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서론
아동의 발달은 아동이 성장한 문화에서 수행된 활동들의 산물이며, 이 때 부모의 양육행동이 문 화전달의 역할을 하게 된다[56]. 즉, 문화에 따른 부모의 양육행동의 차이가 아동발달의 차이로 나타 나게 된다[19]. 그러므로 아동관련 연구들은 아동을 둘러싸고 있는 문화적 맥락에 관심을 두게 되었 으나, 대부분의 연구들은 동양과 서양의 문화를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Hofstede(1980)[20]의 집합주 의와 개인주의에 근거하여 진행되어 왔다.
일반적으로 집합주의 가치관을 가진 개인은 화합, 협동, 타인과의 융합, 조직에서의 책임감, 자기 억제와 타인 배려 등이 중요한 가치 체계로 자리 잡게 된다. 이에 반해 개인주의 가치관을 가진 개 인은 독자성, 자아 유능성, 독특성, 사회적 관습으로부터의 자유, 타인과의 분리, 그리고 개인적 성 공, 자율성, 자기실현의 가치관을 강조한다[36]. 이러한 문화를 진화론적으로 설명하는 Triandis (1995)[53]는 사회가 문명화될수록 집합주의적 가치관은 점차 개인주의적인 가치관으로 이동한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몇몇의 연구들은 집합주의와 개인주의 이론이 처음 도입된 시기에 집합주의로 분 류되었던 우리나라의 문화성향이 개인주의로 변화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18, 37, 43, 46]. 특히 Ryu(2009)[46]의 연구에서는 한국 대학생들의 개인주의 가치관 점수가 집합주의 가치관 점수보다 더 높았으며, 더욱이 개인주의 가치관 점수는 미국 대학생들과의 비교에서도 유의미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는 우리나라의 경우 서구 문화의 빠른 유입과 전파속도로 인하여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개인의 자율성과 독특성을 중시하는 개인주의 문화가 많이 보편화되고 있음을 보 여준다. 또한 이는 동서양을 비롯한 서로 다른 문화권에서 뿐 아니라 같은 문화권 내의 개인 간에도 이 두 가지 문화적 가치관이 공존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에 Triandis(1995)[53]는 집합주의 또는 개인주의 대신 동일집단 내의 각 개인에 대한 문화적 성향을 집합주의성향(allocentric)과 개인주의 성향(idiocentric)으로 구분한 바 있다. 그에 의하면 문화가 인간의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집합주의와 개인주의의 특성을 함께 측정하여, 집합주의가 높으면서 개인주의가 낮은 그 룹을 집합주의성향의 집단으로 정의되고, 개인주의가 높으면서 집합주의가 낮은 그룹을 개인주의성 향의 집단으로 정의된다. 이러한 문화성향 정도의 차이에 따라 구분한 다차원적 접근은 집단 내 개 인들 간의 문화성향 차이를 살펴보는데 보다 유용한 개념으로 인식되고 있다[11, 53].
그러나 이러한 문화성향 분류는 개인의 관심사가 개인에게 있는지 집단에게 있는지 규범적으로만 집합주의와 개인주의를 구분하고 있기 때문에[17, 21], 관계적인 측면의 집합주의와 개인주의 가치관 을 포함하여 파악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25, 26, 27, 28, 29]. 이에 Kagitcibasi(2005)[29]는 개인주 의와 집단주의는 양 극단의 특징을 갖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이 두 가지의 문화적 특징은 다양한 문화적 맥락과 상황에 놓여 있는 그룹과 개인에게 공존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심리학적인 상호의존 모델(the psychological interdependence model)에서 agency(autonomy vs heteronomy)와 interpersonal distance(separation vs relatedness)를 두 개의 차원으로 하여 개인주의의 특징인 독립성에 대한 강조와 집합주의의 상호 관계의 강조를 모두 중요하게 여기는 문화를 설명한다. 따라 서 일본이나 우리나라 등 자아와 타인 간의 거리가 가까운 ‘관계성’ 문화에서는 도시화가 진행되고 사회경제적 발전되어 사회구조가 개인의 특성화된 능력의 발달과 스스로의 의사결정능력을 요구한 다하더라도 개인주의로 분리되지 않고, 개인주의와 함께 집합주의가 공존하는 심리학적 상호의존성 을 보이게 된다[40, 54]. 이와 유사하게 미국에서 중국계, 멕시코계, 유럽계,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양 육신념을 비교한 연구에서도 개인주의의 특징인 개인의 능력과 자아실현을 위한 자녀양육뿐만 아니 라 집합주의의 특징인 친사회성과 자비로움을 주요한 가치로 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51]. 이러한 연구들은 특정 그룹 안에서도 개인 간에 문화적 가치관에 있어서 개인차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보 여준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청소년들의 문화성향을 집합주의 및 개인주의 가치관뿐만 아니라, 집 합주의와 개인주의 가치관이 모두 나타나는 집합-개인공존 가치관도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또한 청소년기는 심리적으로 아동기를 떠나야 하는 불안, 성인기로 진입해야하는 두려움 혹은 체 제가 주는 억압에 있어서의 분노 등 정신적 갈등이 존재하는 시기이며, 정체성의 해체와 확립이라는 과제가 혼재되어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즉, 이러한 이중적, 혼재적, 공존적 성질이 표출되는 과정 에서 파괴와 일탈, 미성숙. 역할혼미 등과 같은 일정하지 않은 관점들로 평가되는 문화적 정체성을 띠게 된다[7].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탐색적 차원에서 현재 우리 사회에서 공존하고 있는 집합주의와 개인주의 가치관이 모두 낮은 집합-개인혼미 가치관도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한편 문화적 가치관은 부모의 양육행동에 그대도 반영된다는 점에서[19] 부모의 양육행동은 어떠한 문화에서 자랐는지에 따라 청소년의 지각내용이 다르고, 발달에 미치는 영향도 다를 수 있다[5, 44]. 따라서 본 연구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부모의 양육행동 중 그들의 주요 발달과제인 자율성과 독립성 에 손상을 입히는 심리적 통제와 이와는 대조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온정성을 지각하는데 있 어 청소년의 문화성향에 따라 차이가 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부모의 심리적 통제는 부모가 기대하는 행동을 자녀가 행하지 않을 때, 부모는 자녀에 대한 애정 을 철회하고, 자녀로 하여금 죄의식을 느끼게 하는 등의 심리적 수단을 이용하여, 자녀를 심리적으 로 조정하려는 행동이다[2, 4, 50]. 일반적으로 과보호하는 부모나 자녀를 소유물로 생각하는 부모, 성 취를 강조하는 부모, 완벽주의 경향이 있는 부모들이 심리적 통제행동을 많이 한다는 이론들[3, 6]에 근거하여 Soenens 와 Vansteenkiste(2007)[50]는 ‘분리불안’ 심리적 통제와 ‘성취지향’ 심리적 통제 의 두 가지 구별되는 구성요소를 제안하였다.
분리불안 심리적 통제란 부모에게 벗어나 독립적인 행동을 하고자 하는 자녀에 대해 불안을 느끼 게 됨에 따라 심리적으로 통제하는 양육행동으로 부모는 청소년들의 자율성이나 독립성의 요구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거나 간섭적인 행동을 하고 자녀에 대해 소유욕과 과보호행동을 나타낸다. 반면 에 성취지향 심리적 통제는 성취지향적인 태도나 실패를 두려워하는 성향 및 완벽주의적인 성향에 근거를 두고 있으며 이러한 부모들은 자녀에게 높은 성취를 기대하게 되고 자녀의 성취 정도가 자신 이 설정한 기준에 도달하지 못할 때, 간섭적인 행동을 하게 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자녀에게 자기 비하나 자기비난적인 성격적 특성을 갖게 한다[41, 50].
이러한 부모의 심리적 통제에 대한 지각은 문화에 따라 차이가 있어 대체로 개인주의 문화를 가 진 청소년들이 집합주의 문화를 가진 청소년들보다 부모의 심리적 통제를 더 높게 지각하고 있는 것 으로 보고되고 있다[14, 41, 44, 50]. 또한 청소년이 지각하는 부모의 심리적 통제는 대체로 남자 청소년 이 여자 청소년보다 더 높게 지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2, 13, 32, 35, 41, 58]. 따라서 부모의 심 리적 통제는 특히 청소년의 정서적 사회적 적응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양육행동이며, 부모 의 심리적 통제의 차이는 청소년의 문화성향 뿐만 아니라 청소년의 성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부모의 온정성은 자녀를 승인해주고 칭찬과 격려를 해주며 애정을 표시하고 신체적으로 심 리적으로 가까이 있고자 하는 양육 행동으로, 범문화적으로 긍정적인 의미를 가지며, 부모의 따뜻 함, 지지, 상호작용, 그리고 관심을 나타낸다. 특히 개인주의 가치관의 문화에는 부모의 사랑과 애 정을 입증하기 위해 보다 많이 상호작용을 하고, 안아주고, 입 맞추고, 칭찬하는 등과 같이 보다 직 접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보편적이다[57]. 그러나 일반적으로 집합주의 가치관의 문화에서는 유교의 영향으로 자기를 조절하고 자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가치이기 때문에 부모는 자주 또는 직접적으 로 자녀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지 않는다. 또한 자녀에게 자주 칭찬을 하는 것은 부모의 권위와 아동 의 자기만족에 해를 끼친다고 여겨진다. 대신에 집합주의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부모는 그들의 자녀 를 위해 도구적인 지지와 헌신, 희생, 특히 교육열을 통해 그들의 애정을 입증한다[8, 9]. 따라서 집합 주의 가치관을 가진 부모는 개인주의 가치관을 가진 부모보다 자녀의 사회적 관계를 돕거나, 바람직 한 습관이나 공손함을 발달시키기 위해 자녀를 안내를 하는 것, 자녀의 욕구를 만족시키는 것, 일상 적인 생활을 돕는 것, 좋은 학교에 보내는 것 등으로 자신들의 온정성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10, 12, 23]. 따라서 개인주의 가치관을 가진 청소년은 어머니의 사랑과 애정과 관련된 온정성을 더 높게 지 각하는 반면, 집합주의 가치관을 가진 청소년은 어머니의 헌신과 관련된 온정성을 더 높게 지각할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일반적으로 여자 청소년은 남자 청소년보다 부모의 온정성, 친밀감, 합리적 양육을 보다 더 높게 지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23, 38]. 이를 종합해보면 부모의 온정성은 청소년 의 문화적 성향에 따라 다르게 지각될 수 있으며, 청소년의 성에 따라서도 다르게 지각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지금까지의 고찰을 종합해보면 청소년이 지각하는 어머니의 심리적 통제나 온정성은 청소년의 문 화성향이나 청소년의 성에 따라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우리나라는 서구사회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되면서 급속한 서구화가 이루어졌으나, 여전히 유교주의 전통문화와 서구화된 개인주의 가치관이 공존하고 있는 특수성을 보이고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집합주의-개인주의 가치관을 집합주의, 개인주의, 집합-개인공존, 집합-개인혼미 집단으로 나누어, 부모의 심리적 통제나 온정 성에 대한 남녀 청소년의 지각 및 부모의 심리적 통제와 온정성간의 관계가 문화적 가치성향에 따라 달라지는지를 탐색하는데 연구의 목적을 두었다. 본 연구에서 설정한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연구문제 1.> 부모의 심리적 통제에 대한 지각은 청소년의 성 및 문화성향에 따라 차이가 있는가?
<연구문제 2.> 부모의 온정성에 대한 지각은 청소년의 성 및 문화성향에 따라 차이가 있는가?
<연구문제 3.> 부모의 심리적 통제와 온정성 간의 관계는 청소년의 성 및 문화성향에 따라 차이가 있는가?
Ⅱ.연구방법
1.연구 대상
본 연구대상은 서울과 수도권에 고등학교를 다니는 1, 2학년 학생 총 701명(남:373명 여: 328명) 이다. 청소년기를 연구대상으로 한 근거는 자아정체감을 성취하는 발달과업에 직면하여 자신이 속 한 문화권 내에서 문화적 정체감을 발달시켜 나가는 시기 일뿐만 아니라[16], 자신을 독립적 개채로 서 생각하고 행동하려는 특성을 가지지 때문에 다른 발달의 아동에 비해 심리적으로 통제하는 부모 의 양육행동을 더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3].
본 연구 대상의 청소년 평균 연령은 16.65(SD = .86)세, 아버지 평균 연령은 47.95(SD = 4.49) 세, 어머니 평균 연령은 45.03(SD = 3.95)세였다. 한편 청소년이 지각한 가정의 경제수준은 대체로 중(55.6%)으로 지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측정도구
본 연구를 위해서는 청소년의 문화성향, 청소년이 지각한 부모의 심리적 통제와 온정성의 척도를 사용하였으며, 모든 척도는 청소년이 보고하도록 하였다.
1)청소년의 문화성향
청소년의 집합주의와 개인주의 문화성향을 측정하기 위해 사용한 척도는 Singelis, Triandis, Bhawuk 와 Gelfand(1995)[49]의 INDCOL(Individualism-Collectivism)을 Kim & Kim(1997)[31]이 우리나라 판으로 표준화한 문화성향 질문지에 관한 척도이다. 이 척도는 집합주의 16문항, 개인주 의 16문항으로 총 32문항으로 이루어진 7점 Likert 척도로 구성되었다.
각 유형의 문항 예를 살펴보면, 집합주의는 ‘내가 속한 집합을 위해 나의 이익을 양보한다.’, ‘내 가 속한 집단의 구성원들과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 중요하다.’ 등이 포함되며, 개인주의는 ‘어느 경쟁 에서나 이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나만의 개성을 추구하는 것은 나에게 중요하다.’ 등이 포함된 다. 본 연구에서 집합주의의 신뢰도는 α= .84, 개인주의의 신뢰도는 α= .80, 로 나타났다.
2)부모의 심리적 통제
부모의 심리적 통제를 측정하기 위해서 Soenens와 Vansteenkiste(2007)[50]의Separationanxious Psychological Control(SPC)와 Achievement-oriented Psychological Control(APC) 척 도를 사용하였다. 이 척도는 부모의 분리불안 심리적 통제와 성취지향 심리적 통제 두 가지 하위요 인으로 각각 10문항씩 모두 20문항으로 부모님이 청소년에게 대하는 행동에 관해 각각 그 일치 정 도에 따라 ‘전혀 그렇지 않다(1)’에서 ‘매우 그렇다(5)’까지로 응답하도록 되어있다.
분리불안 심리적 통제 문항의 예로는 ‘아버지(어머니)는 내가 어떤 문제에 대해 아버지(어머니)에 게 의지하지 않으면 나에게 실망감을 나타내신다’ 등을 들 수 있으며, 성취지향 심리적 통제 문항은 ‘아버지(어머니)는 내가 실수를 하면 실망스러워 하신다’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고, 점수가 높을수 록 각 심리적 통제가 높음을 의미한다. 자료수집 시에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심리적 통제에 대해 각 각 조사하였으나, 아버지와 어머니의 심리적 통제 사이에 상관관계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높게 나타났으며(r= .54∼.87, p >.001), 부모의 양육행동은 대체로 유사성을 갖는다는 연구들을[30, 45, 46, 52, 55] 토대로 아버지와 어머니의 분리불안 심리적 통제 점수를 합하여 부모의 분리불안 심리적 통제 의 변인으로, 아버지와 어머니의 성취지향 심리적 통제의 점수를 합하여 부모의 성취지향 심리적 통 제의 변인으로 구성하였다. 부모의 분리불안 심리적 통제의 내적일치도 α= .95, 성취지향 심리적 통제의 α= .97로 나타났다.
3)부모의 온정성
본 연구에서는 청소년이 지각하는 온정성을 측정하기 위해 National Youth Policy Institute (2006)[39]에서 만든 한국형 부모자녀관계를 사용하였다. 한국형 부모자녀관계 질문지는 ‘사랑’, ‘헌 신’, ‘존경’의 3가지 하위변인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존경에 대한 문항은 요인부하량이 .40이하로 나 와 척도 내용이 적절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되어 ‘사랑’과 ‘헌신’의 변인만을 분석에 사용하였다. ‘사 랑’의 문항 예로는 ‘아버지(어머니)는 나에게 늘 애정을 보여주신다’를, ‘헌신’의 문항 예로는 ‘아버 지(어머니)는 나에게 헌신적인 모습이시다.’를 들 수 있다. 이 질문지는 평소 청소년 스스로 생각하 는 부모자녀관계와 가장 유사한 정도에 따라 각 문항에 대해 ‘전혀 그렇지 않다(1)’에서 ‘매우 그렇 다(5)’까지로 평정하도록 이루어진 5점 Likert 척도로 구성되었다. 부모의 온정성 역시 아버지와 어 머니의 온정성에 대해 각각 조사하였으나, 아버지와 어머니의 온정성 사이에 상관관계가 통계적으 로 유의미하게 높게 나타났으며(r= .45∼.89, p >.001), 부모의 양육행동의 유사성을 고려하여 아 버지와 어머니의 사랑 점수를 합하여 부모의 사랑으로, 아버지와 어머니의 헌신 점수를 합하여 부모 의 헌신으로 변인을 구성하였다. 본 연구에서 부모의 사랑과 헌신 두 요인에 대한 신뢰도는 각각 α = .89, α= .92로 나타났다.
3.연구절차
본 조사는 2012년 4월 서울과 수도권 소재 4개 고등학교에 학교의 협조를 얻어 본 연구자가 각 학교를 방문하여 담임교사들에게 실시방법을 설명하고 난 후 전달하였으며, 담임교사는 편리한 시간 에 교실에서 집단으로 질문지조사를 하였다. 모든 질문지는 총 800부 배부 후 10일 이내에 총 760부 가 회수되어 95%의 회수율을 보였다. 이들 자료 중에 불성실하게 응답한 자료 및 이상치(outlier)가 있는 자료들을 제외하고 총 701부가 전체 청소년을 살펴보는 연구문제 분석에 사용되었다.
4.자료분석
본 연구문제 분석을 위해 먼저 집합주의와 개인주의 점수의 중앙값을 기준으로 네 집단으로 청소 년의 문화성향을 분류하였다[31, 42]. 즉 집합주의 점수가 높고 개인주의 점수가 낮은 집단을 집합주의 가치관으로, 개인주의 점수가 높고 집합주의 점수가 낮은 집단을 개인주의 가치관으로, 그리고 개인 주의와 집합주의 모두의 점수가 높은 집단을 집합-개인공존 가치관으로, 개인주의와 집합주의 모두 의 점수가 낮은 집단을 집합-개인혼미 집단으로 분류하였다. 본 연구에서 집합주의 가치관을 가진 청소년은 143명(20.4%), 개인주의 가치관 133명(19.0%), 집단-개인공존 가치관 205명(29.2%), 집 단-개인혼미 가치관 220(31.4%)으로 분류되었다.
한편, 연구문제 분석을 위해서는 SPSS 20.0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조사도구의 내적 합치도를 알아보기 위한 Chronbach’s α값과 변인 간 상관관계를 산출하였다. 그리고 청소년의 성 및 문화성향에 따른 양육행동에서 지각의 차이를 밝히기 위해서는 이원분산분석(TWO WAY ANOVA)을 실시하였다.
Ⅲ.결과 및 해석
1.청소년의 성과 문화성향에 따른 부모의 심리적 통제에 대한 지각 차이
연구문제 1에 따라 청소년의 성과 문화성향으로 구별되는 4개 집단 사이에 부모의 심리적 통제에 서 차이가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하여 성(2)×문화성향(4)에 따른 이원분산분석을 수행한 결과와 사 후검증 결과는 <Table 1>, <Table 2>와 같다.
먼저 청소년이 지각하는 부모의 분리불안 심리적 통제를 종속변인으로 하여 청소년의 성과 문화 성향에 따른 차이를 분석한 결과 청소년의 성(F(1, 699) = 25.17, p < .001)과 문화성향(F(3, 697) = 3.94, p < .01)의 주효과가 나타났다. 한편 청소년의 성과 문화성향의 상호작용은 유의미하지 않 았다(F(3, 697)=.30, ns, <Table 1> 참조). 마찬가지로 청소년이 지각하는 부모의 성취지향 심리적 통제에 대한 청소년의 성(F(1, 699) = 22.60, p <.001)과 문화성향(F(3, 697) = 4.76, p <.01)의 주 효과가 나타났으나, 청소년의 성과 문화성향의 상호작용은 유의미하지 않았다(F(3, 697) = .73, ns, <Table 2>참조). 즉, 남자 청소년이 여자 청소년보다 부모의 분리불안과 성취지향 심리적 통제를 더 높게 지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집합주의 가치관을 가진 청소년보다 개인주의 가치관과 집합-개인공존 가치관을 가진 청소년이, 이들 보다는 집합-개인혼미 가치관을 가진 청소년들이 부 모의 분리불안과 성취지향 심리적 통제를 더 높게 지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청소년의 성과 문화성향에 따른 부모의 온정성에 대한 지각 차이
연구문제 2에 따라 청소년의 성과 문화성향 집단 간 부모의 온정성에서 차이가 있는지를 알아보 기 위하여 성(2)×문화성향(4)에 따른 이원분산분석을 수행한 결과와 사후검증 결과는 <Table 3>, <Table 4>와 같다.
우선 청소년이 지각하는 부모의 사랑을 종속변인으로 하여 청소년의 성과 문화성향에 따른 차이 를 분석한 결과 청소년의 성과(F(1, 699) = 10.16, p < .01) 문화성향(F(3, 697) = 14.93, p < .001) 의 주효과가 나타났다. 그러나 청소년이 지각하는 부모의 사랑에 대한 청소년의 성과 문화성향의 상 호작용은 유의미하지 않았다(F(3, 697) = .01, ns, <Table 3>참조). 한편, 청소년이 지각하는 부모 의 헌신에 대한 청소년의 성의 주효과는 유의미하지 않았으나(F(1, 699) = .50, ns), 청소년의 문화 성향(F(3, 697) = 22.78, p < .001)의 주효과는 유의미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리고 청소년이 지각 하는 부모의 사랑에 대한 청소년의 성과 문화성향에 따른 상호작용은 유의미하지 않았다(F(3, 697) = .26, ns, <Table 4>참조). 즉, 여자 청소년이 남자 청소년보다 부모의 사랑은 더 높게 지각하고 있었으나 부모의 헌신에서는 차이가 없었다. 그리고 집합-개인공존 가치관과 집합주의 가치관을 가 진 청소년들이 개인주의 가치관 그리고 개인-집합혼미 가치관을 가진 청소년보다 부모의 사랑과 헌 신을 높게 지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청소년의 성과 문화성향에 따른 부모의 심리적 통제와 온정성 간의 관계
청소년의 성과 문화성향 집단으로 각각 구분하여 부모의 심리적 통제(분리불안, 성취지향)와 온 정성(사랑, 헌신) 간의 상관관계를 살펴본 결과 집합주의, 개인주의, 집합-개인공존, 집합-개인혼 미 가치관을 가진 남녀 청소년 모두에게서 부모의 심리적 통제와 온정성은 부적인 관계로 나타났다 (r = -.73 ∼ -.22, p < .05, <Table 5 참조>). 즉 남녀 청소년 모두 문화적 성향에 관련 없이 부모의 불리분안 심리적 통제나 성취지향 심리적 통제를 높게 지각하는 청소년들은 부모의 사랑과 헌신을 낮게 지각하고 있는 것과 관련이 있었다.
IV.결론 및 논의
본 연구는 서울과 수도권에 거주하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청소년이 지각하는 부모의 심리적 통제 와 온정성에 대한 청소년의 성과 문화성향에 따라 차이가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본 연구에서 나타난 주요결과를 제시하고 논의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청소년의 성과 문화성향에 따라 부모의 심리적 통제(분리불안, 성취지향)에 지각의 차이가 있는지를 알아본 결과, 청소년의 성과 문화적 성향에 따른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청소 년의 성에 따라 부모의 심리적 통제 대한 지각의 차이를 살펴보면 남자 청소년이 여자 청소년보다 부모의 심리적 통제를 높게 지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남자 청소년이 여자 청소년보다 부모의 심리적 통제를 많이 느낀다는 선행연구[3, 13, 32, 35, 41, 58] 를 지지하는 결과이다. 이러한 결과는 남자 청소년이 여자 청소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모의 과잉기대를 크게 지각하여 부모의 심리적 통제를 많이 느끼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또한 남자 청소년이 여자 청소년보다 부모님의 자녀에 대한 소 유욕, 자신의 독립에 대한 욕구, 부모님과의 성격, 의견충돌, 지나친 기대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또한 여전히 잔재하고 있는 한국의 전통적 성역할이나 고정관념 에 의해 남성에게 더 많은 역할을 기대하고 그로인해 남자 청소년은 더 많은 부담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간주된다.
또한 청소년의 문화성향에 따른 부모의 심리적 통제 대한 지각의 차이가 나타났다. 즉, 개인주의 가치관, 집합-개인공존 가치관을 가진 청소년이 집합주의 가치관을 가진 청소년보다 부모의 심리적 통제를 높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Park 등(2008)[42]과 Rubin 등(2011)[44], Soenens와 Vansteenkiste(2007)[50]의 연구를 지지하는 것으로 문화적 상대주의와 그 사회에서 강 조하는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비교문화적 관점으로 설명할 수 있다[5, 13]. 다시 말하면 비교문화 적 관점에서 개인주의 가치관이 지배적인 서구 사회에서는 개인의 가치관 및 개성, 자율성, 독립성, 타인과의 분리 등의 특성들이 가치 있는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개인주의 가치관을 가진 청소년들 은 자신들의 독립심 표현이나 자율성을 차단하고 심리적으로 조정하려는 모든 심리적 통제에 대해 보다 높게 지각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집합-개인혼미 가치관을 가진 청소년들의 경우 즉, 문화성향이 혼미한 청소년은 부모의 분 리불안 심리적 통제와 성취지향 심리적 통제를 가장 높게 지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부모에 의해 다그쳐지고, 통제적인 양육행동을 많이 경험하고, 부모에 의해 무시되거나 거부되었다 고 느끼는 청소년들의 경우 자아정체감의 혼미를 경험한다는 연구결과에서 유추해 볼 수 있다[1, 33, 47]. 자아정체감이 자신은 누구이며, 어디로 향하고 있으며, 자신이 꼭 맞는 사회는 어디인가에 대한 확고하고 응집된 인식을 형성하는 것과 더불어 민족, 가치 및 전통에 대한 개인적 동일시로 정의할 때, 문화성향은 자아정체감의 중요한 부분으로 생각할 수 있다[48]. 따라서 집합-개인혼미 집단의 청 소년들의 경우 부모가 심리적 통제와 같은 부정적 양육행동을 함으로써 그들이 속한 문화, 즉 사회 의 역사와 가치관에 대한 문화의 대행자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이것이 청소년들의 문화성향을 공고히 하지 못하는 발달을 이끄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둘째, 청소년의 성과 문화성향에 따라 부모의 온정성(사랑, 헌신)에 지각의 차이가 있는지를 알아 본 결과, 청소년이 지각하는 부모의 온정성에도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여자 청소년이 남자 청소년보다 부모의 사랑을 높게 지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여자 청소년이 보다 부모의 양육행동을 긍정적으로 지각한다는 Moon & Oh(2002)[38]과 Joo(2006)[24]의 보고와 맥을 같 이 한다. 이는 여자 청소년의 관계지향적인 특성으로 인해 부모-자녀관계에서 남자 청소년보다 깊 은 유대감을 형성하게 되고 이로 인해 부모의 양육행동을 보다 관심이나 친밀감, 애정적으로 지각하 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리고 집합주의 가치관을 가진 청소년과 집합-개인공존 가치관을 가진 청소년들이 개인주의 가 치관과 집합-개인혼미 가치관을 가진 청소년들보다 부모의 애정을 더 높게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 다. 이러한 결과는 개인주의 가치관을 가진 청소년은 어머니의 사랑과 애정과 관련된 온정성을 더 높게 지각하고, 집합주의 가치관을 가진 청소년은 어머니의 헌신과 관련된 온정성을 더 높게 지각할 것으로 예측한 것과는 달리 집합주의 가치관과 집합-개인 공존 가치관을 가진 청소년이 부모의 사 랑과 헌신과 관련된 온정성 모두 높게 지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집합주의 가치를 강조 하는 사회에서는 자주 애정을 표현하거나 칭찬을 하지 않아도 도구적인 지지와 헌신, 희생의 기반이 사랑에 있는 것으로 받아드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위 결과를 종합적으로 살펴볼 때, 개인주의 가치관을 가지는 청소년들은 부모의 심리적 통제를 높게 지각하는 반면, 집합주의적 가치관을 가지는 청소년들은 보다 부모의 온정적인 양육행동을 높 게 지각하는 것으로 나타나, 그들의 문화적 성향이 부모의 양육행동을 지각하는데 영향을 미치고 있 음을 나타내고 있다. 즉, 자율성과 독립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개인주의적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청소년들이 자율성의 손상을 주는 심리적 통제를 더 부정적으로 지각하고 관계성을 중요하게 생각 하는 집합주의적 문화를 가진 청소년들이 부모의 양육행동을 온정적으로 지각하고 있다는 문화적 보편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흥미로운 것은 집합-개인공존 가치관을 가지는 청소년들은 자율성에 대한 손상에 영향을 미치는 부모의 심리적 통제에 대해 높게 지각하는 동시에 긍정적 관계의 측면인 부모의 사랑과 헌신에 대해서도 높게 지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집합주의 가치관과 개 인주의 가치관이 공존할 수 있으며, 이러한 사회에서는 자율성 만족과 관계성 만족이 동시에 요구될 수 있다는 Kagitcibasi(2005)[29]의 주장을 지지한다.
한편 이처럼 청소년의 문화성향에 따라 심리적 통제와 온정성을 다르게 지각하고 있다는 것은 같 은 문화권 안에서의 청소년들 사이에도 집합주의 가치관과 개인주의 가치관이 혼재되어 있어, 문화 권 내의 개인들 간에도 이 두 가지 문화적 가치관이 공존하고 있다는 문화적 특수성을 확인할 수 있 다. 또한 본 연구결과는 우리나라 청소년의 문화적 가치관의 특수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집단 내에 서도 집합주의 가치관의 청소년과 개인주의 가치관, 집합-개인공존 가치관, 집합-개인혼미 가치관 의 청소년을 구분 필요성을 시사한다.
셋째, 청소년의 성 및 문화성향에 따라 부모의 심리적 통제와 온정성 간의 관계를 살펴본 결과, 남녀 청소년 그리고 집합주의 및 개인주의, 집합-개인공존, 집합-개인혼미 가치관을 가진 청소년 모두에게서 부모의 심리적 통제(분리불안, 성취지향)와 온정성(사랑, 헌신) 간의 관계는 부적으로 나타나 청소년의 성과 가치관에 관계없이, 부모의 심리적 통제를 높게 지각하는 청소년은 부모가 온 정적이지 않다고 지각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Deci와 Ryan(2002)[15]의 자기결정이론으로 해석할 수 있다. 즉 자기결정이론에 의하면, 인간은 기본적으로 자율성(autonomy), 관계성(relatedness), 유 능성(competence)에 대한 욕구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긍정적인 발달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핵심적 인 심리적 영양소인 세 가지 욕구가 충족되어야 한다고 본다. 특히 기본 심리적 욕구로서의 자율성 은 자유의지에 따라 행동하는 정도를 뜻하며, 자기결정이론의 핵심적 개념이다[15, 22]. 따라서 관계와 조화를 중시하는 집합주의 가치관을 가진 청소년일지라도 자율성의 손상을 일으키는 부모의 심리적 통제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지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본 연구는 도시화가 진행된 서울과 수도권의 청소년을 대상으로만 조사하였으며, 또한 청 소년이 지각하는 부모의 심리적 통제와 온정성만을 살펴보았기 때문에 모든 양육행동에서 문화성향 의 공존으로 일반화 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후속연구에서는 도시화가 진행되지 않은 농· 어촌 산간지역을 포함한 연구가 더 필요하며, 더 많은 양육행동 비교를 통해 청소년이 지각하는 양 육행동에서 나타나는 문화성향의 공존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지금까지 다루어오지 않은 청소년의 성과 문화성향에 따라 청소년 이 지각하는 부모의 심리적 통제와 온정성의 차이를 살펴봄으로써 개인주의 가치관과 집합주의 가 치관이 공존하는 우리 문화의 특수성을 밝히는데 연구의 의의가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학교와 청 소년 활동기관에서는 집합주의와 개인주의가 공존하는 청소년들의 문화적 성향을 만족시킬 수 있는 즉, 모둠 안에서 관계를 잘 유지하면서도 자율적으로 개인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개발 하고 지원해야 한다는 시사점을 제공한다. 또한 본 연구는 청소년의 문화성향에 따라 부모의 양육행 동에 대한 청소년의 지각이 다르다는 것을 확인하였으며, 자율성과 독립성을 손상시키는 심리적 통 제는 관계와 조화를 중요시 여기는 집합주의적 가치관을 가진 청소년조차도 이를 부정적으로 지각 하게 된다는 점을 파악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는 부모교육 및 상담현장에서 청소년의 문화성향을 이 해하기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할 것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