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대학생 시기는 부모에게서 벗어나 스스로 독립적인 삶을 추구해 나가기 시작하는 시기이다. 이 시기는 성인 진입기에 해당하는 시기로, 다양한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고 자아를 탐색하는 시기이다(김신연, 채규만, 2013;Arnett, 2000). 이러한 변화는 대학생들이 중⋅고등학생 시절의 제도화된 환경에서 벗어나, 자율적이고 책임 있는 결정을 내리며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함을 의미한다(정익중 외, 2017). 그러나 이러한 과정에서 대학생은 빈번한 좌절과 불안, 긴장으로 스트레스를 경험한다(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2021).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2021) 조사에 따르면, 대학생을 포함한 초기성인기 인구의 58.8%가 우울 증세를 보였으며, 39.1%가 불안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우울과 불안 등 정신건강의 문제로 16개 문항 중 하나라도 해당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전체의 92.8%에 달했고, 2,000명 중 51.2%가 일상생활에 지장을 느낀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그리고 정신질환 실태조사(2016)에 따르면 정신건강 문제 경험률이 두 번째로 높은 연령대는 20~29세로, 수일간 지속되는 우울감은 1위, 불안감은 2위로 나타났다. 이는 대학생 시기의 정신건강 문제는 신체적 증상뿐만 아니라 정서 및 사고장애를 일으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보건복지부, 2020). 따라서 대학생의 정신적인 문제에 관한 원인을 탐색하고 성장에 도움을 주는 연구가 지속해서 필요하다.
한편 아동기의 외상 경험은 성인 진입기에 해당하는 대학생을 포함한 성인기에도 지속해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허정윤, 2012;Herrenkohl et al., 2013). 아동기 정서적 외상 경험이 많을수록 우울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성인기에는 우울 수준이 높아진다고 한다(김은정, 김진숙, 2008). 특히 아동기에 외상 경험을 한 대학생은 인지⋅정서⋅행동 측면에서 대인관계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며, 역기능적 분노 표현을 더 많이 표출한다고 한다(고유나, 2016;배미향, 조형아, 2014; 서영석 외, 2012). 그뿐만 아니라 아동기 외상은 심리적 무력감, 낮은 자아개념, 정서 조절 곤란, 부적절한 대처방식 형성, 강박장애, 섭식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충동조절장애 등 다양한 심리적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김수민, 2016, Carr et al., 2013).
외상(trauma) 사건이란 DSM-5의 PTSD 진단기준에서 ‘죽음 혹은 죽음의 위협, 심각한 상해, 성폭력 등이 실제로 발생했거나 위협한 사건’으로 정의되어 있다. 외상 사건은 이렇게 명시되어 있는 사건 이외에도 어린 시절 가정폭력을 목격하거나, 사랑하는 사람의 질병으로 인한 심리적 상처, 대인관계에서의 배신 등 개인의 신체적 문제뿐만 아니라 심리적 안녕을 위협하는 사건들도 외상으로 정의될 수 있다(Kubany et al., 2000). 국내 연구에 따르면 성인 대부분은 일생에 한 번 이상 외상 사건을 경험하며, 특히 대학생들의 경우 97.9%가 외상 경험이 있다고 응답하였다(신지영 외, 2015). 특히 외상 경험 시기를 알아보았을 때, 많은 이들이 성인이 되기 전인 아동기나 청소년기에 외상을 경험한다고 하였다 (김현미, 정민선, 2015).
하지만 아동기에 외상을 경험한 사람들 모두가 심리적 부적응을 호소하거나 우울감을 느끼고 있는 것은 아니다(허정윤, 2012). 오히려 외상 이전보다 더욱 발달한 기능과 긍정적인 변화를 경험하기도 한다(Zoellner & Maercker, 2006). 이렇게 외상 이전의 적응 수준과 심리적 수준으로 회복하거나 그 이상의 성장을 이룬 것을 외상 후 성장이라고 한다(Tedeschi & Calhoun, 2004). 외상 후 성장은 외상에 대한 직접적인 결과로 일어나지 않으며, 외상 후 성장이 일어나는 정도는 외상의 여파로 인해 개인이 겪게 되는 새로운 현실에 달려있다(Tedeschi et al., 1998). 또한 외상 후 성장을 경험하기 위해서는 그 사건의 유형보다는 개인이 느낀 충격을 해석하는 개인의 주관성이 더 중요하다고 하였다 (Micale & Lerner, 2001).
외상 후 성장 이론의 설명을 돕기 위해 Tedeschi와 Calhoun(2006)은 외상 후 성장 모형을 제안했다. 외상 경험은 개인이 세상에 대해 가정하고 있던 삶의 목표와 신념 체계가 흔들리고 심각한 정서적 고통을 초래한다(Calhoun et al., 2010). 이때 개인은 심각한 정서 조절에 곤란을 겪게 되어 위기 상황에 대해 원치 않는데도 반복적으로 생각하게 된다. 이러한 반추는 외상 이전의 도식을 재건하려 시도하는 것이다(Christopher, 2004). 이때 개인은 외상 사건에 대해 스스로 분석하거나 사건을 누구에게든 알리고 싶어 한다. 이러한 정서적 자기노출은 타인의 공감을 통해 정서적 고통을 완하시킬 뿐만 아니라, 사건에 대한 반추를 의도적이고 건설적 방향으로 건환시킨다. 이는 개인의 외상 경험을 보다 긍정적으로 재구성하게 도와 외상 후 성장을 촉진한다는 것이다.
기존의 연구에서는 외상 후 성장의 모델에 중점을 두고, 반추와 인지적 요인이 외상 후 성장을 이끈다는 결과를 다수 제시하고 있다(곽아름, 박기환, 2018;고은심, 이민규, 2018). 그러나 외상 경험에서 오는 고통을 정서 조절 과정 없이 인지적 추론만 하게 되면, 인지적 수정과정에서 상당한 괴로움을 느끼거나, 심리적 고통이 지속되어 PTSD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이동훈 외, 2017).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서를 조절하여 외상 후 성장을 이끄는 것에 관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신준희, 김영근, 2021).
한편, 정신화는 자신의 외상 경험에 자동으로 반응하지 않고, 자기와 타인의 의식적⋅무의식적 심리 상태를 이해하는 자기성찰적 능력을 포함한 상위인지적 개념이다(Allen et al., 2008). 즉, 정신화란 자신과 타인의 행동 이면에 믿음, 동기, 정서, 소망, 욕구 등의 마음 상태가 있으며, 이러한 마음 상태가 행동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Allen et al., 2008). 그리고 정신화는 인지적 차원과 정서적 차원을 모두 포함하며(Bateman, Bolton, & Fonagy, 2013), 정신화가 잘 이루어지기 위해서 는 다양한 차원들의 일관성 있는 통합이 이루어져야 한다(이수림, 2013). 이 같은 정신화는 사회적 환경 속에서 타인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학습할 수 있으며 지속해서 발달한다. 정신화 능력이 발달하면 외상으로 인한 고통이 자동적이지 않고 감정적 반응도 줄어들어 정서 조절에 도움이 된다(Fonagy & Target, 1997). Tedeschi와 Calhoun(2006)의 외상 후 성장 모형에서 정신화가 외상 후 성장을 이끌 어 내는데 주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기존 연구에서는 인지적 차원과 정서적 차원을 포함한 정신화 보다는 반추와 같은 인지적 요인을 개별적으로 고려한 연구가 주로 진행되어(김수연, 2021;신용찬, 김영근, 2019) 외상후 성장을 촉진하는 데 대한 종합적 탐구가 부족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인지적 측면과 정서적 측면을 함께 고려한 정신화를 측정해 외상 후 성장 간의 관계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또한,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Tedeschi와 Calhoun(2004)의 외상 후 성장 모형의 경로에서 주목받고 있는 정서적 자기노출은 인지적 재평가를 돕고 문제 해결을 적극적으로 시도하는데 초석이 되는 정서적 요소로 알려져 있다(김옥연, 2019). 즉 정서적 자기노출은 정신적 고통 경험의 인지적 동화나 통찰을 촉진 시켜주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김교헌, 1992). 성인 애착과 외상 후 성장과의 관계에 관한 연구에서도 애착 불안과 애착 회피 모두 정서적 자기노출을 매개하여 외상 후 성장을 이끌어낸 것을 알 수 있다(이선희, 최아론, 2021). 아동기 성 학대에 관한 연구에서 성 학대를 개방한 후에 비난이나 낙인찍기 등의 부정적인 사회적 반응을 받기도 하지만, 정서적 자기노출 이후의 적응이 더 중요한 영향 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Ahrens et al., 2007;Ullman, 2008). 이처럼 외상 후 성장의 과정에서 정서적 자기노출은 개인의 높은 수준의 심리적 적응으로 외상 후 성장을 돕는 중요한 변인이며(이동훈 외, 2018), 정서적 자기노출이 외상 후 성장에 주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송현, 이영순, 2013). 특히 정서를 타인에게 표현하는 것은 자신의 내적 경험을 외부세계로 연결해주는 중요한 요소로서 외상 경험에 대한 부정적인 정서를 감소시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한편, 정신화는 정서적 상태를 조절하는 주요 과정으로, 정신화는 정서를 인식하고, 조정하며, 표현하는 것을 도와준다(Fonagy 외, 2002). 정신화가 잘 발달된 개인은 자신과 타인의 심리상태를 더 명확하게 이해하며, 그로 인해 자신의 감정을 적절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임상사례에서는 정신화가 정서적 자기노출을 도와주는 것에 대한 보고가 자주 다루어지지만(Fonagy 외, 2002), 정신화와 정서적 자기노출간의 관계에 대한 양적연구를 찾아보기 힘들다. 국내연구로는 정신화가 자기노출과 대처를 매개로 해 외상 후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보고한 연구(김옥연, 2019)가 유일하다. 이 연구에서 정신화수준이 높은 사람은 자신의 어려움을 적절하게 노출해 외상 후 성장으로 이르는 과정을 경험한다고 보고하고 있다. 이런 이유에서도 정신화와 정서적 자기노출 간의 관계에 대한 탐색적 연구가 더 필요하므로 본 연구에서는 이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기존 연구들은 외상 후 성장에 대한 정신화와 정서적 자기노출의 개별적 영향만을 다루고 있다. 그러나 정신화가 정서 조절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정서적 자기노출과 관련성이 있음을 감안할 때, 정신화와 외상 후 성장의 관계에서 정서적 자기노출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알아볼 필요성이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정서적 자기노출이 정신화가 외상 후 성장에 미치는 영향에서 매개적 역할을 하는지 체계적으로 탐구함으로써 외상 후 성장 기제를 이해하는 데 새로운 통찰을 제공하고자 한다. 동시에 정신화가 전체로는 단일 요인이지만, 정신화를 구성하고 있는 각 하위요인이 독립적인 특징을 지니고 있어, 이들 각 하위요인과 외상 후 성장 간의 관계에서 정서적 자기노출의 역할 또한 탐색해보고 자 한다. 이는 외상 후 성장의 기제에 대한 심층적 정보를 제공하고, 성장 과정에서 경험한 외상으로 인해 스트레스와 정신적 문제를 경험하는 대학생들의 심리적 건강 회복을 돕는 심리 치료 및 상담과 심리적 지원 프로그램 개발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줄 것이다.
본 연구의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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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문제 1. 아동기 외상 경험이 있는 대학생의 정신화와 외상 후 성장의 관계에서 정서적 자기노출은 매개 역할을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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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문제 2. 아동기 외상 경험이 있는 대학생의 정신화의 각 하위요인과 외상 후 성장의 관계에서 정서적 자기노출은 매개 역할을 하는가?
Ⅱ. 연구 방법
1. 연구 대상
Tedeschi와 Calhoun(1996)은 성인 진입기에 해당하는 시기에 외상 후 성장을 많이 보고된다고 하였다. 성인 진입기에는 학습의 변화가 더 많이 개방적일 수 있으며, 변화 가능성이 많은 시기이기 때문에 외상으로부터의 회복 가능성 또한 높게 보고될 것이다(Arnett, 2000). 이를 바탕으로 본 연구 에서는 변화 가능성을 고려하여 성인 진입기에 해당하는 대학생을 연구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연구 대상자의 성별은 남자 157(35.1%)명, 여자 290(64.9%)명 이었으며, 연구 대상자의 평균 연령은 22.32(SE= 1.76)세로 나타났다. 연구 대상자의 학년은 3학년 148(33.1%)명, 2학년 109(24.4%) 명, 1학년 104(23.3%)명, 4학년 86(19.2%)명 순으로 나타났다.
아동기에 외상을 경험한 대학생을 연구 대상으로 선정하기 위해 아동기 외상 경험 설문 문항의 변숫 값에 해당하는 “전혀 아니다”(1점)를 제외한 나머지 응답은 한 번 이상의 아동기 외상을 경험한 것으로 평정하였다. 송혜인(2020)의 연구에서도 대학생을 대상으로 아동기 외상 경험 목록 중 변숫값 “전혀 아니다”를 제외한 나머지를 자료 분석에 사용한 바 있다.
2. 연구 도구
1) 아동기 외상 경험칙도
본 연구에서는 아동기에 외상을 경험한 대학생 대상을 선정하기 위해 Bernstein과 Fink(1998)가 개발하고, 유재학과 동료들(2009)이 타당화한 설문지인 한국판 아동기 외상 설문지(Korean Childhood Trauma Questionnaire, K-CTQ)를 사용하였다. 한국판 아동기 외상 설문지(Korean Childhood Trauma Questionnaire, K-CTQ)는 총 25문항으로 구성되어있고, 아동기 외상 경험을 개인이 자기 보고 형식으로 응답하게 되어 있다. 각 영역은 정서방임(5문항), 신체학대(5문항), 성적학대(5문항), 정서학대(5문항), 신체 방임(5문항)의 5가지 영역으로 구성되어있다. 각 질문에 대해 “전혀 아니다”(1점)에서 “매우 그렇다”(5점)까지의 5점 Likert 척도로 응답하게 되어 있다.
2) 외상 후 성장 척도
본 연구에서는 외상 후 성장 척도를 외상을 경험한 후 개인이 지각한 긍정적 변화 정도를 측정하기 위해 사용하였다. 이 척도는 Tedeschi와 Calhoun(1996)이 개발하고 송승훈과 동료들(2009)이 번안 및 타당화한 한국판 외상 후 성장 척도(Korean Post-traumatic Growth Inventory, K-PTGI)를 사용하였다. 이 척도는 총 16문항으로 자기 보고식 검사이며, 하위 영역은 자기 변화(6문항), 대인관계 변화(5문항), 인생의 방향 변화(3문항)와 영적 변화(2문항)의 4가지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척도는 외상을 경험한 이후 나타나는 긍정적 변화 수준에 따라 경험하지 못함을 나타내는 0점에서 매우 많이 경험함을 나타내는 5점 사이를 평정하도록 구성되었다. 따라서 점수가 높을수록 외상 후 성장이 높음을 뜻한다. 문항의 예로는 ‘나는 인생에서 무엇이 중요한지에 관한 생각이 바뀌었다.’, ‘내 삶에 대한 새로운 계획이 생겼다.’ 등이 있다. 본 연구에서 산출한 외상 후 성장 척도의 신뢰도(Cronbach’s α)는 전체 문항이 .94로 나타났다.
3) 정신화 척도
본 연구에서는 정신화 능력을 측정하기 위해 Dimitrijević와 동료들(2017)의 정신화 척도(The Mentalization Scale: Ments)를 이수림, 이문희(2018)가 한국어로 번안하여 타당화한 한국판 정신화 척도(Korean Version of The Mentalization Scale, K-Ments)를 사용하였다. 이 척도는 총 25문항의 자기 보고식 검사로 타인에 대한 정신화(11문항), 자신에 대한 정신화(6문항), 정신화 동기(8문항)로 구성되어있다. 8개의 역 채점 문항이 있으며, 5점 Likert 척도로 1점(전혀 그렇지 않다)에서 5점 (매우 그렇다)까지 평정하게 되어 있다. 본 연구에서 산출된 정신화 척도의 신뢰도(Cronbach’s α)는 전체 문항 .89이며, 하위요인별로 타인 정신화 .88, 자기 정신화 .76, 정신화 동기 .70로 나타났다.
4) 정서적 자기 노출 척도
본 연구에서는 개인이 경험한 생각, 가치, 태도, 감정 등을 타인에게 표현하는 경향성인 자기노출의 수준을 측정하기 위하여 Kahn과 Hessling(2001)이 개발한 것을 송현과 이영순(2013)이 심리적 불편감 노출 척도(Distress Disclosure Index: DDI)로 번안하였고 이를 사용하였다. 이 척도는 개인이 고통스러운 사건을 경험하고 이에 대한 정서와 생각들을 다른 사람에게 노출하는 것을 측정한다. 송현과 이영순(2013)이 번안한 척도의 내적 합치도(Cronbach’s α)는 .93으로 나타났으며 본 연구의 Cronbach’s α 계수는 .91로 나타났다.
3. 연구 절차
본 연구는 2022년 10월 18일 A대학교 생명윤리위원회(Institutional Review Board [IRB])의 승인(1040191-202210-HR-007-01)을 받은 후, 2022년 11월 1일부터 12월 1일까지 경상북도에 있는 대학에 다니는 대학생 503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4. 자료 분석
수집된 자료는 SPSS 26.0(IBM Co., Armonk, NY)과 SPSS Process Macro(Hayes, 2013)를 사용하여 분석하였다. 먼저 연구 대상자들의 인구통계학적 특성을 살펴보기 위해 기술통계와 빈도분석을 실시하였고, 사용한 척도의 신뢰도 Cronbach’s α 계수와 변인 간 상관관계를 검증하였다. 다음으로 정신화가 외상 후 성장에 미치는 두 변수의 관계에서 정서적 자기노출의 매개효과를 Process Macro 4를 활용하여 분석하였다(Hayes, 2013). 그리고 간접효과의 유의성을 검증하기 위해 연구 모형의 측정오차를 반영하는 부트스트래핑(Bootstrapping) 방법을 사용하였다.
Ⅲ. 연구 결과
1. 기술통계 및 상관관계 분석
상관관계 분석에 앞서 연구 변인들의 평균, 표준편차를 살펴보았고 그 결과를 <표 1>에 제시하였다. 주요 변인별 상관분석과 정규분포의 가정을 만족하는지 확인한 결과, 왜도(-.034~1.055)와 첨도(-.005 ~ 1.099)의 통계량이 왜도 절댓값 3과 첨도 절댓값 7을 초과하지 않아 자료들이 정규분포 가정을 충족시켰음을 확인하였다(<표 1> 참조).
다음으로 주요 변인별 상관관계를 살펴보면 정신화와 정서적 자기노출, 외상 후 성장(r = .472, p <.001) 간에는 모두 유의한 정적 상관을 나타냈다(rs = .259~.472, p <.001). 정신화의 하위변인과 정서적 자기노출 간의 관계에서도 모두 유의한 정적 상관관계를 나타냈다(rs = .173~.233, p <.001). 또한, 정신화 하위변인과 외상 후 성장 간의 관계 역시 모두 유의한 정적 상관을 나타냈다((rs = .151~.543, p <.001)<표 2> 참조).
2. 매개 효과 분석
1) 정신화와 외상 후 성장의 관계에서 정서적 자기노출의 매개효과
아동기에 외상 경험을 한 대학생의 정신화와 외상 후 성장의 관계에서 정서적 자기노출이 매개하는지 살펴본 결과는 다음과 같다(<표 3>과 <그림 1> 참조). 독립변수인 정신화가 종속변수인 외상 후 성장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였다(B = .825, p < .001). 대학생의 정신화가 정서적 자기 노출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 또한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였다(B = .334, p < .001). 마지막으로 아동기에 외상 경험을 한 대학생의 정신화와 외상 후 성장 사이에서 정서적 자기노출이 매개 역할을 하는지 살펴 보았다. 그 결과, 아동기에 외상 경험을 한 대학생의 정신화가 정서적 자기노출에 미치는 영향(B = .334, p < .001)과 정서적 자기노출이 외상 후 성장에 미치는 영향(B = .330, p < .001)이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때, 아동기에 외상을 경험한 대학생의 정신화가 직접적으로 외상 후 성장에 미치는 영향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B = .715, p < .001). 이는 아동기에 외상을 경험한 대학생의 정신화 수준이 외상 후 성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정서적 자기노출 수준을 높여 외상 후 성장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간접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지를 확인하기 위해 부트스트래핑을 실시한 결과, 정신화와 외상 후 성장의 관계에서 정서적 자기노출을 매개로 하는 모형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B = .110, CI = .060~.167). 이때 정신화와 외상 후 성장의 관계에서 정서적 자기노출의 매개적 영향을 더한 총설명량은 28%로 나타났다(F = 85.56, p < .001).
정신화와 외상 후 성장의 관계에서 정신화가 외상 후 성장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유의미하게 나타났다(<표 4> 참조). 또한, 정신화가 정서적 자기노출을 매개하여 외상 후 성장에 미치는 간접적 영향 역시 유의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때 간접효과의 신뢰구간은 상한값과 하한값이 각각 .060과. 167 사이에 있어, 0을 포함하지 않으므로 간접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함을 확인하였다. 따라서 정신화가 외상 후 성장에 미치는 직접 효과와 정신화가 정서적 자기노출을 매개하여 외상 후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간접효과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미함을 확인하였다.
2) 정신화의 하위변인과 외상 후 성장의 관계에서 정서적 자기노출의 매개효과
① 자기 정신화와 외상 후 성장의 관계에서 정서적 자기노출의 매개효과
아동기에 외상을 경험한 대학생의 자기 정신화가 정서적 자기노출을 통해 외상 후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매개효과를 분석하였다. 구체적인 결과는 다음과 같다(<표 5> 와 <그림 2> 참조). 첫째, 독립변수인 자기 정신화가 종속변수인 외상 후 성장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였다(B = .183, p < .001). 다음으로, 자기 정신화가 정서적 자기노출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 또한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였다(B = .154, p < .001). 마지막으로 자기 정신화와 외상 후 성장 사이에서 정서적 자기노출이 매개 역할을 하는지 살펴본 결과, 자기 정신화가 정서적 자기노출에 미치는 영향(B = .154, p < .001)과 정서적 자기노출이 외상 후 성장에 미치는 영향으로(B = .450, p < .001)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자기 정신화가 직접적으로 외상 후 성장에 미치는 영향은 감소하여(B = .113, p < .001) 부분매개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외상 경험이 있는 대학생의 자기 정신화 수준이 높을수록 직접적으로 높은 수준의 외상 후 성장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지만, 이때 정서적 자기 노출을 통해 높은 수준의 외상 후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간접효과도 나타남을 의미한다.
아동기에 외상을 경험한 대학생의 자기 정신화가 외상 후 성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직접적인 효과가 유의미하게 나타났다(<표 6>). 또한 자기 정신화가 정서적 자기노출을 매개하여 외상 후 성장에 미치는 간접적인 영향 또한 유의미하게 나타났다. 이때 간접효과의 신뢰구간 .025과 .122 사이에 0이 존재하지 않아 간접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함으로 확인되었다. 따라서 자기 정신화가 외상 후 성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직접 효과와 자기 정신화가 정서적 자기노출을 매개하여 외상 후 성장에 영향 을 미치는 간접효과 모두 유의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② 타인 정신화와 외상 후 성장의 관계에서 정서적 자기노출의 매개효과
아동기에 외상 경험을 한 대학생의 타인 정신화와 외상 후 성장의 관계에서 정서적 자기노출이 외상 후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매개 분석을 시행하였다. 첫째, 독립변수인 아동기에 외상을 경험한 대학생의 타인 정신화가 종속변수인 외상 후 성장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은 통계적으로 유의미 하였다(B = .773, p < .001). 다음으로 아동기에 외상 경험을 한 대학생의 타인 정신화가 정서적 자기노출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 또한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였다(B = .235, p < .001).
마지막으로 타인 정신화와 외상 후 성장 사이에서 정서적 자기노출이 매개 역할을 하는지 살펴본 결과, 아동기에 외상을 경험한 대학생의 타인 정신화가 정서적 자기노출에 미치는 영향(B = .235, p < .001)과 정서적 자기노출이 외상 후 성장에 미치는 영향(B = .325, p < .001)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아동기 외상 경험이 있는 대학생의 타인 정신화가 외상 후 성장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력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B = .697, p < .001). 이러한 결과는 아동기에 외상을 경험한 대학생의 타인 정신화는 외상 후 성장에 미치는 영향에서 정서적 자기노출이 부분 매개 하고 있음을 나타낸다(<표 7>과 <그림 3> 참조).
아동기에 외상 경험을 한 대학생의 타인 정신화가 외상 후 성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효과가 유의미한 한 것으로 나타났다. 간접효과의 신뢰구간 상한값과 하한값 .039와 .118 사이에 있어, 간접 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함을 확인하였다. 따라서 타인 정신화가 외상 후 성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직접 효과와 타인 정신화가 정서적 자기노출을 매개하여 외상 후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간접효과 모두 유의한 것으로 확인되었다(<표 8> 참조).
③ 정신화 동기와 외상 후 성장의 관계에서 정서적 자기노출의 매개효과
아동기에 외상 경험을 한 대학생의 정신화 동기와 외상 후 성장의 관계에서 정서적 자기노출이 외상 후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매개 분석을 시행하였다. 첫째, 독립변수인 외상 경험이 있는 대학생의 정신화 동기가 종속변수인 외상 후 성장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였다(B = .726, p < .001). 다음으로 아동기에 외상 경험을 한 대학생의 정신화 동기가 정서적 자기노출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 또한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였다(B = .254, p < .001). 마지막으로, 아동기에 외상을 경험한 대학생의 정신화 동기와 외상 후 성장 사이에서 정서적 자기노출이 매개 역할을 하는지를 살펴보았다. 그 결과, 아동기에 외상을 경험한 대학생의 정신화 동기가 외상 후 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감소하였으며(B = .638, p < .001), 정신화 동기가 정서적 자기노출에(B = .254, p < .001), 정서적 자기노출이 외상 후 성장에(B = .348, p < .001)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표 9>와 그림4 참조).
아동기에 외상을 경험한 대학생의 정신화 동기가 정서적 자기노출을 매개하여 외상 후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신뢰구간 하한값과 상한값 .045와 .139 사이에 0이 존재하지 않아 간접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함이 확인되었다. 따라서, 아동기 외상 경험이 있는 대학생의 정신화 동기가 외상 후 성장에 미치는 직접 효과뿐만 아니라 정신화 동기가 정서적 자기노출을 매개하여 외상 후 성장에 미치는 간접효과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함이 확인되었다(<표 10> 참조).
Ⅳ. 논의 및 결론
본 연구에서는 아동기에 외상을 경험한 대학생을 대상으로 외상 후 성장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경로를 탐색하기 위해 정신화와 외상 후 성장의 관계에서 정서적 자기노출의 매개효과를 검증하였다. 그리고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정신화의 각 하위요인(자기 정신화, 타인 정신화, 정신화 동기)과 외상 후 성장의 관계에서 정서적 자기노출의 매개효과를 검증하였다. 본 연구에서 나타난 주요 연구 결과와 논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아동기 외상 경험이 있는 대학생의 정신화 수준은 정서적 자기노출을 통해 외상 후 성장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때 정서적 자기노출은 부분매개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외상 경험이 있는 대학생의 정신화 수준이 높을수록 정서적으로 자기를 노출하기가 용이 해지고, 이는 외상 후 성장 수준을 더 높이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결과는 정신화가 자기노출과 대처를 순서대로 매개하여 외상 후 성장에 간접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친다는 선행연구(김옥연, 2019)를 지지하는 것으로, 정신화가 정서적 자기노출을 촉진하고, 적극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촉매 역할을 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리고 정신화는 타인에 대한 이해와 공감 능력을 높이며, 자신과 타인의 내적 상태를 정확히 인식하게 함으로써 외상 후 성장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정신화가 외상 후 성장에 필수적인 인지적, 정서적 자원을 제공한다는 기존 연구(Bateman & Fonagy, 2006), 그리고 정신화를 통해 정서적 고통을 조절하고 외상 사건의 의미와 영향을 재평가해 긍정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Triplett, 2012)는 주장과 맥락을 같이 한다. 또한, 이 결과는 정신화가 개인의 내적 경험을 정서적 자기노출을 통해 사회적 환경에서 타인과 공유함으로써 인지적 처리가 촉진된다고 한 Calhoun 과 Tedeschi(2013)의 입장을 지지하는 것이다. 정서적 자기노출이 개인의 심리적 적응을 도와 외상 후 성장을 이끄는 중요한 변인임을 강조한 선행연구(이동훈, 김지윤, 이덕희, 강민수, 2018)와 정서적 자기노출을 한 대학생은 정서적 자기노출을 하지 않은 대학생에 비해 더 많은 외상 후 성장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난(Taku, Can, Tedeschi & Calhoun, 2009) 결과를 지지하는 것이다. 즉, 이는 외상을 경험한 개인이 사건과 관련된 정서적 반응을 충분히 표현하는 것은 그 사건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되고, 정서의 변화와 성장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Williams & Gullan, 2007)을 입증해주었다. 결국, 아동기 외상 경험이 있더라도 정신화와 정서적 자기노출을 통해 부정적인 감정을 완화하고, 이를 긍정적인 성장으로 전환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외상 후 성장을 위한 중요한 기제가 될 수 있다.
둘째, 정신화 각 하위요인에서도 외상 후 성장 간의 관계에서 정서적 자기노출의 부분매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정신화의 하위요인별 중 자기 정신화와 외상 후 성장 간의 관계에서 정서적 자기노출이 매개적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대학생은 자기 정신화 수준이 높을 수록 직접적으로 높은 수준의 외상 후 성장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지만, 정서적 자기노출을 통해 간접적 으로 외상 후 성장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정신화 능력이 높은 사람은 자신의 정서 행동에 대한 지각을 잘 조절하여 부정적인 감정 상태와 고통의 정도를 잘 견딜 수 있다는 연구(이수림, 이문희, 2016)와 유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자기 내면에서 일어나는 두려움을 알아차리고, 자기 정신화를 할수록 정서적으로 자기를 잘 드러내게 되어 외상 후 성장이 촉진될 수 있다는 것이다 (Bateman & Fonagy, 2006). 또한, 개인이 정서의 부정적인 요소를 수용하고 조절 함으로써 정서적 자기노출을 할 때 타인을 의식하지 않고 자기에게 초점을 두고 노출을 하면 외상 후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이해할 수 있다.
다음으로, 타인 정신화와 외상 후 성장의 관계에서 정서적 자기노출의 매개효과를 검증한 결과, 타인 정신화가 직접적으로 외상 후 성장에 미치는 영향은 감소하여 부분매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대학생의 타인 정신화 수준이 높을수록 직접적으로 높은 수준의 외상 후 성장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지만, 정서적 자기노출을 통해 간접적으로 외상 후 성장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타인에 대한 정신화는 타인의 내면에 초점을 맞추어 타인을 정확하고 상세하게 이해하는 것이다. 즉 자기중심적인 시선에서 벗어나 타인의 내적인 관점을 이해하고 수용하면 정서적으로 자기를 더 잘 드러내게 되며, 이는 타인을 공감하는 능력을 향상하고, 자신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증가시키는 심리적 변화를 일으켜 보다 유연한 삶을 살아가게 하는 과정을 촉진한다고 이해할 수 있다(Bateman & Fonagy, 2006).
마지막으로, 정신화 동기와 외상 후 성장의 관계에서 정서적 자기노출의 매개효과를 검증한 결과, 정신화 동기와 외상 후 성장의 관계에서 정서적 자기노출이 부분 매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정신화 동기가 외상 후 성장으로 가는 경로에서 정서적 자기노출을 통해 외상 후 성장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신화 동기는 타인의 행동을 관찰해서 이해하려고 하기보다 자신을 먼저 이해하고 자신의 느낌과 소망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다. 이는 정신화에 집중하는 정도에 따라 정서를 명확하게 인식하고 자신과 타인을 의식하지 않음으로써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어, 적극적으로 자신의 고통스러운 정서를 타인에게 표현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외상 후 성장이 더 발달할 수 있다고 이해할 수 있다. 특히 대학생들 중 외상 경험에 대한 노출을 한 경우 수준 높은 외상 후 성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Taku, Cann, Tedschi & Calhoun, 2009)는 연구 결과와 부합한다.
본 연구는 아동기에 외상을 경험한 대학생들의 외상 후 성장 경로를 이해하는 데 있어 정신화와 정서적 자기노출의 역할을 규명함으로써 학문적 및 실천적 함의를 제공한다. 연구결과, 정신화와 정서적 자기노출이 외상 후 성장을 촉진하는 중요한 기제임이 드러났다. 특히, 정신화 수준이 높은 개인은 외상 경험을 효과적으로 처리하고, 정서적 자기노출을 통해 외상 경험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을 완화하여 이를 성장으로 전환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정서적 자기노출이 정신화와 외상 후 성장 간의 관계를 부분적으로 매개한다는 사실은 정신화가 외상 후 성장을 직접적으로 이끌 뿐만 아니라 정서적 자기 노출을 통해 간접적으로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외상 경험이 있는 대학생들이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정신화 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이를 다른 사람들과 나누는 과정에서 긍정적 성장이 촉진 될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상담 및 심리 치료에서 정서적 자기노출을 유도하는 접근이 외상 후 성장을 촉진하는 데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그러나, 정서적 자기 노출이 완전 매개가 아닌 부분 매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정신화 역시 외상 후 성장에 중요한 영향력을 미친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본 연구의 실천적 함의는, 외상 경험이 있는 대학생들에게 정신화와 정서적 자기노출을 모두 촉진하는 프로그램 개발의 필요성을 제시한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외상 경험을 재평가하고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과정에서 정신화와 정서적 자기노출을 강화하여 개인의 심리적 회복과 외상 후 성장을 도울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외상 경험으로 인한 부정적 감정을 완화하고, 긍정적인 정서적 변화 를 촉진하는 데 있어 중요한 전략이 될 수 있다.
이 연구는 외상 후 성장의 기제를 이해하는 데 기여하며, 정신화와 정서적 자기노출을 촉진하기 위한 효과적인 지원 프로그램의 개발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지닌다. 그럼에도 불구하 고 본 연구가 갖는 몇 가지 제한점과 후속 연구를 위한 제언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이 연구는 표본의 한계성을 가지고 있다. 연구 대상이 경북 지역에 거주하는 대학생으로 제한 되어 있어 다른 연령대나 문화적 배경을 가진 집단에 일반화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또한, 연구 참여자를 자발적으로 모집한 점에서, 외상 경험에 대한 자각과 개방성이 높은 대학생들로 편향되었을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둘째, 이 연구에서는 자기 보고식 외상 경험 척도의 여러 문항 중 적어도 하나 이상에서 외상 경험을 보고한 경우, 이를 외상 경험자로 간주하여 연구 대상에 포함시켰다. 이러한 방식은 외상 경험을 정확하게 측정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후속 연구에서는 보다 객관적인 정보 확보하기 위해 면접법과 같은 체계적이고 심층적 방법을 활용하여 자료를 수집함으로써, 더욱 신뢰성 있는 평가가 가능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외상 경험이 있는 개인들을 위한 심리적 개입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그 효과를 평가하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특히, 정신화와 정서적 자기노출을 촉진하는 프로그램이 외상 후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적으로 검증함으로써, 실천적 함의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