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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N : 1229-4713(Print)
ISSN : 2288-1638(Online)
Korean Journal of family welfare Vol.25 No.2 pp.221-250
DOI : https://doi.org/10.13049/kfwa.2020.25.2.6

A Study on the Late Learning Experience of an Elderly Woman as a College Student

Choon-Hee Lim, Sun-Hyung Lee
Professor, Dept. of Child & Family Studies, Kunsan National University, Kunsan 54150, Korea
Associate Professor, Dept. of Social Welfare, Hoseo University, Cheonan-si 31066, Korea

Corresponding Author: Sun-Hyung Lee, Dept. of Social Welfare, Hoseo University (E-mail : yisunh@hoseo.edu
May 5, 2020 ; June 3, 2020 ; June 10, 2020

Abstract

Objective: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explore the experience of an elderly woman as a college student in learning late in life.


Methods:

For this study, a data was collected through an in-depth interview with a 75-year-old elderly woman who finished middle and high school and was a junior student at a university in Jeonbuk and then analyzed using case study research methods.


Results:

The results were as follows. First, the meaning of being a college student for the elderly participant was mainly related to herself, such as overall happiness, unexpected realization of a dream, an increase in self-confidence & pride, fun of learning, and being recognized as a social being because of her status as a college student. Second, the participant experienced personal changes after entering college such as physical & psychological vitality, a rise in mental health, and intellectual improvement, and family changes such as spousal support & stronger marital love, the support of children, and recognition from children & relatives. And the participant experienced changes in social relationship such as being recognized for her dual identity as both a college student and grandmother, disconnection from friends or neighbors, and inter-generational integration with young college students and professors. Third, the participant, as an elderly student, had difficulties in college classes such as a lack of computer skill and essay-oriented exam, and a deterioration of health and the burden caused by study and house-keeping. Lastly, the elderly female student, who was a participant in this study, overcome the difficulties with the idea of pushing ahead, an attitude of asking, a habit of reviewing, a proud heart, and confidence in real life experience.


Conclusion:

Based on these findings, it could be said that the experience of elderly woman as an elderly college student had far more positive aspects overall.



대학생 여성노인의 만학 경험에 관한 연구

임 춘희, 이 선형

초록


    Ⅰ. 서 론

    최근 구순을 바라보는 나이에 대학원 석사를 졸업한 88세의 여성이 인생의 황혼기에 학생으로 되돌아 온 이유에 대해 “사실 좀 쉬려고 공부를 시작한 거예요” 라고 대답했다는 인터뷰 기사가 뉴스(연합뉴스. 2. 24)로 보도되었다. 그런가하면 “인생 팔십 줄, 고마 사는기 배우는기 와 이리 재민노”하며 팔순의 나이 에 한글을 배우는 7명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영화 ‘칠곡 가시나들’에서는 문해교육으로 뒤늦게 배움의 즐거움을 만끽하는 여성노인들을 볼 수 있다. 이처럼 한국 사회의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고 여성들 의 후반기 인생기간이 길어지면서 다양한 배경의 여성들의 배움에 대한 도전 또한 다채로와지고 있다.

    현재 우리 사회의 급속한 노령화는 중요한 국가적 의제로 한국 인구 중 65세 이상 구성비는 2020년 15.7%로(통계청, 2020) 고령화 속도가 가속화되고 있으며, 특히 여성 노인은 남성보다 수적으로 많아 서 2018년 기준 65세 이상 인구 739만명 중 남성이 316만 명인 반면 여성은 433만여 명으로 과반수를 차지하며 기대수명 또한 여성은 85.7년 남성은 79.7년으로 OECD 국가 평균보다 높은 수준이며 고령 층으로 갈수록 여성노인의 수는 현저히 많아진다(통계청, 2019). 특히 여성노인은 배우자가 사망하고 6년 정도 혼자 살아가야 하며, 결혼연령의 차이까지 고려한다면 평균적으로 10년 가까지 혼자 지내는 시기를 보내게 된다. 노인 인구의 비중이나 구성이나 기대여명의 측면에서 여성 노인은 사회적으로나 학문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대상이다. 그러나 노인 여성에 대한 사회적 통념은 젊음과 남성이 힘을 갖는 다수자적 관점에 의해 만들어진 TV드라마나 뉴스같은 대중매체 속에서 사회발전의 표준속도에서 벗어난 쇠약하고 병든 보호의 대상으로 묘사되거나 혹은 성적 표준을 벗어나 여성성이 탈각된 헌신과 희생의 모성, 열녀의 이미지로(강진숙, 2012) 고정관념화되어 있으며 노년과 고령화, 여성노인에 대한 부정적 담론은 노인여성들을 사회적으로 주변적인 존재로 만들고 있다. 남성중심적이고 젊음의 가치가 중시되는 문화적 분위기 속에서 여성노인은 노인층의 실제적인 다수자이지만 사회문화적으로 소수자 라고 할 수 있다. 즉, 여성노인은 연령 차별주의와 성차별주의의 이중 차별의 대상이라고 할 수 있다. 흔히 여성노인들을 남성노인들에 비해 자기주장이 적으며 모험을 덜 감행하는 존재로 간주하였다 (Quadagno, 2014). 할머니로 불리는 여성노인들은 자녀와 손자녀를 사랑하는 따뜻하고 헌신적인 양 육자로서 가족의 중심인물의 이미지로부터, 저학력의 노쇠하고 치매 같은 병으로 무력하며 가족이나 사회적으로 돌봄과 보호의 대상이 되는 의존적인 존재로 양극적인 이미지를 갖는다.

    이러한 여성노인에 대한 다소 부정적인 고정관념과 사회적 이미지, 남녀 노인에 대한 이중적 기준 등 으로 인해 여성노인의 배움 혹은 학업에 대해서도 낯설거나 혹은 문해교육의 대상자 정도의 수준으로 인식하는 경향도 많았다. 특히 여성노인의 할머니라는 이미지는 정규 교육의 배움과는 다소 무관한 존 재로 저학력이 당연시되는 존재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이는 현재 여성노인 세대는 가부장적 가족이 념과 우리 역사의 시대적 상황으로 교육의 혜택을 받지 못한 채 가족을 위해 희생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남성중심의 학력사회에서 주변인의 위치에 있는 여성노인들의 배움에 대한 욕구에 관심을 두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여성노인들을 위한 교육으로는 특히 문해교육의 기회가 많아지 고 있는데 실제로 문해교육에 참여한 여성노인들은 평생 가졌던 배움에 대한 한과 열망 그리고 일상생 활에서 경험한 불편과 배우자 사별 후에 자립 능력이 필요해서 문해교육에 참여하게 되는 것으로 나타 났다(최영이, 임춘희, 2015). 문해교육의 기회가 많아지고는 있으나 중등교육, 나아가 고등교육으로 진학하는 여성노인들은 사실상 매우 드물다고 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 교육열이 높은 한국은 사실상 젊은 세대와 나이든 세대 간 교육격차가 매우 큰 국가로 OECD (2014)에 의하면 한국은 25세에서 34세사이의 성인들과 55세에서 64세사이의 성인들간의 고 등교육 달성률의 격차가 52%로 OECD 국가들이 평균 15%인 것에 비해 격차가 매우 크다. 특히 55세 에서 64세 사이의 여성 중 고등교육을 마친 여성은 8%로 터키에 이어 두 번째로 여성의 고등교육 성취 율이 낮은 국가이다. 그러므로 65세 이상인 노인여성이 대학교육과 같은 고등교육을 마친 경우는 더욱 극소수일 것이다. 고령자 통계에 의하면 학력과 관련하여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 초등학교 이하 학력이 62.9%이었으며 80세 이상은 83.1%로서 교육기회가 적었으며 65세 이상 고령자들이 교육기회를 갖지 못한 이유로는 어려운 경제적 형편, 부모의 인식 부족, 집안돌봄의 순이었다(통계청, 2015). 이에 반해 65세 이상 고령자 가운데 대학교 이상의 교육을 받은 사람은 전체 고령자의 8.7%로 고령자들의 교육수 준은 전체적으로 매우 낮은 경향으로 극소수의 고학력자들이 있다. 이러한 통계는 남성과 여성을 구분 하지 않았으며 고령층일수록 여성인구가 많음을 감안할 때 대부분의 저학력 노령자들은 여성노인이며 고학력의 경우 남성노인이 대부분일 가능성이 크며 노령자의 교육수준에서 성별 양극화 양상은 두드러 진다고 할 수 있다. 2017년 노인실태조사(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17)에 의하면 남성의 무학이 10.4% 임에 반해 여성은 34.4%에 이르며 전문대학 이상의 비중이 남성 12.9%, 여성 3.6%로 남성이 3.6배 가량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인간의 배움에 대한 욕구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구에게나 존재하며 여성노인들의 수가 많 아지면서 개인적 욕구의 수준도 다양해진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비록 소수이나마 여성노인들 가운데 는 문해교육 수준을 넘어 중등교육이상의 정규교육과정을 밟고 싶어하는 만학도들도 존재한다. 특히 대학은 일반적으로 취미수준의 교육이 이루어지는 노인교실이나 노인복지관 혹은 평생교육원이나 노 인대학 같은 교육시설과는 차별화된 전문적인 고등교육기관으로 노인만학도의 접근은 매우 제한적이 라고 할 수 있다. 만학도는 만학의 연령기준이 다양하지만 일반적으로 25세를 기준점으로 하고 있으며 (Western, McMillan & Durrington, 1998), 우리의 경우도 사회통념상 대학교육까지의 교육기간을 넘긴 25세 이상의 학생으로 전형적인 성인학습자(이정희, 안영식, 2007)로 분류하기도 한다. 만학도의 개념은 나라별로 학제에 따라 다르게 규정될 수 있다. 미국의 경우는 21세가 넘어서 대학에 입학하는 경우 만학도(mature student)라고도 한다(Newson, McDowall & Saunders, 2011). 그러나 나라마 다 학제가 다르고 노령화 사회의 속도가 다른 점을 감안하면 만학도를 연령적으로 구분하는 것은 불합 리한 부분이 있으며 공통적인 기준을 적용하기도 어려워서 연구자들마다 연구대상에 따라 자의적으로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노인을 65세 이상의 개인으로 간주할 때 노인 만학도에 대한 연구는 찾아보기 힘들다. 3,40대인 13명의 남녀 대학생 만학도를 면접한 연구(이정희, 안영식, 2007)에 의하면 만학도의 대학진학 동기는 학습에 대한 열망, 전문능력 개발 필요, 자기실현 욕구였으 며 대학생활 경험의 결과 전문성이 신장되고 인간관계가 개선되었으며, 그리고 자기성장과 자신감이 커졌으며 학습자로서 정체감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50대 만학도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김정민, 최연실, 2014)에서 만학 여성들은 학력에 대한 열등감과 중년기 위기가 겹치면서 전환점으로 대학에 들어오면서 대부분 ‘한이 풀린’ 경험을 하였으며 자존감이 향상되고 예비 직업인으로서 새로운 정체감 을 갖는 변화를 갖게 되었다고 한다. 상담 전공 만학도에 대한 연구(김건숙 외, 2013)에서 만학도의 입 학 동기는 외부지지와 자극, 삶에 대한 자기보상, 내면탐색, 사회활동, 연령대비 도전해 볼만한 영역 등 으로 나타났으며 주로 학습에 대한 어려움, 학습시간 부족, 기대보다 낮은 성적, 소수자로서의 소외감 등으로 어려움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노인을 65세 이상의 개인으로 간주할 때 노인 만학도에 대한 연구는 찾아보기 힘들다. 3,40대인 13명의 남녀 대학생 만학도를 면접한 연구(이정희, 안영식, 2007)에 의하면 만학도의 대학진학 동기는 학습에 대한 열망, 전문능력 개발 필요, 자기실현 욕구였으 며 대학생활 경험의 결과 전문성이 신장되고 인간관계가 개선되었으며, 그리고 자기성장과 자신감이 커졌으며 학습자로서 정체감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50대 만학도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김정민, 최연실, 2014)에서 만학 여성들은 학력에 대한 열등감과 중년기 위기가 겹치면서 전환점으로 대학에 들어오면서 대부분 ‘한이 풀린’ 경험을 하였으며 자존감이 향상되고 예비 직업인으로서 새로운 정체감 을 갖는 변화를 갖게 되었다고 한다. 상담 전공 만학도에 대한 연구(김건숙 외, 2013)에서 만학도의 입 학 동기는 외부지지와 자극, 삶에 대한 자기보상, 내면탐색, 사회활동, 연령대비 도전해 볼만한 영역 등 으로 나타났으며 주로 학습에 대한 어려움, 학습시간 부족, 기대보다 낮은 성적, 소수자로서의 소외감 등으로 어려움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늘날 백세 인생이 예상되는 고령화 사회로의 진행과 더불어 나날이 급격하게 변화하는 정보와 기술 의 발전으로 우리 사회는 평생학습사회로의 변화 또한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평생교육으로서의 한국노인교육은 복지위주의 노인교육이거나 일자리를 위한 노인교육이 대부분이며 이러한 교육들은 노 인들을 도움이 필요한 의존적 집단으로 간주하거나 또는 국가경쟁력을 높이는데 기여해야 할 의무를 지 닌 집단으로 보고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신미식, 2007). 노인 인구집단의 다수인 여성노인의 경우는 복 지위주의 노인교육의 대상인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상 여성노인을 대상으로 한 인적자원개발 위주의 노인교육이란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기 위한 수준에 불과할 수 있다. 2000년 이후 한국 노인교육 연구 동향을 분석한 바(김원경, 전제아, 2011)에 의하면 ‘노인교육’이라는 주제는 노인을 교육하는 접근 방법으로 대표적으로 시도되고 있었다. 그러나 노인교육의 범위나 내용은 시민교육을 통 한 사회통합이나 직업교육을 통한 능력개발 그리고 여가문화교육을 통한 삶의 질을 추구하는 데 초점을 두고있어서(한경혜, 최혜경, 안정신, 김주현, 2019), 사실상 만학도 노인들은 정규 교육과정인 대학교 에서 학습자라고 해도 노인교육의 대상도 주체도 되지 않는 주변인의 입장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여성노인의 집단은 여성과 노인이라는 두 가지 범주로만 한정할 수 없는, 사회적 배경이 다양한 이질적 집단이다. 현재 일반적으로 여성노인의 교육수준이 대부분 낮기에 여성노인을 위한 교육적 지원은 대부 분 문해교육에 치중해있지만 여성노인의 다양성과 개별성을 감안할 때 여성노인들마다 교육적 열망이 다를 수 있으며 비록 소수나마 문해교육 수준이상의 고등교육을 원하는 여성노인 층 또한 존재한다.

    교육의 힘으로 여성노인들이 활동적인 노년을 보내는 것은 개인적 건강과 가족관계, 사회적으로도 필요하고 중요하며 여러 가지 편익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정규 교육과정으로서 대학교 과정을 노년기 에 시작한다는 것은 여성 노인 개인의 입장에서 극히 예외적이며 특히 용기가 필요한 매우 도전적인 일 이라 할 수 있지만 노년의 활동적 노화(active ageing)를 위해서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WHO (2016)에 의하면 ‘활동적’이라는 말은 단순히 신체적으로만 활동적이거나 경제 활동에 참여하는 능력만 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정신적 그리고 시민 문제에 계속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활동적 노화는 노화에 따른 삶의 질을 증진시키기 위해 건강과 참여, 그리고 안전을 최적화 하는 과정으로 사람들이 평생 동안 신체적, 사회적, 정신적 안녕을 위한 잠재력을 깨닫고 사회적으로 참 여하도록 하며 필요시에 사람들에게 적절한 보호와 안전 그리고 돌봄을 제공한다. 활동적 노화의 중요 한 핵심은 상호의존과 세대간 통합이다. 노인들만 모여 특수하고 제한적인 상황에서 이루어지는 대학이 아닌 기관에서의 노인교육과는 달리 젊은 세대와 함께 대학교 공간에서 대학생의 신분으로 함께 교육을 받고 학습활동을 한다는 것은 여성노인에게는 신체적으로나 심리적, 인지적으로 건강하고 활동적인 삶 을 살며 사회적으로 세대 간의 연결과 통합을 이루는 현실적으로 중요하고 의미있는 일이라고 할 수 있 다. 노인들의 인지적 기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 교육, 일, 건강(Santrock, 2015)이라고 할 때 6, 70대의 노년기에 대학생활을 한다는 것은 하루 일과의 많은 시간을 인지적 기술을 연마하는 지적 활 동에 몰두해야 하며 건강을 유지해야 가능한 것으로 인지적 기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흔히 노년기의 주요 특징으로 신체적, 인지적 측면에서의 쇠퇴나 우울증과 같은 부정적인 정서를 꼽 지만, 일부 학자들은 노화에 따라 노인들은 자기 적응을 주요 조직 원리로 하여 사고 기능은 쇠퇴하지 만 감정과 자기조절의 자율적 기능이 보존되거나 증가하는 소위 노화의 역설(Willams & Gatt, 2008) 을 보인다거나 노년의 인생에 심리적 건강과 안녕감이 높아진다고 하였다(Jwste & Oswald, 2014). 또한 인생주기에 따라 주관적 안녕감과 같은 심리적 건강도 성인초기에 높았다가 중년기에 낮았다가 다시 80세 전후 노년에 높아지는 U자 형의 패턴을 보인다는 결과(Charles, Reynolds & Gatz, 2001;Ulloa, Moller & Sousa-Poza, 2013)도 있다.

    평생학습사회로의 변화속에서 평균수명이 남성보다 긴 여성노인들의 높아진 교육적 열망과 만학도 경험이 긍정적인 삶의 변화를 가져온 것으로 나타난 선행 연구의 결과, 그리고 교육적 참여가 활동적 노화에 긍정적일 것이라는 예상을 고려할 때 여성노인의 대학생으로서의 만학 경험에 대한 연구는 필 요하고도 의미있는 시작이 될 것이다.

    Ⅱ. 연구방법

    1. 연구참여자 및 자료수집

    본 연구의 참여자는 현재 75세 여성 노인으로 전북 소재 4년제 대학교 3학년에 재학중이며 슬하에 1 남 6녀의 자녀를 두었다. 자녀들은 모두 출가시키고 현재는 전직 공무원이었다가 은퇴한 83세의 남편 과 둘이서 단독주택에서 살고 있다. 종교는 없으며 원가족에서는 9세 때 아버지(아버지 나이 34세)가 돌아가시고 홀어머니와 1남 3녀중 장녀로 성장하면서 어머니의 강요로 중학교 1학년을 마치고 학교를 그만두게 되었다. 그 후 65세가 넘어 지역의 도립여성중고등학교(1998년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유일하 게 설립됐으며 만19세 이상의 성인여성을 대상으로 한 정규 학력인정 중고교과정을 교육하고 있다)에 서 중학교와 고등학교 과정을 마치고 대학에 진학하였다. 참여자는 평생 주부이면서도 남편 수입으로 부족한 생활비 마련을 위해 간병인 생활을 십 년 넘게 하였으며 사회복지학 전공을 선택하게 된 계기도 자신이 했었던 간병인 경험으로 복지분야를 생각했다고 한다. 참여자는 연구자들 중의 한 사람과 우연 히 병원에서 만나 알게 되었으며 무거운 가방을 메고 다녀 허리가 아파서 왔다는 참여자와 이야기를 나 누던 중 연구참여자가 대학생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 연구를 진행하게 되었다. 연구를 위한 면접은 1회 에 약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 정도로 총 4회에 걸쳐 참여자가 사는 곳 근처의 찻집에서 이루어졌으며 면접내용은 녹음되어 이후에 전사하였다.

    2. 연구절차 및 자료 분석

    본 연구에서는 여자노인 대학생의 만학도 대학생으로서의 경험을 알아보기 위해 한 명의 연구참여자 사례를 분석하였다. 사례 연구는 맥락 속에서 풍부한 여러 가지 정보원들을 포함하는 세부적이고 심층적 인 자료수집을 통해 시간의 경과에 따라 하나의 ‘경계지어진 체계’나 사례를 탐색하는 방법(Creswell, 2005)이며 한 개인, 가족, 집단, 지역사회 또는 다른 단위에 대한 철저한 조사이며 배경, 현재상태, 환경 적인 특성 및 상호작용 관련의 심층적 자료룰 자연적인 상태에서 조사연구하는 것이다(Woods & Catanzaro,1988, 신경림, 조명옥, 양진향, 2010 재인용). 이러한 사례연구는 어떤 현상이나 상황에 대 해 아는 것이 없거나 조직이나 사건의 특성이 일반적이지 않을 경우 행해지는데(신경림 외, 2010), 여성 노인 만학도는 사회적으로 찾아보기 어려우며 그 경험 세계에 대해 알려진 바가 없지만 고령화 사회에서 의미있고 중요한 시사점을 주는 존재라는 점에서 사례연구가 적합하다고 판단하였다.

    연구참여자의 여성노인 대학생으로서의 만학 경험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이와 관련하여 사전에 면접 을 위한 반구조화된 질문을 준비하였으며 면접은 준비된 질문과는 별도로 참여자가 자유롭게 이야기하 는 내용도 모두 녹음하였다.

    자료 분석은 일반적인 질적 자료 분석을 따라 먼저 참여자와 면접하며 녹음한 내용을 그대로 전사하 여 원자료로 정리하였다. 정리된 원자료는 Malterud(2012)가 실용적인 질적 분석의 전략으로 제시한 체계적인 내용 압축방법을 따랐다. 그 방법에 의하면 먼저 자료를 읽고 주제에서 부호화까지 전체적인 인상을 구축하고 다음으로 의미 단위를 확인하고 분류한다. 그 다음에 부호화를 의미로 압축하고 마지 막으로 압축한 내용을 기술과 개념으로 종합하는 단계를 거친다. 이러한 방법에 따라 원자료를 반복해 서 읽으면서 연구문제를 중심으로 내용상 유사성과 차별성을 보이는 내용의 문장을 의미 단위로 분류 하고 비교, 통합하면서 범주화하였다. 최종적으로 분류한 내용의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분석이 끝 난 후 연구참여자를 만나 내용을 설명하고 피드백을 받아 수정하는 확인과정을 거쳤다.

    3. 연구의 윤리성

    연구를 위한 심층면접을 진행하기에 앞서 연구자는 연구 윤리를 준수하기 위하여 먼저 참여자에게 연구의 목적을 설명하였다. 참여자가 흔쾌히 연구에 참여한다는 의사를 밝혀서 연구자는 참여자의 익 명성과 비밀보장, 연구 도중 자의적인 참여 중단 권리를 설명하고 면접 내용은 연구이외의 목적으로는 사용하지 않을 것을 약속하였으며, 이러한 내용이 명시된 연구동의서와 녹음에 대한 허가서를 받은 후 면접과 녹음을 진행하였다. 연구자는 매번 참여자가 편리한 시간과 상황에 맞추어 면접시간과 장소를 정하여 면접을 진행하였으며 매번 면접에 대한 소정의 사례금으로 보상을 하였다.

    Ⅲ. 연구결과

    본 연구의 주제는 연구참여자가 70세가 넘어서 대학생이 된 만학의 경험의 의미를 파악하기 위한 것 이었지만 면접 과정에서 참여자가 고령으로 만학의 대학생이 된 이유와 상황, 대학생이 된 이후 삶의 변화, 만학도로서 대학생활의 어려움과 적응노력에 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그러므로 그에 대한 분석 결과도 함께 제시하고자 한다.

    먼저 참여자는 자신이 고령의 나이에 대학생이 되고자 했던 이유와 상황에 대해 특히 강조하여 이야 기하였기에 이에 대해 정리한 결과 크게 개인적, 가족적, 사회적 측면으로 나누어 볼 수 있었다. 먼저 개인적 이유 및 상황으로는 ① 큰 딸로 학업 중단을 해야 했던 평생의 한을 극복하기 위한 시도와 ② 자 신보다 더 많이 배운 형제들에 대한 선망 그리고 ③ 취미 수준이 아닌 배움 자체에 대한 강렬한 욕구 ④ 건강한 체력과 부지런함을 들 수 있다.

    “학교를 못 다녀서 원이 되서 어떻게든 다닐려고 했는데, 이 나이먹어도 그 휴유증이 있어. 봄에는 아퍼. 왜그냐면 학기를 시작할 적에 2학년 올라갔는데, 1년은 다녔으니깐 2년만 참으면 학교를 졸업 하자나. 우리 어머니가 젊어서 혼자되었어, 31살에 혼자되었어. 그래서 집에 누가 도와줄사람이 있어야 되니깐, 내가 큰 딸인게.”

    “오빠 하나에 딸 셋, 장녀였어. 오빠는 대학까지 나오고, 내 밑에 동생은 ○○여고 나오고, 그 밑에 동생은 ○○여고 나오고, 형제들을 보면서 너희는 학교를 다니는데 왜 나는 학교를 안다녀. 이런 게 오기가 생기잖아. 오빠랑 동생들 식구들이 필체가 좋아 학교 다니면서 많이 썼응께 긍께 더 부러웠 지 화도 나고 나도 학교를 많이 다녔으면 잘했을 텐데 그런 생각 많이 했지.”

    “엄마한테 그랬지 왜 나만 안 갈치고 일만 시키냐고 어머니가 미웁더라고 옛날에는 지금은 익산이 라고 하지만 이리라고 하자나, 언어청이란게 있자나. 보건청을 언어청이라고 했어. 거기를 쫒아가 나 어디라도 취직해주고 공부 좀 시켜달라고 했어. 얼마든지 하래. 우리 어머니는 취직을 할 수 있는 것이 있는데 어디가면 교육을 받았으면 되얐는데 6개월동안 받았으면 되얐는데, 그걸 뒷바라지를 안해줬어. 그래서 우리 어머니가 미웠어. 요번에 제사갔을 때도 형제들한테 그랬어 나는 왜 난 안갈 쳐서 미웁다고, 그 말이 내 입에 아주 붙었어.”

    “내가 원래 책 읽기를 좋아혀. 소설책도 한 20권도 읽고. 그러니께 더 학교도 다니고 싶고 배우고 싶고 그런 맴이 욕심이 다른 사람보다 엄청 많다고 그러다 본께 나이들어 중학교 고등학교를 6년이 나 다녔지.”

    “사실 이 나이에 대학을 나와서 뭣을 한다는 것보다도 그냥 배우고자파서 배우는 걸 좋아하니께 고 등학교 마치고서는 당연히 대학을 가야한다고 생각한 거지”

    “ 내가 몸이 건강한 편이여 애들 키우면서 간병인 일도 한 십년 하고 그러니께 중학교 고등학교를 6년이나 다니고 또 학교를 다니지 공부도 체력이 좋아야 다니겠드만 워낙에 나도 가만있는 성격이 아니니께 부지런한 편이여”

    만학도들이 학업을 시작한 동기는 문해교육이나 대학교육을 받는 경우를 막론하고 집안의 어려운 사 정으로 인한 학업 중단에 한이 맺혔거나 공부에 대한 열망 때문인 경우가 많다(김건숙 외,2013;이정희 ·안영식, 2007; 최영이·임춘희, 2015). 특히 맏딸인 경우 가족을 위한 희생으로 학업을 중단하게 되 기 쉽다(김정민· 최연실, 2014). 연구참여자의 경우 어머니가 홀로 되셨어도 집안 형편이 어려운 것은 아니었는데도 당시 맏딸인 참여자에게 집안일을 하게 하려고 억지로 공부를 중단시킨 어머니에 대해 평생 동안 섭섭함을 가지고 있었다. 흔히 ‘큰 딸은 살림 밑천’이라는 말은 가부장적인 가족이념이 지배 적인 상황에서 형제가 많은 집에서 큰 딸은 부모를 돕거나 부모를 대신해서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것을 미덕으로 은연중에 기대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러나 큰 딸로서는 가족을 위한 학업중단은 평생 심리 적 상처인 한이 되며 그러한 한은 역설적으로 70세가 넘어서 대학공부를 시작하는 평생 소원을 이루는 원동력이 되었다. 제 나이에 대학을 가는 젊은 학생들의 일반적인 대학 진학의 목적은 주로 취업의 수 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연령상으로 이미 고령이며 경제적으로도 안정되어 취업할 필요 성이 없이도 순수하게 공부를 하고 싶어서 대학을 진학한 연구참여자와 같은 여성 노인 만학도의 경우 그야말로 대학을 다니는 이유와 의미가 순수한 호학자(好學者)로서 자신을 위한 위기지학(爲己之學)으 로서 공부를 한다는 점에서 참여자는 본연의 배움 그 자체에 일차적인 의미를 두고 있다.

    다음으로 참여자가 고령의 나이에 대학교육을 시작하게 된 가족적 요인으로는 ① 배우자의 정보제공 과 지원 ② 일부 자녀의 적극적인 지지 ③ 손자녀 양육을 하지 않는 부부 단독가구 생활 ④ 학비면제와 연금으로 경제적으로 안정된 생활로 요약할 수 있다.

    “남편이 기왕 고등학교까지 했응께 대학교도 다녀보면 어떤가 열심히 권유하니까 나도 용기를 내서 해본거지 글구 뭐든 내가 하는 일을 잘 도와주니까.”

    “아들도 그렇고 딸들도 이제 집에 있을 나이에 대학 다녀서 뭣하려고 하냐고 그러드라고 그런데 서 울서 선생 하는 둘째 딸이 엄마 하고 싶으면 계속 해보라고 적극적으로 그러면서 책도 보내주고 신 경써주고 해싸서...”

    “좀 젊어서는 손주애기들도 봐주고 그랬는데 육십 넘어서 중학교를 다니기 시작하면서 부터는 애기 들을 안 봐줬지 봐줄 수가 없응께 그러니까 우리 집 양반하고 둘만 사니께 이렇게 대학교까지 다니 는 거지”

    “아버지가 경찰공무원이였어. 6.25 때 34살에 돌아가셨어. 우리 어머니가 고생을 많이 하긴했는데 유산 때문에 살았어. 기본적으로 옛날에는 논이 많으면 살기 괜찮찮아. 학교도 유공자면 면제니까 그래서 더 용기를 냈지. 지금은 남편이 퇴직해서 연금이 나오니까 학교도 맘놓고 다니고 살만혀”

    나이든 노모가 공부한다고 해서 모든 자녀들이 지지해주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만류하거나 부질없는 행동으로 폄하할 수도 있다. 참여자의 경우도 슬하에 7남매나 두었지만 아들을 비롯하여 다른 딸들도 늦은 나이에 엄마가 대학 공부한다는 것에 대해 만류하거나 소극적인 반응을 보냈으며 오직 교직에 있 는 딸만이 학업열이 있는 노모를 적극적으로 지지하였다. 비록 한 명의 자녀만이 지지해주었지만 그러 한 딸의 지지적 태도는 참여자의 만학도로서의 대학생활 도전에 힘이 되었다.

    참여자가 대학교육을 시작할 수 있었던 상황에는 이러한 개인적, 가족적 요인도 있지만 사회적으로 도 거주 지역내에 ① 만학도 여성을 위한 도립여성중고등학교의 존재 ② 만학도 여성노인의 입학에 수 용적인 대학교가 있는 것과 같은 사회적 상황 요인도 한 몫하였다고 할 수 있다.

    참여자가 거주하는 전북에는 도에서 설립한 도립여성중고등학교가 있는데 이 학교의 입학조건은 도 내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의 성인여성으로 학교는 정규 주간 학교로 중학교 30명 고등학교 30명의 정 원으로 만학도나 검정고시, 혹은 외국에서 초등학교나 중학교 과정을 마친 성인여성들이 다니는 학교 이다. 거주지 가까이에 학업을 중단한 성인 여성들을 위한 정규과정의 학교가 있다는 것은 중· 노년기 만학 여성들이 평생학습을 지속할 수 있는 중요한 사회적 여건이 될 수 있다.

    “학교를 다시 댕기는 것은 생각도 못혔지. 우리 딸이 ○○동에 사는데, 거기가면 광고가 걸어져있더 라고. 여성중고등학교, 우리도 이런데 댕기긴 하는구나. 그랬는데 우리 집 양반이 텔레비전을 보고 가보라고 해서 가게 되었어. 꼬박 6년을 댕겼지. 학교를 마치고 나니까 나도 대학도 갈 수 있겠다 생각했는데 마침 ○○ 대학교에서 우리 같은 나이 든 사람들도 학교다닐 수 있다는 얘기를 듣게 돼 서 학교에 물어보고 받아줘서 다니게 되니께 고맙지”

    현재 만학도들의 대학 진학은 정원 외의 특별전형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그러나 만학도가 여성노인 인 경우 모든 대학이 입학에 개방적이진 않다. 그러나 연구참여자가 다니는 대학에서는 고령의 여성노 인인 참여자의 입학을 허용하여 참여자의 대학생활이 가능할 수 있었다.

    1. 여성노인 대학생의 만학 경험의 의미

    연구참여자가 만학도의 대학생으로서 경험의 의미는 ‘대단한 행복’과 ‘생각지도 못했던 꿈의 실현’, ‘내가 생각해도 대단한 자신감과 긍지’ 그리고 ‘배우는 재미와 써먹는 보람’ ‘대학생 신분으로 사회적 존 재로서 인정받음’으로 요약할 수 있다.

    ① 최고의 행복

    참여자는 면접 도중에 자주 행복이라는 말을 했으며 대학생이 된 것에 대한 행복감을 나타냈다.

    “ 지금 내 나이에 학교를 다닌다는 것이 ‘내가 참 행복한 사람이구나’ 생각하지 남들은 뭐라 할지 몰라도 내가 제일로 좋으니께. 최고로 행복한 거야. 이제까지 나도 이것 저것 해봤지만 지금처럼 대 학교 다니는 것처럼 좋은 게 없어.”

    “내가 대학생이 되었을 때 나는 아주 행복했어. 이렇게 아직도 배운다는 것은 내 인생에서 최고라고 생각해”

    ② 생각지도 못했던 꿈의 실현

    참여자가 평생 마치지 못했던 배움에 대한 갈망과 자신보다 많이 배운 형제들에 대한 부러움을 가지 고 있었지만 대학교육 같은 높은 수준까지는 미처 생각하지는 못하고 다만 막연한 꿈을 꾸었던 상황에 서 노년기에 대학을 다닌다는 현실은 곧 꿈이 실현되었다는 의미를 갖는다.

    “젊어서는 이렇게 나이들어 대학에 다닐거라고는 꿈도 꾸지 못했지. 근데 그 중 고등학교 6년을 다 니다보니 이참에 대학까지 가부러 은근히 오기도 나고 용기도 생기더라고. 나이가 들어서 대학을 다 닌다는 게 그런 건 예전에 나는 꿈으로만 상상했었지”

    연구참여자가 노인대학생이 된 것을 꿈을 이룬 것이라 표현했지만 그러한 꿈의 실현은 사실상 노년 기에 시작한 6년간의 중고등학교 과정을 통해 학교생활에 대한 자신감과 용기가 원동력이 되었다고 할 수 있으며 70세가 넘은 노년 여성으로 대학교육 과정을 시작하였다는 것은 꿈을 실현하기 위한 용기있 는 선택이었다.

    ③ 자신이 생각해도 대단한 자신감과 긍지

    여성노인인 참여자는 대학생이 된 경험으로 특히 자신감과 긍지를 강조하였다.

    “대학을 다니면서 가장 크게 느껴지는 거라면 아무래도 자신감이 생겼다는 거. 누굴 만나도 떳떳한 거지. 내 자신이 생각해도 참말로 대단하게 생각되지. 어떻게 나이들어서 중고등학교에 대학까지 다 니게 되었나 싶고 나 아는 사람들은 어떻게 다니냐고 그러니께. 내 자신이 할머니라는 것보다는 대 학생이라는 것이 더 긍지를 느낑께. 더 재미있고, 대학생이라는 사실이 내가 생각해도 내가 대단혀 다고 생각하지”

    참여자가 이처럼 대학생활을 통해 자신감과 긍지를 느끼며 대학생으로서 정체성을 갖게 되는 변화는 Walters(2000)가 만학도가 대학교육을 통해 이전의 역할이나 정체성을 정리하고 새로운 역할을 재인 식하며 재생하는 정체성의 변형과정을 갖는다고 한 것과 일치한다.

    ④ 배우는 재미와 써먹는 보람

    “재미있지. 뭐든지 하나하나 배운다는 게 아주 재미있어. 다른 사람한테도 하고 싶으면 공부하는 게 편하고, 좋다고, 공부를 하면 잡념이 사라지니까 오로지 공부만 하니께 공부를 한다고 하면 무조건 추천을 해주고 싶지. 건강하면 언제까지나 공부를 했으면 좋겄어”

    “중 고등학교도 다녀봤지만 대학교는 또 다르니께. 어려워도 진짜 많은 걸 배우고 또 어떤 때는 배운 걸 실제로 말이라도 한 마디씩 써먹기도 하니까 나보고 유식하다하지. 실습 나갔을 때도 어떤 아이가 말썽을 부렸을 때 학교에서 배웠던 걸 가지고 아이한테 이렇게 저렇게 말해줬더니 거기 있는 선생님 이 할머니가 잘 배우신 것 같다고 칭찬해줬는데 그럴 땐 정말 이렇게 학교 다니는 보람도 느끼지.”

    노년기 만학도로서 배움의 의미는 취업이나 명예와 같은 수단적이거나 타인의 시선을 의식한 다른 사람 을 위한 공부의 위인지학이 아니라 공부 자체가 목적이며 자신의 부족함과 자신의 못다한 꿈을 이루기 위 한 위기지학의 의미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논어’의 ‘憲問, 古之學者는 爲己러니 今之學者는 爲人이로다)

    ⑤ 대학생 신분으로 사회적 존재로서 인정받음

    참여자는 4,50대에는 생활비를 보태기 위해 간병인 일을 비롯하여 이런저런 일을 하였으나 그러한 일들이 다른 사람들의 인정을 크게 받지 못하였다. 그러나 대학생이라는 신분이 다른 사람으로부터 인 정을 받으면서 사회적 존재로서 자신을 자각하게 되는 경험을 한다.

    “그전에 간병인도 하고 아동센터에서 밥도 해주고 하면서 이런 저런 일도 해봤지만 사실 그런 일로 이렇게 사람들한테서 인정받는 그런 느낌은 없었는데 학교 가는 버스를 타고 다니면서 나도 학생이 다 생각하고 주위에서도 대학 다니냐고 인정해주고 하니까 학교 가서도 나이어린 친구들과 학생으 로 지내니까 이제는 뭔가 나도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존재라는 그런 게 느껴지더라고”

    2. 노인 대학생이 된 이후 삶의 변화

    1) 개인적 변화

    참여자는 노인 대학생이 된 이후 삶의 변화를 경험했는데 이는 개인적, 가족적, 사회적인 측면으로 구분할 수 있었다. 먼저 개인적 변화로는 ‘신체적, 심리적 활력’ ‘정신건강의 고양’ ‘지적 수준의 향상’과 같이 전반적으로 신체적, 정신적 건강이 좋아지는 변화를 경험하였다.

    ① 신체적, 심리적 활력

    참여자는 대학교를 다니면서부터 노화의 과정 속에서도 신체적으로나 정서적으로 활력을 갖게 된 것 을 중요한 좋은 변화로 꼽았다.

    “바쁘게 지내니까 힘들긴 해도 허리 말고는 다 건강해요. 내 나이 또래들보다 오히려 더 좋은 편이 지. 운동을 특별히 안 해도 학교 다니려면 많이 움직여야 하니까 운동도 되고”

    전에 비해 가족과 사회에서의 역할 그리고 신체 활동이 줄어들고 체력이 약해지는 노년에 학교를 다 닌다는 것은 체력적으로 무리이며 허리시술까지 받았음에도 차를 타고 걷고 바쁘게 움직이는 규칙적인 일상과 활동으로 오히려 전반적인 체력이 단련되는 것으로 연구참여자는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건강이란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안녕의 총체를 의미한다고 하는 건강에 대한 WHO정의에서처럼 참 여자가 전반적으로 신체적으로 건강이 더 좋아졌다고 하는 것은 실제로도 그러하지만 학교를 다니면서 더 자신감이 커진 것과 같이 마음도 건강해진 영향도 있을 것이다.

    ② 정신 건강의 고양

    연구참여자는 대학공부를 시작하면서 정신적으로 잡념이 없어지고 맑아진 것으로 정신건강에 좋아 진 변화를 언급하였다.

    “늙으면 이런저런 걱정이 많아진다고 하는데 공부하면 아무런 잡념이 안 생기니까 정신이 더 맑아 졌지. 그게 제일 좋지. 집중해서 공부하니까 딴 생각 할 시간도 없고 공부는 잘 안 잊어버려. 책을 자꾸 읽으니께”

    ③ 지적 능력의 향상

    “ 젊은 사람들하고 공부만 하니께 까먹기는 해도 전보다 더 머리도 좋아지고 내 나이 다른 사람들보 다 기억력도 더 낫고 확실히 틀리더라고”

    많은 여성 노인들은 노년기 우울증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대학공부를 하게 되면서 정신 적으로 학업에 몰두함으로써 생활이 단순해지고 집중된 정신상태를 유지하게 되는데 이는 인지 능력의 향상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변화라 할 수 있다. 공부를 하면서 머리도 좋아졌다고 하는 참여자의 말은 노 인들의 인지적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세 가지 중요한 요인은 교육과 일과 건강으로(Santrock, 2015), 강의를 듣는 것과 같은 정신적 활동은 노인들의 인지적 기술 유지에 유익하며(Park & Bischof, 2011), 높은 교육수준의 노인들은 인지적 기능이 더 좋다는 결과(Rapp, 2013)들로도 뒷받침된다.

    2) 가족적 변화

    연구참여자가 대학생이 되면서 가족생활에서의 변화는 ‘배우자의 지원과 강해진 부부애’와 ‘기혼 자 녀들의 지지’, 그리고 ‘가족에서 인정받는 존재가 된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① 배우자의 지원과 강해진 부부애

    연구참여자가 뒤늦게 중고등학교와 대학교육을 시작하게 된 것은 남편의 격려에서 비롯되었으며 대 학생이 된 이후 남편은 간단한 가사일과 학교공부를 도와주며 때로는 토론상대로서 역할을 해주는 등 전폭적으로 지지해줌으로써 부부애가 많아지고 부부로서 더욱 결속되는 긍정적인 변화를 보였다.

    “남편이 더 잘해. 옛날에 젊어서 학교 다닐 때는 OO고 나왔거든, 대학은 OO대 나왔어. 우리 양반이 지금은 퇴직했는데, OO면 면장 했었어. 내가 공부에 원이 되어서 이렇게 다니니께 많이 도와주지... 우리 양반이 자기는 대학 나왔다고 해서 나를 무시하거나 그런 게 아니고, 내 맘대로 하게하고, 그 리고 우리집 양반이 참 가정적이야. 성품이 참 좋아. 내 의사를 백퍼센트 존중해 주니께. 당신 좀 그 렇게 혀 이러들 안해. 내가 하는 일마다 하고 싶은 대로 혀 그랴. 아침에 학교 갈 때면 남편이 밥을 차려놔 학교에 갔다 오면 내가 차려서 주고 서로 호응해주며 상게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 그래야지 학교 다니지 안 그러면 못 다니잖아. 지금 집이 단독주택이니께 맨날 쓸고 해야지, 그러니까 남편이 많이 도와줘”

    대학교를 다닐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연구참여자의 남편은 팔순에 가까운 나이로 건강이 약화되고 집 에만 있게 된 상황으로 연구참여자는 자신을 지원해주는 남편을 위해 학교를 마치면 바로 귀가하여 남 편을 위한 식사준비 등 가사일과 남편수발에 신경을 쓰게 되었지만 연구참여자는 이러한 상황을 긍정 적으로 수용하며 더욱 부부간의 결속을 강화하게 된다.

    “나가서 외식을 못해, 외식을 하면 이 양반이 이상하게 배가 좀 아퍼, 이상하더라고, 음식이 안맞아, 신경을 쓰니깐 그러는가. 집에서는 내가 정성스럽게 잘해주는데. 나가서 잡쑤면은 배가 아퍼가지고 전주병원으로 두 번인가 119로 갔어. 그럴 때마다 얼마나 내가 폭폭하것어. 그래서 외국으로도 못 가, 먹는 것 때문에. 늙어가지고 조금만 걸어다니면 위가 피곤한가봐. 그래서 안 좋은가 봐. 어디든 다 가고싶은데, 옛날에는 여행 많이 갔었는데... 남편이 집에서 더 많이 기다린게 다리야 나 살려야 하면서 얼른 와야되. 먹고자픈 거 있다고 하면 챙겨주고, 건강만하면 괜찮아”

    ② 자녀들의 지지

    연구참여자가 대학공부를 시작한다고 하였을 때 이미 결혼한 모든 자녀들은 엄마의 이런 결정에 지 지해주고 손자녀 양육을 맡기지 않으면서 대학공부를 할 수 있도록 정서적 지지를 보내주었다.

    “학교 다니기 전에는 딸들 애기도 좀 봐주고 그랬지만 내가 학교다니고 부터는 그렇게 못해주었지 내가 바쁭게 딸들도 이해하고. 다른 자식들도 다 엄마 잘했다고 해주고 하는데 특히 둘째 딸이 선생 하는데 그 딸이 제일 잘했다고 하고 신경많이 써주지. 학교다니면서 다른 학생들한테는 이렇게 해주 라하고 교수님한테는 이렇게 해주라 하고 이런저런 얘기도 많이 해줘서 도움이 되야요.”

    문해교육을 받는 여성노인들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노년에 대학교육을 시작한 여성노인에게는 누구 보다 자녀들의 지지가 중요하며 특히 같은 여성이면서도 학교에서 가르치는 딸의 지지는 각별히 노모 인 연구참여자의 만학생활에 실제적인 도움을 준다.

    ③ 자녀와 친지들에게서 인정받는 존재

    연구참여자가 육십이 넘어 뒤늦게 중· 고등학교과정을 시작하면서 다니는 동안 이미 가족이나 친지 들에게서 공부에 대한 열정과 끈기에 대해 인정을 받았으나 대학교를 3년째 다니면서 남편이나 자녀, 자녀의 배우자, 손자녀, 본인의 형제 가족들 사이에서 대단한 사람으로 인정받았다는 것은 참여자에게 는 더욱 더 특별한 의미로 여겨진 변화라고 할 수 있다.

    “동생들도 그렇지만 제부들이나 올케가 더 대단하다고 하지. 어떻게 그 나이에 대학교를 다니냐고 우리 아들 딸들과 형제들 모다들 주변에서 이렇게 나이들어 대학공부하는 사람은 못 봤다하고 다 좋아라 하고 대단하다고 해주니까 나를 엄청 높이 봐. 모다들 인정하지”

    3) 사회적 관계상의 변화

    70대의 여성노인 대학생인 연구참여자가 맺고 있는 사회적 관계는 이웃과 친구관계 그리고 학교에 서 만나는 교수와 동료 대학생들과의 관계에 국한되어 있었으며 대학을 다니면서 이러한 관계에서의 변화는 ‘대학생 할머니라는 이중 정체성으로 인정받음’, ‘친구나 이웃관계의 소원 및 단절’, ‘젊은 교수 와 대학생들과의 세대통합’으로 요약할 수 있다.

    ① ‘대학생 할머니’라는 이중 정체성으로 인정받음

    “동네 사람들은 다 알지 내가 학교 다니는 걸. 그냥 할머니가 아니라 대학교 다니는 할머니라고... 오 다가다 만나면 학교 갔다오냐 하고 긍께 나도 기분이 좋지. 내가 집에만 있는 사람이 아니라 공부하 러 다니는 사람으로 인정해 주니께“

    우리 사회에서 할머니에 대한 이미지는 자녀에게 의존하거나 사회나 국가가 부양해야 하는 부담스러 운 나약하고 무력한 존재이거나 손자녀를 돌봐주는 역할로 효용가치를 가진 존재로 크게 양분화 되어 있어서 이 두 가지 이미지에서 벗어나 70대의 할머니가 자신만의 독립적이고 사회적인 역할을 수행한 다는 것은 드물고 다른 사람에게도 낯선 경험일 수 있다. 그냥 할머니가 아니라 ‘대학생 할머니’ 라는 정 체성을 타인으로부터 인정받는 것은 사회적 관계에서 성공적인 경험이 된다.

    ② 친구나 이웃 관계의 소원 및 단절

    “대학생을 하니깐 바빠서 친구들이 다 떨어져버렸어. 우리 나이, 나보다 더 먹은 친구들도 있었는데, 계모임도하고 많이 했었는데, 여자들도 70이 넘어가버리면 죽더라고 그래서 계를 파해버렸어. 오늘 아침에도 우리 집 양반과 그 이야기했어. 대학졸업하면 앞으로 친구도 있고, 이야기할 사람도 있어 야 한다고, 이야기도하고, 놀기도 하고, 대학졸업하면 친구들도 하나씩 새귀라고, 그래도 잘 골라야 지. 근데 친구가 하나도 없어. 우리 윗집은 작년인가 이사를 왔는데. 교회를 다니시더라고, 아저씨가 목사님이래, 가끔 이야기를 하지. 근데 내가 바뻐 가지고 여유가 없어”

    배우자와 단독가구로 생활하는 연구참여자의 경우 학교생활과 가정생활을 양립해야 하는 상황은 친 구나 이웃과의 관계 그리고 나이는 다르지만 같은 대학생 학우와의 사회적 관계에서의 고립을 감수해 야 하는 어려움을 초래한다.

    ③ 젊은 대학생과 교수들과의 세대통합

    “내 나이에 맨날 나이 어린 사람들하고 만나니께 같이 어울릴 수 있다는 것이 좋은 거지. 내 나이에 식구들 말고 따로 젊은 사람 만나기는 어렵잖아. 교수님도 그렇고 학생들도 그렇고 다 젊으니께 좋 지 나도 같이 젊어지는 것 같고”

    “나이가 많다고 교수님이 특별히 더 잘 봐주는 건 없는디 저번에는 출석부르면서 나는 기역이라 제 일 일찍 부르거든, 항상 그러지 하여간 대단하셔 그러지 그리고 나가서 발표도 하고 그러면 다른 학 생들이 이렇게 만학도분들을 보니깐 자기들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그러대. 이렇게 나이먹은 사람이 같이 학교 다니는 것이 나쁘진 않은 것 같애”

    연구참여자의 이야기로 미루어 여성 노인 만학도 자신이 젊은 세대의 교수와 학생들과 교류하면서 세대간 통합을 이루는 부분도 있지만 젊은 대학생이나 교수들 입장에서도 노인 만학도와 함께 하는 상 황에서 긍정적인 자극을 받을 것으로 추측된다. 30대 이상의 만학도들이 대학 학부과정에 들어오는 것 에 대한 거부감이나 편견으로 인한 소외감을 느낀다는 보고(김건숙 외, 2013)도 있으나 여성노인 만학 도의 경우는 젊은 대학생들의 입장에서 할머니 대학생이 낯설지만 노년의 용기를 특별하게 여기면서 긍정적으로 수용할 가능성 혹은 소지가 많다.

    3. 여성노인 만학도로서 대학생활의 어려움

    1) 다소 버거운 학업기술

    ① 컴퓨터 사용 기술의 부족

    참여자는 특히 컴퓨터 사용이 필수적인 대학생활에서 컴퓨터 사용이 서투른데서 오는 어려움이 가장 크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딴 거는 별로 없는데 컴퓨터하고 서술해서 쓰는 게 제일로 어렵지. 그래서 컴퓨터도 학생한테 돈 5만원 주고 좀 배웠어요. 레포트를 써야 하는데 다 컴퓨터로 해야 하니까 배워야겠더라고...

    ② 논술 중심의 시험

    또한 참여자는 이미 중고등학교 과정도 마쳤지만 대학교에서의 수업방식 특히 시험방식이 논술형인 점을 가장 큰 어려움의 하나로 들었다.

    ”그리고 다른 건 발표하고 그런 건 재밌고 괜찮은데 시험볼 때 서술하라는 게 제일로 어렵더라고 서 술은 아무래도 머리가 안 담아지자나. 외울려고 애쓰는데...그래서 뭐에 대해서 서술하라고 하면 안 좋더라고.”

    고령의 연구참여자가 대학생활에서 겪는 이러한 어려움은 만학도에 대한 연구에서 45세 이상인 만 학도들의 가장 큰 어려움은 컴퓨터 기술의 부족과 대학내에서 도움을 받을 곳에 대한 정보부족이었다 는 국외 연구 결과(Tones et al., 2009)와도 비슷하다. 국내 연구(이정희, 안영식, 2007)에서도 만학 도들이 학습과 관련하여 겪는 어려움으로 교육매체 활용의 어려움과 서술형 문제와 암기위주의 수업 등이었다.

    2) 신체적 건강의 부분적 약화

    공부를 하는 것은 무거운 가방을 들고 다닌다거나 오랫동안 앉아있어야 하는 등 체력을 요하는 일로 노년기 여성에게는 신체적 무리가 가는 일이다. 연구참여자 또한 무거운 가방을 메고 다니며 장시간 앉 아 있게 되면서 허리통증으로 허리 시술을 받게 되는 건강문제를 경험하였다.

    ① 장시간 좌식 수업으로 허리 건강 악화

    “허리가 문제가 오더라고, 그래서 저번에 시술을 두 번했어. 저번에는 약 좀 타러 왔더만 계속 수술 하라고 해서 시술을 했어. 그래도 1월 달에 해서 편하잖아. 병원에 3주를 있었는데 먹고 자고 운동 만 했더니 확실히 좋더라고. 괜찮은데 조금 많이 움직이면 다리가 쥐가 나. 수업들으려니께 오래 앉 아있어야하고 또 차타고 그러는 게 안 좋은 것 같아”

    참여자가 대학 공부를 시작하면서 허리 시술을 받는 건강상의 문제를 토로하긴 하였으나 참여자 스 스로 학교를 다니면서 전반적으로 자신의 신체적인 건강은 좋아진 것으로 밝혔다.

    ② 시력 저하

    대학을 다니면서 고령의 연구자는 장시간의 독서와 컴퓨터 사용으로 시력이 저하되었다고 한다.

    “ 내가 원래 눈은 좋았어. 지금도 안경은 안 쓰니까 좋은 편이지. 근데 대학교 다니니까 컴퓨터도 해 야고 책도 봐야 하니께 눈이 안 좋아지는 것 같혀. 책 볼 때는 돋보기도 쓰지만 다니기 전보다 아무 래도 눈을 많이 써야 하니께”

    3) 학업과 가사 병행의 부담

    ① 부부 단독가구로 고령의 배우자 남편 돌봄

    1인 단독가구의 노인과는 달리 노인 부부 단독가구에서의 돌봄은 일반적으로 여성의 몫이며, 늦은 나 이에 학교를 다닌다고 해도 이제까지 수행해온 돌봄의 역할은 그대로 유지되거나 오히려 더 강화된다.

    “둘만 사니까 내가 학교 가면 할아버지가 혼자 점심을 차려 먹어야 하니께 그게 젤로 마음에 걸리지 아침에 다 차려놓고 오긴 해도 아무래도 혼자 먹으면 부실하게 잡수니까 당신은 괜찮다고 해도 그리고 몸이 좀 불편해서 어디 나가질 않고 내가 있어야 같이 나가니까 그것도 안쓰럽고 내가 학교를 가니까 나는 좋아도 집에 있는 혼자 있는 걸 생각하면 미안해서 수업 없으면 무조건 빨리 오려구 하지”

    ② 주부로서의 가사 부담

    연구참여자는 노년에 대학교를 다닌다고 해도 집안일과 남편 식사 준비는 여전히 감당해야 하는 상 황이 되면서 학업과 가사를 병행해야 하는 부담과 그로 인한 시간부족을 어려움으로 꼽았다.

    “집이 주택이라 간수하는데 아무래도 손이 많이 가지. 치울 것도 많고 고칠 데도 있고 그래도 마당 있고 지금 집에서 오래 살아서 편하긴 한데 아파트보다야 불편하고 할 일이 많으니께 아무래도 학 교 안 갈때나 주말에는 집도 치우고 반찬도 해놓고 김치도 담그고 글구 과제도 해야됭게 아주 바뻐”

    “학교 다녀도 살림도 해야 하고 학교도 가야 하니께 생활이 엄청이 바뻐, 늦으면 학교가 엄청 멀어서 스쿨버스 못타면 안 됭게 타고 뎅겨 일찍 갈 때는 8시 5분차 오후에 들었을 때는 시내로 나가서 늦게 갈때는 10시 45분차 타고 내가 오후에 배울 책을 읽어보고 검토하고 공부해. 늦으면 안돼 그래서 노상 바뻐. 우리 집은 텃밭도 있어 솔찬히 많아. 그거 하다가 공부도 해야 되고 그래서 바뻐. 그거 텃밭에 풀 나면 남들이 욕한다고, 그래서 그것도 깨끗이 하고 공부도 하고, 노상 바뻐. 누구랑 서서 한가하게 이야 기 할 시간이 없어. 혼자 제일 바뻐. 엊그저께도 밭에다가 퇴비 뿌려놓고 그랬어. 고구마순도 심고...”

    부부가구로 살고 있는 여성노인의 경우 만학도라고 해도 이미 성별 역할 수행이 확고하고 여성노인 참여자 스스로도 일상이 바쁘고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힘들다고는 했어도 가사와 텃밭 일을 하는 것 자체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하지는 않았다.

    4. 만학도로서 대학생활 적응 노력

    1) 인지적 노력

    ① 부딪치며 도전한다는 생각

    70세가 넘은 고령으로 대학에 입학하였지만 연구참여자는 대학생활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다고 한 다. 그러나 그러한 두려움에 굴하지 않고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도전함으로써 대학생활에 적응하였다.

    “처음엔 좀 두려움이 있었는데, 부딪쳐서 혀면 될 테지 그렇게 생각하고 도전을 한 거야, 재미있게, 중학교, 고등학교 6년을 다녔는데 그 까짓것도 못 다닐려고. 그러면서 그냥 밀고 나간거지. 발표하 는 것도 겁나게 떨렸는데 그냥 부딪쳐 본다 생각혀서 발표했지. 긍께 교수님이 만학도님은 나이가 들으셨는데 말씀을 참 조리있게 잘하신다고 해. 그렇게 얘기해주니 고맙지”

    연구참여자가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할 때 교수와 같이 수업을 받는 학생들에게서 받는 긍정적인 피드백은 다시금 학교생활을 열심히 하게 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② 익숙해지면 괜찮을 것이라는 신념

    연구참여자는 대학 다니는 어려움에 대해 대학 입학한 첫 해에 잘 모르고 바빠서 가장 힘들었는데 차 차로 익숙해지면서 적응해 간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학교를 다니는데, 1학년 때는 겁나게 힘들더라고. 뭐시 뭐신지를 몰라서 대학교 1학년때는 모르겠더 만. 그리고 바뻐. 이 교실, 저 교실, 이 강의실 저 강의실 찾아 다닐라는게 겁나게 힘들더라고, 근디 1학년되고, 2학년되고, 3학년되고 하니깐 이제는 몸에 배가지고 참 좋아. 도립학교 다닐 때도 처음엔 학생처럼 다니니까 힘들었는데 나중엔 괜찮았으니께, 뭐든 익숙해지면 나아질거라 그렇게 생각했어”

    연구참여자가 대학 입학 전에 여성 만학도들만 다니는 중고등학교를 다니기는 했어도 대학은 물리 적, 사회적으로 전혀 다른 환경으로 노인의 입장에서 심리적 적응 부담이 매우 큰 장소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처음에 가졌던 압박감이 시간이 지나고 학년을 거듭하면서 익숙해지면서 그야말로 몸에 배어 어려움이 해소되는 적응과정을 겪는다.

    2) 행동적 노력

    ① 모르면 무조건 물어보기

    연구참여자는 손자녀같은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받아야 하는 어려움을 힘들어 하기보다는 이들에게 작은 것이라도 먼저 베풀고 모르는 것을 물어보는 적극적인 태도로 대처하였다.

    “내가 잘 모르는 것 있으면 나이가 어려도 그냥 물어보고 그러면 다정스럽게 가르쳐주는 애들은 커 피라도 한잔 사줘. 손녀뻘 되는데 내가 먼저 베풀어야지. 그러면 좋아라 해. 나도 모르는 것 물어보 고 알게 되니까 좋고...다른 사람들이 나이 들어서 대학가면 뭐하냐고 하니깐, 더 열심히 공부도하고, 열심히 강의듣고, 한자라도 더 배우고 싶고, 건성으로 그냥 넘어가지 않아, 교수님한테 질문도 하고 교수님들이 질문을 하면 대답을 잘해주더라고”

    만학도가 된 연구참여자는 개인적으로 배움에 대한 적극성이 남다르다고 할 수 있다. 나이를 앞세우 지 않고 나이어린 사람에게도 모르는 것을 묻는 것을 창피하게 여기지 않는 불치하문(不恥下問)의 태도 가 있기에 3년째 대학생활을 지속적으로 해 나갈 수 있었을 것이다.

    ② 배우자와 학습내용 토론하기

    연구참여자는 대학을 나오고 오랫동안 공무원 생활을 한 남편한테 물어보고 수시로 토론하면서 토론 이 있는 수업을 준비하고 도움을 받았다.

    “남편이 대학도 나왔고 오랫동안 면에서 공무원을 해서 모르는 것 있으면 물어도 보고 하니께 그런 게 엄청 좋아 집에 가면 우리 양반이랑 많이 토론을 해. 내일 머시에 대해서 토론을 할려고 하는데 어떨꺼 같냐 그러면 토론도 하고 가르쳐주고...”

    3) 정서적 노력

    ① 나이 들었어도 꿀리지 않는 당당한 마음

    “나는 그런 게 있어. 내가 다 했잖혀. 나이들어서도 육십 넘어서도 중고등학교를 꼬박다녔으니께 당당하 지. 대학교 다니기가 어디 쉬운가 그래도 나는 당당한 마음으로 댕겨. 나이 먹은게 부끄러운 게 아니니 까 내가 그런 마음을 가져야 다른 사람들도 나를 그렇게 본다고 봐. 넘한테 꿀리지 않게 열심히 해야겠 다고 그게 첫 번째라더라고, 남한테 꿀리지 않게 그런거 들으면 안되니깐 열심히 하게 되더라고”

    육십이 넘은 나이에 중고등학교를 다닌 만학도로서의 경험을 이미 경험한 참여자는 자신감과 자부심 이 높은 상태였으며 대학생활의 어려움도 당당함을 잃지 않는 마음을 강조하였다.

    ② 실제 인생 경험에서의 자신감

    참여자는 사회복지학과 전공생으로 그 전공을 선택한 이유는 참여자 자신의 현실적인 경험과 판단에 의한 것이었다. 40대에 십 여년간 간병인 생활을 한 자신의 경험과 사회복지 소속 공무원이었던 남편의 영향을 받아 관련성을 고려하며 선택한 결정이었다. 이는 노년에 대학을 다닌다고 해도 막연하게 전공 을 택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실제 경험에 바탕을 두고 신중하게 선택한다고 할 수 있다.

    “내가 간병인을 했잖아. 우리 양반도 공무원이라서 사회과에 있었어. 예전에 간병인해서 그 연관이 있잖아 그래서 그리로 간거야. 근데 공부도 까다롭지만 실질적으로 해보면 이론으로 배우는 것보다 겁나 까다로워 내가 거기 가서 보면은 공부처럼 수월하지 않아. 내 몸을 안 아끼고 해야잔혀.”

    “학교에서 배우는 것은 주로 이론인데 이론도 알아야 하지만 막상 해보면 많이 다르고 힘들고 여간 힘든게 아니거든 배우는 게 실제하고는 많이 다르니께. 내가 그동안 경험한 게 있응께 공부하면서도 많이 배우지만 살아온 경험으로 보면 현실과 좀 맞지 않는 것도 많이 있어. 그래도 대학생이니까 어 려운 걸 배운다고 생각하는 거지. 암튼 배운다는 것이 재밌어.”

    연구참여자는 배움에 대한 열망으로 대학교육까지 시작하였지만 단순하게 대학교를 다닌다는 것에 의미를 두지 않고 자신이 과거 해 온 일의 경험과 남편을 통해 알게 된 사회복지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 로 자신의 전공을 주도적으로 선택하였다. 연구참여자가 원래 갖고 있는 이러한 주도성과 자발성은 70 대의 나이에 대학교육을 시작하게 된 원동력으로 부분적으로 작용하였을 것이다. 나아가 참여자는 선 택한 전공에서 이론적으로 배우는 것과 실제 현장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파악하고 있 다. 이는 연구참여자가 짧게 언급했지만 대학교육 어쩌면 현재 교육이 갖고 있는 한계 혹은 맹점의 정 곡을 찌르는 부분이며 대학교육이라는 것이 현실을 잘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을 하게 되는 스스 로의 의식화를 경험하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연구참여자가 생각하기에 현실적 경험을 잘 반영하지 못하는 대학교육이라 하더라도 어려운 지식을 습득한다는 것 자체가 연구참여자에게는 대학생활의 중 요한 경험의 의미인 것이다.

    한국에서의 교육방식은 주입식 교육이 주류를 이루며 이는 대학교육에서도 성인교육에서도 마찬가 지이다. 대학교육은 특히 이론적인 지식추구에 흐르는 경향이 많다. 어떤 면에서 대학교육도 다른 교육 과 마찬가지로 교수자가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고 학생은 지식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Freire(2016) 가 말한 은행 저금식 교육의 양상을 띤다고 할 수 있다. 연구참여자는 자신이 선택한 전공에서 배우는 내용이 자신의 삶의 경험에 비추어 추상적이고 현실과 다소 동떨어졌다는 의식을 하고 있었다. 그럼에 도 불구하고 대학생이기 때문에 어려운 것을 배운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었다. 30대에서 50대까지의 성인 만학도 대학생 연구(이정희·안영식, 2007)에서도 학습관련 어려움으로 실제 적용이 어려운 이론 중심의 학습과 진도위주의 수업이 지적되었다.

    5. 졸업 후의 계획

    연구참여자는 졸업 후의 계획으로 배움을 살려 취업하고 싶은 것과 학교 다니느라 하지 못했던 취미 생활과 친구관계를 회복하고 싶은 것을 꼽았다.

    ① 전공을 살린 직업활동

    “앞으로 건강하게 학교 졸업하는 것이 우선이고 아직은 없는데, 나이가 먹었다고 거시기 안하고, 유 치원으로, 유치원공부도 좀 했거든, 학교졸업하면 복지사 같은 자격증이 나오는데 배운 게 있응게 유치원으로도 가서 좀 도와주고 싶고 선생님 보조 선생님이라도 그런 거라도 하면 좋겠어. 우리집 양반도 졸업하고 그냥 집에만 있지 말고 1년만 취업해봤으면 좋겠다고 그래. 젊어서는 간병인도 10 년 했었지만 이젠 나이도 있고 배운 것도 있으니까 욕심은 안내는데 일은 해보고 싶어”

    30대 이상의 상담전공 성인 만학도들의 경우 (김건숙 외, 2013), 졸업 후 대학원 진학과 상담기관에 서 일하는 것을 가장 많이 희망하였는데 연구참여자의 경우 더 이상 대학원 진학을 희망하진 않지만 대 학 졸업후 전공을 살려 짧게라도 취업해 보고 싶은 욕구가 있었으며 이러한 욕구는 노소를 막론하고 전 문교육을 받은 사람으로서 사실상 당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고등교육기관의 노인교육 프로그램을 분석한 연구(이영선, 2011)에 의하면 고등교육기관의 노인교 육은 직업교육 및 재취업에 대한 기여도가 낮은 것으로 이수자의 사회진출보다 배출에만 중점을 두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연구참여자의 경우 비록 나이가 많더라도 대학을 졸업한 이후 취업에 대한 욕구가 있었다. 노인만학도의 경우라 해도 일반 대학생과 같이 취업이나 진로지도에 대한 배려는 필요하며 배 우고 일하는 활동적인 노년의 모델의 개발을 위해서도 대학당국이나 정책적으로 노인만학도의 취업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② 취미생활, 친구관계의 회복

    연구참여자는 중고등학교 과정을 시작하기 전인 60대 중반 이전까지 일반 여성노인들처럼 복지관 에 다니면서 친구들과 교류하며 다양한 취미생활을 하였으나 학업을 시작하면서 그러한 개인적인 생활을 접어야 했다. 그러나 대학을 졸업하면 시간이 많아질 것을 예상하면서 예전에 했던 활동들을 다시 시작할 계획을 갖고 있다.

    “그전엔 취미생활도 많이 했었는데 다 접었지, 지금 바뻐서. 나는 옛날엔 친구들하고 같이 수영도 다니고 춤도 많이 췄어. 뭐 어디 가서 한 게 아니라 스포츠댄스 운동도 많이 배웠지. 학교 졸업하면 붓글씨도 다시 쓰고 운동도 다시 하려고 하는디.”

    “오늘아침에도 우리 집 양반과 그 이야기했어. 대학졸업하면 앞으로 친구도 있고, 이야기할 사람도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도하고, 놀기도 하고, 대학졸업하면 친구들도 하나씩 사귀라고, 그래도 잘 골 라야지”

    Ⅳ. 논의 및 결론

    본 연구의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연구참여자인 만학도 여대생이 대학공부를 하게 된 개인적 요인은 큰 딸로서 학업 중단을 해야 했던 평생 한, 자신보다 더 많이 배운 형제들에 대한 부러 움, 배움에 대한 강렬한 욕구, 건강한 체력과 부지런함 등이었으며 가족적 요인으로는 남편의 정보제공 과 적극적 지지, 손자녀 양육을 하지 않는 부부 단독가구 생활, 학비면제와 연금으로 경제적으로 안정 된 생활이었다. 사회적 요인으로는 만학도 여성을 위한 도립여성중고등학교의 존재와 만학도 여성노인 의 입학을 허용하는 대학교를 들 수 있다.

    둘째, 본 연구의 주제인 만학도인 여자노인이 대학생으로서의 경험이 갖는 의미는 ‘최고의 행복’, ‘생 각지도 못했던 꿈의 실현’, ‘자신이 생각해도 대단한 자신감과 긍지’, ‘배우는 재미와 써먹는 보람’ 그리 고 ‘대학생 신분으로 사회적 존재로서 인정받음’ 으로 나타났다. 셋째, 참여자가 대학생이 된 이후 경험 하는 개인적 변화로는 ‘신체적, 심리적 활력’ ‘학업몰입으로 정신 건강의 고양’ ‘지적 능력의 향상’이 가 족적 변화로는 ‘배우자의 지원과 강해진 부부애’, ‘자녀들의 지지’, ‘자녀와 친지들로부터 인정받음’을 들 수 있다. 참여자가 대학생이 되어 경험하게 된 사회적 변화로는 ‘대학생 할머니라는 이중 정체성으로 인 정받음’ ‘친구나 이웃관계의 소원 및 단절’, ‘젊은 교수와 대학생들과의 세대통합’을 들 수 있다.

    셋째, 여성 노인인 연구참여자가 대학생활에서 겪는 어려움으로는 특히 컴퓨터 작업과 논술식 시험 문제와 같은 학습 기술의 버거움과 허리건강 악화 및 시력 저하와 같은 신체적 건강약화, 그리고 학업 과 가사병행의 부담이 있었다. 이러한 어려움에 대처하기 위해 연구참여자는 인지적으로 부딪치면 밀 고 나아간다는 생각과 행동적으로는 모르면 무조건 물어보기와 배우자와 함께 토론하며 복습하는 것으 로 정서적으로는 나이가 들었어도 꿀리지 않는 당당한 마음과 실제 인생 경험에서 얻은 자신감으로 노 력하였다. 마지막으로 연구참여자의 졸업 후의 계획으로 배움을 살려 취업하고 싶은 것과 학교 다니느 라 하지 못했던 취미생활과 친구관계를 회복하고 싶은 것을 꼽았다. 이러한 연구 결과의 주요 내용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논의하고자 한다.

    먼저 70대 노인 여성인 연구참여자의 대학 진학의 동기는 선행연구에서 노인 여성이 아닌 성인 혹은 중 년의 만학 여성들의 동기와 유사하게 배움 자체의 즐거움이나 학습지향 요인(배성의,1996; 이정희, 안영 식, 2007 최문실,1986)과 맏딸로서의 희생, 아들과 딸의 차별과 같은 가부장제의 영향(김정민, 최연실, 2014)으로 학업 중단에 대한 한을 풀기 위한 것이었다. 그리고 계기가 된 것은 배우자인 남편의 정보제공 과 지지 같은 외적인 자극도 있었지만 참여자 자신의 누구한테 지지 않으려는 성격과 60대 중반에 주간에 다니는 중학교과정을 시작할 정도로 학업에 대한 강한 개인적 열정도 노년기 만학을 시작하는데 큰 영향 을 미쳤다. 이는 여성노인 만학도 특히 대학생 만학도인 경우 단순히 배움에 대한 한을 푼다는 소극적이고 공통적인 동기 외에 노인여성 개개인의 성격적인 특성 특히 적극적이고 성취지향적인 성격과 같은 개별 적인 요인에 주목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노인여성이라고 하면 흔히 떠올리는 소극적이고 시대나 제 도의 희생양으로만 한을 품고 있는 존재로 간주하기 보다도 노년기 여성이라도 성취지향적이고 인생을 개척하고 싶어하는 적극성을 갖는 개인적 차이가 있으며 여성노인에 대해 고정관념화된 이미지나 편견을 버리고 개별적 특성과 차이를 가진 존재로 인식하고 존중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참여자가 대학생활 경험의 의미를 행복이나 꿈의 실현, 자신감과 긍지, 배우는 재미, 학생 신분 으로 갖게 된 사회적 존재감과 같이 매우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은 여성노인이 아닌 중년의 만학도에 대한 연구(이정희, 안영식, 2007)나 대학생활이 아닌 문해교육(최영이, 임춘희, 2015) 혹은 평생교육 에 참여하는 여성노인에 대한 연구(변애경, 윤창국, 2017)에서 만학을 통해 갖게 된 긍정적인 효과 가 령 자존감의 향상, 새로운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정체성이나 직업인으로서의 정체감을 갖게 되었다는 결 과와 일맥상통한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참여자와 같은 여성노인이 대학생으로서의 만학의 경험은 배움을 통해 인생 최고의 행복을 느끼며 배우는 재미와 써먹는 보람을 경험한다는 것은 만학을 통해 배 움에 대한 즐거움과 배운 지식 적용이라는 선행 결과(김건숙 외, 2013)와도 일치한다. 또한 노년에 맞 서는 최고의 무기는 학문을 익히고 미덕을 널리 실천하는 것이며 노년이 되었다고 학업에 대한 열정이 식는다는 것은 아니라는 고대 정치가이자 철학자인 키케로(정윤희, 2015)의 말은 시대를 넘어 만학도 인 참여자에게도 해당된다. 배움으로 인한 느끼는 행복과 재미는 정신적인 쾌락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 는 신체적으로 노쇠해지는 노년이라도 누릴 수 있는 쾌락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비교적 고령의 여성노인인 연구참여자가 대학생 신분으로 갖게 되는 사회적 존재감을 갖게 된 경험의 의미와 대학생이 된 이후 삶의 변화로 ‘대학생 할머니’라는 이중적인 정체성으로 인정받은 경 험은 문해교육이나 평생교육기관에 다니는 여성노인이 갖게 된 학습자로서의 정체성이나 자존감 향상 과는 다른 참여자 자신이나 주위의 사회적 인식에서도 더욱 당당한 성격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 그것 은 여성노인으로서 젊은 세대가 대부분인 대학생의 정체감을 갖는다는 것이 매우 드물고 성취적이며 도전적이기 때문이다. 연구참여자는 이미 노년기인 60대 중반에 중 고등학교 과정을 마치면서 만학도 학생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졌던 경험이 있으며 성취감을 맛보았다. 그러나 참여자가 느끼는 대학생으로 서의 정체성은 이전의 학생으로서의 정체성과는 더 높은 차원으로 자기 스스로가 느끼는 것이나 자녀 나 친척, 이웃 등 다른 사람들이 대단한 일로 인정한다는 점에서 특별하고 더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정 체성인 것이다. 그리고 대학생이 되고자 했던 이유 중에는 무엇보다 ‘배움 자체에 대한 강렬한 욕구’가 자리하고 있었다는 것을 볼 때 노년기 여성이라해도 매우 자발적이고 주체적인 학습자로서의 욕구가 존재한다는 것과 여성 노인도 노년기에 새로운 정체성을 스스로 만들 수 있는 역량이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노년기에 개개인이 갖고 있는 정체성과 노년기에 어떠한 생활양식을 갖고 생활하여야 하는가에 대한 노인 개개인의 생각은 사회에서 요구되는 것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인다기보다는 자신의 생애경험 에 기초하여 재구성하면서 다양성이 발생하게 된다(정경희, 한경혜, 김정석, 임정기, 2006)고 할 수 있 다. 노년기에 교육을 통한 정체성의 변화는 비록 대학교육은 아니지만 평생교육에 참여한 여성노인들 이 평생학습 참여로 기술적인 지식의 획득뿐만 아니라 새로운 사회구성원으로의 역할을 새롭게 경험했 다는 보고(변애경, 윤창국, 2017)와 학위과정에 있는 3,40대의 성인 만학도들이 배움을 통해 자아정체 성을 회복하였다는 연구결과(민선향, 2006)와 학위과정에 있는 3,40대의 성인 만학도들이 배움을 통 해 자아정체성을 회복하였다는 연구결과(민선향, 2006)와도 일맥상통한다.

    만학의 대학생이 되었다고 해서 늙음을 부정하지 않고 ‘대학생 할머니’로 불리고 인정받는 것에 대해 ‘대학생 할머니’로서의 정체성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당당한 태도를 갖는 참여자의 모습은 누구에 게 보이기 위해서나 경제적 목적을 위해 학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순수하게 ‘배우는 존재’로서 자신을 규정하고 70대 중반의 나이에도 ‘영원히 살 것처럼 배우고 내일 죽을 것처럼 열심히 사는’ 노후 적응을 잘하는 여성노인의 예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신노년층의 특성 중의 하나가 배움에 대한 열정(정경희 외, 2006)이지만 연구참여자와 같이 65 세 이후에 중고등학교 정규과정을 시작하고 70대가 넘은 나이에 대학교육을 시작하기란 여성노인의 주 체적인 결단 없이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연구참여자가 지각한 대학생 만학도로서의 경험의 의미 중 하나로 ‘대학생 신분으로 사회적 존재로서 인정받음’이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흔 히 노인의 사고(四苦) 중의 하나가 할 일이 없으며 여성노인의 경우 사실상 비정규직이나 자영업, 가족 이 함께 하는 사업장 혹은 농촌 여성노인과 같이 일을 한다고 해도 사회적으로 크게 인정받지 못하는 경 우가 허다하다. 그러나 대학생이라는 신분은 교육을 중시하는 한국에서 사회적으로 인정해주는 사회적 지위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여성노인이 대학생이 되어서 비로소 사회적 존재라는 인식과 인정 을 받게 되었다는 것은 여성노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여전히 낮으며 한편으로는 만학이 여성노인 스스 로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만들고 사회적 존재로서 존재감을 느끼게 되는 계기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노인 여성의 경우 정체감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가족이라고 할 수 있으며 가족 속에서의 역 할에 따라 정체감이 규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참여자는 만학도 대학생이 된 이후 삶의 변화로 대학생인 할머니라는 이중정체성으로 인정을 받게 되었다. 이러한 결과와 관련하여 연구참여자 가 ‘대학생 할머니’로서 갖게 된 새로운 정체감은 외부인에게 보여지고 인정받고 싶은 객체적 자아의 모 습으로서의 정체감의 의미도 있지만 ‘할머니 대학생’으로서 보내는 시간이 그냥 무료한 노년의 시간을 보내기 위한 객관적인 시간(Chronos)가 아니라 대학생으로서 학업에 몰입하며 나이를 잊고 행복을 느 끼게 하는 주관적 시간(Kairos)을 갖게 해주는 정체감이라는 점에서 매우 의미있고 중요한 정체성이라 고 할 수 있다.

    참여자가 대학생 만학도로서 경험한 의미 가운데 ‘생각지도 못했던 꿈의 실현’과 ‘자신이 생각하기에 도 대단하다고 여기는 자신감과 긍지’는 흔히 매슬로우가 말한 자아실현의 경험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 처럼 노년에 중고등학교를 시작하고 또 다시 대학교육을 시작한 여성노인인 참여자에게 만학은 결코 ‘남보다’ 더 잘하려고 남에게 좋은 인정을 받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이전의 자신보다 더 잘하기’ 위해 자신 의 모습을 최고의 상태로 만들어 가는 과정으로 그 과정 속에서 꿈의 실현과 자신감과 긍지를 경험했다 고 할 수 있다. 연구참여자가 배움에 대한 욕구와 건강한 체력과 부지런한 태도로 단독가구 생활에서 배우자의 지지를 받으며 대학생활을 하고 있는 것은 국내외 연구에서 성공적 노화의 구성요소로 밝혀 진 신체적 건강, 사회적·생산적 활동 참여, 자기효능감, 사회적 지지와 타인과의 긍정적 관계(안정신, 정영숙, 정여진, 서수균, 2011)를 포함하는 경험으로 성공적인 노후 적응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 노인 들 특히 관계중심적인 여성 노인들의 경우 배우자나 자녀와 같은 가족관계가 성공적 노화의 강력한 영 향요인으로 확인되고 있으나(안정신 외, 2011), 연구참여자처럼 노년기 후반의 여성노인이 가족관계 를 잘 유지하면서도 동시에 자신의 배움을 향한 개인적이고 자율적인 욕구 충족의 활동을 병행하는 것 도 성공적 노화의 일면일 수 있음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즉 여성 노인을 일반적으로 가족관계나 대인 관계에 치중하는 관계중심적이고 관계의존적인 존재로만 간주하기 보다는 여성 노인이라 하더라도 개 개인마다 고유한 욕구를 갖고 있으며 그러한 욕구를 실현하기 위해 신체적인 나이를 의식하지 않고 자 신이 기회를 만들어가는 주체적인 존재로서 개별성을 갖는 존재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연구 결과에서 연구참여자가 대학생이 된 이후의 삶의 변화가 대부분 긍정적인 부분이었으나 사회적 인 면에서 친구관계나 이웃관계의 소원 및 단절과 같은 고립을 경험하는 것과 만학도로서의 어려움 가 운데 고령의 배우자를 돌보며 가사일도 해야 하는 학업과 가사병행의 부담은 부부만 사는 단독가구의 여성노인이 만학을 하게 될 때 예상되는 어려움이라고 할 수 있다. 문해교육이나 노인복지관에 다니며 평생교육에 참여하는 여성 노인들이 같은 입장의 여성노인들끼리 교류하고 나누는 사회적 관계망을 확 대하는 것(변애경, 윤창국, 2017)과는 달리 여성 노인이 학업의 부담이 큰 대학을 다니게 될 때는 학업 준비로 친구나 이웃과의 교류가 오히려 축소되거나 단절되며 특히 집에 자신이 돌봐야할 배우자 남편 이 있을 경우 돌봄과 가사로 인해 사회적 교류를 위한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며 그로 인해 사회적 관계망 이 오히려 축소되어 친밀한 친구가 필요한 노년기에 고립적인 생활을 하게 될 수 있다. 노년의 만학도 여성에게 남편은 가장 중요한 지지자이며 안정되고 결속된 부부애는 만학의 대학생활을 영위할 수 있 게 해주는 중요한 지지원인 것은 분명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노령의 배우자를 돌보기 위해 수업만 받는 대학생활을 해야 하므로 동료 학생들과의 교류나 기타 대학생활의 경험이 제한되고 고립될 수도 있다. 또한 배우자의 건강이 갑자기 악화될 경우 참여자와 같은 부부 단독 노인가구의 상황에서는 돌봄을 위 해 학업을 중단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여성 노인의 경우 만학은 배우자가 있는 경우 배우자의 건강과 돌 봄 상황에 크게 좌우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만학도 여성 노인들의 그러한 어려움을 위해 여성 노인 스스로 친한 친구들과의 정서적 교 류를 유지하는 데에도 신경을 쓸 필요가 있으며 여성 노인 만학도가 있는 가족 즉 배우자나 자녀들은 정 서적으로 더 많은 지지를 해 줄 필요가 있다. 또한 대학에서도 여성 노인을 포함한 만학도 노인들이 대 학생활에서 사회적, 정서적으로 고립되지 않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

    연구참여자의 사례로 보듯이 노인 여성 만학도는 대학의 강의실 상황에서는 학생으로서 젊은 학생들 이나 교수들과 세대통합, 세대연결을 경험하지만 강의실을 벗어난 교내에서는 동아리나 학습모임, 학 생회 활동 등에서 배제되거나 분리되는 세대단절을 동시에 경험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외부적으로 여성노인 만학도는 학내에서는 표면적인 구성원이지만 실제적인 대학생활에서는 젊은 세대의 대학생 과는 교류가 없는 단절된 소수자인 것이다. 사회적 관계에서도 외부인의 눈으로는 일반적인 할머니이 지만 정작 동년배의 여성노인들과는 전혀 다른 생활양식과 정체성으로 또래 여성노인들과 교류할 시간 조차 없는 소수자의 위치에 놓인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노인 여성 만학도는 자발적인 학업 의지로 적극적이고 도전적으로 노년기 삶을 개척하는 개척자이지만 대학 사회에서나 같은 연령대의 노인 여성들과의 관계에서 고립된 상황에 놓인 소수자라는 점에서 이들을 위해 대학에서는 노인 만학도를 포함한 성인 만학도들을 지원하고 이들의 목 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만학도로 구성된 학생회 같은 조직화된 모임도 대학 내에 필요할 것이다. 노인 집 단도 다양성과 개별성이 점차 심화되어가는 현실에서 앞으로 여성노인을 사회적 비용의 부담이 많은 복 지서비스의 수혜대상자, 가족이나 사회에 의존적인 존재로 간주하기 보다 여성노인 집단내에서의 다양 성과 개별성을 고려하여 다양한 개별적 욕구를 가진 집단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여성노인을 위한 교 육을 문해교육이나 혹은 취미나 여가 중심에 치중된 평생교육도 중요하지만 연구참여자와 같이 정규 교 육기관에서 교육을 받고 싶어하는 학업 욕구를 가진 여성 노인이 있음을 인식하고 이들의 욕구에 대한 사회적, 정책적 관심이 필요하다. 평생교육 차원에서 만학도 여성을 위한 정규 학력 인정 중고교과정이 확대되고 대학교육의 기회가 개방되어야 한다. 여성노인을 취미교육이나 임시적인 일자리 교육의 대상 으로 간주하지 않고 노령화 사회에서 비록 소수이나마 대학교육을 원하는 수요층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 다. 마지막으로 참여자가 대학졸업 후 전공을 살려 취업하고 싶다는 희망과 관련하여 현실적으로 고령 의 여성노인이 대학졸업후 취업을 하기란 쉽지 않으며 참여자와 같은 노인대학생은 아니지만 고등교육 기관에서 이루어지는 노인교육의 사회적 효용은 낮은 편으로 (이영선, 2011)) 그러한 노인교육 이수후 취업하는 기여도는 낮은 편이라 할 때 비록 노인의 극소수 집단이나마 여성노인 대학생이 대학 졸업 후 에 전공을 살려 취업하여 사회적으로 기여하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관심과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연구를 통해 볼 때, 여성노인 만학도의 대학생으로서의 경험은 인생 최고의 행복을 느끼 며 생각지도 못했던 꿈을 실현한 것이며 대단한 자신감과 긍지를 갖게 하고 배우는 재미와 보람을 느끼 며 대학생이라는 정체성으로 사회적 존재감을 갖게 하는 매우 긍정적인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대학생이 된 이후의 삶의 변화도 학교생활로 인해 친구나 이웃과의 관계가 소원해지거나 단절 되는 점을 제외하면 개인적, 가족적, 사회적으로 긍정적이며 비록 버거운 학습기술과 신체적 건강의 부 분적인 약화와 학업과 가사병행의 부담과 같은 어려움이 있으나, 도전정신과 모르면 무조건 물어보고 복습하는 실천적 행동과 나이가 들었어도 꿀리지 않는 당당함과 실제 인생 경험에서 얻은 자신감으로 대학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본 연구가 비록 연구참여자를 찾기 어려운 여성 노인 대학생에 대한 사례연구이기는 하나 주로 참여 자의 면접에만 의존하여 좀 더 다양한 자료원 가령 참여자의 남편이나 같은 학교에 다니는 대학생 학우 나 담당교수 혹은 대학교직원이나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한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지 못하였다는 점에서 아쉬움과 제한점을 갖는다. 그러나 본 연구를 통해 볼 때 비록 단일 사례에 국한되지만 여성 노 인이 노년기에 시작하는 대학교육은 노년에 행복하고 자신감있는 삶을 영위하게 해주는 중요한 의미를 가지며 여성노인이 자신의 삶을 적극적으로 개척하고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긍정적이며 활동적 인 노년의 삶을 향유하는데 기여한다고 할 수 있다. 이는 노인 인구의 다수를 차지하는 여성노인의 행 복하고 활동적인 노후생활과 인적 자본의 강화와 사회적 활용 그리고 평생교육의 사회적 흐름을 고려 할 때 여성 노인을 위한 고등교육의 기회를 확대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계속해서 여성노인의 대학 교육 경험에 대한 연구가 보다 활발해지길 기대하며 아울러 앞으로 많아질 고학력의 베이비부머 여성 노인에 대한 연구도 활성화되길 기대한다. 노년은 지혜가 증가하는 시기로 특히 여성 노인은 생활경험 에서 우러나오는 지혜가 많으므로 대학교육 같은 고등교육을 받을 때 지식과 지혜가 겸비되어 노방출 주(老蚌出珠: 늙은 조개가 진주를 낳는다)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는 경제적으로 여유 가 있으며 비교적 건강하고 배우자와 자녀들과도 편안한 관계를 맺고 있는 고령의 여성 노인이 자발적 이며 도전적으로 대학교육을 선택하여 배움의 삶을 실천하면서 노후의 정체성의 변화와 그에 따른 긍 정적인 삶의 변화의 예를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Figures

    Tables

    The categories on experiences as a college student of particip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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