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대학생 시기는 성공적이고 안정적인 성인기를 맞이하기 위해 부모로부터 심리⋅정서 및 경제적인 독립을 해야 하는 시기이자, 성인으로서의 사회적 역할을 준비하는 시기이기도 하다(김상옥, 2009). 이 시기에 경험하는 다양한 스트레스나 심리적 부담감 등은 부적응의 문제와 함께 정신건강을 위협하여 중독과 폭력 등의 일탈 행동의 문제로 이어지기도 하고, 불안 및 우울과 같은 정신건강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이혜선 외, 2012). 특히, 대학 생활은 다양한 사회적 경험을 제공하기도 하지만, 성인과는 또 다른 불안을 경험하기도 한다(이동엽, 2015). 구체적으로는 취업에 대한 스트레스나 취업에 실패한 후의 심리적 압박에 대한 불안을 느끼기도 하고, 특히 취업을 준비하는 3, 4학년에 해당하는 고학년 대학 생들은 취업의 가능성을 예측할 수 없어 막연한 불안감을 경험하기도 한다(송민선, 정헌식, 2023). 이 외에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연도별 연령대별 우울증 환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대학생 우울증 환자 수가 83만 7,808명에 달해 5년 전 64만 3,102명에 비해 약 30% 증가하였고, 특히 우울증 환자가 가장 많이 증가한 세대는 20대로 나타났다(한국일보, 2021). 이러한 현황들은 우리나라 대학생의 정신건강에 대한 지표로, 불안이나 우울을 포함한 정신건강에 더욱 관심을 가질 필요성을 제기한다. 이 외에도 최근 몇 해 동안 경험한 코로나 시기는 개인의 사회적 단절과 고립을 심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개인의 스트레스, 불안, 우울 등 심리적 문제가 더욱 주목을 받게 되었다(Cao et al., 2020). 선행연구에 의하면, 대학생의 정신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는 다양할 수 있는데, 스트레스(이명수 외, 2011), 심리적 안녕감(김명희, 2022), 사회적 지지(김명희, 2022), 자기수용태도(남순동, 2009), 자아실현(엄미란, 하양숙, 1993), 인지적 유연성(허심양, 2011), 삶의 의미(전지경, 2017) 등이 있다. 이 중에서도 사회적 변화를 경험하는 대학생 시기에 지각될 수 있는 스트레스가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비롯하여, 지각된 스트레스와 정신건강 간의 관계를 완화할 수 있는 보호 기제로 자신의 삶을 바라보는 유연성이나 의미 등의 요인들이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를 살펴보는 매우 의미가 있다고 본다. 따라서 개인이 지각하는 스트레스, 인지적 유연성 및 삶의 의미와 같은 개인 내적 요인은 외부로부터 오는 자극이 아닌 개인 내적인 기제라는 측면에서 본 연구에서 이들 간의 관련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대학생의 정신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 중 먼저 지각된 스트레스를 들 수 있다. 지각된 스트레스는 개인이 처한 스트레스 상황을 어떻게 인지하고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스트레스가 생겨나는데(진영화, 2019), 이는 개인이 심리적으로 얼마나 스트레스 상황에 동요되느냐에 따른 심리적 결과이며, 주관적 인식이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변화될 수 있는 것으로 여기고 있다(허지애, 2014). 지각된 스트레스를 감당하기 어렵거나 그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부적응 상태가 되어 신체 및 정신적 질병을 유발하게 된다 (권혁호 2003; 박경희 2003; 이영희 2005; 최덕희 2008). 대학생은 이전과 다른 환경 속에서 확장된 대인관계, 학업 걱정, 경제적 문제, 진로와 취업에 대한 장래 걱정, 가치관 문제 등 다양한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된다(손영주 외, 2010;전겸구 외, 2000). 특히, 이 시기에는 신체적, 환경적, 사회적 변화 및 정서적 성숙에 대한 사회의 요구에 적응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며, 스트레스에 더욱 취약할 수 있다. 더불어 스트레스로 인해 신체적 질병이 생기는 것은 물론 불안증, 우울증, 심지어는 조현병까지도 발생할 수 있다(남기홍, 1990;이경희 1995;Lazarus & Falkman, 1984). 또한, 지각된 스트레스가 높을수록 불안, 우울과 같은 부정적 감정 또한 높았고(박준호, 서영석, 2012), 이는 사람들이 지각하는 스트레스는 정신건강 중에서도 불안, 우울 등의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조은희, 2019). 스트레스를 적절하게 예방하고 당면한 스트레스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긴장, 우울, 불안 등의 심리적 장애 를 유발할 뿐만 아니라, 현대 사회에서 비행으로 간주하고 있는 약물남용, 알코올중독, 반항, 좌절, 수행 부진과 같은 행동 적응 장애, 신체적 질환을 초래할 수 있다(김향림, 2001;최덕희, 2008). 이처럼 대학생이 지각하는 다양한 스트레스는 이들의 정신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대학생의 지각된 스트레스가 정신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에 있어, 다양한 개인 내적 요인들이 매개적 역할을 할 수 있다. 이 중에서도 인지적 유연성은 변화하는 환경 정보를 유연하게 처리하고 적응 시킬 수 있는 능력으로, 어려운 상황을 통제 가능한 것으로 지각하는 경향성, 생활 사건과 어려운 상황에 다양한 대안적인 해결책을 고안해 낼 수 있는 능력이다(Hildebrandt et al., 2016). 선행연구들에서 지각된 스트레스는 인지적 유연성을 저하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으며(Plessow et al., 2011), 스트레스에 의해 야기되는 높은 각성 상태는 인지적 유연성이 저하되어 문제해결의 어려움을 초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Beversdorf et al., 1999). 대학생의 생활 스트레스가 높을수록 인지적 유연성이 낮았고 (이진영, 2016), 인지적 유연성이 높을수록 일상생활에서 더 적응적으로 기능하고 삶의 역경을 극복하고 긍정적 변화를 이루어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임선영, 권석만, 2012). 이어서 우울에 관한 인지행동적 이론에서 인지적 유연성의 부족은 우울을 지속 및 악화시키는 요인으로도 보고 있다(Young, Weinberger, & Beck, 2001). 인지적 유연성이 높을수록 대학생의 불안과 우울이 낮게 나타났으며 (허심양, 2011), 인지적 유연성이 높은 대학생은 상황에 따른 통제감을 다양하게 지각 하여보다 적응적인 대처를 할 수 있고(임선영, 권석만, 2012), 긍정적 정서 경험과 문제 상황에 대해 합리적인 대처가 가능하였다(조은영, 윤원영, 2016). 즉, 대학생의 지각된 스트레스는 인지적 유연성에, 인지적 유연성은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으로 보아, 대학생의 지각된 스트레스와 정신건강 간에 인지적 유연성의 매개적 역할을 유추해 볼 수 있다.
다음으로 대학생의 지각된 스트레스와 정신건강 간의 관계에서 삶의 의미가 매개적 역할을 할 수 있는데, 삶의 의미는 한마디로 정의 내리기는 쉽지 않지만, 자신의 삶에 의미가 있다는 주관적인 느낌으로 삶에서 추구하는 목적이다(Steger et al., 2006). 삶의 의미는 삶의 주도권을 가지게 하여 (Frankl, 1969), 스트레스나 위기 상황에서 통제력을 발휘하고 적극적인 대처로 자신감을 가지게 한다(Skaggs & Barron, 2006). 특히 대학생 시기는 새롭게 변화된 환경에서의 적응적 발달과 자아에 대한 정의를 재정립해 나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삶의 의미에 대한 탐색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삶의 의미는 개인의 정체성 발달을 돕고(Dezutter et al., 2014), 여러 과업들에 동기를 부여하기도 한다 (Grouden, 2014). 스트레스와 삶의 의미 관련 선행연구들에서 개인의 스트레스 수준이 증가할수록 삶의 의미가 상실된다고 보고하였다(Fontana & Rosenheck, 2006;Jim et al., 2006). 노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스트레스의 증가는 삶의 의미 수준의 감소를 가져왔다(강지애, 김진숙, 2014). 또한, 개인의 스트레스가 높을수록 삶의 의미가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서수균 외, 2012). 이러한 삶의 의미는 정신건강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는데, 삶의 의미를 찾는 것은 긍정적인 정신건강의 핵심적인 구성요소이다(Ryff & Singer, 1998). 명확한 삶의 의미를 지닌 사람들은 관계 상실이라는 역경에도 불구하고 더 큰 행복감과 안녕감, 긍정적인 정서를 경험하였다(전지경, 2017). 또 다른 연구들에서도 삶의 의미는 정신건강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하고 있다(강하늘, 2020; 유성경 외, 2014; 허지연, 2007). 또한 삶의 의미가 스트레스와 정신건강과의 관계에서 조절 또는 매개변인으로서 작용하기도 하였다(Steger, Kashdan, Sullivan, & Lorentz, 2008;Thompson, Coker, Krause, & Henry, 2003).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세 변인 간의 관련성을 토대로 보면, 삶의 의미는 지각된 스트레스와 정신건강 간의 관계를 매개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인지적 유연성과 삶의 의미 간에도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 청소년의 학업 무기력이 높을 수록 인지적 유연성의 수준이 낮아지고, 이는 삶의 의미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이화영, 2018). 인지적으로 유연한 사람들은 삶에서 직면하게 되는 일을 회피하지 않고, 상황을 직면함으로써 삶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끈다. 삶의 의미를 발견하는 과정에서 의미를 추구하고자 하는 시도는 자신이 겪은 상황을 이해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Taylor, 1983). 삶의 의미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인지적 유연함이 있다면, 상황을 이해하는 데 있어 더 다양한 방식으로 지각하여 적응적으로 대처할 수 있고, 외부의 환경을 개방적으로 인식할 수 있음으로써 삶 속에서 더 많은 의미를 발견할 수 있게 될 가능성이 있다(조은진, 2016). 즉, 인지적으로 유연한 사람은 상황을 개방적으로 받아들임으로써, 개인이 처한 상황에서 다양한 의미를 발견하여 삶의 의미가 증진될 수 있다. 앞서 살펴본 선행연구들을 통해 지각하는 스트레스는 인지적 유연성에, 그리고 인지적 유연성은 삶의 의미로, 이어 삶의 의미는 개인의 정신건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를 볼 때, 대학생의 지각된 스트레스가 정신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지각된 스트레스와 정신건강 간의 관계에서 인지적 유연성과 삶의 의미의 순차적 매개효 과를 유추해 볼 수 있다.
종합해보면, 대학생의 지각된 스트레스가 인지적 유연성과 삶의 의미가 순차 매개하여 정신건강에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본 연구의 연구문제와 연구모형(<그림 1>)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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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문제 1. 대학생이 지각한 스트레스, 인지적 유연성 및 삶의 의미는 정신건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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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문제 2. 대학생이 지각한 스트레스와 정신건강 간의 관계에서 인지적 유연성과 삶의 의미는 순차적으로 매개할 것인가?
Ⅱ. 연구방법
1. 연구대상
본 연구는 대학생의 지각된 스트레스, 인지적 유연성, 삶의 의미 및 정신건강 간의 관련성을 파악하기 위해 전국 대학생 3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을 자기보고식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총 300부의 설 문을 배부하였고 모두 회수하였으며(회수율: 100%), 이상치의 설문은 발견되지 않아 300부 모두 본 연구의 분석에 사용되었다. 연구대상은 300명으로, 여학생 182명(60.7%), 남학생 118명(39.3%)이 었다. 1학년은 33명(11%), 2학년은 117명(39%), 3학년은 66명(22%), 4학년은 78명(26%) 5학년은 6명(2%) 이었다.
2. 측정도구
본 연구의 모든 척도는 대학생의 자기보고로 이루어졌으며, 각 영역별 점수가 높을수록 각 변인의 특성이 높음을 의미한다.
1) 지각된 스트레스
대학생의 지각된 스트레스(Perceived Stress Scale; SPSS)는 Cohen, Kamarck 및 Mermelstein (1983)이 개발하고, 박준호, 서영석(2010)이 한국 대학생 대상으로 번안 및 타당화한 것을 윤다원(2020)이 사용한 척도이다. 본 척도는 전체 총 10문항으로, 점수가 높을수록 지각된 스트레스가 높음을 의미한다. 문항의 예로는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겨서 기분 나빠진 적이 얼마나 있었나요?’이다. 각 문항은 스트레스를 느끼는 정도에 따라 5점 Likert 척도(1점 = ‘전혀 없었다’, 5점 = ‘매우 자주 있었다’)로 평정하였으며, 본 연구에서 내적 합치도(Cronbach’s α)는 전체 .830으로 확인되었다.
2) 인지적 유연성
대학생의 인지적 유연성은 Denis와 Vander Wal(2010)이 제작한 검사를 허심양(2011)이 번안 및 타당화한 것을 사용하였다. 본 척도는 총 20문항으로, 하위요인은 대안(12문항), 통제(8문항)로 구성되어 있다. 문항의 예로 대안은 ‘나는 결정을 내리기 전에 다양한 선택을 고려한다.’이고, 통제는 ‘나는 상황 파악을 잘한다’이다. 각 문항의 동의하는 정도에 따라 5점 Likert 척도(1점 = ‘거의 그렇다’, 5점 = ‘거의 항상 그렇다’)로 평정하였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인지적 유연성이 높음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 내적 합치도(Cronbach’s α)는 전체 .904, 대안 .881, 통제 .850으로 확인되었다.
3) 삶의 의미
대학생의 삶의 의미는 Steger 등(2006)이 개발하고, 원두리 등(2005)이 번안 및 타당화한 삶의 의 미 척도(The Meaning in Life Questionnaire; MLQ)를 사용하였다. 본 척도는 총 10문항으로, 하위 요인은 의미발견(5문항)과 의미 추구(5문항)로 구성되어 있다. 문항의 예로 의미발견은 ‘나는 내 삶의 의미를 이해하고 있다’, 의미추구는 ‘나는 내 삶의 중요성을 느끼도록 해주는 것들을 늘 찾고 있다’이다. 각 문항은 삶의 의미를 느끼는 정도에 따라 7점 Likert 척도(1점 = ‘전혀 그렇지 않다’, 7점 = ‘언제나 그렇다’)로 평정하였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삶의 의미의 수준이 높음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 내적 합치도(Cronbach’s α)는 전체 .907, 의미발견 .827, 의미추구 .876으로 확인되었다.
4) 정신건강
대학생의 정신건강은 Derogatis 등(1973)이 Hopkins Sympton CheckList(HSCL)를 발전시켜 만든 90문항의 Sympton Check List(SCL 90)를 김광일, 김재환, 원호택 등이 한국형으로 표준화한 ‘간이정신진단검사’ 중 불안증, 우울증 부분을 사용한 김상옥(2009) 척도를 사용하였다. 본 척도는 총 23문항으로, 불안(10문항), 우울(13문항)로 구성되어 있다. 문항의 예로 불안은 ‘신경이 예민하고 마음이 안정이 안된다’이고, 우울은 ‘매사가 힘들다.’이다. 각 문항의 동의하는 정도에 따라 5점 Likert 척도(1점 = ‘전혀 아니다’, 5점 = ‘매우 그렇다’)로 평정하였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불안과 우울을 포함한 정신건강 문제가 높음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 내적 합치도(Cronbach’s α)는 전체 .956, 불안 .916, 우울 .925로 확인되었다.
3. 연구절차 및 자료분석
본 연구는 전국 대학의 재학/휴학 중인 대학생을 대상으로 자료를 수집하였다. 자료 및 수집은 구글폼을 통한 온라인 자기보고식 설문조사 방식으로 2024년 1월 11일부터 2월 13일까지 실시하였다. 설문 시간은 대략 15분 정도 소요되었다. 설문의 내용은 성별, 주거방식 등의 인구통계학적 특성에 대한 문항과 지각된 스트레스, 인지적 유연성, 삶의 의미 및 정신건강 척도이다. 설문 시작 전 참여자에게 연구의 목적과 개인정보, 비밀보장에 대한 내용을 게시하였고, 이에 동의한 경우 참여하도록 하였으며, 설문이 종료된 후 기프티콘을 증정하였다. 총 300명이 설문에 참여했으며, 불성실한 설문이 발견되지 않아 300부의 자료를 모두 본 연구에 활용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수집된 자료는 SPSS 29.0 프로그램과 PROCESS Macro v.4.2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분석하였다. 첫째, 연구대상의 사회인구학적 특성을 알아보기 위해 빈도와 백분율을 산출하였다. 둘째, 조사도구의 신뢰도를 살펴보기 위해 Cronbach's α 계수에 의한 내적합 치도를 산출하였다. 셋째, Pearson의 상관분석을 통해 주요 변인 즉, 지각된 스트레스, 인지적 유연성, 삶의 의미, 정신건강 간의 상관을 확인하였다. 마지막으로, 대학생이 지각한 스트레스와 정신건강 간의 관계에서 인지적 유연성과 삶의 의미의 순차적 매개를 검증하기 위해 Hayes(2018)가 제안한 PROCESS Macro v.4.2를 활용하였다. 분석은 Model 6을 통해 매개효과를 검증하였으며, 간접효과 를 검증하기 위해 Bootstrap 방법을 사용하여 효과의 유의성을 검증하였다. 검증 시 샘플 수는 5,000 개로 지정하고, 신뢰구간은 95%로 설정하였다.
Ⅲ. 연구결과
1. 주요 변인의 상관관계
지각된 스트레스, 인지적 유연성, 삶의 의미, 정신건강의 기술통계 및 상관관계를 살펴본 결과는 <표 1>과 같다. 지각된 스트레스는 인지적 유연성(r = -.172, p < .01), 삶의 의미(r = -.532, p < .001)와 부적상관이 나타났고, 정신건강(r = .761, p < l. 001)과는 유의미한 정적상관을 보였다. 즉, 대학생의 지각된 스트레스가 높을수록 인지적 유연성과 삶의 의미가 낮고, 정신건강 문제는 높아질 수 있다. 인지적 유연성은 삶의 의미(r =. 479, p < .001)와는 정적상관을 나타냈고, 정신건강(r = -.148, p < .05)과는 부적상관을 보였다. 즉, 인지적 유연성이 높을수록 삶의 의미는 높고, 정신건강 문제는 낮아질 수 있다. 마지막으로 삶의 의미는 정신건강(r = -.493, p < .01)과 부적상관을 보였다. 즉, 대학생의 삶의 의미가 높을수록 정신건강 문제가 낮아짐을 의미한다.
2. 대학생의 지각된 스트레스, 인지적 유연성, 삶의 의미 및 정신건강
1) 대학생의 지각된 스트레스와 정신건강에서 인지적 유연성과 삶의 의미의 매개효과
대학생의 지각된 스트레스와 정신건강 간의 관계에서 인지적 유연성과 삶의 의미의 매개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Hayes(2018)가 제안한 PROCESS macro의 모델 6번을 이용하여 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표 2>, <그림 2>). Hayes(2018)에 따르면, 매개효과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독립변수가 종속변수에 미치는 영향과 독립변수가 매개변수에 미치는 영향이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해야 하고, 매개변수를 추가했을 때 독립변수가 종속변수에 미치는 영향이 감소해야 한다. 본 연구에서는 지각된 스트레스가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B = .961, p < .001)보다 인지적 유연성과 삶의 의미가 추가되었을 때 지각된 스트레스가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B = .873, p < .001)이 감소해 지각된 스트레스와 정신건강의 관계에서 인지적 유연성과 삶의 의미가 매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첫 번째 단계에서 지각된 스트레스가 정신건강에 미치는 전체효과는 정적 영향을 가졌으며(B = .961, p < .001), 설명력은 57.9%였다. 이는 지각된 스트레스가 높을수록 정신건강 문제가 높은 것을 의미한다. 두 번째, 지각된 스트레스가 인지적 유연성에 미치는 영향에서 지각된 스트레스는 인지적 유연성에 부적인 영향(B = -.097, p < .001)을 가졌고, 설명력은 3.0%였다. 이는 지각된 스트레스가 높을수록 인지적 유연성이 낮아짐을 의미한다. 세 번째, 지각된 스트레스와 인지적 유연성을 각각 통제한 상태에서 1차 매개변인인 인지적 유연성이 2차 매개변인인 삶의 의미에 정적 영향을 미쳤다(B = 1.047, p < .001). 또한 지각된 스트레스가 삶의 의미에 부적인 영향을 가졌고(B = -.638, p < .001) 설명력은 43.7%였다. 이는 지각된 스트레스가 높고 인지적 유연성이 낮아질수록 삶의 의미가 낮아짐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지각된 스트레스, 인지적 유연성, 삶의 의미를 각각 통제한 상태에서 지각된 스트레스는 정신건강에 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며(B = .873, p < .001), 인지적 유연성(B = .089, p < .001)과 삶의 의미(B = -.123, p < .01)도 정신건강에 유의미한 부적 영향을 미쳤다. 이는 지각된 스트레스가 높을수록 정신건강 문제는 높아지고, 인지적 유연성이 높을수록 삶의 의미가 높아져 정신건강 문제가 낮아질 수 있다. 이것의 총 설명력은 59.1%로, 이러한 결과는 대학생이 지각하는 스트레스가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있어서 인지적 유연성과 삶의 의미가 순차매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2) 지각된 스트레스와 정신건강 사이에서 인지적 유연성과 삶의 의미의 매개효과 유의성 검증
대학생이 지각한 스트레스가 정신건강에 미치는 총 효과(B = .961, p < .001)와 직접효과(B = .873, p < .001)는 모두 유의하게 나타났다(<표 3>). 먼저 지각된 스트레스와 정신건강의 관계에서 인지적 유연성의 매개 경로는 95% 신뢰구간이 0을 포함하였다, 95% CI[-.038, .014]. 이는 지각된 스트레스 와 정신건강의 관계에서 인지적 유연성이 매개역할을 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둘째, 지각된 스트레스와 정신건강의 관계에서 삶의 의미의 매개 경로는 95% 신뢰구간이 0을 포함하지 않았다, 95% CI[.015, .166]. 이를 통해 지각된 스트레스와 정신건강의 관계에서 삶의 의미가 매개효과를 가짐을 확인하였다. 마지막으로, 지각된 스트레스가 인지적 유연성과 삶의 의미를 거쳐 정신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는 95% 신뢰구간이 0을 포함하지 않았다, 95% CI[.001, .032]. 이는 지각된 스트레스와 정신건강 관계에서 인지적 유연성과 삶의 의미가 순차적으로 매개효과를 가짐을 나타낸다.
Ⅳ.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대학생의 지각된 스트레스, 인지적 유연성, 삶의 의미 및 정신건강 간의 관련성을 살펴보 고자 한다. 구체적으로는 대학생의 지각된 스트레스가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지각된 스트레스와 정신건강 간의 관계에서 인지적 유연성 및 삶의 의미 각각 그리고 순차적 매개를 통한 영향력을 살펴보고자 한다. 본 연구의 대상은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 각 대학교 어플 등을 통해 전국 남녀 대학생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고, 모두 회수되어 최종 분석에 사용하였다. SPSS 29.0과 Process Macro 6번을 사용하여 분석하였으며, 본 연구의 주요 결과와 논의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대학생의 지각된 스트레스는 정신건강에 유의한 정적 영향을 미쳤다. 즉, 지각된 스트레스가 높을수록 불안 및 우울과 같은 정신건강 문제가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결과는 정신건강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변인 중 대표적인 것이 스트레스이고, 일상생활에서 스트레스 요인(stressor)이 정신건강을 해칠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연구(김명희, 2022)와 유사하다. 이러한 대학 생활 속에서 경험하는 스트레스가 많을수록 대학생의 정신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이상준, 남영옥, 2008). 행복을 추구하며 자신의 인생을 설계해야 할 대학 시절에 많은 대학생들이 치열한 학점 취득과 취업 경쟁으로 인해 극심한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고, 이러한 극심한 스트레스는 불안, 우울 등과 같은 정신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신선화, 2017). 청소년기에서 성인기로 변화해 가는 전환기에 속해 있는 대학생들은 신체적, 심리・정서적, 사회적으로 많은 변화를 경험하면서 학업, 부모로부터의 독립, 자아 정체감 확립,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다양한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되고, 이러한 스트레스는 대학생들의 정신건강을 위협하여 불안 및 우울과 같은 부정적인 정서 문제로 이어질 수 있기에(김동임, 2017), 성숙한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대학생의 정신건강과 이를 위협 하는 스트레스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신선화, 2017). 이러한 점을 고려해 볼 때, 대학생의 불안 및 우울과 같은 정신건강을 위해서는 개인의 스트레스의 관리가 필요하고, 이러한 관리를 위해서는 대학이나 관련 기관에서 스트레스 인식 및 해소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할 필요성이 있다.
둘째, 대학생의 지각된 스트레스와 정신건강 간의 관계에서 인지적 유연성은 유의미한 매개역할을 하지 않았다. 구체적으로는 지각된 스트레스는 정신건강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으나, 인지적 유연성 은 정신건강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는 스트레스에 의해 야기되는 높은 각성 상태는 인지적 유연성이 저하되어 문제해결의 어려움이 초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와는 유사하다(이윤주, 2021). 반면, 인지적 유연성이 낮을수록 불안과 우울이 높게 나타나고(허심양, 2011;Dennis & Vander Wal, 2010), 유연성이 높은 사람은 상황에 따른 통제감을 다양하게 지각하여 보다 적응적인 대처를 할 수 있다는 연구(임선영, 권석만, 2012)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특히, 기존 연구에서 인지적 유연성과 정신건강 간의 관련성을 살펴본 연구가 거의 없으나, 청소년의 정신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역경 수준과 유연성의 상호작용 효과를 살펴본 연구(이해리, 2007)를 통해 개인이 처해있는 역경 수준 등과 같이 또 다른 변인에 의한 상호작용 영향이 있을 수 있다. 인지적 유연성이 정신건강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으나, 상관관계에서는 유의미한 부적 상관이 나타났다는 점에서 인지적 유연성과 정신건강 간의 관련성은 고려해 볼 수 있다. 향후 더 많은 연구들을 통해서 관련 변인 간의 관련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겠으나, 인지적 유연성이 대학생활 적응을 돕고 우울을 완화 함으로써 긍정적인 결과에 기여할 수 있기에(정은선, 하정희 2019), 대학생의 정신건강을 위해 스트레스 관리뿐만 아니라 인지적 유연성의 수준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특히, 대학에서의 상담이나 교육 장면에서는 대학생 스스로가 다양한 관점으로 대안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주어진 상황을 스스로 주도하고 통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셋째, 대학생의 지각된 스트레스와 정신건강 간의 관계에서 삶의 의미는 유의미한 매개역할을 하였다. 즉, 지각된 스트레스가 높아도 삶의 의미를 찾고 노력하는 과정이 있다면, 불안 및 우울과 같은 정신 건강 문제가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결과는 노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스트레스 수준의 증가는 삶의 의미를 감소를 가져온 연구(강지애, 김진숙, 2014)와 유사하다. 또한, 삶의 의미 수준이 높을수록 정신건강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고한 연구(박근희, 2004)와도 그 맥을 같이한다. 삶의 의미는 사람마다 그리고 주어진 시간적, 공간적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에, 개인에게 중요하고 가치 있는 삶의 의미를 찾도록 도와주고 자신의 능력을 깨달아 개인의 성장을 촉진시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Frankl, 1995). 또한, 삶의 목적이 결핍된 사람은 지루함, 절망감, 우울 및 의욕 상실 등을 겪을 수 있어,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긍정적인 정신건강의 특징들을 찾아낼 필요가 있다(최명심, 2011).
자신의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삶을 올바로 평가할 수 있는 사람은 분명한 삶의 목적을 가지고 있으며, 정신적으로 건강한 삶을 유지한다(최명심, 2011). 삶의 의미가 충만할 경우 삶에 대한 긍정적 태도, 웰빙, 삶의 만족, 행복, 높은 자기존중감과 관련이 있다(최명심, 손정락, 2009;Debats, Drost, & Hansen, 1995). 삶의 의미를 상, 중, 하 세 수준으로 나누어 분석한 연구에서도 삶의 의미의 수준이 높을수록 정신건강, 자존감, 사회적 지지의 인식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최명심, 2011). 이러한 결과들은 삶의 의미를 형성하고 경험하는 것이 임상적 증상뿐만 아니라 행복 등과 같은 삶의 질에 관련된 변인들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을 보여준다. 사람마다 주어진 시간적 공간적 상황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지각된 스트레스가 높은 대학생들은 부정적 정서를 견뎌낼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고, 지각된 스트레스뿐만 아니라 다른 부정적 정서를 느낄 때 역시 감당할 수 없다고 인식될 수 있으므로 정신건강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Frank, 1969). 대학생 집단에 있어 적절한 삶의 의미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그들의 행복감이나 우울을 개선하는 데 있어 도움이 될 수 있기에(권혁우, 2016),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하여 대학생들에게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대학 차원의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적극적으로 운영되는 것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대학생의 지각된 스트레스는 인지적 유연성과 삶의 의미를 순차적으로 매개하여 정신 건강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대학생이 경험하는 지각된 스트레스는 인지적 유연성에, 인지적 유연성은 삶의 의미에, 그리고 이는 대학생의 정신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대학생이 건강한 정신건강을 가지기 위해서는 지각된 스트레스가 있어도 인지적 유연성이나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한 노력이 중요함을 의미한다. 이러한 연구는 청소년의 학업 무기력이 높을수록 인지적 유연성의 수준이 낮아지고, 이는 삶의 의미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고 한 선행연구(이화영, 2018)와 맥을 같이한다. 또한, 인지적 유연성이 삶의 의미를 촉진시키는 변인으로서의 기능을 한다는 연구(조은진, 2015)와도 유사하다. 또한, 삶의 의미는 정신건강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며(Reker, Peacock, & Wong, 1987;Ryff, 1989), 삶에 대한 의미의 상실은 지루함, 무망, 우울, 그리고 삶에 대한 의지의 상실로 이어진다고 알려져 있다(Frankl, 1963).
삶의 의미는 긍정적인 조건에서뿐만 아니라 부정적인 조건에서도 발견될 수 있는데, 인간은 자신에게 처한 상황적 조건을 개인적 특성과 자원을 활용하여 긍정적인 결과 혹은 부정적인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하였다(Wong, 2013).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인간은 상황에 따라서 삶의 의미를 형성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처한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고 극복하는지에 따라 삶의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김은혜, 2015). 학교 현장에서 누구나 실패는 어느 정도 경험할 수밖에 없는 것으로 실패로 인한 부정적인 결과를 따지는 데서 그치지 않고 긍정적으로 대처하는 방식을 찾아 학생들이 습득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필요하다(강혜원, 김영희, 2004). 또한, 개인의 인지 스타일이 삶의 의미와 관련이 있고, 인지적으로 유연한 사람은 상황을 개방적으로 받아들임으로써, 개인이 처한 상황에서 다양한 의미를 발견하여 삶의 의미가 증진될 것이다(지혜, 2022). 이러한 연구결과를 토대로 대학생의 지각된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인지적 유연함과 삶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을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면, 대학생들의 건강한 정신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따라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인지적 유연함과 삶의 의미를 증진시킬 수 있는 상담방식, 집단상담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서 대학생의 부정적인 정신건강을 개선시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사회적 변화에 따른 스트레스로 인해 경험할 수 있는 불안이나 우울과 같은 정신건강을 경험하고 있는 대학생들에게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다양한 대안적 설명과 해결책을 고안해 낼 수 있는 능력과 부정적 상황에서도 자신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인 인지적 유연성을 강화할 수 있는 학습이나 상담 및 교육프로그램을 개발, 실시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인지적 유연성이 높아지게 되면, 자신의 삶을 바라보는 관점을 부정적 측면만이 아닌 긍정적인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정신건강 외에도 학업이나 학교 적응 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상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본 연구의 의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는 학문적 관점에서 대학생의 지각된 스트레스가 정신건강에 이르는 경로를 확인하였다는 점이다. 지각된 스트레스와 정신건강의 간의 관계에서 인지적 유연성과 삶의 의미가 이들 간의 관계에서 어떤 심리적 과정을 거치는지에 대한 연구는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이런 점에서 본 연구를 통해 지각된 스트레스와 정신건강의 관계에서 인지적 유연성과 삶의 의미를 통한 순차적 매개를 확인함으로써, 4개 변인들 간의 관계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정신건강을 예방하기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본 연구를 통해 사람마다 지각하는 스트레스의 정도가 다르기에 인지적 유연성과 삶의 의미를 높이고, 정신건강에 도움을 주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둘째, 정책적 관점에서 본 연구에서는 지각된 스트레스와 정신건강 간의 관계를 확인하고, 그 관계에서 삶의 의미의 매개효과를 확인했다. 이를 통해 대학 내에 심리학이나 상담 관련 전공학과 외에도 교육 과정에 개인의 심리 내적 건강을 도모하기 위한 교과목을 저학년에 개설하거나 수업 내에서도 개인의 통찰을 이끌 수 있는 교수 방법 등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학생상담센터나 대학이 연계하는 다양한 정신건강센터 등과 연계하여, 대학생의 정신건강을 확인하고 예방 및 치료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셋째, 실천적 관점에서 본 연구는 인지적 유연성과 관련된 심리적인 문제에 대한 이해를 넓혔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인지적 유연성은 환경 자극의 변화에 적응하도록 인지적인 모드를 전환하는 능력이다(Dennis & Vander Wal 2010). 본 연구는 인지적 유연성이 정신건강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지만, 삶의 의미로 이어져 정신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결과를 도출하였다. 대학생들이 지각하는 스트레스가 높을수록 인지적 유연성이 낮아지고, 정신건강에 여러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대학생들이 지각하는 스트레스를 낮추고, 인지적 유연성이나 삶의 의미와 같은 보호 요인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성장기부터 가정이나 학교 및 지역사회 등에서 이를 예방하기 위한 교육을 실천할 필요가 있다. 특히, 개인의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부모 대상의 발달단계별 부모교육이나 학교 교사를 대상으로 한 교육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의 한계점과 제언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의 모든 자료는 온라인 설문결과로 자기보고식에 의해 이루어졌다. 이러한 방법은 자기 스스로가 믿는 정도만을 알려주고 실제 특정 행동을 보이는 정도에 대해서는 알려주기 어렵다(Roemer, Salters, Raffeea, & Orsillo, 2005). 이에 설문 응답에서 방어적인 태도로 응답을 하거나 사회적 바람직성과 개인의 주관적 태도로 설문에 응답했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지각된 스트레스는 긍정적 지각과 부정적 지각으로 나누어지고 있어, 문항을 선택할 때 혼동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후 속연구에서는 객관성과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자기보고식 설문과 더불어 심층적 면담이나 관찰자 평정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응답을 수집하여 방어적인 태도에 대한 보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둘째, 지각된 스트레스와 정신건강 간의 관계에서 매개변인으로 인지적 유연성과 삶의 의미와 같은 개인 내적 변인 간의 경로를 살펴보았다. 따라서 후속연구에서는 개인 내, 외적 변인들을 포함하여 다양한 매개변인들을 확인하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이러한 다각적인 방향에서 다양한 매개변인을 연구 한다면, 높은 스트레스를 지각하고 있는 대학생들을 도울 수 있는 효과적이고 다양한 개입방법을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에서는 정신건강을 측정하기 위하여 SCL 90에서 불안과 우울 요인을 사용하였는데, 이 2가지 요인이 정신건강을 대표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추후 연구에서는 한국판 일반정 신건강척도 KGHQ(Korea General Health Questionnaire)를 사용하여 불안, 우울 및 사회적 부적응, 신체화 증상, 불면증 등의 다양한 요인을 범주화하여 연구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