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스마트폰이 출시되고 사용된 지난 10여 년은 손쉽게 연결할 수 있는 인터넷 사용으로 가정에서부터 지구촌 곳곳에까지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우리나라 10대 아동·청소년들의 인터넷 이용률은 99.9% 이고, 주된 인터넷 사용 매체가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의 모바일 기기로 이동하고 있다(한국인터넷진 흥원, 2011;2020b). 초등학교 고학년의 스마트폰 보급률도 2015년 59.3%에서 2018년 81.2%로 급 증하였다(김윤화, 2019). 이러한 현상은 아동과 청소년의 인터넷 매체에 대한 과도한 의존에 대한 우려 로 이어진다. 한국정보화진흥원(2020a)에 따르면 10~19세 청소년의 스마트폰 과의존률은 2019년 기 준 30.2%이고, 청소년 중 3.8%는 과의존 고위험군으로 나타났다. 특히 초등학생의 경우 과의존군이 24.4%이나, 중학생은 34.7%로 높아 초등학생에서 중학생으로 넘어가는 시기에 스마트폰 의존이 급격 히 증가함을 시사한다. 한편, 2004년 ‘인터넷중독 실태조사’를 시작으로 인터넷중독, 스마트폰 중독, 인터넷 과의존 등의 용어가 혼재되어 사용되어 오다가 2016년 ‘스마트폰인터넷 바른 사용 지원 종합계 획(2016∼2018)’에 의해 ‘중독’에서 ‘과의존(overdependence)’으로 공식용어가 변경되었다(미래창조 과학부, 2016). 이는 인터넷 중독이 의학적 질병으로 구분되지 않고, 부정적인 인식을 줄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인터넷의 올바른 사용과 개인의 조절과 선택을 강조하는 관점으로 인터넷 사용 문제를 다루어 야 한다는 점에 근거하였다(신성만, 고영삼, 송용수, 오준성, 박명준, 2017).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스 마트폰 과의존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로 한다.
또한,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가정과 사회를 걸쳐 주목할 만한 많은 변화 중에서도 여가 문화를 빼놓을 수 없다(진연주, 2007). 초등학생들의 여가란 하루 생활 중에서 학교에서 공부하는 시간, 등교하는 시 간, 식사하는 시간과 잠자는 시간을 뺀 나머지 시간을 말한다. 놀이를 포함한 여가활동은 아동의 전인적 성장 발달과 신체적 성장발육에 매우 중요한 기능을 한다(정송, 2005). 여가활동과 스마트폰 사용에 대 한 관계를 살펴본 Leung(2008)은 여가와 관련된 자극이 부족한 여가권태감이 스마트폰에 대한 의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보았다. 또한 최근 청소년들의 여가 문화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 고 청소년들의 휴대전화의 부적절한 사용과 문제행동 간의 상관관계에서 여가에 대한 요소를 간과했다 고 지적한 바 있다(Leung, 2008). 한국정보화진흥원(2020a)에 따르면, 스마트폰 과의존의 가장 큰 요 인은 여가활동으로서, 인터넷 사용시간이 여가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면서 스마트폰 과의존을 초래한다 고 분석하였다. 특히 부모는 자녀와 함께 여러 활동에 참여하면서 암묵적, 명시적 규칙을 공유하고, 자 기조절에 대한 모델링을 제공하며, 대화의 기회를 가진다는 점을 고려할 때(Ferreira, et al., 2018), 가 족여가가 스마트폰 사용 조절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이처럼 스마트폰 사용이 여가 문화의 일부 로 자리매김함과 동시에 과다사용이나 과의존의 위험에 쉽게 노출되어 있으므로 아동의 여가와 관련된 최신 연구가 진행될 필요가 있지만 국내에는 초등학생들의 여가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다. 이에 본 연구 는 아동이 경험하는 가족의 여가활동과 스마트폰 과의존 간의 구조적 관계를 규명해보고자 한다.
한편, 아동이 경험하는 일상적인 가족생활의 다양한 요소 중 가족의례는 가족 구성원의 문화적 상징 성과 가족 정체감을 담은 의미 있는 활동에 정기적으로 참여하며 지속해 나가는 것을 의미한다(김은영, 박정윤, 2013;Wolin & Bennet, 1984). Spagnola와 Fiese(2007)에 따르면, 잠자리에 들기 전 시간 을 보내는 방법과 같은 가족일상과 가족행사 등의 가족의례는 가족의 가치관을 공유하는 기회로 작용 하며, 자녀에게 예측가능한 일상의 구조를 부여하는 기능을 한다. 나아가 가족의례에 대한 가족원의 정 서적 투자는 원만한 가족관계에 기여하게 된다(Spagnola & Fiese, 2007). 규칙적인 가족의례활동은 아동이 혼자 스마트폰에 몰두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것이며, 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가족의 규칙과 약속을 내재화할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본 연구는 가족의례를 가족 구성원에게 특별 한 의미를 주는 반복적이고 공동적으로 행해지는 활동으로 정의하고(Fiese & Kline, 1993), 아동이 저녁식사, 주말 및 명절의례, 휴가나 가족의 특별한 행사와 같은 가족의례에 참여한 경험을 의미하는 가족의례참여와 가족의례활동에 대한 계획이나 의논에 참여하는 가족의례계획으로 구성된다고 보았 다. 이러한 가족의례경험이 가족원에게 심리정서적 안정감을 제공하고 친밀감과 유대감을 높여 생활스 트레스를 낮추며, 기분전환의 기회를 통해 인터넷 사용시간과 스마트폰 몰입의 위험을 감소시키는 기 능을 할 것이라 가정하고 그 효과를 살펴보고자 한다.
뿐만 아니라, 아동이 모바일 기기를 통해 인터넷을 사용하는 시간이 많을수록 과의존의 위험성은 높 아진다. Khang 등(2013)의 연구에 따르면 인터넷 및 스마트폰을 사용한 시간은 인터넷 및 스마트폰 과의존을 예측하는 가장 중요한 변인으로서, 사용시간이 증가할수록, 그 매체에 대한 몰입도가 증가하 며, 이는 결과적으로 과의존의 위험성을 높였다고 보고하였다. 즉, 일상에서의 모바일 기기를 통한 무 선인터넷 사용시간이 아동의 스마트폰 과의존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시사한다. 하지만 인터넷 사용 시간과 과의존 간의 이러한 개념적 구별을 고려하지 않고, 사용시간과 의존도를 혼재하여 사용할 경우 스마트 기기의 바람직한 사용 마저 무분별하게 비판하게 될 위험성이 있다. 즉, 사용시간과 의존도를 구별된 개념으로 보고, 아동이 가족과 공유하는 활동과 일상적 규칙성이 인터넷 사용시간의 절대적인 양을 감소시키고, 사용시간이 다시 과의존의 위험을 줄이는 매개적 관계를 연구할 필요가 있다.
이상의 선행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아동이 가족과 다채로운 여가 활동 참여하고 가족 전반에 걸친 공공연하 거나 암묵적인 의례의 공유가 있을 때 아동의 스마트폰에 대한 몰입과 지나친 의존을 낮출 수 있을 것을 보인 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가족여가와 가족의례가 아동의 모바일기기를 통한 인터넷 사용시간에 미치는 영향을 통해 스마트폰 과의존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가정하였다. 본 연구가 도출한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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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문제 1. 초등학생의 사회인구학적 특성, 가족여가, 가족의례, 모바일 인터넷 사용시간 및 스마 트폰 과의존 간의 관계는 어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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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문제 2. 초등학생의 가족여가는 모바일 인터넷 사용시간을 매개로 스마트폰 과의존에 영향을 미 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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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문제 3. 초등학생의 가족의례는 모바일 인터넷 사용시간을 매개로 스마트폰 과의존에 영향을 미 치는가?
연구문제를 바탕으로 구성한 본 연구의 개념적 모형은 [Figure 1]에 제시되어 있다.
Ⅱ. 선행연구 고찰
1. 가족여가와 스마트폰 과의존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최근 들어 학계와 관련 정책 영역에서 ‘중독’이라는 용어를 대신하여 ‘과의존’ 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추세이나(신성만 외, 2017), 이전 연구들에서는 ‘중독’, ‘의존도’, ‘과의존’ 등의 표현이 혼용되어 사용되었으므로 인터넷 또는 스마트폰 중독을 다룬 선행연구의 결과를 포함하여 고찰 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아동의 스마트폰 과의존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으로 먼저 가족여가활동을 살펴 보고자 한다. 초등학생의 가족여가란 여가 시간에 부모나 부모 중 한 사람이 함께 일상생활 속에서 자 유 시간을 가지며 레크레이션 활동을 하는 것으로 정의될 수 있다(문숙재 외, 2005). 가족여가는 가족 구성원으로서의 신뢰감, 소속감, 정서적 안정성을 바탕으로 하여 상호 존중하는 마음을 배우고 신체 적·정신적 건강과 함께 자아실현, 자신감을 증대시키고 가족 간 결속력과 유대감을 증가시키는 효과 가 있다. 또한 학령기 자녀의 학교생활로부터의 스트레스를 경감시키고 가족 구성원 간의 갈등이나 가 치관 대립 문제들의 예방과 해결을 위한 계기를 만들기도 한다(김양희 외, 2009). 가족 단위의 여가는 계획에서부터 실행에 이르기까지 가족 구성원이 함께 참여하여 가족 간의 이해와 신뢰감을 형성하고 가족 간 의사소통을 통해 긍정적 상호작용과 소속감을 가져다주는 등 자연스러운 교육의 장이 마련되 는 환경을 조성하기도 한다(최길례, 2002).
이러한 가족여가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주말에 주로 하는 가족의 여가활동 유형으로 TV시청이나 컴퓨터 게임 등 정적인 흥미 위주의 놀이 오락 활동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김동천, 1998;김현 주, 2002). Robertson(1999)는 비행 청소년의 경우 가족과 여가활동을 전혀 하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음을 밝히고 가족여가활동을 권장하였다. Leung(2008)은 여가에 대한 자극이 덜 할수록 청소년의 휴대전화중독 수준이 증가함을 밝히며, 여가 권태감이 휴대폰 중독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을 보고 하였다. 미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Khang 등(2013)의 연구에서도 남는 시간을 보내고 지루함을 달래 기 위해 목적없이 인터넷 사용을 할 때 스마트폰 사용시간이 증가하고, 스마트폰에 더 몰입하게 되었 다. 이러한 과도한 몰입은 스마트폰에 대한 대학생들의 중독성향을 예측하였다. 국내에서도 청소년들 이 여가 시간을 충분히 즐기지 못해 만족감이 낮고,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시간이 많아지는 여가제약이 많은 청소년일수록 인터넷게임 중독이나 스마트폰 과의존의 위험성이 높다는 결과가 보고되었다(윤명 숙 외, 2014; 정인경·김정현, 2015).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국내 연구는 아직 부족하지만 가족여가 와스마트폰 중독 간의 관계를 연구한 최주환(2017)은 초등학생의 가족여가활동의 빈도가 증가할수록 스마트폰 중독의 하위변인인 일상생활장애 수준은 낮아졌으며, 스포츠 활동, 산책활동, 여행활동의 참 여 시간이 늘어날수록 금단현상이 낮아짐을 나타내었다고 보고하였다. 하지만 이 연구에서는 아동의 가족여가활동이 스마트폰 과의존을 낮추는 기제에 대해서는 자세히 다루지 않았다는 한계를 가진다.
이상의 연구결과를 종합하면 다양한 가족여가활동은 아동으로 하여금 무료함을 이기기 위해 혼자서 스마트폰에 몰두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고, 가족여가를 통한 가족원 간의 대화와 상호작용이 아동의 스 마트폰 과의존을 감소시키리라 예측된다. 즉, 본 연구에서는 초등학생이 여가시간에 가족여가활동에 참여함으로써 상대적으로 모바일 인터넷 사용량의 감소를 가져와 스마트폰 과의존 수준을 낮출 것으로 가정하였다.
2. 가족의례와 스마트폰 과의존
Doherty(1997)는 가족의례를 개별가족에게 특별한 의미를 주는 반복적이고 공동으로 행해지는 활 동으로 정의하였다. 가족의례는 청소년들이 지각하는 가족 건강성의 개념으로써 가족이 함께 대화를 나누고, 식사를 하는 등의 구체적이고 정기적인 행동이 가족관계를 유지하는 과정으로 표현된다(이혜 경, 2009). Wolin과 Bennett(1984)은 가족의례를 패턴화된 상호작용과 가족통과의례, 가족축하의식 으로 분류하였다. 이 중 패턴화된 상호작용은 가장 빈번하지만 계획적인 의도는 낮은 취침준비 활동, 식사활동, 주말여가활동 등을 의미하고, 가족통과의례는 개별 가족구성원들에게 특별한 의례로 생일 이나 기념일행사 등을 포함하고, 가족축하의식은 결혼식, 종교활동 등과 같은 문화 행사들이 해당된 다. 이와 유사하게 Fiese와 Kline(1993)은 가족의례를 정규성, 계획, 참여기대, 관습성, 감정적 투 자, 의미 부여로 분류하였고, 하위영역으로 저녁식사시간, 주말여가, 휴가, 연중의식, 특별의식, 종 교의례, 문화와 인종에 따른 의례 등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가족의례는 가족의 규칙과 특성을 나타내는 생활양식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옥선화와 진미 정(2011)은 가족의례의 준수와 가족의례에 대한 태도는 가족 가치관 및 세대의 특성을 반영한다고 보 았다. 또한 가족의례는 가족의 응집성과 건강성에 영향을 주어, 가족식사의례, 가족휴가의례, 가족생 일의례의 실행이 높을수록 가족 간의 유대감과 친밀감, 문제해결 및 수행능력이 높고 가족가치의 공유 도 더 강하게 나타났다(배재현, 2016). 이러한 연구결과는 가족, 특히 부모와 자녀가 정기적으로 가족 과 함께하는 시간을 갖고, 역할을 분담하거나 휴식을 취하고, 가족원을 축하하고 격려하는 기회를 자 주 가질수록 부모자녀 간에 갈등의 소지가 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개방적이고 긍정적으로 소통하고, 부모가 가진 우려와 가치관 등을 자녀와 공유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Eaker와 Walters(2002)의 연구 에서는 가족의례의 경험이 청소년의 긍정적인 발달을 예측하였다. 가족응집성이 높을 경우, 가족과의 식사와 같은 가족의례를 경험할 가능성이 높았고, 가족의례의 참여는 청소년의 정체성, 자기의존성 및 과업지향성을 긍정적으로 예측하여, 가족체계의 건강성이 가족의례를 매개로 청소년의 심리사회적 성숙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으로 밝혀졌다. 비록 여가활동에 비해 가족의례와 아동의 행동적 결과를 직 접적으로 연결하여 살펴본 경우는 미흡한 실정이나, 스마트폰 및 인터넷 의존이 시간 사용이나 가족의 건강성과 관련되어 있음을 고려할 때(김효성, 서미아, 2014;박주연, 김희화, 2013;최주환, 2017;Khang, et al., 2013;Park, et al., 2008), 가족의례라는 가족생활의 측면을 통해 영향을 받을 가능 성이 존재한다.
본 연구는 가족이 가족의례에 더 빈번히 참여함으로써 상대적으로 자녀의 인터넷 사용시간이 줄어들 면서 자연스럽게 스마트폰 과의존에 대한 위험도 감소시켜 줄 것이라고 가정하고 이 관계를 검증하고 자 한다. 본 연구에서는 저녁식사, 주말(휴일)여가, 가족 휴가, 가족 기념일, 가족모임(입학, 졸업, 결혼 등), 명절, 종교의례 등과 같은 가족의례의 구성요소를 아동이 정기적으로 경험하는 영역들로 분 류하여 가족의례참여와 가족의례계획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김은영, 박정윤, 2013;최혜정, 김 득성, 2010;Fiese & Kline, 1993).
3. 모바일 인터넷 사용시간과 스마트폰 과의존
인터넷 사용을 위한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의 모바일 기기 사용이 증가하는 가운데, 청소년의 스마 트폰 과의존률이 전 세대 중 가장 높은 기록을 보이며, 최근에는 유·아동, 노인까지 모바일 인터넷 사 용시간이 증가하면서 과의존률도 함께 증가하였음을 보여주고 있다(한국정보화진흥원 2017;2020b). 인터넷을 오랜 시간 사용함으로써 어떤 이유 없이 계속 인터넷을 이용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놓이거 나, 인터넷 이용이 중단되었을 때 나타나는 금단현상을 밝힌 선행연구에서도 인터넷 사용량이 인터넷 중독증상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Young, 1998). 아영아 등(2010)은 인터넷 과의존은 인터 넷의 과다한 사용이라는 필요조건을 가지지만, 사용시간이 길다고 해서 무조건 과의존이나 중독이라고 볼 수는 없으며, 어떤 심리상태에서 어떤 목적으로 인터넷을 사용하고, 사용자가 통제능력을 상실하는 정도가 과의존이나 중독의 기준이 된다고 주장하였다. 즉, 모바일 인터넷 사용시간의 물리적 측정이 과 의존 또는 중독이라는 심리정서적 현상과 동일한 개념은 아니며, 사용시간의 증가가 인터넷 자체의 속 성이나 아동의 발달적 맥락 속의 다양한 요인과 결합하여 심리적으로 스마트폰 사용을 중단할 경우 금 단현상을 느끼거나, 스마트폰 사용 중지를 참지 못하고, 일상생활이 지장을 받는 과의존 상태로 연결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국내에서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스마트폰 중독에 관한 연구에서 스마트폰 사용시간이 2시간 이 상인 경우 스마트폰 중독을 유의하게 설명하는 예측 변인으로 확인되었다(류세인, 2015). 박주연과 김 희화(2013)의 연구에서도 5, 6학년 아동의 인터넷 사용시간은 인터넷 중독성향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 로 밝혀졌다. 이 연구에서 인터넷 사용시간은 부모의 양육방식과 인터넷 중독성향 간의 관계를 매개하 였다. 중고생을 대상으로 한 아영아 등(2010)의 연구에서도 인터넷 사용시간은 인터넷 중독을 예측하 였다. 해외 연구를 살펴보면, 중국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일반 사용자군의 휴대전화 사용량 은 51.97분인데 비하여 휴대전화 중독자의 경우 하루 108.51분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나 일반사용자 에 비해 하루에 약 56.54분을 더 사용한다고 보고하며, 스마트폰 중독자의 경우 휴대전화 사용량이 현 저하게 높아 스마트폰 사용시간과 스마트폰 중독과의 유의미한 정적인 상관이 있음을 보고하였다 (Bian & Leung, 2014). Khang 등(2013)은 미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스마트폰 사용시간 은 자기조절능력과 무료함을 달래기 위한 특별한 목적 없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성향과 더불어 스마 트폰 중독을 예측하는 중요한 변인임을 밝혔다. 특히 시간을 보내기 위해 스마트폰을 무의미한 목적으 로 사용할 경우 스마트폰 사용시간과 중독위험성도 증가한다는 이들의 연구결과는 아동이 가족과 보내 는 여가 시간 및 가족생활의 규칙성 및 공유경험이 인터넷 사용시간이나 스마트폰 과의존에 영향을 미 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처럼 인터넷을 위해 모바일 기기를 사용하는 시간이 중독 위험성을 예측한다는 연구결과가 존재함 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스마트폰 과의존 및 중독에 관련한 심리·사회적 요인을 주로 관 심을 두어 연구가 진행되었고,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아동의 인터넷 사용시간을 예측변인으로 본 연구 는 부족한 실정이다. 그러므로 본 연구에서는 모바일 인터넷 사용시간에 관심을 가지고 가족여가활동 및 가족의례가 모바일 인터넷 사용시간을 매개로 스마트폰 과의존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자 한다.
Ⅲ. 연구방법
1. 조사대상
본 연구는 서울특별시, 인천광역시, 경기도 내의 4개 초등학교 5, 6학년 총 10학급 초등학생 185명 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조사는 2018년 4월 24일부터 6월 5일까지 이루어졌으며 4개 학교에서 편의 표집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본 연구의 목적과 의도를 담임선생님을 통해 학생들에게 전달하고 직접 배 부된 종이 설문지는 각 반 담임선생님을 통해 조사가 진행되었다. 배부된 총 225부의 자료 중 185부가 수거되어 수거율은 82.2%이다. 회수된 설문지 185부가 최종 분석에 사용되었다.
2. 측정도구
1) 가족여가
가족여가를 측정하기 위해 최소영(2004)이 선행연구의 여가 실태에 관한 연구내용을 바탕으로 24가 지의 가족활동으로 구성한 척도를 사용하였다. 본 척도는 교육체험지향활동(6문항), 취미지향활동(6문 항), 사회친목지향활동(6문항), 가정지향활동(6문항)의 하위변인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 문항은 5점 Likert형 척도로 ‘자주 한다(1점)’에서‘전혀 하지 않는다(5점)’의 범위에서 응답하도록 하였다.
하위요인 중 ‘교육체험지향활동’은 부모가 자녀와 함께 체험활동을 하거나 동화책을 읽고 함께 운동 을 하는 내용을 포함한다. ‘취미지향활동’은 가족과 함께 도서관에 가거나 음식을 만들고 게임을 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며, 자연체험, 도서관 가기 등과 같은 문항으로 구성된다. ‘사회친목지향활동’은 부모가 자녀와 함께 예술 작품을 감상하거나 사회 참여행사에 참여하는 등의 내용을 포함하며, 봉사활 동, 스포츠 관람, 영화 감상과 같은 문항으로 구성된다. ‘가정지향활동’은 주로 가족 구성원들 간에 이 루어지는 활동을 중심으로 하는 내용을 포함하며 가족과 대화, 가족과 외식, 가족과 장보기와 같은 문 항으로 구성된다. 본 연구의 가족여가의 하위변인의 신뢰도를 살펴보면 교육체험지향활동 Cronbach’s α = .76, 취미지향활동 Cronbach’s α = .71, 사회친목지향활동 Cronbach’s α = .67, 가정지향활동 Cronbach’s α = .90 으로 나타났다.
2) 가족의례
가족의례를 측정하기 위해 김은영과 박정윤(2013)이 Fiese과 Kline(1993)이 개발한 가족의례질문 지(Family Ritual Questionnaire: FRQ)를 수정․보완한 척도를 사용한 것과 최혜정과 김득성(2010) 이 구성한 척도의 내용을 수정, 보완하여 사용하였다. 본 척도는 분석을 위해서 아동이 실제로 가족의 례에 참여한 경험이 있거나 가족의례를 위한 구체적인 활동에 대한 계획을 가족원과 함께 의논하는 내 용을 포함하는 영역으로 가족의례참여와 가족의례계획 2개의 하위영역으로 재구성하였다.
가족의례참여는 가족이 함께 저녁 식사 시간을 갖고, 하루 일과 중 일어난 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 는 내용을 포함하는 15개의 문항으로 구성되며, 대표적인 문항으로 ‘가족이 함께 저녁 식사 시간에 그 날의 즐거웠던 일이나 힘들었던 일 등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한다’, ‘가족의 생일이나 부모님의 결 혼기념일을 정기적으로 챙긴다’ 등으로 구성된다. 가족의례계획은 가족이 함께 주말이나 휴가를 어떻 게 보낼 것인지 계획하고 의논하는 내용을 반영하는 7개의 문항으로 구성되며, 대표적인 문항으로‘주말 (휴일)에 함께 할 활동에 대해 의논한다’, ‘가족 생일이나 부모님의 결혼기념일을 위해 특별히 계획을 세 운다’ 등의 문항으로 구성된다. 문항은 '가족의례참여' 15문항과 '가족의례계획' 7문항으로 구성되었으 며, 5점 Likert형 척도로 ‘전혀 그렇지 않다(1점)’에서 ‘매우 그렇다(5 점)’의 범위에서 응답하도록 하였 다. 점수가 높을수록 아동이 각 의례에 더 빈번하게 참여하고 계획하는 것을 의미한다. 본 연구의 가족 의례경험에 대한 가족의례참여의 신뢰도는 Cronbach’s α = .89, 가족의례계획의 신뢰도는 Cronbach’s α = .85로 나타났다.
3) 모바일 인터넷 사용시간
모바일 인터넷 사용시간을 측정하기 위하여 한국정보화진흥원(2011)의 조사 설문을 참고하여 평일, 토요일, 일요일에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로 인터넷을 사용하는 시간을 질문하였다. 연구 대상 아동에게 ‘① 2시간 미만’, ‘② 2시간 이상~4시간 미만’, ‘③ 4시간 이상~6시간 미만’, ‘④ 6시간 이상~8시간 미만’, ‘⑤ 8시간 이상’ 중에서 하나를 응답하도록 하였다.
4) 스마트폰 과의존
스마트폰 과의존을 측정하기 위해 한국정보화진흥원(2011)에서 개발한 청소년 자가진단 스마트폰 과의존 척도(만10~19세 이하 청소년용)를 사용하였다. 본 척도는 총 15문항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 문항은 5점 Likert형 척도로 ‘전혀 그렇지 않다(1점)’에서 ‘매우 그렇다(5점)’의 범위에서 응답하도록 하였다. 본 연구는 척도의 4개 하위변인 중 3개의 하위 변인인 내성(4문항), 금단(4문항), 일상생활장 애(5문항)를 사용하였다. 각 변인의 점수가 높을수록 아동이 각 영역에서의 스마트폰 과의존 수준이 높 은 것을 의미한다. 본 연구의 스마트폰 과의존의 내성 신뢰도는 Cronbach’s α = .69, 금단 요인 Cronbach’s α = .68, 일상생활장애 Cronbach’s α = .67로 나타났다.
3. 조사대상자의 인구 사회학적 특성
연구 대상자 중 우선 아동의 일반적인 특성을 살펴보면(<Table 1>참조), 5학년은 44명(23.8%), 6학년 14명(76.2%)이고, 성별은 남학생이 100명(54.1%), 여학생 85명(45.9%)이었다. 형제 수는 형제가 없는 경우 34명(18.5%), 1명은 82명(44.6%), 2명은 49명(26.6%), 3명은 13명 (7.1%), 4명은 4명(2.2%), 5명 은 2명 (1.1%)이었다. 출생 순위는 첫째 109명(59.2%), 둘째 59명(32.1%), 셋째 13명(7.0%), 넷째 2명 (1.1%), 다섯째 1명(.5%)이었다. 부모가 맞벌이의 경우 139명(75.5%), 외벌이 경우 45명(24.5%)이었다.
4. 자료의 분석
본 연구에서 가족여가활동 및 가족의례경험이 모바일 인터넷 사용시간을 매개로 스마트폰 과의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하여 구조방정식모델링기법(Structural Equation Modeling)을 적용하였 다. 보다 구체적인 분석의 과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연구 대상자의 일반적인 특성을 알아보기 위하여 빈도와 백분율을 구하고, 각 측정도구의 신뢰 도 검증하기 위하여 Cronbach's α를 산출하였다. 둘째, 측정 변인의 파악을 위하여 기술통계분석을 실 시하였으며, 변인 간의 관계를 파악하기 위하여 적률상관분석을 실시하였다. 셋째, 잠재변인 구성의 적 합성을 검증하기 위하여 측정모형의 검증을 실시하였다. 마지막으로, 가족여가 및 가족의례경험이 모 바일 인터넷 사용시간을 매개로 스마트폰 과의존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의 구조적 관계 파악을 위하여 구조방정식모델링 분석을 실시하였다. 자료의 분석을 위하여 SPSS 26.0과 AMOS 26.0을 사용하였 다. 결측치는 Full information maximum likelihood(FIML) 절차를 이용하여 처리하였다. 모형적 합도를 판단하기 위해 χ2, TLI(Turker-Lewis index), CFI(Comparative Fit Index), RMSEA(Root Mean Squared Error of Approximation)를 확인하였다.
Ⅳ. 연구결과
1. 측정 변인들의 일반적 경향
조사대상자의 가족여가활동, 가족의례경험 변인의 일반적인 경향을 살펴보고자 평균과 표준편차를 산출한 결과는 <Table 2>와 같다. 첫째, 조사대상자가 지각한 가족여가활동 평균 점수는 52.46점 (SD=14.15)으로 나타났고, 하위변인의 평균을 살펴보면, 교육․체험활동 12.30점(SD=4.21), 취미활 동 10.59점(SD=3.86), 사회․친목활동 12.07점(SD=4.17), 가정지향활동 17.42점(SD=5.17)으로 가 정지향활동, 교육․체험활동, 사회․친목활동, 취미활동 순으로 가정지향활동이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 났다. 둘째, 조사대상자가 지각한 가족의례경험 평균 점수는 76.13점(SD=17.20)로 나타났고, 하위변 인의 평균을 살펴보면, 가족의례참여은 53.2점(SD=11.48), 가족의례계획 22.64점(SD=6.53)로 가 족의례참여, 가족의례계획 순으로 가족의례참여가 가족의례계획보다 더 높은 순서로 나타났다. 셋째, 조사대상자가 지각한 스마트폰 과의존 평균점수는 30.64점(SD=9.45)으로 나타났고, 하위변인의 평 균을 살펴보면, 내성 9.28점(SD=3.38), 금단 7.07점(SD=2.71), 일상생활장애 11.3점(SD=3.87), 일상생활장애, 내성, 금단 순으로 일상생활장애가 가장 높은 순으로 나타났다. 분석변인의 왜도와 첨도 를 살펴본 결과, 모두 절대값 2 이하의 값을 보여 정규성의 문제를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2. 초등학생의 사회인구학적 특성, 가족여가활동, 가족의례경험, 모바일 인터넷 사용시 간 및 스마트폰 과의존 간의 상관관계
우선 초등학생의 사회인구학적 특성과 모바일 인터넷 사용시간 및 스마트폰 과의존 간의 상관관계를 살펴보면, 초등학생의 출생순위와 평일(r=.191, p<.05), 토요일(r=.221, p<.01), 일요일(r=.234, p<.01)의 모바일 인터넷 사용시간 간에 부적인 상관관계를 나타냈고, 맞벌이 가족의 자녀 여부와 토 요일(r=.194, p<.05)과 일요일(r=.229, p<.05)의 모바일 인터넷 사용시간 간 정적인 상관을 보였 다. 스마트폰 과의존 중 내성 점수는 출생순위와 부적인 상관(r=-.161, p<.05)을, 맞벌이 여부와 정 적인 상관관계를 나타냈다(r=.157, p<.05). 반면 아동의 성별과 모바일 인터넷 사용시간 및 스마트폰 과의존 간 유의한 관계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조사대상자의 가족여가활동 및 가족의례경험과 모바일 인터넷 사용시간 및 스마트폰 과의 존과의 관련성을 살펴보면, 가족여가활동의 하위요인 중 교육체험지향활동과 모바일 인터넷 사용시간 은 r=-.190(p<.05), 취미지향활동과 모바일 인터넷 사용시간은 r=-.164(p<.05)로 부적인 상관관 계를 나타내었다. 가족의례경험 하위요인 중 가족의례참여와 모바일 인터넷 사용시간은 r=-.228 (p<.01), 가족의례계획과 모바일 인터넷 사용시간은 r=-.217(p<.01)로 부적인 상관관계를 보였다. 가족의례참여는 스마트폰 과의존 중 내성(r=-.218, p<.01)과 일상생활장애(r= -.151, p<.05)와 가족의례계획은 일상생활장애(r=-.184, p<.05)와 부적인 상관관계을 나타냈다.
한편, 모바일사용량의 하위요인은 스마트폰 과의존 중 내성, 금단 및 일상생활장애와 r=.159(p<.05) ∼ r=.396(p<.001) 수준에서 유의한 정적인 상관관계를 보였다. 하지만 평일 및 일요일의 모바일 인 터넷 사용시간은 스마트폰 과의존의 금단 변인과는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았다. 전체적인 상관관 계는 낮은 편이나, 가족여가활동 및 가족의례경험의 하위변인들과 인터넷 사용시간 간, 그리고 인터넷 사용시간과 스마트폰 과의존의 하위변인 간의 상관관계는 비교적 일관되게 나타났다.
3. 측정모형의 검증
구조방정식모형의 분석에 앞서 본 연구가 설정한 잠재변인의 구성이 통계적으로 적절한지 확인하기 위하여 잠재변인 간의 상관관계를 설정한 후 확인적 요인분석을 실시하여 측정모형의 적합성을 검증하 였다. 측정모형을 분석한 결과, 가족여가활동 모형의 적합도는 χ2(32)=33.653, n.s., CFI=.998, TLI= .997, RMSEA=.017, 가족의례활동의 모형의 경우 χ2(17)=18.715, n.s., CFI=.998, TLI=.996, RMSEA= .023로 모형적합도는 만족스러운 수준으로 나타났다. 잠재변인에서 측정변인을 향한 표준화된 요인부 하량도 두 모형에서 모두 .58에서 .96으로 p<.001수준에서 유의하였고, 요인부하량의 절대값이 .40 이상으로 나타나 잠재변인의 구성이 적절한 것으로 검증되었다.
4. 가족여가활동이 초등학생 자녀의 스마트폰 과의존에 미치는 영향
가족여가활동이 모바일 인터넷 사용시간을 매개로 초등학생 스마트폰 과의존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 하는 연구모형을 분석하였다([Figure 2] 참조). 모형 적합도를 살펴본 결과 적합도 지수가 χ2=107.9 (p<.01), CFI=.962, TLI=.932, RMSEA=.058로 만족스러운 수준으로 나타나 제시한 연구모형이 주어진 자료에 적합하게 부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Table 4).
구조방정식모델에 포함된 경로들의 유의성을 살펴본 결과(Table 5), 부모가 자녀와 함께 교육체험 활동을 하거나 가족과 함께 장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가족과 함께 운동을 하는 등 가족여가활동이 증 가할수록 모바일 인터넷 사용시간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β=-.21, p<.01). 한편 모바일 인터넷 사용시간은 스마트폰 과의존 수준에 유의미한 정적인 영향을 미쳤다(β=.49, p<.001). 반면 가족여가 활동이 스마트폰 과의존으로의 직접적인 경로는 유의하지 않았다(β=-.07, n.s.). 이는 가족여가활동 이 모바일 인터넷 사용시간이라는 변인을 통해 스마트폰 과의존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을 의미하며 모바일 인터넷 사용시간이 가족여가활동과 스마트폰 과의존 간의 관계를 완전매개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즉, 초등학생 자녀가 가족과 함께 활발한 가족여가활동을 하게 되면 상대적으로 모바일 인터 넷 사용시간의 감소를 가져와 스마트폰 과의존을 감소시킴을 의미한다.
가족여가활동이 초등학생의 모바일 인터넷 사용시간을 매개로 스마트폰 과의존에 미치는 간접효과 의 유의성을 검증하기 위하여 Sobel 검증(1982)를 실시하였으며, 그 결과 z=-2.388(p<.05)로 가족 여가활동과 스마트폰 과의존 간의 관계에서 모바일 인터넷 사용시간의 매개 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미 한 것으로 나타났다.
5. 가족의례경험이 초등학생 자녀의 스마트폰 과의존에 미치는 영향
다음으로 가족의례경험이 모바일 인터넷 사용시간을 매개로 초등학생 스마트폰 과의존에 미치는 영 향을 검증하는 연구모형을 분석하였다. 그 결과는 [Figure 3]에 제시되어 있다. 모형 적합도를 살펴본 결과 적합도 지수가 χ2=63.36(p<.001), CFI=.978, TLI=.952, RMSEA=.053로 전반적으로 양호하 여 제시한 연구모형이 주어진 자료에 적합하게 부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Table 6> 참조).
<Table 7>에서 구조방정식모델에 포함된 경로들의 유의성을 살펴본 결과, 가족이 함께 저녁 식사를 함께하거나 가족 구성원의 생일이나 가족의 기념일을 축하하고 명절을 함께 보내고 정기적으로 종교의 례에 참석하거나 다양한 가족의례에 대해 가족원과 의논하고 계획하는 등의 가족의례경험이 많을수록 자녀의 모바일 인터넷 사용시간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β=-.20, p<.05). 또한 모바일 인터넷 사용시간이 증가할수록 스마트폰 과의존 수준이 현저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β=.48, p<.001), 반면 가족의례경험이 스마트폰 과의존으로의 직접적인 경로는 유의하지 않았다(β=-.11, n.s.). 이는 가족의례경험이 모바일 인터넷 사용시간이라는 변인을 통해 스마트폰 과의존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 을 의미하며, 모바일 인터넷 사용시간은 가족의례경험과 스마트폰 과의존 간의 관계를 완전매개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즉, 저녁 식사를 함께하거나 가족의 생일 등을 함께 축하하고, 의례에 대해 가족원과 시간을 할애하여 의논하고 계획하는 것과 같이 가족이 함께하는 정기적이고 암묵적인 가족의례경험이 많을 경우 모바일 인터넷 사용시간의 감소를 가져와 스마트폰 과의존을 낮추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 는 것을 알 수 있다.
초등학생이 경험하는 가족의례가 모바일 인터넷 사용시간을 매개로 스마트폰 과의존에 미치는 간접 효과는 Sobel(1982)검증을 통하여 분석되었다. 분석결과 z=-2.15 (p<.05)로 유의하여, 가족의례경 험과 스마트폰 과의존 간의 관계에서 모바일 인터넷 사용시간의 매개 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것 으로 밝혀졌다.
Ⅴ.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아동이 가족구성원과 함께 가족여가활동 및 가족의례에 참여함으로써 모바일 인터넷 사용 시간이 줄어들어 결과적으로 스마트폰 과의존을 감소시켜 줄 것을 가정하며, 그 관계를 검증하고자 하 였다. 이를 위해 서울특별시, 인천광역시, 경기도 내의 185명의 초등학교 5, 6학년 10학급 학생들을 대상으로 자기보고식 설문지를 사용하여 자료를 수집하고 이를 분석하였다.
본 연구에서 밝혀진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인구사회학적 배경의 결과로 형제 순위가 후 순위일 경우 모바일 인터넷 사용시간이 많았다. 이러한 결과는 형제자매 중 막내일 경우 부모감독 태도가 스마 트폰 중독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는 송지연(2016)의 결과를 지지하였다. 또한 맞벌이 가정의 아동 이 홑벌이 가정의 아동에 비해 모바일 인터넷 사용시간이 많은 것으로 나타나 부분적으로는 선행연구 와 맥을 같이 하지만(한국정보화진흥원, 2017;2020a), 후속연구에서는 부모의 학력이나 가족 경제적 수준 등과 같은 부모변인을 더 세분화 해 볼 것이 요구된다. 반면 성별에 따른 모바일 인터넷 사용시간 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아 기존 연구들과는 차이가 있었다. 중학교 여학생의 경우 남 학생들보다 더 관계 중심적이고 애정에 대한 욕구가 높아 온라인 메신저 사용이 많고, 실내에서 휴식을 하거나 취미생활을 보내는 경우가 많아 스마트폰 사용이 더 많다는 결과를 보였으나(강방글, 신혜정, 2014;송지연, 2016;한국정보화진흥원, 2017), 본 연구의 대상은 초등학생으로서 성차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사회인구학적 배경과 모바일 인터넷 사용시간 및 스마트폰 과의존 간에 발견된 유의한 상관관계는 아동의 배경요인에 따라 과의존 및 중독의 위험정도에 차이가 있음을 의미 한다. 즉, 인터넷 및 스마트폰에 과다하게 노출될 수 있는 취약성이 높은 아동을 조기에 선별하고 개입 할 필요성을 시사하는 결과라 할 수 있다.
둘째, 가족여가활동이 스마트폰 과의존 간의 관계에서 모바일 인터넷 사용시간의 매개효과를 분석한 결과, 가족여가활동이 증가할수록 모바일 인터넷 사용량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모바일 인터넷 사용시간은 스마트폰 과의존 수준을 유의하게 예측하여 매개효과가 있음이 검증되었다. 즉, 아 동이 일상에서 가족과 함께하는 다채로운 가족여가활동이 모바일 인터넷 사용시간을 의미있게 줄이고, 그 결과 스마트폰 과의존을 낮출 수 있음이 밝혀졌다. 이러한 결과는 문화제 체험이나 여행, 박물관 관 람, 도서관 가기, 각종 운동을 하는 교육체험지향활동이나 취미지향활동과 같은 동적인 여가 활동은 절 대적인 모바일 인터넷 사용시간을 줄이고 스마트폰 과의존을 낮출 수 있다는 선행연구의 결과와 일치 한다(윤명숙 외, 2014;정인경·김정현, 2015;최주환, 2017;Leung, 2008). 선행연구에서 인터넷 사용시간과 과의존의 개념적 구별없이 사용했던 제한점을 넘어서서 인터넷 사용시간의 매개적인 역할 을 밝혔다는 데에서 연구의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추후 연구에서는 가족여가활동이 물리적 시간 사용 뿐 아니라, 가족 간의 의사소통, 부모자녀 관계의 개선 등 보다 과정적인 기제를 매개로 스마트폰 과의 존을 낮추는 과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셋째, 가족의례경험이 스마트폰 과의존에 미치는 영향에서 모바일 인터넷 사용시간의 매개효과를 검 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가족의례경험이 많을수록 자녀의 모바일 인터넷 사용시간이 감소하는 것으 로 나타났다. 또한 모바일 인터넷 사용시간이 증가할수록 스마트폰 과의존 수준이 유의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 가족의례경험이 모바일 인터넷 사용시간을 매개 변인으로 하여 스마트폰 과의존에 영향 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가족 식사 인식과 가족식사 빈도가 청소년의 스마트폰 중독 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와 맥을 같이 한다(김효성, 서미아, 2014). 앞서 Eaker와 Walters(2002)는 청소년 자녀가 일상적이고 정기적인 가족의례가 진행되는 동안 가족경계가 분명해 지고 가족구성원들과 대화 할 기회를 갖는 등 구체적이고 역동적인 가족의례 경험이 청소년의 심리사 회적 성숙에 관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즉, 본 연구의 결과도 가족이 함께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시간을 조정하고 음식을 준비하는 등의 계획을 세우거나, 휴가를 함께 보내기 위한 활동에 대한 의견을 나누 고, 가족구성원의 생일이나 기념일을 챙기며, 명절이나 종교의례에 정기적으로 참석하는 경우, 상대적 인 시간의 가용성 뿐 아니라 아동의 심리정서적 상태가 모바일 인터넷 사용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해석 할 수 있다. 특히 구조화된 가족의 일상의 규칙성은 자녀의 자기조절능력과 관련될 수 있다는 점을 고 려할 때, 가족의례와 아동의 자기조절능력, 그리고 스마트 미디어의 올바른 사용 간의 관계를 심도있게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에서는 모바일 인터넷 사용시간이 가족여가활동 및 가족의례가 아동의 스마트폰 과의존에 미치는 영향을 매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과도한 인터넷 및 스마트폰 사용 자 체가 과의존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과의존을 예측하고 설명하는 다양한 스마트폰 사용의 다양한 측 면 중 시간을 하나의 요인으로 살펴야한다는 주장(아영아 외, 2010)과 일맥상통한다. Young(1998)은 중독은 사용하는 시간 자체가 아니라 어떤 목적으로 인터넷을 사용하며, 인터넷 사용에 대한 통제력을 잃는 것이라 한 바 있는데, 가족이 공유하는 시간과 활동의 부족으로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모바일 인 터넷을 사용하는 시간이 증가할 때 스마트폰 과의존의 위험이 증가한다는 본 연구의 연구결과는 이러 한 Young(1998)의 해석을 뒷받침한다. 최근 인터넷 사용과 관련된 예방적 접근은 모바일 기기 및 인 터넷을 무조건적인 사용 금지가 아닌, 미디어 리터러시를 바탕으로 한 선용(善用)을 강조하고 있다(미 래창조과학부, 2016). 즉, 바람직하고 유익한 목적으로 적정한 시간 동안 인터넷을 사용하는 것은 현 대사회에서 불가피한 선택이 될 수 밖에 없다. 추후 연구에서는 단순히 인터넷을 사용한 시간 외에 사 용내용과 사용목적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즉, 가족여가활동과 가족의례는 사용시간 뿐 아 니라 자녀의 인터넷 사용의 내용과 목적을 매개로 스마트폰 과의존 경향을 낮출 가능성에 대한 연구가 요구된다.
본 연구의 결과를 종합하여 몇 가지 논의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아동기의 여가활동은 아동의 건강 한 발달을 위해 꼭 필요하며 그 중요성을 재차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기 때문에 부모교육이나 가족생활 교육을 통해 가족이 공유하는 여가 및 의례활동을 장려해야 할 것이다. 건강가정지원센터나 지자체를 통해 가족원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여가활동과 가족의례의 기회를 제공한다면, 장기적으로 아 동의 모바일 과의존의 위험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시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는 지역센 터를 통해 부자유친, 패밀리셰프 등 가족원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여가활동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건강가정지원센터의 부모교육 내용에도 자녀의 스마트기기의 올바른 사용에 대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 어서 지역 단위의 센터를 중심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의 개발과 활용이 필요하다(서울시 건강가정지원센 터, 2020). 초등학교에서도 균형과 조절을 통한 바른 인터넷 사용 교육이 강화되고 있는데(미래창조과 학부, 2016), 이에 학교와 가정과 연계하여 가족여가 및 의례 참여를 장려하고 지원할 필요가 있다. 끝 으로 가족생활 주기에서 자녀가 청소년인 시기에 부모세대도 중년기에 접어들면서 스트레스와 위기에 취약한 단계로 지목된다. 또한 부모와 자녀가 함께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가운데 부모의 스마트폰 과의 존이 자녀에게도 영향을 주는 상황에 놓여있다. 이러한 시기에 가족 여가활동과 가족의례경험은 자녀 와 부모가 시간과 경험을 공유하여 스마트폰에 몰두할 시간을 절대적으로 줄여줄 수 있으므로, 가족여 가 및 가족의례가 자녀 뿐 아니라 부모에게 미치는 영향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본 연구의 제한점으로는, 첫째, 수도권 중산층 거주지역의 초등학교에서 설문을 진행하여 본 연구결 과를 일반화하는 데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둘째, 가족의 역사와 문화, 정체성을 담고 있는 가족의례가 가족생애주기나 변화하는 시대에 따라 그 내용과 성격, 참여 빈도 등에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추후 연구에서는 보다 현대적으로 해석된 척도를 사용해야 할 것이다. 끝으로, 가족여가활동 및 가족의례경 험은 시간적, 금전적 부담을 가져올 수 있어 가족의 교육과 소득수준에 따른 계층 간 차이가 있을 수 있 으므로(최소영, 2004), 이를 고려한 연구대상의 선정 및 비교연구 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 이 러한 한계점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아동의 시간활용을 위한 여가활동의 구성과 가족 간 시간과 상호 작용을 공유할 수 있는 다양한 가족여가활동 및 가족의례경험이 아동의 스마트폰 사용 및 의존을 낮출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자녀의 건강한 미디어 활용을 위한 가족생활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는 점에 서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