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정신건강은 개인이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 위한 기초로 그 중요성이 강조된다. 청소년기는 다른 연령대 보다 감정 변화가 활발하여 우울에 더욱 취약한 특성을 보인다고 한다(Hankin, B. L., & Ambramson, L. Y., 2001). 2023년 청소년통계에서 보고한 전체 청소년의 스트레스 인지율은 약 41.3%로 전년 대비 2.5% 증가하였고, 이들이 경험하는 우울 역시 약 28.7%로 전년에 비해 1.9% 높은 결과를 기록하였다 (청소년통계, 2023). 개인이 경험하는 우울은 자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문제가 되는데, 2021년 통계청에서 발표한 국내 자살률은 인구 10만명 당 약 26.0명으로, 당해 OECD 38개국의 평균 자살률이 11.1명인 것과 비교할 때 월등하게 높은 수준이다(OECD, 2024). 특히, 대한민국 10대 사망 원인 중 고의적 자해로 인한 사망이 42.3%로 1위를 차지하였다는 점에서, 청소년의 정신건강이 위협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통계청, 2021). 이는 2023년을 기준으로 지난 10년동안 지속적인 증가양상을 띄어, 전체 학령인구의 약 3.5%를 차지하는 다문화 청소년에게도 예외는 아니다(청소년통계, 2023). 실제로 다문화 청소년들은 상이한 외적 특성, 언어적 어려움 등으로 차별을 겪으며, 사회적위축과 우울 등을 경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Cristini et al, 2011). 다문화 집단은 일반 청소년보다 더 높은 수준의 우울을 보이기도 하며(송지윤, 2020;임소연, 박민희, 2014), 이들의 우울이 해마다 높아 진다는 연구결과가 축적되어왔다(고은선, 전한성, 2021;양계민 외, 2014). 우울은 학교생활의 장애물로 비행, 공격성 등의 문제를 야기하며, 사회적위축, 무기력 등을 동반하여 긍정적인 발달을 저해한다는 점에서(Allen, L., & Astuto, J., 2009), 다문화 청소년의 우울과 이의 영향요인에 관한 탐색이 요구되는 실정이다.
선행연구들은 다문화 청소년의 우울을 보호하는 요인으로 사회적지지에 주목하였는데, 이는 인적 관계에서 제공되는 지지가 성공적인 과업을 이행하도록 돕는 발판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Wilson, J. S., 2012). 사회적지지란 개인이 자신을 둘러싼 사회적 관계망으로부터 받는 모든 지원을 일컫는다(Cohen, S., & Wills, T. A., 1985). 다문화 청소년의 사회적지지는 학생이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가정과 학교환경을 기초로 가족지지, 교사지지, 또래지지가 주요 지지원으로 다루어져 왔다 (Arora et al, 2017;Wilson, J. S., 2012). 다음의 지지원들은 서로 밀접한 정적 연관성이 있어, 가족 지지가 높은 학생이 교사와 또래에게 충분한 지지를 제공받는 것으로 보고되었다(De Anda, 2002). 이렇듯 가족, 교사, 또래는 긴밀하게 연결된 관계망으로서, 각기 독립적이면서 상호보완적인 역할로 학생의 심리적 안정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3가지 지지원의 영향력이 세부적으로 연구되어야 할 필요성이 요구된다. 다문화 학생을 둘러싼 인적자원은 이들의 정신건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데, 실제로 Arora et al(2017)은 다문화 청소년의 사회적지지가 우울을 감소시켜 추후 발생하는 비행, 일탈 등의 부작용을 예방한다고 하였다. 아울러 사회적지지는 문화적응 스트레스를 완화하여 적응의 어려움을 낮추고, 개인의 자아존중감을 높여 긍정적인 자아인식을 확립시킨다는 점에서 관심을 가져야 할 자원 이다(Kristiana et al, 2022;Kuo et al, 2021).
다문화 청소년은 이중문화에서의 혼란, 언어사용의 결함 등으로 문화적응 스트레스를 직면하기도 한다(Cuadadro et al, 2014). 문화적응 스트레스는 새로운 문화, 가치, 규칙 등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경험하는 정서적 긴장상태를 의미한다(Berry, J. W., 2006). 한국사회는 다문화 자녀를 바라보는 인식이 달갑지만은 않아, 이들은 차별의 문제 앞에 놓여있다. 2021년 통계청에서 제시한 다문화 청소년의 차별경험률을 참고하면, ‘지난 1년간 학급 교우에게 차별을 경험한 적이 있는가’를 묻는 문항에 ‘약간의 차별을 경험했다’고 답한 비율이 약 65.5%로, 2018년 대비 6.7% 가량 증가하였다(통계청, 2021). 이처럼, 다문화에 대한 자국민들의 비호의적인 태도는 문화적응 스트레스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된다(Berry, J. W., 2006). 문화적응 스트레스는 자아존중감을 감소시켜 자아정체성의 확립을 방해하고, 우울의 증가를 야기하여 정신건강의 장애물로 기능한다(Tores, L., 2010; Umaña-Taylor, A. J., & Alfaro, E. C., 2009). 문화적응 스트레스는 다른변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뿐더러, 두 변인을 중재하는 매개체로도 작용하는데, 실제로 김선미(2022)는 다문화 청소년의 사회적지지가 매개변수인 문화적응 스트레스를 경로로 우울에 영향을 나타낸다고 하였다. 이와 유사한 맥락에서 Baeza-Rivera et al(2022)은 칠레 이주민의 사회적지지가 문화적응 스트레스를 통해 정신건강 요인(우울, 불안, 스트레스)으로 가는 완전매개효과를 보고하였다. 문화적응 스트레스는 학업의 수행을 제한하며, 교사 및 또래와의 상호작용을 방해하는 등 주류국가에서의 적응을 지체시킨다는 점에서(Berry, J. W., 2006), 이에 대한 대응방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자아존중감은 발달과정에 지대한 역할을 하는 요인으로, 개인의 사고나 태도 속에 표현되는 자신에 대한 주관적인 가치판단을 의미한다(Coopersmith, S., 1981). 자아존중감은 생애과정의 전반에 걸쳐 증가와 감소를 거듭하지만, 아동 및 청소년의 경우, 자아에 대한 평가가 활발해지는 시기로 그만큼 자아존중감이 중요하게 여겨진다(Robins et al, 2002). 사춘기에 있는 다문화 학생들은 개인의 외모와 신체적 외관에 보다 민감한 경향이 있는데, 이 시기에 일반 청소년과는 다른 본인의 외적 특성을 비관적으로 인식하여, 자아존중감이 위협받기도 한다(서지영 외, 2022). 이에 다문화 청소년의 발달적 특성을 종단적으로 연구한 양계민 외(2014)는 이들의 자아존중감이 해마다 하향하는 특성을 보인다고 하였다. 낮은 자아존중감은 우울의 심화로 일상에 지장을 주며, 흡연, 음주 등의 외현화 문제로 이어지기도 한다(Khanlou, N., 1999). 자아존중감은 두 변수 사이를 중재하기도 하는데, 실제로 이현정(2022)는 다문화 아동의 사회적지지가 매개변수인 자아존중감을 통해 우울에 영향을 나타낸다고 하였다. 이중문화적 배경을 가진 청소년들은 주류국가에서 성공적인 적응을 이루어야 할 과제를 부여 받는다. 이에 자아존중감은 단순히 과업을 지원하는 요인에 그치는 것이 아닌, 주류국가에서의 적응이 어떠한가를 나타내는 지표로 활용된다는 점에서(서지영 외, 2022), 다문화 청소년에게 중요하게 다루어질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다문화 청소년의 우울은 문화적응 스트레스, 차별 등 위험요인과의 인과적 관계를 다룬 사례가 주를 이루며(Russell et al., 2018;Hudson et al., 2016;Tummala-Narra et al., 2012;Revollo et al., 2011), 이 과정에서 사회적지지는 매개변수로서 우울의 증가를 완화하는 요인으로 함께 활용되었다(이현정, 2022;장선아, 2021). 이에 다문화 청소년의 긍정적 자원에 초점을 맞춰 외부적 보호요인이 우울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과, 타 변수를 통해 우울에 나타내는 2차적 파급력이 정신건강 문제를 보호할 수 있는가에 대한 접근은 상대적으로 찾아보기 어렵다(Baeza-Rivera et al, 2022). 아울러 다문화 청소년의 사회적지지는 각 지지원이 별도로 다뤄지거나(정주미, 이동형, 2021;김윤희, 김현경, 2020;전혜숙, 전종설, 2020), 가족 내⋅외의 요인이 구분되어 탐구된 경우(이응택, 2023;류도희, 2022;모상현, 2018), 그리고 가족, 교사, 또래가 사회적지지라는 하나의 변수로 묶여 (Arora et al, 2017;Sangalang,C. C., & Gee, G. C., 2012), 3가지 지지원의 개체별 영향력의 효과가 활발하게 다뤄지지 못하였다. 이에 본 연구는 다문화 청소년의 사회적지지를 보다 세부적으로 다루어 가족, 교사, 또래로부터의 지지가 문화적응 스트레스와 자아존중감, 우울에 보이는 영향력을 규명하여, 우울을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자 한다. 연구문제는 아래와 같으며, 연구모형을 <그림 1>에 제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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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문제 1. 다문화 청소년의 사회적지지는 우울에 어떠한 영향을 보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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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문제 2. 다문화 청소년의 사회적지지와 우울의 관계에서 문화적응 스트레스는 매개효과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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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문제 3. 다문화 청소년의 사회적지지와 우울의 관계에서 자아존중감은 매개효과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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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문제 4. 다문화 청소년의 사회적지지와 우울의 관계에서 문화적응 스트레스와 자아존중감은 이중매개효과가 있는가?
Ⅱ. 연구방법
1. 분석자료 및 연구대상
본 연구는 제 1기 4차년도(2014년) 다문화 패널조사에 참여한 중학교 1학년 다문화 청소년 1,177 명을 연구대상으로 하였다. 다문화 패널조사는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서 수행된 종단연구로 다문화 청소년의 발달적인 특성을 파악하여, 건강한 성장을 제고하기 위한 정책을 수립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양계민 외, 2014). 다문화 패널조사는 학생의 개인적 특성뿐만 아니라 가족관계, 사회적관계와 같은 광범위한 변수를 포함하고 있어, 본 연구에서 살펴보고자 했던 사회적지지, 문화적응 스트레스, 자아 존중감, 우울 등의 변인을 확보할 수 있었다. 특히, 본 연구에서는 다문화 자녀의 우울이 중학생 시기에 보다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주장을 반영하여(양계민 외, 2014), 중학교에 입학한 다문화 자녀를 기초로, 우울과 그 영향요인을 탐색하고자 하였다. 이에 제2기 다문화 패널은 고학년 다문화 아동들(초 4, 5, 6)을 기초로 조사된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본 연구자료에 부합하지 않았다. 그러나 제 1기 다문화 패널의 경우,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넘어가는 중학생 집단의 자료를 확보할 수 있어 분석자료로 적합 하다고 판단되었다. 제 1기 4차년도(2014년) 패널은 총 1,371 가구(청소년 1,384명, 학부모 1,361 명)가 조사에 참여하였으며, 전체의 약 84.3%의 원표본 유지율을 보였다. 본 연구에서는 잠재변수에 응답하지 않은 결측치를 제외한 총 1,177명을 대상으로 자료분석을 진행하였다.
2. 측정도구
1) 독립변수: 사회적지지
사회적지지는 Dubow와 Ulman(1989)의 평가도구를 재수정한 한미현(1996)의 척도가 활용되었다. 사회적지지는 가정과 학교에서의 지지원을 가족지지, 교사지지, 또래지지의 3가지로 구분하여 측정된다. 먼저 가족지지의 경우, ‘우리 가족은 나를 잘 이해해주는 것 같다’, ‘우리 가족은 서로를 많이 도와주는 것 같다’ 등 총 7문항으로 구성되었다. 이는 ‘전혀 그렇지 않다(1점)’에서 ‘매우 그렇다(4점)’ 까지의 Likert 4점 척도로, 평균점수가 높을수록 가족지지가 높은 것을 의미한다. 가족지지의 전체 신뢰도계수(Cronbach’s ⍺)는 0.947로 나타났다.
교사지지는 ‘나는 우리 담임선생님과 친한 것 같다’, ‘우리 담임선생님은 나에게 관심이 많으신 것 같다’ 등 총 6문항으로 구성되었다. 이는 ‘전혀 그렇지 않다(1점)’에서 ‘매우 그렇다(5점)’까지의 Likert 5점 척도로, 평균점수가 높을수록 교사지지가 높은 것을 의미한다. 교사지지의 전체 신뢰도계수(Cronbach’s ⍺)는 0.959로 확인되었다.
또래지지는 ‘내 친구들은 나를 좋아하는 것 같다’, ‘내게 어려운 일이 생기면 내 친구들은 날 위로해주고 격려해주는 것 같다’ 등 총 7문항으로 구성되었다. 이는 ‘전혀 그렇지 않다(1점)’에서 ‘매우 그렇다(5점)’까지의 Likert 5점 척도로, 평균점수가 높을수록 또래지지가 높은 것을 의미한다. 또래지지의 전체 신뢰도계수(Cronbach’s ⍺)는 0.968로 나타났다.
2) 매개변수: 문화적응 스트레스
문화적응 스트레스는 Hovey와 King(1996)의 SAFE(Scale for Adolescents) 척도를 재수정한 홍진주(2003)의 척도로 측정되었다. 이는 ‘다른 사람이 외국인 부모님 나라의 문화를 갖고 농담할 때 스트레스를 받는다’, ‘나는 한국에 사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등 총 10문항으로 구성되었다. 문화 적응 스트레스는 ‘전혀 그렇지 않다(1점)’에서 ‘매우 그렇다(4점)’까지의 Likert 4점 척도로, 평균점수가 높을수록 문화적응에서의 스트레스가 높음을 의미한다. 문화적응 스트레스의 전체 신뢰도계수(Cronbach’s ⍺)는 0.705로 확인되었다. 하지만 본 연구의 기술통계에서 첨도의 절댓값이 8 이상으로 확인된 문항이 2개 발견되어, 정규성을 만족하지 못했다는 판단 하에 8번(10.441)과 9번 문항(9.420)을 제외하였고(Kline, R.B., 2015), 확인적 요인분석에서 요인부하량(β)이 0.5 미만으로 나타 난 1번(0.233)과 10번(0.011) 문항을 제거하였다(우종필, 2012). 최종적으로 발췌된 6문항(2번, 3 번, 4번, 5번, 6번, 7번)의 신뢰도계수를 산출한 결과, Cronbach’s ⍺는 0.858로 확인되었다.
3) 매개변수: 자아존중감
자아존중감은 Coopersmith(1981)가 개발하고, 오전영(1981)이 번안하여, 박난숙과 오경자(1992)의 재수정을 거친 자아개념 척도로 측정되었다. 이는 ‘나는 내 자신이 자랑스럽다’, ‘나는 내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한다’ 등 총 4문항으로 구성되었다. 자아존중감은 ‘전혀 그렇지 않다(1점)’에서 ‘매우 그렇다(4점)’까지의 Likert 4점 척도로, 평균점수가 높을수록 자아존중감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자아 존중감의 전체 신뢰도계수(Cronbach’s ⍺)는 0.825로 나타났다.
4) 종속변수: 우울
우울은 김광일 외(1984)의 간이정신진단 검사를 재수정한 이경상 외(2011)의 척도로 측정되었다. 이는 ‘나는 불행하다고 생각하거나 슬퍼하고 우울해한다’, ‘나는 죽고 싶은 생각이 든다’ 등 총 10문항으로 구성되었다. 우울은 ‘전혀 그렇지 않다(1점)’에서 ‘매우 그렇다(4점)’까지의 Likert 4점 척도로, 평균점수가 높을수록 우울 수준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우울의 전체 신뢰도계수(Cronbach’s ⍺)는 0.920으로 확인되었다.
5) 통제변수: 성별, 학교성적, 주관적 건강, 가구소득
구조방정식을 다룬 사회과학 연구들은 종속변수와 매개변수의 예측요인을 통제변수에 투입함으로서(박재홍, 노성형, 2024;조성희, 박소영, 2020), 간접효과 추정 과정에 외생변수를 배제하고자 하는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본 연구에서도 연구모형을 다룰 때 나타나는 타당성의 문제와 간접효과 추정의 오류를 대응하기 위하여(김용남, 양혜원, 2021), 종속변수(우울)와 매개변수(문화적응 스트레스, 자아존중감)의 영향요인으로 주장된 성별(김중곤, 2024;오승환, 2016;Castillo et al, 2015), 학교 성적(김소민, 김경식, 2024;이미경 외, 2021;Albeg, L. J., & Castro-Olivo, S. M., 2014), 주관적 건강(김소민, 김경식, 2024;장혜림, 이래혁, 2021;이홍직, 2011) 및 가구소득(김소민, 김경식, 2024;딩징야, 진미정, 2019;이일정, 2019)을 통제하였다. 성별의 경우 남학생은 1, 여학생은 0으로 더미처리하였다. 학교성적은 ‘매우 못한다(1점)’에서 ‘매우 잘한다(5점)’까지의 Likert 5점 척도로, 평균점수가 높을수록 다문화 청소년의 학교성적이 우수함을 의미한다. 주관적 건강은 평균점수가 낮을수록 건강이 양호한 것을 의미하나, 본 연구에서는 이를 역코딩하여 ‘매우 건강하지 못하다(1점)’에 서 ‘매우 건강하다(4점)’까지의 범주형 척도로 재구성하였다. 가구소득은 월평균 수입을 묻는 문항으로, 본 연구에서는 이를 ‘100만원 미만(1점)’에서 ‘500만원 이상(6점)’의 6점 문항으로 범주화하였다.
3. 자료분석방법
본 연구는 SPSS 23.0과 Amos 24.0을 활용하여 자료분석을 진행하였다. 먼저, SPSS를 통해 수행된 분석방법은 다음과 같다. 빈도분석으로 연구대상자의 인구․사회학적 특성을 살펴보았고, 잠재변수의 일반적 경향과 정규성을 검증하기 위하여 기술통계를 수행하였다(Kiline, 2015). 관측변수들의 내적 합치도를 확인하기 위하여 신뢰도계수(Cronbach’s ⍺)를 산출하였고, Pearson 적률상관계수로 잠재변수 간의 상관관계를 파악하였다(Rebekić et al, 2015). 특히, 본 연구에서는 3개의 독립변수(가족지지, 교사지지, 또래지지)가 2개의 매개변수(문화적응 스트레스, 자아존중감)를 경로하여 우울에 보이는 영향력을 살펴보았는데, 이 과정에서 구조방정식 모형(SEM)을 활용하였다. 구조방적식(SEM)은 회귀분석과 달리, 측정오류를 고려한 잠재변수들의 구조적 관계로 모수치들의 정확한 추정을 도우며, 팬텀변수를 통한 임의의 간접적 경로설계로 본 연구에서 확인하고자 하는 매개효과와 이중매개효과 등을 검증할 수 있다는 점에서(노경섭, 2019), 본 연구에 부합한 분석방법이라고 판단되었다. Amos를 활용하여, 수행된 분석방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측정모형의 적합성 검증을 위해, 중분적합 지수인 TLI와 CFI, 절대적합지수인 χ²와 RMSEA 값을 확인하였다(Kline, R.B., 2015). 다음으로 확인적 요인분석을 진행하여 요인부하량(β)이 0.5 이상을 만족하는지 살펴보았고, 관측변수의 집중타당 도와 잠재변수의 판별 타당도를 산출하였다(우종필, 2012). 우울을 예측하는 잠재변수들의 직접효과를 검증하기 위하여 구조모형의 경로계수를 설정하였고, 팬텀변수 모델링을 통해 총 9개의 간접적 경로가 우울에 보이는 매개효과와 이중매개효과를 검증하였다(Macho, S., & Ledermann, T., 2011).
Ⅲ. 연구결과
1. 연구대상자의 인구⋅사회학적 특성
본 연구는 다문화 청소년의 우울과 그 영향요인의 구조적 관계를 검증하기 위한 기초단계로, 연구대상자의 인구⋅사회학적 특성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는 <표 1>과 같다.
<표 1>에 제시된 것처럼, 성별에서는 여학생(51.2%)이 남학생(48.8%)보다 더 높은 비율을 차지하였다. 다문화 청소년은 본인의 학교성적에 ‘보통이다’고 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고(49.1%), 이어서 ‘못 하는 편이다’로 답한 비율이 32.1%를 차지하였다. 다문화 청소년은 본인의 건강에 대해 ‘건강한 편’이라고 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고(48%), 이어서 ‘매우 건강한 편’으로 답한 비중이 약 47.8%로 나타났다. 2014년 기준 다문화 가구의 월 가구소득은 ‘200만원 이상-300만원 미만’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였고(30.3%), ‘100만원 미만’의 소득을 보인 가구가 가장 낮은 비중을 나타냈다(3.2%).
2. 측정변수의 상관관계 및 경향
본 연구는 측정변수의 경향을 확인하고, 변수들의 다중공선성 문제를 점검하기 위하여, 기술통계와 Pearson 적률상관분석을 수행하였다. 이 과정에서 통제변수인 성별은 남학생 1, 여학생 0으로 더미처리한 후 분석을 진행하였다. 그 결과는 <표 2>와 같다.
<표 2>에 기재된 바와 같이, 우울은 문화적응 스트레스와 정적(+) 상관관계를 보였고(B = 0.338, p<0.001), 자아존중감과 부적(-)인 관계를 나타냈다(r = -0.502, p<0.001). 또한 우울은 가족지지(r = -0.416, p<0.001), 교사지지(r = -0.341, p<0.001), 또래지지(r = -0.476, p<0.001)와 반비례적 특성을 보였는데, 특히 지지원들 중 또래와의 연관성이 가장 컸고, 교사지지와 가장 낮은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측정변수들의 경향을 살펴보기 전, 사회적지지의 평균점수를 보다 쉽게 비교하기 위하여, 4점 척도로 계산된 가족지지를 Likert 5점 평균으로 환산하여, 교사지지 및 또래지지와의 점수 비교에 통일성을 부여하였다. 그 결과, 가족지지의 평균은 4.00(0.64)점, 교사지지는 3.76(0.92)점, 또래지지는 4.12(0.86)점으로, 다문화 청소년들은 또래로부터 가장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고 지각하였다. 문화적응 스트레스의 평균점수는 1.45(0.59)점, 자아존중감은 3.20(0.65)점, 우울은 1.65(0.70)점으로 나타났다.
3. 측정모형의 적합도
본 연구는 잠재변수들이 적절하게 추정되고 있는가를 검증하기 위하여, 측정모형의 적합도 지수를 산출하였다. 그 결과는 <표 3>과 같다.
초기 측정모형에서는 요인부하량(β) 값이 0.5 미만인 문항들이 일부 발견되어 문화적응 스트레스 1번(0.233)과 10번(0.011) 문항을 제거하였다. 아울러, 왜도와 첨도의 절댓값이 3과 8 이상으로 확인된 8번(왜도 3.088, 첨도 10.441)과 9번 문항(왜도 3.097, 첨도 9.420)을 분석에서 제외하였다. 다음의 문항들을 제거한 최종 측정모형은 χ² = 3512.325(p<0.001), TLI = 0.927, CFI = 0.932, RMSEA = 0.057로 나타났다. 즉, 절대적합지수인 χ²는 3512.325로 p <0.001 수준에서 유의하였고, RMSEA는 0.057로 적합도 만족 기준인 0.08 미만을 충족하였다(Kline, R.B., 2015). 중분적합지수인 TLI와 CFI 는 0.927, 0.932로 0.9 이상을 만족하여, 잠재변수의 추정이 적절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판단하였다.
4. 확인적 요인분석
본 연구는 관측변수의 문항들이 잠재변수를 잘 설명할 수 있는지 검증하기 위하여 확인적 요인분석을 수행하였다. 이 과정에서 표본데이터의 다변량 정규분포를 가정한 최대우도추정법(ML: Maximum Likelihood)을 적용하였고, 각 잠재변수에 적재된 관측변수 중 하나를 정수 1로 고정하여 관측변수의 요인부하량(β)을 살펴보았다(노경섭, 2019). 그 결과는 <표 4>와 같다.
<표 4>에서 볼 수 있듯이, 가족지지는 β = 0.827~0.884, 교사지지는 β = 0.857~0.929, 또래지지는 β = 0.889~0.919, 문화적응 스트레스는 β = 0.632~0.875, 자아존중감은 β = 0.596~0.867, 우울은 β = 0.611~0.829로 나타났다. 즉, 잠재변수에 적재된 모든 관측변수의 요인부하량(β) 값이 0.5 이상의 적합성 기준을 만족하였고, 전체 비표준화 계수(Regression Weights) p값 또한 0.000으로 확인되어, 잠재변수에서 관측변수에 이르는 경로는 p<0.001 수준에서 유의미하였다(우종필, 2012).
5. 관측변수의 집중타당도
본 연구는 잠재변수를 설명하는 문항들의 일치 정도를 살펴보기 위하여 관측변수의 집중타당도를 산출하였다. 집중타당도는 일반적으로 개념신뢰도(CR: Construct Reliability), 평균분산추출(AVE: Average Variance Extracted) 등을 기준으로 타당성이 평가된다(노경섭, 2019). 확인된 연구결과는 <표 5>와 같다.
<표 5>에 제시된 것처럼, 잠재변수의 개념신뢰도(C.R.)는 가족지지 = 0.975, 교사지지 = 0.965, 또래지지 = 0.972, 문화적응 스트레스 = 0.975, 자아존중감 = 0.918, 우울 = 0.914로 0.7 이상의 적합성 수용기준을 만족하였다(우종필, 2012). 평균분산추출(AVE) 값에서도 가족지지= 0.868, 교사지지 = 0. 820, 또래지지 = 0.852, 문화적응 스트레스 = 0.869, 자아존중감 = 0.742, 우울 = 0. 642로 0.5 이상의 적합성 기준을 충족하여 집중타당성이 확보된 것을 알 수 있다(우종필, 2012).
6. 잠재변수의 판별타당도
본 연구는 각 잠재변수들이 타 변수와 분명한 차이를 나타내는지 살펴보기 위하여 판별타당도를 산출하였다. 판별타당도의 평가 기준은 평균분산추출(AVE: Average Variance Extracted) 값이 상관 계수의 제곱(R²) 값보다 클 때 적합성을 충족한다(노경섭, 2019). 분석결과는 <표 6>과 같다.
<표 6>에서 볼 수 있듯이, 측정변수들의 평균분산추출(AVE)의 범위는 .801~.932이며, 상관계수 제곱(R²)의 범위는 -.573~.557로 확인되었다. 즉, 모든 측정변수들의 상관계수 제곱(R²) 값이 (-.573~.557) 평균분산 추출(AVE)의 최솟값 보다 작으므로(.801) 적합도 기준을 만족하여 판별타당성을 확보하였다.
7. 구조모형의 경로계수
본 연구는 우울을 예측하는 변수들의 영향력을 살펴보기 위하여 구조모형의 경로계수를 설정하였다. 구조방정식의 경우, 경로계수를 설정할 시 통제변수를 함께 포함시켜 매개변수와 종속변수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함으로서, 통제변수로 인한 연구모형의 왜곡된 추정오류를 통제하고자 하는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김용남, 양혜원, 2021;이진실, 2019;우종필, 2015). 이에 본 연구에서도 변수 간의 구조적 관계를 살펴보는 과정에 통제변수인 성별, 학교성적, 주관적 건강 및 가구소득을 함께 투입하였다. 확인된 결과는 <표 7>과 <그림 2>와 같다.
<표 7>과 <그림 2>에 제시된 것처럼, 성별은 우울에 부적(-)인 영향을 미쳤다(β = -0.079, p = 0.001). 즉, 다문화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더 높은 수준의 우울을 경험하였다. 학교성적 또한 우울에 부적(-) 효과를 나타내어, 저조한 학교성적이 우울의 증가를 야기하였다(β = -0.061, p = 0.026). 다문화 청소년의 주관적 건강은 우울과 반비례하여, 대체적으로 건강한 학생이 더 낮은 수준의 우울을 보였다(β = -0.050, p = 0.045). 가족지지는 우울의 증가를 완충하였고(β = -0.184, p = 0.000), 또래지지 또한 우울의 보호 요인으로 확인되었다(β = -0.226, p = 0.000). 그러나 교사지지는 우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β = -0.013, p = 0.630). 이는 교사로부터 제공받는 관심이 오히려 간섭과 중압감으로 다가와 우울을 완화하지 못한 것으로 사료된다. 문화적응 스트레스는 우울의 증가를 초래하였으나(β = 0.124, p = 0.000), 자아존중감은 우울을 보호하는 자원으로 작용하였다(β = -0.314, p = 0.000).
8. 팬텀변수 모델링에 따른 간접효과
본 연구는 사회적지지와 우울의 관계에서 문화적응 스트레스와 자아존중감의 간접효과를 살펴보기 위하여, 팬텀변수라는 임의의 변수로 간접적인 경로를 설계하였다. 팬텀변수란 관찰된 지표가 없는 잠재변수로, 의미 있는 값을 계산하기 위한 유령변수를 일컫는다(Macho, S., & Ledermann, T., 2011). 팬텀변수를 통한 간접효과는 하한값과 상한값 사이에 정수 0을 포함하지 않을 경우, 유의미한 것으로 판단된다(Black et al, 2015). 본 연구에서는 총 9가지 경로를 설정하여, 문화적응 스트레스와 자아존중감의 단일 매개효과와 이중매개효과를 검증하였다. 연구결과는 <표 8>과 <그림 3>과 같다.
<표 8>과 <그림 3>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가족지지(B = -0.008, p<0.05)와 또래지지(B = -0.006, p<0.05)는 문화적응 스트레스를 경로하여 우울로 가는 간접효과를 보였다. 즉, 다문화 청소년이 가족과 또래에게 많은 지지를 받을수록 문화적응 스트레스가 감소하였고, 낮아진 문화적응 스트레스가 우울의 증가를 둔화하였다. 한편, 교사지지는 하한값과 상한값 사이에 정수 0을 포함하고 있어, 문화적응 스트레스를 통해 우울로 가는 간접효과가 없었다(B = -0.003, p>0.05). 이는 교사지지에 대한 반응이 학생에 따라 각기 다르게 나타날 수 있음을 고려할 때 그 원인을 유추해볼 수 있다(송종용, 1988). 즉, 같은 교사지지를 제공받더라도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학생과 오히려 부담으로 느끼는 사례가 공존할 수 있음을 고려할 때, 교사지지가 문화적응 스트레스를 통해 우울을 보호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가족지지(B = -0.086, p<0.05), 교사지지(B = -0.021, p<0.05), 또래지지(B = -0.024, p<0.05)는 자아존중감을 경로하여 우울에 영향을 미쳤다. 다시 말해, 가정과 학교의 인적자원으로부터 받는 지지가 자아존중감을 증진시키고, 높아진 자아존중감이 우울을 완충하였다. 가족지지(B = -0.003, p<0.05)와 또래지지(B = -0.009, p<0.05)는 자아존중감과 문화적응 스트레스의 이중매개를 통해 우울에 간접효과를 보였다. 즉, 가족과 또래로부터의 지지가 문화적응 스트레스를 낮췄고, 높지 않은 문화적응 스트레스가 자아존중감을 높였으며, 증진된 자아존중감이 최종적으로 우울의 심화를 보호하 였다. 한편, 교사지지는 문화적응 스트레스와 자아존중감의 이중매개효과가 유의미하지 않았다(B = -0.001, p>0.05). 이는 교사로부터의 지지가 형식적이고 표면적인 수준에 그쳐 실질적인 욕구에 부합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고려해볼 수 있다.
Ⅳ.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다문화 청소년의 사회적지지와 우울의 관계에서 문화적응 스트레스와 자아존중감의 이중매개효과를 검증함으로서, 과도기에 있는 다문화 학생의 정신건강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제 4차년도 다문화 패널조사에 참여한 다문화 청소년 1,177명을 대상으로, SPSS 23.0과 AMOS 24.0을 활용하여 잠재변수의 구조적 관계를 살펴보았다. 본 연구에서 확인된 주요결과는 다음과 같다.
성별은 우울에 유의미한 부적(-) 영향을 미쳤다. 즉, 다문화 여학생이 남학생에 비해 더 높은 수준의 우울을 경험하였다. 이는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외모에 대한 걱정이 많으며(윤영민, 정성호, 2018), 그로 인해 더 낮은 자아존중감을 나타내기도 하여(Verkuyten, M., 2001), 여학생들의 낮은 자아존중 감이 상대적으로 높은 우울로 이어졌을 가능성을 고려해볼 수 있다(Khanlou, 1999). 다문화 청소년의 학교성적은 우울과 부적(-)인 관계를 보였다. 즉, 다문화 학생이 교내에서 우수한 성적을 나타낼수록 우울이 낮아졌으나, 그 반대로 저조한 교내성적은 높은 수준의 우울을 야기하였다. 이는 다문화 청소년의 학교성적이 우울과 반비례적 특성을 나타낸다고 한 이미경 외(2021)의 연구와 유사한 결과로, 한국 사회에서의 치열한 입시경쟁이 학교성적과 정신건강 문제를 연관 짓는 배경이 되었을 것으로 사료된다. 다문화 청소년의 주관적 건강은 우울에 부적(-)인 영향을 보였다. 즉, 다문화 학생이 본인의 건강을 긍정적으로 인식할수록 낮은 수준의 우울을 나타냈으나, 그 반대로 본인이 건강하지 않다고 지각할수록 높은 수준의 우울을 경험하였다. 본 결과는 다문화 청소년의 허약한 건강이 우울의 심화를 초래하는 것으로 나타난 장혜림과 이래혁(2021)의 연구와 맥락을 같이한다.
가족지지와 또래지지는 우울을 낮추는 부적(-) 효과를 나타냈다. 즉, 다문화 청소년이 밀접하게 상호 작용하는 가족과 또래집단은 정신건강을 보호하는 개체로 기능하였다. 한편, 교사지지는 우울에 직접적인 영향을 나타내지 않았다. 이에 대한 원인을 추측해보면, 교사의 지나친 관심과 지지가 다문화 청소년으로 하여금, 교내에서 정서적인 어려움을 덜 표출하고, 밝은 모습만을 내비쳐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겨주어 우울을 낮추지 못한 것으로 사료된다. 가족의 경우, 이중문화적 배경을 공유하는 공동체로서 이들의 이해와 지지를 높게 지각할 가능성이 있고, 또래집단 또한 비슷한 발달적 특성에 있어 이들에게 제공받는 지지를 긍정적으로 인식했을 확률이 있으나 교사의 경우, 수업시간 외에 직접적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는 시간이 가족과 또래 대비 적은 것을 고려할 때, 교사지지가 보다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문화적응 스트레스는 우울을 증진시키는 정적(+) 영향을 보였다. 즉, 다문화 청소년이 보이는 문화적응 상의 문제는 우울로 인한 무기력과 불안정한 정서를 안겨준다는 점에서 유의해야 할 장애물이다. 본 결과는 다문화 학생의 문화적응 스트레스가 정신건강을 위협한다고 주장한 Torres(2010)의 연구와 맥락을 같이한다. 한편, 자아존중감은 우울을 낮추는 요인으로 부적(-)인 영향을 나타냈다. 이는 다문화 청소년의 심리⋅사회적 요인이 우울을 감소시킨다고 보고한 Khanlou (1999)의 연구와 유사한 결과로, 높은 자아존중감이 개인의 주관적 가치를 높여 우울에서 벗어나도록 하는 발판이 되었다. 이를 고려할 때, 다문화 학생의 자아존중감에 기여함으로서 우울의 증가를 방어할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가족지지와 또래지지는 문화적응 스트레스를 통해 우울로 가는 간접효과를 보였다. 즉, 다문화 청소년이 가족과 또래로부터 받는 지지가 적응상의 어려움을 덜 지각하게 만들어 문화적응 스트레스를 완충하였고, 감소된 문화적응 스트레스가 우울의 증가를 둔화하여 정신건강의 안정으로 이어졌다. 본 결과는 사회적지지가 문화적응 스트레스를 경로로 우울에 간접효과를 보인다고 한 Baeza-Rivera et al(2022)의 연구와 맥락을 같이한다. 한편, 교사지지와 우울의 관계에서 문화적응 스트레스는 간접효과를 나타내지 않았다. 이는 교사의 지나친 배려와 관심이 오히려 다문화 청소년에게 동정하는 태도로 받아들여져, 문화적응 스트레스와 우울의 난제를 보호하지 못한 것으로 추측된다. 다음의 결과는 가족 지지보다 교사지지가 문화적응스트레스에 보인 연관성이 더 크게 나타난 상관관계 분석과 상반된 결과로, 구조방정식을 통한 자료분석 과정과 상관관계 분석 상의 차이를 유의해야 한다. 이처럼, 사회적 지지원을 3가지로 구분하여(가족지지, 교사지지, 또래지지) 수행된 본 연구와 그렇지 않았던 선행연구 (Baeza-Rivera et al, 2022)에서 상이한 결과가 나타났다는 점은 사회적지지원을 세부적으로 분류한 연구가 보다 확장되어야 할 필요성을 주장한다.
사회적지지(가족지지, 교사지지, 또래지지)는 자아존중감을 통해 우울로 가는 간접효과를 보였다. 즉, 다문화 청소년의 상호교류를 통한 지지가 이들을 향한 관심과 존중을 높게 지각하게 만들어 자아존중감을 증진시켰고, 이러한 긍정적 자아인식이 심리적 안정감으로 이어져 우울을 보호하였다. 이는 교사지지가 문화적응 스트레스와 우울에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았다는 위의 결과와 상반되는 점으로, 다문화 청소년이 발달과정에서 겪는 부정적인 문제는 교사로부터 보호받지 못했던 반면, 자아존중감과 같은 긍정적인 요인은 교사지지에 의해 강화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다문화 청소년이 교사에게 본인의 문제를 드러내는데 있어 보다 민감하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일 수 있음을 추론하게 한다. 본 결과는 다문화 아동의 사회적지지가 자아존중감을 경로하여 우울에 영향을 나타낸다고 한 이현정(2022)의 연구와 맥락을 같이한다. 아울러, 가족지지와 또래지지는 문화적응 스트레스와 자아 존중감의 이중매개를 통해 우울에 영향을 나타냈다. 즉, 다문화 청소년이 대인관계에서 받는 애정, 배려 등의 지지가 문화적응 스트레스를 완화하였고, 낮은 문화적응 스트레스가 자기수용과 자신감을 부여하여 자아존중감을 높였으며, 증진된 자아존중감이 우울로 인한 무가치함, 절망감 등의 위기를 완충 하였다.
다음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본 연구에서 제안하고자 하는 정책적․실천적 함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다문화 청소년의 가족지지는 우울을 낮추는 보호요인으로 확인되었다. 청소년은 사춘기를 원인으로 가족의 간섭으로부터 벗어나려는 특성을 보이며, 아동기에 비해 가족구성원과 소홀한 교류를 하는 경향이 있다. 이 시기에 활발한 상호작용을 위한 환경이 마련될 경우, 가족 간의 유대감이 보다 돈독해지며, 이러한 친밀한 관계는 가족지지의 증가로 이어진다고 한다(Stewart et al, 2008). 이에, 기관에서는 가족 참여형 여가활동의 확장으로, 가족구성원들의 교류를 촉진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여, 가족지지를 보다 높일 수 있는 대안의 적용이 요구된다.
둘째, 다문화 청소년의 교사지지는 자아존중감을 통해 우울을 보호하는 간접효과를 보였다. 교사는 학생의 학업적 지식과 올바른 가치 형성을 지원하는 주체로, 학생과 교사의 상호신뢰 관계는 교사지지의 제고를 촉진한다(Den Brok, P., & Levy, J). 이를 반영할 때, 교사와 다문화 청소년의 돈독한 관계를 위한 교류의 장을 마련함으로서, 다문화 학생이 교사에게 충분한 보살핌과 지지를 받고 있음을 지각하게 해야한다. 이의 실현방안으로 교사-학생 멘토링, 상답개입 등의 확장이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또래지지는 우울을 낮추는 변인으로 나타났다. 청소년은 사회적 활동의 범위를 넓혀가는 시기로, 자신과 비슷한 특성을 보이는 또래집단과 밀접한 관계를 형성해간다. 이에 또래집단은 청소년의 발달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 시기에 또래와의 상호작용이 활발할수록 또래지지가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Khokhotva et al, 2022). 이를 고려할 때, 다문화 청소년과 일반 청소년의 교류에 관심을 가지고, 이들의 접촉점을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다문화 청소년이 많은 시간을 보내는 교내에서의 정책이 확장되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 국외 전통악기, 국외 스포츠 등의 방과 후 활동이 고려될 수 있다.
넷째, 문화적응 스트레스는 우울을 높이는 변인으로 나타났다. 청소년은 자신과 특성이 유사한 또래 집단에게 친밀감을 느끼는 반면, 상이한 외모와 이중문화적 배경을 가진 청소년에게 이질감을 경험하기도 한다(Cristini et al, 2011). 그 결과 다문화 학생들은 또래관계를 형성함에 있어 어려움을 나타내기도 하며, 이는 문화적응 스트레스와 우울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할 문제이다(Crockett et al, 2007). 이처럼 다문화에 대한 거리감과 편견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점은 자국민들의 다문화수용성을 제고해야 할 필요성을 제안한다. 이에 교내에서는 청소년들의 관심과 참여를 촉진할 수 있는 놀이중심의 다문화 교육을 실현하여, 다문화에 대한 오해와 이질감을 좁혀나갈 수 있는 기회의 제공이 요구된다.
다섯째, 다문화 청소년의 자아존중감은 우울의 증가를 보호하였다. 다문화 자녀의 자아존중감은 초등학생 시기에 증가하나, 중학생이 되면서 낮아지는 현상을 보인다고 한다(양계민 외, 2014). 이들이 높지 않은 자아존중감을 띄는 원인으로 학업의 어려움을 들 수 있다(Phinney et al, 1997). 실제로 본 연구에서도 전체의 약 32.1%가 본인의 학교성적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였는데, 이는 자아존중감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Zheng et al, 2020). 이에 기관에서는 다문화 학생의 연령에 맞는 한국어교육, 기초학습교육 등을 고려하여, 학업적 어려움으로 인한 자아존중감의 감소가 우울로 이어지지 않도록 예방해야 한다. 다문화 청소년의 자아존중감은 또래로부터 지대한 영향을 받기도 한다(Khanlou, N., 1999). 이를 반영할 때, 다문화 학생과 또래집단의 만남의 장을 제공함으로서 자아존중감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의 실현방안으로 기관에서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문화 및 여가 프로그램의 확장을 고려해볼 수 있다.
본 연구가 갖는 의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는 다문화 청소년의 우울 위험요인을 중점적으로 다룬 기존 연구들을 보완하여, 외부적 자원인 사회적지지가 우울, 문화적응 스트레스, 자아존중감에 나타내는 영향력을 검증함으로서, 사회적 보호요인의 주 역할을 탐색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둘째, 본 연구는 사회적지지원을 구분하지 않고 수행된 선행연구들의 한계점을 고려하여, 가정과 학교의 자원인 가족지지, 교사지지, 또래지지의 영향력을 구분하여 살펴보았다. 이를 통해, 사회적지지를 보다 강화할 수 있는 대안을 각 지지원에 따라 제언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셋째, 본 연구는 문화 적응 스트레스를 독립변수로 활용하였던 선행연구와 달리, 이를 매개변수로 적용하여 사회적지지의 영향력이 문화적응 스트레스의 감소로 우울을 보호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를 규명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넷째, 본 연구는 자아존중감을 통한 간접적인 경로의 설정으로 발달과정에 중요히 고려되어야 할 자아존중감의 역할을 검증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가 갖는 한계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에서 활용된 제 4차년도 자료는 중학교 1학년을 주 대상으로 하였다는 점에서, 이를 모든 다문화 청소년에게 일반화하기에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 이에 후속연구에서는 초․중․고 다문화 학생의 다집단 분석을 수행하여, 우울과 이의 영향요인을 탐색해볼 필요가 있다. 둘째, 본 연구는 단일적 시점의 패널자료로 사회적지지, 문화적응 스트레스, 자아존중감 및 우울의 구조적 관계를 종단적인 맥락에서 다루지 못하였다. 이에 후속연구에서는 종단연구를 활용하여 우울의 예측요인을 다루어볼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의 분석자료는 2014년에 수행된 조사로서, 약 10년 이상의 시간적 편차를 가진 데이터이다. 이에 본 연구를 통해 확인된 연구대상자들의 인구․사회학적 특성은 현시점의 다문화 청소년이 보이는 특성과 어느 정도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이를 반영하여, 후속연구에서는 보다 최근에 조사된 제 2기 다문화 패널데이터의 활용이 요구된다. 이러한 실천을 통해 다문화 청소년의 건강한 정신건강을 제고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