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초등학교 1학년 시기는 발달적으로 유아기에서 아동기로 전이되는 중요한 시기일 뿐 아니라, 학교적응에 있어서도 아동이 가정과 보육기관을 벗어나 초등학교라는 이전과는 다른 특성을 가진 새로운 환경 및 또래집단을 접하게 되는 중요한 시기이다(김옥희, 2002). 몇몇 학자들은 초등학교 1학년 시기의 경험이 이후 삶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강조하였으며(Fletcher, 1997), 이 시기 적응은 아동이 수행해야 하는 매우 중요한 과업 중 하나로 여겨진다(전숙영, 2018). 특히 초등학교 1학년의 적응은 다른 학년변화에 따른 적응과는 차이가 있다는 점(지성애, 정대현, 2006)에서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래를 비롯한 타인과 공동체 생활을 하게 되는 학교에서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학교 환경에 잘 적응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황지연, 유형근 외, 2015). 경험적 연구들에 의하면, 성공적인 학교적응을 경험한 아동은 새로운 환경에 대한 두려움 해소를 통해 심리적·정서적 안정감을 가지는 것으로 보고 된다(김창섭, 2020). 또한 또래관계에서 원만하고 바람직한 행동특성을 형성하며 학교에 대해 긍정적인 감정과 태도를 가지게 한다(안영복, 1984). 그러나 부정적 학교적응의 경우 아동은 학교에서 문제행동을 일으키며 비사회적이고 반사회적인 행동을 나타내기도 한다(정대현, 2008). 특히 초등학교 입학과 같은 환경의 변화로 인한 학교생활의 부적응은 심리적 불안 및 스트레스 등을 야기한다(박효정, 2002). 이러한 이유로 유아교육기관에서 초등학교로의 전이가 이루어지는 초등학교 1학년 시기의 학교적응에 대한 다각적인 연구가 이루어져 왔다.
학교적응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은 크게 환경적 요인과 개인적 요인으로 구분해볼 수 있다. 먼저 환경적 요인으로, 부모의 양육 관련 변인은 아동의 적응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대표적 요인으로 간주된다 (신나나 외, 2015). 특히 어머니는 아동이 최초로 경험하는 상호작용 대상으로(이병은, 2004), 가정에서 아동과 긴밀한 관계를 가지고(하명선, 이순복, 2009) 아동에게 많은 영향력을 미치는 중요한 미시체계(Bronfenbrenner, 1992)이다. 실제로 많은 선행연구들(김선희, 2008;모인선, 김희연, 2005)은 아동의 성장과 발달에 있어서 어머니의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보고한다. 더욱이 초등학교 입학 시기라 할 수 있는 초기 아동기에는 어머니의 영향을 강하게 받기 때문에 초등학교 1학년 시기 학교적응에도 어머니의 양육태도 및 행동은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이해된다(김금자, 2009;강수현, 2019). 초등학교 1학년 시기에 초점을 둔 연구들을 살펴보면, 어머니의 온정적 양육행동은 아동의 학교 적응 에 중요한 영향요인이며(현정희, 2019), 아동의 학습능력 습득을 돕고(이주아, 박지은 외, 2017) 교사와 또래적응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된다(강수현, 2019). 한세영 등(2021)는 초등학교 1 학년 시기 어머니가 지각한 양육행동과 자녀의 학교적응 간 관계를 살펴보았는데, 어머니의 바람직한 양육은 초등학교 2-4학년 시기 아동의 불안과 집행기능 곤란을 감소시켜 초등학교 4학년 시기 아동의 학교적응을 돕는다고 하였다. 이처럼 어머니의 양육행동은 아동의 학교적응에 직·간접적으로 많은 영향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아동의 학교적응에 영향을 미치는 개인적 요인 중 본 연구는 학교준비도에 주목하고자 한다. 학교준비도란 취학 전 유아의 배움을 위한 다방면적인 준비를 의미하는 개념으로, 학습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인지적 능력, 사회적 능력, 학교생활 능력 등 학교생활과 관련된 개념을 포함한다. 학교준비도는 시기적으로 특별히 초등학교 1학년생의 학교적응과 관련이 있는 요인이며, 초등학교 입학 전의 특성이 초등학교 입학 이후의 학교적응과 수행을 예측(김진미, 홍세영, 2019)하는 종단적 영향력을 가지는 변인이라는 점에서 다양한 개인적 요인들 중 그 독특성과 중요성을 이야기할 수 있겠다. 유아기에서 아동기로의 전환은 개인적인 발달 측면의 변화와 더불어 초등학교 입학이라는 환경적 변화로 인해 복합적이고 원활한 적응을 필요로 한다(민미희, 2017). 이와 관련하여 여러 선행연구들(김진미, 홍세영, 2019;원윤선, 2021)에서는 사전 준비를 통한 성공적인 초등학교로의 전이가 이후 이루어지는 아동의 장기적인 발달과 학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경험적으로 보여준다.
선행연구들에 의하면 유아기 학교준비도는 초등학교 취학 후 학교적응에 필수 불가결한 요소로 이해 된다. 초등학교 1학년 시기의 아동들은 이전보다 엄격한 규칙과 질서를 지켜야 하고(전숙영, 2018), 입 학 초기에 유아교육기관과 달라진 낯선 환경과 사람, 교육과정과 일과 운영의 차이 등에 적응(고정곤, 최태식, 2003)을 해야 하며, 그 과정에서 오는 크고 작은 스트레스를 경험하기도 한다(김정효, 박효정, 2005). 이때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학교적응에 필요한 준비가 잘 된 아동은 학교적응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새롭게 직면한 상황에 잘 대처하고 초등학교에서 요구하는 과업들을 적절히 수행하면서 원활한 초등학교 시기를 보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된다(성영실, 2021). 비슷하게, 취학 전 유아의 학교준비도의 수준을 파악하고 그에 따라 실제적으로 적절한 도움을 제공하는 것이 아동의 학교적응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도 찾아볼 수 있다(이성주, 최우수, 2021). 이 밖에도 유 아의 학교준비도는 유아의 외현화 문제행동과 초등학교 1학년 학교적응 간의 관계를 매개함으로써 학교적응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보여준다(박정현, 이경님, 2020). 이러한 연구들은 초등학교 1학년 아동의 학교적응을 높이기 위해 유아기 시기부터 선제적으로 학교생활에 대한 준비가 필요함을 시사 한다.
아동이 초등학교에 입학하여 학교생활 및 대인관계를 잘하기 위해서는 유아기부터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지원이 필요한데(안영혜, 2014), 이때 초등학교로의 전이 과정에 함께하는 부모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하겠다. 지성애와 동료들(2006)은 유아의 초등학교 준비도에 대한 인식연구를 통해 초등입학을 위한 준비의 책임이 부모에게 있다는 인식이 우리사회에 팽배함을 보고하였다. 이는 학령 전 학교준비도에 있어서 부모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결과임과 동시에 부모의 양육과 학교준비도 간의 관계를 유추해 볼 수 있게 한다. 실제로 관련 선행연구들에 의하면, 유아기 학교준비도는 어머니의 양육행동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고된다. 먼저 이경선과 김주후(2021)의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애정적이며 자녀와 의사소통을 자주하는 어머니의 온정적 양육행동은 학습준비도에 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고, 종단적으로도 만 5세 때 어머니의 온정적 양육태도는 만 6세 때 유아의 학습준비도에 정적 영향을 미쳤다(김영미, 김두범, 2021). 이주아 등(2017)에 따르면 어머니의 양육행동은 정서적 자녀가치와 유아의 학습준비도의 관계를 완전매개함으로써, 어머니의 양육행동이 유아의 학습준비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또한 규칙을 지키도록하고 행동을 제한하는(조복희 외, 1999) 어머니의 통제적 양육행동은 전자미디어 놀이시간과 외현화 문제행동을 매개로 유아의 학교준비도에 직간접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쳤다(배구택, 노진형, 2019). 이와 같이 관련 선행연구들은 어머니의 양육이 자녀의 학교준비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를 보여준다. 그러나 이들 연구에 의하면 양육행동 요인에 따라 그 결과에 다소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구체적으로, 배구택과 노진형(2019)의 연구에 서는 학교준비도에 대한 온정적 양육행동의 효과를 발견하지 못하였으며, 어머니와 아버지의 양육행동을 함께 분석한 이주아 등(2017)의 연구에서는 아버지 통제적 양육행동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부모의 양육행동 요인에 따라 학교준비도에 대한 영향력이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상의 설명을 종합할 때, 어머니 양육행동과 학교준비도는 각각 아동의 학교적응에 영향을 미치며, 양육행동과 학교준비도 간에도 관련성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선행연구들 중 이들 세 변인 간의 구조적 관계를 직접적으로 분석한 연구는 찾아보기 어렵다. 초등학교 1학년 시기가 발달적으로 유아기에서 아동기로 전환될 뿐 아니라 상황적으로도 새로운 교육기관으로의 변화가 이루어지는 시기라는 점에서 이들 세 변인 간의 관계를 종단적 관점에서 접근한다면 보다 정확한 이해를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초등학교 1학년 시기의 학교적응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취학 직전 유아의 학교준비도와 함께 그것에 영향을 미치는 그 이전 시기의 어머니 양육행동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구체적으로 만 5세 유아기 어머니의 양육행동과 만 6세 학교준비도가 초등학교 입학 이후 만 7 세 아동의 학교적응에 종단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확인하고자 한다. 더불어 앞서 살펴본 일부 연구에서 학교준비도에 대한 부모 양육행동의 영향력이 다르게 나타난 것과 관련하여, 어머니의 양육행동 요인을 구분하여 분석한다면 긍정적인 학교적응을 위한 양육의 방향성을 보다 구제적으로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초등학교 1학년 아동의 학교적응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 중 어머니의 양육행동, 유아의 학교준비도를 선정하여 변인들 간의 구조적 관계를 분석하고자 한다. 그리고 이때, 학교준비도가 초등학교 입학 전의 준비상태라는 점에서 종단적인 관점에서 변인들 간의 관계를 살펴보고자 한다. 또한 어머니의 양육행동과 학교준비도 간의 관계를 분석한 기존의 연구들에서 양육행동의 요인에 따라 결과에 다소 차이가 있었던 것을 감안하여 어머니의 양육행동을 온정적 양육행동과 통제적 양육행동으로 분리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어머니의 양육행동과 아동의 학교적응 간 관계에서 유아기 학교준비도 의 종단적 매개효과 분석하기 위해 설정한 구체적인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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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문제 1. 만 5세 유아기 어머니의 양육행동, 만 6세 유아 학교준비도, 만 7세 아동의 학교적응의 일반적 경향은 어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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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문제 2. 어머니 및 아동의 사회인구학적 변인에 따라 어머니의 양육행동, 유아기 학교준비도 및 학교적응에 차이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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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문제 3. 유아기 어머니의 양육행동은 학교준비도를 매개로 초등학교 1학년 시기의 학교적응에 영향을 미 치는가?
Ⅱ. 연구방법
1. 연구대상
본 연구는 육아정책연구소의 한국아동패널(PSKC) 6~8차 년도(2013~15년, 만 5~7세) 자료를 사용하였다. 연구대상은 초등학교 1학년 시기인 2015년(8차 년도)에 학교적응 문항에 응답한 1,031가구의 아동 중, 6차 년도(2013년) 양육행동, 7차 년도(2014년) 학교준비도 조사에 모두 응답한 841가구의 아동이다. 초등학교 1학년 아동을 연구대상자로 선정한 이유는 학기 초 학교적응은 이후 학교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인지, 정서, 사회성 발달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청소년기의 학교적응 및 청년기와 성인기의 사회적 적응에 기본적인 토대가 되기 때문이다(장혜진, 김은설, 송신영, 2014;Bagwell 외, 1998). 또한 본 연구는 초등학교 입학 전 유아기 시기의 가정 내 양육 및 학교 준비도가 실제적으로 초등학교 1학년 학교적응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종단적으로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기 때문이다.
연구대상의 일반적인 특징은 다음과 같다. 아동의 성별은 남아가 435명(51.7%), 여아 406명 (48.3%)이었으며, 출생순위의 경우 첫째 381명(45.3%), 둘째 363명(43.2%), 셋째 89명(10.6%), 넷째 7명(0.8%), 다섯째 1명(0.1%)으로 나타났다. 어머니 관련 특성을 살펴보면 연령의 경우, 30세 이하 는 35명(4.2%), 31~35세는 340명(40.6%), 36~40세는 373명(44.5%), 41~45세는 84명(10%), 46세 이상은 6명(0.7%)이었다. 어머니의 최종학력은 대학교 4년제 졸업이 297명(35.6%)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였으며, 고등학교 졸업 254명(30.4%), 전문대 졸업 248명(29.7%), 대학원 이상 33명 (4.0%), 중학교 졸업 3명(0.4%) 순으로 나타났다. 어머니가 취업 상태에 있는 경우 336명(40.4%), 미취업과 미학업인 경우 461명(55.5%), 학업 상태에 있는 경우 6명(0.7%), 취업과 학업 병행 상태의 경우가 28명(3.4%)이었다.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200~400만원 미만이 376명(44.8%)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였고 400~600만원 미만 304명(36.2%), 600만원 이상 131명(15.6%), 200만원 미만 23명(3.3%)의 순으로 나타났다.
2. 측정도구
본 연구의 분석에 사용된 주요 변인은 어머니 양육행동, 아동의 학습준비도와 학교적응 등 3가지이며, 양육행동은 어머니가, 학습준비도와 학교적응은 각 시기별로 육아지원기관 또는 초등학교의 담임 교사가 응답하였다.
1) 학교적응
초등 1학년 시기 학교적응은 지성애, 정대현(2006)이 개발한 초등학교 1학년용 학교적응 척도 (School Adjustment Inventory for 1st graders of elementary School)로 측정되었다. 해당 척도는 총 35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학교생활적응’(11문항), ‘학업수행적응’(11문항), ‘또래적응’(8문항), ‘교사적응’(5문항)의 4가지 하위영역으로 구성된다.
하위영역별로 각 내용을 살펴보면, 학교생활적응에는 ‘주어진 상황에 참을성을 가지고 일을 잘 처리 한다.’, 학업수행적응에는 ‘과제를 잘해오며 준비물을 잘 챙겨온다.’, 또래적응에는 ‘다른 친구들이 사귀고 싶어하는 인기 있는 아이이다.’, 교사적응에는 ‘선생님과 언제든지 자유롭게 이야기한다.’ 등이 포함 된다. 각 문항에 대한 응답 및 점수 부여 방식은 학교적응 정도에 따라 5점 Likert 척도로 ‘전혀 그렇지 않다(1점)’에서 ‘매우 그렇다(5점)’로 측정되었다. 점수가 높을수록 아동이 학교적응을 잘하는 것을 의미한다. 학교적응 점수는 전체문항 합산점수를 사용하였고, 전체 문항의 신뢰도(Cronbach’s a 계수) 는 .95로 나타났다.
2) 양육행동
어머니의 양육행동은 조복희, 이진숙, 이홍숙, 권희경(1999)이 개발한 양육방식 척도를 참고하여 한국아동패널 연구진이 제작한 부모 양육행동 척도로 측정되었다. 양육행동 척도는 ‘사회적 양육’, ‘통제 적 양육’, ‘온정적 양육’, ‘권위주의적 양육’의 4가지 하위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본 연구에서는 7차 년도 학교준비도에 미치는 영향을 종단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6차 년도 양육행동 척도를 사용하였고, 해당 년도에는 ‘온정적 양육(6문항)’, ‘통제적 양육(6문항)’ 2가지 하위 영역의 총 12문항만 수집되어 이를 사용하였다.
각 하위요인별로 문항들의 예를 들면, 온정적 양육행동은 ‘아이와 친밀한 시간을 갖는다.’ 등의 문항이, 통제적 양육행동에는 ‘나는 지켜야 할 규칙, 규율을 세우고 아이가 지키도록 한다.’ 등의 문항이 포함되어 있다. 각 문항은 어머니가 응답하였으며, 5점 Likert 척도로 ‘전혀 그렇지 않다(1점)’에서 ‘매우 그렇다(5점)’로 측정되었다. 양육행동 점수는 온정적 양육과 통제적 양동의 하위요인별로 문항 평균점수를 산출하여 사용하였다. 하위영역별 신뢰도(Cronbach’s a 계수)는 온정적 양육행동 .84, 통제적 양 육행동 .75이었다.
3) 학교준비도
취학 전 아동의 학교준비도는 Murphey와 Burns(2002)가 유치원 교사를 대상으로 제작한 학습준비도 측정도구를 한국아동패널 연구진이 번역한 뒤 예비조사를 수행하여 구성한 척도(2014)를 사용하였다. 본 척도는 ‘사회・정서발달’(6문항), ‘학습에 대한 태도’(8문항), ‘의사소통’(3문항), ‘인지발달 및 일반적 지식’(5문항) 등 4개 하위요인 총 22문항으로 구성된다.
하위 영역별 문항의 예시를 살펴보면, 사회・정서발달은 ‘양육자와 쉽게 떨어진다.’ 등이, 학습에 대한 태도는 ‘수업 활동에 열정적으로 흥미를 가지고 참여한다.’ 등이, 의사소통은 ‘대화에 참여한다’ 등 이, 인지 발달 및 일반적 지식에는 ‘활동을 기억하고 사건의 순서를 설명할 수 있다’ 등이 포함된다. 유아교육기관 교사들이 ‘전혀 그렇지 않다(1점)’, ‘별로 그렇지 않다(2점)’, ‘조금 그렇다(3점)’, ‘매우 그렇다(4점)’의 4점 척도로 응답하였으며, 각 하위요인의 점수가 높은 수록 유아의 학교준비도가 높은 것으로 해석한다. 학교준비도의 전체 문항 신뢰도(Cronbach’s a 계수)는 .93이다.
3. 자료수집 및 절차
본 연구에서 사용한 육아정책연구소의 한국아동패널 6~8차 년도(2013~15년, 만 5~7세) 데이터 중, 6차 년도 조사는 1,662가구, 7차 년도 조사는 1,620가구, 8차 년도 조사는 1,598가구를 대상으로 수집된 자료이다. 어머니 대상 질문지는 우편으로 설문지를 발송하고 어머니가 응답을 하면 조사원이 수거하는 방식으로 수행되었다. 교사 대상 질문지는 웹 설문지를 통해 진행되었는데 아동 부모가 담임 교사의 동의를 받은 후 전화로 조사 참여를 확인하고 웹을 통해 설문에 응답할 수 있도록 하였다.
4. 자료 분석
본 논문은 전남대학교 생명윤리위원회(IRB)로부터 심의면제(승인번호: 1040198-220922-HR-11 4-01)에 대한 승인을 받아 진행하였다. 통계분석을 위해 SPSS 25.0과 PROCESS macro version 4.1 프로그램을 사용하였으며, 연구문제에 따라 다음과 같은 분석을 수행하였다. 연구대상자의 일반적 특성 및 경향을 파악하기 위해 빈도, 백분율, 평균 그리고 표준편차를 산출하였고, 측정도구의 신뢰도 검증을 위해 Cronbach's α 계수를 산출하였다. 연구대상의 사회인구학적 변인에 따른 어머니 양육행동과 유아의 학교준비도, 초등학교 1학년 아동의 학교적응 차이를 분석하기 위해 t-test와 일원변량분석을 실시하였 다. 또한 Pearson의 적률상관분석을 통해 변인들 간의 상관관계를 알아보았다. 어머니의 양육행동이 학교적응에 미치는 종단적 영향 관계에서 학교준비도의 매개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PROCESS Model 4를 이용하여 분석하였으며, 매개효과의 유의성 검증은 부트스트래핑(bootstrapping)으로 분석하였다.
Ⅲ. 연구결과
1. 어머니 양육행동, 학교준비도 및 학교적응의 일반적 경향
먼저, 만 5세 유아기 어머니 양육행동의 일반적 경향을 알아보기 위해 평균과 표준편차를 구하였다. 어머니 양육행동의 2개 하위요인의 평균을 비교한 결과, 온정적 양육행동과 통제적 양육행동 모두 중간 점수(3점)를 기준으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온정적 양육행동은 3.69점(SD=.54)으로 통제 적 양육행동 3.59점(SD=.55)보다 조금 높게 나타나 어머니들이 통제적 양육행동보다 온정적인 양육 행동을 더 많이 한다고 응답하는 경향이 있었다.
학교준비도의 전체 평균은 3.50점(SD=.40)으로 중간 점수인 2.5점보다 높아 유아의 학교준비도 수준이 다소 높음을 알 수 있다. 4개 하위요인의 평균을 살펴본 결과, 인지발달 및 일반적 지식이 3.65점 (SD=.38)으로 가장 높았으며, 의사소통은 3.53점(SD=.53), 사회・정서발달은 3.52점(SD=.43), 학습에 대한 태도는 3.38점(SD=.50)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육아지원기관의 담임교사들은 대상 아동 의 유아기 시기 학교준비도 중 다른 영역에 비해 특히 학습에 대한 태도를 가장 낮게 평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학교적응의 전체 평균은 3.96점(SD=.70)으로 중간점수 3점보다 높아 아동들의 학교적응 수준이 다소 높음을 알 수 있다. 학교적응의 4개 하위요인의 평균을 비교한 결과, 학교생활적응이 4.08점 (SD=.95)으로 가장 높았으며, 교사적응은 4.01점(SD=.76), 또래적응은 3.94점(SD=.81), 학업수행 적응은 3.83점(SD=.85)의 순으로 나타났다.
2. 사회인구학적 변인에 따른 양육행동, 학교준비도 및 학교적응의 차이
차이 분석에 앞서 일부 변인의 집단을 재구분하여 사용하였다. 출생순위의 경우 첫째부터 다섯째로 구분이 되어 있었으나 넷째와 다섯째의 수가 각각 7명(0.8%), 1명(0.1%)으로 집단 간의 분포 차이가 크게 나타나 첫째, 둘째, 셋째 이상으로 집단을 재구성하였다. 어머니의 최종학력 중 중학교 졸업이 3 명(0.4%)으로 빈도가 적어 고등학교 졸업 이하로 재구분하였고, 대학원 이상도 33명(4.0%)으로 빈도 차이가 나타나 4년제 졸업 이상 297명(35.6)에 포함하였다.
1) 사회인구학적 변인에 따른 어머니 양육행동의 차이
사회인구학적 변인에 따라 어머니의 온정적 양육행동과 통제적 양육행동에 차이가 있는지 분석한 결과, 온정적 양육행동에서는 몇몇 변인에서 차이가 발견된 반면, 통제적 양육행동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 이에 온정적 양육행동에서의 차이분석 결과를 <표 2>에 제시하고 해석 하면 다음과 같다.
아동의 출생순위에 따라 어머니의 온정적 양육행동 평균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F=3.45, p<.05). 즉, 첫째아의 어머니(M=3.75, SD=.57)가 둘째(M=3.65, SD=.51), 혹은 셋째 이 상 아동의 어머니(M=3.64, SD=.55)에 비해 자녀에게 더 온정적인 양육을 한다고 보고하였다. 어머니 의 최종학력(F=12.41, p<.001)에 따라서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발견되었는데, 고졸 이하 (M=3.55, SD=.58)의 학력을 가진 어머니들이 전문대 졸업(M=3.75, SD=.50)과 4년제 졸업 이상 (M=3.77, SD=.52)의 학력을 가진 어머니에 비해 낮은 온정적 양육행동 점수를 보였다. 가구 월평균 소득(F=3.97, p<.001)의 경우, 200만원 미만 가정(M=3.51, SD=.61)의 온정적 양육행동 점수가 400~600만원 미만(M=3.73, SD=.52)과 600만원 이상 가정(M=3.79, SD=.55)의 점수보다 통계적 으로 유의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 사회인구학적 변인에 따른 학교준비도의 차이
<표 3>는 사회인구학적 배경변인에 따른 아동의 학교준비도 차이를 분석한 결과이다.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아동의 성(t=-5.24, p<.001)과 가구의 월평균 소득(F=2.88, p<.05) 변인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발견되었다. 아동의 성별에 따라 여아(M=3.57, SD=.37)가 남아(M=3.43, SD=.41)에 비해 학교준비도 평균 점수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가구의 월평균 소득 정도에 따른 사후검정 결과, 월 평균 소득 200만원 미만 가정(M=3.38, SD=.44)의 아동이 400~600만원 미만 가정(M=3.55, SD=36)의 아동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낮은 학교준비도 점수를 보였다.
3) 사회인구학적 변인에 따른 학교적응의 차이
사회인구학적 변인에 따라 아동의 학교적응에 차이가 있는지 분석한 결과는 <표 4>에 제시하였다. 먼저, 아동의 성별에 따라 학교준비도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발견되었다(t=-7.82, p<.001). 즉, 여아(M=4.15, SD=.62)가 남아(M=3.78, SD=.73)에 비해 학교적응을 더 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머니 최종학력(F=6.96, p<.01)의 경우, 고졸 이하 집단(M=3.83, SD=.74)이 전문대 졸업 (M=4.03, SD=.63)과 4년제 졸업 이상 집단(M=4.02, SD=.70)에 비해 낮은 학교적응 점수를 보였다.
3. 양육행동, 학교준비도 및 학교적응의 관계
1) 변인들 간의 상관관계
종속변인인 학교적응과 독립변인 및 매개변인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학교적응의 전체점수는 어머니의 온정적 양육행동 및 학교준비도와 통계적으로 유의한 상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만 7 세 초등학교 1학년 시기 아동의 학교적응은 만 5세 유아기 어머니의 온정적 양육행동(r=.15, p<.001) 및 만 6세 유아기 학교준비도(r=.32, p<.001)와 정적 상관을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어머니의 통제적 양육행동은 종속변인인 학교적응과의 상관을 보이지 않았다. 다만, 통제적 양육행동은 매개변인인 학교준비도(r=.08, p<.05)와 통계적으로 유의한 정적상관을 보였다.
이를 통해 연구모형에서 독립변수로 설정한 어머니의 양육행동 중 온정적 양육행동과 유아의 학교준비도가 초등학교 1학년 시기 아동의 학교적응에 유의한 상관이 있는 변인임을 알 수 있었다. 이와 더불어 온정적 양육행동과 통제적 양육행동이라는 독립변인의 두 하위요인이 다른 변인들과의 통계적인 상관여부 차이를 보임을 알 수 있었다. 즉, 어머니의 통제적 양육행동은 학교적응과 상관을 보이지 않았으나 학교준비도와는 상관을 나타냈고, 그에 반해 온정적 양육행동은 학교준비도와의 유의한 관계를 보이지 않았으나 학교적응과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상관을 보였다.
2) 양육행동과 학교적응 간의 관계에서 학교준비도의 매개효과
(1) 온정적 양육행동과 학교적응 간의 관계에서 학교준비도의 매개효과
만 5세 유아기 어머니의 온정적 양육행동과 만 7세 초등학교 1학년 시기 아동의 학교적응 간 관계에서 만 6세 유아기 학교준비도의 매개효과를 검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앞서 사회인구학적 변인에 따른 학교적응에서의 차이분석 결과(표 4)를 근거로 종속변인인 학교적응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아동의 성과 어머니의 최종학력을 통제변인으로 투입하였다. 이들 변인을 통제한 상태에서 각 경로들의 유의성 검증 결과 온정적 양육행동은 학교준비도(β=0.03, t=1.30)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나 학교적응(β=0.15, t=3.75, p<.001)에는 정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학교준비도는 학교적응(β=0.51, t=9.08, p<.001)에 정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 8>의 분석결과와 같이 온정적 양육행동이 학교준비도를 경유하여 학교적응에 이르는 경로의 경우 간접효과의 95% 신뢰구간에서 0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유아기 시기 어머니의 온정적 양육행동은 초등학교 1학년 아동의 학교적응에 직접적인 영향만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 통제적 양육행동과 학교적응 간의 관계에서 학교준비도의 매개효과
아동의 성별과 어머니의 최종학력을 통제한 상태에서 각 경로들의 유의성 검증 결과, 만 5세 때 어머니의 통제적 양육행동은 만 6세 시기 학교준비도(β=0.07, t=2.69, p<.01)에 정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쳤으나 만 7세 입학 후 학교적응(β=-0.01, t=-0.17)에는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만 6세 시기의 학교준비도는 만 7세 초등학교 1학년 아동의 학교적응(β=0.52, t=9.16, p<.001)에 정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제적 양육행동이 학교적응에 영향을 미치는데 있어 학교준비도의 간접효과 유의성 검증을 위해 해당 경로의 매개를 5,000번 반복추출하는 부트스트래핑(bootsrapping)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만 5세 유아기 어머니의 통제적 양육행동이 만 6세 유아의 학교준비도를 경유하여 만 7세 초등학교 1학년 시기의 학교적응에 이르는 경로가 정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β=0.04, CI[0.01~0.07]).
Ⅳ.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육아정책연구소에서 진행하는 한국아동패널(PSKC)의 종단자료를 이용하여, 어머니의 온정적, 통제적 양육행동이 초등학교 1학년 시기 아동의 학교적응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이 변수 간의 관계에 유아기 학교준비도의 매개효과를 규명하는 데에 연구의 목적을 두었다. 먼저, 분석변인들의 일반적 경향을 알아보았으며, 사회인구학적 변인에 따른 어머니 양육행동, 학교준비도, 학교적응에서의 차이를 검증하였다. 그리고 변인들 간의 상관관계를 알아본 후, 만 5세 어머니의 온정적, 통제적 양육행동이 만 7세 학교적응에 미치는 영향 관계에서 만 6세 학교준비도의 매개효과를 분석하였다.
본 연구의 주요 결과를 요약하고 논의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어머니 양육행동과 학교준비도 및 학교적응의 일반적 경향을 살펴보면, 어머니 양육행동은 온정적 양육행동의 점수가 통제적 양육행동 보다 높았다. 이러한 결과는 동일한 척도를 사용하여 어머니의 양육행동을 2가지 차원으로 분석한 선행 연구(노보람, 은선민 외, 2016;송영주, 2017)의 결과들과 동일하다. 이를 통해 어머니들이 애정을 가지고 따뜻하게 대하는 태도가 유아에게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고 있음을 예측하게 한다.
다음으로 유아의 학교준비도의 경우, 평균 3.5점으로 중간 점수(2.5) 보다 상당히 높게 나타났다. 동일한 척도를 사용한 선행연구들(김창섭, 2020;남인혜, 2019)에서도 응답자들의 점수가 평균보다 꽤 높게 보고되었는데, 이를 통해 입학 전 유아들이 사회정서발달과 인지발달은 물론 의사소통과 학습에 대한 태도 등에서 초등교육을 받을 준비가 잘 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초등학교 1학년 시기 아동의 학교적응에서는 학교생활적응이 가장 높은 점수를 보였고, 교사적응, 또래적응, 학업수행적응 순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와 동일한 척도로 초등학교 1학년 시기 아동의 학교 적응을 보고한 선행연구(김창섭, 2020)에서도 동일한 순서를 발견할 수 있다. 이는 대부분의 유아들이 어린 나이부터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생활적인 측면에서의 적응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것에 반해, 유아교육기관과 달리 초등학교에서는 인지적 학업에 대한 부분이 강화되기 때문에 학업수행 부분에서의 적응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을 가능성이 있다.
둘째, 사회인구학적 변인에 따른 어머니의 양육행동, 학교준비도, 학교적응의 차이를 분석한 결과를 논의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아동의 출생순위에 따른 어머니의 온정적 양육행동 차이의 경우, 어머니 들은 둘째아와 셋째아에 비해 첫째에게 더 온정적이었다. 이러한 결과는 대부분의 첫째가 부모의 지대 한 사랑과 관심의 대상이 되어 둘째보다 물질적 지원은 물론 다양한 경험의 혜택을 많이 받는다는 연구 결과(유예린, 2017) 관련이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한편, 어머니의 최종학력 변인에서는, 고등학교 졸업 이하일 때 온정적 양육행동 점수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낮았고 전문대를 포함한 대학교 졸업 이상 의 경우 더 온정적인 양육행동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학력일수록 양육 및 육아와 관련된 정보를 접할 기회가 많고 양육정보를 습득하는 경로 역시 주변인보다는 책이나 전문가 등을 통해 보다 정확한 정보를 얻기 때문에 양육지식이 더 높다는 연구결과(이주연, 이석호, 2010)는 어머니의 학력과 긍정적 양육 간의 관계를 유추하게 한다. 가정의 월평균소득에 따른 온정적 양육행동을 살펴본 결과, 월평균소득이 400만원 이상으로 높을 경우 200만원 이하에 비해 어머니의 양육행동이 온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가정의 소득이 낮을 경우 아동의 원만한 성장을 위한 다각적인 지원이 필요함을 시 사한다(이상희, 2014).
다음으로 사회인구학적 변인에 따른 유아의 학교준비도의 차이를 분석한 결과, 성별에 따라 남아보다 여아일 때 학교준비도에서 높은 점수를 보였는데, 이는 다수의 선행연구 결과들(최항준, 2021; 김 진미, 홍세영, 2017)과 일치한다. 이러한 결과는 여아가 남아보다 언어적 지시를 잘 따르고 주위 상황 파악 능력이 높다는 연구(김보미, 2009)와 연관 지어 해석해 볼 수 있다. 따라서 유아를 대상으로 초등학교 입학을 위한 준비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실행할 때에는 특히 남아를 위한 보다 구체적이고 계획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월평균소득에 따른 학교준비도의 차이는 중산층 이상 가정의 아동이 저 소득 가정의 아동에 비해 학교준비도 점수가 높게 나타나고(김진미, 홍세영, 2017), 부모가 제공해주는 다양하고 풍부한 가정환경 자극은 학령 전 아동의 학교준비도에 정적인 상관관계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조성연, 2002)와 유사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사회인구학적 변인에 따른 아동의 학교적응 차이 분석에서는 아동의 성별, 어머니의 최종학력에 따라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아동의 성별에 따른 본 연구의 결과는 여아가 남아보다 학교적응을 더 잘한다는 선행연구결과(박혜숙, 이정규, 2022)와 일치하였다. 아동의 연령이 낮을수록 성별에 따라 발달 차이를 보이는데 나이가 어릴수록 여아의 발달이 빠르다는 연구결과(장보경, 이연규, 2009)는 남아보다 여아가 학교적응을 더 잘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어머니의 최종학력에 따른 학교적응은 어머니가 대학교를 졸업한 경우가 고등학교 졸업을 한 경우보다 아동의 학교적응이 높게 나타났다. 이는 어머니의 학력이 높을수록 자녀 양육에 대한 높은 수준의 지식을 가질 뿐 아니라(윤형주, 조복희, 2004) 자녀교육에도 더 많은 관심을 가지기 때문으로 이해된다.
셋째, 만 5세 유아기 어머니 양육행동이 만 6세 유아의 학교준비도를 매개로 초등학교 1학년 시기 만 7세 아동의 학교적응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한 결과에 대해 논의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어머니의 온정적 양육행동은 유아의 학교준비도를 거쳐 아동의 학교적응에 미치는 영향에 있어서 직접효과만 유의하였고, 간접효과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Bowlby(1969)의 애착이론에서는 주양육자와 자녀 간의 정서적 유대감인 애착이 이후 타인과의 관계형성에 바탕이 된다고 설명한다. 즉, 어머니는 신체접촉과 애정표현 등 온정적 양육을 통해 자녀로 하여금 안정적인 애착을 형성하도록 하며 이는 내적작동모델을 통해 자녀의 자존감을 높이고 이후 타인과의 관계를 신뢰할 수 있게 함으로써 긍정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게 한다. 따라서 유아기 어머니의 온정적 양육은 아동에게 직접적으로 타인과의 관계 형성에 대한 자신감을 주고 새로운 환경에의 적응력을 높인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어머니의 온정적 양육행동은 이후 아동의 학교적응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어머니는 초등학교 입학 전 시기 때부터 자녀와 함께 친밀한 시간을 가지고 관심을 가지며 자녀의 의견을 존중하고 표현할 수 있게 하는 등 애정적으로 자녀를 대함으로써 아동이 자신과 타인에 대한 긍정적 내적작동모델을 가 질 수 있도록 도와야 할 것이다. 한편, 온정적 양육행동이 학교준비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은 본 연구의 결과에 대해 학교준비도의 성격 및 내용과 관련하여 생각해 볼 수 있겠다. 학교준비도 측정문항을 살펴보면 많은 비중이 수업에 대한 열정, 양육자와의 분리, 대화참여, 학습지식 등에 관한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문항들은 인지적 능력과 새로운 환경 적응을 위한 자율성과 독립성, 규칙에 대한 태도 및 준수능력 등 기술적이고 학습적인 성향과 관련된다. 이러한 이유로 어머니 온정적 양육행동과 의 관련성은 나타나지 않은 반면, 규칙과 제한설정 등의 요소를 포함하는 통제적 양육행동의 영향력이 나타난 것으로 추측된다.
다음으로 어머니의 통제적 양육행동과 아동의 학교적응 간의 관계에서 유아기 학교준비도의 매개효과를 검증한 결과, 온정적 양육행동과는 다르게 통제적 양육행동은 유아의 학교준비도를 거쳐 아동의 학교적응에 영향을 미치는 간접효과만이 통계적으로 유의하여 학교준비도의 완전매개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결과에 대한 해석은 동일한 변인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기존 연구가 없다는 점에서 두 가지로 나누어 논의해 보고자 한다. 하나는 어머니의 양육행동이 아동의 학교적응에 영향을 미칠 때 직접적인 경로가 아닌 중간의 매개변인을 통해 간접적인 경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또 다른 하나는 학교준비도가 아동의 학교적응에 영향을 미칠 때 선행변인의 영향력을 반영한다는 점이다. 전자 관련하여, 학교적응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변인들의 매개효과를 예측한 연구(임현주, 2021; 임선아, 2013)에서 매개변인의 효과는 보이지만 독립변인의 직접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결과들이 보고되었다. 이는 어머니의 양육태도 및 행동이 아동의 학교적응이라는 외현적 특성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보다는 아동의 개인적, 심리적 변인을 변화시키고 형성시킴으로써 간접적으로 그리고 궁극적으로 긍정적 적응을 야기한다는 점을 의미한다. 후자와 관련된 연구로, 아동의 기질적 프로파일이 학교준비도를 매개로 학교적응에 간접적으로 유효한 영향을 미치는 것을 밝힌 연구(김윤희, 김현경 외, 2019)와 만 5세 시기 유아의 다양한 발달적 특성과 학교적응 간의 관계에서 학교준비도와 사회적 기술의 매개역할을 밝힌 연구(이순아, 임선아, 2019)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연구들은 유아의 환경적, 발달적 특성들이 학교준비도라는 기술적이고 전략적인 태도를 훈련하고 형성함으로써 궁극적으로 학교적응에까지 영향력을 미친다는 점을 유추하게 한다.
본 연구에서 통제적 양육행동은 온정적 양육행동과 달리 직접효과는 없이 학교준비도를 통한 간접효과만 나타났는데 이는 한계를 설정하고 유아를 격려하는 양육행동은 학교준비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황혜원, 2014), 규칙과 질서를 지키고 예절을 배울 수 있는 통제적 양육행동을 통해 학교 준비도를 높이면 이것이 긍정적인 학교적응으로 이어진다고 이해될 수 있겠다. 학교준비도 역시 단순히 학습에 대한 태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의사소통과 사회·정서발달, 인지발달 및 일반적 지식을 포함하기 때문에 통제적 양육행동을 통해 학교생활에서 규칙을 지키고 지시를 따르며 또래와 어울려 감정의 변화를 적절하게 표현하고 자신의 의견을 말로 표현하는 등 바람직한 관계형성을 위한 다양한 특성들을 함양하도록 함으로써 학교준비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높은 학교준비도는 궁극적으로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는 과정이 될 것이다.
한편, 비록 경로는 달랐지만 온정적 양육행동과 통제적 양육행동은 모두 학교적응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양육행동의 두 가지 하위요인 모두가 학교적응에 중요한 변인임을 시사 한다. 일반적으로 부모의 온정적 양육행동은 자녀에게 애정과 관심을 보이고 자녀와 높은 수준의 의사 소통을 하며 자녀의 독립성을 격려하는 등의 방식을 의미한다(조복희 외, 1999). 반면 통제적 양육행동은 연구나 척도에 따라 그 개념에 차이가 있는데, 본 연구에서는 엄격, 체벌, 처벌 등의 강압적 통제와는 다르게 아동이 사회 및 가정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는 시도로서의 통제 개념의 척도(조복 희 외, 1994)가 사용되었다. 즉, 생활의 규칙에 따라 지도하고 적절히 제한하는 자녀의 사회화를 위한 부모의 긍정적 양육방식(Bean 외, 2006)을 의미한다. 따라서 두 가지 양육행동이 모두 학교적응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보인 본 연구의 결과는 온정과 통제를 모두 포함한 양육행동이 아동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한 선행연구(조복희 외, 1999) 및 온정과 통제가 모두 높을 때를 권위있는 (authoritative) 양육행동으로 지칭하며 가장 바람직한 양육방식이라고 설명한 Baumrind(1991)와 동일한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겠다.
요약할 때, 본 연구결과에서는 초등학교 1학년 시기 학교적응의 중요성에 따라 이전 유아기 시기 어떠한 변인들이 아동의 학교적응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종단적으로 살펴보았다. 이를 통해 만 5세 때 어머니의 온정적 양육행동은 만 7세 아동의 학교적응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반면, 만 5세 때 어머니의 통제적 양육행동은 만 6세 유아의 학교준비도를 증가시켜 만 7세 아동의 학교적응을 높인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초등학교 1학년 아동의 학교적응을 높이기 위해 유아기 시기부터 자녀에게 관심을 가지고 친밀한 시간을 보내며 자녀의 의견을 존중하고 표현할 수 있도록 하는 온정적 양육행동뿐만 아니라 위험한 행동을 제지하고 지켜야 할 규칙과 규율을 세우고 지킬 수 있도록 한계를 설정하고 제한 하며 도움을 주는 통제적 양육행동도 적극적으로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유아기 시기 어머니의 온정적 양육행동은 아동의 긍정적인 자존감 형성 및 대인관계 기술로 이어져 초등학교 입학 이후 아동의 학교 적응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반면 생활적인 측면에서의 적응이 높았던 유아교육기관과 달리 인지적 학업수행 부분이 강조되는 초등학교의 특성으로 인해 어머니의 통제적 양육행동은 학교준비도를 높임으로써 아동이 학교생활을 성실히 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했을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따라서 어머니의 온정적, 통제적 양육행동 모두 아동의 학교적응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변인이라는 것을 종단적 분석을 통해 알 수 있었으며 이에 따라 온정적, 통제적 양육행동이 함께 수행되어야 하고 시기적으로 초등학교 1학년 학교적응을 잘하기 위해서는 유아기 때부터 관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으며 학령기 전 유아의 학교준비도를 높일 수 있도록 다각적인 지원이 필요하겠다.
본 연구의 제한점 및 후속연구를 위한 제언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변인들 간의 관계를 단순화하여 분석함에 따라 어머니 양육행동의 경우 아동이 7살과 8살 때의 어머니 양육행동 영향력을 통제하지 않았다. 향후 연구에서는 이를 감안하여 관련 변인들의 종단적 영향력을 통제하는 등의 보다 포괄적인 연구를 수행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둘째, 양육행동을 측정함에 있어 어머니의 양육행동만 분석하였다는 제한점을 가진다. 후속 연구에서는 아버지 관련 변인 연구를 통해 자녀의 학교준비도와 학교적응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셋째, 본 연구에서 학교준비도와 학교적응은 각각 의 해당 아동의 소속 보육/교육기관 교사가 응답하였던 반면 어머니 양육행동은 어머니 본인이 응답하였다. 따라서 향후 연구에서는 어머니 양육행동에 대한 관찰 또는 타인응답 등을 통해 보다 객관적인 자료를 확보하여 분석할 필요가 있겠다.
이러한 제한점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의의를 가진다. 먼저, 본 연구는 종단적 자료를 통해 변인들 간의 영향관계의 발달적 양상을 살펴보았다는 점에서 가치를 찾을 수 있다. 즉, 만 5세 유아기 어머니의 양육행동이 만 6세 유아의 학교준비도를 거쳐 만 7세의 학교적응에 미치는 종단적 영향관계를 살펴보았다는 점에서 가치를 가진다. 또한 어머니의 양육행동, 학교준비도 및 학교적응 간 관계를 통합적으로 분석함으로써 변인들 간의 매개관계 및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보다 명확하게 밝히고 이를 통해 실제적인 제언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연구의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