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코로나19 바이러스가 2019년 12월 중국 우한을 시작으로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세계보건기구(WHO)는 2020년 3월, 코로나19를 세계 여러 나라에서 감염되는 ‘팬데믹(pandemic)’으로 공식 규정하였다(WHO, 2020, March 11). 우리나라도 2020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전국에 코로나 감염이 확산되면서, 코로나19가 갖는 사회환경적 맥락의 심각성을 반영하여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을 통해 코로나19를 ‘사회재난’으로 규정하였다(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2020). 사회재난으로서의 코로나19는 사회적 거리두기, 집합금지, 마스크 착용 의무화, 코로나 검사와 진단, 코로나 백신 접종, 학교 온라인 수업, 어린이집과 유치원 긴급보육, 재택근무, 여행 제한 등을 통해 일상생활 곳곳에서 이전과는 전혀 다른 다양한 변화를 야기하였다. 특히 코로나19의 전염력을 낮추기 위해 실시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의 경제, 사회, 교육 등 여러 분야에 변화를 가져왔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2023년 5월 11일, 정부가 코로나19 ‘엔데믹(endemic)’을 선언하면서 국내 코로나 감염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3년 4개월 만에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였다. 그러나 현시대를 살고 있는 이들이 처음 경험한 감염병의 팬데믹화는 그것이 엔데믹으로 변화된 이후 실제로 어떤 사회가 형성될지에 대한 불확실성을 야기하였다. 이러한 불확실성은 이후 삶에서도 새로운 감염병 확산에 의한 또 다른 팬데믹이 올 수 있다는 우려를 바탕에 둔다. 또한 팬데믹의 경험이 개개인의 이후 삶에도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내포하기도 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외형적으로는 사회적 거리두기도, 마스크 착용 의무화도, 온라인 수업 및 재택근무도 사라져 이전의 상황으로 정상화된 것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3년의 기간동안 팬데믹으로 인해 겪었던 다양한 변화와 경험들은 개인의 인지와 정서를 통해 발달 전반에 내재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새로운 경험의 축적을 통해 개인의 사고방식이나 생활방식이 변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코로나19 확산이라는 사회적 재난은 인간의 삶 전체에 영향을 미쳤으며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다. 특히 급격한 발달의 과정 중에 있는 아동들에게는 더욱 그럴 수 있다. 실제로 코로나19 팬데믹이 아동발달에 미친 영향력을 분석한 선행연구들은 코로나19 팬데믹의 경험이 아동의 심리적, 신체적, 사회적, 인지적, 정신적 복지 등 발달 전반에 걸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한다(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2020;Olsavsky et al., 2024;Shoshani & Kor, 2022). 구체적으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불안, 우울, 패닉증상 등의 정신건강 문제(Shoshani & Kor, 2022)와 품행문제, 또래문제 등 아동의 내재화 및 외현화 증상이 증가하였다(Bosch et al., 2022). 또한 바깥활동과 신체활동의 감소와 함께 전반적인 삶의 질 점수가 낮았고(Benzing et al., 2022), 팬데믹 기간이 길어지면서 아동의 삶의 질 점수는 더욱 낮아졌다(Ravens- Sieberer et al., 2023). 인지발달에 있어서도 과거 2011년-2019년과 비교할 때 2021년 3세 이하 영아의 언어적, 비언어적 인지능력이 저하된 것으로 나타난다(Deoni et al., 2022). 심지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경험은 신체접촉을 통한 도움주기 등의 친사회적 행동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게 하는 등 아동의 가치관 변화를 야기한 것으로 분석된다(Marshall et al., 2023). 국내연구에서도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인해 유아의 수면의 질이 감소하고, 신체활동 수준이 저하되고, 미디어 사용시간이 증가하는 등 영유아의 일상이 변화됨은 물론, 인지발달에 있어서 특히 유아의 언어이해 인지능력의 격차가 커진 것으로 보고된다(최은영 외, 2022). 코로나19의 이러한 부정적 영향은 해당 기간 동안의 외출제한, 또래접촉 빈도의 감소, 부부갈등의 증가, 온라인 수업 등에 따라 나타난 코로나 19 스트레스의 증가 때문으로 해석된다(최혜정, 김형관, 2021).
코로나19 팬데믹이 그 이전과는 전혀 다른 사회적 경험을 제공하였다는 점에서 코로나19 팬데믹을 경험한 세대를 “코로나 사피엔스”로 명명하기도 한다(최재천 외, 2020). 아마도 코로나 사피엔스는 과거와는 다른 발달적 특성을 보이며, 다른 행동양식, 가치관, 삶의 태도 등을 가질 수도 있다. 이는 앞서 제시한 아동발달에서의 코로나 영향 연구결과에서 경험적 근거를 찾을 수 있다. 그러나 동일한 경험도 발달연령상 어떤 시기에 해당 경험에 노출되었는지에 따라 그 영향력이 다르기 때문에 코로나 팬데믹이 해당 시기를 경험한 모든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쳤지만 특히 영유아에는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생애 초기는 환경적 영향을 더 많이 받기 때문에 영향력의 방향성이 동일하더라도 그 강도는 더 강할 수 있다. 또는 생애 초기부터 경험에 노출됨으로써 코로나 이전과 이후의 변화를 인지하지 못하여 영향력이 적거나 혹은 방향이 전혀 다를 가능성도 있다. 이에 본 연구는 생애 초기인 영유아기에 코로나19 팬데믹을 경험한 코로나 사피엔스의 발달적 특성과 삶의 특성에 주목하고자 한다. 팬데믹 시기에 영유아들이 어떠한 양육 환경에서 생활하였는지, 어떠한 경험을 하였는지, 또 어떤 발달적 변화를 겪었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기초 작업으로, 코로나 19 팬데믹 시기 영유아 관련 연구의 경향을 분석해 보고자 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영유아의 교육과 돌봄을 담당하는 유치원과 어린이집 현장에서는 코로나19 발생으로 인한 휴원, 온라인 수업, 대면 비대면 혼합 수업, 순차적인 등원, 자가검진키트 배부 등을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다양한 시도와 변화들은 교사뿐만 아니라 영유아 및 그들의 가정에 혼란을 야기하기도 하였다(조경진, 2022). 예를 들어,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지속적으로 변경, 강화, 완화된 어린이집 방역지침은 현장의 적응을 더디게 하였으며, 특히 영유아의 발달 특성상 명확히 준수하기 어려운 내용들이 많아 이로 인한 교사와 원장의 스트레스와 어려움이 지속적으로 토로되기도 하였다(신나리 외, 2021). 또한 어린이집의 휴원에 따른 가정양육의 증가는 영유아 보육 및 교육에 대한 부모의 부담을 증가시켜 돌봄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하고(김영 란, 2020) ‘코로나 블루’로 표현되는 심리적 문제를 야기하기도 하였다(육아정책연구소, 2020). 이처럼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의 영유아발달은 영유아는 물론 이들을 둘러싼 환경으로서의 부모, 교사, 기관, 가정 등 미시적 체계와 코로나19 팬데믹 관련 정책이나 사회적 인식 등의 거시적 체계 등의 전반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관되어 진행되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의 영유아 발달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3년간 장기화된 코로나19 상황에서 영유아 및 영유아를 둘러싼 다양한 환경 체계들에 관한 연구들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포괄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수행된 영유아 관련 연구의 동향을 분석해보고자 한다.
실제로 코로나19와 관련된 연구동향을 분석한 연구들이 일부 수행되었다. 그러나 많은 경우 성인(박효원, 2022)이나 전체 연령대(조성하, 이승현, 2023)를 대상으로 하고 있을 뿐,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경우는 많지 않다. 또한 영유아 관련 연구동향을 분석한 논문이더라도 기관의 원격수업(김길숙, 문영경, 2022;김보연, 최지영, 2022)과 같은 특정 주제에 한정하여 분석하였기 때문에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의 전반적인 연구 경향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에는 제한적이다. 다른 연구들로는 코로나19 상황에서의 어린이집(김광래, 전진호, 2021), 유아교육기관(주현정, 2020), 또는 영유아교육 및 보육(조경진, 2022)에 관한 연구경향을 파악한 경우로 있다. 그러나 이들 연구 역시 영유아의 전반에 관한 내용이 아닌 어린이집이나 보육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2022년 이전에 발표된 논문이라는 점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종료되기 이전의 연구만을 분석대상으로 하였다는 한계가 있다. 코로나 19 펜데믹이 영유아의 생활전반은 물론 그들의 신체, 인지, 사회정서 발달의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친 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동안 영유아 관련 연구가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에서 어떤 주제로 이루어졌는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특정한 이슈나 보육 등에 한정된 논문보다는 영유아와 관련된 다양한 주제의 논문을 모두 포괄하여 분석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코로나19 상황에서의 영유아 관련 논문들의 동향을 분석함으로써 해당 시기 영유아 연구의 전반적인 경향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향후 관련 연구의 나아갈 방향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난 현재에도 코로나의 영향력은 지속되고 있으며, 팬데믹이 아닌 엔데믹의 형태로 받아들여지면서 향후 있을지도 모를 또 다른 유사한 팬데믹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이러한 점에서 생의 초반에 코로나를 겪은 영유아들이 경험한 코로나19 팬데믹을 이해하는 일은 매우 의미있는 일일 것이다. 그 시작점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의 영유아 관련 연구들이 어떠한 대상을 중심으로, 어떠한 연구방법을 통해, 어떤 주제에 대해 연구되었는지 분석해보고자 한다. 본 연구의 결과는 코로나 사이엔스의 성장과 발달, 그리고 그들의 발달환경을 이해할 수 있는 기초자료를 제공할 것이며, 향후 추가적인 연구의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본 연구의 구체적인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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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문제 1.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영유아 관련 연구의 연도별 분포는 어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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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문제 2.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영유아 관련 연구의 주요 연구대상별 분포는 어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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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문제 3.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영유아 관련 연구의 연구방법 유형별 분포는 어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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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문제 4.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영유아 관련 연구의 주제별 분포는 어떠한가?
Ⅱ. 연구방법
1. 분석대상 논문 선정 기준 및 과정
본 연구에서는 코로나19와 관련된 국내 영유아 연구의 동향을 분석하고자 먼저 분석대상 논문을 다음과 같은 기준으로 선정하였다. 첫째, 2023년 12월 31일을 기준으로 한국연구재단(KCI) 등재 및 등재 후보지이면서 아동학 관련 전문 학회지에 발표된 논문을 대상으로 하였다. 둘째, 주제어 검색을 통해 코로나19 상황에서의 영유아 관련 논문을 분석대상 논문으로 선정하였다. 셋째, 검색된 모든 논문 중 원본 확인이 가능한 논문만을 분석대상으로 하였다. 이를 통해 총 219편의 논문이 선정되었다. 구체적인 선정방법과 절차는 다음과 같다.
분석 논문의 초기 검색은 한국학술정보원(KISS), 한국학술지인용색인(KCI), 누리미디어(DBpia) 등의 검색엔진을 활용한 주제어 검색을 통해 이루어졌다. 1차 스크리닝 작업에서는 ‘코로나’와 ‘영유아’의 2가지 주제어를 조합하여 검색하였다. 이 때 해당 주제어와 유사한 용어들(코로나/코로나 19/COVID/COVID19/코비드/팬데믹, 영아/유아/영유아)의 모든 조합을 통해 본 연구의 주제인 코로나19 상황에서의 영유아와 연관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국내 학술지 논문 총 327편을 추출하였다. 2차 스크리닝 시 중복논문과 학술대회 발표논문 및 원문서비스가 불가한 논문은 삭제하였다. 3차 스크리닝에서는 논문의 주제 적합성을 판단하기 위해 논문의 제목, 초록, 본문의 내용을 확인하여 연구주제인 코로나19 및 영유아와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는 논문은 제외하였다. 예를 들어 예방접종과 기본권에 관한 논문(김진곤, 2021), 아동학대 대처에 대한 한국과 일본의 비교 연구(김경옥, 2022) 등의 논문은 분석에서 제외하였다. 이러한 스크리닝 작업은 연구자들 간의 3회에 걸친 논의를 통해 선정 범위를 확정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그 결과 최종적으로 총 219편의 논문이 선정되었다.
2. 분석틀 및 분석기준
본 연구는 코로나19와 관련된 영유아 연구가 얼마만큼 수행되었는지, 그리고 구체적으로 누구를 대상으로 어떤 주제로 수행되었는지 등을 파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따라서 이러한 목적에 충실하기 위해 연구발표년도, 연구대상, 연구방법, 연구주제 등 기존의 연구동향 분석 연구들(백은라 외, 2023;송윤나, 2021)에서 기본적으로 사용한 분석틀을 사용하였다.
1) 연구대상에 대한 분석기준
본 연구의 분석대상 논문은 코로나19 시기의 영유아 관련 논문들이지만 영유아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는 않다. 이에 연구대상에 대한 분석은 응답자나 연구참여자가 아닌 연구 주제의 주체를 기준으로 구분하였다. 예를 들어,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영유아의 어린이집 적응에 관한 내용을 교사응답으로 조사한 연구(서승은 외, 2021)라면, 연구대상 분석 시 ‘영유아’로 구분하였다.
연구대상의 분석기준은 부모, 영유아, 교사, 원장, 예비교사, 기타대상자 등의 인적대상과 문헌 등 기타자료의 물적대상으로 범주화하였다. 특수교사, 특수교육전문가, 생활지도원, 유아음악강사 등을 대상으로 한 경우는 기타로 분류하였고, 문헌 등 기타자료는 연구동향을 파악하거나 프로그램 및 교재 분석 등을 목적으로 기존연구나 자료를 분석 대상으로 한 연구들을 포함한다.
2) 연구방법에 대한 분석기준
연구방법에 대한 분석은 조귀희 등(2020)과 Fraenkel 등(2018)을 참고하여 설문, 면접, 실험, 관찰, 사례, 2차 자료, 혼합의 7개 자료수집 방법으로 범주화한 기준을 사용하였다.
설문지를 이용하여 자기보고식 또는 대리보고식 방법으로 자료를 수집한 연구는 설문, 연구대상과 면담을 통해 자료를 수집한 경우에는 면접, 실험설계를 통해 인위적 통제방식으로 자료를 수집한 경우는 실험으로 분류하였다. 이 밖에도 연구자의 관찰이 포함된 경우는 관찰, 하나 또는 몇 개의 사례를 중심으로 분석한 연구는 사례로 분류하였다. 그리고 기존 연구의 개관이나 문헌 자료를 바탕으로 한 연구와 패널, 저널수집, 실습일지, 텍스트마이닝, 빅데이터 분석연구는 2차 자료로 범주화하였으며, 마지막으로 2가지 이상의 연구방법을 사용한 경우는 혼합으로 범주화하여 분석하였다.
3) 연구주제에 대한 분석기준
연구주제에 대한 분석은 크게 2가지로 방법으로 수행하였다. 먼저 분석대상 논문의 키워드를 활용하여 워드클라우드 분석을 실시함으로써 전체적으로 가장 빈번하게 다루어진 주제를 시각화하였다. 다음으로 구체적인 연구주제의 분류를 위해 분석대상 논문의 제목, 키워드, 초록, 연구문제를 참고하여 주요 변인을 나열한 후, 가능한 중복분류하지 않도록 종속변인을 중심으로 연구주제를 범주화하였다.
기초 분류 작업을 진행한 결과, 전반적으로 보육관련 내용과 영유아발달 및 양육관련 내용이 다수를 차지하였다. 그러나 이 밖에도 몇 가지의 주제가 더 눈에 띄어 대주제를 다음의 8가지로 구분하였다. <표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대주제는 보육프로그램, 교사직무, 기타교육, 코로나 경험, 영유아발달, 양육, 연구관련, 기타로 분류하였고, 대주제는 다시 22가지의 소주제로 구분하였다.
3. 분석절차
본 연구를 위한 자료수집 및 분석은 2023년 10월부터 2024년 2월까지 5개월 동안 수행되었다. 아동학 및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4명의 공동연구자가 분석 대상 논문을 선정하는 3차례의 선정 과정에 함께 참여하였다. 선정된 논문을 분석하는 과정에서는 크게 연구주제, 연구대상, 연구방법의 3가지로 분석단위를 나눈 후 역할을 분담하여 분석 단위에 대해 1차 기초분석을 실시하였다. 2차와 3차 분석에서는 연구자 간의 교차 분석과 교차 확인을 통해 분류의 타당도를 높이고자 하였다. 연구자 간 신뢰도는 연구주제, 연구대상, 연구방법 각각에 대해 분석 결과 일치하는 수를 전체 분석 수로 나눠 100을 곱하 는 계산식으로 산출하였다. 다만, 중복체크 논문은 계산의 복잡성으로 계산에서 제외하였다. 그 결과 전체 평균 신뢰도는 95%였으며 항목별로는 90%(주제)에서 98%(방법)의 범위를 보였다.
4차 분석에서는 2차와 3차 분석결과에 대해 공동연구자들이 함께 논의하여 연구자 간 분석 및 해석의 차이를 좁히고 신뢰도를 높이는 작업을 하였다. 특히 주제 분석의 중복체크 시 주요 주제로 인정하는 기준에 있어 연구자간 차이가 일부 발견되었고, 이에 대한 조정을 위해 2차와 3차 분석에서 중복체크가 이루어진 모든 논문에 대해 항목분류결과와 중복체크 수용여부를 연구자들이 재검토하였다. 이러한 4차 최종 분석을 통해 연구자간 불일치를 보였던 모든 논문들에 대해 연구자 4명이 합의하여 최종 결정하는 과정을 거쳤다.
Ⅲ. 연구결과
1. 발행연도 분석결과
본 연구에서 분석한 코로나19 시기 영유아 관련 논문 219편의 연도별 분석 결과는<그림 1>과 같다. 코로나19 시기 영유아에 관한 논문은 코로나19가 우리나라에 확산된 2020년부터 시작하여 2023년까지 지속적으로 발표되었다. 총 219편의 논문 중 2020년에는 23편(10.53%), 2021년에 82편(37.44%), 2022년에 82편(37.44%), 2023년에 32편(14.61%)이 발표되었으며, 2021년, 2022년에 동일한 수준으로 연구가 수행되었음을 알 수 있다.
2. 연구대상 분석결과
코로나19 시기 영유아 관련 논문의 연구대상이 어떠한지 분석하기 위해 연구대상을 부모, 영유아, 교사, 원장, 예비교사, 기타대상자, 문헌 등 기타자료의 7가지 범주로 구분하였다. 기타자료 대상 연구의 경우, 연구동향(김광래, 전진호, 2021)을 파악하거나 프로그램(마은희 외, 2020) 및 저널(남기원, 최정희, 2022) 분석 등을 목적으로 기존연구나 자료를 분석한 연구들을 포함하였다. 동일 논문 내 대상의 중복성을 감안하여 범주 간 중복체크를 허용하여 분석한 결과, 총 219편의 분석대상 논문은 연구대상에 따라 236건으로 분류되었다. 구체적인 분석결과는 <그림 2>에 제시하였으며, <표 2>는 해당 결과를 연도별로 재구분한 것이다.
7개 연구대상 범주로 분석한 결과, 교사에 관한 연구가 78편(33.1%)으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는 부모 49편(20.8%), 기타 자료 35편(14.8%), 예비교사 29편(12.3%), 원장 18편(7.6%), 기타 대상자 15편(6.3%)의 순이었으며, 영유아 대상 연구는 12편(5.1%)으로 가장 적은 수치를 보였다.
연구대상에 따른 분포를 연도별로 살펴보면(<표 2>), 가장 높은 빈도를 보였던 교사 대상 논문의 경우, 2021년부터 매년 10편 이상 꾸준하게 발표되었으며, 특히 2021년과 2022년에는 30편 내외의 높은 빈도로 발표되었음을 알 수 있다. 2023년에는 그 수가 11편으로 감소하였으나 비율상 2023년 발표 논문 중 32.4%를 차지하여 여전히 상대적으로 가장 많이 연구된 대상이었다. 원장 대상 논문이나 예비교사, 기타대상자, 2차 자료를 대상으로 하는 논문은 연도에 따라 비율이 감소하는 경향이 있었다. 반면 부모에 관한 연구는 2020년 1편(3.7%)이었던 것에 비해 점차 증가하여 2022년과 2023년에는 26%이상의 비율을 보였다. 영유아 대상 연구는 2020년에는 한 편도 없었으나 2021년, 2022년, 2023년에는 미미하게나마 몇 편의 연구가 수행되었음을 알 수 있다.
3. 연구방법 분석결과
코로나19 시기 영유아 관련 연구의 자료수집 방법을 분석한 결과, <그림 3>과 같이 총 219편의 논문 중 설문조사법을 사용한 연구가 78편(35.6%)으로 가장 높은 빈도를 보였다. 다음으로 혼합연구 62편(28.3%), 면접법 49편(22.3%), 2차 자료 27편(12.3%) 순이었으며, 실험, 관찰 사례연구는 각각 1편 (0.5%)씩 수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결과를 연도별로 살펴보면(<표 3> 참조), 설문지법의 경우 매년 6편에서 31편까지 꾸준히 활용되 었으며, 특히 2020년에는 약 26%였던 것에 비해 2023년에는 47%의 높은 사용률을 보였다. 면접법을 이용하여 자료를 수집한 논문의 경우 2021년부터는 20%대로 비교적 유사하게 나타났다. 반면 실험법(권연정, 2021)과 관찰법(서소정, 송지연, 2021) 및 사례연구(최순자, 2021)는 2021년에 각 1편씩 연구되었고 다른 해에는 전혀 연구되지 않았다. 하나의 연구논문에 다양한 자료조사법을 사용한 혼합연구는 코로나 19 초반에는 30% 후반의 활용률을 보였으나 이후 다소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2차 자료를 사용하여 분석한 연구는 2020년에는 30.4%(7편)로 해당 년도에 꽤 많이 발표되었으나 이후 비율면에서 감소하였다.
4. 연구주제 분석결과
1) 주제어 중심의 워드클라우드 분석
2020년부터 2023년 사이에 발표된 코로나 19 상황에서의 영유아 관련 논문 219편의 키워드 출현 빈도를 직관적으로 시각화하기 위하여 텍스트마이닝 기법을 활용한 워드클라우드 분석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그림 4>에서 보는 바와 같이 ‘교사’와 ‘예비교사’ 주제어가 가장 눈에 띄었다. 이 밖에도 ‘인식’, ‘어린이집’, ‘유치원’, ‘원격수업’, ‘교육’, ‘스트레스’ 등의 주제어가 두드러져, 해당 주제의 연구가 많이 이루어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림 5>는 주제어 워드클라우드 분석을 발표 연도별로 실시한 결과이다. 각 연도별로 출현빈도가 높은 주제어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2020년 발표된 연구논문의 주제어 출현 빈도는 ‘유치원’, ‘원격 교육’, ‘교육’, ‘상호작용’ 등이 높았다. 2021년에 발표된 논문의 주제어 출현 빈도는 ‘교사’, ‘예비교 사’, ‘어린이집’, ‘비대면’, ‘인식’ 등이 눈에 띄며, 2022년에는 ‘인식’, ‘교사’, ‘분석’, ‘수업’, ‘원격수업’, ‘보육실습’, ‘스트레스’ 등의 주제어 크기가 컸다. 마지막으로 2023년에는 ‘교사’, ‘어머니’, ‘스트레스’, ‘돌봄’, ‘경험’, ‘교육’ 등의 주제어가 크게 나타나 각 연도별로 많이 다루어진 주제어에 다소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연도별 분석결과를 통해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에는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등 기관과 관련된 주제가 주를 이루었으나 이후에는 부모, 어머니, 돌봄, 스트레스 등 가정 내 양육에 관한 주제도 함께 다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2) 내용검토를 통한 주제 분석
분석대상 논문의 제목과 키워드, 초록, 연구문제에 나타난 종속변인 및 중심변인을 토대로 연구주제를 분석한 결과는 <표 4>와 같다. 총 219편의 논문 주제를 중복분류를 허용하여 분류한 결과 238건으로 구분할 수 있었다. 먼저 8가지 대주제로 분류한 결과, 교사직무 관련 주제가 58건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였고 다음으로 보육프로그램 관련 주제(48건)와 코로나 경험에 관한 주제(44건)가 유사한 수치를 보였다. 양육 관련 주제가 29건, 영유아발달 주제가 19건으로 뒤를 이었다. 이를 통해 코로나19상황에서 영유아 발달에 관한 연구의 많은 비중이 유아교육 및 보육의 관점에서 수행된 반면, 영유아의 직접적인 발달 및 양육과 관련된 내용은 상대적으로 낮은 비율로 수행되었음을 알 수 있다.
8가지 대주제를 더욱 구체화한 소주제 분류 결과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교사직무 주제를 교사와 예비교사로 분류한 결과, 어린이집과 유치원 교사의 직무스트레스나 역량(이주연, 지명원, 2022)에 관한 연구가 24건, 예비교사에 관한 연구가 36건이었다. 예비교사 연구 중 대학 내 원격수업에 관한 내용(강민정, 이연승, 2021)이 19건이었으며 보육실습(성미영, 노미나 2022) 및 예비교사의 역량(김현수, 유지은, 2022) 등에 대한 내용이 17건으로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다음으로 보육프로그램 대주제는 보육기관의 원격수업, 보육프로그램 운영, 교수법, 지역연계, 보육프로그램 인식 등으로 구분하 였다. 주제를 구분함에 있어, 보육기관의 원격수업은 넓은 의미에서 교수법의 한 형태로 볼 수 있으나 이들을 하나의 항목으로 분류할 경우 해당 항목에 속하는 연구의 수가 많아 이를 더욱 구체화시켰다. 그 결과, 보육기관 원격수업(이미정, 신지연, 2020)이 24건으로 가장 많이 연구되었다. 코로나19상황 에서의 누리과정 운영(강주희, 이대균, 2021)이나 교사의 실제적인 보육 프로그램운영과 상호작용(서소정, 송지연, 2021) 등에 관한 연구는 9건으로 상대적으로 적은 건수를 보였다. 코로나 경험의 대주제에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 대한 연구참여자의 경험과 직접적인 대응 등을 포함하였다. 다양한 주체들에 관한 연구가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고, 특히 코로나 초기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의 기관대응에 관한 연구(박영아, 조미현, 2020)와 교사의 경험에 관한 연구(김시영, 이영애, 2022)가 다수 수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의 코로나 경험에 관한 연구도 11편 수행되었는데, 이 경우는 교사의 응답에 의한 경우 (진주희, 김민진, 2022)도 있었으나 아동의 그림 분석(조소담, 박수경, 2021), 직접 인터뷰(김해리, 2022) 등을 통해 코로나 상황에 대한 유아의 인지와 경험을 연구한 경우도 찾아볼 수 있다. 부모의 코로나 경험은 감염병에 대한 우려와 불안 연구(신남주, 2022)를 포함한 반면, 코로나 상황에서 가정 내 양육경험에 관한 연구는 ‘양육’ 대주제로 구분하여 가능한 중복분류가 되지 않도록 하였다. 양육에 관한 연구는 총 29건이었는데, 이 중 코로나 상황에서의 가정양육 어려움(박미정, 엄정애, 2022) 등을 연구한 경우는 23건이었고, 이 밖에 양육자의 특성에 관한 연구(유지은, 김현수, 2022)도 6편 수행되었다. 영유아발달 대주제는 총 19건이었으며 여기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영유아의 발달 특성(박영숙 외, 2021) 및 변화(최은희, 정지현, 2022) 등이 포함된다. 연구관련 대주제는 연구 및 이슈동향에 관한 연구(조경진, 2022)가 7건, 척도개발(김성현, 2023) 1건, 정책연구(최효미, 2023) 4건이었다. 기타 주제는 총 15건이었으며 이 중 기독교 유아교육(송현아, 2021)에 관한 내용이 5건이었다.
Ⅳ.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코로나19상황에서 영유아의 경험과 발달에 관한 연구들이 어떻게 수행되었는지를 파악하고자 한국연구재단 등재(후보) 학술지를 대상으로 총 219편의 논문을 분석하였다. 연도별 분포 경향을 살펴보았으며, 논문의 연구대상 및 연구방법을 분석하였고 제목과 키워드, 연구내용을 중심으로 연구주제를 분석하였다. 각 결과에 대해 요약하고 논의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연도별로 연구 분포를 살펴보면 2020년에는 23편의 적은 연구가 수행되었으나 2021년과 2022년에는 4배 정도 증가한 80편대의 많은 연구가 수행되었고 다시 2023년에 감소한 것을 확인하였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은 현 세대가 처음 겪는 세계적 감염병이었다는 점에서 2020년에는 사회 대부분의 분야가 혼돈과 멈춤, 변화를 경험하였고, 이러한 현상은 연구분야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코로나19 감염병이 2019년 12월에 발생하여 2020년 우리나라에 본격적으로 유입됨으로써 2020년 당시에는 코로나19 팬데믹과 관련된 데이터가 축적되지 않았기 때문에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지 못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더욱이 2020년에 시행된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학교의 원격수업 정책 등은 연구대상에 대한 접근 및 연구진행 과정에 많은 제약을 야기하였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코로나가 심화되고 장기화되면서 그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으며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사회적 재난에 대한 학문적 탐구의 욕구와 필요성에 의해 2021년과 2022년에 연구가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 비록 2022년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정책이 해제되지는 않았으나 코로나19 팬데믹 사태에 대한 사회적 적응이 나타나고 학교수업 등의 정상화로 연구대상에 대한 접근이 덜 제약적이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한편, 2023년 초반에 정부가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제하고 사실상의 포스트코로나가 시작되면서 코로나19에 관한 학문적 관심도 낮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이처럼 코로나19 상황에서 영유아에 관한 연구 수행 양상은 코로나19 감염병의 등장과 확산, 그리고 엔데믹으로의 전환에 의한 감소라는 사회적 상황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둘째, 코로나19 시기 영유아 관련 연구의 연구대상 분석 결과, 문헌 등 기타자료의 물적 대상 연구보다는 인적 대상 연구가 주를 이루었다. 인적 대상의 연구 중 특히 교사 대상 연구가 전체 연구의 약 33% 를 차지할 정도로 가장 활발하게 수행되었다. 기관의 원장을 대상으로 한 연구(7.6%) 및 예비교사를 대상으로 한 연구(12.3%)를 합산하면 50%가 넘는 연구가 영유아 보육 및 교육 관련 대상자 중심으로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상대적으로 부모를 대상으로 한 연구는 약 21%, 영유아 대상 연구는 약 5%로 나타나 연구대상 간에 현저한 차이를 보였다. 교사 대상 연구가 30%이상의 높은 비율을 차지한 것은 코로나19상황 동안 영유아를 위한 교사의 보육 및 교육 프로그램 운영의 중요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결과이다. 이는 예상치 못한 팬데믹 상황에서 보육 및 유아교육 현장을 운영하는 어려움과 이에 직면하면서 느끼는 현직 영유아 교사의 스트레스가 해당 시기의 시급한 연구문제로 나타난 것으로 사료된다 (오미영, 문혜련, 2023;홍은영, 이소은, 2021). 즉, 팬데믹과 같은 위기 상황 속에서 영유아교육 현장에서의 재난대응 시스템 구축 및 실효성 검증과 더불어 현직 영유아교사의 감염병 예방 등에 따른 업무 과중 및 스트레스 경험 등 팬데믹과 관련한 새로운 연구주제에 대한 탐구의 필요성이 가장 높았던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예비교사에 대한 연구의 비율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2020년에 예비교사 대상 연구의 비율이 다른 연도와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많았던 것은 연구대상자에 대한 접근성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추측된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의 초기인 2020년에는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실시되었으며, 사람들 간의 접촉과 접근이 많은 경우 제한되었던 시기이다. 특히 보육 및 교육기관의 경우 감염병에 취약한 영유아의 보호를 위해 2020년 2월 말 휴원을 시작하였 고 5차례에 걸쳐 휴원기간을 재연장하였다(최윤경, 2020). 긴급보육 등을 실시한 경우에도 외부와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운영하였다. 반면, 예비교사를 양성하는 대학교의 경우, 비록 전면 원격 수업 등을 실시하면서 직접적 접촉에 제약이 있었지만 연구대상자에 대한 접근성면에서 보육 및 유아 교육기관 종사자 또는 감염에 취약한 영유아 보다는 상대적으로 연구대상자 모집이 수월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해석은 영유아 대상 연구의 비율이 교사대상 연구에 비해 현저히 낮게 나타난 본 연구의 결과로도 지지된다. 코로나19와 관계없이 기존에 수행되었던 영유아 발달 관련 연구동향에 관한 많은 선행연구들(권오선, 윤지영, 2021;이현미, 강은주, 2022;장현진, 남옥선, 2021)은 연구대상자에 대한 분석 결과 영유아의 비중이 가장 높다고 보고한다. 이와 달리 본 연구에서 영유아 대상 논문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것은 영유아라는 대상의 발달적 특성과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사회적 특이상황 모두의 영향으로 볼 수 있겠다. 영유아는 미성숙한 인지적 특성에 의해 설문조사 등을 통한 자료제공에 제약이 따른다. 이러한 이유로 실험이나 면접을 통해 직접적인 상호작용이나 체계적인 관찰을 통해 자료를 수집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스스로의 판단이나 결정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회적 존재도 아니라는 점에서 연구윤리 측면에서도 취약한 대상으로 분류되어 적극적인 연구참여가 성인에 비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 더해,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상황은 감염병에 취약한 영유아의 연구참여를 더욱 제한하였을 것으로 추측된다.
한편, 인적대상 자료 외에 문헌 등 기타자료를 연구대상으로 한 비율이 특히 2020년에 매우 높았다. 구체적으로 2020년부터 2023년까지 4개 년도의 기타자료 대상 연구의 평균이 약 15%였던 것에 비해 2020년에는 전체 연구 중 기타자료 연구가 약 30%를 차지하였다. 그리고 2020년에는 다른 인적대상 연구보다 기타자료 대상 연구가 가장 많이 수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였던 2020년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인적 연구대상에 대한 접근이 다른 년도에 비해 더 어려웠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뿐만 아니라 감염병의 팬데믹 현상이라는 현 세대가 경험해보지 못한 사회적 현상에 대해 학문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문헌 등 기타자료를 활용한 탐색적 접근이 먼저 이루어졌던 것으로 해석된다. 종합할 때, 코로나19 펜데믹 시기 영유아 관련 연구들의 주요 연구대상은 영유아보다는 그들의 가장 밀접한 미시체계로 이해되는 부모 및 영유아 교육기관에 집중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초기에 상대적으로 기타자료 대상연구가 많았던 점과 전반적으로 영유아 대상 연구가 적은 점은 코로나19 펜데믹이라는 새로운 사회적 재난 경험과 영유아의 발달적 특성에 의한 영향으로 보여진다. 본 연구의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에는 직접적으로 영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연구가 확대될 필요가 있겠다. 장기화되었던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영유아의 보육과 교육 및 다양한 환경의 변화가 영유아의 발달⋅심리적 측면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그리고 현재까지 미치고 있는지에 관해 영유아 참여 연구가 수행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연구방법에 대한 분석결과에 의하면, 설문지법이 35%대의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으며 면접법 도 22%로 나타나 많이 활용된 연구방법임을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사회과학 연구에서 설문지를 이용한 조사법은 다량의 자료를 수집함에 있어 상대적으로 비용과 시간 등이 적게 든다는 장점으로 인해 자주 활용된다(Panke, 2018). 본 연구의 결과도 동일한 이유에서 이해될 수 있다. 반면, 면접법이 상대적으로 다수 이루어진 이유는 연구주제와 관련지어 설명될 수 있겠다.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처음 경험하는 사회적 재난에서의 연구는 상황적 특이성으로 인해 해당 주제에 대한 탐색적 접근이 먼저 시도 될 수 있다. 실제로 면접법을 활용한 많은 연구(신나리 외, 2021;윤민아, 채영란, 2022)들이 코로나상 황에서의 영유아 교육 및 양육의 변화와 어려움에 대한 탐색적 연구를 수행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 다른 특이점으로, 본 연구에서는 실습일지, 수업자료, 수업계획안, 저널 등의 2차 자료를 분석한 연구가 4개년 평균 약 12%, 그리고 2020년에는 30%대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는데, 이 역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사회적 상황의 변화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감염 예방 수칙에 의하여 직접적인 접촉을 통한 연구가 제한되면서 실습일지, 수업자료, 수업계획안 등의 2차 자료분석 연구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확산 초기인 2020년에 특히 2차 자료 분석연구가 많았던 본 연구의 결과는 이러한 해석을 뒷받침한다. 뿐만 아니라 실험법이나 관찰법, 사례연구 등 영유아를 포함한 연구 대상자와의 직접적 상호작용을 필요로 하는 연구방법의 활용 빈도가 매우 저조했던 결과, 2020년에 영유아 발달 관련 연구 자체가 적었던 결과 등도 동일한 맥락에서 이해된다. 이처럼 연구방법에 관한 동향분석 결과를 통해, 코로나19 팬데믹 현상이 다양한 사회적 변화를 야기함과 동시에 아동학 학문분 야에서도 방법론적 변화를 야기한 것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연구주제에 대해 분석한 결과를 논의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연구주제 분류 항목 중 ‘코로나 경험’으로 분류되는 연구가 총 44건이었다. 비록 해당 주제가 가장 높은 빈도의 주제는 아니었으나 일반적인 연구동향 주제 분류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항목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독특한 사회적 상황이 연구주제에 그대로 드러났으며, 아동, 부모, 교사, 원장(기관) 등 다양한 대상자의 관점에서 접근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은 결과는 영유아 발달에 관한 연구들이 주제선정에 있어 사회적 시의성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주제 분석결과 중 가장 눈에 띄는 결과는 영유아 보육⋅교육 기관 및 관련 종사자에 대한 주제가 100건 이상의 다수를 차지하였다는 점이다. 구체적으로, 교사 및 예비교사에 관한 내용이 대주제 분류 항목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였고, 그 중 특히 예비교사에 관한 주제는 소주제 분류항목 중 단일 항목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였다. 예비교사 연구는 대개 원격수업에 관한 내용과 실습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대학에서의 대면교육 및 어린이집에서의 대면실습에 어려움이 생긴 상황을 연구의 주제로 다루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실제로 예비교사의 전공만족도나 대학생활적응(김현수, 유지은, 2022) 등 일반적인 사항을 주제로 다룬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교사직무 주제 다음으로 빈도가 많았던 대주제는 보육프로그램에 관한 주제였다. 이 중 특히 보육기관의 원격수업에 관한 주제가 과반을 차지하여 특히 많이 연구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육기관 원격수업은 소주제 단일 항목 중 예비교사 다음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한 항목이기도 하다. 예비교사 관련 주제에서 원격교육에 관한 주제가 많았고 이와 함께 보육프로그램 주제에서도 보육 및 유아교육 기관의 원격 수업에 관한 주제가 가장 많았던 본 연구의 결과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우리 사회가 경험한 온라인 중심의 사회경제적 변화(김미곤, 2020)를 반영한다. 즉,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나타난 대안적 형태의 온라인을 통한 교육과 상호작용에 관한 관심이 구체적으로 원격수업의 내용, 방향, 효과 등에 대한 학문적 탐구로 나타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수행된 연구들은 대개 원격수업에 대한 교사의 인식이나 어려움을 다루고 있으며 영유아에 대한 효과 등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아 수업의 하드웨어적인 변화에 집중되었음을 추측하게 한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이제는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 접촉이 익숙해진 만큼 향후 연구에서는 원격수업 방식을 활용한 구체적인 교수내용 개발이나 그 효과성, 해당 교수법 활용을 위한 교사역량개발 등 보다 다양한 주제로 연구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영유아의 신체, 인지, 정서사회성 발달에 관한 연구 주제는 상대적으로 적게 수행되었다. 이는 전술한 바와 같이 영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연구가 수월하지 않았던 점도 있겠으나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새로운 사회적 상황에 대한 탐색 및 그로 인한 환경변화에 일차적 관심을 집중한 이유일 수도 있겠다. 즉, 경험해보지 못한 사회적 변화가 발생하였을 때 영유아의 반응이나 그들의 발달적 변화에 바로 접근하기 보다는 영유아를 둘러싼 환경적 변화를 먼저 파악함으로써 영유아의 긍정적 발달을 도모하고 지원할 수 있는 다양한 제안을 제공하기 위함일 수 있다. 주제분석 결과, 보육 및 유아교육 관련 주제 가 많았던 점 그리고 양육관련 연구 역시 코로나 상황에서의 가정양육 경험(석민아 외, 2021)이나 양육자의 정신건강(이화진 외, 2023) 등에 관한 주제가 다수 이루어졌던 점 등은 이러한 해석을 지지한다. 영유아의 발달과 관련된 직접적인 연구가 적었던 또 다른 이유로 발달상황에서 나타나는 효과 검증의 어려움을 들 수 있다. 즉, 발달은 시간적 변화를 전제한다는 점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비롯하여 포스트 코로나 시기까지 확장될 필요가 있다. 이에 향후 연구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영유아의 보육 및 양육환경에 변화를 야기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그들의 발달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살펴보는 연구를 수행할 필요가 있겠다. 이와 함께 영유아 시기 코로나19 팬데믹을 경험한 코로나 세대에 대한 종단적 자료의 축적도 필요해 보인다.
본 연구의 제한점을 바탕으로 후속연구를 위한 제언을 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는 분석을 위한 자료를 선정하는 기준에서 학위논문을 포함하지 않았다. 학위논문의 경우 내용 전체를 동일 제목으로 학회지에 게재하기도 하나 경우에 따라 제목을 수정하거나 일부내용을 발췌하여 게재하기도 한다. 이러한 이유로 학회지 논문과의 중복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에 다소의 어려움이 있어 본 연구에서는 학위 논문을 분석에서 제외하였다. 그러나 보다 확장된 자료를 바탕으로 연구동향을 파악하고자 한다면 동일 연구에 대한 정밀 분류를 전제로 학위논문을 분석대상 연구에 포함시키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둘째, 본 연구에서는 연구주제 분석 시 중복분류를 최소화하기 위해 키워드와 초록, 내용에 나타난 종속변인 을 중심으로 주제를 분류하였다. 이에 따라 예를 들어 1개의 종속변인과 2-3개의 독립변인, 매개변인 간의 구조적 관계를 파악하는 연구는 1건의 주제항목으로 분류되었다. 이러한 방식은 연구의 핵심 주제 를 파악하는 데에는 도움이 되나 변인의 다양성을 반영하지 못하여 주제 관련 동향의 범위를 축소하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따라서 향후 연구에서는 연구의 목적에 따라 분류방식에 차이를 둘 수 있을 것이다. 즉, 중복분류를 피하여 중심주제로 분류하는 방식이 아닌 분석에 포함된 변인 전체를 주제에 포함시키는 중복분류 허용방식으로 분석한다면 연구주제의 다양성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셋째, 본 연구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영유아 관련 연구들의 전반적인 연구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연도별, 대상별, 방법별, 주제별 분석을 수행하였다. 이러한 이유로 연구결과의 경향성이나 주요 결과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지는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추가 연구에서 영유아 발달 관련 연구의 가장 핵심적인 내용이라 할 수 있는 영유아발달에 대한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력에 관한 내용적 고찰 등이 추가로 이루어진다면 영유아 발달을 위한 보다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몇 가지 제한점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수행된 영유아 관련 연구가 얼마나 많이, 누구를 대상으로, 어떠한 방법으로, 어떤 주제를 중심으로 수행되었는지에 대한 기초 자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고 하겠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향후 연구에서 고려되고 다루어져야 할 연구대상이나 주제에 대해 제언함으로써 영유아 발달 관련 연구의 방향성을 제안하였다는 학문적 의의를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