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알코올중독은 중독된 당사자와 그 가족성원들 간에 장기간의 역기능적 상호작용을 통하여 불안정 한 가족관계를 형성시킨다. 개인의 알코올중독이 그 가족이나 친밀한 관계에 역기능을 가져오는 소위 ‘가족병(familly disease)’이라 불리는 이유이다. 알코올중독으로 인해 고통을 감내하는 것도 가족의 몫이고, 기관에서 알코올중독 치료를 받더라도 결국 돌아가는 곳 역시 가족이다. 이처럼 알코올중독 문제는 당사자인 개인뿐 아니라 배우자, 자녀 등 가족들에게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그 심 각성이 지대하다. 국내 알코올치료병원에 입원 중인 알코올중독 환자의 가족성원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알코올중독 환자 가족들이 겪는 문제로 우울, 자살충동, 불안 등 정신적 괴로움과 관련된 응답이 과반수(48.9%)를 차지했으며, 다음으로 가족해체 및 갈등(21.2%), 경 제적 어려움(15.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31]. 이러한 결과는 알코올중독이 당사자에게 만성적이고 치 명적인 질병일 뿐만 아니라 환자 가족의 기능에 심각한 손상을 초래한다는 점을 시사한다[56].
이와 관련하여 알코올중독 부모와 함께 생활하는 자녀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력에 주목할 필요가 있 다[50]. 선행연구에서는 자녀가 알코올중독 부모와 정서적으로 분리되기 어려운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 명한다[4, 16, 47]. 첫째, 자녀의 성장에 필수적인 부모의 관심이 본인이나 배우자의 알코올 관련 문제에 집중되기 때문에 자녀는 신체적, 정서적 결핍을 경험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러한 정서적 결핍 을 극복하기 위해서 자녀는 지속적으로 부모의 관심을 갈구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부모와 정서적으로 분리되기가 어렵다. 둘째, 한쪽 부모가 알코올중독인 경우, 다른 한쪽 부모는 배우자의 알코올 문제에 대처하기 위하여 자녀와 정서적으로 연합하기 쉽다. 이 과정에서 부모는 자녀에 과도하게 의지하며 이 러한 역기능적 가족역동이 자녀의 개별화를 어렵게 한다. 이밖에도 알코올중독 부모 밑에서 성장한 자 녀가 성인기에 알코올중독자가 될 위험성이 높다는 사실은 이미 여러 문헌에서 언급되어 왔으며[51], 알코올중독자와 결혼할 가능성도 높을 것이라는 관점이 일반적인 통념이다[48].
이와 같이 부모의 알코올중독이 성장하는 전 생애에 걸쳐 자녀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다음 세대까지 전수될 가능성을 고려한다면, 이 문제의 과정에서 작용하는 메커니즘을 고찰하여 문제 에 개입하고 예방할 필요가 있다. Bowen은 다세대 전수과정에서 원가족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때 그 문제는 다음 세대 가족에 전수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특히 이러한 과정에서 자녀가 부모와 감정 적으로 융해되어 부모의 문제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자녀의 낮은 자아분화 수준이 다세대 전수의 주범 이라고 지적하였다. 자아분화(Self-differentiation)는 가족성원 간 감정적 분화 정도에 따라 형성되 는 것으로서, 감정과 지적과정을 구별할 수 있는 능력, 즉 가족원들을 비롯한 타인으로부터 유입된 감 정이나 생각에 이끌려진 개인이 그 영향력에서 벗어나 스스로 자율적 선택을 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한 다[24]. 자아분화가 낮은 사람은 가족원 및 타인과 쉽게 융합되며, 타인의 승인을 얻기 위해 자신의 행 동을 쉽게 바꾸고, 스트레스 상황에서 자신의 감정과 상황에 대한 인식을 분리하기 어렵다. 반면 자아 분화가 높은 사람은 가족원 및 타인으로부터 분리되어 견고한 자기 인식과 명확한 자아 정체성을 가지 고 자신의 행동을 조정한다. 전술한 바와 같이 성장기에 부모가 알코올중독인 자녀의 경우, 부모와 분 화가 어렵고, 부모의 문제로 인하여 자녀의 자아분화 수준이 낮게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추론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이러한 추론을 검증한 실증연구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따라서 Bowen의 이 론이 알코올중독 부모 밑에서 성장한 성인자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부모의 알코올중독으로 인 한 원가족의 문제가 다음 세대로 전수되어 성인자녀의 생식가족에서 재현될 수 있는지 실증연구를 통 해 고찰할 필요가 있다.
개인의 어린 시절 원가족에서 부모와의 관계는 성인기 결혼생활에 영향을 미치고, 자아분화 수준이 높을수록 결혼생활 만족도도 높다고 한다[7]. 원가족에서의 경험과 가족성원 간 상호작용 패턴은 세대 전수됨으로써 자녀의 정서발달에 영향을 주고, 자녀의 성인기 이후 결혼생활에까지 영향을 미친다[57]. 이러한 연구결과를 ACOA에게 적용해본다면, 원가족에서 알코올중독 부모의 역기능적 상호작용 방식 을 경험하며 자란 ACOA는 부모와 지나치게 밀착된 경계를 가짐으로써 낮은 자아분화 수준을 가지고, 알코올의존성 등 역기능적 특성을 가진 파트너와의 관계에서 편안함을 느껴 배우자로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 이와 같은 선행연구결과에 근거하여 알코올중독 부모 밑에서 자란 기혼 성인자녀의 자아분화와 배우자의 알코올의존성 간 관련성을 연구하는 것은 알코올중독 문제의 세대 간 전수 양상을 파악하는 유의미한 시도가 될 수 있다. 기존의 연구들은 알코올중독 부모 밑에서 자란 성인자녀의 상호의존성이 나 심리적 특성을 기술하는 데 주로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한 1980년대 초반부터 알코올중독 부모 밑 에서 자란 성인자녀에 대한 연구가 증가했지만 다수 연구에서 그 대상을 청소년기 자녀 또는 성인기 초 반의 대학생 자녀로 국한하고 있어서, 성인자녀의 결혼생활에서 배우자나 부부 및 파트너 관계에 대한 고찰은 부족한 실정이다. 일부 연구[3, 25]들은 알코올중독 부모 밑에서 자란 성인자녀가 알코올중독자와 결혼하거나 친밀한 관계를 맺을 것이라는 점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들 연구는 대체로 결과변인으로 서 배우자나 파트너의 알코올중독 및 의존성에 초점을 두는 데 그침으로써 부모의 알코올중독 문제가 자녀의 자아분화를 통하여 성인기 기혼자녀의 배우자 알코올의존성까지 어떻게 연결되는지, 그 메커니 즘을 설명하는 데에는 제한점이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연구문제를 설정하여 부모의 알코 올중독 여부가 기혼여성의 자아분화와 배우자의 알코올의존성에 미치는 영향 및 기혼여성의 자아분화 가 부모의 알코올중독 여부와 배우자의 알코올의존성의 관계를 매개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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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문제 1. 기혼여성의 부모 알코올중독 여부, 기혼여성의 자아분화, 배우자인 남편의 알코올의존성, 결혼 지속기간 간의 관련성은 어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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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문제 2. 기혼여성의 부모 알코올중독 여부는 기혼여성의 자아분화와 배우자인 남편의 알코올의존성에 각기 어떠한 영향을 미치며, 기혼여성의 자아분화가 부모의 알코올중독 여부와 남편의 알코올의 존성 간 관계를 매개하는가?
Ⅱ. 이론적 배경 및 선행연구 고찰
1. ACOA의 개념과 심리·관계적 특성
알코올중독 부모 밑에서 자란 성인자녀(Adult Child Of Alcoholic, ACOA)라는 용어는 1970년 미 국 의학 임상 분야에서 처음 사용되었다[14]. ACOA란 부모 중 한 사람 이상이 알코올 문제를 가진 가족 에서 성장한 18세 이상 성인자녀를 뜻한다[10, 11, 37, 52]. 즉, ACOA는 알코올과 관련된 문제를 핵심적이고 중심적 문제로 갖는 가족에서 자란 성인으로, 성인기까지 아동기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경우에 해당 한다. 본 연구에서 ACOA의 정의는 부모 중 한 사람 이상이 알코올 문제를 가진 원가족에서 성장한 18 세 이상의 성인자녀라고 보는 관점[10, 11, 37, 52]을 따르고자 한다.
알코올중독 부모 밑에서 자란 성인자녀 연구는 ACOA 선별 측정에서 어려움을 겪어왔다[40]. 최근까 지 국내 ACOA 연구에서 많이 사용된 CAST(Children of Alcoholics Screening Test)[44]는 개체를 범 주로부터 잘못 배제/선정하는 거짓 음/양성 식별오류가 발생할 수 있는 한계점을 갖기 때문에[10, 12, 13] ACOA의 선별척도로서 타당도가 높지 않다. 반면 Olmsted가 대안으로 개발한 AUS-Parent(Alcohol Use Scale-Parent)는 보다 합리적인 척도로 인정받고 있다. 이는 부모의 음주문제와 관련하여 심각 한 수준의 알코올중독에서 나타나는 행동, 가벼운 수준의 알코올중독에서 나타나는 행동 그리고 알코 올에 대한 의존성을 암시하는 행동들로 구성되어 있다[6]. 이와 같이 AUS-Parent는 어린 자녀가 관찰 할 수 있을 정도로 뚜렷하게 구분되는 행동에 초점이 맞춰져있기 때문에 ACOA 선별척도로 유용하며, 부모의 알코올의존성 행동과 동일한 내용을 그대로 배우자나 파트너에게도 적용할 수 있도록 AUS-Partner(Alcohol Use Scale-Partner)까지 개발되어있어 연구자들에게도 유용한 척도로 활용 된다.
ACOA의 심리·관계적 특성에 관한 기존 연구는 ACOA가 성인기에 친밀한 관계와 대인관계의 어려 움을 겪는다는 것을 보고하고 있다[1, 49, 54]. Ackerman[1]에 따르면, ACOA는 Erikson의 발달이론 중 신 뢰 대 불신 단계에서 어려움을 겪게 되는데, 이러한 문제는 이후 단계에서 ACOA의 친밀감 문제와 연 결된다. 구체적으로 ACOA는 친밀한 관계를 원하는 동시에 성인기의 대인관계가 초기 어린 시절 원가 족의 관계처럼 될까봐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다[55]. 또한 타인과의 관계에서 종종 정서적으로 동떨어져 있다고 느낀다[1, 49, 54]. 알코올중독 부모 밑에서 자란 성인자녀는 그렇지 않은 집단과 비교했을 때 부모 와 더 적은 친밀감을 경험했는데, 이러한 연구결과는 ACOA가 성인기 이성관계에서 친밀감 문제를 겪 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15].
2. 부모의 알코올중독과 배우자의 알코올의존성 간의 관련성
기혼여성의 원가족 부모 알코올중독이 남편의 알코올의존성과 관련성이 있는지 살펴보기 위하여 배우자 선택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예컨대 정현숙과 동료들[9]이 언급한 배우자 선택에서의 동질 적 요인을 ACOA에 적용해본다면, ACOA는 배우자 선택 시, 알코올중독 부모가 있는 자신의 원가족과 유사한 환경에서 성장했거나 알코올의존성향이 있는 상대를 배우자로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추론을 할 수 있다. ACOA가 정서적으로 불안정하며 행동을 예측할 수 없는 상대를 배우자로 선택하는 등 역 기능적 배우자 선택을 하는 경향이 있다는 Bantz의 주장은 이러한 추론을 방증한다고 할 수 있다[2, 22].
알코올중독자 가족의 특성 중 하나는 부모가 자녀에게 과도하게 의지함에 따라 가족체계의 경계가 모호하다는 것이다[21]. 알코올중독 부모 밑에서 성장한 자녀의 역할유형을 강조하는 임상가들에 따르 면, ACOA는 가족 내에서 특정한 역할을 맡는다고 한다[33, 42]. 그러한 역할유형 중 하나인 ‘가족영웅 (Superachiever)’은 알코올중독 부모를 돌보는 역할을 수행하며, 부모와 지나치게 밀착된 경계를 갖 는다. 가족영웅 역할을 맡은 자녀는 알코올중독 부모를 돌보며, 다른 가족성원의 요구를 들어주는 것 에 익숙하다. 이처럼 가족 돌봄에 대한 익숙함은 ACOA로 하여금 돌보는 역할을 반복시키는 배우자를 선택하도록 할 수 있다[21]. 즉 알코올중독자 가족체계 내에 형성된 규칙이 ACOA로 하여금 동일한 규 칙을 반복할 수 있는 배우자를 선택하도록 하고, 결국 ACOA는 역기능적 특성을 가진 파트너와의 관 계에서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
ACOA가 아버지와 비슷한 남성을 배우자로 선택하는 요인 중 하나는 애착유형이다. 초기 양육자 와 맺은 애착유형은 성인기 이성관계에 영향을 미치고 어린 시절 양육자와의 애착유형은 반복되는 경향이 있다[34]. 알코올중독 부모 밑에서 성장한 자녀는 원가족의 문제를 성인기 이성관계까지 가져 올 수 있다[21]. 사회학습이론에 의하면 부부관계는 자녀들이 결혼생활에 대하여 배우는 하나의 통로 이며 자녀들은 부모의 행동을 모방하는 경향이 있다[30, 39, 45]. 특히 자녀의 이성 부모는 자녀로 하여금 적절한 관계기술을 개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때문에 부녀관계에서 아버지와의 애정관계 및 상호작용이 부족한 딸의 경우, 성인기에 남성과의 관계에서 이해심 부족 및 적절한 기술의 결핍을 경 험할 수 있다[18]. 이성과의 상호작용은 경험에 의해 학습되고, 어린시절 아버지와의 상호작용은 중요 한 모델이 된다[18]. 이와 같은 맥락에서 아버지의 부재가 청소년기 딸에게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Hetherington[18]에 의하면 아버지가 부재했던 딸의 경우, 남성과 적절하게 상호작용하기 어렵다. 즉 원가족에서 아버지가 알코올중독일 경우, 자녀들은 적절한 이성과의 상호작용 모델을 습득하지 못하 며, 이처럼 이성과 원활하지 못한 상호작용이나 의사소통은 배우자 선택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거나 장애가 될 수 있다.
3. ACOA의 자아분화와 배우자의 알코올의존성 간의 관련성
Bowen의 가족체계 이론에 의하면 가족은 정서적 단위이며, 가족 구성원은 여러 수준 및 방식에 의 하여 영향을 주고받는 정서적 자극의 복합체이기 때문에 정서적 장(Emotional field)이라고 말할 수 있다. 즉, 가족은 가족 구성원의 정서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24]. 특히 원가족 내 정서적 역동성은 한 개 인이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상호작용하는 신념을 형성하는 기초를 마련한다[5, 38, 46]. Bowen[24]은 한 개인이 다른 타인과 정서적으로 가까워서 자신의 감각이나 경계가 흐릿해져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는 경향을 융해(fusion)라는 개념으로 설명하였다. 개인이 원가족으로부터 잘 분화되지 못한다면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타인과 융해되어 자기 상실을 초래할 수 있다. 분화와 대립되는 개념인 융해는 개 인의 지적, 정서적 체계를 애매하게 하고, 개별성과 자립능력을 저하시킨다[26]. 자아분화 수준이 높은 사람 즉, 분화가 잘 이루어진 개인은 스스로의 신념에 근거하여 자주적이고 독립적으로 생각하고 행동 할 수 있는 반면, 자아분화 수준이 낮고 타인이나 원가족과 융해된 사람은 내면의 확고한 자아를 발달 시키지 못했기 때문에 독립적이며 자주적인 행동을 하지 못하는 경향을 보인다[26]. Bowen의 다세대 전수과정에 의하면 자아분화 수준이 낮은 개인이 비슷한 자아분화 수준의 개인을 만나 가족을 이루면, 다음 세대인 자녀에게 그들이 가진 미분화의 특징을 투사하게 되어 자녀의 자아를 미분화 상태에 놓이 게 한다. 원가족에서 융해되지 않고 분화된 개인은 새로운 가족체계에서 감정적으로 융해되지 않는 다. 반면 원가족에서 미분화의 경험을 가진 개인은 새로운 가족체계에서 정서적으로 융합하는 감정체 계를 이룬다. 원가족에서 분리되지 않아 자아가 불분명한 사람은 편안함을 유지하고 관계 내 갈등을 피하기 위해 결혼 후 배우자와 융합하는 경향이 있다.
Cho와 Chung[7]에 따르면, 개인의 어린 시절 원가족에서 부모와의 관계는 성인기 결혼생활에 영향 을 미치고, 자아분화 수준이 높을수록 결혼생활 만족도도 높다고 한다. 원가족에서의 경험과 가족성 원 간 상호작용 패턴은 세대 전수됨으로써 자녀의 정서발달에 영향을 주고, 자녀의 성인기 이후 결혼 생활에까지 영향을 미친다[57]. 이상의 연구결과를 ACOA에게 적용해본다면, ACOA가 원가족에서 경 험한 알코올중독 부모와의 역기능적 상호작용 관계패턴은 성인기 이후 결혼에까지 영향을 미치며, 성 인기의 자아분화 수준 역시 ACOA의 결혼에 영향을 미친다고 추론할 수 있다. 전술한 바와 같이 예컨 대 원가족에서 알코올중독 부모의 역기능적 상호작용 방식을 경험하며 자란 ACOA는 부모와 지나치 게 밀착된 경계를 가짐으로써 낮은 자아분화 수준을 가지고, 알코올의존성 등 역기능적 특성을 가진 파트너와의 관계에서 편안함을 느껴 배우자로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 여러 선행연구들[20, 36, 43]에서 원 가족 경험과 자아분화가 연관되어 있음을 밝히고 있다. 또한 원가족에서 형성된 자아분화는 결혼생활 에 영향을 미치고, 부부의 결혼생활은 원가족 경험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32]. 가족체계 내의 경 계가 모호한 원가족 경험은 ACOA의 자아분화 수준을 낮추도록 영향을 미칠 수 있고, ACOA는 자신과 비슷하게 낮은 자아분화의 남성을 배우자로 선택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ACOA는 자신의 결혼생활에 서 알코올중독이었던 부모와의 상호작용 방식과 유사한 방식으로 배우자와 상호작용할 가능성도 있 다. 자아분화 수준이 높으면 결혼만족도 역시 높지만, 자아분화 수준이 낮으면 부부간 갈등을 경험할 수 있다는 선행연구들[7, 17, 27]은 자아분화 수준이 낮은 ACOA가 부부관계에서 알코올의존성이 있는 배 우자와 갈등을 경험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여성은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계 지향적 성향이 높기 때문에 원가족에서 부모와의 관계로부터 겪은 부정적 경험은 남편과의 갈등이나 대인관계의 어 려움으로 이어질 수 있다[28]. 이상의 선행연구 결과들로 미루어볼 때, ACOA의 자아분화는 부모의 알 코올중독과 배우자의 알코올의존성을 매개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 추론된다.
현재까지 Bowen의 자아분화 및 세대전수와 관련하여 이루어진 선행연구들 중 알코올중독 부모에 서 자란 기혼 성인자녀를 대상으로 자아분화가 부모의 알코올중독 여부와 배우자의 알코올의존성의 관계를 매개하는지 살펴본 연구는 전무한 실정이므로 이에 대한 실증연구가 필요하다. 본 연구에서는 알코올중독 가족에서 성장한 기혼여성을 대상으로 부모의 알코올중독과 남편의 알코올존성과의 관계 를 살펴보고자 한다.
Ⅲ. 연구방법
1. 연구대상
본 연구의 대상은 현재의 배우자나 원가족의 부모가 알코올의존성 및 중독의 문제가 있는 기혼여성 과 그렇지 않은 만 25세 이상의 기혼여성 두 집단 모두를 포함한다. 기혼여성을 연구대상으로 삼은 이 론적 근거는 일반적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알코올을 사용/남용하는 비율이 높고[48] 이는 부부관계에서 아내가 알코올중독일 경우보다 남편이 알코올중독일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한 알코올 관련문제가 대체로 만 25∼33세 사이에 최초로 발생하거나 심각한 알코올 문제는 그보다 더 늦은 나이에 발생하 기 때문에 25세 이상의 기혼여성을 대상으로 하였다[6, 48]. 집단 비교를 위한 충분한 사례 수 확보차원 에서 본 연구에서는 원가족에서의 부모 또는 현재 배우자에게 알코올 문제를 가지고 있는 기혼여성을 과대표집하기 위해 일반 기혼여성 이외에 부모 혹은 배우자가 알코올 문제를 가지고 있는 기혼여성을 표본에 충분히 포함시키고자 수도권, 강원도, 충북, 경북지역의 알코올중독자 가족 자조모임 11곳에 참여하는 기혼여성들을 유목적적 편의표집하여 직접 또는 우편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자료수집은 2017년 10월∼12월까지 약 10주간 일반 기혼여성 113명, 자조모임 기혼여성 87명, 총 220명에게 설문지를 배부하였고, 이 중 일반 기혼여성 93명, 자조모임 기혼여성 68명, 총 161명의 응 답지를 회수하였다. 회수된 응답지 중 조사 시점 현재 이혼 또는 사별 등으로 배우자가 없는 기혼여성 의 자료 15부를 제외하고, 146명의 기혼여성 자료를 최종 분석에 포함하였다. 이들의 인구사회학적 특 징은 <Table 1>과 같다.
2. 측정도구
1) 기혼여성의 부모의 알코올중독 여부
기혼여성의 부모가 알코올중독인지 여부를 측정하고자 Olmsted[41]가 개발한 ‘Alcohol Use Scale(AUS)-Parent’ 15문항의 척도를 사용하였다. 부모용 AUS는 성인자녀가 성장기에 자신의 부모 의 음주행동 및 문제에 대하여 경험‧지각‧감정 등을 회고하도록 제시한 15가지 각 문항에 ‘아버지만 그 렇다’, ‘어머니만 그렇다’, ‘두 분 모두 그렇다’, ‘아무도 해당 없음’ 중 하나를 골라 체크(1점 또는 0점 부여)하도록 구성되었다. 부모용 AUS는 아버지 알코올중독 점수(‘아버지만 그렇다’ 또는 ‘두 분 모두 그렇다’에 체크한 개수를 합산)와 어머니 알코올중독 점수(‘아버지만 그렇다’ 또는 ‘두 분 모두 그렇다’ 에 체크한 개수를 합산) 두 가지로 산출되며, 점수범위는 부모 각기 0-15점이다. 아버지의 점수와 어 머니의 점수 중 최소 한 쪽 부모의 점수에서 4점 이상이 나올 경우, 알코올중독자의 자녀(Adult Children of Alcoholics, ACOA)로 판정하도록 한다. 본 연구에서 최종 분석된 146명의 기혼여성 중 위에 기술한 AUS 기준에 의하여 부모가 알코올중독인 성인자녀로 판정된 기혼여성은 42명으로 28.8%를 차지하였다. 본 연구에서 ‘Alcohol Use Scale(AUS)-Parent’의 신뢰도는 α =.94로 매우 높 게 나타났다.
2) 기혼여성의 배우자의 알코올의존성
기혼여성의 배우자인 남편의 알코올의존성 정도를 측정하고자 Olmsted[41]가 개발한 ‘Alcohol Use Scale(AUS)-Partner’ 15문항의 척도를 사용하였다. 파트너용 AUS는 부모용과 동일한 내용의 15문항 을 응답자가 현재 배우자의 음주행동 및 문제에 적용하여 체크(1점 또는 0점 부여)하도록 구성되었다. 파트너용 AUS의 점수범위 역시 부모의 점수와 마찬가지로 0-15점이며, 점수가 높을수록 기혼여성의 배우자인 남편의 알코올의존성이 높다고 해석한다. 본 연구에서 ‘Alcohol Use Scale(AUS)-Partner’ 의 신뢰도는 α =.96으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3) 기혼여성의 자아분화
기혼여성의 자아분화 수준을 측정하기 위하여 Chung과 Cho[8]의 ‘한국형 자기분화 척도’를 사용하 였다. 이 척도는 정서적 반응, 자기입장 등 심리내적 차원과 정서적 단절, 타인과의 융합 등 대인관계 적 차원, 그리고 두 차원을 통합한 정서적 융합 등과 관련된 38문항의 6점 척도로 구성되며, 점수의 범 위는 0-100점(원점수 범위 0-190점)이다. 점수가 높을수록 전반적인 자아분화 수준이 높으며, 구체 적으로 정서적 반응, 타인과의 융합, 정서적 단절, 정서적 융합 수준 등은 낮고, 자기입장은 높은 특징 을 보인다. 본 연구에서 척도의 신뢰도는 α =.93으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3. 자료 분석 방법
본 연구의 자료는 SPSS WIN 23.0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분석하였다. 먼저 기 혼여성 ACOA의 결혼지속년수를 통제한 후, ACOA status를 독립변인, 자아분화 수준을 종속변인으 로 설정하여 위계적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또한 ACOA 여부와 배우자의 알코올 의존 관계에서 기혼 여성 ACOA의 자아분화 수준이 매개효과를 가지는지 분석하기 위하여 일련의 3단계 위계적 회귀분석 을 실시하였다.
Ⅳ. 연구결과
1. 기혼여성의 부모 알코올중독 여부, 기혼여성의 자아분화, 배우자의 알코올의존성, 결혼지속기간 간의 관련성
연구변인인 기혼여성의 부모 알코올중독 여부, 기혼여성의 자아분화, 배우자인 남편의 알코올의존 성, 결혼지속기간 간의 관련성 살펴보기 위하여 상관분석을 실시한 결과는 <Table 2>와 같다. 표에 제 시된 바와 같이 기혼여성의 부모 알코올중독 여부는 기혼여성의 자아분화와 약한 부적 상관을 가지며 (r=-.27, p<.01), 기혼여성의 자아분화는 배우자인 남편의 알코올의존성과 약한 부적 상관을 가지고 (r=-.28, p<.01), 배우자의 알코올의존성은 결혼지속기간과 정적 상관을 가지는(r=.50, p<.001) 것으 로 나타났다. 그리고 기혼여성의 부모 알코올중독 여부를 더미변수로 사용하기에 앞서 ACOA와 Non-ACOA 집단 간 기혼여성의 자아분화와 남편의 알코올의존성을 각각 t-test한 결과, 부모가 알코 올중독인 기혼여성의 자아분화 수준이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하여 확연히 낮으며(t=-3.37, p<.01), 남편의 알코올의존성은 다소 높은 경향(t=1.79, p<.10)을 보였다.
2. 기혼여성의 부모 알코올중독 여부와 배우자의 알코올의존성 간의 관계에서 자아 분화의 매개효과
기혼여성의 부모 알코올중독 여부가 기혼여성의 자아분화와 배우자인 남편의 알코올의존성에 각기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고, 기혼여성의 자아분화가 부모의 알코올중독 여부와 남편의 알코올 의존성 간 관계를 매개하는지 그 효과를 검증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하여 <Table 3>에 제시된 바와 같 이 Baron과 Kenny(1986)의 방법에 의한 3단계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결혼지속기간을 통제변수로 투입하고, 독립변수로 기혼여성의 부모 알코올중독 여부 더미, 매개변수로 자아분화, 종속변수로 남 편의 알코올의존성을 투입하여 분석하였다.
먼저 1단계에서 독립변수인 기혼여성의 부모 알코올중독 여부는 종속변수인 배우자의 알코올의존 성에(β=.24, p<.01), 그리고 2단계에서 매개변수인 자아분화에(β=-.32, p<.01) 각기 유의한 영향을 미쳤다. 즉 결혼지속기간이 동일한 경우, 자신의 부모가 알코올중독인 기혼여성들은 그렇지 않은 경 우에 비하여 자아분화 수준이 낮으며, 배우자인 남편의 알코올의존성도 높음을 알 수 있다. 마지막 3 단계에서 독립변수와 매개변수를 동시에 투입한 결과, 유의미하였던 독립변수의 영향은 사라지고, 매 개변수인 자아분화만이 종속변수인 배우자의 알코올의존성에 미치는 영향력이 유의하여(β=-.30, p<.01) 완전 매개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Figure 1 참조). 또한 Sobel 검증 결과, 이러한 매개효 과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였다(Z=2.37, p<.05). 즉 부모의 알코올중독은 성인자녀인 기혼여성의 낮 은 자아분화 수준과 직결되며, 이처럼 낮은 자아분화 수준을 매개로 배우자인 남편의 높은 알코올의존 성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
Ⅴ.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현재의 배우자나 원가족의 부모가 알코올의존성 및 중독의 문제가 있는 기혼여성과 그렇 지 않은 만 25세 이상의 기혼여성 146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부모의 알코올중독 여부가 기혼여성의 자 아분화와 배우자의 알코올의존성에 미치는 영향 및 기혼여성의 자아분화가 부모의 알코올중독 여부와 배우자의 알코올의존성의 관계를 매개하는지 살펴보았다. 본 연구에서 얻은 결과를 중심으로 몇 가지 논의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결혼지속기간을 통제하고 기혼여성의 부모 알코올중독 여부가 자아분화에 미치는 영향을 살 펴본 결과, 원가족에서 부모가 알코올중독이었던 기혼여성은 그렇지 않은 기혼여성에 비해 자아분화 수준이 낮게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원가족 경험이 개인의 자아분화 수준과 관련성을 갖는다는 선행 연구들[20, 36, 43]을 지지하며, 부모가 자녀에게 과도하게 의지하는 반면, 자녀는 알코올중독 부모를 돌보 며 다른 가족성원의 요구를 들어주는 ‘가족영웅(Superachiever)’ 역할을 담당하는 등 가족체계의 경 계가 모호한 알코올중독자 가족의 특성[21]을 방증하는 결과이다.
둘째, 결혼지속기간을 통제한 후에도 부모가 알코올중독이었던 기혼여성은 그렇지 않은 기혼여성 에 비하여 현재 배우자인 남편의 알코올의존성이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알코올중독 부모에서 자란 성인자녀가 알코올중독자와 결혼하거나 친밀한 관계를 맺을 것이라는 선행연구[3, 25] 결과를 지지 하며, 알코올중독 부모 밑에서 자란 성장한 자녀가 원가족의 문제를 성인기 이성관계까지 가져올 수 있다는 선행연구[23]를 뒷받침한다. 특히 기혼여성의 부모 알코올중독 여부와 배우자의 알코올의존성 간의 관계에서 자아분화의 완전 매개효과를 확인한 본 연구 결과는 원가족에서 부모의 알코올중독 문 제로 자녀의 자아분화 수준이 낮아지고, 이것이 매개가 되어 성인기에 결혼 전 또는 결혼기간 중 알코 올의존성이 높은 배우자를 만나는 Bowen의 세대전수 메커니즘을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결과이다.
우리 사회는 전통적으로 음주에 허용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어 알코올에 관대하다[21]. 특히 여성에 비해 사회활동 참여가 빈번한 남성들은 술을 접할 기회가 많고, 전 생애를 걸쳐 남성이 여성보다 알코 올을 사용하고 남용하는 경향이 높다[53]. 실제로 우리나라 남성의 알코올 사용 장애 유병률은 13.1%로, WHO 평균인 3.6%보다 1.8배 높은 수준이다[29]. 남편이 알코올의존성인 경우, 자아분화 수준이 낮은 기혼여성은 남편을 비난하고 예민하게 반응하기 쉬운데, 이는 남편의 알코올의존성이 과거 원가족에 서 부모의 알코올중독을 떠올리게 하고, 그로 인해 일어났던 부정적 사건을 연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 다. 반면 자아분화 수준이 높은 기혼여성은 남편의 알코올의존성을 객관적이고 이성적으로 받아들이 기 쉽고, 대처방안 등을 통해 남편을 알코올의존성으로부터 벗어나도록 도울 가능성이 높다.
타인의 승인을 필요로 하고 수동적 태도를 취하며 쉽게 고립감을 느끼는 ACOA의 특성은 배우자 선 택 시 알코올의존성이 있는 남성이더라도 그를 선택하도록 하는 기제로 작용할 수 있다. 역으로 높은 자아분화 수준을 가진 개인은 상대방과 자신을 개별화하여 주체성을 가질 수 있으므로, 부모가 알코올 중독이라고 할지라도 자아분화 수준이 높다면 성인기의 결혼생활이나 파트너 관계에서 분명한 경계를 설정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8명의 ACOA를 인터뷰한 Jane[19]의 연구에 의하면, 알 코올중독 부모로부터 자녀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경계를 강화한다면 독립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 으며, 의지적으로 알코올중독 부모와 신체적‧감정적 경계를 분리할 수 있다. 일부 연구자들은 ACOA 를 원가족에서 알코올과 관련된 불행한 사건을 경험했음에도 불구하고 창의적 대처능력을 가지고 살 아가는 회복탄력성이 높은 집단이라고 설명한다[35]. 이러한 선행연구 결과와 본 연구의 결과를 종합해 볼 때, ACOA의 자아분화가 성인기의 배우자 선택에서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함을 알 수 있다. 이는 곧 ACOA가 부모의 알코올중독 여부와 상관없이 원가족에서 자아분화 수준을 증진한다면, 성인기에 배 우자 선택이나 결혼생활에서 알코올의존성으로 인한 문제를 덜 경험하거나 문제에 대처하는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예방적 차원에서 볼 때, 알코올중독자와 그 배우자를 대상으로 한 부부단위 가족치료가 필요하다. 또한 알코올중독 부모를 둔 미성년 자녀들을 대상으로 이들이 ACOA 가 되기 이전부터 자아분화 수준을 증진시킬 수 있는 개입이 필요할 것이다.
본 연구의 제한점 및 후속연구를 위한 제언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는 유목목적 편의표집을 통하여 자료를 수집하였기 때문에 연구결과의 일반화하는 데 주의를 요한다. 추후 연구에서는 전국규 모의 기혼부부를 쌍으로 표집하여 본인과 배우자의 알코올의존성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둘째, 본 연구에서는 자기보고식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원가족에서의 부모 알코올중독 여부나 현 배우자의 알코올의존성을 측정하였기 때문에 사회적 바람직성에 의한 오차가 연구결과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 다. 또한 원가족에 대한 회고에 의한 측정은 실제와 차이가 있을 수 있는 한계가 있다. 후속연구에서는 자기보고식이나 회고식 측정도구의 한계점을 보완하여 알코올중독 관련 측정도구의 타당화를 제고하 는 작업과 함께 질적연구 및 종단적 연구를 시도할 필요가 있다. 셋째, 기혼여성을 대상으로 한 본 연 구는 배우자인 남편의 자아분화 수준을 측정하지 못했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기혼여성의 자아분화 수준과 함께 남편의 자아분화 수준을 함께 비교해보았다면 더욱 의미있는 연구결과가 도출되었을 것 이다. 후속연구에서는 기혼여성의 자아분화 수준과 함께 배우자의 자아분화 수준도 함께 측정한 연구 가 진행될 필요가 있다.
끝으로 본 연구의 의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현재까지 이루어진 국내 ACOA 관련연구들이 주로 청 소년이나 대학생에 한정되어 있는데 반해, 본 연구에서는 그 대상을 기혼여성으로 확장하였다는 점에 서 연구의 가치를 찾을 수 있다. 둘째, 관련 선행연구가 극히 미흡한 상황에서 원가족의 부모 알코올중 독이 자녀의 자아분화를 매개로 성인기 배우자의 알코올의존성 문제까지 연결되는 Bowen의 메커니 즘을 실증적으로 검증하고, 알코올중독자 개인 측면보다 부부 및 다세대적 측면의 예방적 시사점을 제 공했다는 데에서 연구의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셋째, 국내에서 사용되던 기존의 측정도구인 Children of Alcoholics Screening Test(CAST) 대신 Alcohol Use Scale(AUS)-Parent/Partner를 소개하고 연구에 적용함으로써 관련주제의 연구방법상 개선을 시도하였다는 의의를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