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서론
우리나라의 다문화 가구는 1990년대 이후 급격히 증가하여, 2015년『전국다문화가족실태조사』 에 따르면 전체 다문화 가구는 278,036 가구로 추산되며 이는 2012년 조사보다도 4.3% 증가한 수 치이다[36]. 2011년 개정된 다문화가족지원법에 의하면 다문화 가족은 결혼이민자 또는 인지, 귀화에 의한 한국인과 출생, 인지, 귀화에 의한 한국인으로 구성된 가족으로 정의되는데, 이는 개정 전 다 문화 가족이 결혼이민자와 한국인으로 구성된 가족으로 한정되었던 것에 비하여 이주노동자와 유학 생 증가 등 국내의 다양한 외국인 유입 경로 증가를 고려한 확장된 개념이다[20]. 따라서 다문화 가족 논의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논의의 대상이 되는 가족 유형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비록 다양한 유형의 다문화 가족에 대한 연구 및 정책적 논의가 요구되는 것이 사실이나, 본 연구는 현재까지 다 문화 가족정책의 주요 대상이 되고 있는 결혼이주여성에 초점을 두었다. 무분별한 국제결혼을 지양 하는 사회적 우려 및 법적 규제의 영향으로 매년 새로이 발생하는 결혼이주여성의 수는 2005년 이 후 점차 감소 추세를 나타내고 있으나, 누적된 결혼이민자·귀화자의 수는 2015년 기준 30만명 가 량으로 추정되며, 그 중 여성은 81.5%로 남성에 비해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36].
결혼이주여성의 수가 증가함에 따라 2000년대에는 다문화 가족을 대상으로 한 정책적・학문적 노 력이 두드러졌다. 2006년 ‘결혼이민자가족센터’(2008년 이후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시범사업 시작 및 2008년 다문화가족지원법 제정 등을 포함한 중요한 정책적 지원이 실시되었을 뿐 아니라, 다문 화 가족 어머니들의 자녀 출산 및 양육에 대한 연구가 크게 증가하였다. 특히 다문화 가족 어머니들 이 경험하는 다양한 어려움에 초점을 맞춘 양적・질적 연구들이 활발히 실시된 바 있다. 우선 다문화 가족 어머니들은 첫 자녀를 출산하는 연령이 일반 가정 어머니들 보다 낮으며, 임신과 출산에 대한 지식수준이 낮은 경우가 많다[19]. 출산 이후에도 자녀 양육 및 교육에 대한 정보 부족을 지속적으로 호소하는 경우가 많으며[57], 양육에 필요한 사회적 지지 체계 또한 한국에 거주한지 오래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매우 부족하다고 보고된다[9]. 그 밖에도 한국어 능력 부족으로 인한 자녀교육의 어려움 [15, 37, 44], 한국의 높은 교육열과 생소한 교육환경으로 인한 부모로서의 정체성 혼란 및 수동적 양육 태도[10, 39, 45], 자녀와의 빈번한 갈등 및 양육 기술의 부족[39] 등의 문제를 보인다. 또한 양육과정에서 부부 갈등 및 공동양육의 문제[28, 30], 열악한 경제적 사정으로 인한 자녀 양육의 어려움[1, 18], 새로운 문화에의 적응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안감 및 우울감[49] 등 다양한 문제를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와 대조적으로 몇몇 연구들은 다문화 가족 어머니들의 긍정적 양육경험에 주목한 바 있는 데, 어머니들이 다문화 가족의 특성을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자녀가 세계시민으로 자라날 것을 기대 하는 점[41], 주위의 차별 또는 편견에도 불구하고 부모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자녀를 위한 다양한 교육적 환경을 제공하며 적극적으로 양육하고 있다는 점[57, 59] 등에 대해 보고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연구들은 아직 한국사회에 적응 중인 결혼이주여성이 자녀를 가지게 되면서 적극적이고 긍 정적인 양육자 역할을 하게 됨을 강조한다. 그러나 이러한 소수의 연구들을 제외하고 다수의 선행 연구들에서 여전히 양육과정 상의 어려움에 대한 초점이 두드러질 뿐 아니라, 어려움을 단순히 나열 하는 경향 또한 발견되어[48], 한국 사회라는 새로운 환경에서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다문화 가족 어 머니들의 경험의 실체를 보다 통합적이고 전체적인(holistic) 관점에서 살펴볼 필요성이 제기된다.
양육경험을 살펴볼 수 있는 다양한 관점이 존재하나, 특히 양육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알려진 다양한 개인내·외적 요인들이 양육에 미치는 영향 및 각 요인들의 상호관계를 고려하는 것은 다문 화 가족 어머니들의 양육경험을 심층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접근방법이 될 수 있다. 일찍이 Belsky[2] 는 한 부모의 양육이란 특히 세 가지 중요한 특성들, 즉 부모의 개인적 특성, 환경적 특성 및 아동의 특성을 포함한 복합적 요소들로 인한 결과물임을 제안하며, 양육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소들의 유기적인 관계를 과정 모델(process model)로 제시한 바 있다. 이러한 관점은 오늘날까지 다양한 환경에 처해 있는 부모의 양육을 이해하는 중요한 이론적 틀을 제시한다. 부모의 개인적 특성은 부 모역할을 수행하는 데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데, 특히 부모의 우울과 같은 심리적 특성은 부모가 아 동의 상태 및 발달 과업에 민감하게 초점을 맞추며 양육할 수 있는 능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2]. 이에 근거할 때 다문화 가족 어머니의 특성을 이해하는 데 있어 그들이 성장기 및 성인기에 경험한 문화적 환경의 변화 및 그로 인한 독특한 양육 경험을 이해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선행 연구들은 이민자로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심리적 부담은 매우 큰 편이지만, 이민자의 새로운 문화에 대한 학습, 새로운 사회적 기술 습득 정도에 따라 심리・사회적 적응의 정도는 다를 수 있으며 충분 히 긍정적인 심리적 적응이 가능함을 보고하였다[3, 6]. 그러나 문화적 변화의 범위 및 속도가 개인의 적응 능력을 초과할 경우에는 우울 및 불안을 포함한 다양한 심리적 적응 문제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4], 다문화 가족 어머니의 심리적 특성으로 인한 양육 경험을 살펴볼 필요성이 제기된다.
양육에 영향을 미치는 부모의 특성 중 심리적 특성을 보다 강조한 Belsky[2]에 비하여, 문화적 특성이 부모의 양육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학자들 중 다수는 그 매개적 역할을 하는 부모의 특성으로 부모 신념 체계의 역할에 초점을 맞춘 바 있다. 예컨대 Ogbu[40]의 문화생태학적 모델(Cultural-Ecological Model)에 따르면, 각 문화권마다 성인에게 요구하는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 능력은 서로 다르며, 양육이란 아동을 미래에 문화적 작업을 유능하게 해낼 수 있는 성인으로 길러내기 위한 중요한 미래 지향적 행동으로 이해된다. 따라서 유능한 성인에 대한 각 문화의 관점 차이는 부모의 양육신념, 나아가 양육행동에 차이를 가져올 수 있다. 한편 이와 같은 문화와 양육의 연관성은 주류 문화에서 통용되는 양육방법과 아동발달에 대한 관점을 다른 문화권에서의 양육 연구에 적용하는 데 주의를 기울여야 할 필요성을 강조하여, 다문화 가족 어머니의 한국 사회 내 양육 경험에 대한 문화의 영향력을 이해함에 있어, 출신 문화의 특수성을 반영하는 다문화 가족 어머니의 관점, 즉 내부자의 입장에서 고찰할 필요성 이 있음을 보여준다.
출신국에서 형성된 아동관, 부모 역할 신념 등을 포함한 다양한 개인 내 양육 신념들은 이주 후 각각 다른 방식으로 문화적응 양상을 나타내어[5], 출신국의 문화적 특성을 반영하는 다문화 가족 어 머니들의 신념이 한국 사회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문화적응을 나타내며 양육 경험을 형성해 나가는 지 고찰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소수의 선행 연구에 의하면, 양육 신념적 측면에서 다문화 가족 어머 니들은 출신국의 문화를 반영하는 독특한 부모역할 인식을 나타내지만, 한국의 교육 문화를 받아들 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42]. 특히 양국 간 문화의 차이를 조망하는 어머니들의 태도가 양육 신념 및 행동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어, 양국의 문화 차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어머니들은 결혼이주여 성으로서의 자신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뿐 아니라 자녀들에게 이중 언어를 구사할 수 있고 양국의 문 화를 경험할 수 있는 다문화 가족 자녀로서의 특수성을 가치 있는 것으로 설명하였다[57].
다음으로, Belsky[2]는 배우자, 친구, 친척의 지지와 같은 부모의 환경적 특성이 양육에 중요한 영 향을 미침을 강조하고 있는데, 선행 연구들은 이러한 맥락에서 다문화 가족 어머니의 자녀 양육 경 험에 다양한 사회적 지지원들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특히 배우자와의 관계가 긍정적이고 배우자가 자녀교육을 도와주는 경우에는 어머니가 적극적으로 한국문화에 적응하며 자 녀를 교육하려는 태도를 갖게 되었으나[48], 배우자가 자녀 양육에 비협조적일 때는 부모 역할 정체 성 혼란[38]을 느끼는 경우도 있었다. 또한 한국 가족 및 친지들의 신뢰와 인정을 경험할 때 부모로서 의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11]. 이 외에도, 다문화가족지원센터 교사를 통한 한국어 능력 상승 및 자녀 언어교육 도움[57] 및 한국 이주여성모임과 같은 자조집단을 통해 다문화 가족 지원 프로그램 정보를 공유하거나, 양육방식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한국과 출신국의 문화를 반영하는 효과적인 양육 방 법을 모색하는 경우 또한 보고된다[57]. 이를 통해 다문화 가족 어머니에게 사회적 지지가 양육에 중 요한 역할을 차지하며, 지지원 또한 다양함을 짐작할 수 있다.
부모의 개인적 특성 및 환경적 특성 외에도 아동의 특성은 부모의 양육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2]. 그 중 다문화 가족 어머니의 자녀 양육 경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아동의 특성 중 하나는 자녀의 발달 단계적 특성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2015년 기준, 다문화 가구 중 6세 미만 의 미취학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가구는 전체 가구의 45.8%에 해당하여, 초등학교(31.0%), 중학교 (8.9%), 고등학교(6.5%)에 재학 중인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가구보다 월등히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36]. 특히 만 6세 이하 자녀를 둔 결혼이민자 중 약 77%가 부모역할 수행에 어려움이 있다고 응 답하여, 이 시기 다문화 가족 어머니들의 양육 경험을 고찰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그 중에서도 유아 기는 적절한 보호와 안전한 환경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주도성 발달을 돕고 가정의 정서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등 이전 단계와 다른 새로운 부모역할 실행이 필요한 시기로서[13], 이 시기의 부모의 부정 적 양육행동은 유아의 우울, 위축과 같은 내재화 문제 및 공격성과 같은 외현화 문제와도 밀접한 관 련성을 가진다고 보고되고 있다[55, 56] 그러나 다문화 가족 어머니들의 양육경험을 살펴본 선행연구 들 중 다수가 어머니로서의 결혼이주여성을 동질적인 집단으로 간주하고 자녀의 연령을 고려하지 않은 경향이 있어[8, 17], 유아기 자녀의 발달적 특성 및 적절한 양육자 역할을 고려한 다문화 가족 어 머니들의 양육 경험을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
지금까지 다문화 가족 어머니의 자녀 양육에 대한 연구가 다수 수행·보고되었으며 자녀 양육 실 태를 보다 면밀히 파악하고자 하는 질적 연구도 점차 증가해 왔다. 그러나 지금까지 수행된 질적 연 구들은 비교적 제한된 접근법에 기초하여, 다수의 연구에서 질적 연구의 전통을 명시하지 않은 경향 이 있으며, 현상학[27, 39, 53, 58], 근거이론[11, 38, 48], 문화기술지[33] 연구가 소수 발견된다. 선행 연구에 서 거의 시도되지 않은 해석현상학적 접근[50]은 연구 참여자들의 특정한 경험이 무엇이며 그들이 자 신의 경험을 어떻게 이해하는지 살펴보는 한편, 연구자 역시 연구 참여자들의 경험에 대한 이해와 해석을 시도함으로써 대상에 대해 심층적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방법이다[51]. 이러한 측면에서, 본 연구는 유아기 자녀를 둔 국내 결혼이주여성을 대상으로 해석현상학적 접근을 시도함으로써 다문화 가족 어머니들이 인식하는 자녀양육 경험을 내부자의 관점에서 이해하는 한편, 외부자로서 다문화 가족 어머니들의 자녀양육 경험에 의미를 부여하고 이해하며 심층적으로 분석하였다.
<연구문제> 다문화 가족 어머니들이 유아기 자녀를 양육하는 과정에서 보고하는 양육자로서의 경험은 어떠 한가?
Ⅱ.연구방법
1.연구 참가자
본 연구의 참가자는 서울시와 대전시 지역의 거주자로 현재 유아기(만 3∼5세)에 해당하는 자녀를 적어도 1명 이상 양육하고 있는 10명의 다문화 가족 어머니들이다. 특히 본 연구에서는 다문화 가족 어머니를 결혼이주여성 즉, 한국 남성과 결혼한 외국인 여성으로서 한국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하며 유아기 자녀를 둔 동질성을 지닌 어머니들로 한정하였다. 참가자들의 특성을 살펴보면, 연령은 20대 부터 40대에 걸쳐 있으며, 출신 국가는 중국 4명(40%), 베트남 2명(20%), 캄보디아 2명(20%), 네팔 1명(10%), 우즈베키스탄 1명(10%)의 순이었다. 한국 거주 기간은 6년∼21년까지로, 결혼 기간도 이 와 유사하였다. 유아기에 해당하는 자녀의 연령은 만 5세가 4명(40%), 만 4세가 3명(30%), 만 6세가 2명(20%), 만 3세가 1명(10%)이었다. 연구 참가자의 일반적인 특성은 <Table 1>에 제시되어 있다.
2.연구 절차
1)사전 연구
본 연구에서 사용된 반구조화된(semi-structured) 질문지의 내용이 유아기 자녀를 둔 다문화 가 족 어머니의 자녀양육 경험을 파악하고자 하는 연구 목적에 적합한지 확인하고자 아동학과 교수 2 인에게 검토를 의뢰하였다. 이 과정을 거쳐 완성된 질문지의 내용을 타국 출신의 연구 참가자들이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 중국 출신 아동학과 대학원생에게 질문지 내용의 적절 성을 일차적으로 확인하는 한편, 2016년 11월 15일과 22일 2회에 걸쳐 유아기 자녀를 둔 다문화 가 족의 어머니 한 명에게 개별면접을 통한 예비 조사를 실시하였다. 그 과정을 통해 도출된 의견을 바 탕으로 2016년 11월 15일∼12월 7일에 총 6차례에 걸쳐 연구자들이 모여 질문지 내용을 수정·보완 하였다.
2)본 연구
본 연구에서는 참가자 선정의 적절성을 확보하기 위해 의도적 표집 방법을 사용하였고[46], A 종합 복지관과 B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통해 연구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기를 동의한 연구 참가자에게 개 별적인 전화 연락을 통해 면접 시간과 장소를 결정하였다. 면접은 연구 참가자 당 각 두 차례씩 진 행하였으며, 각 면담은 어머니들의 한국어 수준이나 개인적 성향에 따라 90∼120분이 소요되었다. 면담은 기관 내 상담실(2명), 참가자의 자택(3명), 그리고 자택 주변의 조용한 카페(5명)에서 이루어 졌다. 1차 개별면접은 2016년 12월 10일∼20일에, 2차 개별 면접은 2016년 12월 17일∼27일에 진 행되었으며, 전체 면접은 사전 연구에 참여한 연구자 2인에 의해 실시되었다. 1차 개별 면접을 시작 하기 전 참가자에게 연구 동의서 2부를 제시하고 동의서의 각 내용을 한국어 또는 영어로 설명한 후 동의서에 각각 서명을 하고 참가자와 연구자가 한 부씩 소지하였다.
1차 및 2차 개별 면접은 모두 반구조화식(semi-structured) 면접으로 이루어졌다. 1차 면접에서 는 참가자와의 라포를 형성하고 양육과 관련된 부모됨 경험을 살펴보는 것에 목적을 두어 참가자의 기본 정보 및 양육 방식, 양육 신념, 양육 경험과 관련된 효능감과 행복감에 관해, 2차 면접은 양육 스트레스, 공동양육과 결혼만족도, 출신국과 한국 양육 문화 비교, 문화적응 등에 관해 조사하였다. 질문의 예로는 “자녀가 어떠한 정체성을 가지고 자라나기를 바라시나요?”, “OO(어머니의 출신국가) 에서 이 시기 아이들을 기르는 부모들이 일반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등이 있 다. 면접은 연구 참가자들이 한국어로 진행되는 면접에 대해 갖고 있는 부담감을 낮추고 편안한 상 태로 자신의 생각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도록 돕는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 질문에 대한 답을 어려 워하는 경우 연구자들은 다양한 추가 설명을 제공하였고 연구 참가자들이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자 신의 행동, 생각 및 감정에 대해 표현하도록 격려하였다. 연구 참가자들의 명확한 의도를 이해하고 좀 더 자세한 설명을 듣는 것이 필요한 경우에는 동일한 의미의 질문을 면접 과정에서 반복하며, 연 구자가 정확한 의미를 이해하는 한편 풍부한 설명을 확보하고자 하였다. 한국어 또는 영어로 된 일 부 단어를 어려워하는 참가자들을 위해서는 스마트폰의 번역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서 출신국의 용 어로 직접 보여주어 연구자의 내용 전달에 오류가 없는지 확인하였다. 또한, 면접 종료 후 연구자들 은 각 참가자들에 대해 떠오르는 생각이나 의견들을 메모하여 일지에 기록하였다.
두 차례의 개별 면접은 연구 참가자의 동의하에 녹음된 후, 아동학과 대학원생 10명에 의해 연구 참가자가 표현한 언어 그대로 전사되었다. 연구 참가자별 전사 자료 분량은 A4 용지 34∼69매, 총 501쪽이었다.
3.자료 분석
다문화 가족의 어머니들이 경험하는 부모됨과 그들이 경험에 부여하는 의미를 탐색하기 위해 본 연구는 참가자가 서술한 경험과 행위에 대한 인식을 연구자가 의미화할 수 있는 해석현상학적 분석 (Interpretative Phenomenological Analysis; IPA)을 이용하였다[52]. 해석현상학적 분석(IPA)은 참 가자 개인이 직면하는 특정 상황을 어떻게 인식하고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지를 파악하고자 할 때 적합하다는 점에서 현상학적 분석방법과 유사하나, 참가자의 경험이나 사건에 대한 객관적인 진 술을 풀어내기보다 그들에 대한 연구자의 시각이나 해석적인 설명이 포함된다는 점이 큰 차이라 할 수 있다[47].
앞서 서술하였듯이 해석현상학적 분석 방법에 따라 수집된 본 연구 자료들은 참가자의 언어 표현 이나 공유된 개인 경험에서의 차이로 인해 결과의 다양성을 만들어내게 된다. 이러한 자료의 분석은 Smith[50]가 10명의 대상까지 적절하다고 한 기본적 방식(basic method)을 적용하여 다음과 같이 4 단계에 걸쳐 이루어졌다. 1단계에서는 첫째 사례의 전사 자료를 여러 차례 읽어보고 재검토하며 메 모로 논평을 작성하며 그 의미에 대한 최초의 추상적 인상을 형성하였다. 이 때, 중요한 경험에 대 한 서술적 논평, 언어사용에 대한 언어적 논평, 잠정적 해석을 포함한 개념적 논평을 포함하였다. 2 단계에서는 논평을 포함한 전사 자료의 중요사항을 간결하고 함축적으로 설명하는 과정 내에서 참 가자 경험의 본질을 포착한 초기 주제를 선정하였다. 생성된 초기 주제는 연구 참가자가 사용한 단 어를 그대로 사용하여 포현하기도 하지만, 연구자의 해석을 반영하기 때문에 주로 학술적인 용어로 주제어를 사용한다. 3단계에서는 유사한 주제 간 관련성을 찾아 분석의 흐름을 보여주는 작업을 실 시하여, 생성된 주제들의 통합화된 구조를 도표로 나타내었다. 이를 통해 주제들 간 유사한 내용끼 리 묶어 군집(cluster)을 만들었으며, 이로써 첫째 사례에 대한 단일사례 분석을 완료하였다. 이러 한 분석은 개성기술적 접근(idiographic approach)으로, 개인의 주관적 경험에 초점을 맞춘다. 마 지막 4단계에서는 나머지 모든 사례들도 이와 동일한 분석과정을 반복하여 적용하며, 분석된 모든 사례의 내용을 토대로 반복되는 패턴을 찾아내며 비교·분석하였다[7].
이와 같은 분석 과정을 거친 후 전체적인 자료 분석을 위해 2017년 1월 10일∼3월 3일까지 총 8 주간 매주 1회의 연구 회의를 거쳐 자료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고 분석결과를 조직화하며 공 통된 합의점을 도출하였으며, 이를 통해 연구자는 유아기 자녀를 둔 다문화 가족 어머니들의 자녀양 육 경험을 내부자의 관점에서 이해하는 한편 연구자의 해석을 더하여 심층적으로 분석·서술하고자 하였다.
4.연구의 타당도와 윤리적 고려
본 연구에서는 결과의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Creswell과 Miller[12]가 제시한 전략들 중 동료 검토(peer review), 연구 참가자 확인(member checks)을 시행하였다. 동료 검토를 위해 공동연구 자들 외에 질적 연구경험이 풍부한 아동학과 교수 1인 및 박사급 연구원 1인과 본 연구의 연구방법 과 의미, 해석에 대해 논의하는 과정을 거쳤으며, 연구자가 1차 분석한 결과를 다른 연구자들이 전 사본을 읽으면서 의미와 주제가 적절하게 이어졌는지 확인하였다. 이를 마친 후, 연구 참가자 중 동 의한 참가자 2인에게 분석된 결과가 연구 참가자들의 경험을 적절하게 반영하는지 구두로 확인하는 과정을 가졌다. 또한 전사하는 동안 참가자들의 이름은 모두 숫자로 익명화하였고, 전사자들은 전사 작업 전에 녹음 파일과 전사 작업의 내용이나 참가자의 정보 등을 외부로 유출하지 않겠다는 서약서 를 작성하였다. 연구 참가자들에게는 면접을 실시하기 전 연구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한 뒤 연구 참여 동의를 획득하였고, 자발적으로 참여 의사를 밝힌 경우에만 연구에 참여하였다. 연구 참 여 동의를 구하는 과정에서 자발적 참여, 연구 참여에 따른 피해의 가능성 유무, 비밀보장 등에 대 해 설명하였으며, 연구 참여가 종료된 후에는 전체 연구 참여에 대한 보상으로 현금 6만원을 참가자 에게 지급하였다.
III.연구결과
본 연구는 다문화 가족 어머니들이 유아기 자녀를 양육하는 과정에서 보고하는 양육자로서의 경 험을 살펴보았다. 다문화 가족 어머니들의 양육경험을 해석현상학적 관점으로 분석한 결과, 출신국 문화에 근거한 양육신념, 한국문화 적응, 문화적응 과정에서 나타난 양육행동, 그리고 부모로서의 자기인식 및 평가로 구성되는 네 가지 핵심과정들을 도출하였다. 또한 이러한 핵심과정들을 중심으 로 한 연구 참가자들의 양육경험은 2개의 대주제와 6개의 하위주제, 36개의 하위요소로 나타났다 (<Table 2>).
또한 ‘한국인 어머니들과 다문화 가족 어머니들의 자녀양육실제 비교’와 ‘문화적응 과정에서 나타 난 부모경험’의 두 가지 대주제로 유목화 되는 다문화 가족 어머니들의 유아기 자녀양육 경험을 네 가지 핵심과정들을 중심으로 도식화해보면 [Figure 1]과 같다.
이와 같이 크게 두 가지 대주제로 나타난 다문화 가족 어머니들의 유아기 자녀양육 경험에서는 각 하위요소 간 긴밀한 연결성이 드러났으며 이를 각 대주제 및 하위주제별로 제시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1.한국인 어머니들과 다문화 가족 어머니들의 자녀양육실제 비교
1)기본생활습관 및 공동생활 교육에서의 엄격함
대부분의 연구 참가자들은 출신국의 양육문화로 인해 자녀가 독립적인 아이로 자라기를 바라는 양육신념을 가지고 있었으며, 따라서 어린 연령부터 기본 생활 습관을 익히고 가사 일을 부모와 나 누어 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ID 08의 경우 자녀가 독립성을 기르도록 양 육한 후 ‘자유롭게 자신의 삶을 살 수 있는 엄마가 되는 것’은 ‘꼭 이루고 싶은 희망사항’ 이었다. 양 육신념에 대한 진술 중에 ‘스스로’ 라는 단어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며, 자녀가 부모에게 의존하기보 다 개별적인 독립체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강조하여 표현하였다.
힘든 거 말고, 어른 하는 거 말고 위험한 거 외에는 다 시키고 (중략) 애들이 스스로 나가서 혼자 살 수 있도록 위험하지 않게 세상을 살면서 위험하지 않게 살도록 노력해야 하잖아요. 그 아이 스스 로 할 수 있게 그거만 도와주는 거예요. 혼자 스스로 할 수 있는 거나, 다 스스로 할 수 있게.
(1차 개별면접, ID 08)
여기는 스무 살, 뭐 이렇게 돼도 일 안 하잖아요. 집안일도 잘 모르잖아요, 거의. 근데 우리나라는 거의 10살 때부터 집안 일 다 하고. 청소도 다 하고. 우리 다 그렇게 살았어요. (중략) 그리고 여기 한국에서는 다 사주잖아요. 우리는 다 우리가 알아서 샀어요. 연필, 공책, 다. (2차 개별면접, ID 10)
또한 연구 참가자들은 주변 한국 어머니들이 장난감이나 옷과 같은 것들을 자녀가 원하는 대로 아낌없이 사주며, 자녀가 공공장소에서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을 하더라도 행동을 제한하지 않 는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한국 어머니들의 이러한 양육행동은 그들의 출신국에서 일반적으로 어머 니들이 자녀가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거나 실례를 범할 수 있는 행동을 하지 못하게 주의를 주고 엄 하게 제지하는 양육행동을 보이는 것과는 매우 대조적인 것으로 연구 참가자들에게 인식된다. 연구 참가자들은 한국 어머니들의 이러한 허용적인 태도가 자녀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한국 엄마들이 옷 같은 것도 엄청 사더라고요. (중략) (한국 엄마들은 아이들을) 진짜 왕자 공주처럼 막 반짝반짝하게.
(1차 개별면접, ID 08)
그러니까 애기들 “안 돼. 하지마.” 도 하는데 또 밥 같은 건 다 먹여주고, 애기들이 안하고 다 해주 고 쫓아다니고.
(1차 개별면접, ID 04)
한국 애기들 어디서도 진짜 마음대로 해. (중략) (중국은) 절대 그런 거 없어.
(2차 개별면접, ID 04)
실제로 연구 참가자들은 자신의 자녀를 양육할 때, 자녀에게 필요한 일을 무조건적으로 대신해주 기보다는 자신의 일은 자녀가 직접 하도록 양육하고 있었다. 또한 일부 연구 참가자들은 자녀가 독 립심과 자조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양육하려는 신념 때문에 자녀의 행동을 더 제한하고 엄격한 권 위주의적인 양육태도를 보인다고 스스로를 평가하였다.
한국 엄마들 나도 여럿이 친구 있었어. 키울 때 그렇게 하는 거 별로야. 나는 안 따라 해요. (중략) 밥을 해주고도 봐주고, 먹여주고. 나는 그런 거 안 하고 싶어.
(1차 개별면접, ID 04)
제가 너무... 습관이나 뭐 이런 거 때문에(권위주의적이 된 것 같아요). (중략) 내가 느끼는데 내 스 스로도 애를 자꾸 누르는 것 같아요.
(1차 개별면접, ID 09)
이처럼 연구 참가자들은 출신국 문화의 영향으로, 자녀들에게 유아기부터 자조 기술과 기본생활 습관을 익히는 것을 강조하고 가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시키는 게 좋겠다고 여기고 있었으며 이러 한 신념을 실제로 양육행동에 반영하고 있다. 이와 같이 자녀가 스스로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양육행동을 통해 아동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이들에게 부모로서 자부 심을 갖게 한다. 이러한 모습은 선행 연구[57]에서 다문화 가족 어머니들이 독립심을 가지고 스스로 를 책임질 수 있는 사람으로 자녀가 자라나기를 기대하며, 한국 어머니들이 자녀를 과보호하는 경향 이 있다고 평가했던 것과 유사하다. 또한 연구 참가자들은 한국 생활 중에 허용적인 한국 어머니들 의 양육태도를 관찰하게 됨으로써 자녀를 독립적으로 키워야 한다는 양육신념을 더욱 굳히게 된 것 으로 보인다. 이는 양육행동에도 영향을 미쳐, 자녀들에게 더욱 단호하고 엄격한 행동을 보이게 되 었으며, 이는 연구 참가자들이 스스로를 권위주의적인 부모라고 인식하는 것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 였다.
2)유아기 자녀의 학업과 놀이에 대한 이중적인 태도
연구 참가자들은 출신국에서도 어머니들이 한국의 어머니들 못지않게 유아기 교육을 중시한다고 보고하였다. 이와 같은 출신국 경험으로 인해 연구 참가자들 역시 유아기 자녀가 학업에 필요한 능 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 출신국의 경제적 수준이 한국보다 높지 않다고 인식하는 연구 참가자들 또한 출신국 어머니들이 낮은 경제적 수준에도 불구하고 한국처럼 취학 전 유아들에게 ‘공부하는 것’을 강조한다고 인식하였다.
베트남도 지금도 공부 잘해. (베트남도 공부 잘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네. 아기들 유치원도 보내 고 어린이집도 보내고 공부도 많이 하고. (중략) 옛날에 공부 안 해요. 요즘에 아이들 다 공부 많이 해요.
(1차 개별면접, ID 01)
지금은 중국에서 애기 딱 한 명 있잖아. 그래서 중국에서 많이 시켜. 중국도 똑같이 공부를 많이 해 야 하는... 여러 가지 다 시켜. 보통 중국에서, 피아노, 수학, 국어.. 다 있어. 음... 아무튼 중국에서 돈 있는 사람들, 돈 낼 수 있는 사람들 다 많이 시켜 애기들 더 힘들어. 매일매일 공부해야 해.
(1차 개별면접, ID 04)
한편, 출신국에서의 유아기 자녀 학업 능력에 대한 높은 기대수준이 한국과 유사하다고 인식함에 도 불구하고, 연구 참가자들은 과도한 교육열이 자녀에게 스트레스를 줄 수 있으며, 유아기 자녀들 은 자유롭게 놀이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자유로운 놀이의 필요성을 인 식하는 연구 참가자들이라 할지라도, 자녀가 초등학교 입학 후 학업 성적이 또래보다 뒤처지고 그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을 가능성에 대한 염려를 동시에 표현하였다.
스트레스 받으면 소리도 지르고 맘대로 뛰고 모래도 만지면서. (중략) 자유의 시간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중략) 애들이 늘 날마다 나가고 싶어 하세요.
(1차 개별면접, ID 08)
모르고 가면 애기가 더 스트레스 많이 받을 수 있으니까 아이도 유치원 가면 공부 시켜야 한다고 생각해요.
(1차 개별면접, ID 07)
이처럼 유아기 자녀의 학업을 중시하면서도 한국의 과도한 교육열을 비판하며 자녀에게 자유로움 을 제공하고자 하는 연구 참가자들의 이중적인 가치관은 참가자들의 실제 양육행동과 부모로서의 자기인식 및 평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일부 어머니들은 자녀에게 교육을 강조하기 보다는 자 녀의 흥미에 가치를 두고 특별 활동이나 사교육을 경험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특히 ID 04에게 있어 자신의 요구보다 자녀의 요구를 우선시 하며 자녀가 원하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는 사실은 부모로서 큰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요소이다. 반면, 자녀의 흥미 영역 발달 지원과 초등학교 진학 준비 간의 갈등, 그리고 적절한 부모역할에 대한 양육지식 부족으 로 인해 부모로서의 역할인식에 혼란을 느끼는 참가자들도 있었다.
시켜도 OO한테 물어봤어. “힘들면 안 해도 돼.” 그런데 안 힘들어 해. 좋아해. (중략) 내가 지금 할 수 있으면 해. 안 해도 되고, 어디까지 하는 거 아니고 지금 내가 도움 줄 수 있어. 그리고 우리 애 기도 이거 배우고 싶어. 그럼 해. 얼마나 잘하는지는 상관없어.
(1차 개별면접, ID 04)
나는 없는데. 생각은 하는데 뭐 어떻게 해야 애기가 말로 잘 듣고 생각했는지 잘 몰라요. 어떤 방법 이 애기한테 좀 말 잘 듣고 잘 따르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떤 방법 잘 몰라요.
(2차 개별면접, ID 03)
연구 참가자들이 이처럼 과도한 한국의 교육열을 비판하면서도 초등학교 진학 후 학업 능력을 염 려하여 유아기 학습을 강조하기도 하는 모습은, Yang 등[57]의 연구에서 연구 참가자들이 한국 어머 니들의 교육열이 과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진학 후 자녀의 학습 능력이 또래보다 뒤쳐지지 않을까하 는 불안을 갖고 학습을 중요시 하였던 것과 유사하다. 또한, 한국의 유아기 자녀를 둔 어머니들의 양육경험에 대한 선행 연구에서 어머니들이 학교 진학을 앞두고 자녀에게 필요한 것들이 무엇이며 적절한 부모역할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혼란을 느끼며 자녀의 학업 성취를 강조하고 학교 적응 가능 성에 대해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고한 것과도 유사하다[26]. 이를 통해, 자녀의 학령기 전환을 앞둔 연 구 참가자들 역시 유아기 자녀를 둔 한국 어머니들과 유사한 양육경험을 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3)한국인 배우자의 소극적인 양육 참여
연구 참가자들은 출신국에서의 성장기 경험을 회고하건대, 아버지와 어머니의 성역할이 분명히 나누어지지 않았다고 하였다. 아버지 역시 가사활동 뿐 아니라 자녀양육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기억하였다. 또한 원가족의 부모님이 맞벌이 부부였을 경우 에는 바쁜 어머니보다 오히려 아버지와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회고하였다. ID 07은 원가족에서 아버지로부터 받았던 양육에 대해 긴 시간 동안 진술하였는데,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함께 보냈던 시 간과 추억이 많다는 점은 ID 07이 자신의 발달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하는 요소이 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아버지는 자녀의 성장과정에 있어 사회·정서 발달 등 다양한 측면에서 중 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이와 같은 원가족 경험을 통해 연구 참여자들은 배우자 에게도 자신의 아버지와 비슷한 수준의 적극적인 양육 참여를 요구하는 모습을 보였다.
부모님이 책 많이 읽어주고 중요한 건 아빠 엄마가 애들이랑 꼭 놀아야 된다고 같은 시간 (중략) 어렸을 때 아빠가 항상 우리랑 같이 뭐 만들었어요. 뭐 조금 만들고. 이런 것도 만들고. 연 만들고 같이 가서 또 해보고. 이런 것도 애들한테 되게 중요하고 특히 좋아요.
(1차, 개별면접, ID 07)
아빠가 거의 동화책 같은 거 많이 읽어주고. 낮에는 바쁘니까 저녁에 오시면 밥 먹고 이제 동화책을 이제 많이 책 읽는걸 좋아해가지고 읽어주고 그래요.
(2차, 개별면접, ID 09)
중국에서는 남자 밥을 해요. 시장에서 장보고 자연스럽게 남자 시장 돌아다니면서 야채 사고. 돌아 가서 집에 가서 밥해요. 우리 집에도. 우리 아빠 밥하고. 집에 와서 같이 봐요. 남자 여자 같이 직장 다니면서 같이 집에서 남자 밥하고. 여자 청소하고. (중략) 나는 항상 우리 아빠한테 얘기해요. “당 신도 직장 다니지만 나도 직장 다니고 있고. (중략) 집안에서 아기 보든지 청소, 빨래, 밥 나는 다 혼자하고 있어요. 이거 안 되는 거예요.”
(2차, 개별면접, ID 06)
그러나 대부분의 연구 참가자들이 실제로 자녀를 키우는 과정 중에 배우자가 자녀양육에 거의 참 여하지 않거나, 자신이 기대하는 만큼 충분히 자녀양육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고 인식하는 것은 배우 자에 대해 강한 아쉬움과 불만을 가지게 하는 원인이 된다. 그로 인해 일부 연구 참가자들은 적극적 으로 배우자에게 자녀와 놀아주기를 요청하거나 자녀 교육에 참여하기를 요구하기도 하였다. 실제 로도 연구 참가자들의 배우자들은 대부분 경제 활동으로 인해 자녀와 긴 시간을 보내거나 적극적으 로 자녀양육에 참여하고 있지 못하였다.
맨날 맨날 남편이 일하고 바쁘니까 많은 시간, 같이 있을 시간도 없어요. 어디 같이 외식하려도 못 하고 놀러도 못 하고 그래서 시간이 이렇게 자꾸 지나가잖아요. 애들은 자꾸 크고. 그래서 사진도 맨날 아빠 없이 사진 찍고.
(1차 개별면접, ID 07)
또한 연구 참가자들은 대부분 배우자가 자신보다 더 자녀에게 허용적인 양육태도를 보인다고 평 가하며 자신과 배우자의 양육태도가 일치하지 않는다고 인식하였다.
우리 애기는 아빠 더 좋아해요. 왜냐하면 뭐 사고 싶은 거 다 사줘. 애기 아빠 나가서 나는 거절해. 어제 월요일 애기 자동차도 샀어. 6만원. 그냥 애기 사고 싶은 거 다 사줘. 아빠 좋아. 엄마 싫어.
(1차 개별면접, ID 05)
애기하고 만약에 저는 핸드폰 같은 건 안 된다고 해요. 밥 먹을 때도 TV보거나 핸드폰 보거나 장난 감 갖고 놀거나 하는 거 그런 건 안 되는 거 남편이 맨날 애기한테 핸드폰 주니까. 만약에 아빠한테 애기 맡기면 TV보고 애기한테는 핸드폰 주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자꾸 핸드폰 주면 안 된다고 설 명도 해주고.
(1차 개별면접, ID 07)
동시에, 배우자가 자녀에게 허용적인 양육태도를 보인다고 여기는 것은 연구 참가자들이 상대적 으로 자신은 자녀에게 엄격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인식하는 것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나아가, 자녀양육에서 배우자 도움의 부재로 인해 혼자서 자녀들을 양육해야한다고 인식하며 그로 인한 스 트레스를 호소하였다.
아빠가 그렇게 해주니까 (애가) 더 안 좋아지지 않을까. 어쩔 때 식사하면서 얘기하거나 애기 없을 때도 가끔씩 (남편에게) 얘기해요. “이렇게 하면 안 돼. 이렇게 하면 무조건 안 된다고 해. 아니면 엄마가 안 된다고 해.” 제가 그렇게 말하니까 (남편에게) 습관 돼요. “엄마한테 물어봐. 나도 몰라.” 그렇게 해요.
(2차 개별면접, ID 08)
애기 혼자 키우잖아요. 화날 때가 많아. 왜냐하면 애기 혼자 키우잖아요. 조금 힘들었어.
(1차 개별면접, ID 05)
그러나 일부 연구 참가자들은 한국어와 한국 교육과정에 익숙하지 않은 자신을 대신하여 배우자 가 교육적 책임을 지는 역할 분담 방식의 공동 양육을 시행하고 있었다. 배우자와 명확한 역할 분담 을 하고 있지 않은 연구 참가자들 역시 한국의 역사 혹은 교육방식을 잘 알지 못하는 자신들을 대신 하여 배우자가 자녀의 숙제를 돕거나 한글을 가르쳐 주는 등 교육적 역할을 맡아주기를 기대하고 있 었다.
(아이가 혹시 뭐 물어보면 엄마도 잘 모르겠는 거) 아빠한테 물어봐. (중략) 아빠 다 얘기해줘. “옛 날에 어떻게 살았어요. 왕, 역사 어떻게 알아요?” (중략) 공부는 남편이. (중략) 숙제, 책 읽어주고. 다 아빠가. 엄마는 그냥 숙제 해. 그렇게만 해요.
(2차 개별면접, ID 01)
아빠는 시간 있어. 아빠는 (공부 돕는 것) 해. 저는 지금 안 해. 못해. (중략) 아빠가 많이 가르쳐 줘. (중략) 애기 공부 가르쳐 주는 거, 같이 놀아요. (중략) 그냥 앞에서 어떻게 쓰는 거, 이거 쓰면 안 돼. 그런 거 가르쳐줘요. (중략) 매일매일 해야지. 일주일에 4번 정도? 틀려요. 남편이 오전 반, 오 후 반 있잖아요. 오후에 집에 있어서 오후에 다 해. 어린이집에 가서 애기 데려와. 그리고 공부.
(2차 개별면접, ID 05)
숙제 같은 거도 (중략) (아빠가) 저보다 당연히 알아야 하는데 본인도 어쩔 때 큰 애한테 “이게 뭐야?” 물어보더라고요. (중략) 아빠는 몰라요. 아예 몰라요. 그게 좀 아쉬워요.
(2차 개별면접, ID 08)
한편, 배우자의 부족한 양육참여와 그로 인한 과중한 자녀양육 책임으로부터 오는 부담감을 경험 하고 있는 연구 참가자들에게 화상전화, 메신저 등의 활용을 통해 원가족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것 은 중요한 정서적 지원 통로가 된다. 친정어머니와 함께 한국에서 거주하고 있는 ID 05를 제외한 연 구 참가자들 모두는 거의 매일 또는 적어도 일주일에 2-3번 씩 친정 부모님과 연락을 하면서 자녀 양육 정보를 제공받기도 하였다. 이처럼 원가족의 지지가 중요한 역할을 함과 동시에, 한국에서 생 성된 인간관계 역시 연구 참가자들에게 중요한 지지원의 역할을 하였다. 대부분의 연구 참가자들은 배우자로부터 받는 양육 지원의 부족함을 시누이와 같은 시댁 식구들, 지역 사회의 지원 혹은 비슷 한 상황에 있는 다른 결혼이주여성들의 도움을 통해 채워가고 있었다.
skype 프로그램 있어요. 보면서 하지만 그래도 진짜로 보는 거랑 (다르죠). (중략) 친정 부모님이랑 이제 일주일에 한번, 보통 토요일마다 해요.
(1차 개별면접, ID 07)
계속 다문화 다녔잖아요. 선생님이 말 가르쳐주고.
(2차 개별면접, ID 06)
(임신 중에) 형님이 다 챙겨줬어요. 맛있는 거 먹을 때 입에 넣어주고. 도련님도 저한테 과자도 사주 고. 따뜻한 말 많이 해주고. 그럴 때 도움이 됐어요.
(2차 개별면접, ID 07)
가족을 위한 경제적 책임은 대부분 연구 참가자의 배우자가 맡고 있었다. 그로 인해 자녀양육을 담당하고 자녀와 오랜 시간을 보내는 것은 연구 참가자들의 역할이었으며, 배우자는 자녀양육의 주 도권을 갖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뿐만 아니라 연구 참가자들은 대부분 배우자와 10살 가까이 연령 차이를 보여, 20대 후반에서 30 대에 주로 분포되어 있는 참가자들과 달리 배우자들은 40대 후반에서 60대 초반이었다. 이러한 부 부 간 연령 차이는 연구 참가자가 바라는 아버지 상과 실제 간 차이를 야기할 수 있다. 최근 들어 유아기 자녀를 둔 한국의 아버지들은 기존 세대 아버지와 달리 자녀에게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자녀 양육에 적극성을 지녀야 한다고 느끼는 경향이 있다고 보고된다[29]. 이에 근거할 때, 본 연구 참가자 들의 배우자가 이처럼 양육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연구 참가자들의 출신국 양육문화와 한 국 양육문화 간 차이 뿐 아니라 연구 참가자와 배우자 간 세대 차이에 기인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즉, 연구 참가자들은 자신들의 아버지들과 유사하게 배우자들에게도 적극적으로 자녀양육에 참여 하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배우자의 양육에 대한 무관심 또는 허용적인 양육태도로 인해 실제 자녀양육은 거의 참가자들이 전담하고 있었으며, 그로 인한 양육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었다. 동시 에, 배우자의 낮은 양육 참여와 그로 인한 양육 스트레스 및 어려움을 다른 가족들 또는 지역 사회 구성원들의 도움으로 해결해나가는 모습 역시 보이고 있었다.
2.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어머니로서의 자녀양육경험
1)어머니의 국가적 정체성과 양육경험
본 연구에 참여한 다문화 가족 어머니들 중 일부는 한국인이 아닌 외국인 어머니로서 한국에서 자녀를 양육하는 것에 대한 한계를 느낄 뿐 아니라 주변 한국인들로부터의 차별을 경험한다고 토로 하였다. 또한 다른 아이들과 다르게 한국인이 아닌 어머니를 가진 자녀에게 미안함을 느끼고 있었 다. 특히 아시아계가 아닌 ID 02, 03 연구 참가자는 ‘피부가 까매서’, ‘한국인처럼 안 생겨서’라고 말하며 자신들의 외모가 한국인과 다름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였는데, 이와 같은 부정적인 자기 인식의 정도가 클수록 자녀에 대한 미안한 마음은 가중되었다.
왜냐하면 우리 딸이 작년에 1학년 들어갈 때 친구들이 놀려요. 엄마가 외국 사람이니까 피부 까맣 고. 애기가 자꾸 학교 가면 엄마가 어떻다 친구가 농담하고 엄마 외모가. 엄마 너무 걱정해. 아들 때문에. 아들 때문에. 학교 가면 친구 농담으로도 엄마 미국사람. 애들 어떻게 할까요. 너무 걱정하 세요. 학교 가면.
(2차 개별면접, ID 02)
항상 미안해. 엄마 한국사람 아니라. OO(자녀 이름)이 좀 고생해.
(1차 개별면접, ID 01)
연구 참가자들은 자녀를 양육함에 있어 어머니가 한국인이 아니라는 것 때문에 자녀가 주변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지 않도록 엄하고 단호한 양육 태도를 보이기도 하였다. 또한 외국인 어머니로서 가지고 있는 언어적, 문화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부모교육이나 한국어 교육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 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자녀양육에도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한국 여성이 아니라 안 좋은 소리 들리면 스트레스 받아요. (중략) 아이 교육에서 안 좋으면 저 욕 하니까 저한테 뭐라고 할까봐. (중략) 놀림 받을 것도 속상하고 저는 또 어쩔 수 없잖아요. (중략) 또 안 좋은 소리 들을까봐. 또 아까 엄마는 외국인이니까.
(1차 개별면접, ID 08)
한국사람 엄마들처럼 다 할 수 있는 것 다 하고 (싶어요. 그런 엄마가 되고 싶어요). (중략) 한국말 많이 배우고 한국 음식 많이 배우고 여러 가지 다. (중략) 그리고 센터 가서 선생님들한테 부모교육 도 하고 애기 학교 들어가면 어떻게 준비하는지 학교 들어가서 생활 어떻게 하는지 교육도 많이 받 고. (중략) 애기 언어 발달 검사하는 것 하고. (중략) 친구들 잘 지내고 잘 친하고 많이 사귀게 하고 (가르쳐요).
(2차 개별면접, ID 03)
이와 같이 연구 참가자들은 외국인 어머니로서 한계와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지만 긍정적 자아정 체성을 가지며 자부심을 표현하는 경우도 많았다. ID 01의 경우 배우자에게 ‘이제 한국 남자와 결혼 했으니까 (베트남 사람 아니고) 한국사람 해줘(한국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살아줘)’라는 말을 들었다 고 하며 배우자로부터 국가적 정체성에 대한 지지를 받지 못했음을 표현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D 01이 자신의 원가족 및 조상들이 베트남 사람이기 때문에 베트남 사람으로서의 국가적 정체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정체성의 혼란 없이 한국의 새로운 문화에 적응해나가는 데 중요한 기초가 되었다. 한편, 연구 참가자들 중 일부는 출신국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표현하였고 출신국 정체성 유지에 대한 가족들의 긍정적 지지를 받아, 한국문화와 출신국 문화 간 균형을 맞추며 적극 적으로 한국문화에 적응하고자 하였다. 출신국 문화에 대해서 긍정적인 인식과 자부심을 가진 연구 참가자들은 자녀에게도 출신국 언어와 문화를 전달하는 것에 거부감이 없었으며 오히려 적극적으로 자녀에게 출신국 언어와 문화를 전달하고자 하였다. 이와 동시에, 자녀가 성장해서 한국과 어머니 출신국 간 교류를 돕는 직업을 갖거나, 무역 또는 통역 관련 직업을 갖기를 구체적으로 바라기도 하 였다.
중국 사람이에요. 그냥 나 중국 사람이야. 나 한국에 사는데 나 아직도 중국 사람이야. 나 한국 국적 아직 안 해도 왜냐면 한국 국적 취득해도 귀화해도 중국 사람이야. (중략) 우리 끈이니까 바꿀 수 없는 거야. 내가 숨는 거 필요 없어. 그냥 나가서도 우리 창피한 거 아니야. 자랑스러워. 우리 한국 에도 (끈이) 있고, 중국에도 (끈이) 있고 얼마나 좋아. 그렇게 생각해.
(2차 개별면접, ID 04)
저는 베트남에서 태어난 사람이니까 무조건 베트남이라고 표현해요. (중략) 잘 사나 못 사나 해도 제가 베트남 사람이잖아요. 베트남에서 태어났으니까. (중략) 나는 베트남 사람이라는 것도 없어지 면 나라도 쉽게 그냥 버린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나라를 포기하는 것 같아요. (중략) 더 자랑하고 싶고, 부끄러운 일 아니니까.
(2차 개별면접, ID 08)
우리 아이는 한국인이지만 베트남에 대해서도 알게 할 거예요. (중략) 나중에 베트남어도 할 수 있 고, 한국어도 할 수 있고. 한국 사람인데 우리 엄마는 베트남 사람이다. 그러니까 베트남어를 배우 는 것은 당연하다. 앞으로 (베트남어) 더 가르쳐주고 싶어요.
(2차 개별면접, ID 08)
그러나 외국인으로서의 자신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거나, 한국인으로서 살기를 원하는 참가자들도 있었다. 이는 배우자나 시댁과 같은 한국 가족으로부터 출신국 정체성을 유지하는 것에 대해 지지받 지 못하는 것에 기인하기도 하였으나, 연구 참가자 스스로 출신국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것이 앞으로 한국에서 생활하는 것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인식하기 때문이기도 하였다. 특히 ID 06과 10 은 자신의 출신국에 대해 ‘싫어요,’ ‘별로 필요 없을 것 같아요’ 라고 진술하며, 무엇보다 출신국의 경제적 수준이 한국보다 낮기 때문에 자녀에게 출신국 언어나 문화를 가르치는 것이 앞으로 한국에 서의 생활에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여기고 있었다. 이러한 연구 참가자들에게 한국문화에 동화 되는 것은 간절한 희망사항이다. 또한 이러한 인식을 가지고 있는 연구 참가자들은 자녀에게도 한국 문화에 적합한 사고방식과 행동방식만을 가르치고 한국문화에 적합한 양육을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한국 사람이죠. 여기 오래 사니까. 애기들도 자꾸 “외국 사람인데.” 해도 “아니야. 나는 옛날 캄보 디아에서 태어났는데 엄마는 한국 여기 와서 국적 따서 한국 사람이에요.” 자꾸 말하는데 요새는 조금 믿고 ‘엄마는 한국 사람이네’ 이렇게 생각하나 봐요. (중략) 한국사람 하고 싶어요.
(2차 개별 면접, ID 02)
아니. 없어요. 아니 없어요. 왜냐면 애기 여기서 살았잖아요. 애기 한국 사람이잖아요. 여기서 한국 해야 돼요. (중략) 중국문화 애기 안 시켰는데. (중략) 그냥 왜냐하면 여기 한국이잖아요, 중국 아니 야. 그냥 한국 따라 해야 해요. 그냥 이렇게 생각했어.
(2차 개별면접, ID 05)
즉, 연구 참가자들의 한국문화 적응 과정 중, 사회적 지지 정도와 참가자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정 체성은 그들의 문화 적응 수준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가족이나 주변인들로부터 국가적 정체성을 유지하는 것을 지지받고 본인 역시 국가적 정체성 유지에 가치를 두는 연구 참가자들의 경우에는 자 녀들에게도 어머니의 출신국 문화를 전달하고 경험할 수 있게 적극적으로 돕는 모습을 보이며 스스 로도 출신국 문화와 언어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한국문화와 언어 역시 배우고자하여 두 문화 간 통합 을 추구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배우자나 자녀로부터 출신국의 문화 또는 정체성을 유지하는 것 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경험하거나 스스로도 국가적 정체성을 유지하는 것에 가치를 두지 않는 경 우에는 자녀에게도 출신국 언어나 문화를 전달하려 하지 않았고, 양육행동 역시 한국문화에 적합하 도록 오롯이 맞추며 동화되고자 하였다. 이처럼 연구 참가자들이 가지고 있는 국가적 정체성, 그를 유지하고자 하는 개인의 욕구 및 주변 가족들의 지지 정도는 어머니 자신의 국가적 정체성 유지 정 도와 자녀에게 출신국 문화를 전달하는 양육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2)한국어 사용의 어려움으로 인한 양육의 한계
연구 참가자들에게 있어 한국에서 유아기 자녀를 양육하면서 경험하고 있는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는 한국어 능력의 부족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한국어 수준이 아직 부족하다고 여기고 있었다. 실제로 면접을 시행하는 동안 몇몇 연구 참가자들은 질문에 대해 답을 하기보다 먼저 ‘한국어 잘 모 르는데’, ‘잘 못 해요’라고 반응하기도 하였다.
왜냐면 저 외국인이잖아요. 한국말 잘 몰라. (중략) 한국말 잘 하는 거. 잘 몰라. 나. (중략) 지금은 잘 모르는데. 하고 싶은데도 못해요.
(1차 개별면접, ID 01)
그로 인해 연구 참가자들은 어린이집, 유치원 혹은 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 같은 기관 또는 학습지 선생님에게 자녀의 교육을 일임하거나, 자녀가 공부를 스스로 알아서 하기를 바라는 소극적인 모습 을 보였다. 또한 연구 참가자 자신이 자녀를 스스로 가르칠 수 없다는 생각에, 자녀가 다양한 기관 들 및 학습지를 통해 한글을 공부할 때 더욱 열심히 하도록 엄격하게 강조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 였다.
애들 유치원 안가면 저 한국말 잘 몰라요. 애들 힘들어요. 애들 어린이집 가면 한국말 잘 알아요. 선생님들 한국말 가르쳐주고 다 도와주고요.
(1차 개별면접, ID 02)
학원 보내야 해요. (중략) 왜냐하면 저는 가르쳐 못하잖아요. (중략) 왜나면 한국말도 많이 잘 못하 잖아요. 학원에 보내야 해요. (중략) 왜냐하면 애기 집에서 저랑 같이 있어서 많이 못 배워요. 어린 이집에 가서 애기들도 많이 배워요. 어린이집 선생님 무슨 말 또 배워야 해요. 왜냐하면 집에 있으 면 안 되잖아요.
(1차 개별면접, ID 05)
선생님이 가르쳐 주는 거 잘 해야지. 열심히 배워야 돼. 둘 다 다 있어. (중략) 나도 가르쳐 못하잖 아요. “너는 선생님 왔을 때 열심히 공부해야 돼. 왜냐하면 엄마 외국 사람이잖아. 못해.” 계속 이래요.
(2차 개별면접, ID 05)
이와 같이 연구 참가자들이 한국생활 적응과정에서, 그리고 자녀양육과정에서 느끼는 한국어 능 력의 부족은 부모로서 자녀를 교육하는 데 있어 충분한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스스로 인식하는 중 요한 원인이다. 그러나 일부 연구 참가자들은 현재 능력의 부족함을 느끼는 것에 그치지 않고, 부모 로서 더 배우고 공부하여 자녀가 성장함에 따라 더 많은 지원을 해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 하기도 하였다.
저 나중에 한국말 잘하면 애들 다 도와줄 거예요. (중략) 공부 있어요. 저 지금 공부해요. 나중에 애 들 편안하고. 엄마 한국 사람이니까요. 한국말 잘해요. (중략) 엄마가 (나중에) 한국말 잘하니까 (잘 하게 되면) 다 도와줄 거예요.
(1차 개별면접, ID 02)
아마 한국 사람처럼 한국말 좀 잘하고 잘했으면 좋겠어요.
(1차 개별면접, ID 03)
즉, 대부분의 연구 참가자들은 면접자와의 의사소통 수준에 관계없이 현재 자신의 한국어 수준이 충분하지 않다고 느꼈으며, 특히 자녀의 어린이집/유치원 생활 및 교육을 지원하기에 부족함이 많 다고 느끼고 있었다. Kim[24]에서 결혼이주여성들이 자녀를 양육하는 데 한국어의 미숙함과 한국문 화에 대한 이해 부족 등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해석한 점과 유사하게, 본 연구의 참가자들 역시 한국어의 어려움을 한국문화 적응 및 자녀양육에 있어 큰 장애물로 여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참가자들이 한국문화 적응과정에서 한국어 말하기, 읽기, 쓰기에 대해 어려움과 부담감을 갖는 것은 자녀를 돌보고 교육하는 데 있어 더 소극적인 태도를 가지게 하였을 뿐 아니라 자신이 무능력한 부 모라고 인식하는 데 영향을 미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일부 연구 참가자들은 이에 그치지 않고 자녀 에게 더 효과적인 교육적 지원을 제공하려는 욕구를 가지고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등에서 제공하는 한글 교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하였다.
3)외국인으로서 경험하는 경제활동의 제한점과 양육경험
연구 참가자들 대부분은 가정의 경제적 상황이 넉넉하지 못하다고 인식하였으며, 그로 인해 경제 적 부담감을 가지고 공장 노동자나 식당 파트타이머로 일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경제활동 중인 연구 참가자들은 한국 국적을 취득하지 못한 점, 외국인이라는 점, 혹은 한국어가 능숙하지 못 하다는 점 등으로 인해 대부분 급여수준이 낮거나 비정규직에 해당하는 직종에 종사하고 있었다.
9년 되었는데도 제가 국적 아직 없거든요. 영주권이라서 그래서 음... 어쩔 때는 좋은 직장 들어가 고 싶은데도 꼭 국적이 되어야지만 들어갈 수 있는 직장이 많아요. “아직 국적 안 되었어요?” 뭘 많이 물어봐요. “생각해보고 연락할게요.” 이런 직장이 많아서 이게 좀 많이 아쉽더라고요. 국적이 없고. 그래서 힘들고 그런 점.
(2차 개별면접, ID 08)
이와 같은 이유로 청소, 생산직과 같은 단순노무직종에 종사하게 된 연구 참가자들은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또는 오후부터 새벽까지 일하거나, 하루에 두 가지 일을 병행하기도 하는 등 많은 시 간의 노동을 경험하고 있었다. 신체적·정신적 피로로 인해 연구 참가자들이 자녀에게 짜증을 내거 나 화를 내기도 하는 등, 긴 노동시간은 자녀에게 보이는 양육태도에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일 안했으면 좋겠다. 일하면 스트레스 받거든요. 일하면서는 스트레스 받고 짜증날 때는 애들한테 하잖아요.
(1차 개별면접, ID 08)
속에서 미안하면서도 그러니까 힘들 때는 자꾸 짜증내니까 아이한테 짜증내고 하더라고요. (중략) 그 순간에 저도 모르게 스트레스 받으니까 막 짜증도 내고 큰 소리 치고 그렇더라고요.
(2차 개별면접, ID 08)
한편 넉넉하지 못한 경제적 상황으로 인해 연구 참가자들은 부모로서 물질적인 지원을 충분히 하 고 있지 못하다고 인식하는 한편 자녀에게 미안한 감정을 느끼게 되었다. 예컨대 ID 08에게 있어 돈 이 없어서 자녀가 원하는 물건을 사주지 못하거나 먹고 싶은 것을 사주지 못할 때는 자녀에게 더 이 상 단호해지지 못하고 속상함을 느끼게 되는 순간이다.
왜냐하면 저는 일도 하잖아요. 저는 일해서 (아이는) 어린이집에 가서 또 자잖아요 (그래서 미안해 요). (중략) 저는 일도 해서. 밤에 일도 나가요. 왜냐하면 저녁 지금은 회식 많아요. 필요하면 나가요. “엄마 바빠 미안해. 애기 못 보잖아.” “엄마 오늘도 일 해?” 이렇게 물어.
(1차 개별면접, ID 05)
돈 없을 때 애들 먹는 것도 사주지 못할 때, 그 때는 덜 단호해지고 그때는 미안한 거예요. (중략) 애 울게 만들고 나서 제가 알고 고치니까 또 다시 손잡고 집에 가거나 어디 가도 칭찬 많이 해주고. (중략) 좋은 말 많이 해주더라고요.
(2차 개별면접, ID 08)
이와 같이 연구 참가자들의 일·가정 양립에 대한 부담감 및 경제적 부담감은 자녀를 양육하며 경험하는 어려움과 스트레스를 가중시키고 있었다. 자녀의 초등학교 진학을 대비하여 적극적으로 양육적, 교육적 지원을 하기 위해 경제 활동을 쉬려고 계획하는 연구 참가자도 있었으나, 대부분은 일을 그만둘 형편이 되지 못하였고, 그로 인해 자녀에게 미안함을 느껴 더 허용적인 양육태도를 보 인다고 하였다. 이와 같은 모습은 경제활동을 하며 일·가정 양립의 어려움으로 인해 자녀에게 미안 함을 느끼며 스트레스를 경험하기도 하는 한국 어머니들의 자녀 양육경험[23, 25]과 큰 차이가 없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이는 앞서 언급했던 자녀의 독립성 발달을 위해 연구 참가자들이 보이는 엄격한 양육태도와는 대조되는 것으로, 연구 참가자들의 양육태도에 있어 비일관성이 존재함을 반영한다.
Ⅳ.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만 3-5세 유아기 자녀를 둔 결혼이주여성을 대상으로 해석현상학적 접근을 활용하여 다문화 가족의 어머니로서 어떠한 자녀양육 경험을 하고 있는지, 즉 출신국 문화로 형성된 양육 신 념을 지니고 문화 적응을 거치는 가운데 유아기 자녀의 양육자로서 어떠한 경험을 하는지 통합적이 고 전체적인 관점에서 탐색하였다. 본 연구에서 발견된 결과를 중심으로 논의하면 다음과 같다.
본 연구의 참가자들은 어린 시절 받았던 부모로부터의 양육 또는 출신국의 가치관의 영향으로 형 성된 양육신념을 가지고 한국으로의 이주, 결혼, 자녀 출산을 비슷한 시기에 겪으면서 새로운 문화 에 대한 적응 과정을 거쳤다. 연구 참가자들이 이미 가지고 있던 이전에 형성된 양육신념은 문화 적 응을 통해 그들의 실제적인 자녀 양육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연구 참가자들 은 이러한 경험을 통해 부모로서 자신의 모습을 다양하게 인식하고 평가하고 있었다. 이러한 연구 참가자들의 유아기 자녀 양육 경험은 크게 두 가지의 대주제로 유목화 되어, ‘한국인 어머니들과 다 문화 가족 어머니들의 자녀양육실제 비교’와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어머니로서의 자녀양육경험’ 으로 구분될 수 있었다.
먼저, 출신국 문화의 양육신념에 근거한 자녀양육 경험과 관련하여, 다문화 가족의 어머니들은 자녀가 독립적으로 성장하기를 바랐고, 차별이나 무시에 대한 스트레스를 경험하지 않으면서 능력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양육신념을 가지고 있었다. 연구 참가자들은 자녀를 독립적이고 자조적으로 양육하려는 신념을 보였고, 실제로도 자녀의 연령이 어리더라도 기본생활습관을 익히는 데 혼자서 할 수 있도록 자녀들을 더 제한하거나 권위주의적인 양육태도를 보이기도 하였다. 즉, 자 녀의 기본생활형성이나 올바른 성장을 위해서는 공동생활에서의 단호한 훈육과 양육이 필요하며, 외국인 어머니로서 외부 시선에 대한 신경이 쓰여 자녀를 더욱 엄하게 대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이 는 다문화 가족 어머니들이 자녀가 독립적이고 책임감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연구결과 [57]와도 유사하다. 그들은 자녀가 한국 사회에서 적응하기 위해서는 독립된 존재로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가지기를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
자녀가 한국문화에 완전히 적응하기를 바라는 신념은 자녀의 학업적 성취에도 많은 관심을 두게 하였다. 이는 다문화 가족의 어머니들이 자녀는 온전히 ‘한국인’이기를 바라며, 자녀의 학업을 강조 한다는 연구결과[35]와도 유사하다. 어머니의 출신국 문화가 학업을 강조하지 않을지라도 한국 사회 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학업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응답하였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어머니들은 학 습지도도 어렵고 자신의 언어적 의사소통의 어려움 등이 자녀에게 미칠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 해 불안과 스트레스를 경험하기도 하였다. 한국의 과도한 교육열로 인해 사교육의 부담이 크지만, 자녀의 학업이 뒤쳐지지 않도록 불안한 마음에서 이를 등한시 할 수는 없다고 보았다. 또한, 사교육 으로 인한 자녀의 스트레스를 걱정하면서도 자녀가 자신보다는 더 나은 사회경제적인 지위를 획득 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자녀교육을 통해 해소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는 국내연구에서의 부모 됨 관련 연구결과들[14, 16]이나 다문화 관련 부모됨 연구결과들[1, 35]을 통해서 밝혀진 부모들이 자녀의 학업성취에 관한 측면에서 부담감이나 불안감이 높다는 보고와 유사하다. 즉, 한국인 어머니들과 마 찬가지로 다문화 가족 어머니들 또한 자녀의 학습이나 교육과 관련해서는 유사한 생각을 가지고 있 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신념은 다문화 가족 어머니들이 자녀의 학습과 관련해서는 배우자나 특 히 외부 교육기관에 크게 의존하게 만들기도 하였다. 이는 다문화 가족 부모들이 자녀의 교육에 대 한 의지가 높고, 이를 위해 상당부분 교육기관에 일임하는 경향이 있다고 보고한 연구결과[21, 42]와도 일치한다. 이들이 교육기관에 의지하는 것은 자녀교육에 대한 관심 부족이라기보다 자녀의 학업 지 원을 위해 실제적 도움을 주는 데 한계가 있거나 지식이 부족한 점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 서 다문화 가족 어머니들이 한국문화에 적응하기 위한 과정에서 자녀의 학습에 관심이 많은 만큼, 자녀의 양육이나 학습 관련한 지도 및 관련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지원이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다문화 가족 어머니들은 학업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자녀와의 놀이나 흥미에도 가치를 두고 싶어 하는 이중적인 태도에서 혼란감을 경험하기도 하였다. 이는 다문화 가족 어머니들이 자녀의 학습이 나 직접적인 지도도 중요하지만 자녀와의 놀이를 통한 상호작용에 있어 신체적 애정표현을 더 많이 한다는 연구결과[49]와도 일부 유사하다. 즉, 다문화 가족 어머니들도 자녀의 학업이나 생활습관 및 놀이와 관련하여 다정함과 단호함의 경계에서 혼란감을 경험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특히, 다문 화 가족 어머니들은 자녀와의 학습이나 놀이에 있어서 한국인 배우자가 보다 더 적극적인 역할을 수 행해 주기를 기대하였으나, 그들의 소극적인 모습에 아쉬움과 불만을 토로하였다. 그리고 바쁜 경제 활동으로 인해 자녀와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배우자의 모습에서나 양육에 참여하더라도 자신 과의 양육태도 차이 등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호소하기도 하였다. 이는 다문화 가족 어머니들은 배우 자와 자녀양육에 있어 공동양육의 주체로서 함께 해 주기를 원하지만, 그렇지 못한 현실에서 분노와 다툼을 경험하고 있다는 연구결과[35]와도 그 맥락을 같이한다. 따라서 다문화 가족의 아버지와 어머 니 모두를 대상으로 한 부부교육이나 아버지 또는 어머니 교육 등을 통해 이들이 가족 내에서 서로 지지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사회적인 지원이 필요해 보인다.
다음으로, 거주국가에서 외국인 모가 겪는 자녀양육경험과 관련하여, 본 연구에 참여한 어머니들 은 자신의 출신국 문화와 한국 사회 내에서의 문화적 차이를 경험하고 있으나, 적응을 위해서는 새 로운 문화를 받아들이는 통합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고하였다. 특히 자녀가 한국에서 잘 적응하도 록 돕기 위해서는 어머니들의 문화적 적응과 통합이 무엇보다도 선행되어야 한다고 응답하였다. 예 를 들면, 출신국에서는 남녀가 평등한 성역할 기대나 자녀의 독립성에 대한 기대가 컸던 반면, 한국 어머니들의 허용적인 양육을 보면서 이 사이에서 오는 갈등이 있으나 이를 조율하기 위해 노력하였 다. 이는 다문화 가족의 어머니들의 출신국 문화와 한국 문화를 잘 조율하기 위한 모습을 보인다는 연구결과들[42, 43]과도 유사하다. 또한 어머니들이 양국 간 문화적 차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서 자신이 가진 자원을 자녀에게 의미 있게 전달해 줄 수 있는 존재로 본다는 연구결과[59]와도 유사한 부분이다. 즉, 문화적응의 과정에서 개인적인 차이는 있으나, 어머니들은 한국문화에 적응하려고 노 력을 하면서 모국문화를 유지하려는 노력을 함께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적 차이로는 어머니 스 스로 출신국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출신국의 정체성보다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동화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어머니의 정체성 유지를 위해 가족이나 배우 자의 지지를 받거나 출신국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문화통합에 대한 의지가 큰 것으 로 나타났다. 다문화 가족의 어머니들은 이미 다른 나라에서의 삶을 선택했다는 것만으로도 용기와 자원을 가진 사람들로 볼 수 있으며, 그들이 정서적 어려움이나 불안을 버리고 자신의 정체성을 간 직하며 부모로서의 역할을 적절히 수행해 나갈 수 있도록 전문적인 상담과 교육적 지원이 필요할 것 이다.
특히, 본 연구에서 다문화 가족 어머니들은 문화적 적응 과정에서 배우자나 주변의 지지적 역할 이 자신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통합하려는 노력에 큰 역할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았다. 다문화 가족 어머니들은 한국생활에 적응하고 자녀를 양육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지지체계가 반드시 필요 하다고 응답하였고, 이는 어머니들의 적응 및 양육 상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주된 요인이 된다 고 보았다. 이러한 결과는 가족, 주변이웃, 자조모임 등의 가족 및 사회적 지원이 다문화 가족 어머 니들의 적응을 높일 수 있는 요인이라는 선행 연구결과[1, 31]와 유사하다. 즉, 다문화 가족 내에서 배 우자나 시부모를 포함한 가족들은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이들에게 힘이 될 수 있는 자원이 되기도 한다. 예를 들면, 배우자의 폭력과 무시 등 불평등하고 가부장적인 성차별적 부부관계는 어 머니들의 정체성 혼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38], 배우자의 지지는 갈등을 조정하고 관 계를 개선시키는 데 매우 영향력이 있다는 점에서[22], 다문화 가족 어머니들의 적응에 대한 의지를 키워나갈 수 있도록 배우자의 정서적인 지지체계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아직까 지 아버지들은 자녀를 양육하는 책임을 맡은 어머니에 비해 제한적인 역할을 하고 있어[34], 부부관 계 및 부모역할을 평등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다문화 가족 아버지들을 위한 특화된 개입전략을 세워 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주변의 인적 자원이나 지역사회 내 모임 및 교육 등의 사회적 관계망이 자녀양육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는 연구결과[1]를 통해서도 이들을 위한 사회적 지지체계 확립과 지역 사회 및 교육기관의 실천적인 노력들이 더욱 더 요구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문화 가족 어머니들은 출신국과는 다른 문화권에서 자녀를 양육하면서 자 신의 한국어 사용의 어려움이나 경제적 부담 등으로 양육의 한계를 경험하기도 하였다. 다문화 가족 어머니들은 자녀가 한국 문화에 잘 적응하기를 바라고 있으나 자신의 한국어 수준이 낮아서 부족함 을 많이 느끼고 있었다. 이로 인해 어머니들은 어머니 자신의 한국어 능력과 양육관련 정보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열심히 노력하여 자녀의 성장을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기를 원하였다. 이는 결혼 이주 여성들이 한국어의 미숙으로 인해 자녀양육의 어려움을 호소한 연구결과[24]와도 유 사하다. 따라서 다문화 가족의 어머니들을 대상으로 한 한국어 교육을 강화함으로써 그들 스스로 자 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돕고, 자녀교육을 취한 체계적이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함과 동 시에 이러한 과정에 함께할 수 있는 모국어와 한국어 모두에 능통한 인력의 도움을 적절하게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다문화 가족 어머니들의 부모역량을 돕는 부모교육 프로그 램이나 사회적 지원도 중요하지만, 이들의 실제적인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구체적인 지원도 활성 화될 필요가 있다.
또한, 다문화 가족 어머니들은 경제적 상황이 넉넉하지 못한 경우가 많아서 그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다. 자녀가 초등학교에 진학하여 차별을 받지 않고 잘 적응하기를 바라고 있었 으며, 이 과정에서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학습이나 양육관련 지원을 해주지 못하는 데 대한 미안 함과 스트레스를 가지고 있었다. 이는 다문화 가족의 어머니들이 경험하는 한국 사회 내의 이해 부 족과 더불어 경제적인 어려움이 양육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24]와도 유사하다. 어머니들의 양육스트레스에 관한 연구들 가운데 유아기 자녀를 대상으로 한 연구가 다수를 차지하듯이[32], 자녀 가 유아기가 되면서 자녀의 주장도 강해지고, 초등학교 진학에 대한 염려 등에 의해 새로운 부모- 자녀관계를 준비해야 시점에 외국인 어머니로서 경험하기 쉬운 한계를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부모 교육을 통해 이러한 부분을 완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43], 자녀의 발달단계별 양육 및 지도를 위한 프 로그램 및 교육 서비스를 통해서 다문화 가족 어머니들의 한국사회 적응을 높임과 동시에 그들의 스 트레스 감소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를 통해 다문화 가족의 어머니들은 자녀 양육의 과정에서 어머니 자신의 정체성이나 양육 신념 및 행동에 있어 갈등과 불안 등을 경험하기도 하였으나, 자녀의 미래를 위해서는 보다 능동적 인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이러한 성찰은 실제 행동의 변화로도 이어져, 자녀양육에 대한 어머니 자신의 의지와 더불어 배우자 및 주변의 지지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인 식하고 있었다. 따라서 그들을 대상으로 한 사회적 서비스도 중요하겠으나, 이와 동시에 그들이 자 신의 삶을 능동적으로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상의 결과를 바탕으로 본 연구의 제한점과 후속 연구를 위한 제언을 덧붙이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는 다문화 가족 어머니들이 경험하는 부모역할에 초점을 맞추었으나, 부모공동양육이 중요한 현 시점에서 아버지 역할에 관한 경험을 포함하지 않았다. 따라서 추후 연구에서는 아버지 및 어머니 모두를 대상으로 한 다문화 가족의 부모역할에 대한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둘째, 질적 연구가 다문화 가족 어머니들의 자녀양육경험에 대해 심층적으로 살펴보는 데는 의미가 있겠으나, 목적 표집에 의한 연구 참가자의 선정은 양적 연구와 마찬가지로 대표성의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따라서 추후 연구에서는 다양한 지역의 연구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비롯하여, 양적 접근과 질적 접근을 동시에 시도해 볼 필요도 있어 보인다. 이 외에도, 본 연구의 면접 과정에서 연구 참가 자들이 초등학교 진입과정에서 경험하게 될 어려움을 호소한 점을 고려할 때, 추후연구에서는 유아 기에서 학령기로 전이되는 시점에 나타나는 양육경험이나 부모역할의 의미를 살펴보는 것도 바람직 해 보인다.
본 연구는 다문화 가족 어머니들의 출신국 문화와 문화적응 과정에서 경험하는 실제적인 자녀양 육 경험과 관련하여 생태학적 측면에서 아동, 어머니 개인, 가족 및 사회지지 체제의 중요성을 살펴 보았고, 그 과정에서의 부모역할의 의미나 자원 등을 탐색해 보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 더불어, 어 머니의 자녀양육 경험이 자녀의 성장과 발달을 위해서도 중요하지만, 어머니 자신의 성인기 발달과 부부관계와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본 연구는 다문화 가족 어머니들의 문화 적 적응과 사회적 통합을 위한 가족 및 사회적 지지체계의 중요성을 확인하였고, 이들의 사회적 지 원을 위한 프로그램의 개발에 기초 자료로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