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서 론
생애의 노년기가 급속도로 연장되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심리적 안녕감은 성공적인 노년기의 삶 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심리적 안녕감은 개인이 지각하는 주관적인 복지감, 또는 생활 전반에 대한 총체적인 감정으로서[22, 48] 삶의 만족도[21], 행복감[49] 등 다양한 방식으로 측 정되어 왔다. 한편, 노년기는 은퇴나 생산성 저하, 건강의 약화, 배우자 사별, 사회적 관계의 축소 등과 관련된 변화가 축적되는 시기인 반면, 이에 대한 대처자원이나 적응능력은 저하되는 시기이다 [25, 26, 50]. 서현미와 하향숙의 연구에서는 연구 참여자 가운데 40.2%의 노인들이 생활 속에서 느끼는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다고 보고하여[52] 비교적 많은 수의 노인들이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생활사건 스트레스에 대해 가족, 친척, 친구로부터의 사회적 지지가 요구되며, 적절한 사회적 지지는 노년기에 발생하는 우울을 감소시키거나 완화시키고 심리적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27, 35, 41, 56].
인구의 고령화는 또한 대인관계 및 형제자매관계와 같은 가족 간 상호작용의 기간을 늘려 놓았으 며 특히 같은 세대인 형제자매관계가 노년기에 중요한 사회적 관계망의 한 체계로서 기능할 수 있는 기회를 증가시키고 있다. 원가족에서 가장 오래된 생존자로서 형제자매는 가족의 공유된 추억을 회 상하는 파트너이다[16, 28, 29]. 의무성을 갖는 부모자녀 간 유대보다 형제자매는 친구 간의 유대와 유사 한 특성을 가지고 일상적인 사교를 통해 친밀감, 온정성이 더 높을 수 있으며, 동시에 갈등과 경쟁 등 양가적인 특성도 갖고 있다[17, 29, 54].
형제자매는 비공식적 사회 관계망에서 배우자와 자녀 다음으로 친족으로서 지지 역할을 할 수 있는 중요한 구성원이다[53]. 형제자매의 지지적 역할을 설명하는 이론으로 위계적 보상모형(hierarchical compensatory model)은 사회적 지지체계에서 지원을 선택함에 있어 선호의 순서를 가정하는 모형 이다[9, 10]. 위계적 보상모형에 따르면 노년기 가족 구성원에게 지원을 제공하는 대상과 지원의 내용 을 결정하는 세 가지 핵심요소는 관계의 중요성, 친밀성, 책임감이며, 이 세 요소의 우선성 (primacy)에 따라 개인이 지원을 필요로 할 때 지원적 역할자를 선택하고 활용하는 순위가 나타난 다. 이 모형에 따라 비공식적 관계망 내에서 배우자와 자녀 다음으로 형제자매가 우선시되며, 다음 으로 친족, 친구, 이웃, 그리고 최후의 지지 수단으로서 공식적 지원체계를 선택하게 되는 것으로 선호순서의 위계를 가정한다. 이 모형은 노년기의 지지가 부부 간 또는 자녀와의 관계로부터 충족되 지 못할 때 형제자매가 중요한 지원역할을 담당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와 관련하여 노년기의 형제자매는 막역한 친구이자 동료로서 역할을 하며 위로와 도움을 주는 믿을 수 있는 지지 자원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4, 8, 19]. 또한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애정이나 상호지 원이 증가하며[17, 29], 임미혜와 지연경의 성인기 형제관계의 변화를 살펴 본 연구에서[39] 성인중기까 지 감소하였던 남자 형제 간, 그리고 막내가 지각한 온정성이 노년기에 다시 증가하였음이 발견되었 다. 이에 따라 노년기에 노화에 따른 신체적인 능력의 감소, 자녀의 독립, 노부모 돌봄 등 공통의 관 심사에 직면하면서 세대내 관계의 평등성, 유사성에 기반한 형제자매의 상호보완적 지지 관계를 유 추해 볼 수 있다[17, 59].
한국 사회는 급속한 산업화 및 도시화에 따라 핵가족화와 여성의 경제활동 증대로 가족의 부양기 능이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 과거에 성인자녀들이 노부모의 절대적인 부양자 역할을 해 왔다면 부모 노후를 자녀가 책임진다는 교환관계와 효 사상 또한 약화되어 현대에는 이러한 역할을 기대하기 어 렵게 되고 있다. 한국 사회는 혈연중심의 사회적 관계가 노인의 가치체계에서 중요한 우선순위를 갖 고 있으므로[14] 노인에게 형제자매관계가 부양 측면에서 중요한 보완적인 지원역할을 할 수 있다. 따라서 노년기의 사회적 상실이 초래할 수 있는 심리적 문제를 완화하고 적응을 도울 수 있는 형제 자매의 사회적 지지의 유용성을 실증적으로 분석해 보는 접근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러한 형제자매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노년기 형제자매관계와 안녕감의 관계를 검토한 연구가 많지 않으며 대부분 형제자매의 존재 여부나 접촉이 심리적 적응이나 정신건강과 어떠한 관 계가 있는지 상관을 검토하는 수준으로 다루어졌다[12, 13, 16]. 상관관계를 살펴 본 연구로 Cicirelli는 형제자매의 애정적 유대가 노인의 안녕과 관계가 있다고 보고하였으며[17], Bedford와 Avioli의 유사 한 연구에서 형제자매가 생존하고 있는 노인들은 그렇지 않은 노인들보다 안녕감이 더 높게 나타났 다[5]. 그리고 Wilson, Calsyn과 Orlofsky는 노인의 사기(morale) 수준은 형제자매와의 접촉 빈도보 다는 관계의 질과 상관이 더 높다고 밝혔다[58]. 반면 일부 연구에서는 형제자매관계와 심리적 적응 관련 변인들과 관련성이나 유의미한 관계가 없었음이 보고되었다[24, 44]. Lee와 Ihinger-Tallman에 따르면 형제자매관계와 남성과 여성 모두에서 노인의 사기는 유의미한 관계가 없었고[37], Goetting 은 노년기로 접어들면서 형제자매 간의 갈등과 경쟁은 감소하고 결속력이 증가 되지만 유대감과 노 인의 안녕감은 유의미한 관계가 없다고 하였다[28].
한편 Ishii-Kuntz의 연구와 Wilson 등이 형제자매관계의 질이 심리적 안녕에 미치는 영향을 확 인한 소수 연구에서는 노인의 심리적 복지감이나 정신건강을 예측하는데 있어서 형제자매 간 관계 의 질의 유의미한 효과가 나타났다[58, 32]. 이러한 선행연구들은 형제자매 간의 애정이나 갈등이 노인 의 심리적 건강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지원체계나 혹은 스트레스로 작용하여 심리적 건강을 달 라지게 할 수도 있음을 가정하게 한다. 따라서 노년기 형제자매관계 연구의 부족과 형제자매관계와 심리적 안녕감 관계의 비일관적인 결과들을 볼 때 노년기 심리적 안녕을 설명하는데 형제자매관계 의 역할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생애에 걸친 형제자매 간 온정성과 갈등성은 성별구성과 관련이 있으나[39], 형제자매 간 성별구성에 따라 심리적 안녕감에 미치는 형제자매관계의 영향에 대한 연구결과들은 비일관적이다. 성별구성과 관련된 많은 연구에서 자매가 형제나 남매보다 더 빈번한 지원적 교환과 접촉을 보이고 친밀하며. 형제의 친밀감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5, 16, 18, 28, 29, 37, 58]. 또한 형제자매 간의 정서적 지원이나 개인의 안녕감에 미치는 영향력에서 여자형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반면[5, 17, 54], Lee와 Ihinger-Tallman의 연구에서는 남자형제 간 접촉과 개인의 안녕감은 유의미한 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24]. 이와 같은 현상은 양육자로서의 여성의 역할에 따른 기대가 여성 형제로부터 돌봄이나 지원이용을 더 쉽게 만들기 때문인 것으로 일부 설명되고 있다[2, 23]. 이상의 연구결과를 볼 때 심리 적 안녕에 미치는 형제자매관계의 효과는 형제자매의 성별조합에 따른 차이를 가정할 수 있으며 따 라서 본 연구는 형제, 자매, 남매집단을 나누어 분석을 실시하였다.
지금까지의 선행연구에서 노년기 형제자매관계의 특성과 심리적 적응을 밝힌 연구를 찾아보기 어 려우며 특히 형제자매관계의 성별구성에 따른 차이에 대한 정보가 제한적이다. 형제자매관계에 대 한 이해를 높이고 노년기 가족의 복지 증진을 위해, 본 연구는 구체적으로 형제, 자매, 남매 각각에 서 형제자매 간 온정성과 갈등성이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과 노년기 생활사건 스트레스 수준과 삶의 만족도의 관계에서 형제자매관계 질의 조절효과가 어떻게 나타나는지 비교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의 결과는 노년기 형제자매관계가 사적인 지지 자원으로서의 역할을 개발하는데 중요한 기초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 기대한다. 이에 따른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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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문제 1. 노년기 형제자매관계의 질, 생활사건 스트레스, 삶의 만족도 간의 관계는 어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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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문제 2. 노년기 형제자매관계의 질과 생활사건 스트레스는 삶의 만족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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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문제 3. 노년기 형제자매관계의 질은 생활사건 스트레스와 삶의 만족도의 관계를 조절하는가?
Ⅱ.연구방법
1.연구대상
본 연구의 대상은 60-90세 사이의, 적어도 1명 이상의 형제자매가 있는 성인으로 서울 및 경기 지역에 소재한 노인대학, 문화센터, 복지관, 교회, 직장에서 설문 참여자를 모집하였다. 고령 참여 자의 경우 훈련된 조사자가 일대일로 면접하여 응답한 내용을 설문지에 기입하였다. 본 연구의 목적 에 따라, 설문 전 가장 가깝다고 느끼는 한 명의 형제자매에 대하여 응답하도록 설명하였다[17]. 자료 수집은 2011년 10월과 11월 사이에 이루어졌으며, 배부 된 300부의 설문지 중 261부를 회수하고(회 수율 87.0%), 이 가운데 응답이 미비한 24부를 제외한 총 237부를 분석에 사용하였다.
<Table 1>과 <Table 2>에 제시된 바와 같이 본 연구대상의 평균 연령은 71.08세로(SD=6.80)이 며, 연령 구성은 66세 이상에서 75세 이하가 112명(47.3%)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65세 이하가 62명(26.2%), 76세 이하에서 85세 이상이 61명(26.7%) 이었다. 성별은 남성이 128명(53.8%)으로 여성보다 다소 많았다. 교육수준은 전문대학교 졸업 이상이 106명(44.6%)으로 가장 높았고, 고등학 교와 중학교 졸업 이하가 각각 79명(33.3%), 52명(22.2%)이었다. 결혼상태는 기혼이 159명으로 (67.1%)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이혼 또는 사별이 74명(31.3%)이었으며, 자녀유무는 대부분의 경우 (230명, 97.2%) 자녀가 있었다. 건강은 ‘좋은 편’ 86명(36.3%)과 ‘매우 좋은 편’ 33명(13,9%)이 전 체 연구대상의 과반수를 차지하였다. 월 소득은 100만원 이하가 98명으로(41.3%) 가장 높은 비중이 었고, 100-200만원 이하가 68명(28.7%)으로 뒤를 이었다. 형제의 결혼상태 역시 기혼이 173명 (69.5%)으로 가장 많았고, 성별 구성은 형제가 69명(29.1%), 자매가 72명(30.4%), 남매가 96명 (40.5%)으로 분포하였다.
2.측정도구
1)형제자매관계의 질
형제자매관계의 질은 장휘숙이 제작한 형제자매관계 측정도구를 사용하여 온정성과 갈등성 두 차 원을 측정하였다[33]. 본 도구는 “나는 형제자매를 내게는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한 다” 등의 애정, 친밀감, 유사성, 정서적 지지 등에 관한 온정성 24문항과, “나는 형제자매를 자주 비 난 한다” 등의 다툼, 경쟁, 지배 등에 관한 갈등성 16문항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Likert 형식의 5첨 척도를 사용하였다(1=전혀 그렇지 않다, 5=매우 그렇다). 부정적 문항은 역채점 하였으며. 온정성 에서 점수가 높을수록 형제자매 간의 긍정적인 관계를, 갈등성에서 점수가 높을수록 형제자매 간의 부정적인 관계를 의미한다. 온정성과 갈등성 척도의 내적일관성 계수인 Cronbach’s alpha는 각각 .89와 .81로 나타났다.
2)생활사건 스트레스
생활사건 스트레스를 측정하기 위해, Brugha와 Cragg의 12문항 Life Events Questionnaire (LEQ)를[6] 번안하여 20명의 노인을 대상으로 (평균 연령 67.90세, SD=5.56) 예비조사를 통해 문항 이해도를 검토한 후 본 연구에 사용 하였다. 본 척도는 지난 6개월 동안 심각한 질병, 배우자 사별, 경제적인 문제 등 12가지의 사건이 일어났는가의 여부(예/아니오)를 묻는 문항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해당 사건을 경험했을 때 1점을 부여한다. 내적일관성 계수인 Cronbach’s alpha는 .69로 나타났다.
3)삶의 만족도
삶의 만족도를 측정하기 위해 Diener 등이 개발한 6문항의 Satisfaction with Life Scale (SWLS)을[21] 한국 상황에 맞게 번안한 척도를 사용하였다[40]. 본 척도는 삶에 대해 얼마나 만족하는 지를 평가하는 “내 인생의 여건은 아주 좋은 편이다” 등의 5문항과, 전반적으로 만족도를 평가하는 1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Likert 형식의 7첨 척도를 사용하였다(1=전혀 그렇지 않다, 7=매우 그 렇다). 내적일관성 계수인 Cronbach's alpha는 .89로 나타났다.
4)통제변인
본 연구에서는 선행연구들에서 노년기 형제자매관계[5, 12, 18, 29, 46, 51] 및 삶의 만족도[11, 34, 36]에 영향 을 미치는 변인들로 보고된 사회인구학적 변인들 가운데 연령, 건강(1=매우 좋지 않은 편, 5=매우 좋은 편), 월 소득(1=100만원 이하, 5=400만원 이상), 결혼상태(1=기혼, 0=미혼, 이혼, 및 사별), 자녀유무(1=자녀 있음, 0=자녀 없음)를 분석에서 통제하였다.
3.자료분석
자료분석을 위해 먼저 연구대상의 사회인구학적 특성을 기술통계로 분석하고, 변인들 간의 관계 를 Pearson 상관계수로 살펴보았다. 다음으로 형제자매의 성별구성에 따라 생활사건 스트레스가 삶의 만족도를 예측하는데 있어 형제자매관계의 온정성과 갈등성이 조절효과를 나타내는지 알아보 기 위해 형제, 자매, 남매집단으로 나누어 위계적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각각의 위계적 회귀분석 의 1단계에는 사회인구학적변인(연령, 건강, 월 소득, 결혼상태, 자녀유무)를 투입하고, 2단계 생활 사건 스트레스, 3단계 형제자매 간의 온정성과 갈등성, 마지막으로 4단계에 생활사건 스트레스와 온정성 및 갈등성의 두 가지 상호작용항을 투입하였다. 상호작용항은 다중공선성을 최소화하기 위 해 중심화 하였다. 모든 위계적 회귀분석 모형의 분산팽창지수(variance inflation factor) 값은 10 이하로 다중공선성의 조건을 만족하였다. 마지막으로 형제자매의 온정성과 갈등성에 따라 생활사건 스트레스와 삶의 만족도 간 관계에서 나타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상호작용항의 결과에 대하여 온 정성과 갈등성, 생활사건 스트레스 수준을 각각 상위와 하위 33%에 해당하는 두 집단으로 비교하고 그래프로 제시하였다. 본 연구에서 사용한 측정도구의 신뢰도는 내적일관성 계수인 Cronbach’s alpha로 확인하였으며, 모든 자료는 SPSS 22.0을[30]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Ⅲ.결과 및 해석
1.기초분석 및 상관관계
본 분석에 앞서, 기초분석으로 연구대상의 생활사건 스트레스, 형제자매 간 온정성과 갈등성, 그 리고 삶의 만족도의 평균과 표준편차를 살펴보고 앞서 언급한 변인들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를 <Table 2>에 제시하였다. 생활사건 스트레스는 평균 2.35(SD=2.08), 형제자매간 온정성과 갈등 성은 각각 문항평균 3.19(SD=0.63), 1.48(SD=0.45), 삶의 만족도는 4.31(SD=1.32)로 나타났다.
먼저, 사회인구학적 변인과 다른 주요 변인들 간 상관을 살펴보면, 연령은 삶의 만족도와 정적 상 관을 보였고(r=.21, p<.01), 건강은 생활사건 스트레스와 부적 상관을(r=-.25, p<.001), 삶의 만족 도와는 정적 상관을(r=.29, p<.001) 보였다. 월 소득은 삶의 만족도와 정적 상관이 나타났다(r=.24, p<.001). 결혼상태는 형제자매 간 온정성과 부적 상관을(r=-.17, p<.05), 자녀유무는 삶의 만족도 와 정적 상관을 보여(r=.13, p<.05), 기혼인 경우 형제자매 간 온정성이 낮고, 자녀가 있는 경우 삶 의 만족도가 높았다. 생활사건 스트레스, 형제자매 간 온정성 및 갈등성, 삶의 만족도와의 관계를 보면, 생활사건 스트레스는 형제자매 간 갈등성과(r=-.27, p<.001), 삶의 만족도(r=-.18, p<.01) 두 변인과 부적 상관을 보였고, 형제자매의 온정성은 삶의 만족도와 정적 상관을 나타냈다(r= .17, p<.05).
2.노년기 형제자매관계의 질, 생활사건 스트레스, 삶의 만족도
노년기 형제자매 간 온정성 및 갈등성과 생활사건 스트레스가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 보고, 이러한 관계에서 형제자매 온정성과 갈등성의 조절효과가 나타나는지 알아보기 위해 형제, 자 매, 남매로 나누어 위계적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1)형제집단
형제집단에서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들을 살펴보면, <Table 3>에 제시된 바와 같이 모형 1의 사회인구학적변인 가운데 연령(β=.28, p<.05), 건강(β=.26, p<.05), 소득(β=.27, p<.05)이 유의미한 정적 영향을 미쳐서, 연령이 증가할수록, 건강할수록, 그리고 소득이 많을수록 삶의 만족도가 증가하였으며 24.4%의 설명력을 나타내었다. 이러한 연령(β=.27, p<.05), 건강(β =.24, p<.05), 소득(β=.26, p<.05)의 효과는 모형 2에서 동일하였으며, 생활사건 스트레스가 투입 되어도 그 영향력이 유의하지 않아 회귀모형은 유의미하나, 설명력의 증가는 유의미하지 않았다. 모 형 3에서 형제 간 온정성과 갈등성을 투입한 결과, 연령(β=.26, p<.05)과 소득(β=.25, p<.05)이 모형 1, 2와 에서와 같이 삶의 만족도에 유의미한 영향력을 미쳤으며, 건강은 통계적 경계선 상에 서 유의미 하였고, 온정성과 갈등성은 유의미하지 않아 회귀모형은 유의미하나, 설명력의 증가는 유 의하지 않았다. 모형 4에서 생활사건 스트레스와 온정성 및 갈등성의 상호작용항을 투입한 결과, 모 형 3과 같이 연령(β=.26, p<.05)과 소득(β=.24, p<.05)이 삶의 만족도에 유의미한 영향력을 미쳤 으며, 건강은 통계적 경계선 상에서 유의미하였다. 그리고 생활사건과 갈등성의 상호작용이 유의미 하여(β=-.32, p<.05), [Figure 1]과 같이 생활사건 스트레스가 높은 형제집단에서 형제 간 갈등이 높으면 갈등이 낮은 집단보다 삶의 만족도가 낮았다. 모형 4는 32.5%의 설명력을 나타냈다.
2)자매집단
자매집단에서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Table 4>에 제시된 바와 같이, 모형 1의 사 회인구학적변인 가운데 연령(β=.34, p<.01)과 건강(β=.23, p<.05)이 유의미한 정적 영향을 미쳐 서 연령이 증가할수록, 건강할수록 삶의 만족도가 높았으며 24.8%의 설명력을 나타냈다. 다음으로 모형 2, 3, 4에 각각 생활사건 스트레스, 자매 간 온정성 및 갈등성. 그리고 생활사건 스트레스와 온정성 및 갈등성의 상호작용항을 차례로 투입한 결과, 모형 2, 3, 4에서 모두 연령(β=.33, p<.01; β=.32, p<.05; β=.35, p<.01)) 유의미한 변수로 나타났고, 건강은 경계선상에서 유의미하였다. 모형 2, 3, 4에 걸쳐 회귀모형은 유의미하나, 설명력의 증가는 유의미하지 않았다.
3)남매집단
남매집단에서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를 분석한 결과는 <Table 5>에 제시되어 있다. 먼저, 모형 1의 사회인구학적변인 가운데 연령(β=.23, p<.05), 건강, (β=.26, p<.01), 소득(β =.47, p<.001), 결혼상태(β=-.27, p<.05)가 유의미한 변수로 나타났다. 즉, 연령이 증가할수록, 건강할수록, 수입이 많을수록, 그리고 기혼보다 기혼상태가 아닌 경우 삶의 만족도가 증가했으며 23.8%의 설명력을 보였다. 모형 2에서 생활사건 스트레스를 투입하였을 때 연령(β=.24, p<.05), 건강, (β=.22, p<.05), 소득(β=.47, p<.001), 결혼상태(β=-.24, p<.05)만이 유의미하였고 생활 사건 스트레스는 유의미하지 않아 회귀모형은 유의미하나, 설명력의 증가는 유의미하지 않았다. 모 형 3에서도 남매 간 온정성과 갈등성을 투입한 결과, 연령(β=.23, p<.05), 건강(β=.29, p<.05), 소득(β=.47, p<.001), 결혼상태(β=-.23, p<.05)가 유의미하였고 온정성과 갈등성은 유의미하지 않아 회귀모형은 유의미하나, 설명력의 증가는 유의미하지 않았다. 모형 4에서 생활사건 스트레스 와 온정성 및 갈등성의 상호작용항을 투입한 결과, 모형 3와 동일하게 연령(β=.26, p<.05), 건강 (β=.25, p<.01), 소득(β=.53, p<.001), 결혼상태(β=-.28, p<.01)가 유의미했으며, 생활사건 스 트레스와 온정성의 상호작용항(β=.26, p<.01)이 유의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형 4는 33.9%의 설 명력을 나타냈다. 유의미한 상호작용을 [Figure 2]에 제시한 바와 같이, 생활사건 스트레스가 높은 남매집단에서 남매 간 온정성이 높은 경우가 온정성이 낮은 집단보다 삶의 만족도가 높았다.
IV.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60세 이상의 노인을 대상으로 형제자매관계 및 생활사건 스트레스와 심리적 안녕감의 관계를 알아보는데 목적을 두었다. 구체적으로 형제자매관계가 삶의 만족도를 예측하는지 그리고 생활사건 스트레스와 삶의 만족도의 관계에서 형제자매간의 온정성과 갈등성의 조절효과가 있는지 를 각각의 형제자매 성별조합에 따라 검증하였다. 생활사건 스트레스, 형제자매 간 온정성 및 갈등 성, 삶의 만족도와의 관계에서, 생활사건 스트레스가 높을수록 형제자매 간 갈등성과 삶의 만족도는 낮았고, 형제자매의 온정성이 높을 경우 삶의 만족도가 높았다. 본 연구에서 확인된 주요 연구결과 를 중심으로 다음의 논의가 가능하다.
첫째, 노년기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변인들의 직접적인 영향에서 생활사건 스트레스는 형제, 자 매, 남매집단 각각에서 유의미한 영향이 나타나지 않아, 대부분의 부정적 생활사건과 안녕감과의 부 적인 관계를 보고한 선행연구와 다른 양상을 보였다[38, 45, 55]. 이와 같은 결과는 전체 형제자매를 대 상으로 살펴 본 상관관계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부적인 관계가 나타난 점을 볼 때, 형제, 자매, 남매집단 각각의 보다 많은 사례를 대상으로 추후 검증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본 연구에서 사용 한 생활사건 스트레스 측정도구를 보다 세분화하여, 삶의 만족도에 대한 개별적인 생활사건의 영향 분석하는 방식도 유용할 것으로 사료된다[38].
형제자매의 도움이나 지지의 관계로 살펴 본 온정성과 동시에 갈등 제공자, 즉 애정과 갈등이 모 두 교환되는 양가적 두 변인의 삶의 만족도에 대한 영향을 분석한 결과, 삶의 만족도에 유의미한 영 향을 미치지 않아, 형제자매 간 높은 관계 질이 심리적 안녕감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를 보고한 연 구들과는[5, 20, 43, 58] 달리, 본 연구에서 자매, 형제, 남매 모두에서 형제자매 간 긍정적 관계인 온정성 은 노인의 심리적 안녕감에 직접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 과는 형제자매 간의 접촉이나 지원 등과 노인의 사기나 삶의 만족도 간의 약한 관련성이나 유의미한 관계가 없었음을 보고한 연구들과 유사하다[24, 28]. 본 연구에서 형제자매간 애정은 삶의 만족도와 약 한 수준의 상관성을 가지고 있었고 독립적인 영향력이 유의미하지 않았는데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일 부 설명할 수 있다. 한국의 대부분의 노인의 기본적인 지원과 안녕감이 배우자나 자녀로부터 충족되 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되며, 따라서 형제자매 간 애정은 심리적 복지감에 영향을 줄 만큼 의미있게 느끼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결과에도 불구하고 형제자매관계의 질이 심리적 안녕에 미 치는 직접적인 관계를 다룬 연구가 거의 존재하지 않으며 선행연구들의 비일관적인 결과를 고려할 때 앞으로 지속적인 연구의 시행을 통해 확인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둘째, 생활사건 스트레스와 삶의 만족도의 관계에 있어서 형제자매관계 질의 유의미한 조절효과 를 확인하였다. 조절효과는 형제자매의 성별조합에 따라 다른 양상을 보여, 형제에서는 생활사건 스 트레스와 갈등성의 유의미한 조절효과가, 남매에서는 생활사건 스트레스와 온정성의 유의미한 조절 효과가 나타났고 자매에서는 조절효과가 유의미하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는 생활사건 스트레스가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이 형제자매관계 질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즉, 생활사건 스 트레스를 높이 지각하는 형제에서 형제 간 갈등이 심할 때 삶의 만족도가 더욱 감소하였으며, 남매 집단은 생활사건 스트레스의 수준이 높더라도 남매 간 온정성이 노년기 심리적인 지원체계로 기능 하면서 심리적 안녕감에 기여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삶의 만족도에 대한 형제자매관계 질의 조절효과로서 형제집단에서는 갈등성이 중요하며, 남매에 서는 온정성이 중요하게 기능하였는지는 사회적 지지의 특성에서 동성과 이성과의 관계, 또는 성차 로서 설명이 가능하다. 먼저 안녕감에 미치는 형제간 관계질의 부정적인 기능의 효과는 남성의 상대 적으로 불충분한 사회적 지지망과 부정적인 사회적 관계의 질이 갖는 효과의 취약성으로 설명하고 자 한다. 남성은 여성에 비해 비공식적(informal) 사회적 관계망에서 지지 제공자 유형이 다양하지 못하고 비교적 작은 사회망을 가지며 여성, 특히 배우자의 의존도가 높다[42]. 지지원으로서 여성의 의존도가 높은 남성의 경우 특히 사별이나 이혼 등으로 배우자를 상실한 남성 노인들은 충분한 지원 을 경험하기 어려우며, 이러한 상황에서 형제 간 부정적인 교환에서 심리적 적응에 취약할 수 있다. 또한 사회적 관계와 안녕감과의 관련성에서도 성차가 나타나고 있는데 비록 그 방향성에 대해서는 다양한 연구결과들이 존재하나 사회적 관계의 부정적인 효과에 대해 남성이 여성보다 더 많은 영향 을 받는다는 연구결과가 있다[1]. 그리고 그 부정적인 측면의 영향력이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로 위기 상황에 있거나 스트레스에 취약한 집단에서 더 강하게 나타난 것일 가능성이 있다[31].
또한 남매간의 온정성이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직접적인 효과는 유의미하지 않았으나 조절효과로 서 유의미하게 나타난 본 연구의 결과는 노인의 사회적 유대와 개인의 정신건강과의 관계를 다룬 Okun 등[47]의 연구에서 긍정적인 사회적 유대가 심리적 디스트레스에 미치는 주효과는 없었으며 단 지 완충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나타난 연구결과와 유사하다. 자매나 형제의 동성관계와 비교하여 남매간의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긍정적인 관계의 효과는 지지적인 사회관계에서 동성과 이성관계를 비교한 몇몇의 연구를 통해 이해할 수 있다. 17-43세 성인을 대상으로 가족, 친구, 동료, 이웃 등을 포함하는 지지관계를 연구한 Buhrke와 Fuqua[7]의 연구에서 남성은 동성보다는 이성의 지지자와 더 친밀했다. 더욱이, 남성과 여성 모두 동성관계에 비해 이성관계에서 보다 친밀한 관계의 질을 가지 고 있었고 또한 이성의 상대에게 더 많은 것을 제공하고자함을 보고하였다. 이러한 이성관계에서의 특성은 전통적인 성역할 사회화로 일부 설명할 수 있다. 여성은 양육, 친밀성, 정서적 지지의 제공 자로서 사회화되고 학습되는[23, 57] 반면, 남성은 동성관계(형제관계)에서 스트레스 상황 시 내면의 감정의 노출이나 표현이 주저되거나 제한될 수 있고 대신 지지자로 여성형제를 선호하고 이 관계에 서 충족할 수 있다. 배우자가 일차적으로 의존되나 사별, 이혼 등으로 배우자의 지지가 불충분할 때 그 다음으로 가까운 사회적 지지관계로서 친족인 다른 여성의 지지제공자 즉 여성 형제로부터의 지 지역할의 긍정적 기능의 효과가 크게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이러한 가능성은 한 형제 자매의 입장만이 아닌 커플자료(dyadic data)를 포함하는 연구를 통해 상호 간 도움을 주고받는 제 공자와 수혜자 유형 등의 지지적인 관계를 보다 명확하게 규명할 필요가 있다.
한편 형제자매관계 질의 조절효과가 형제와 남매에서는 유의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자매에서는 어 떤 상호작용도 유의미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는 많은 선행연구들에서 형제나 남매에 비 해 자매에서 친밀감 수준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난 결과들[16, 18, 28, 51, 58]이나 자매관계에서 형제나 남매에 비해 가장 높은 수준의 심리적 지원교환을 강조한 연구들[18, 29, 57]을 기초로 기대할 수 있는 것과 차이가 있다. 이에 대한 설명으로는 여성들이 유능한 관계형성 능력과 사회적 관계망 크기에서 성차에 의한 효과를 들 수 있다. 여성이 남성에 비해 더 많은 지지관계를 가지며 사회적 관계로부터 더 많은 지원과 이득을 받는다는 연구결과를 보면[3], 보다 동성친구관계 등 광범위하게 확대된 사회 적 관계를 가지고 있는 여성들에게 있어서 형제자매관계가 개인에게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의미를 가지며 형제자매관계에 의해 적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반면 상대적으로 관계형성능력 이 부족한 남성의 경우 혈연관계로서 여성형제와의 관계적 결속이 남성노인의 심리적 안녕에 보다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한다.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제한점을 갖고 있다. 본 연구결과는 자료 수집 과정에서 연구 참여자가 여 러 형제자매 중 가장 가깝다고 느끼는 한 명의 형제자매를 선택하고, 자기보고식 응답에 기초하였 다. 추후 연구에서는 생존하는 모든 형제자매와의 관계를 포함하는 가능성과 출생순위에 따른 차이, 그리고 남매집단에서 성차에 따른 관계 역동의 차이 분석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또한 횡단적 연구설 계에 근거한 본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형제자매 간의 온정성과 갈등성이 형성된 과정과 이에 영향을 미친 요인을 종단적 분석으로 살펴본다면 형제자매관계의 기능에 관한 생애주기에 걸친 심층적 이 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는 학문적 관심이 부족한 노년기 형제자매관계와 심리적 안녕감의 관계에 대 하여 실증적인 분석을 통해서 형제자매관계의 기능과 중요성을 확인하는 연구를 시도하였다는데 의 의가 있다. 형제자매의 성별구성에 따라 심리적 안녕감에 대한 보호지지 체계역할과 효과가 달라질 수 있음을 밝힘으로서 노년기 가족관계에 대한 연구주제를 확장하였으며, 노인에 대한 부양이 혈연 중심의 가족부양체계인 한국 사회에서 형제자매가 하나의 부양 체계로서 중요한 지원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하였다는 점에서 실천적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