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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N : 1229-4713(Print)
ISSN : 2288-1638(Online)
Korean Journal of family welfare Vol.28 No.2 pp.241-264
DOI : https://doi.org/10.13049/kfwa.2023.28.2.6

Children's Outdoor Play Experience

Kyoung-Min Kim, Hyun-Jean Yi
Instructor, Early Childhood Education, Daegu Catholic University, Gyeongsan, Korea
Professor, Early Childhood Education, Daegu Catholic University, Gyeongsan, Korea

* 본 논문은 2023년 한국유아교육학회 춘계학술대회 구두발표 논문을 수정⸳보완한 것임.


Corresponding Author: Hyun-Jean Yi, Professor, Early Childhood Education, Daegu Catholic University, Gyeongsan,
Korea(E-mail: yihan@cu.ac.kr)

June 4, 2023 ; June 14, 2023 ; June 15, 2023

Abstract

Objective: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examine the process in which young children lead the construction of knowledge through outdoor play experiences, and to provide teachers with implications for outdoor play support measures.


Methods:

The study was conducted through the participatory observation of 26 children in the Zelkova tree class of kindergarten B located in A city, K region, and visual research methods, interviews, and the collected data were analyzed from the constructivist perspectives.


Results:

First, the children immersed themselves in exploring activities to achieve their goals depending on their respective interests. Second, the children experienced perceptive unbalance status through the issues understood as preconceptions or not explained during outdoor playtime. Finally, the experiences of solving the problem during playtime through collaboration with their peer group provided a chance to break the stereotyped framework of the children.


Conclusion:

Teachers support children’s play based on the right understanding of interest to operate outdoor plays with children as active knowledge composers and figure out their preconceptions to offer a chance for voluntary investigation through perceptive conflicts. Also, it is necessary to offer a chance for collaborative activities in order for children to reconstruct knowledge actively through interactions with their peer group.



유아의 바깥놀이 경험에 대한 연구*
그림자놀이와 수박씨 심기를 중심으로

김경민, 이현진

초록


    Ⅰ. 서 론

    정부는 유아가 놀이를 통해 배움을 이끌어낼 힘을 지닌 아이들로 성장할 수 있도록 ‘2019 개정 누리 과정’을 확정·발표하고 ‘놀이를 통한 배움’으로 유아교육의 변화를 시도하였다. 놀이중심 교육과정의 실행으로 인해 놀이는 교육과정의 핵심 내용으로 자리 잡게 되었으며 그 과정에서 유아가 주도적으로 배움을 생성해 가는 진짜 놀이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게 진행되었다(오채선, 2019).

    유아들의 놀이는 공간에 따라 실내 놀이와 바깥놀이로 나눌 수 있다. 실내 놀이는 교실 내에 다양한 흥미 영역을 구성하여 유아들이 자유롭게 참여하는 놀이이며(엄정애, 2017) 제한된 공간에서 소근육을 활용한 정적 놀이가 주로 이루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바깥놀이는 교실 ‘밖’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유아들의 자발적 놀이(Stewart, 1989)로 대근육 활동과 사회적 상호작용이 활발히 일어난다는 특징을 갖는다. 실내놀이와 바깥놀이 모두 나름의 교육적 가치를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실내놀이를 통 해서만 학습이 가능하다는 믿음을 가져왔다(나귀옥, 김경희, 2014). 반면 바깥놀이는 단순한 신체 활 동이나 잉여에너지 발산을 위한 소극적 개념으로 인식하고 교육적 가치 또한 낮게 평가해 왔다(김정아, 김학삼, 2008).

    바깥놀이 관련 연구들(권선영 외, 2017; 배선영 외, 2017)은 바깥놀이를 유아들이 자발적이고 주도 적으로 참여하는 대표적 놀이로 소개하며 교육적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바깥놀이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유아들은 도전과 모험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가진 능력과 한계를 인식하게 되고, 자기 행동을 주도적으로 결정하는 주체로서 존재하게 된다(곽노의, 2011). 또한 자연 친화적 요소가 강조된 바깥놀이(교육과학기술부, 2012)는 일상에서 경험하지 못한 감각적 경험을 제공하며 유아들에게 매혹 적인 흥미의 대상을 만나 배움을 생성해 갈 기회를 제공한다(임부연, 서민주, 2017). 그리고 자연 속에 서 이루어지는 유아들의 기초적인 탐구활동은 경험의 내적 의미를 지식으로 연계하여 배움이 일어나도 록 돕는다(Wardle, 1995).

    바깥놀이는 유아들의 잠재된 교육적 가능성을 확장하고(Frost & Sutterby, 2017), 그들의 창의성 과 호기심을 자극하여 비형식적 교육의 기회를 제공한다(Bilton, 2010;Maynard, 2014). 그러나 유 아들이 바깥놀이를 통해 습득한 지식과 기술은 구조화되어 있지 않으며 명확한 내용으로 확인되거나 경계 지을 수 없는 암묵지 형태로 존재한다. 그래서 유아들에겐 바깥놀이를 통해 습득한 지식이나 기술 을 실험해 볼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즉, 유아가 암묵지 형태로 습득한 지식과 기술은 반복적 실험을 통 해 심화 ⸳ 확장되며 그 과정에서 지식은 재구성 된다(신애선, 안경숙, 2019). 이같이 유아들의 바깥놀이 가 단순 놀이가 아닌 배움의 과정으로 실현되기 위해 교사는 유아들의 지식구성 과정에 대한 이해를 바 탕으로 유아들의 놀이를 관찰하고 지원해야 한다.

    놀이중심 교육과정이 실행되면서 놀이와 배움에 대한 다양한 연구들이 진행되어 왔다(오채선, 2019;유혜령, 2019;임부연, 손연주, 2019;지성애, 2019;탁정화, 2019). 놀이와 배움에 대한 선 행연구들은 놀이와 배움의 관계와 의미 그리고 방향을 탐색해 보는 문헌 연구가 주를 이루었으며, 실제 유아들의 놀이 경험을 통해 배움의 의미를 살펴본 연구는 많지 않았다. 유아들의 놀이 경험을 통해 배 움의 의미를 살펴본 소수의 질적 연구가 있었으나, 주로 실내놀이를 중심으로 진행된 연구들이었다(김 순환, 오현주, 2019;배진희, 이순아, 2023, 이진희 외, 2019). 바깥놀이가 가진 교육적 가치에도 불 구하고 유아들의 바깥놀이 경험을 통해 놀이와 배움의 관계를 살펴본 연구(김경민, 2022, 신애선, 안 경숙, 2019)는 미미하였다. 이는 바깥놀이에 대한 교사들의 높은 인식(이선애, 2019)과 달리 실제 유 아교육 현장에서의 관심과 실천은 낮다는 연구 결과(고선아, 2019;이선애, 2019)와 같이 바깥놀이가 실내놀이에 비해 낮게 평가되고 있음을 보여주며, 동시에 놀이와 배움에 대한 바깥놀이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져야 할 필요성을 제시하고 있다.

    연구자는 선행연구가 문헌연구와 실내놀이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는 점, 그리고 바깥놀이의 교육적 가치에 비해 바깥놀이 경험과 배움에 관한 연구가 많지 않다는 점에 주목하였다. 교육과정 안에서 ‘놀이 를 통한 배움’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유아의 놀이 경험과 배움의 과정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놀이 가 지원되어야 하며, 이는 유아의 관심과 흥미를 이해하고 배움을 지원하려는 교사의 노력에서 시작된 다(탁정화, 2019). 그러므로 연구자는 본 연구를 통해 유아들의 바깥놀이 경험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고 놀이를 통한 배움의 과정과 가능성을 심층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그리고 본 연구의 결과는 유아교육 현장에서 유아들의 놀이를 지원하는 교사들에게 바깥놀이 지원 방안에 대한 시사점을 제공할 것을 기 대한다. 본 연구의 목적에 따른 연구 문제는 다음과 같다.

    • 연구문제: 유아의 바깥놀이 경험은 어떠한가?

    Ⅱ. 연구방법

    1. 연구 현장

    본 연구가 진행된 연구 현장은 A 시에 위치한 B 유치원이다. B 유치원은 H 대학의 부속 유치원으로 예비 유아 교사를 위한 아동 관찰 수업과 교육실습, 유아교육 관련 연구 등이 진행되고 있었다. B 유치 원의 바깥놀이 환경은 운동 놀이 영역, 모래·물놀이 영역, 자연 탐구 및 관찰 영역, 작업 및 휴식 영역 으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유치원 입구와 놀이터 옆 창고에는 유아들이 바깥놀이에 사용할 수 있는 놀잇 감과 도구들이 비치되어 있어 유아들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놀이터 주변에는 작은 동산과 나무가 있어 자연 친화적인 환경에서 유아 주도의 탐구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었다.

    B 유치원은 매일 오전 10시 40분 ~ 12시 규칙적으로 바깥놀이 시간을 운영하였으며, 오후에는 교 육 프로그램 일정에 따라 주 1~2회 30~60분 정도 융통성 있게 바깥놀이를 운영하고 있었다. 유아들 은 바깥놀이 시간 운동 놀이 영역과 자연 탐구 및 관찰 영역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자유로운 탐색 활동과 탐구 활동을 경험할 수 있었다.

    2. 연구 참여자

    본 연구의 참여자는 B 유치원 만 5세 느티나무 반 유아 26명(남아:15명, 여아 11명)과 담임교사이 다. 느티나무 반 유아들은 평소 카메라를 활용하여 자신의 놀이를 자유롭게 촬영하였으며, 교사는 유아 들이 촬영한 사진을 교실과 복도에 전시하여 유아들이 사진을 자유롭게 감상할 수 있도록 하였다.

    느티나무 반 교사는 대학 졸업 후 B 유치원에서 6년째 근무하고 있었으며, 만 5세 반 담임으로 유아 중심 ⸳ 놀이중심 교육과정은 2년째 운영하고 있었다. 교사는 평소 유아들의 놀이를 민감하게 관찰하고 유아들과 적극적으로 상호작용하였으며 유아들에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충분한 환경과 기회를 제공 하고자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 교사: 저는 바깥놀이 시간 유아들의 놀이를 관찰하는 시간이 많은 것 같아요. 그러다 같이 놀이를 하기도 하구요. 무엇보다 아이들이 어떻게 놀고 있는지, 어떤 놀이에 관심이 있는지 또 뭘 더 궁금해하는지를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제가 알려주는 것 보다 아이들이 알고 싶 은 것을 알아가는 것이 중요하니까요.

    <연구 참여자 면담, 2021. 3. 3>

    3. 방법론적 배경

    본 연구는 참여관찰, 시각적 연구 방법, 면담의 세 가지 방법론을 통해 진행되었다. 참여관찰은 연구 자가 연구 현장에 머물며 자료를 수집하는 연구 방법으로(Bogdan & Biklen, 2010) 바깥놀이 관찰 중 나타나는 유아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통해 유아들의 바깥놀이 경험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이 과정 에서 연구자는 연구 참여자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바깥놀이 경험까지도 이해하게 되므로 참여관찰 은 유아들의 바깥놀이 경험을 이해하는데 직접적으로 도움을 주는 연구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시각적 연구 방법은 연구 참여자인 유아들이 시각 자료를 직접 생성하고 해석하게 함으로써 자료를 수집하는 질적연구 방법으로(Rose, 2014) 언어적 표현이 제한적인 유아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 유용한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유아들이 생성한 시각 자료는 유아들이 어느 공간에서 어떤 대상과 함께 있었 으며 어떠한 의미로 만났는지를 연구자에게 알려주므로 유아가 생성한 시각 자료는 유아들의 경험을 연구자와 공유하도록 하는 매개체가 된다(이효원, 조희숙, 2016). 연구자는 바깥놀이 시간 유아들이 자유롭게 촬영한 사진과 그림을 수집한 후 면담 시간 유아들에게 제시하여 해석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유아들이 촬영한 사진과 그림, 유아의 해석 자료를 수집하여 연구에 활용하였다. 최근 질적 연구에서 연구 참여자의 목소리를 강조하는 경향을 고려할 때 자료 해석 과정에서 유아와 협력적 관계를 유지하 는 시각적 연구 방법은 연구자가 관찰하지 못한 유아들의 바깥놀이 경험에까지 접근이 가능하므로 본 연구의 목적에 적합한 연구 방법이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질적 연구의 대표적 방법의 하나인 면담은 개인 또는 다수의 연구 참여자와 대화 형식으 로 이루어지므로, 지나간 사건이나 연구자의 직접 관찰이 어려운 경험까지도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김 영천, 2016). 참여관찰과 시각적 연구 방법만으로는 유아들의 바깥놀이 전후 놀이 상황이나 유아들 간 의 긴밀한 관계까지 파악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었으므로 연구자는 유아들의 바깥놀이 경험을 심층적으 로 이해하기 위해 반구조화된 면담을 3회 진행하였다.

    4. 연구 절차

    본 연구는 예비 연구와 본 연구로 나누어 진행되었다. 예비 연구는 2020년 11월 A 시에 위치한 C 어 린이집 만 5세 유아를 대상으로 3회에 걸쳐 진행되었으며, 놀이에 집중하느라 사진 촬영에 대한 유아의 낮은 관심이 낮다는 문제를 발견할 수 있었다. 예비 연구에서 발견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C 어린이집 원장님과 교사, 유아교육 전문가의 의견을 얻어 사진에 대한 유아들의 관심을 끌어내기 위해 유아들이 촬영한 사진을 전시하기로 하였으나 느티나무 반 유아들은 이미 사진 촬영과 전시를 하고 있어 별도의 조처를 하지 않고 연구를 진행할 수 있었다.

    본 연구는 예비 관찰, 본 관찰, 자료수집과 정리로 나누어 진행되었다. 예비 관찰은 2021년 2월부터 3월까지 진행되었으며, 연구 현장 탐방, 기관장 면담 및 연구 승인, 연구 참여자 면담, 연구 동의서 작 성, 유아 놀이 관찰 등이 진행되었다. 본 관찰은 2021년 4월 2일부터 7월 2일까지 총 17회에 걸쳐 참 여관찰과 면담이 진행되었으며 자료수집과 정리는 본 관찰과 동시에 시작되었다. 관찰이 마무리된 이 후 필요시 연구 참여자를 대상으로 추가 면담을 진행하거나 교사에게 일지와 사진 등을 추가로 요청하 기도 하였다.

    5. 자료수집

    연구에 활용된 자료는 2021년 4월 2일부터 7월 2일까지 총 17회에 걸쳐 수집하였다. 총 17회의 참 여관찰을 통해 23시간 30분의 영상자료와 342장의 전사 자료, 18장의 연구자 일지, 724장의 사진이 수집되었다. 시각적 연구 방법을 위해 유아가 생성 자료는 사진 421장과 그림 38장이 수집되었다. 매 회 바깥놀이 시간 유아들이 자유롭게 사진을 촬영하도록 한 후 바깥놀이가 끝나면 연구자는 사진 파일 을 다운받아 유아 생성 사진을 수집하였으며 그림은 유아들이 나뭇가지나 분필 등으로 바닥에 자유롭 게 그린 그림을 연구자가 사진으로 촬영하여 수집하였다. 바깥놀이 시간 유아들이 생성한 그림 자료는 선명하지 않아 연구자가 사진에 담긴 유아의 그림을 따라 그리는 작업을 별로도 진행하여 연구에 활용 하였다. 유아 생성자료에 대한 해석과 바깥놀이 경험의 심층적 이해를 위해 진행한 유아 면담을 통해서 는 14명의 녹음 파일과 녹음파일 전사 자료 54장이 수집되었다.

    6. 자료 분석 및 연구의 타당성 확보

    자료 분석은 자료 수집이 마무리된 후 김영천(2016)이 제시한 실용적 절충주의에 기초한 포괄적 분 석 절차에 따라 집중적으로 이루어졌다. 분석 절차는 총 6단계에 걸쳐 진행되었으며 진행 과정은 다음 과 같다. 첫째, 자료 읽기와 정리 단계에서는 수집된 자료를 분류 정리한 후 반복적으로 읽으며 자료 속 의미를 찾았다. 둘째, 분석적 메모 쓰기 단계에서는 메모 작성을 통해 연구에 대한 새로운 통찰과 정련 된 초점에 대한 이해를 끌어냈다. 셋째, 1차 코딩 단계에서는 유아들이 촬영한 사진과 그림을 분류하고 연구자의 전사 자료와 비교 분석하며 코드와 범주를 생성하였다. 넷째, 2차 코딩 단계에서는 1차 코딩 자료를 바탕으로 개념들을 범주화하고 범주화 사이의 관계를 연결하였다(김영천, 2016). 다섯째, 3차 코딩 단계에서는 범주들을 개념적으로 연결하여 주제를 생성하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코딩된 자료들 은 구성주의 관점에서 해석하여 연구 결과로 재현하였다.

    연구자는 연구 기간 유아들의 다양한 놀이를 관찰하며 자료를 수집하였다. 자료 분석 과정에서 나타 난 범주들 중 ‘그림자놀이’와 ‘수박씨 심기’ 자료에서 범주화된 개념들이 유아들의 지식구성 과정을 잘 드러내고 있었다. 그래서 연구자는 ‘그림자놀이’와 ‘수박씨 심기’에서 나타난 범주들을 개념적으로 연결 하여 주제를 생성한 후 구성주의 관점에서 해석하여 연구 결과를 재현하였다.

    본 연구의 타당성 확보를 위해 Lincoln과 Guba(1985)의 신뢰성 준거를 사용하였다. Lincoln과 Guba(1985)의 신뢰성 준거는 충분한 시간의 집중적 관찰, 삼각측량, 심층적 기술, 참조자료의 사용, 연구자의 조언과 지적 다섯 가지 활동으로 이루어졌다. 3개월의 참여관찰을 통해 충분한 시간의 집중 적 관찰 활동을 진행하였으며 참여관찰, 시각적 연구 방법, 면담 등의 방법론을 활용하여 연구를 진행 함으로써 단일연구방법에 의해 발생하는 편견을 방지하고자 하였다. 그리고 연구에 대한 독자의 이해 를 돕고자 연구 방법과 결과에 대해 자세히 기술하였으며 다양한 자료를 수집함으로써 연구자의 주관 성을 최소화하였다. 마지막으로 연구자는 연구 과정에서 방법적, 절차적, 해석적 오류를 줄이고자 연구 진행 과정에 대해 유아 교육전문가 그리고 현장의 교사들과 의논하고 조언을 구하였다. 연구자는 이상 의 다섯 가지 활동을 통해 본 연구의 타당성을 확보하였다.

    Ⅲ. 연구결과

    구성주의는 학습자가 실험을 통해 어떤 법칙이나 원리를 규명하는 것에 의미를 두기보단 개인에게 타당하고 의미 있는 지식을 찾아가는 과정에 의미를 둔다. 또한 학습자의 능동성과 자율성을 존중하고 교사의 개입을 최소화하여 학습자 스스로 지식을 구성해 가도록 돕는다. 유아들은 바깥놀이를 통해 자 신의 흥미와 목적을 추구할 뿐 아니라 지적 호기심에 의해 문제를 제기하였다. 그리고 그 문제를 해결 하기 위해 주도적으로 실험하며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구성해 갔다.

    연구 기간 곤충 잡기, 고구마 심기, 물놀이, 앵두 씨 심기, 봉숭아 물들이기 등 자연 친화적인 놀이가 주로 관찰되었다. 연구자는 유아들의 다양한 놀이 중 유아들의 능동적 배움의 과정이 잘 드러난 그림자 놀이와 수박씨 심기 놀이를 중심으로 결과를 제시하였다. 유아들이 제공한 자료와 해석을 바탕으로 분 석한 유아들의 바깥놀이 경험은 매혹적인 이끌림, 어려움과 진지함의 공존, 틀을 깨뜨리는 즐거움으로 나타났다.

    1. 매혹적인 이끌림

    Dewey(1976)에 따르면 유아는 놀이를 통해 성장해 가며, 그 시작은 흥미의 발견이라 하였다. 바깥 놀이 시간 유아들은 자연 속에서 놀이하며 자의적⸳ 타의적으로 수많은 대상과 만났으며 그 과정에 서 자신에게 의미 있게 다가온 흥미의 대상을 발견하였다. [사진 1]과같이 유아들은 다양한 모양 의 그림자를 카메라에 담았고 자신이 촬영한 그림자에 다양한 의미를 부여하며 흥미와 관심이 시 작되었다. 그림자에 대한 유아들의 흥미와 관심은 면담에서도 잘 드러났다.

    • 하 준: 어. 이거 내가 찍은 건데. (자신이 찍은 사진을 가리키며 말한다.)

    • 연구자: (하준이를 보며) 하준아. 이 사진은 왜 찍은 거야?

    • 하 준: 그냥. (연구자를 보며 작은 목소리로 답한다.)

    • 연구자: (하준이가 촬영한 사진을 보며 놀라는 표정을 지으며) 이 사진이 너무 재미있어서 물어봤는데.

    • 하 준: (재미있다는 말에 연구자를 보며 웃는다. 그리고 생각한다.)음. 이거는 눈하고 코하고 입이 없는 건우예요. 웃기죠. (웃으며 장난스럽게 말한다)

    • 연구자: 아. 정말. 눈. 코. 입이 없네. 건우는 어떻게 하니...(하준이를 따라 웃는다)

    • 하 준: 나중에 이거 누군지 맞추기 놀이할 거예요. 건우는 틀릴 거예요. (웃는다)

    • 연구자: 아. 그래? 누군지 맞추기 놀이해도 재미있겠다. 건우가 맞출지 궁금하네.

    • 나 영: 이건 내가 찍었는데. (연구자에게 들릴 듯 말 듯 작은 소리로 말한다)

    • 연구자: 뭐라고? (나영이를 보며)

    • 나 영: 이거. 내 건데.

    • 연구자: 아. 그래? 나영아. 이건 왜 찍었어?

    • 나 영: 이건 선생님이에요. 그리고 이건 놀이터 이거(안전봉). 이게 여기에(놀이기구 바닥) 똑같이 보여요. 재미있어서요.

    • 연구자: 정말? 이 그림자는 선생님이구나. (사진을 들고 자세히 보며)

    • 나 영: 선생님이 동생하고 이야기할 때 몰래 찍었어요. 선생님은 머리가 긴데 여기는 대머리처럼 보여요. (말을 하고서 크게 웃는다)

    • 연구자: 대머리?

    • 나 영: 여기 머리카락이 안 보이죠? 선생님이 머리를 묶었는데 이렇게 나왔어요. 그런데 다른 사진 은 내가 찍은 게 아니에요.

    • 연구자: 이 나무 사진은 선생님도 누가 찍은 건지 몰라서 물어볼 수가 없네.

    • 하 준: 이건 나무가 무슨 색깔일 때 찍은 건지 알 수가 없네. (한참을 보더니) 이건 꽃이에요? 나뭇 잎이에요?

    • 연구자: 글쎄.

    <유아 면담1), 2021. 4. 9.>

    유아들은 바깥놀이 시간 빛이 불투명한 물체에 막혀 만들어진 그림자를 자유롭게 탐색하였다. 그림 자는 직접 만지거나 느낄 수 있는 감각적 대상이 아니라 직접적인 접촉이 없이 일어나는 물리적 현상이 다. 그래서 성인과 달리 감각적 경험을 통해 지식을 구성해 가는 유아들에게 그림자는 자신들이 풀어야 할 수수께끼이자 호기심과 흥미를 자극하는 놀이 재료가 되었다. 유아들이 찍은 수많은 그림자 사진은 단순히 그림자 사진의 의미를 넘어, 탐색 과정에 대한 기록이며 그림자놀이의 산물이기도 하였다.

    유아들의 지능과 지식구성 과정에서 문제해결의 성공 여부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흥미이다(Kamii & DeVries, 1993). 흥미는 긍정적 정서, 자발적 참여, 지속 적 노력 등의 여러 요소 와 결합하여 유아를 변화시키는 힘을 지니므로 놀이 속 순간적 관심이나 즐거움과는 구별된다(양지애, 김효진, 2022). 흥미는 놀이를 통해 느끼는 긍정적 정서와 달리 자신의 힘과 에너지를 투입하여 그 대 상을 탐색하고 실험하도록 이끄는 힘을 지니고 있다. 연구자는 유아들이 생성한 그림자 사진과 해석에 서 그림자에 대한 유아들의 관심을 읽고, 유아들이 그림자를 탐구해 가는 과정에 조금 더 집중하여 관 찰을 진행하였다.

    수박씨

    • 준범: 이 수박씨 씻어서 오늘 심고 싶어요.

    • 수원: 엄마가 이 수박씨는 싹이 안 자란다고 했어.

    • 준범: 아니야, 선생님이랑 형님들이랑 수박씨 심어서 싹 났다고 했어.

    • 수원 : 진짜요?

    (중략)

    • 산책 다녀온 후 친구들과 수박씨를 심었어요.

    • 지원 : 이거 싹이 날까?

    • 은유 : 진짜 싹이 나서 열렸으면 좋겠다.

    <교사 일지, 2021. 5. 21.>

    유아는 탐구 능력을 갖추고 태어나며, 일상생활과 놀이를 통해 새로운 기술과 지식을 습득해 간다 (Bull et al., 2010). 수박씨에 대한 관심은 ‘간식 시간 모은 수박씨에서 싹이 자랄까?’라는 수원이와 준 범이의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싹이 자라지 않는다는 수원의 주장에 준범이가 형님반의 성공 사례를 들 어 반박하는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를 발견하였다. 수원이와 준범이는 자신들에게 일어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 수박씨를 심어보기로 하였다. 오전 간식 시간 모은 수박씨에서 시작된 대한 유아들 의 관심과 흥미는 수박씨 심기 놀이로 이어갔다.

    • 지아: (간식 접시를 정리하며) 야. 수박씨는 왜 담아?

    • 준범: (수박씨 담기를 멈추며) 이거 통에 심으려고.

    • 지아: 커다란 수박이 열리게?

    • 준범 : 몰라. 그냥 싹이 나는지 안 나는지 볼 거야.

    <참여관찰, 2021. 5. 21>

    바깥놀이 시간 유아들은 교사가 준비해 둔 흙과 통을 이용하여 자유롭게 수박씨를 심었다.

    • 금 비: 야. 여기 손가락으로 쑥 찔러서 수박씨 넣으면 돼.

    • 은 서: (금비의 손톱에 흙이 끼어 있는 걸 보고 인상을 찌푸리며) 나는 이것(삽)으로 하고 싶은데...

    • 금 비: 넌 그걸로 해. 난 손가락으로 할 거야. 물도 줘야지. (자리에서 일어난다)

    • 은 서: 케이크처럼 흙 넣고 수박씨 넣고, 다시 흙 넣고, 수박씨 넣고. 이렇게 해야지.

    • 금 비: 수박도 딸기 케이크처럼 생기겠다.

    (중략)

    • 금 비: (연구자에게 들어 보이며) 수박씨를 많이 심었는데, 이거 어디에 갖다 놓을까요?

    • 연구자: 글쎄. 어디가 좋을까?

    • 금 비: 여기(계단 옆)에.

    • 연구자: 왜?

    • 금 비: 여기에 햇빛이 많이(한 손으로 원을 그려 보이며)많이 오니까. 쑥쑥 자랄 것 같아요.

    <참여관찰, 2021. 5. 21>

    유아는 타인에 의해 시작된 놀이보다는 주도적으로 계획하여 놀이를 이끌어 갈 때 다양한 아이디어 를 생성하게 되며(DeVries & Sales, 2014), 이는 유아의 내적 흥미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곽향림, 2015). 수박씨 심기는 바깥놀이의 한 부분처럼 자유롭게 진행되었고, 수박씨를 심는 시간과 방법도 유 아마다 달랐다. 평소 느티나무 반 유아들은 바깥놀이 시간 자유롭게 텃밭과 놀이터를 오가며 자신이 심 은 꽃과 농작물을 돌봐왔다. 이전의 경험으로 인해 유아들은 스스로 수박씨 화분에 물을 주거나 햇볕이 드는 자리에 수박씨 화분을 옮겨주기도 하였다. 유아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수박씨가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주고 있었다. 이처럼 유아들은 일상생활 속 놀이를 통해 스스로 목적을 만들고, 자신만 의 방법으로 목적을 추구해 갔다.

    2. 어려움과 진지함의 공존

    그림자는 유아들이 직접 만지거나 느낄 순 없지만 자신과 물체의 움직임을 통해 그림자의 모양을 변 형하거나 이동시킬 수 있으므로 그림자는 유아들에게 흥미로운 놀이 재료가 된다. 그림자에 대한 유아 들의 호기심과 흥미는 ‘그림자 찾기’와 ‘그림자 잡기’ 놀이로 이어졌다. 유아들의 그림자놀이를 관찰하 던 교사는 유아들의 놀이에 직접 참여하였다.

    • 교사: 소윤아! 얼음!

    • 소윤: 왜요? (놀라서 교사를 본다)

    • 교사는 소윤이가 멈추자, 분필을 들고 유아의 그림자를 따라 그려준다. 그것을 본 유아들은 소윤이 와 교사 주변에 모이기 시작한다. 은채와 윤아도 그 모습을 유심히 본다.

    • 윤아: 어. 어. 선생님. 선생님도 여기 가만히 있어 보세요.

    • 은채: 서요. (바닥의 분필을 주워 교사의 그림자를 따라 그릴 준비를 한다)

    • 교사: 어? 선생님도 서 볼까? (유아를 마주 보고 서서 양팔을 벌리고 선다)

    • 은채, 윤아. 소윤이는 교사의 그림자를 따라 그린다. 승하도 다가와 교사의 그림자를 따라 그린다.

    • 교사는 유아들이 따라 그릴 수 있도록 움직이지 않고 서서 기다린다.

    <참여관찰, 2021. 4. 14>

    교사의 참여로 인해 같은 놀이만 반복하던 유아들의 놀이에 변화가 일어났다. 그림자에 대한 흥미가 높았던 유아들은 교사의 행동을 모방하여 ‘그림자 따라 그리기’ 놀이를 시작하였고, 새로운 그림자놀이 가 시작되자 교사는 유아가 자신의 그림자를 따라 그릴 수 있도록 자리에 서서 기다려 주기도 하였다. 교사의 주변에서 그림자를 따라 그리는 친구들의 모습을 발견한 유아들은 ‘그림자 따라 그리기’ 놀이에 관심을 보이며 놀이에 함께 참여하였다. 교사의 민감한 놀이 관찰은 적절한 놀이 지원으로 이어졌다. 관찰자에서 참여자로 교사는 자신의 역할을 역동적으로 변화시키며 유아들에게 놀이 확장의 단서를 제 공하였다.

    • 교사: 하나, 둘, 셋. (점프하여 그림자 밖으로 나와 유아들이 그린 그림자를 보며) 하하하. 선생님 다 리 봐. (교사는 카메라로 유아들이 그려준 그림자를 카메라로 찍는다)

    • 승하: 어. 선생님 다리가 엄청 짧다. 하하하. 난 왜 그런지 아는데.

    • 윤아: 왜? 우리는 똑같이 따라 그렸는데.

    <참여관찰, 2021. 4. 14>

    ‘그림자 따라 그리기’ 놀이에 참여하던 교사가 유아들이 그려준 자신의 그림자 그림을 카메라로 찍으 며 “선생님 다리 봐.”라고 말하자, 유아들은 놀이를 멈추고 교사의 그림자와 사진에 관심을 보였다. 유 아들이 교사의 그림자 길이에 관심을 가지면서 그림자 따라 그리기’에 대한 유아들의 관심은 중단되었 다. 유아들의 흥미와 관심을 파악한 교사의 적절한 개입은 유아들의 놀이 변화 및 능동적 탐구 과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유아들이 충분한 탐색 시간을 가지지 못한 상황에서 이루어지는 교사의 놀이 개입은 유아들의 놀이 몰입을 방해하거나 놀이 확장을 단절시키기도 한다(조부경 외, 2018 ).

    지난 시간 교사의 그림자 속 다리가 실제 교사의 다리보다 짧게 그려졌다는 것을 확인한 유아들은 인 지적 갈등을 경험하였다. 인지적 갈등은 경험해 보지 못한 현상을 경험하거나 자신의 선 개념으로 설명 하지 못하는 문제를 통해 혼란스러움을 경험할 때 나타난다. 인지적 갈등을 통해 유아들은 자신의 선 개념에 의문을 가지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실험을 반복하게 된다. 바깥놀이 시간 인지적 갈등을 경험 한 유아들의 반복된 실험의 과정은 [그림 1], [그림 2]와 같다.

    • 은채: (자기 앞 그림자를 보며) 저번에 내 다리가 짧았잖아.

    • 승하: (손바닥을 위아래에 놓고) 이렇게 짧았어.

    • 은채: 야. 너도 짧거든~ (승하 앞에서 머리를 흔들며)

    • 승하: 나도 알거든~ (은채를 따라 하며)

    <참여관찰, 2021. 4. 15>

    • 연구자: 은채야. 선생님 그림자 그리는 거야?

    • 은 채: (분필로 그림자를 따라 그리며) 하하. 선생님 그림자는 왜 이렇게 뚱뚱해요?

    • 지 호: (연구자를 쳐다보며) 선생님이 뚱뚱하니까 그림자도 뚱뚱(팔을 벌리며)하지.

    • 연구자: (슬픈 목소리로) 지호야, 어떻게 그렇게 말을 해. 선생님 너무 슬픈데?

    • 은 채: (그림자 그리기를 멈추고 연구자를 쳐다보며) 짧아서 뚱뚱해 보이는 거 아닌가?

    <참여관찰, 2021. 4. 15>

    은채는 교사의 자리에 서서 다시 그림자 실험을 시작하였다. 그림자 길이에 흥미를 느낀 유아들은 은 채의 그림자 실험에 동참하였으며, 친구들이 그린 그림자를 통해 은채는 자기 다리도 짧게 그려진 것을 직접 확인하였다. 실험을 통해 물체와 그림자의 유사성만을 인지하고 있던 은채와 친구들은 자신이 가 진 선 개념으로 설명하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실험을 반복하였다. 이처럼 유아들은 문제해결 과정에서 자신이 가진 선 개념을 바탕으로 예측하고, 예측이 맞지 않을 때 자신이 가진 선 개념에 의문 을 가지고 탐구에 몰입하게 된다. 만약 유아가 현재 가진 개념과 지식으로 모든 것을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다면 유아는 새로운 지식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새로운 현상과 경험을 통해 지식을 재 구성해 가는 기회조차 가질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그림자의 길이에 대한 은채와 친구 들의 관심과 혼란스러움은 바깥놀이 시간 장소와 대상을 바꿔가며 실험을 반복할 수 있는 원동력이라 할 수 있다.

    유아들의 바깥놀이에는 즐거움만 있는 것이 아니라 어려움, 갈등, 진지함이 공존한다. 유아들은 실 험하고 추론하는 과정에서 또래 간 갈등을 경험하거나, 타인의 요구를 직면하고 친구와 함께 해결해 가 는 방법을 연습하게 된다(곽향림, 2009).

    • 승하: (친구를 둘러보며 큰 소리로) 나는 왜 그림자가 짧은지 아는데.

    • 윤아: (승하를 쳐다보며) 왜? 우리는 똑같이 따라 그렸는데.

    • 승하: 그래도 왜 그런지 아는데. (퀴즈를 내듯 계속 말을 이어간다)

    • 윤아: 뭐〜어? (조금은 짜증이 난 말투로) 왜 그런데?

    • 승하: 해가 움직이잖아.

    • 소윤: 해가 움직이면 뭐. 선생님은 안 움직였어. 아니야.

    (중략)

    • 은채: 선생님, 이거 (그림자 그림을 가리키며) 봐요. 그림자들이 다 짧아요. 그림자는 원래 짧은 건가 봐요.

    • 승하: 이거 해가 저기(하늘을 가리키며) 있어서 그래.

    • 윤아: 선생님, 우리는 그대로 따라 그렸죠? 여기 봐. 손도 이렇게(V) 하고 있잖아.

    • 승하: 그게 아니라. 해가 저기(하늘을 가리키며) 있으면 그림자가 짧아지거든.

    • 은채: 어? 그럼, 그림자가 길어질 때도 있겠네. (따져 묻는 듯)

    • 승하: 아침이랑 저녁은 길어져. 책에서 봤어.

    • 윤아: 우리 유치원에 올 때 보자. 진짜 길어지는지. (따져 묻는 듯)

    <참여관찰, 2021. 4. 14.>

    구성주의는 유아들이 직접 실험하고 관찰하는 재구성 과정에 의미를 두고 다양한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해 볼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할 때 유아들이 능동적으로 지식을 구성해 갈 수 있다고 본다(서혜정 외, 2020). 윤아와 은채는 승하의 선 개념을 통해 해와 그림자의 관계를 생각해 볼 기회를 가졌다. 물체 와 그림자의 유사성 측면에서만 생각하던 유아들은 승하의 말에 의문을 가지고, 직접 확인해 보기 위해 등원 시간 그림자 길이 측정 실험을 계획하였다. 이같이 유아들은 놀이 속에서 여러 가지 문제에 부딪 히기도 하지만 그것을 해결해 가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실험을 계획하며 능동적으로 탐 구 활동을 이끌어 가고 있었다.

    유아들은 요구르트 통에 수박씨를 심은 후 바깥놀이 시간이 되면 유아들은 심어둔 수박씨에 관 심을 가지고 정성껏 돌봐주었더니 수박씨는 싹을 틔웠다. 수박씨에서 싹이 모습은 [사진 3]과 같 다. 수박씨 심기를 통해 유아들은 직접적이고 자유로운 탐색과 반복적 관찰을 통한 결론 도출 과정 을 경험할 수 있었다. 일시적 호기심이나 단순 놀이로 끝날 수 있었던 수박씨 심기는 유아들의 일 상생활에서 발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한 교사로 인해 유아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 하였다. 수박씨에서 싹이 난 것을 확인한 유아들의 흥미와 관심은 텃밭에 심어둔 수박 모종으로 이 어졌다. 그리고 유아들은 매일 텃밭에서 수박의 성장 과정을 관찰하였다.

    • 준현: (작은 수박을 들고 보며) 와∼ 수박도 있어.

    • 교사: 수박도 있어?

    • 원준: 수박이 커졌다. (조금 더 큰 수박을 들고 손으로 가리키며) 이 수박이 더 커. 준현아. (교사를 보며) 선생님, 여기도 수박이 있어요.

    • 준현: (수박을 만지며) 이거 갖고 싶어요. 맛있을 것 같아요. 먹고 싶어요.

    • 교사: 그런데 이 수박은 조금 더 자라야 해.

    • 원준: (수박 주변의 노란 꽃을 보며) 이건 수박 꽃이야. 야. 지금은 수박이 작아서 못 먹어. 더 뚱뚱 해져야 먹을 수 있댔어.

    • 준현: (인상을 찌푸리며) 그럼 조금만 먹으면 되잖아. 아주 조금만.

    <참여관찰, 2021. 6. 22.>

    유아들은 다양한 경험과 상호작용을 통해 새로운 개념들을 습득하기도 하지만, 제한되고 미성숙한 개인의 내적 특성들로 인해 오개념을 형성하기도 한다(정정희 외, 2021). 준현이와 원준이는 수박의 성 장을 크기의 변화로만 개념화하였으며, 보이지 않는 과육의 변화나 맛의 변화는 고려하지 못하고 있었 다. 이처럼 지각 우위적 사고를 하는 유아들은 직접 관찰되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이해하지 못하고 부 정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었다.

    • 윤아: (손에 덜 자란 수박을 들고) 어. 이거 떨어졌어. (연구자를 보며 작은 소리로 말한다) 선생님, 이걸 땄어요.

    • 승우: (많이 놀란 듯) 야!

    • 윤아: 어떡해. (수박을 손에 들고 고개를 숙인다)

    • 승우: (주변의 친구들을 향해 소리친다) 야! 얘들 다 데려와.

    • 윤아: (당황한 목소리로) 아∼안∼ 돼. (수박을 들고 수박 고랑 사이로 가서 수박을 숨긴다)

    • 준현: 아! 내가 따고 싶었는데. 이제 먹을 수 있겠다. (윤아를 쳐다보며) 맛있겠지?

    • 원준: (준현이 팔을 잡고) 못 먹는다니까.

    <참여관찰, 2021. 6. 29.>

    수박을 관찰하던 윤아가 실수로 덜 익은 수박을 따는 일이 일어났다. 준현이는 윤아가 수박을 땄다는 상황에 속상한 것도 잠시, 먹고 싶었던 수박을 맛볼 수 있다는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교사는 지각 우위 적 사고를 하는 유아들을 위해 직접 관찰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윤아가 실수 딴 수박을 교실로 가져가 유아들이 자유롭게 탐색할 수 있도록 하였다.

    • 교사: 친구들이 직접 체험하는 것? (고개를 갸우뚱한다) 친구들이 직접 심어보고, 수확하고, 만져보 고, 느끼는 것 그걸 좀 더 중점을 두는 것 같아요.

    <연구 참여자 추가 면담, 2021. 7. 15>

    유아들은 수박을 책상 위에서 팽이처럼 빙글빙글 돌려보기도 하고 두드려 보기도 하며 놀았다. 그리 고 놀이하다 갈라진 수박을 손으로 갈라 속을 확인해 보기도 하였다. 유아들이 실수로 딴 수박을 관찰 하는 모습은 [사진 4]와 같다

    유아들은 맛있는 수박을 맛볼 것을 기대하며 수박을 갈랐다. 유아들이 손으로 갈라 확인한 수박 속은 예상과 달리 노란색이었다. 노란 수박을 조금 뜯어 먹어본 유아는 인상을 찌푸리며 손사래를 쳤다.

    • 은우: (손에 노란 수박을 들고) 야. 이거 봐. 내가 이렇게 했어.

    • 승우: (은우의 손을 잡으며) 어? 노란색이네.

    • 준현: (노란 수박을 조금 떼어 입에 넣으며) 나 먹는다. (인상을 찌푸리며) 으~~~ 이거 뭐야.

    • 승우: 이상해? 맛 없어?

    교사가 유아들에게 제공한 수박은 준현이가 가진 오개념을 스스로 인지하고 수정할 기회가 되었다. 현상적, 지각적 수준인 유아들의 발달 특성을 고려할 때, 직접적 행위를 통해 결과를 관찰할 수 있는 실 험활동이 유아들에게 적합하다(Kamii & DeVries, 1993). 유아들은 수박을 직접 갈라보는 행위를 통 해 자신의 오개념을 수정하여 재구성할 수 있었다. 이처럼 유아들의 지식은 문제를 발견하고 스스로 해 결해 가는 과정에서 구성되며, 이 과정은 구성주의 교육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교사는 유아 들의 인지적 불균형 상태를 줄이려고 할 것이 아니라 충분히 경험하고 그들이 스스로 여러 가지 가능성 에 대해 탐구하고 일반화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어야 한다.

    3. 틀을 깨뜨리는 즐거움

    Duffy와 Jonassen(1992)에 따르면 지식은 인식 주체에 의해 구성되고, 지식이 발생하는 상황에 영 향을 받으며, 사회적 협상을 통해 형성된다고 한다. 유아들도 서로 다른 시각과 관점으로 인한 갈등을 경험하고, 협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갔다. 그리고 그 과정에 자신의 시각과 관점을 상대에게 규명하 고 자신이 가진 개념의 틀에서 벗어나 사회 구성원들이 인정할 수 있는 지식을 구성하였다(변영계, 김 광휘, 1999;한희승, 이정화, 2015).

    • 연구자: 승하야. 수요일 날 오후에 친구들하고 그림자 길이 확인해 봤어? 선생님이 너희들 오후 놀 이를 보지 못해서 어떻게 되었는지 아주 궁금했었어.

    • 승 하: 아〜. 그거요? 은채랑 또 윤아랑 음~ 또 친구들이랑 오후에 그림자 그렸던 자리에 서 봤는 데 그림이랑 거기(말을 잠시 멈추고) 다른 자리에 그림자가 생겼어요. 그런데 애들이 길어지 지 않았다고 차이가 많이 안 난다고 나한테 그랬어요.

    • 연구자: 아. 다른 자리에 그림자가 생겼어?

    • 승 하: 그런데 애들이 자꾸 다리가 짧다고... 나한테 틀렸다고... 윤아가 나한테 틀렸다고 했어요.

    <승하 면담, 2021. 4. 16.>

    • 연구자: 은채야. 그림자 길이 재어 봤어?

    • 은 채: 네. 했어요.

    • 연구자: 정말로 길어졌어?

    • 은 채: 조금 길어진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애들이 안 길어졌다고 해서(자기 발을 한번 살펴보고) 그런데 그림자 자리가 달랐어요. (손을 옆으로 움직이며) 옆으로 조금 갔어 요. 이렇게.

    • 연구자: 정말? 자리가 달라졌고, 길이는 그대로였어?

    • 은 채: 길이는 (고개를 저으며) 모르겠어요.

    <은채 면담, 2021. 4. 16.>

    연구자는 유아들의 면담을 통해 오후 바깥놀이 시간 유아들의 경험을 살펴볼 수 있었다. 유아들의 오 전 바깥놀이는 11시〜12시 사이에 진행되었으며, 오후 바깥놀이는 1시 30분〜2시 30분 사이에 이루 어졌다. 태양의 고도가 가장 높은 낮 12시 30분 이후 다시 고도가 낮아지는 것을 고려할 때 유아들의 바깥놀이 시간은 그림자의 길이 차이를 관찰하기에 적절치 않은 시간이었으며, 그로 인해 유아들은 그 림자의 길이 변화보다는 예상치 못했던 그림자의 위치 변화를 경험하게 되었다.

    개념을 재구성하는 유아들은 자신이 수용할 새로운 개념이 이전의 개인 개념보다 설득력을 가질 때 그것을 수용하게 된다. Martin(2001)은 유아들이 새로운 개념을 지속해 수용하기 위해 개념화는 설명 력과 예측력 그리고 공유의 세 가지 요인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했다. 승하의 주장은 설명력과 예측력을 갖지 못했으므로 친구들은 승하의 주장을 수용해 주지 않았다.

    연구가 진행되던 당시 지역사회 코로나 확진자 증가로 인해 연구가 한 달간(4월 17일 ~ 5월 11일) 중단되었다. 그리고 5월 12일부터 유아들의 놀이 관찰이 재개되었다. 놀이 관찰중인 연구자를 본 승하 는 연구자에게 다가와 그림자를 따라 그렸다. 그림자를 그리는 동안 승하는 연구자를 만나지 못했던 한 달 동안 자신이 그림자를 탐구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승하는 그림자를 지속적으로 탐구하며 해와 그 림자에 대한 자신의 개념에 설명력을 갖췄고, 연구자를 설득하기 위해 바닥에 그림을 그려가며 해와 그 림자의 길이 변화에 대해 설명하였다. 승하가 연구자에게 그림자의 길이 변화를 설명하며 그린 그림은 [그림 3]과 같다.

    • 승 하: 선생님, 여기. 여기 보세요. (바닥에 분필로 그림을 그리며) 여기 해가 있잖아요. 그러면 해는 움직이고요. 해가 여기 있으면 그림자가 이렇게 생기고요. 이렇게 길게. 그리고 해가 여기 있으면 그림자가 짧다고 했어요. 책에 막대그림으로 봤어요.

    • 연구자: 아. 그래? 승하가 책을 열심히 읽었나 보네. 대단한걸?

    • 승 하: 우리가 바깥놀이 할 때는 해가 여기 있고요. 그래요.

    • 연구자: 그런데 왜 오전 바깥놀이 시간이랑, 오후 바깥놀이 시간에 그림자 길이가 차이가 크게 나지 않았다고 생각해?

    • 승 하: 그거는... 해가 움직여서요. 움직이니까 그래요. 그래서 아침에 유치원 버스 탈 때 친구들이 랑 긴 그림자 봤어요. 애들한테도 이야기해 줬어요. 나랑 같이 버스 타는 친구가 있거든요.

    • 연구자: 이제 친구들이 승하 말이 맞는다고 생각해?

    • 승 하: 은채도 아침에 그림자가 긴〜거(손을 머리 위에 올려 높이 들며) 봤다고 했어요.

    • 연구자: 승하 너무 기분 좋았겠다?

    • 승 하: 애들이 그래서 내 말이 틀렸다고 안 해요.

    <참여관찰, 2021. 5. 12.>

    승하는 아직 태양의 고도와 그림자의 길이 관계는 명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등원 시간 친구들의 그림자 관찰 경험으로 인해 그림자의 길이가 달라진다는 승하의 주장은 설명력을 가질 수 있 었다. 은채 또한 직접 관찰 후 승하의 주장을 수용하고 새로운 개념을 구성하였다. 승하의 사례와 같이 유아들은 암묵지 형태로 습득한 지식은 반복적 실험을 통해 재구성하게 된다. 또한 탐구와 반복적 실험 을 통해 긍정적 정서를 경험한 유아들은 놀이를 계속하기 위해 지능과 지식을 동원하여 문제를 해결하 며, 어렵고 힘든 과정을 마무리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게 된다(곽향림, 2015).

    • 교사: 얘들아. 여기에 호박이랑 가지도 열렸어. 여기 보세요.

    • 준현: 선생님, 이거 아직 덜 익은 거죠?

    • 교사: 맞아. 아직 좀 더 자라야 먹을 수 있어.

    • 세현: 야. 이거 봐. 호박이 너무 귀엽다. (열매를 만지며 관찰한다)

    • 준현: 야. 조심해. 이거 따면 안 익어서 못 먹어. 여기서 더 자라야 해.

    • 현아: 맞아. 맛도 이상하고 먹지도 못해. 조심해. 따면 안 돼.

    • 세현: 나도 알아. 안 딸 거야. 그냥 눈으로 보기만 하는 거야. (교사를 쳐다보며) 선생님, 보는 건 괜 찮죠?

    • 교사: 눈으로 보는 건 괜찮아요. 만질 때도 조심해서 만져야 해요.

    <참여관찰, 2021. 7. 2.>

    유아들의 인지구조에 의미 있게 연결되었던 덜 익은 수박 자르기 경험은 유아들의 인지구조에 새로 운 개념을 형성하였으며, 새롭게 형성된 개념은 텃밭에서 농작물을 돌보고 관찰하는 유아들의 태도를 변화시켰다. 그리고 유아들의 유아들은 자신이 새롭게 형성한 개념을 구성한 것을 친구들과 공유하며 자신의 사고에 또래와 교사의 사고를 더해 사고의 폭을 확장해 갔다. 이같이 유아들이 새로운 개념을 형성할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의 인지구조 안에 관련 정착 개념이 존재하였기 때문이다(장명덕, 2014). 새 개념은 수박의 성장에 대한 유아들의 정착 개념에 동화되어 수박의 성장은 수박의 크기 변화와 더불 어 수박의 과육이 달고 붉게 변하는 것을 의미한다는 새로운 개념을 형성하였다.

    문제 해결 과정에서 알게 된 새로운 개념들은 또래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타당성을 검증하였고, 타당 성이 증명된 지식은 논리적 설명을 통해 활용 가능성을 증명한 후에야 생명력을 가질 수 있었다. 이처 럼 유아들이 사고의 약점과 강점을 확인하고 수정해 가며 새로운 개념을 형성해 간다는 것은 자신이 가 진 기존 개념의 틀을 깨뜨린다는 의미라 할 수 있다. 유아들에게 그 모든 과정이 절대 쉽지 않은 경험이 기도 하지만 즐거움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경험이기도 하였다.

    유아들은 놀이 과정에서 발견한 문제를 독자적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사회적 상호작용을 일어나 는 협력 활동을 통해 지식을 구성해 간다(조부경 외, 2018). 유아들이 지식을 구성해 가는 데 꼭 필요한 협력 활동이 잘 이루어지기 위해서 교사는 단지 유아들이 또래와 함께 작업하는 것만을 협력이라 생각 하고 방치하거나, 말로만 협력을 강조해서는 안 된다. 교사는 유아들 간의 협력 활동을 관찰하고 격려 와 피드백을 제공하며 협력적 상호작용이 활발히 일어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지원자의 역할을 할 수 있 어야 한다.

    Ⅳ.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유아들의 바깥놀이 경험을 구성주의 관점에서 해석하여 놀이를 통한 배움의 과정을 깊이 있게 살펴보고자 진행되었으며, 연구 결과에 대한 논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유아들은 흥미에 따라 목적을 추구하기 위한 탐구 활동에 몰입하였다. 유아들에게 바깥놀이는 자신에게 의미 있게 다가온 흥미의 대상을 발견하는 시간이자 일상생활 에서 발견한 문제를 스스로 탐 구해 가는 실험의 장이었다. 바깥놀이 시간 유아는 자연 친화적이고 열린 공간에서 흥미를 발견하고 목 적을 추구해 가기 위해 주도적으로 놀이를 이끌어 갔으며, 그 과정에서 능동적으로 지식을 구성해 갔 다. DeVries & Zan(1994)은 유아들의 능동적 지식구성 과정을 촉진하기 위해 유아의 흥미에 주목할 것을 최선의 방법으로 제시하였는데, 교사들에게 흥미는 익숙한 개념이자 동시에 교육학적으로 정확히 이해되지 않는 개념이기도 하였다(권귀염, 2015). 놀이 관찰 과정에서 유아들이 흥미를 느끼고 참여한 ‘그림자 따라 그리기’ 놀이가 충분한 탐색 활동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중단되는 상황이 관찰되는데, 이는 흥미의 개념과 지원 방법에 대한 교사의 혼란을 보여주는 사례라 볼 수 있다. Dewey(1976)와 Peter(1981)가 일시적으로 재미를 추구하는 흥미와 지속적 영감을 주는 흥미를 구분할 필요성을 제시 한 것과 같이, 교사는 흥미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바탕으로 유아들의 놀이를 지원해야 한다.

    둘째, 바깥놀이 시간 유아들은 선 개념으로 이해되거나 설명되지 않는 문제를 통해 인지적 불균형 상 태를 경험하고 그것을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지식을 재구성해 갔다. 수박의 성장을 크기의 변화로만 이 해하던 유아의 사례와 같이 유아가 가진 선 개념은 환경과의 상호작용 경험을 통해 형성되었으며, 그것 은 과학적 개념과 일치하지 않는 오개념으로 형성되기도 하였다(김범기 외, 2014;윤성규 외, 2007). 유아의 오개념이 덜 익은 수박을 직접 갈라보고 맛보는 직접적 경험을 통해 수정되듯이 유아들은 직접 적 탐구활동을 통해 획득한 경험과 개념을 기존의 개념에 연결하며 지식을 재구성해 갔다. 조부경 외 (2018)은 교사는 유아들이 가진 선 개념을 정확히 파악하여 유아들이 가진 선 개념에 의문을 가질 수 있도록 인지적 비평형 상태를 유도할 수 있어야 하며, 유아들에게 스스로 탐구할 기회를 제공해 주어야 한다고 하였다. 즉, 교사는 유아가 가진 오개념을 즉각 수정해 주기보단 인지적 갈등을 일으킬 수 있는 적절한 갈등을 자극하여 유아 스스로 자신의 선 개념에 의문을 가지고 탐구해 가도록 지원해야 한다.

    셋째, 놀이 중에 발생한 문제를 또래와의 협력을 통해 해결하는 경험은 유아들에게 자신이 가진 개념 의 틀을 깨뜨리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유아들은 같은 문제를 서로 다른 방법으로 탐구하고 놀이 중에 발생한 문제는 협력 활동을 통해 해결해 가게 된다. 그림자 길이와 해의 움직임을 설명하는 승하의 사 례와 같이 유아들은 직접적 탐색의 과정을 통해 얻은 정보를 함께 공유하며 사고 과정의 문제점을 발견 하고 수정해 갔다. 유아들이 놀이 과정에서 능동적으로 구성한 지식은 타인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타당 성 검증하였으며 지식이 설명력과 예측력, 공유 가능성을 갖추었을 때 또래나 교사에게 수용될 수 있었 다. 교사는 또래 간 사회적 상호작용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유아들이 협력 활동 을 통해 지식의 생명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조부경 외, 2018). 교사의 체계적 지원을 통한 실험 경험은 교사-유아, 유아-유아 간에 애착을 느낄 수 있도록 하며, 대인관계에 바탕이 되는 신 뢰감 형성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곽향림, 2009). 그러므로 교사는 또래 간 상호작용을 촉진하 기 위한 집단구성 방법과 사회적 기술지도 방법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유아들의 놀이를 지원 해야 한다.

    논의를 통한 본 연구의 결론은 다음과 같다. 첫째, 바깥놀이시간 유아들이 흥미의 대상을 충분히 탐 색하고 탐구할 수 있도록 교사는 흥미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바탕으로 유아들의 놀이를 지원해 주어야 한다. 둘째, 바깥놀이를 통해 유아들이 인지적 비평형 상태를 경험하고 자발적 탐구 기회를 가질 수 있 도록 지원하기 위해 교사는 유아들이 가진 선 개념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바깥 놀이 시간 유아들이 또래와의 협력적 상호작용을 통해 능동적으로 지식을 재구성해 갈 수 있도록 협력 활동의 기회를 제공하여야 한다.

    본 연구는 유아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바깥놀이 시간 유아들이 놀이를 통해 능동적으로 지식을 구성해 가는 과정을 살펴보고 놀이 지원 방법에 혼란을 경험해 온 교사들에게 ‘놀이를 통한 배움’이 실 현될 수 있는 바깥놀이 지원 방안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의의를 지닌다. 하지만 유아들의 흥미와 인지 적 갈등, 협력을 통한 문제 해결 과정을 살펴보는 과정에서 놀이를 지원하는 교사의 노력과 어려움은 충분히 담아내지 못했다는 한계를 지닌다. 추후 진행될 연구에서는 유아가 놀이를 통해 배움을 구성해 가는 과정과 교사의 놀이 지원 과정을 함께 살펴보는 연구가 진행되길 제언한다.

    Fig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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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깥놀이 시간 유아들이 촬영한 그림자 사진의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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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험을 위해 유아들이 그린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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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복적 실험 과정에서 그려진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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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식시간 수박씨를 모아 씻는 유아, 수박씨를 심는 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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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아들이 심은 수박씨에서 싹이 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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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수로 딴 수박을 관찰하는 유아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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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깥놀이시간 그림자에 대한 실험을 반복하는 유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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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와 그림자 길이의 변화를 설명한 승하의 그림

    Tab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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