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스마트기기란 휴대전화의 공유기능과 컴퓨터 운영체제가 결합된 단말기로서 사용자 인터페이스 기술을 통해 개인화 기능을 실현시키는 전자기기이다(김동민, 이칠우, 2010;장은경, 이후경, 2010). 스 마트기기는 높은 휴대성과 다양한 플랫폼을 통한 맞춤형 콘텐츠 제공을 통해 대중화되었고(임명환, 김 강훈, 2012), 특히 다른 매체에 비해 조작이 쉽고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있다는 점은 유아의 사용 동기 를 높였다(김광하 외, 2020). 그러나 이는 자기조절능력이 미성숙한 유아가 스마트기기를 지나치게 사 용하는 ‘스마트기기 과의존’의 위험을 높이기도 했다(최아라 외, 2022). ‘2022년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 조사’에 따르면, 유아(만3-5세)의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 비율은 2019년과 2022년에 각각 약 21.0%, 25.5%를 나타내며 증가추세를 나타내고 있다(한국정보화진흥원, 2023). 한편 육아정책연구 소의 ‘어린이미디어 이용실태 조사’에 따르면 만 3-4세 유아들이 미디어에 접촉하기 위해 사용하는 도 구는 스마트폰(77.3%)과 태블릿 PC(60.8%)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이정원, 2022), 유아의 스마트기기 과의존 문제를 살펴봄에 있어 특히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사용현황에 주목 해볼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스마트기기를 유아의 사용 비중이 높은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에 한정하여 지칭하며, 유아의 스마트기기 과의존에 주목하고자 한다.
유아가 부모의 적절한 감독하에 스마트기기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질이 높은 교육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방편이 되며, 사회경제적 측면에서 취약한 환경에 있는 유아의 학습권을 보장하기도 용이해지는 등 스마트기기가 유아의 인지발달에 미칠 수 있는 긍정적 영향력은 다양한 것으로 나타났다(성지현 외, 2015;Collins & Bronte-Tinkew, 2010). 그러나 부모의 통제가 부재한 가운데 아직 자기조절능력이 미성숙한 유아가 장시간 스마트기기를 사용하게 되면 뇌의 감각이 둔감해져 즉각적이고 강렬한 자극에만 반응하는 ‘팝콘브레인(popcorn brain)’이 될 수 있으며(Seetharaman & Rajeswari, 2022), 의사표현 의 어려움, 산만함, 사회성 결여와 같은 문제가 나타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김종민 외, 2014). 더불어 유아의 스마트기기 사용에 있어 부모는 스마트기기를 처음 접하게 하는 인물이자 스마트기기 사용 에 대한 결정권을 주로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유은정, 2014). 이처럼 부모는 유아의 스마트기기 사용에 있어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으나(문경임, 2017), 선행연구들은 주로 어머니가 유아의 스마트기기 과의존에 미치는 영향에만 초점을 맞추었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본 연구는 선행연구 를 확장하여, 서로 밀접하게 연결된 아버지 및 어머니 관련 변인들이 유아기 자녀의 스마트기기 과의존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자 한다.
비록 선행연구는 소수이나 아버지의 양육참여는 유아의 스마트기기 과의존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오윤경 외, 2016). 아버지 양육참여란 아버지가 돌봄, 놀이 및 운동, 훈육 등 자 녀와의 상호관계에 참여하는 양적 정도를 의미하며, 이는 유아의 자기조절능력 발달에 중추적인 역할 을 한다(박은숙, 2015). 선행연구들은 유아가 아버지와 함께 물리적 시간을 보냄으로써 스마트폰에 접 촉하는 빈도가 줄어들고, 아버지가 유아의 정서, 사회성 등 발달 전반에 대해 지도하며 유아가 올바른 기본생활습관을 정립할 수 있도록 도움으로써 스마트폰 과의존 수준을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보고하였 다(김진경 외, 2021;오윤경 외, 2016). 그러나 이와 같은 보고에도 불구하고 아버지의 양육참여가 유 아의 스마트기기 과의존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 연구는 아직 매우 적은 실정으로, 양 변인 간의 관계 를 살펴봄에 있어 매개변인 또는 조절변인의 역할을 고려하며 아버지의 양육참여가 유아의 스마트기기 과의존에 미치는 구체적인 경로를 살펴보거나 양 변인 간 관계가 유의하게 나타나는 맥락적 특성을 살 펴보고자 하는 학문적 노력은 지속적으로 필요한 실정이다.
특히 아버지 변인을 제외하고 유아의 스마트기기 과의존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중요한 부모 관련 변인 중 하나는 어머니 양육스트레스로, 이는 어머니가 자녀를 양육하면서 경험하는 어려움의 정도를 의미한다(Abidin, 1992). 어머니의 양육스트레스는 누적되는 특성이 있는데(최옥주, 2016), 어머니들은 자신의 소진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스마트기기를 양육 대체 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한 다(최지훈, 안선희, 2020). 또한, 어머니의 양육스트레스 수준이 높을수록 유아기 자녀의 스마트미디 어 사용을 중재하는 정도는 낮아지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장지우, 김선희, 2022). 이는 어머니의 양 육스트레스가 높을수록 자녀의 스마트기기 접촉 시기를 앞당기고 지나친 시간 동안 스마트기기를 활용 하도록 함으로써 유아의 스마트기기 과의존 위험성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난 결과(송정미, 차미숙, 2021)와 비슷한 맥락이다. 한편 Abidin(1990;1992)은 양육 중 경험하는 개인적 및 환경적 요인들이 양육스트레스에 영향을 미치는 인지적 과정에 초점을 둔 양육스트레스 모델을 제시하며, 특히 부모역 할을 수행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을 인지하는 정도에 따라 양육스트레스 수준이 결정된다고 하였 다. 그러한 차원에서 어머니의 양육에 있어 중요한 자원이 될 수 있는 사회적 지지는 어머니의 양육스 트레스를 낮추는 데 효과적이며(Crnic et al., 1983), 그 중 아버지의 양육참여는 실질적으로 어머니의 역할 부담을 감소시켜 어머니의 양육스트레스를 낮추는 중요한 사회적 지지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 고된다(김정, 이지현, 2005;Coley & Schindler, 2008). 이와 같이 아버지의 양육참여와 어머니의 양 육스트레스(김정, 이지현, 2005;Nomaguchi et al., 2017), 어머니의 양육스트레스와 유아의 스마트 기기 과의존(송정미, 차미숙, 2021) 간 관계를 보고한 연구들은 존재하나 세 변인 간의 관계를 함께 살 펴본 선행연구는 찾아보기 힘들다. 다만 유사 변인을 포함한 연구 중, 아버지의 양육참여가 어머니의 양육스트레스를 통해 유아의 정서조절 또는 자기조절능력에 유의한 간접적 영향을 미쳤다는 연구결과 들(공수안, 여종일, 2019;김재희 외, 2022)에 근거하여 아버지의 양육참여가 유아기 자녀의 스마트기 기 과의존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에서 어머니 양육스트레스의 매개적 역할을 가정해볼 수 있다.
나아가 어머니의 양육행동이 유아의 스마트기기 과의존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해볼 수 있다. 어머니의 양육행동이란 어머니가 자녀를 양육할 때 나타나는 일반적 또는 보편적 행동을 의미하는 것으로(양 혜련, 2000), Baumrind(1967)는 양육행동을 크게 ‘온정(nurturance)’과 ‘통제(control)’의 두 축으로 나누었다. 부모가 자녀의 요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자녀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며 아동의 신체적, 정서 적 행복을 지향하는 요소를 포함하는 ‘온정’과 논리적 설명, 아동의 독립성 존중, 성숙한 행동 요구 등의 긍정적 요소들을 포함하는 ‘통제’가 서로 다른 차원에 해당된다는 제안에 따라(Baumrind, 1971;2013), 어머니 긍정적 양육행동의 영향력을 살펴볼 때도 온정과 통제의 차원을 구분하여 살펴볼 필요 가 있다. 실제로 선행연구들은 온정·격려, 일상생활 규칙을 단호히 지키도록 하는 한계설정 등이 포함 된 어머니의 긍정적 양육행동이 유아의 스마트기기 과의존에 유의한 부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하고 있다(최영희 외, 2016;최지훈, 안선희, 2020). 이는 어머니의 온정적 양육행동이 유아의 정서조 절능력을 높였다는 연구결과(채영문, 2010), 적절한 한계를 제시하는 통제적 양육행동이 유아의 정서 적 안정감과 자신을 조절하는 의도적 통제능력을 향상시켜 외현화 문제행동의 위험성을 낮추었다는 연 구결과(우애리, 2014)와 비슷한 맥락이다. 특히 선행연구들은 아버지의 양육참여 수준이 높을수록 어 머니의 긍정적 양육행동이 증가한다고 보고하고 있음을 고려하였을 때(김지원 외, 2022;Smith et al., 2000), 아버지의 양육참여와 유아의 스마트기기 과의존 간의 관계에서 어머니의 긍정적 양육행동 의 매개적 역할을 예측할 수 있으나 세 변인 간의 관계를 살펴본 연구는 드문 실정이다.
한편 Abidin(1992)은 양육스트레스와 양육행동 간의 관계를 강조하며 양육스트레스는 부모의 긍정적 양육을 할 수 있는 능력을 낮추기 때문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하였다. 이는 어머니의 양육 스트레스 수준이 높을수록 권위주의, 허용과 같은 부정적 양육행동을 더 많이 보이는 반면 온정, 지지 와 같은 긍정적 양육행동은 덜 보이는 것으로 보고한 경험적 연구들을 통해 뒷받침되고 있다(손영지, 박성연, 2011;Deater-Deckard & Scarr, 1996;Mak et al., 2020). 아버지의 양육참여와 어머니 의 양육스트레스 간의 관계(Coley & Schindler, 2008;Mulsow et al., 2002) 및 어머니의 긍정적 양 육행동과 유아의 스마트기기 과의존 간의 관계(김지혜, 2013;최지훈, 안선희, 2020)를 보고한 선행연 구들을 함께 고려할 때, 아버지의 양육참여가 어머니의 양육스트레스와 긍정적 양육행동을 통해 유아 의 스마트기기 과의존에 미치는 순차적 매개효과 역시 가정하고 탐색해볼 필요가 있다.
종합하면, 본 연구는 가족이라는 하나의 큰 체계에서 가족 구성원들이 상호의존적인 관계를 맺고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다고 제안하고 있는 가족체계이론(Bowen, 1978)을 바탕으로, 최근 증가하고 있는 유아기 자녀의 스마트기기 과의존 문제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다수의 선행연구에서 주목하는 어머 니 관련 변인들 뿐 아니라 아버지 관련 변인을 포함하여 주목하며 유아 스마트기기 과의존에 영향을 미 치는 가족 내 과정을 탐색하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선행연구 고찰에 근거하여 아버지의 양육참여가 유 아의 스마트기기 과의존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과, 아버지의 양육참여가 어머니 양육스트레스와 긍정적 양육행동을 통해 유아의 스마트기기 과의존에 미치는 간접적 영향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때 유아의 성 별은 본 연구의 주요 변인인 아버지 양육참여, 유아 스마트기기 과의존에 유의한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한 선행연구들에 따라(정금자, 박미라, 2013;황태경, 2013), 연구모형을 분석할 때 통제변인으로 고 려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인 본 연구의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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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문제 1. 아버지의 양육참여는 유아의 스마트기기 과의존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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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문제 2. 아버지의 양육참여는 어머니의 양육스트레스를 통해 유아의 스마트기기 과의존에 간접적 영향을 미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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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문제 3. 아버지의 양육참여는 어머니의 긍정적 양육행동을 통해 유아의 스마트기기 과의존에 간접적 영향을 미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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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문제 4. 아버지의 양육참여는 어머니의 양육스트레스와 긍정적 양육행동을 통해 유아의 스마트기기 과의존에 순차적으로 간접적 영향을 미치는가?
Ⅱ. 연구방법
1. 연구대상
본 연구는 유아기 자녀(만 3-5세)가 스마트기기를 사용한다고 응답한 어머니 265명을 대상으로 자료를 수집하였으며, 어머니가 인식한 아버지의 양육참여가 유아기 자녀의 스마트기기 과의존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 아버지, 어머니, 유아기 자녀가 함께 거주하고 있는 경우에만 연구대상으로 포함하였다. 부모는 유아기 자녀의 스마트기기 사용에 대해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중요한 인물인 가운데, 30대 및 40대의 비교적 젊은 아버지들의 양육참여가 이전 세대에 비해 증가한 것에 주목하여(이윤진 외, 2016) 일반적으로 주양육자 역할을 담당하는 경우가 많은 어머니(최은아, 2018)의 특성뿐 아니라 어머니가 인식한 아버지의 양육참여 특성이 유아의 스마트기기 과의존 문제에 미치는 영향력을 살펴보고자 하였다.
연구대상자의 사회인구학적 특성을 살펴보면, 먼저 자녀의 성별은 남아 142명(53.6%), 여아 123명(46.4%)이었으며, 평균 연령은 4.26세(SD = .75)로, 만 3세는 49명(18.5%), 만 4세는 99명(37.4%), 만 5세는 117명(44.2%)이었다. 다음으로 어머니의 연령은 만 30~39세가 194명(73.2%)으로 가장 많고 40~49세에 속하는 경우가 63명(23.8%)으로 그 뒤를 이었다. 아버지의 연령은 만 40~49세가 134 명(50.6%)으로 가장 많고, 30~39세가 126명(47.5%)으로 그 뒤를 이었다. 가계 월 평균 소득은 300만원 이상~450만원 미만 75명(28.3%), 450만원~600만원 미만(25.3%) 순이었다. 어머니가 취업한 경우는 144명(54.3%), 미취업이 121명(45.7%)으로 나타났으며, 아버지의 취업 여부는 취업이 259명(97.7%), 미취업이 6명(2.3%)으로 나타났다.
2. 조사도구
1) 아버지의 양육참여
본 연구는 어머니가 인식한 아버지의 양육참여 수준을 측정하기 위하여 김정과 이지현(2005)이 최경순(1993)의 ‘아버지의 양육참여도’ 척도를 수정·보완한 척도를 사용하였으며, 현대 사회의 가족생 활에 적합하도록 두 문항의 표현방식을 일부 수정하여 사용하였다. 여가활동(12문항), 생활지도(9문항), 가사활동(4문항) 총 3개의 하위요인(25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위요인별 문항을 보면, 여가활동은 ‘자녀와 함께 공원이나 놀이터에 간다.’ 등이 있고, 생활지도는 ‘자녀가 실수했을 때 잘한 점과 잘못한 점을 자상하게 일러준다.’ 등이 있으며, 가사활동은 ‘설거지를 돕는다.’ 등이 있다.
각 문항은 ‘전혀 그렇지 않다(1점)’에서 ‘매우 그렇다(5점)’까지 5점 Likert식 척도로 구성되어 있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아버지의 양육참여 수준이 높음을 의미한다. 하위요인 간 내적합치도(Cronbach’s α)는 여가활동이 .92, 생활지도가 .91, 가사활동이 .81이었으며, 총 문항의 내적합치도(Cronbach’s α)는 .95 이었다.
2) 어머니의 양육스트레스
어머니의 양육스트레스는 Abidin(1990)의 ‘단축형 양육스트레스 검사(Parenting Stress Index/ Short Form[PSI/SF])’를 김현미(2004)가 번안한 것을 사용하여 측정하였다. PSI/SF는 부모의 고통 (12문항), 부모-자녀 간 역기능적 상호작용(12문항), 아동의 까다로운 기질(12문항) 총 3개의 하위요인(36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위요인별 문항을 보면, 부모의 고통은 ‘아이의 욕구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나는 나의 삶을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이 포기한다.’ 등이 있고, 역기능적 상호작용은 ‘때때로 우리 아이는 나를 짓궂게 괴롭히려는 일들을 한다.’ 등이 있으며, 까다로운 기질은 ‘우리 아이는 대부분의 아이들보다 내게 요구하는 것이 많다.’ 등이 있다.
각 문항은 ‘거의 그렇지 않다(1점)’에서 ‘매우 그렇다(4점)’까지 4점 Likert식 척도로 구성되어 있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어머니의 양육스트레스 수준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하위요인 간 내적합치도 (Cronbach’s α)는 부모의 고통이 .83, 역기능적 상호작용이 .89, 까다로운 기질이 .88이었으며, 총 문항의 내적합치도는 .93이었다.
3) 어머니의 긍정적 양육행동
어머니의 긍정적 양육행동은 조복희 등(1999)이 제작한 ‘온정적·통제적 양육행동 문항’을 바탕으로 한국아동패널 연구진(김은설 외, 2012)이 자체 제작한 ‘양육 행동 척도’를 사용하여 측정하였다. Baumrind(1967;1991)는 양육행동을 온정과 통제로 구분하며 두 차원이 모두 높은 수준일 때 바람직한 양육행동이 이루어진다고 설명함에 따라 본 연구는 온정 및 통제를 긍정적 양육행동의 두 하위요인으로 개념화하였다. Baumrind(2013)가 지적한 것처럼 긍정적인 통제는 부정적인 통제와 쉽게 혼동되며, 긍정적인 통제는 유아의 긍정적 발달에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므로 이에 주목하기 위해, 선행연구들 (김충일, 권윤정, 2018;원윤선, 도현심, 2021)의 제안에 따라 부정적 차원의 통제를 내포할 수 있는 1 개의 문항(‘나는 아이가 내 말에 순종하도록 한다.’)을 삭제한 후 사용하였다. 본 척도는 온정적 양육행 동(6문항), 통제적 양육행동(5문항) 총 2개의 하위요인(11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하위요인별 문항으로 온정적 양육행동은 ‘아이의 의견을 존중하고 표현할 수 있게 한다.’ 등이 있고, 통제적 양육행동은 ‘아이가 어려도 엄격하게 예절을 가르친다.’ 등이 있다.
각 문항은 ‘전혀 그렇지 않다(1점)’에서 ‘매우 그렇다(5점)’까지 5점 Likert식 척도로 구성되어 있으며, 온정적 양육행동의 점수가 높을수록 자녀에게 사랑, 관심, 따뜻함으로 양육하는 행동을 더 많이 보이는 것을 의미하고, 통제적 양육행동의 점수가 높을수록 자녀에게 일관된 제한설정, 성숙된 행동요구를 더 많이 하는 것을 의미한다. 하위요인 간 내적합치도(Cronbach’s α)는 온정적 양육행동이 .80, 통제적 양육행동이 .71이었으며, 총 문항의 내적합치도는 .76이었다.
4) 유아기 자녀의 스마트기기 과의존
유아기 자녀의 스마트기기 과의존을 측정하기 위해 한국정보화진흥원(2016)이 제작한 ‘유아동용(관찰자용) 스마트폰 과의존 척도’를 사용하여, 주 양육자가 자녀의 스마트기기 사용에 대한 관찰을 기반으로 응답하도록 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유아가 스마트기기에 과의존하는 수준을 알아보기 위해, 선행 연구(이수빈, 2022)와 같이 ‘스마트폰’ 대신 스마트폰과 태블릿 PC를 포함한 ‘스마트기기’로 용어를 수정하였다. 본 척도는 조절실패(3문항), 현저성(3문항), 문제적 결과(3문항) 총 3개의 하위요인(9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위요인별 문항으로 조절실패는 ‘나의 자녀는 이용 중인 스마트기기를 빼앗지 않아도 스스로 그만둔다.’ 등이 있고, 현저성은 ‘나의 자녀는 항상 스마트기기를 가지고 놀고 싶어 한다.’ 등이 있으며, 문제적 결과는 ‘나의 자녀는 스마트기기를 하느라 다른 놀이나 학습에 지장이 있다.’ 등이 있다.
각 문항은 ‘전혀 그렇지 않다(1점)’에서 ‘매우 그렇다(4점)’까지 4점 Likert식 척도로 구성되어 있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유아의 스마트기기 과의존 수준이 높음을 뜻한다. 하위요인 간 내적합치도 (Cronbach’s α)는 조절실패가 .79, 현저성이 .82, 문제적 결과가 .80이었으며, 총 문항의 내적합치도는 .87이었다.
3. 조사절차 및 자료분석
본 연구는 연구자 소속 대학의 생명윤리위원회 승인을 받은 후(승인번호 OOOO-202302-0003-01), 온라인 리서치 업체를 통해 자료를 수집하였다. 설문에 참여하기 전 대상자들은 연구의 목적 및 배경, 연구참여에 따른 손실에 대한 보상, 수집되는 개인정보 및 보호 대책 등의 내용이 있는 ‘연구참여 설명문’을 사전에 제공받았고, 이에 대해 동의하는 경우에 한하여 설문이 진행되었다. 본 연구에서 수집된 자료는 SPSS 26.0(IBM Co, Armonk, NY)과 Amos 22.0(IBM Co, Armonk, NY)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빈도분석, Pearson의 적률상관관계 분석, 경로분석(Path analysis)을 실시하였고, 부트스트랩핑(Bootstrapping) 방법을 실시하여 간접효과의 유의성을 확인하였으며, 가상 변인인 팬텀변인 (Phantom variable)을 설정하여 개별간접효과의 유의성을 확인하였다. 또한 경로분석 시, 선행연구에서 아버지 양육참여, 유아 스마트기기 과의존과 같은 주요 변인들과 유의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 유아 성별(정금자, 박미라, 2013;황태경, 2013)은 더미변수로 변환하여 통제하였다.
Ⅲ. 연구결과
1. 기술통계 및 상관관계 분석
본 분석에 앞서 기술통계분석을 통해 수집된 데이터의 일반적 경향을 살펴보았다(<표 1>). 각 변인의 왜도와 첨도 값을 살펴본 결과, 왜도 범위는 -0.74 ~ 0.32, 첨도 범위는 -1.99 ~ 1.28로 절대값 2를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모든 변인이 정규성 기준(George & Mallery, 2016)을 충족하였다.
아버지 양육참여, 어머니 양육스트레스, 어머니 온정적 양육행동, 어머니 통제적 양육행동, 유아 스마트기기 과의존 및 통제변인인 유아 성별 간의 관계를 살펴보고자 Pearson의 적률상관계수를 산출하였다(<표 1>). 그 결과, 통제변인인 유아 성별과 주요 연구변인인 아버지 양육참여, 어머니 양육스트레스, 어머니 온정적 양육행동, 어머니 통제적 양육행동 간에는 유의한 상관관계가 나타나지 않았고(rs = -.03 ~ .11, n.s), 어머니 통제적 양육행동과 유아 스마트기기 과의존 간에도 유의한 상관관계가 나타나지 않았으나(r = -.02, n.s), 이들을 제외한 모든 변인 간의 상관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rs = -.26 ~ .42, p < .05 or p < .01 or p < .001).
2. 경로분석
아버지의 양육참여, 어머니의 양육스트레스와 긍정적 양육행동이 유아의 스마트기기 과의존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기 위하여 경로분석을 실시하였다. 본 모형의 적합도는 χ2 = .000, df = 0인 포화모형(Saturated model)으로 적합도 지수를 살펴볼 필요가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 아버지 양육참여가 어머니의 양육스트레스와 온정적 및 통제적 양육행동을 통해 유아의 스마트기기 과의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경로는 다음과 같다(<표 2>, <그림 1>). 먼저 직접경로를 살펴본 결과, 아버지의 양육참여가 유아의 스마트기기 과의존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은 유의하지 않았다(β = -.07, n.s). 다음으로 간접경로를 살펴보면 첫째, 아버지의 양육참여는 어머니의 양육스트레스에 부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쳤고(β = -.25, p < .001), 어머니의 양육스트레스는 유아의 스마트기기 과의존에 정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쳤다(β = .37, p < .001). 둘째, 아버지의 양육참여는 어머니의 온정적 양육행동에 정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쳤지만(β = .34, p < .001), 어머니의 온정적 양육행동은 유아의 스마트기기 과의존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β = -.08, n.s). 셋째, 아버지의 양육참여는 어머니의 통제적 양육행동에 정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쳤지만(β = .24, p < .001), 어머니의 통제적 양육행동은 유아의 스마트기기 과의존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β = -.05, n.s). 넷째, 아버지의 양육참여는 어머니의 양육스트레스에 부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쳤고(β = -.25, p < .001), 어머니의 양육스트레스는 온정적 양육행동에 부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쳤지만(β = -.18, p < .01), 어머니의 온정적 양육행동은 유아의 스마트 기기 과의존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β = -.08, n.s). 다섯째, 아버지의 양육참여는 어머니의 양육스트레스에 부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쳤고(β = -.25, p < .001), 어머니의 양육스트레스는 어머니의 통제적 양육행동에 정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쳤지만(β = .18, p < .01), 어머니의 통제적 양육행동은 유아의 스마트기기 과의존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β = -.05, n.s).
부트스트랩핑 방법을 통해 아버지의 양육참여가 유아의 스마트기기 과의존에 미치는 직접효과와 어머니의 양육스트레스 및 긍정적 양육행동을 통해 미치는 간접효과 및 총효과의 유의성을 살펴보았다(<표 3>). 아버지의 양육참여가 유아의 스마트기기 과의존에 미치는 간접효과는 부적으로 유의하였고(β = -.14, p < .001), 아버지의 양육참여가 어머니의 온정적 양육행동에 미치는 간접효과는 정적으로 유의했으며(β = .05, p < .01), 아버지의 양육참여가 어머니의 통제적 양육행동에 미치는 간접효과는 부적으로 유의하였다(β = -.05, p < .01). 반면 어머니의 양육스트레스가 유아의 스마트기기 과의존에 미치는 간접 효과는 유의하지 않았다(β = .01, n.s). 이어서 다중상관치(Squared Multiple Correlation)를 살펴본 결과, 아버지 양육참여는 어머니 양육스트레스를 8% 설명하였고, 아버지 양육참여와 어머니 양육스트레스는 어머니 온정적 양육행동과 통제적 양육행동을 각각 18%, 8% 설명하였으며, 아버지 양육참여, 어머니 양육스트레스, 어머니 긍정적 양육행동은 유아 스마트기기 과의존을 21% 설명하였다.
마지막으로 팬텀변인을 설정한 후 부트스트랩핑 방법을 통해 각 경로에 대한 개별간접효과의 유의성을 확인한 결과(<표 4>), 아버지의 양육참여가 어머니의 양육스트레스를 통해 유아기 자녀의 스마트기기 과의존에 미치는 개별간접효과만이 부적으로 유의하게 나타났다(β = -.07, p < .001).
Ⅳ.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만 3-5세 유아기 자녀를 둔 어머니 265명을 대상으로 아버지의 양육참여, 어머니의 양육 스트레스 및 긍정적 양육행동이 유아의 스마트기기 과의존에 미치는 경로를 탐색하였다. 구체적으로, 아버지의 양육참여가 유아의 스마트기기 과의존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과, 어머니의 양육스트레스와 긍정적 양육행동을 통해 유아의 스마트기기 과의존에 미치는 간접적 영향을 살펴보았다. 이에 연구문제를 중심으로 한 결과의 요약 및 논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아버지의 양육참여가 유아기 자녀의 스마트기기 과의존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을 살펴본 결과, 아버지의 양육참여가 유아의 스마트기기 과의존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은 유의하지 않았다. 본 연구에서 어머니가 지각한 아버지 양육참여의 평균 점수는 3.6점으로 평균 이상에 해당한다. 선행연구들은 아버지의 양육참여 수준이 높을수록 아버지-유아 간 긍정적인 관계가 형성되고 여가시간을 함께 보내게 되면서 유아기 자녀가 혼자 스마트기기에 몰두하는 시간이 줄어들 가능성을 제시하였다(오윤경 외, 2016;최지훈, 안선희, 2020). 그러나 본 연구에서 살펴본 아버지 양육참여는 아버지가 유아의 양육에 참여하는 절대적인 시간을 의미하지는 않음을 고려해볼 수 있겠다. 특히 본 연구 대상자 중 어머니의 취업률은 54.3%인 반면 아버지의 취업률은 97.7%에 해당하였음을 고려할 때, 가정에서 유아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한정적인 아버지는 유아와 스마트기기 과의존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력이 어머니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가능성을 유추해볼 수 있다. 비슷한 맥락으로 선행연구에 따르면 어머니와 함께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유아는 아버지와 함께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유아에 비해 2배 이상 많았으며 (박석규, 2015;임선영, 2013) 유아의 스마트기기 사용은 주로 어머니의 통제 하에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고되었다(류미향, 2014). 이를 고려했을 때, 유아 스마트기기 과의존에 미치는 아버지 양육참여의 직접적 영향보다는 아버지 양육참여가 어머니 변인을 통해 유아의 스마트기기 과의존에 영향을 미치는 간접경로가 더 유의할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기해볼 수 있다. 다만 본 연구는 선행연구(유지현, 이경님, 2017;이도윤, 양난미, 2020)에 따라 아버지 양육참여의 하위요인들을 하나의 요인으로 통합하여 유아기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았는데, 추후 연구에서 아버지 양육참여 하위요인들이 유아 스마트기기 과의존에 미치는 각각의 경로를 살펴볼 필요도 있을 것이다.
둘째, 아버지의 양육참여는 어머니의 양육스트레스에 긍정적 영향을 미쳐, 아버지의 양육참여 수준이 높을수록 어머니의 양육스트레스 수준이 낮아지고 이는 유아의 스마트기기 과의존 수준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의 결과는 아버지 양육참여 수준이 높을수록 어머니 양육스트레스 수준이 낮다는 연구들(김종훈 외, 2013;Coley & Schindler, 2008) 및 어머니의 양육스트레스 수준이 낮을수록 유아의 스마트기기 과의존 수준이 낮다고 보고한 연구들(박소영, 문혁준, 2015;조준오, 김은정, 2019)과 일치한다. 이는 아버지의 양육참여가 어머니의 양육스트레스를 낮추어 어머니의 부모로서의 기능을 높이고 유아의 발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변인임을 시사한다. 최근 아버지가 자녀돌봄에 참여하는 비율이 증가함에 따라(이정은, 서지원, 2021) 아버지 양육참여의 중요성에 주목한 연구들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관련 연구들은 아버지의 양육참여가 자녀의 전반적 발달 및 어머니의 양육특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하였다(이윤진 외, 2016, 임현주 외, 2012). 이와 같이 어머니의 양육을 도움으로써 유아의 스마트기기 사용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아버지 양육 참여의 중요성을 숙고하고, 특히, 아버지가 가사활동, 자녀의 훈육과 놀이를 담당하는 생활지도 및 여가활동에 참여하는 것이 어머니의 에너지 소진을 방지하는 중요한 사회적 자원이 된다는 점은 어머니의 양육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아버지의 양육참여를 활성화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예를 들면, 정부 차원에서 아버지의 일-가족 균형을 도모하는 가족친화정책의 확산 방안을 마련하거나 아버지로서의 역할 수행에 대한 자존감을 향상시킴으로써 양육에 대한 부담감을 낮추어 양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양육 지침서 혹은 부모교육을 고안할 필요가 있다.
셋째, 아버지의 양육참여 수준이 높을수록 어머니는 온정적 및 적절한 한계를 제공하는 통제적 양육 행동을 더 많이 보이지만, 어머니의 긍정적 양육행동은 유아의 스마트기기 과의존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 가지 측면으로 논의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는 유아의 스마트기기 과의존과 어머니의 긍정적 양육행동 간 유의한 관계를 보고한 연구들(최영희 외, 2016;홍예지 외, 2017)에 근거하여 양 변인 간의 관계를 살펴보았으나, 일부 선행연구는 유아의 스마트기기 과의존 문제를 예방하는 데 있어 부정적 양육행동의 영향력에 주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가능성을 제기하였다. 예를 들면, 유아는 어머니의 역기능적 양육행동으로 인해 유발된 부정적 심리를 완화하기 위하여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스마트폰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박정아, 현은자, 2018). 하지만 유아의 스마트기기 과의존에 대한 선행변인으로 어머니의 양육행동을 긍정 및 부정의 차원으로 구분하여 살펴본 연구들은 매우 소수이고 서로 일치하지 않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어, 지속적인 탐색이 필요하다. 둘째, 본 연구는 어머니의 긍정적 양육행동을 온정과 통제의 차원으로 구분하여 유아의 스마트기기 과의존에 미치는 경로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하였으나 유아의 스마트기기 사용과 관련된 양육의 실제(practice)를 함께 살펴보지는 못하였다. 예를 들어, 어머니가 자녀의 스마트기기 사용을 지도하는 방법, 가족이 함께 준수하는 스마트폰 사용 규칙, 스마트기기 사용시간 규제 등과 같은 양육의 실제적인 부분이 유아의 스마트기기 과의존에 미치는 영향도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따라서 후속연구에서는 자녀 스마트기기 사용에 대한 감독법, 스마트기기 지도 및 중재 전략과 같은 문항들을 포함하여 유아의 스마트기기 사용과 밀접하게 관련된 실제적 양육행동을 함께 살펴볼 필요성이 제기된다.
넷째, 매개변인 간의 관계를 살펴보면, 어머니의 양육스트레스는 온정적 양육행동에 유의한 부적 영향을, 통제적 양육행동에 유의한 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어머니의 양육스트레스가 높을수록 온정적 양육행동을 덜 보인다는 선행연구(신지연, 2011)와는 일치하지만, 어머니의 양육스트레스가 올바른 성장을 이끄는 통제에 부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박남심 외, 2020)와는 일치하지 않는다. 이와 관련하여, 본 연구는 일관된 단호함으로 자녀의 건강한 발달을 이끄는 ‘통제’의 긍정적 차원에 주목한 선행연구(김충일, 권은정, 2018;원윤선, 도현심, 2021)에 근거하여 부정적 차원의 통제를 내포할 수 있는 문항을 삭제한 척도를 사용하였으나 본래 긍정적 차원의 통제만을 살펴보기 위해 개발된 측정도구가 아니기 때문에 긍정적 통제를 측정하는데 여전히 한계가 존재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Baumrind(2013)는 일관성, 논리성, 구조성과 같은 통제의 긍정적 차원을 나타내는 직면적 통제(confrontive control)와 처벌성, 제한성, 징벌성과 같이 아동의 자율성을 제한하는 부정적 차원의 강압적 통제(coercive control)의 개념을 구분하여 제시한 바 있다. 이에 근거하면 ‘아이가 잘못했을 때는 반드시 벌을 주고 반성하게 한다.’ 문항의 경우 자녀에게 올바른 행동을 알려주기 위한 일관된 단호함이라는 측면에서는 직면적 통제에 해당되나, 이를 위해 지나치게 가혹하고 처벌적인 행동을 나타낼 때는 강압적 통제에 해당될 수 있다. 이에 후속연구에서는 직면적 통제와 강압적 통제 요인이 명확히 구분될 수 있는 척도를 사용하여 유아 스마트기기 과의존과의 관계를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네 변인 간의 관계를 살펴보면, 아버지의 양육참여가 어머니의 양육스트레스에 미치는 직접경로와 어머니의 양육스트레스가 온정적 양육행동 및 통제적 양육행동 각각에 미치는 직접경로가 모두 유의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온정적 양육행동 및 통제적 양육행동이 유아의 스마트기기 과의존에 미치는 직접경로는 모두 유의하지 않아 아버지의 양육참여가 유아의 스마트기기 과의존에 이르는 경로에서 어머니의 양육스트레스와 긍정적 양육행동의 순차적 매개효과가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앞서 살펴본 긍정적 양육행동과 스마트기기 과의존 간의 관계가 유의하지 않았던 원인 들에 근거하여 이해해볼 수 있다.
종합하면, 아버지의 양육참여가 유아의 스마트기기 과의존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은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고, 어머니의 긍정적 양육행동인 온정적 및 통제적 양육행동을 통한 간접적 영향 역시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러나 아버지의 양육참여가 어머니의 양육스트레스를 통해 유아의 스마트기기 과의존에 미치는 간접적 영향은 유의한 것으로 나타나, 부모 변인이 유아의 스마트기기 사용을 중재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특히, 아버지의 양육참여가 어머니의 중요한 사회적 자원의 일환으로써 양육스트레스 수준을 낮추고 이것이 유아의 스마트기기 과의존을 예방 한다는 점에서, 아버지의 양육참여 수준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정책적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에 현재 정부 차원에서 논의 중인 배우자 육아휴직의 법적 의무화 및 육아휴직급여 확대를 통해 남성 근로자들의 일·가정 양립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아버지 역할수행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할 뿐만 아니라 올바른 양육 정보를 제공하는 부모교육 프로그램의 개발이 이루어져야 한다.
본 연구의 제한점과 후속연구를 위한 제언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는 유아 스마트기기 과의존에 영향을 미치는 선행변인으로 부모 변인을 살펴보는 과정에서 어머니, 아버지, 보육/교육기관 교사 등 다양한 관찰자들의 응답을 포함하지 못하였다. 즉, 어머니 보고에만 의존함으로써 편향된 연구결과가 도출될 가능성을 시사하므로 후속연구에서는 다양한 관찰자에 의한 보고를 수집하여 연구의 객관성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본 연구에서는 아버지의 양육참여 수준을 측정하고자 최경순(1993)의 척도를 김정과 이지현(2005)이 수정한 것을 사용하였으나, 이는 약 20년 전에 보완된 척도로 현대 사회가 추구하는 아버지 양육참여의 방향성과 다소 불일치한 한계가 있다. 예를 들면, 아버지는 어머니와 동등한 지위에 있는 양육자가 아닌 ‘설거지를 돕는다.’와 같은 보조적 지위로 다루어져 있다. 이에 후속 연구에서는 양육참여에 있어 아버지가 어머니와 동등한 지위로 측정되는 척도를 사용함으로써 현 사회의 가치에 부합하는 연구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셋째, 본 연구는 한 시점에서 변인들의 측정이 동시에 이루어졌기 때문에 변인 간의 인과관계를 명확하게 추론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이에 후속연구에서는 종단연구를 설계하여 변인들 간의 관계를 깊이 탐색해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제한점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가 지닌 의의는 다음과 같다. 부모 변인이 유아의 스마트기기과 의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침에도 불구하고 부모 모두를 선행변인으로 살펴본 연구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아버지를 포함한 부모 모두를 선행변인으로 설정하여 유아의 스마트기기 과의존에 미치는 구체적인 경로를 살펴보았다. 이를 통해 아버지의 양육참여가 어머니 의 양육스트레스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뿐 아니라 유아의 스마트기기 과의존에 간접적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변인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본 연구의 결과는 유아의 스마트기기 과의존을 예방하는 요인으로써 아버지 및 어머니 요인에 주목할 근거가 되고, 유아기 자녀를 둔 아버지의 양육참여를 촉진하기 위한 찾아가는 아버지 교육, 체험형 방식의 아빠 참여 프로그램과 같은 공공 서비스의 확대와 아버지의 일-가족 역할 균형을 위한 가족친화적 사회환경 조성에 대한 필요성을 제공함과 동시에, 유아의 스마트기기 과의존 예방 프로그램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