우자에 대한 지지와 애정도 포함되며, 부부간의 지지가 부부 사이의 정서적 친밀감을 증진시키고 상대 배우자를 인정하고 존중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하였다[15]. 긍정적 상호작용은 배우자에 대한 지지로 사용되며, 배우자로부터 받는 지지는 상대배우자와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는 부부들에게서 많이 나타나 부부간의 지지가 결혼생활의 안정과 만족에 영향을 주어 결혼만족도를 높여주는 결과를 가져온다[27]. 또한 Simpson 등[54]은 부부가 서로를 아끼고, 위안해주며, 상대배우자를 인간적으로 존중하는 것은 애정으로 표현된다고 하였다. Maxwell[43]도 부부가 일상생활에서 서로 주고받는 애정을 통해 부부는 신뢰감과 친밀감의 기초를 이룬다고 하면서 부부간의 애정적 상호작용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상호의존성이론에서도 부부간의 애정이 친밀한 부부관계의 본질이 되며, 상대방이 주는 애정이 상대배우자의 애정을 이끌어내는 기제가 됨을 밝혀내었다[52]. 더욱이 상대배우자가 주는 애정은 개인이 겪는 심리적 고통을 완화시켜주고[29], 결혼생활이 별거나 해체로 이어지는 것을 예방해준다고 하였다[19].
부부는 일상생활에서 의사소통, 지지, 애정과 같은 행동으로 상대배우자와 긍정적 상호작용도 하지만 부부가 관계에서 어려움을 경험하게 되면 부정적 상호작용이 일어난다. Fincham 등[17]의 연구에서 밝혀진 바와 같이 부부관계에서 나타나는 부정적 상호작용은 갈등, 비난/모욕/경멸/공격, 지배/복종, 요구/회피, 벽쌓기 등으로 분류될 수 있다[20]. 이러한 요인들은 결혼생활의 어려움을 해결하기보다 어려움을 더 증폭시켜 결혼생활의 질을 저해시키고, 부부가 형식적인 결혼생활을 하게 하거나 최소한의 기능만을 수행하면서 점차 별거나 이혼으로 치닫게 하는 요인이 된다. 또한 부부간의 부정적 상호작용은 부부관계에서 부정적인 감정을 유발시키고, 관계를 경직시켜 결혼생활을 불안정하게 만들며, 강도 높은 스트레스를 유발시키며, 긍정적 상호작용에 비해 이혼을 예측하는 설명력이 다섯 배 이상 높다고 알려져 있다[17, 20, 46]. 한편 Karney와 Bradbury[30]는 부부의 의사소통과 지지, 애정과 같은 긍정적 상호작용이 부부간의 적응과 갈등을 줄이는데 영향을 미치는 반면 갈등상황에서 보이는 부정적 상호작용이 부부관계를 해체시키는 주요 요인이 된다고 밝혀내면서 상호작용의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을 독립적으로 살펴 볼 필요가 있다고 하였다. 선행연구에서도 부부간의 긍정적 상호작용과 부정적 상호작용이 부부관계에 미치는 영향에 일치된 결과를 보이지 않아 Karney와 Bradbury[30]의 주장을 뒷받침해주고 있다[20, 45].
부부간의 상호작용에는 성차를 보이고 있는데, 아내는 남편과 더 함께 하고 싶고, 더 가까이 있기를 원하는 데 비해 남편은 현재 상태를 유지하면서 더 많은 자율성을 얻기를 바라면서 혼자 따로 있는 것을 선호한다고 밝혀졌다[26]. Gottman[21]의 연구에서도 여성은 감정표현이 친밀감을 낳는다고 믿지만 남성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시간낭비라고 생각하면서 대신 문제를 빨리 해결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나 성차를 보인다. 부부간의 상호작용이 상대배우자에게 미치는 영향력에도 성차를 보이는데, 아내의 결혼만족도는 남편의 긍정적 상호작용에 더 큰 영향을 받고[46], 남편의 결혼만족도는 아내의 부정적 상호작용에 의해 더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24]. 이러한 연구결과는 두 사람의 친밀한 관계에서 누가 더 큰 영향력을 지니고 있는지를 설명하기 위해서 자신의 상호작용이 자신의 부부관계에 미치는 자기효과와 더불어 상대방효과를 살펴 볼 필요성을 강조해 준다[13, 14].
한편 부부를 통해 자기효과와 상대방효과를 살펴 본 Acitelli 등[1]의 연구에서는 부부가 상대방과의 관계를 지각하는데 두 가지 주요한 특성이 있다고 지적하였다. 첫 번째 관계지각의 특성은 유사성으로 부부는 함께 생활하기 때문에 자신의 행동수준과 상대배우자의 행동수준이 비슷하여 유사성을 지닌다는 것이다. 특히 부부는 결혼 후 같은 생활반경에서 살기 때문에 두 사람이 여러 측면에서 비슷해졌을 가능성이 높아 상호작용이 부부관계에 미치는 영향력에는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두 번째 관계지각의 특성은 투사성으로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을 기초로 상대방의 행동을 지각한다는 것이다. 투사성은 부부 각자의 상호작용이 상대방의 부부관계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한 크기를 설명하는 것으로 상대방효과의 영향력에 남편과 아내 간에는 차이가 없다는 것을 가정하게 한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관계에서의 지각은 자신이 지각하는 것과 상대방이 지각하는 효과를 상호작용적 관점에서 살펴 볼 필요성이 제기된다[18].
결혼과 건강과의 관련성을 살펴 본 연구들은 일반적으로 결혼을 한 사람들이 더 건강하고 행복하다고 밝히면서, 결혼한 부부가 독신보다 건강한 이유는 두 사람이 공유할 기회를 더 갖기 때문에 건강을 증진시키는 행동을 두 사람이 함께 한다고 하였다[57]. 신체적․심리적 건강이 결혼생활의 만족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60] 건강문제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개인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부부간의 관계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40].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결혼생활은 행복과 안녕을 증가시키는 반면, 불행한 결혼 혹은 별거나 이혼은 주로 신체적․심리적 건강에 대한 위험을 증가시키고 있다[59]. 자신의 결혼생활이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부부는 행복한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부부에 비해 신체적․심리적 건강문제에 노출될 위험이 높다[6]. 또한 심각한 우울 증상을 호소하며 치료를 받는 아내의 경우 남편과의 부부관계에서 심각한 부부 갈등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39], 갈등으로 인해 아내는 우울증이나 불안과 같은 심리적 건강 문제에 어려움을 경험하고, 남편들은 신체적 질병이나 수명 단축과 같은 문제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4].
결혼생활만족도가 신체적․심리적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는 성차가 뚜렷이 나타났다. Gottman[21]은 행복한 결혼생활에서는 부부갈등으로 인한 신체적 반응에 성차가 나타나지 않지만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남성이 여성보다 혈압과 맥박, 심장박동이 훨씬 높아지기 때문에 결혼생활의 불만족이 남성의 신체적 건강에 더 위험하다고 하였다. Cha[8]는 남편이 정서상의 문제를 약물이나 싸움, 폭력 등 공격적인 행동으로 표현하는 경향이 있으며, 아내는 극도의 슬픔이나 불안 경험과 같이 심리적인 반응으로 표현하기 쉬워 아내가 남편보다 심리적 건강수준이 더 낮다고 하였다. 이러한 현상은 우울증의 유병률에서도 나타나는데, 남편과 아내의 우울증 유병률 차이를 비교한 연구들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아내에게서 우울증을 더 많이 볼 수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35]. 반면 남편과 아내의 건강수준이 비슷하게 나타나고, 결혼이 건강에 미치는 효과에서도 성별에 따른 차이가 없다고 하였다[2]. 이러한 선행연구의 불일치는 결혼생활이 신체적․심리적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한 연구 안에서 비교분석할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이 부부간의 상호작용에 영향을 받은 결혼생활만족도는 부부의 신체적․심리적 건강과 관련성이 있음을 살펴보았다. Proulx 등[49]은 부부관계와 행복과의 관련성을 메타분석하여 부부간의 긍정적 상호작용이 결혼생활만족도를 높여주고, 높아진 결혼생활만족도가 행복을 예측하는 중요한 요인임을 밝혀내었다. Waite와 Gallagher[58]도 결혼생활만족도가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밝혀냈는데, 결혼생활만족도는 부부간의 상호작용에 영향을 받아 건강에 간접적인 영향력을 갖는다고 보고하였다. 또한 오랜 동안 결혼생활만족도가 낮은 부부들은 부정적 상호작용을 더 많이 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22]. Campbell[7]의 연구에서는 부부간의 상호작용이 적거나 부정적인 상호작용을 하는 부부는 결혼생활만족도가 낮아져 우울증을 경험하거나 건강문제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러한 우울증이나 건강 문제는 심혈관이나 내분비, 면역 기능의 약화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결혼생활만족도와 건강과의 관련성을 살펴본 Choi와 Marks[11]는 부부관계의 만족도와 건강과의 관련성에 부부간의 상호작용 영향력을 포함시 켜야 할 필요성을 제기해 준다. 사람들의 행복이나 안녕(well-being)과 건강에 대한 시대적 관심이 증가하였음에도 국내에서는 아직 결혼생활만족도가 신체적․심리적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가 매우 미흡하고, 부부간의 상호작용을 포함시켜 살펴 본 연구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부부의 긍정적․부정적 상호작용이 결혼생활만족도와 신체적․심리적 건강에 미치는 자기효과와 상대방효과가 어떠한지를 살펴보아 부부관계를 강화시키고 이혼을 예방할 수 있는 방안과 부부의 신체적·심리적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는 방안을 탐색하여 건강한 부부관계를 확장해 나갈 수 있도록 부부교육 및 상담현장에 필요한 실증적 자료를 제시하는데 그 목적을 두고자 한다. 본 연구에서 밝히고자 하는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연구문제 1. 부부간의 긍정적 상호작용이 결혼생활만족도와 신체적․심리적 건강에 미치는 자기효과와 상대방 효과는 어떠한가?
연구문제 2. 부부간의 부정적 상호작용이 결혼생활만족도와 신체적․심리적 건강에 미치는 자기효과와 상대방효과는 어떠한가?
Ⅱ. 연구방법
1. 연구모형
부부간의 긍정적․부정적 상호작용이 결혼생활만족도와 신체적․심리적 건강에 미치는 자기효과 상대방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Figure 1과 같이 이론적 연구모형을 제시하였다.
2. 연구대상
본 연구는 S, D 광역시와 G, C 도에 거주하면서 자녀를 둔 부부 858쌍을 대상으로 하였다. 자료는 교육기관, 관공서, 회사, 종교기관을 통해 자기기입식 질문지 조사방법을 사용하여 유의표집하였다. 총 2,000쌍에게 설문지를 배부하여 1,125쌍(회수율: 57.5%)이 회수되었으나 내용을 불성실하게 응답한 자료, 자녀가 없는 부부 자료, 남편과 아내가 모두 응답하지 않은 자료 267부를 제외한 858쌍을 최종분석 대상으로 하였다. 연구대상의 인구사회학적 배경은 Table 1에 나타난 바와 같다. 남편의 연령은 20-29세 1.6%, 30-39세 46.2%, 40-49세 40.9%, 50대 이상 11.3%로 평균연령은 40.71세 (SD= 6.75)이었다. 아내의 연령은 20-29세 4.3%, 30-39세 60.0%, 40-49세 29.0%, 50대 이상 6.7% 이었으며 평균연령은 38.38세(SD= 6.33)로 나타났다. 남편의 학력은 고졸 이하 31.6%, 전문대졸 이상 68.4%이었고, 아내의 학력은 고졸 이하 42.5%, 전문대졸 이상 57.5%이었다. 남편의 직업은 전문직/관리직 21.0%, 사무직 40.2%, 판매서비스직 23.5%, 생산근로직/기타 15.3%로 나타났다. 아내의 직업은 전문직/관리직 16.2%, 사무직 14.8%, 판매서비스직 6.3%, 생산근로직/기타 12.8%, 전업주부 49.9%로 나타났다. 가정의 월평균 수입은 200만원 미만 15.2%, 200-300만원 미만 24.2%, 300-400만원 미만 30.7%, 400만원 이상 29.9%로 나타났다. 결혼평균기간은 12.23년(SD= 86.33)이었다.
3. 측정도구
1) 부부간의 긍정적 상호작용
부부간의 긍정적 상호작용은 Melby 등[44]이 일상생활에서 부부간의 긍정적 상호작용을 관찰하고, 측정할 수 있도록 고안한 Positive Interaction(PI) 척도를 번안․수정하여 가족학 분야의 교수 2인, 박사학위소지자 1인의 전문가 검토를 거친 후 측정하였다. 이 척도는 부부간의 긍정적 상호작용을 의사소통, 지지, 애정의 3개 하위척도로 구성되어 있으나 본 연구에서는 부부간 긍정적 상호작용의 전반을 측정하기 위해 총합하여 사용하였다. 부부간의 긍정적 상호작용 문항은 ‘나는 남편/아내와 문제가 생기면 그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고 남편/아내에게 솔직하게 말한다.’, ‘나는 남편/아내에게 내 시간과 에너지를 충분히 할애한다.’의 내용으로 구성되었다. 총 18문항으로 각 문항은 ‘전혀 그렇지 않다(1점)’에서 ‘매우 그렇다(4점)’까지의 4점 Likert 척도로 이루어져 있다. 점수가 높을수록 일상생활에서 부부가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많이 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신뢰도 계수인 Cronbach’s α 값은 .93으로 나타났다.
2) 부부간의 부정적 상호작용
부부간의 부정적 상호작용은 Gottman[21]이 개발한 ‘For Horsemen of the Apocalypse’를 Song[55]이 번안・수정하여 사용한 척도를 가족학 분야의 교수 2인, 박사학위소지자 1인의 전문가 검토를 거친 후 측정하였다. 이 척도는 일상생활에서 부부가 서로에게 비난, 모욕, 방어, 요구-회피, 벽쌓기 등의 상호작용을 측정할 수 있도록 고안된 것으로 본 연구에서는 부부간 부정적 상호작용의 전반을 측정하기 위해 총합하여 사용하였다. 부부간의 부정적 상호작용 문항은 ‘남편/아내는 무슨 문제가 생기면 다 나 때문이라고 나를 비난한다.’, ‘남편/아내와 중요한 문제를 이야기하려 할 때마다 남편/아내는 다른 이야기로 슬그머니 주제를 바꾼다.’의 내용으로 구성되었다. 총 20문항으로 각 문항은 ‘전혀 그렇지 않다(1점)’부터 ‘매우 그렇다(4점)’까지의 4점 Likert 척도로 구성되어 있다. 점수가 높을수록 일상생활에서 부부가 부정적인 상호작용을 많이 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신뢰도 계수인 Cronbach]’s α값은 .94로 나타났다.
3) 결혼생활만족도
결혼생활만족도는 Spanier[56]의 ‘DAS(Dyaidc Adjustment Scale)’를 번안·수정하여 가족학 분야의 교수 2인, 박사학위소지자 1인의 전문가 검토를 거친 후 측정하였다. 이 척도는 부부일치도, 부부결합도, 애정표현, 부부만족도의 4개 하위척도로 구성되어 있으나 본 연구에서는 전반적인 결혼생활의 만족도를 측정하기 위해 총합하여 사용하였다. 부부일치도(15문항), 부부결합도(5문항), 애정표현(2문항), 부부만족도(10문항)로 이루어져 있다. 결혼생활만족도 문항은 ‘돈 관리문제, 여가문제, 종교문제, 애정표현 등 남편/아내와의 어느 정도 의견 차이를 경험하는지’, ‘우리 부부는 부부가 함께하는 행사에 참여한다.’의 내용으로 구성되었다. 총 32문항 중 28개의 문항은 4점 Likert 척도, 1문항은 6점 Likert 척도, 1문항은 7점 Likert 척도, 2문항은 ‘있었다’ 0점, ‘없었다’ 1점의 2점 척도로 이루어져 있다. 점수가 높을수록 부부간의 일치도, 결합도, 애정표현, 만족도가 높아 결혼생활에서의 만족이 높음을 의미하며, 신뢰도 계수인 Cronbach’s α값은 .94로 나타났다.
4) 부부의 건강
부부의 건강은 Ware 등[59]이 성인의 신체적, 심리적 건강을 간략하게 측정하기 위해 개발한 SF-12 Health Survey를 번안․수정하여 가족학 분야의 교수 2인, 박사학위소지자 1인의 전문가 검토를 거친 후 사용하였다. 이 척도는 신체적 건강(9문항), 심리적 건강(8문항)으로 이루어져 있으나 본 연구에서는 요인분석을 통해 요인부하량이 낮은 3문항을 제외하고, 신체적 건강(7문항), 심리적 건강(7문항)으로 측정하였다. 부부의 건강 문항은 ‘나는 건강상의 문제로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하지 못할 때가 있다.’, ‘나는 정신적으로 감당하지 못해 내가 원하는 만큼의 활동이나 일을 하지 못한다.’의 내용으로 구성되었다. 각 문항은 ‘전혀 그렇지 않다(1점)’에서 ‘매우 그렇다(4점)’까지의 4점 Likert 척도로 이루어져 있다. 점수가 높을수록 신체적, 심리적 건강을 높게 지각하는 것을 의미하며, 신뢰도 계수인 Cronbach’s α값은 신체적 건강 .87, 심리적 건강 .74로 나타났다.
4. 자료분석
본 연구에서 수집된 자료는 SPSS 18.0을 이용하여 질문지의 타당도와 신뢰도를 위해 요인분석과 Cronbach’s α계수를 이용하여 내적합치도를 검증하였고, 각 하위변인들의 상관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Pearson의 적률 상관계수를 구하였다. 제안된 이론적 모델을 검증하기 위해서 AMOS 7.0을 이용하여 경로분석을 실시하였고, APIM 모델을 활용하여 자기효과와 상대방효과가 유의한지, 그리고 각각의 효과가 배우자 간에 차이가 있는지를 검증하였다.
Ⅲ. 결과 및 해석
부부간의 긍정적․부정적 상호작용, 결혼생활만족도, 신체적․심리적 건강 간의 상관계수는 .10에서 .73으로 나타났으며, 변수들의 관련성은 예측된 방향으로 나타났다. 다중공선성과 다변량의 정규성이 가정되었는지를 검증하였는데, 상관관계가 0.8이하로 측정변수들 간의 다중공선성의 문제는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자료의 다변량 정규성을 검토하기 위해 각 변수의 왜도와 첨도를 조사한 결과는 각 변수의 왜도는 절대값 3, 첨도는 절대값 10을 넘는 경우가 발견되지 않아 변수들의 분포가 정규성을 벗어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변수들의 분포도 정규성을 위배하지 않았기 때문에 구조방정식의 기본 요건이 충족되므로 AMOS 프로그램을 통한 APIM 분석이 가능하다고 판단되었다.
1. 부부간의 긍정적 상호작용이 결혼생활만족도와 신체적․심리적 건강에 미치는 자기효과와 상대방효과
부부간의 긍정적 상호작용이 결혼생활만족도와 신체적․심리적 건강에 미치는 자기효과와 상대방효과에 대한 모형의 적합도는 Table 2에 나타난 바와 같다. 신체적 건강은 χ2=1.04(df=6), GFI=1.00, CFI=1.00, TLI=1.00, RMSEA=.01, RMR=.01로 나타났고, 심리적 건강은 χ2=9.65(df=6), GFI=1.00 CFI=1.00, TLI=.99, RMSEA=.03, RMR=.01로 χ2값의 유의확률이 p >.05 이상이고, GFI, CFI, TLI는 모두 .90 이상이며, RMSEA는 .05 이하이므로 모델이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62].
부부간의 긍정적 상호작용이 결혼생활만족도와 신체적․심리적 건강에 미치는 자기효과와 상대방효과를 분석한 결과는 Table 3, Figure 2, Figure 3에 나타난 바와 같다. 남편의 긍정적 상호작용은 남편의 결혼만족도에 β=.59로 통계적으로 유의하였고, 아내의 긍정적 상호작용은 아내의 결혼생활 만족도에 β=.60의 영향을 미쳤다. 부부간의 긍정적 상호작용이 결혼생활만족도에 미치는 상대방효과를 살펴보면, 남편의 긍정적 상호작용은 아내의 결혼생활만족도에 β=.18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효과를 가졌고, 아내의 긍정적 상호작용은 남편의 결혼생활만족도에 β=.23의 효과를 보여주었다.
결혼생활만족도가 신체적․심리적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면, 남편의 결혼생활만족도는 남편의 신체적 건강에 β=.29로 통계적으로 유의하였고, 아내의 결혼생활만족도는 아내의 신체적 건강에 β=.20으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쳤다. 남편의 결혼생활만족도는 남편의 심리적 건강에 β=.38, 아내의 결혼생활만족도는 아내의 심리적 건강에 β=.28의 직접효과를 보여주었다.
부부간의 긍정적 상호작용과 결혼생활만족도 및 신체적․심리적 건강에 미치는 자기효과와 상대방효과를 알아보기 위해서 APIM 분석을 실시하였다. 남편과 아내의 자기효과와 상대방효과가 차이가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하여 등가제약을 가한 모형과 비제약모형을 비교․분석 하였으며, 남편과 아내의 자기효과 (a=b)를 등가제약한 결과는 Table 4에 나타난 바와 같다. 남편의 자기효과는 β=.59이었고, 아내의 자기효과는 β=.60으로 나타났다. 남편과 아내의 영향을 비교한 결과, 차이가 Δχ2(1)=.97(p>.05) 로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즉, 남편과 아내의 긍정적 상호작용이 결혼생활만족도에 미치는 자기효과에는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편과 아내의 상대방효과 비교(c=d)를 등가제약한 결과, 남편의 상대방효과는 β=.18, 아내의 상대방효과는 β=.23으로 나타났고, 차이가 Δχ2(1)=5.24(p<.05)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여주었다. 즉, 아내의 긍정적 상호작용이 남편의 결혼생활만족도에 미치는 상대방효과가 남편의 긍정적 상호작용이 아내의 결혼생활만족도에 미치는 상대방효과보다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2. 부부간의 부정적 상호작용이 결혼생활만족도와 신체적․심리적 건강에 미치는 자기효과와 상대방효과
부부간의 부정적 상호작용이 결혼생활만족도와 신체적․심리적 건강에 미치는 자기효과와 상대방효과에 대한 모형의 적합도는 Table 5에 나타난 바와 같다. 신체적 건강은 χ2=71.24(df=6), GFI=.97, CFI=.96, TLI=.89, RMSEA=.11, RMR=.01로 나타났고, 심리적 건강은 χ2=70.72(df=6), GFI=.97, CFI=.96, TLI=.90, RMSEA=.11, RMR=.01로 χ 2 값의 유의확률이 p>.05 이상이고, GFI, CFI, TLI는 모두 .90 이상이며, RMSEA는 .05 이하이므로 모델이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62].
부부간의 부정적 상호작용이 결혼생활만족도와 신체적․심리적 건강에 미치는 자기효과와 상대방효과를 분석한 결과는 Table 6, Figure 4, Figure 5에 나타난 바와 같다. 남편의 부정적 상호작용은 남편의 결혼생활만족도에 β=-.47로 통계적으로 유의하였고, 아내의 부정적 상호작용은 아내의 결혼생활만족도에 β=-.51의 영향을 미쳤다. 부부간의 부정적 상호작용이 결혼생활만족도에 미치는 상대방효과를 살펴보면, 남편의 부정적 상호작용은 아내의 결혼생활만족도에 β=-.16으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효과를 가졌고, 아내의 부정적 상호작용은 남편의 결혼생활만족도에 β=-.27의 효과를 보여주었다.
결혼생활만족도가 신체적․심리적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면, 남편의 결혼생활만족도는 남편의 신체적 건강에 β=.29로 통계적으로 유의하였고, 아내의 결혼생활만족도는 아내의 신체적 건강에 β=.20으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쳤다. 남편의 결혼생활만족도는 남편의 심리적 건강에 β=.38, 아내의 결혼생활만족도는 아내의 심리적 건강에 β=.28의 직접효과를 보여주었다.
부부간의 부정적 상호작용과 결혼생활만족도 및 신체적․심리적 건강에 미치는 자기효과와 상대방효과를 알아보기 위해서 APIM 분석을 실시하였다. 남편과 아내의 자기효과와 상대방효과가 차이가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하여 등가제약을 가한 모형과 비제약모형을 비교․분석 하였으며, 남편과 아내의 자기효과 (a=b)를 등가제약한 결과는 Table 7에 나타난 바와 같다. 남편의 자기효과는 β=-.47이었고, 아내의 자기효과는 β=-.51로 나타났다. 남편과 아내의 영향을 비교한 결과, Δχ2(1)=-60.62(p<.05) 로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 즉, 남편과 아내의 부정적 상호작용이 결혼생활만족도에 미치는 자기효과에는 차이를 보여 남편의 자기효과보다 아내의 자기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남편과 아내의 상대방효과 비교(c=d)를 등가제약한 결과, 남편의 상대방효과는 β=-.16, 아내의 상대방효과는 β=-.27로 나타났고, 차이가 Δχ2(1)= -56.35(p<.05)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여주었다. 아내의 부정적 상호작용이 남편의 결혼생활만족도에 미치는 상대방효과가 남편의 부정적 상호작용이 아내의 결혼생활만족도에 미치는 상대방효과보다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Ⅳ.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부부의 긍정적․부정적 상호작용이 결혼생활만족도에 미치는 자기효과와 상대방효과는 어떠한지, 결혼생활만족도가 부부의 신체적․심리적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어떠한지를 APIM모델을 사용하여 검증하였다. 연구의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남편과 아내 모두 부부간의 긍정적 상호작용이 결혼생활만족도에 정적인 영향을 미쳤고, 자기효과와 상대방효과 모두 유의한 것으로 나타나 부부간의 긍정적 상호작용을 많이 할수록 남편과 아내의 결혼생활만족도는 모두 높아졌다. 부부간의 긍정적 상호작용이 결혼생활만족도에 미치는 자기효과는 모두 유의하지만 자기효과의 크기는 성별에 따라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반면 긍정적 상호작용이 결혼만족도에 미치는 남편과 아내의 상대방효과는 차이가 나타났는데, 아내의 긍정적 상호작용이 남편의 결혼생활만족도에 미치는 상대방효과가 남편의 긍정적 상호작용이 아내의 결혼생활만족도에 미치는 상대방효과보다 더 크게 나타났다.
둘째, 남편과 아내 모두 자기효과와 상대방효과 모두 유의한 것으로 나타나 남편과 아내 모두 부정적 상호작용을 많이 할수록 결혼생활만족도가 낮아졌다. 부부간의 부정적 상호작용이 결혼생활만족도에 미치는 자기효과는 모두 유의하지만 자기효과의 크기는 성별에 따라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또한 부정적 상호작용이 결혼생활만족도에 미치는 남편과 아내의 상대방효과는 차이가 나타났는데, 아내의 부정적 상호작용이 남편의 결혼생활만족도에 미치는 상대방효과가 남편의 부정적 상호작용이 아내의 결혼생활만족도에 미치는 상대방효과보다 더 크게 나타났다.
셋째, 남편과 아내 모두 결혼생활만족도가 신체적‧심리적 건강에 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결혼생활만족도가 신체적 건강에 미치는 영향력보다 심리적 건강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 크게 나타났고, 남편의 결혼생활만족도가 남편의 신체적‧심리적 건강에 미치는 영향력이 아내의 결혼생활만족도가 아내의 신체적‧심리적 건강에 미치는 영향력보다 더 크게 나타났다.
본 연구의 결과를 토대로 논의를 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남편과 아내 모두 부부간의 긍정적 상호작용이 결혼생활만족도에 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상생활에서 긍정적 상호작용을 많이 하는 부부들은 갈등상황에서도 서로에 대한 친밀감과 긍정적 존중을 유지하면서 만족한 결혼생활을 하는 것으로 나타난 선행연구[50]와 일치하는 결과이다. 또한 Noller와 Feeney[45]는 부부가 긍정적 상호작용을 많이 할수록 결혼만족도가 높아진다고 밝히면서 긍정적 상호작용의 중요성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부부간의 긍정적 상호작용은 부부의 관계 증진을 위해 지속적으로 강화시켜야 하는 변인임을 입증해 준 결과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부부간의 긍정적 상호작용을 많이 할 수 있도록 부부교육 현장에서 의사소통 기술훈련, 상대배우자에게 애정이나 지지를 표현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고 더 나아가 실질적인 프로그램이 개발이 이루어져야 함을 시사하고 있다.
또한 부부간의 긍정적 상호작용이 결혼생활만족도에 미치는 자기효과는 모두 유의하지만 자기효과의 크기는 성별에 따라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부부가 일상생활에서 표현하는 의사소통, 애정, 지지와 같은 긍정적 상호작용이 결혼생활만족도를 예측하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는 것은 부부 중 한명의 배우자에게서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한 선행연구에서 이미 밝혀져 있는데[38, 41, 51], 본 연구의 결과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 그러나 부부간의 상호작용이 결혼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에 성차가 있다는 선행연구[23, 42]와는 불일치한 결과를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상호의존적 관계에서의 유사성으로 나타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1]. 또한 Kim 등[37]이 지적한바와 같이 사람들이 결혼생활을 통해 배운 교훈은 절대 다른 사람을 변화시킬 수 없다는 것, 바꿀 수 있는 건 오직 자신뿐이라는 것과 맥을 같이 한다. 즉, 자신의 행동은 자신에게 더 관련성이 높아 부부관계에서의 기초도 자신과의 관계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반면 아내의 긍정적 상호작용이 남편의 결혼생활만족도에 미치는 상대방효과가 남편의 긍정적 상호작용이 아내의 결혼생활만족도에 미치는 상대방효과보다 더 크게 나타났다. 이는 남편의 긍정적 상호작용이 아내의 결혼생활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이 아내의 긍정적 상호작용이 남편의 결혼생활만족도에 미치는 영향보다 더 크다고 밝힌 Park과 Ko[48]의 연구결과와 상반된 결과이다. 또한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을 기초로 상대방의 행동을 지각하기 때문에 상대방효과의 영향력에 남편과 아내 간에 차이가 없다는 관계지각의 투사성을 본 연구결과는 지지해 주지 못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아내가 지각한 긍정적 상호작용이 남편이 지각한 긍정적 상호작용보다 더 크게 느껴져 나타난 것으로 유추해본다.
둘째, 남편과 아내 모두 부부간의 부정적 상호작용이 결혼생활만족도에 부적인 영향을 미쳐 부정적 상호작용을 많이 할수록 결혼생활만족도가 낮아졌다. 이러한 결과는 부부관계에서 지속적으로 부정적 상호작용을 많이 할수록 결혼생활에서의 만족도가 낮아진다고 보고한 선행연구[3, 9, 36]와 일치하는 결과이다. 일반적으로 스트레스 상황에서 사람들은 친밀한 사람에게 의존하려는 성향을 지닌다. 결혼한 부부는 스트레스 상황에 처해 있을 때 상대배우자에게 의존하려는 기대가 크다. 사랑의 열정에 빠져 있을 때는 서로에 대해 알면 알수록 사랑한다고 여기기 때문에 대화를 통해 상대방의 모든 것을 알려고 하지만 결혼을 하게 되면 서로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서로 대화없이 암묵적으로 상대방이 알아서 해주리라 기대한다[37]. 부부간에 암묵적인 기대가 충족되지 않을 때 부부는 서로에게 비난하고 모욕하면서 인신공격을 하게 된다. 이러한 패턴은 악순환되어 결국 부부가 서로에게 마음의 벽을 쌓게 되고, 형식적인 기능만 수행하는 부부의 역할을 하거나 별거나 이혼으로 이르게 된다. 그러므로 부정적 상호작용은 패턴화 되어 결혼만족도를 낮추고, 부부관계를 해체시키는 주요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부정적인 상호작용의 패턴 고리를 끊을 수 있는 개입이 요구된다.
부부간의 긍정적 상호작용과 마찬가지로 부부간의 부정적 상호작용이 결혼생활만족도에 미치는 자기효과는 모두 유의하지만 자기효과의 크기는 성별에 따라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또한 아내의 부정적 상호작용이 남편의 결혼생활만족도에 미치는 상대방효과가 남편의 부정적 상호작용이 아내의 결혼생활만족도에 미치는 상대방효과보다 더 크게 나타났다. 갈등상황에서 보이는 부부의 부정적인 상호작용 패턴은 성별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으로 선행연구는 보고하고 있다[17, 21]. 인신공격과 회피패턴은 남성에게서 더 많이 보이고, 비난/요구/경멸의 패턴은 여성에게서 더 많이 보인다. 그러나 본 연구결과는 부정적 상호작용의 패턴 자체에서는 성별에 따른 차이가 있다 하더라도 영향력에서는 차이를 보이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상호의존적 관점에서 제시한 관계의 유사성을 지지해주는 결과이다. 또한 남편들은 결혼생활의 만족을 아내보다 더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있어[34, 61], 아내의 부정적 상호작용이 남편에게 미치는 상대방효과가 남편의 상대방효과보다 더 크게 나타난 것으로 유추해볼 수 있다.
셋째, 남편과 아내 모두 결혼만족도가 신체적․심리적 건강에 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는 결혼생활의 만족이 부부의 신체적·심리적 건강을 유지하는 토대가 됨을 밝혀낸 선행연구[22, 58]와 일치하는 결과이다. 또한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결혼생활은 행복과 안녕을 증가시키는 반면 불행한 결혼생활은 건강에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Sandberg 등[53]의 연구결과와 맥을 같이 한다. 그러므로 결혼만족도는 부부의 행복과 안녕은 물론 건강에도 밀접한 관련성이 있음을 본 연구결과는 입증해 주고 있다. 더구나 결혼생활만족도가 신체적 건강에 미치는 영향력보다 심리적 건강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 크게 나타나 부부관계는 심리적 안녕과 더 밀접한 관련성이 있음을 본 연구는 보여주었다. 이러한 결과는 선행연구가 주로 부부관계가 심리적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더 치중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49]. 또한 부부관계와 신체적 건강과의 관계는 신체적 건강의 악화로 부부관계가 저하되는 경향이 높지만 심리적 건강은 부부관계로부터 영향을 더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난 선행연구의 결과[16]를 본 연구는 뒷받침 해주고 있다. 남편의 결혼만족도가 남편의 신체적․심리적 건강에 미치는 영향력이 아내의 결혼만족도가 아내의 신체적․심리적 건강에 미치는 영향력보다 더 크게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남편이 아내보다 결혼생활의 불만족이 신체적 건강에 더 위험하다고 느끼고,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혈압과 맥박, 심장박동이 훨씬 높게 나타난 Gottman[21]의 연구결과와도 부분적으로 일치하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는 부부간의 긍정적, 부정적 상호작용이 결혼생활만족도에 자기효과와 상대방효과를 미치고, 부부의 신체적․심리적 건강에도 부부간의 상호작용에 영향을 받은 결혼생활만족도가 관련되어 있음을 입증해 주었다. 그동안 남편과 아내를 독립적으로 조사해왔던 연구의 한계를 인지하고 상호역동적 관점에서 부부를 한 쌍으로 분석하는 APIM 모델을 적용하여 부부간의 긍정적․부정적 상호작용이 결혼생활만족도와 신체적·심리적 건강에 미치는 자기효과와 상대방효과가 어떠한 지를 밝혀 낸 것에 의의가 있다. 더구나 부부관계의 강화와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는 방안을 탐색해보고, 부부교육 및 상담현장에서 부부를 쌍으로 접근하기 위한 신체적, 심리적 건강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는 데 함의가 있다.
본 연구의 결과와 논의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본 연구는 비교적 사회경제적 지위가 있는 부부를 대상으로 하여 연구결과를 일반화하는데 제한이 있으므로 후속연구에서는 보다 다양한 연구대상을 확보하여 조사할 필요가 있다.
둘째, 본 연구는 표본수의 제한으로 인해 생애주기별로 부부간의 상호작용이 어떻게 부부의 결혼생활만족도를 이끄는지, 신체적, 심리적 건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설명하지 못하였다. 후속 연구에서는 생애주기별로 부부간의 상호작용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결혼생활과 부부의 건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는 부부의 상호작용이 부부의 신체적․심리적 건강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력을 살펴보지 않았는데 후속연구에서는 실험연구나 관찰연구를 통해 관찰된 부부간의 상호작용이 부부의 건강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을 살펴 볼 필요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