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1. 연구목적 및 필요성
한국사회는 국내로 유입된 이주여성 및 외국인 노동자, 새터민 등 다문화적 배경을 지닌 사람들이 늘 어났고, 1990년대 이후 증가한 국제결혼 등으로 국내 거주 외국인의 수가 증가하여 다문화사회 (multi-cultural society)로 진입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다문화가정 학생 수도 증가하고 있다. 우리 나라 전체 인구 가운데 청소년의 비율은 1980년에는 36,8%, 1990년에는 31.6%이었다가, 2010년에 는 20.9%, 2022년에는 15.8%로 지속적인 감소 추세(교육부, 2023)인 반면, 다문화가정 학생 수는 2013년 55,780명이었던 것이 2023년에는 181,117명으로 전체 학생 가운데 3.5%의 수준으로 증가 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결혼이주여성의 생활과 문화적응의 어려움 등이 연구의 관심이었으나 이 제는 다문화가정 자녀에게로 이동하게 되었다(천희영, 이미란, 2015)는 보고와 같이 증가한 다문화가 정 청소년을 대상으로 청소년기의 학업과 진로, 사회성 발달에 따른 진로준비를 효과적으로 수행하도 록 관심을 갖고 지원할 필요가 있다.
2022년 통계청 사회조사에 따르면 청소년(13~24세)이 고민하는 문제의 1순위는 ‘공부(성적, 적성 등)’이며, 2순위는 ‘직업(직업선택, 보수 등)’, 3순위는 ‘외모’로 나타났다(통계청, 2022). 위와 같은 고 민은 연령대별로 다르게 나타나는데, 13~18세 청소년은 ‘공부’ 가 1순위, ‘외모’가 2순위, ‘직업’이 3순 위로 나타난 반면, 19~24세 청소년은 ‘직업’이 1순위, ‘공부’가 2순위, ‘신체적・정신적 건강’이 3순위로 나타났다. 청소년들이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재학 중에는 공부에 대한 고민이 많으나, 고등학교 졸업 이 후에는 직업에 대한 고민이 매우 크게 자리잡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
다문화가정 청소년의 진로와 관련된 연구는 2008년 다문화가족지원법 제정 이후부터 꾸준히 증가해 왔는데 대부분 일반가정 청소년과 다문화가정 청소년과의 진로발달의 양상을 비교하는 데 초점을 두었 을 뿐 다문화가정 청소년의 심리적 ‧ 환경적 요인이 어떠한 과정을 통해 진로준비에 영향을 미치는지 그 경로를 살펴본 연구는 찾아보기 힘들었다(김영미, 현안나, 2020;김지연, 이윤희, 2019). 청소년은 중 학교 시기에 본격적인 진로탐색을 통해 잠정적인 진로설계가 이루어지고, 고등학교에 입학하여 희망 진로와 관련된 능력을 배양한다(김충기, 김현옥, 1989). 따라서 다문화가정 청소년들이 자신의 진로를 탐색하고 결정하며 준비할 수 있도록 진로준비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영미와 현안나(2020)는 다문화가정 청소년의 진로발달과 관련된 요인을 탐색한 연구들이 주로 개별적이고, 단편적인 심리 요 인의 영향력에만 초점을 맞춘 경향이 있다고 보고하였다. 그러나 실제 다문화가정 청소년은 ‘‘다문화가 정’이라는 특수성과 함께 심리사회적 불안에 기인한 정체성 혼란, 편견과 차별 등이 혼재된 어려움을 겪 게 된다(서덕희, 오성배, 2012).
다문화가정 청소년의 진로준비에 관한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일반 청소년에 비해 다문화가정 청소년 이 진로를 위한 준비에 어려움을 더 많이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다문화가정 고등학생은 일 반가정 고등학생과 비교해 볼 때 전공을 선택하는 것이나 직업선택 및 진로준비결정에 어려움을 더 많 이 느끼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박하나 외, 2013). 그동안 다문화가정 청소년의 진로준비에 관한 연구 들은 진로준비결정에 개인과 가족변인을 규명하거나(김민경, 2014; 이지민, 2013), 자아존중감과 학 교적응이 미치는 개별적인 영향을 규명한 연구(김효영, 2011; 윤홍주, 2017;최효식, 2017)가 이루어 졌지만 진로준비에 영향을 미치는 부모진로지지를 살펴본 연구는 거의 없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2017)에 따르면 청소년은 주로 부모와 진로를 의논하며, 진로문제에서 부모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다고 보고하였고, 강원덕과 안귀여루(2015)는 부모가 진로지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대상이라고 하 였다. 다문화가정 청소년은 부모와 함께 상호작용하면서 다양한 심리 ‧ 정서적 지지를 받게 되는데, 부 모진로지지가 다문화가정 청소년의 진로준비 결정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우안순, 백 진아, 2021). 하지만 다문화가정 청소년의 부모가 한국의 대학입시 위주의 교육 풍조에서 자녀의 진로 에 관심을 갖기란 쉽지 않다. 다문화가정 청소년의 부모는 자녀의 진로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있지만 일반가정 청소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제한된 정보와 자원안에서 자녀의 진로에 대한 조언과 지도를 해 야 하고, 이중언어와 문화적응의 어려움과 양육의 부담을 가지고 있다. 이에 다문화가정 청소년을 대상 으로 부모진로지지가 진로준비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편, 다문화가정 청소년의 진로준비에 영향을 미치는 심리 ‧ 환경적 요인 중 자아존중감이 미치는 영 향에 대한 연구들은 일관된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 부모의 진로지지는 자녀의 진로준비에만 영향을 미 치는 것이 아니라 자녀의 자아존중감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보고가 있고(남상아, 백지숙, 2011;최정 아, 2011), 부모의 진로지지가 진로결정수준에 미치는 영향에 있어 자아존중감의 매개효과가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Lim, You, 2019). 자아존중감은 청소년기에 스트레스나 위험행동 노출에 있어 중요한 보호 요인이 될 수 있다.
이에 본 연구는 다문화사회로 진입하게 된 다문화가정 청소년의 진로준비를 위해 부모진로지지가 미 치는 영향과 자아존중감의 역할을 살펴보고자 한다. 연구 결과를 토대로 이 두 요소가 청소년의 진로준 비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효과적인 교육 및 훈련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기 초 정보를 제공하고, 다문화가정 청소년의 자아존중감을 높이는 프로그램 개발에도 기여하고자 한다. 이 연구는 다문화가정 청소년이 마주한 특별한 진로준비의 도전을 더 잘 이해하고, 그들을 지원하기 위 한 교육과 사회적 개입의 방향성을 제시할 것이다.
2. 연구문제
본 연구는 부모진로지지가 청소년의 진로준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이 관계에서 자아존중감의 매개효과를 살펴보고자 설정한 연구 문제는 다음과 같다.
Ⅱ. 이론적 배경
1. 진로준비
진로준비는 진로선택을 위한 준비된 행동으로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진로에 관한 준비과정이다 (Phillips, Pazienza와 Howard, 1984). 김선중(2005)은 진로준비를 자신이 설정한 진로목표를 위해 서 구체적으로 노력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하였다. 청소년들이 직업적 준비과정에서 정보수집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며, 이러한 정보수집으로 자신의 흥미나 능력, 설정한 목표달성을 위해 전략을 깊이 고 려하여 자기탐색과 진로탐색을 수행하는 것으로 보고하였다(이기학, 한종철, 1997). 또한 청소년들은 자신들의 진로와 관련된 목표달성을 위하여 친구들과 대화, 부모나 교사들과 상담, 아르바이트나 인턴 십을 통한 직업 경험 쌓기 등과 같이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활동을 하는데, 이유경 외(2013)는 다문화가 정 청소년과 일반청소년의 진로준비를 비교한 연구에서 일반 청소년들보다 다문화가정 청소년들은 진 로에 대한 준비에 더 많은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다고 보고하였다. 더욱이 다문화가정 청소년은 일반 청 소년보다 진로와 학업에 더 어려움을 겪으며, 자신의 진로와 관련된 적성이나 개인의 능력에 대한 이해 가 상대적으로 낮고 진로 탐색에 필요한 정보자원이 부족하여 진로준비에 어려움을 겪는다(이아라, 손 보영. 이주영, 2018;전재수, 임운택, 2017)는 연구결과들도 있다. 이렇게 다문화가정 청소년은 일반 청소년들 보다 진로의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에 관한 연구주제는 진로보다는 학교생활 적응이나 취약집단으로서의 보호 등 생활에 관련된 것에 집중되어 있다(김은경, 김현주, 2017;조혜 영, 2017). 이에 다문화가정 청소년들의 진로준비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2. 부모진로지지가 진로준비에 미치는 영향
부모진로지지는 자녀의 진로준비에 직접적으로 지원하며 개입하는 것을 의미한다. 보다 구체적으로 부모진로지지란 부모가 자녀의 진로와 관련하여 행하는 언어적 격려, 직업 모델링, 정서적 지지, 도구적 지지를 말한다(Turner, Lapan, 2003). 부모는 자녀에게 진로와 관련하여 모델링과 학습 기회를 제공 하여 자녀의 진로목표를 설정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Young, 1994). 진로와 관련하여 부모진로지지 는 자녀의 직업적, 학문적 역량에 대한 인식을 향상시키며(Eccles, 1994), 자녀의 진로 탐색 활동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Alliman-Brissett, Turner, Skovholt, 2004;Stringer, Kerpelman, 2010). 진로와 관련된 부모지지의 연구들에서 부모는 자녀의 진로발달 영역에서 그들의 자녀를 돕고 싶 어 한다고 하였고(Otto, 1984), Lent, Brown, Hackett(2000)은 부모진로지지는 청소년들의 진로와 관련된 목표나 흥미의 형성에 기여한다고 하였다. 실제로 부모진로지지가 자녀들의 진로준비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들이 있다. 이세나 외(2009)는 부모들의 양육방식이 직업관련태도, 학력, 사회 ‧ 경제적 지위, 교육이나 진로효능감, 직업적 의사결정과 진로 인식 등에 영향을 받는다고 하였고, 김영란, 하정 (2019)과 정승환, 장형심(2015)은 청소년의 진로준비 및 진로성숙도에 부모지지가 영향을 미친다고 보 고하였다.
다문화가정 청소년의 진로에도 부모 요인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연구들(이지민, 오인수, 2013)이 있 다. 김민경(2014)은 전환기의 다문화 청소년의 진로 ‧ 직업 발달의 연결과정에서 직 ‧ 간접으로 영향을 미치는 부모 관련 변인들의 관계를 밝히는 작업은 매우 중요하다고 하였다. 부모진로지지가 높아 자녀 의 학습에 관여를 많이 할수록 자녀의 진로준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김명 숙, 이미현, 2019;조홍용, 2018). 이광자(2005)도 연구에서 부모진로지지가 높을수록 자녀들이 진로 나 직업에 관련된 행동을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진로준비 수준이 높았다고 밝혔다. 노미순(1999)은 부모의 관심과 격려를 통하여 자녀들이 진로에 대한 의식이 성숙하게 발달한다고 하였다.
여러 선행연구 결과에 따르면, 부모진로지지가 청소년의 진로 인식과 진로성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맥락에서, 다문화가정 청소년이 진로준비 과정에서 부모진로지지를 받는다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다문화가정 청소년의 진로준비에 부모의 진 로지지가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3. 부모진로지지가 진로준비에 미치는 영향에 자아존중감의 매개효과
자아존중감은 ‘자아에 대하여 긍정적 혹은 부정적 평가를 하는 것으로 자신을 가치 있는 사람으로 인 식하는 정도를 의미한다. 또한 다른 사람을 인정하거나 상호작용, 사회성을 통해 발달되거나 변화되는 것을 의미’한다(Rosenberg, 1965). 자아존중감은 자신에 대한 가치, 능력, 중요성 등의 개인적 특질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가를 나타내는 것으로, 어떠한 결정과 판단을 내리는 결정력과 연관이 깊다(유비, 김기현, 2015a). 따라서 높은 자아존중감은 자신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통하여 명확한 진로선택을 가 능하게 한다(유비, 김기현, 2015b). 청소년 시기의 자아존중감은 자신에게 일어나는 신체적, 정서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자신에 대해 인지하고 평가하는 것이다(Yu and Berryman, 1996). 특 히 다문화가정 청소년은 자신의 가치에 대하여 긍정적으로 평가할 때 사회로부터 받는 부정적 영향을 통제하며 건강한 심리상태로 사회적 행위를 할 수 있게 된다(유정균, 신동훈, 2020)는 점에서 자아존중 감의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다. 윤홍주(2017)는 일반 청소년보다 다문화가정 청소년의 자아존중감이 낮다고 지적하였다. 그러므로 다문화가정 청소년의 자아존중감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부모의 지지적인 태도는 청소년의 자아존중감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전자배, 2018;장혜림, 이래혁,2019). 자아존중감 형성은 부모로부터 지지를 많이 받거나, 부모가 안정적인 양 육태도를 가지고 있을 때 높게 형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이주제, 김순규, 2019;서현석, 김태균, 2020;류도희, 2022;양영미 외, 2022). 이와는 반대로 부모가 자녀를 무시하거나 부정적으로 양육할 때 자녀의 자아존중감 발달이 저해되는데 특히 부모의 학대가 자녀의 자아존중감에 커다란 손상을 가 져오는 것으로 밝혀졌다(정익중 외, 2006). 엄영순과 최연실(2009)은 부모진로행동은 자녀를 존중하 고 배려하며 수용하는 과정에서 자녀의 자아존중감을 높여준다고 하였다. 박종은(2007)은 부모진로지 지는 자아존중감에 영향을 미쳐 진로태도성숙을 높였다고 하였다. 이와 같이 부모진로지지는 자녀의 자아존중감에 영향을 미치는 매우 중요한 변인이라고 할 수 있다.
고미나와 박재황(2008)은 연구에서 자아존중감 수준에 따라 진로준비수준이 달라지는데 자아존중 감이 높을수록 진로준비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윤미와 이문희(2011)는 자아존중감이 높은 청 소년일수록 진로성숙도가 높다고 하였고, 다문화가정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진로준비를 할 때 자아존중감이 중요한 요인임을 뒷받침하고 있다. 장혜림과 이래혁(2019)의 연구에 따르면, 다문화 가정 청소년의 자아존중감이 높을수록 진로결정 수준이 높아지며, 자아존중감은 부모진로지지와 진로 결정수준 사이를 매개하는 것으로 밝혀졌고, 유비와 김기현(2015c)의 연구에서는 중도입국청소년의 높은 자아존중감이 진로정체감에 직접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해보면, 다 문화가정 청소년에게 부모진로지지가 자아존중감에 영향을 미치고 자아존중감 또한 진로준비에 영향 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들은 다문화가정 청소년에게 자아존중감이 부모진로지지가 진로준비에 미치는 영향에 매개한 변인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변인간의 관계를 분석하는 다문화가정 청소 년 대상 연구는 매우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다문화가정 청소년이 지각한 부모진 로지지가 진로준비에 미치는 영향에서 자아존중감의 매개효과를 분석하고자 한다.
Ⅲ. 연구방법
1. 연구 대상
본 연구는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서 조사하고 공개한 다문화청소년패널 8차년(2018) 자료를 활용 하였다. 이 패널조사는 2011년부터 16개 도시 시 ‧ 도의 초등학교 4학년에 재학중인 다문화 청소년을 대상으로 시작되어, 매년 동일한 참여자를 추적 조사해왔다. 본 연구에 사용된 8차년 자료는 참여 청소 년이 고등학교 2학년이 되는 시점의 데이터로, 2021년 7월부터 12월 사이의 연구 진행 당시에는 가장 최신의 공개자료였으며, 여전히 분석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었다. 특히 고등학생 시기는 중학생 때보 다 더 현실적인 진로 관련 의사결정을 요구하는 시기로, 진로 및 직업 탐색과 더불어 대학 진학 및 취업 을 포함한 사회진출을 준비하는 중요한 시기이다(이지민, 강영배, 2020). 이러한 배경 하에 본 연구는 2018년 고등학교 2학년이 된 1,197명의 다문화가정 청소년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연구 대상자의 인 구사회학적 특성은 <표 1>과 같이 제시하였다. 성별은 남성 587명(49%), 여성 610명(51.%)이었고, 주관적건강인식은 “건강한 편”이 725명(60.6%), “매우 건강”이 361명(30.2%)으로 건강하다고 응답 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부모결혼상태는 “결혼”이 1,059명(90,1%)으로 가장 높았고, 가정경제수준은 “보통” 수준이 533명(45.4%), “어려운 편”이 469명(39.9%), “매우 어렵다”가 147명(12.5%)으로 대 체적으로 가정경제수준이 보통 수준 아래인 것으로 나타났다.
2. 연구 모형
본 연구는 다문화가정 청소년이 지각한 부모진로지지가 진로준비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이 두 변인들의 관계에서 자아존중감의 매개효과 검증을 위해 <그림 1>과 같이 연구모형을 설정하였다.
3. 측정변수
1) 독립변수 : 부모진로지지
본 연구의 독립변수인 다문화가정 청소년이 지각한 부모진로지지를 측정한 척도는 김순규(2001)가 Hernandez(1993)의 학업 관련 사회적지지 문항을 수정 ‧ 보완한 부모의 교육적 지원 및 기대 척도를 사 용하였다. 총 8문항과 5점 리커트 척도로 구성되었으며 신뢰도계수( Cronbach’s alpha)는 .925이며, 점수가 높을수록 다문화가정 청소년이 지각한 부모진로지지 수준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측정 문항은 “부모님은 진학이나 진로문제에 대해 조언해 주신다”, “공부에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주신다”, “책이나 필요한 정보를 알려주신다”, “공부에 필요한 것들을 사주신다”, “경제적인 지원을 해주신다” 등이다.
2) 종속변수 : 진로준비
본 연구의 종속변수인 다문화가정 청소년의 진로준비 측정은 다문화청소년 패널조사에서 진로의 태 도 측정을 위해 이기학과 한종철(1997)이 개발한 진로태도척도 문항 중 진로준비에 관련된 문항을 사 용하였다. 총 6문항과 4점 리커트 척도로 구성되었으며, 신뢰도계수는 .780이며 점수가 높을수록 진로 준비 수준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측정 문항은 “내가 원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과 진로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싶다”, “내가 계획한 진로와 관련된 자료를 얻는 데 관심이 많다”, “나중에 바뀔지 모르겠지만 일 단 하고 싶은 일을 결정해 놓았다”. 등이다.
3) 매개변수 : 자아존중감
본 연구의 매개변수인 자아존중감을 측정하기 위해 Rosenberg(1965) 연구의 자아존중감 일부 문항 과 유사한 청소년종합실태조사(2017)의 문항을 사용하였다. 총 5문항과 5점 리커트 척도로 구성되었 으며 신뢰도계수는 .878이며, 점수가 높을수록 자아존중감 수준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측정 문항은 “나는 나 자신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다”, “나는 다른 사람처럼 가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 한다”, “나는 좋은 품성을 가졌다고 생각한다”, “나는 나 자신에 대하여 대체적으로 만족한다” 등이다.
4) 통제변수
본 연구에서는 다문화가정 청소년을 대상으로 부모진로지지와 자녀의 진로준비 사이의 관계를 살펴 본 선행연구(김민경, 2014; 김효영, 2011; 조홍용, 2018;최윤희, 김순자, 2011)를 기반으로 자녀의 성별, 주관적건강인식, 부모결혼상태, 가정경제수준을 통제변수로 분석에 포함시켰다. 선행연구에 의 하면 청소년의 성별, 가정경제수준은 진로발달에 중요한 영향요인이다(양계민 외, 2018; 김영미, 현안 나, 2020;백혜영, 강현아, 2019;오정아, 이영주, 김평화, 2021). 특히 고등학생 시기의 가정경제수 준이 진로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김성환, 박상우, 2008;원지영, 2019)들을 토대로 통제변 수로 포함하였다. 성별은 남성(1), 여성(2)로 하였고, 주관적건강인식은 4점 리커트 척도로 구성 되었으며, “매우 건강”, “건강한편”, “건강이 좋지 않음”, “매우 건강이 좋지 않음”으로 구분하였다. 부모결혼상태는 “결혼”, “이혼”, “별거”, “사별”, “동거”로 구분하였고 배우자 유무로 더비변수화하 여 사용하였다, 가정경제수준은 1문항 5점 척도로서 “매우 어렵다”, “어려운 편이다”, “보통이다”, “잘사는 편이다”, “매우 잘산다”로 구성하였다.
4. 자료 분석
본 연구에서는 다음과 같이 분석을 수행하였다. 첫째, 통계분석을 위해 SPSS 25.0을 활용하였다. 연구대상자의 인구사회학적 특성을 파악하기 위하여 빈도분석을 실시하였고, 피어슨 상관분석을 통하 여 주요 변수들 간의 상관관계를 파악하였다. 부모진로지지와 자아존중감이 진로준비에 미치는 매개효 과 검증을 위해 Hayes(2013)가 제안한 SPSS PROCESS macro(v4.3) Model 4 로 분석하였다.
Ⅳ. 연구 결과
1. 주요 변수의 특성
다문화가정 청소년이 지각한 부모진로지지와 진로준비, 자아존중감 등 본 연구의 주요 변수들의 기 술통계분석을 통하여 평균과 표준편차, 측정변인의 정규성 가정 충족 여부를 검토하기 위해 왜도와 첨 도를 산출하여 <표 2>에 제시하였다. 부모진로지지는 1~5점 범위에서 평균 3.86, 진로준비는 1~4점 범위에서 평균 2.98, 자아존중감은 1~5점 범위에서 평균 3.83로 나타나 전체적으로 세 변인은 평균이 중간값보다 높게 나타났다. 왜도의 절대값이 3 이상, 첨도의 절대값이 10 이상인 경우 정규성 가정에 위배되는 것으로 보는데, 본 연구의 측정 변인들의 왜도와 첨도 값을 살펴본 결과, 변인들이 정규성 가 정을 충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2. 주요 변수간의 상관관계분석
본 연구의 주요 변수간의 관련성을 알아보기 위해 상관분석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표 3>과 같이 제 시하였다. 부모진로지지는 자아존중감(r=.502, p<.01)과 진로준비(r=.265, p<.01)에 모두 유의한 정(+)적 상관관계를 보였고, 자아존중감은 진로준비(r=.331, p<.01)에 유의한 정(+)적 상관관계를 보였다.
3. 부모진로지지와 진로준비의 관계에 자아존중감의 매개효과
부모진로지지와 진로준비의 관계에 자아존중감의 매개효과를 검증하기 위하여 Hayes(2013)가 제 안한 PROCESS macro의 model 4를 이용하였고, 부트스트랩 샘플은 5,000개로 지정하였으며, 신뢰 구간은 95%로 설정하여 분석하였다. 분석결과는 <그림 2>와 <표 4>와 같이 제시하였다. 부모진로지지 는 자아존중감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고(β=.2759, p<.001), 자아존중감은 진로준비에 유의미한 영 향을 주어(β=.2275, p<.001) 자아존중감이 부모진로지지와 진로준비 간에 매개하였다. 즉, 진로준비 에 대한 부모진로지지의 총효과는 β=.1368(p<.001)이었으나 매개변수인 자아존중감이 투입되면서 진로준비에 대한 부모진로지지의 직접효과는 β=.0740(p<.001)로 감소하여 매개하는 것으로 나타났 다. 부모진로지지가 자아존중감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고 자아존중감은 진로준비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점, 그리고 부모진로지지와 진로준비 간 경로의 총효과가 직접효과보다 큰 점은 매개효과가 있음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결과를 통하여 자아존중감은 부모진로지지와 진로준비 간 매개 역할을 하고 있음이 검증되었다. 통제변수들을 검증하기 위하여 공변량으로 투입한 결과 주관적건강성(β= .-1.0124, p<.001)이 자아존중감에 미치는 영향이 유의하였고, 성별(β=.7011, p<.001)이 진로준 비에 미치는 영향이 유의하게 나타났다.
이러한 간접효과를 검증하기 위하여 부트스트랩핑을 통하여 통하여 검증하였으며 그 결과를 <표5> 에 제시하였다. 검증결과 부트스트랩의 상한값과 하한값 사이에 0이 존재하지 않아 간접효과가 검증되 었다.
Ⅴ. 결론 및 논의
본 연구는 다문화가정 청소년이 지각한 부모의 진로 지지와 진로 준비 사이의 관계를 조명하고, 이 관계에서 자아존중감의 매개 역할을 실증적으로 검증하였다. 연구 결과, 다문화 가정 청소년의 진로 준 비 과정에는 부모의 진로 지지뿐만 아니라 청소년의 자아존중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 났다. 이는 부모의 진로 지지와 자아존중감 강화가 다문화 가정 청소년의 진로 준비를 체계적으로 향상 시키는 데 필수적임을 시사한다. 따라서 다문화 가정 청소년의 진로 준비 및 활동을 지원하는 데 있어 서, 이 두 요인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의 첫 번째 주요 발견은 부모의 진로 지지가 청소년의 진로 준비 수준에 직접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다. 이는 강혜정(2018)과 진미석 및 손유미(2000)의 연구와 일치하 며, 부모의 지지가 자녀의 진로 결정 과정에 있어 중대한 역할을 수행한다는 기존 학술적 논의를 더욱 강화한다. 또한, 부모의 진로 지지가 청소년의 자아존중감을 향상시키며, 이러한 향상된 자아존중감이 진로 준비에 긍정적으로 기여한다는 매개 경로를 발견함으로써, 부모 지지의 영향력이 청소년의 내면 적 발달과 자아감 강화를 통해 진로 준비를 개선하는 중요한 매커니즘을 제공한다는 점을 밝혀냈다. 이 상의 결과는 다문화 가정 청소년의 진로 준비 과정에 있어 부모의 지지, 그리고 청소년 자신의 자아존 중감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본 연구는 부모의 진로 지지와 청소년의 자아존중감 강화가 진로 준비에 미 치는 복합적인 영향을 조명함으로써, 다문화 가정의 청소년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 및 실천 방안의 개발 에 기여할 수 있는 귀중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본 연구 결과에 근거하여 다문화가정 청소년의 진로준비를 위한 실천적 함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다문화 가정내의 부모진로지지가 자녀의 자아존중감 향상과 진로준비 수준을 높이는 것으로 확인된 바 다문화가정 부모를 대상으로 진로인식 및 진로탐색 역량강화를 위한 부모교육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대부분의 다문화가정 부모대상 교육은 저연령 자녀에 초점이 맞춰져서 진행되었으나, 한국청소 년교육원에서 제공된 다문화청소년패널조사 연구 결과에 따라 아동기를 벗어난 청소년기의 진로준비 에도 부모의 진로지지가 중요한 요인인 것이 확인되었으므로 자녀의 연령 변화에 따른 발달단계별 부 모교육이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여성가족부(2019)에 의하면 6세~24세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들의 경 우 자녀들의 학업과 진로 등에 대한 정보 부족(47.1%)이 가장 큰 어려움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맥락에 서 다문화가정 청소년들의 부모들을 대상으로 한 연령집단별 진로준비 지원이 필수적이다. 실천적으로 는 학교, 가족지원센터, 대학의 평생교육원 등을 활용하여 진로지도 능력, 양육교육, 그리고 진로 탐색 등을 포함하여 청소년의 진로를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둘째, 부모진로지지는 자아존중감 향상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다문화가정 청소 년의 내적 자원인 자아존중감을 강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현재 다문화가족지원 센터에서 자아존중감을 향상시키기 위한 프로그램이 부족한 상황에서, 부모와 자녀가 함께 참여하여 서로의 관계를 강화하며 자아존중감을 증진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다 문화 청소년이 다양한 문화적 배경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자기인식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 원하는 프로그램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 자아존중감을 증진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제 공하는 것이 요구된다. 더불어, 다문화가정 청소년이 재학중인 학교와 지역사회사회복지관, 청소년상 담복지센터 간의 연계체계를 구축하여 이들의 심리 ‧ 정서적 어려움을 지원하고 긍정적인 성취감을 높 일 수 있는 다양한 체험활동, 교육 상담 등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다문화가정 청소년의 진로준비에 관심을 가지고 지도를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필요한 일이 다. 학교 현장에서 다문화 학생들만을 위한 별도의 진로 교육 프로그램 운영에는 실질적인 어려움이 많 아, 일반 진로교육 내에서 다문화가정 학생들의 특성을 고려한 지도가 이루어져야 함을 시사한다. 이와 더불어, 교육부, 지역사회, 공공기관 등이 운영하는 진로 관련 정보 제공 사이트에 다문화 학생들을 위 한 정보 및 자료를 마련하고 이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다문화가정 청소 년들에게는 한국어를 포함한 이중언어 교육과 진로 및 취업 지원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이 필수적이다 (여성가족부, 2023). 현재, 다문화 직업인의 진로 콘서트, 맞춤형 전문가 특강, 토크콘서트, 진로체험 및 상담, 그리고 가상 ‧ 증강현실(VR ‧ AR) 및 홀로그램을 활용한 진로체험 부스 운영 등의 프로그램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추세이다(교육부, 2023). 이러한 프로그램들은 다문화가정 청소년들의 진로 준 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그들의 흥미와 참여를 높일 수 있는 방안으로 평가된다. 더 나아가, 다문 화학생 전담 진로교사를 배치하여 진로교육 전반에 걸친 정보와 지원을 제공하는 것, 그리고 원적학교 에서 특수목적 대안학교로의 위탁교육을 실시하여 실제적이고 효과적인 진로교육을 진행하는 것도 중 요하다. 지역 대학생들을 멘토로 활동시켜 다문화가정 청소년들의 학습 및 활동을 지원하고, 다문화가 정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진로체험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이들의 진로 준비 역량을 증진시키는 것이 필 요하다. 이러한 접근은 다문화가정 청소년의 진로 준비 과정에 있어서 교육 기관, 지역사회, 정부 기관 간 협력을 통한 종합적인 지원 체계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을 통해 다문 화가정 청소년들이 자신의 진로를 탐색하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다양한 자원과 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의 의의는 다문화 가정 청소년이 지각한 부모의 진로 지지와 진로 준비 사이의 관계에서 자아 존중감의 매개 효과를 규명한 점에 있다. 이는 부모의 진로 지지가 진로 준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 는 것뿐만 아니라, 자아존중감에도 유의미한 영향을 주고, 그 자아존중감이 다시 진로 준비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밝혀냈다. 이로써, 다문화 가정 청소년의 효율적인 진로 준비와 부모의 진로 지 지, 자아존중감 강화를 위한 프로그램 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이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를 위한 기 초 자료를 제공했다. 그러나, 본 연구는 고등학교 2학년 청소년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연구 결과를 모든 청소년에게 일반화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특히, 중도 입국 청소년, 국내 출생 청소년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다문화 청소년들의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점도 제한적이다. 또한, 사용된 데이 터가 종단 자료임에도 불구하고, 이점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횡단적으로 연구한 점도 한계로 지적 된다. 이에 따라, 후속 연구에서는 다문화 청소년의 특성과 변인들의 관계를 종단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