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우리나라의 등록장애인은 2023년 12월 기준 약 264만 2천명으로 전체 인구 대비 5.1%를 차지한다 (보건복지부, 2024). 이 중 지적장애와 자폐성장애를 포함하는 발달장애인은 27만 1,524명으로, 65 세 미만 장애인 중 21.2%, 15세~29세 저연령대 장애인 중 66.7%의 비율을 보인다(한국장애인고용공 단, 2024a). 발달장애인 중 일상생활에서 도움이 필요한 경우가 52.0%이며, 0~19세의 미성년자가 차지하는 비율도 26.6%라는 점(보건복지부, 2024)은 부모를 포함한 다른 가족구성원의 돌봄이 필수 적임을 시사한다.
발달장애는 아동기에 발현된 장애가 성인기까지 이어지며, 독립적인 일상생활 및 사회적응에 많은 제약이 따르는 장애이다. 이러한 이유로 다른 유형의 장애에 비해 더 많은 돌봄을 필요로 하며, 평생 동안 부모에게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정희진 외, 2021;Bourke-Taylor et al., 2022). 실제로 2023 년 발달장애인의 일과 삶 실태조사(한국장애인고용공단, 2024b)에 따르면, 15세 이상 발달장애인 중 부모 모두 혹은 부모 한 명과 같이 거주하는 비율이 72.9%로 나타나, 부모가 주 양육자이며 보호자임을 알 수 있다. 이에 발달장애아를 양육하는 부모들은 비장애아는 물론 다른 장애를 가진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들보다 더 많은 양육부담을 경험한다(김정자, 오명화, 2015;Kiani & Nami, 2017). 발달장애아 의 부모들은 자녀를 돌보고 가르치고 생활을 보조해주는 역할뿐만 아니라 자녀에게 필요한 의료적 케 어나 관리, 관련 서비스에 대한 정보수집 및 접근 등 추가적인 역할을 수행한다(Gagnon et al., 2020).
발달장애아를 양육하는 과정에서 부모들은 다양한 어려움을 경험한다. 장애를 가진 자녀의 미래에 대한 걱정에서 부터 부모 자신의 정신적 스트레스, 육체적 피로와 건강 악화, 부모 자신의 직업 및 여가 활동 제한 등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한다. 뿐만 아니라 가족 간의 불화, 돌봄 및 치료 비용부담, 그리고 주변의 시선과 편견까지 발달장애아 부모의 어려움은 장애자녀는 물론, 부모 자신, 가족 및 사회적 편 견까지를 포괄한다(한국장애인고용공단, 2024b). 실제로 많은 선행연구들에서는 발달장애아의 부모 들이 겪는 구체적인 어려움에 대한 경험적 증거를 보고한다. 부모들은 자녀가 장애를 가졌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과 함께 자녀를 돌보는 과정에서 높은 양육 스트레스를 경험하며(김병년, 2013;Kissel & Nelson, 2016), 우울증, 신체화 문제, 불안 등 정신건강 상의 문제를 경험하기도 한다(Stewart, 2016;Yang et al., 2016). 자폐스펙트럼 장애아 부모의 정신건강에 관한 메타분석 연구(Schnabel et al., 2020)에 의하면, 부모들의 30%가 우울증과 불안장애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정신건강 상의 문제 외에도 발달장애 자녀의 양육은 부부관계 및 가족관계에서 갈등을 야기하고(Rayan & Ahman, 2018), 가족응집력과 적응성을 낮추며(Higgins et al., 2005), 낮은 삶의 질(윤영희, 2017 ; Brown et al., 2020) 및 삶의 만족도(Kiani & Nami, 2017;Lee et al., 2024)와 연결된다. Smith와 Grzywacz(2014)는 장애 자녀를 돌보는 부모와 비장애 자녀를 돌보는 부모를 비교하였는데, 그 결과 장애아 부모는 상대적으로 더 높은 우울증상을 보였으며 활동제한을 더 많이 보고하였다. 그리고 이러 한 경향은 자녀의 연령이 증가하고 장기화됨에 따라 더 심화된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처럼 발달장애 아를 돌보는 일상은 부모들에게 많은 양육부담과 어려움을 야기함으로써 그들의 전반적 웰빙과 삶의 만족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Banjak, 2011;George-Levi & Liaslo-Roth, 2021;Lee et al., 2024;Marquis et al., 2020).
한편, 장애아를 돌보는 주양육자의 역할은 대개 아버지 보다는 어머니인 경우가 많다. 실제로 부모 중 어머니가 주 보호자인 비율이 자폐성장애인의 경우 83.2%, 지적장애인의 경우 53.2%로 조사된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2024b). 이는 발달장애아의 부모 중 특히 어머니들이 더 많은 육체적 부담과 정신적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을 의미한다(Sadati et al., 2015). 이에 본 연구는 발달장애아를 돌보는 어머니에 주목하고, 특히 그들의 삶의 만족도를 살펴보고자 한다. 발달장애아 어머니의 삶의 만족도에 대한 이해는 그들의 양육부담을 완화하고 삶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시작점이 될 것이다. 발달장애아 어머니의 삶의 만족도는 어머니 자신은 물론 발달장애 자녀의 삶과도 직결된다는 점에서 보다 구체적 이고 광범위하게 연구될 필요가 있겠다.
발달장애아 어머니를 대상으로 그들의 삶의 질이나 만족도를 연구한 선행연구들에서는 다양한 영향 요인에 대해 보고한다. 이들 영향요인은 크게 환경적 요인과 개인 내적 요인으로 구분할 수 있다. 환경 적 요인에는 발달장애 자녀의 장애 관련 특성(Kissel & Nelson, 2016)이나 가정의 경제적 수준(황경 열 외, 2010)과 같은 상황적 요인과 사회적 지지(장혜리, 엄태완, 2019;Resch et al., 2012) 등의 외부적 요인이 있다. 개인 내적 요인은 상황에 대한 인식이나 장애에 대한 수용도(신현정, 2022), 자신 이 처한 상황을 이겨낼 수 있는 자기효능감(Chong & Kua, 2017), 스트레스 대처전략(Çalışkan et al., 2021), 내외통제성(Hill & Rose, 2009) 등의 개인 능력, 그리고 발달장애아의 양육과정에서 경험할 수 있는 스트레스(김서은, 어주경, 2015;You et al., 2019)나 정신건강상의 문제(정운진, 2020) 등이 포함된다. 이처럼 선행연구들은 매우 다양한 변인들이 발달장애아 어머니의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 친다고 보고하고 있으나, 많은 경우 이러한 변인들의 영향력을 개별적으로 분석하였다. 영향 변인들 간의 관계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일부 연구들에 의하면, 변인들이 서로 다양한 관계로 영향을 미치며 또 상호작용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예를 들어 구본용(2018)은 부부의 의사소통이 삶의 만족도에 영향 을 미치는 과정에서 장애수용의 매개효과를 밝혔으며, 남현주와 이현지(2023)는 장애수용이 삶의 만 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에서 임파워먼트의 매개효과를 분석하였다. 장애수용이 삶의 만족도에 미 치는 영향에서 가족역량강화의 매개효과를 분석한 경우도 찾아볼 수 있다(신현정, 2022). 변인들 간의 또 다른 관계적 측면을 분석한 연구로, 송현종과 김소영(2015)은 양육스트레스와 심리적 안녕감의 관계에서 사회적 지지와 장애수용의 조절효과를 분석하였다. 그리고 정현주와 김성수(2013)는 발달 장애아 어머니의 양육스트레스와 장애수용 간의 관계에서, 곽승주와 강유선(2017)은 자녀가치와 양 육스트레스 간의 관계에서 사회적 지지의 조절효과를 분석하였다. 종합할 때, 이들 연구는 발달장애아 어머니의 삶의 만족도와 관련된 심리⋅사회적 변인들이 매개나 조절의 관계로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특히 사회적 지지 변인은 다른 변인들 간의 관계를 조절하는 보호요인으로 접근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발달장애아 어머니의 삶의 만족도를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개별 변인들의 영향력을 따로 분석하기 보다는 통합적인 관점에서 변인들 간의 구조적 관계를 분석할 필요가 있겠다. 이에 본 연구에 서는 발달장애아 어머니의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들 중 선행연구에서 주요하게 언급되었 던 변인들을 중심으로 이들 간의 구조적 관계를 분석하고자 한다.
장애아 어머니에 대한 연구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주요 변인으로 양육스트레스가 있다(Smith et al., 2001). 양육스트레스는 발달장애아 어머니의 삶의 만족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강력한 변인 으로 이해된다(김서은, 어주경, 2015;윤영희, 2017). Bourke-Taylor 등(2022)은 장애아동을 위한 중재프로그램이나 지원프로그램이 대개 자녀에게 초점을 두고 있으나 관련 메타연구를 종합해볼 때 부모의 정신건강과 스트레스 등을 직접 다루는 것이 더 효과적임을 보고하였다. 이는 발달장애아 어머 니의 양육스트레스의 효과를 직접적으로 분석하는 것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의미한다. 한편, 자녀의 장애는 어머니에게 충격, 혼란, 죄의식, 절망, 분노, 수치심, 슬픔, 의심, 부인 등의 다양한 반응을 야기 할 수 있다(고관우, 남진열, 2016). 그러나 이러한 반응이 모두 부정적 영향으로 귀결되지는 않는다. 부정적 감정과 반응을 극복하지 못할 때는 정신건강 상의 문제나 대인관계에서의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지만, 이를 이해하고 수용하며 도전으로 인식할 때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 할 수 있다는 것이다(고 일영, 2009). 개인의 환경에 대한 인식은 그들의 행동과 태도에 영향을 미친다. 같은 맥락에서, 자녀의 장애에 대한 어머니의 인식과 수용은 자녀에 대한 행동과 태도(Seltzer et al., 2012)는 물론, 긍정적인 상황인식을 통해 어머니 자신의 삶의 만족도(신현정, 2022)에도 영향력을 가진다. 장애수용도란 부모 가 자녀의 장애를 인지하고 자녀의 상태나 장애의 의미를 명확히 받아들이는 정도를 의미한다. 따라서 발달장애아 어머니의 장애수용 정도에 따라 자녀양육 과정에서 경험하는 스트레스의 수준은 달라질 수 있다(김병년, 2013;황경열 외, 2010). 장애수용 유형에 따른 양육스트레스의 차이를 분석한 연구 (김기룡, 김삼섭, 2012)에서도 장애에 대한 전반적 수용군 또는 부인-의심군에 비해 충격-수치군은 상대적으로 양육스트레스가 높았다. 이는 장애를 수용하는 정도와 방식 등 모든 측면에서 장애수용도 가 어머니의 양육스트레스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인임을 시사한다. 이상의 연구결과들은 발달장애 아 어머니의 삶의 만족도를 이해함에 있어 어머니의 장애수용도와 양육스트레스의 구조적 관계를 유 추하게 한다. 즉, 어머니의 양육스트레스가 장애수용도와 삶의 만족도 간의 관계를 매개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에 본 연구는 이들 변인 간의 관계를 분석하고자 한다.
외부로부터의 지지는 부정적 상황에 대한 개인의 심리적, 정신적 반응에 보호요인으로 작용한다. 마찬가지로 발달장애아 어머니의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에 대한 선행연구들(송현종, 김소 영, 2015;정현주, 김성수, 2013;Lee et al., 2024)도 사회적 지지의 조절효과를 밝히고 있다. 그러나 기존 연구들은 사회적 지지를 측정함에 있어 개인 당사자를 제외한 모든 외부로부터의 지원과 지지를 포함하였다. 범위를 특정하지 않을 경우 가족과 같은 밀접한 환경부터 국가의 정책이나 서비스프로그 램까지 지지를 제공하는 주체의 범위와 내용은 매우 다양할 수 있다. 이 경우 사회적 지지의 조절효과가 발견되더라도 구체적인 제언을 하는 것에 제한이 따른다. 발달장애아 어머니들이 받는 사회적 지지는 주로 가족 위주의 제한된 네트워크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고, 이러한 가족 중심의 비공식적 지지는 매일의 일상생활에서 가장 빈번하게 작용한다(Hassall, 2009). 이에 본 연구에서는 가장 밀접한 사회 환경인 가족으로부터의 지지에 초점을 두고자 한다. 이와 함께 가족지지의 유형을 구분하여 분석할 것이다. 사회적 지지에 관한 선행연구들은 정서지지, 정보지지, 물질지지, 평가지지 등의 하위요인을 포함하여 사회적 지지를 조사한 경우에도 이들 유형을 구분하지 않고 분석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 나 본 연구에서는 이들을 유형별로 구분함으로써 구체적으로 어떠한 형태의 지지가 발달장애아 어머 니의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보호요인으로 작용하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선행연구를 요약하면, 다양한 변인들이 발달장애아 어머니의 삶의 만족도와 관련되었음을 알 수 있 다. 그러나 대개는 개별 변인들 간의 관계를 분석하였고 해당 변인들이 서로 어떠한 관련성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통합적으로 분석한 경우는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기존에 보고된 주요한 영향 변인을 중심으로 변인들 간의 구조적 관계를 밝히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발달장애아 어머 니의 장애수용도가 양육스트레스를 매개로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하고, 이와 함께 다양 한 유형의 가족지지가 장애수용과 양육스트레스의 관계를 조절하는지 분석하고자 한다. 그리고 이러 한 변인 간의 경로에서 발달장애아 어머니의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대표적 변인인 가정 의 경제수준(김서은, 어주경, 2015;남현주, 이현지, 2023)과 양육스트레스에 영향을 미치는 자녀의 장애정도(황경열 외, 2010;Lyons et al., 2010;Smith et al., 2001)를 통제하여 분석함으로써 장애 수용도, 양육스트레스, 가족지지, 삶의 만족도 간의 관계를 보다 명확하게 파악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발달장애아 어머니의 삶의 만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제안하고, 더불어 발달장애 아동을 위한 바람직 한 양육 및 지원환경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을 연구의 목적으로 한다. 본 연구의 구체적인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으며, 연구모형은 <그림 1>에 제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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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문제 1. 발달장애아동 어머니의 장애수용도, 양육스트레스, 가족지지, 삶의 만족도의 일반적 경향은 어떠 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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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문제 2. 발달장애아동 어머니의 장애수용도와 삶의 만족도의 관계를 양육스트레스가 매개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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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문제 3. 발달장애아동 어머니의 장애수용도와 삶의 만족도의 관계에서 양육스트레스의 매개효과를 가족지 지(정서, 정보, 물질, 평가)가 조절하는가?
Ⅱ. 연구방법
1. 조사대상
본 연구에는 만 18세 미만 발달장애 아동을 양육하는 어머니 237명이 참여하였다. 조사대상자의 사회인구학적 변인 및 자녀의 장애관련 변인의 특성은 <표 1>과 같다.
조사대상 어머니의 연령은 평균 43.4세였다. 연령을 30대, 40대, 50대 이상의 3집단으로 구분하였 을 때 40대가 173명(73%)으로 가장 많았고, 30대 43명(18.1%), 50대 이상 21명(8.9%) 순이었다. 학력은 대졸이 159명(67.9%)으로 과반 이상의 비율을 보였다. 직업은 전업주부가 147명(62.0%)으 로 가장 많았고 시간제 53명(22.4%), 전일제 37명(15.6%)으로 나타났다. 혼인상태는 97%(230명)의 대다수가 사실혼을 포함한 기혼 상태였다. 가정의 경제수준을 상, 중상, 중하, 하의 4개 단계로 나누고 이 중 본인 가정의 경제수준을 주관적으로 평가하도록 한 결과, 중하가 120명(50.6%), 중상 84명 (35.4%), 상 24명(10.1%), 하 9명(3.8%) 순으로 보고하였다.
장애를 가진 자녀에 대한 특성 중, 연령은 6세에서 18세까지 분포하였고 이들의 평균 연령은 만12.2 세였다. 연령집단을 6~10세, 11~15세, 16~18세로 구분하였을 때, 11~15세가 109명(45.9%)으로 가장 많았고, 6~10세 80명(33.8%) 16~18세는 48명(20.3%)이었다. 자녀의 성별은 남아 173명 (73.0%), 여아 64명(27.0%)으로 남아의 비율이 2.5배 이상 많았고, 출생 순위는 첫째 및 외동이가 129 명(54.4%)으로 과반 이상을 차지하였다. 장애유형은 지적장애가 124명(52.3%), 자폐성장애 97명 (40.9%), 두 유형 모두에 해당하는 경우가 16명(6.8%)이었다. 장애등급은 2급이 127명(53.6%)으로 과반 이상이었고, 장애발견시기는 0~5세 사이라고 답한 경우가 209명(88.2%)으로 대부분을 차지하 였으며 전체 평균은 3.03세였다.
2. 측정도구
1) 삶의 만족도
본 연구에서는 Diener 등(1985)이 개발한 삶의 만족도 척도(Satisfaction With Life Scale)를 사 용하여 발달장애 자녀를 양육하는 어머니의 삶의 만족도를 측정하였다. 이 척도는 “나는 대체로 내 이 상에 가까운 생활을 하고 있다”, “나는 내 삶에 만족한다” 등을 포함한 총 5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개별문항에 대해 1점(전혀 그렇지 않다)에서 7점(매우 그렇다)까지 7점 척도로 평정하며, 점수가 높을 수록 삶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해석한다. 전체 문항의 신뢰도(Cronbach' α)는 .92였다.
2) 장애수용도
장애수용도는 Perske(1973)의 장애수용 7단계에 기초하여 고일영(2009)이 개발한 장애아동 어머 니의 장애수용 척도를 사용하여 측정하였다. 해당 척도는 충격, 수치, 부인, 과잉보호, 수용, 반동형성, 죄책감, 의심 등 부모가 자녀의 장애에 대해 갖는 느낌과 태도를 8개 하위요인, 총 36개 문항으로 질문 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Likert식 4점 척도로 응답하며, 총점이 높을수록 장애수용이 높은 것으로 해석 한다. 본 연구에서 전체 문항의 신뢰도(Cronbach’s α)는 .93으로 나타났다.
3) 양육스트레스
발달장애아 어머니의 양육스트레스는 Abidin(1990)의 양육스트레스척도(Parenting Stress Index; PSI)를 기초로 장애아 어머니의 양육스트레스를 측정할 수 있도록 문항을 수정⋅보완한 황경 자(2002)의 척도를 사용하였다. 이 척도는 양육과정에서 경험하는 경제적, 심리적, 사회적, 신체적, 교육적 스트레스를 각 하위요인별로 5문항씩 총 25문항으로 측정한다. ‘전혀 그렇지 않다(1점)’에서 ‘매우 그렇다(5점)’까지의 5점 Likert식 척도로 평정하며, 점수가 높을수록 양육스트레스가 높음을 의미한다. 전체 문항의 신뢰도는(Cronbach' α)는 .96이었다.
4) 가족지지
가족지지의 측정은 박지원(1985)이 개발하고 김연수(1995)가 수정⋅보완한 사회적 지지 척도를 활용하였다. 김연수(1995)가 사용한 척도는 정서적 지지, 정보적 지지, 물질적 지지, 평가적 지지 등 4개 하위요인별 4문항씩 총 16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원 척도는 가족을 포함한 전반적인 대인관계에 서 얻는 사회적 지지를 질문하였으나 본 연구에서는 가족으로부터의 지지에 국한하여 답변하도록 하 였다. ‘전혀 그렇지 않다(1점)’에서 ‘매우 그렇다(5점)’까지의 5점 Likert식 척도로 평정하며, 점수가 높을수록 해당 영역의 가족지지가 높은 것으로 해석한다. 척도의 신뢰도(Cronbach' α)는 정서적 지 지 .93, 정보적 지지와 물질적 지지 .94, 평가적 지지 .91이었고, 전체 16문항의 신뢰도는 .97이었다.
5) 배경변인
본 연구의 주요 변인 이외에 연구대상자의 일반적 특성을 알아보기 위해 사회인구학적 변인 및 자녀 의 장애관련 변인을 질문하였다. 사회인구학적 변인에는 어머니의 연령, 최종학력, 직업, 혼인상태, 가정의 경제수준, 자녀의 연령, 성별, 출생순위를 포함하였다. 장애관련 변인에는 자녀의 장애유형, 장애등급, 장애발견 시기 등을 포함하였다.
3. 자료수집
전남대학교 생명윤리위원회(IRB)의 심의와 승인(No: 1040198-191017-HR-103-05) 하에 자료 수집이 이루어졌다. 경기도 및 광주광역시 소재 복지관과 사설치료센터, 장애인부모회 등을 편의표집 하여 연구협조를 요청하였고, 각 기관을 통해 발달장애 아동을 키우는 어머니를 모집하였다. 연구참여 에 동의하는 어머니들을 대상으로 330부의 설문지를 배부하였고, 이 중 267부를 회수하였다. 응답내 용이 부실하거나 응답자가 어머니가 아닌 경우, 자녀가 성인인 경우 등을 제외하고 총 237부를 최종 분석에 사용하였다.
4. 자료분석
본 연구는 수집된 자료의 분석을 위해 SPSS 25.0과 PROCESS macro v.4.2(Hayes, 2017)를 사용 하였다. 첫째, 주요 변인들의 빈도, 백분율, 평균과 표준편차를 산출하였고, 조사도구의 신뢰도를 알아 보기 위해 Cronbach's α 계수를 산출하였다. 둘째, 사회인구학적 배경 및 발달장애아 어머니가 지각 하는 삶의 만족도, 장애수용도, 양육스트레스, 가족지지 간의 상관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Pearson의 적률상관분석을 실시하였다. 셋째, 발달장애아 어머니의 장애수용도가 삶의 만족도 영향을 미치는 관 계에서 양육스트레스의 매개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PROCESS macro의 Model 4를 활용하였고, 부트 스트랩(10,000회)을 통해 간접효과의 유의성을 검증하였다. 넷째, 발달장애아 어머니의 장애수용도, 양육스트레스, 삶의 만족도 간 매개 구조관계에서 가족지지의 조절효과를 살펴보기 위해 PROCESS macro Model 7 분석을 실시하였다. 조절된 매개효과 검증 시 연속변수는 평균중심화하여 분석하였 고, 부트스트랩 10,000회의 방법으로 조절된 매개 간접효과의 유의성을 검증하였다.
Ⅲ. 연구결과
1. 주요 변인들의 일반적 경향 및 상관관계
1) 주요 변인들의 일반적 경향
발달장애아 어머니의 삶의 만족도, 장애수용도, 양육스트레스 및 가족지지의 일반적 경향은 다음과 같다. 삶의 만족도의 경우, 평균 3.68점(SD=1.28)으로 7점 척도의 중간점수인 4점에 비해 낮은 점수 를 보였다. 이를 통해 발달장애아 어머니들은 자신들의 삶에 대해 다소 만족하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 장애수용도는 4점 Likert 척도로 측정하였을 때 평균값이 2.78점(SD=.46)이었다. 이는 중간점수(2.5 점) 보다 약간 높은 점수이며, 따라서 발달장애아 어머니의 장애수용도가 보통정도의 수준임을 의미한 다. 양육스트레스는 평균값이 3.02(SD=.79)였는데, 이는 5점 척도의 중간점수인 3점에 해당하는 점 수이다. 마지막으로 가족지지는 전체 문항의 평균이 3.59점(SD=.74)이었으며, 하위요인별로는 정서 적 지지(M=3.65, SD=.80), 평가적 지지(M=3.62, SD=.75), 물질적 지지(M=3.54, SD=.89) 및 정보 적 지지(M=3.54, SD=.81) 순이었다. 모두 중간점수인 3점보다 높아 가족들로부터 대체적으로 보통 이상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 변인들 간의 상관관계
사회인구학적 변인 및 장애관련 변인 등의 배경변인, 그리고 본 연구의 주요 분석 변인들 간의 상관관 계를 분석한 결과를 <표 2>에 제시하였다. 먼저, 발달장애아 어머니의 삶의 만족도 변인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삶의 만족도는 배경변인 중 가정의 경제수준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정적 상관이 있었다 (r=.42, p<.001). 또한 본 연구의 주요 분석변인인 장애수용도(r=.47, p<.001), 양육스트레스(r= -.60, p<.001, 가족지지(r=.57, p<.001) 및 가족지지 하위요인 모두와 통계적으로 유의한 상관이 있 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지지 하위요인은 상관 계수 .48~.55의 범위로 나타나 전반적으로 높은 정적 상관이 있었으며 물질적 지지와 가장 높은 상관을 보였다.
장애수용도의 경우, 자녀의 장애등급이나 가정의 경제수준과는 유의한 상관이 발견되지 않았으나, 그 밖의 다른 변인들과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상관을 보였다. 특히 양육스트레스와는 -.79의 매우 높은 부적 상관을 보였다. 양육스트레스의 경우, 장애등급(r=-.18, p<.05), 경제수준(r=-.19, p<.01), 가족 지지(r=-.45, p<.001) 및 가족지지 하위요인(r=-.35~-.43, p<.001)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상관을 나 타냈다. 마지막으로, 가족지지 전체점수는 배경변인 중 경제수준과 정적 상관을 보였다. 가족지지 하 위요인들 역시 경제수준과만 .16~.26의 정적 상관을 보였다.
2. 장애수용도와 삶의 만족도 간의 관계에서 양육스트레스의 매개효과
발달장애아 어머니의 장애수용도가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직접효과와 두 변인의 관계에서 양육스트 레스의 매개효과를 분석하였다. 이 때, 주요 분석변인들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상관이 발견된 장애등급 과 경제수준을 통제변인으로 설정하였다. 그 결과(표 3), 삶의 만족도에 대한 장애수용도의 직접 효과 경로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그러나 장애수용도가 양육스트레스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 (B=1.32, p<.001)와 양육스트레스가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B=-.81, p<.001)가 통계적 으로 유의하여, 장애수용도와 삶의 만족도 간의 관계를 양육스트레스가 매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육스트레스의 매개효과를 검증한 결과(표, 4), 매개효과는 95% 신뢰구간에 0이 포함되지 않아 유의 한 간접효과를 보였다(B=.38, SE=.06, p<.05).
3. 양육스트레스의 매개효과에 대한 가족지지의 조절효과
자녀의 장애등급, 가정의 경제수준의 영향을 통제한 상태에서, 발달장애아 어머니의 장애수용도가 양육스트레스를 매개로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에서 양육스트레스의 매개효과를 가족지지 가 조절하는지 분석하였다. 이 때, 가족지지의 하위요인인 정서적 지지, 정보적 지지, 물질적 지지, 평 가적 지지의 조절효과를 각각 분리하여 분석하였다.
1) 정서적 지지
가족의 정서적 지지가 발달장애아 어머니의 장애수용과 삶의 만족도 관계에서 양육스트레스의 매개 효과를 조절하는지 분석한 결과(표 5), 장애수용×정서적 지지의 상호작용 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하 지 않아 조절된 매개효과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 정보적 지지
가족의 정보적 지지가 발달장애아 어머니의 장애수용과 삶의 만족도 관계에서 양육스트레스의 매개 효과를 조절하는지 분석한 결과(표 6), 장애수용이 양육스트레스에 이르는 경로(B=-1.24, p<.001), 장애수용×정보적 지지의 상호작용 경로(B=.16, p<.05), 양육스트레스가 삶의 만족도에 이르는 경로 (B=.81, p<.001, 표 5의 삶의 만족도 분석결과 참조)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
이에 정보적 지지의 평균을 중심으로 집단별 조절효과를 확인하고 유의성을 검증하였다(표 7). 그 결과, 정보적 지지가 낮은 집단(M-1SD)의 조건부 효과의 크기는 1.11, 평균 집단(M)은 1.00, 높은 집단(M+1SD)은 .90으로 나타나 정보적 지지가 높을수록 양육스트레스를 매개로 하는 부적 영향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 2>는 발달장애아 어머니의 장애수용도와 양육스트레스의 관계에 대한 정보적 지지의 조절 양상을 그래프로 제시한 것이다.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전반적으로는 장 애수용도가 낮을수록 양육스트레스는 높은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장애수용도가 낮은 경우 가족의 정 보적 지지 수준에 따라 양육스트레스 정도에 차이를 보여, 장애수용도가 낮으면서 동시에 가족으로부 터 받는 정보적 지지가 낮으면 양육스트레스는 더욱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가족의 정보 적 지지 수준이 낮을수록 장애수용도가 양육스트레스에 미치는 부적 예측력이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조절된 매개지수(B=-.13, SE=.07, p<.05)의 부트스트래핑 95% 신뢰구간에 0이 포함되 지 않아 정보적 지지에 의해 조절된 매개효과가 유의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3) 물질적 지지
가족의 물질적 지지가 발달장애아 어머니의 장애수용과 삶의 만족도 관계에서 양육스트레스의 매개 효과를 조절하는지 분석하였다. <표 8>과 <표 5>에 제시된 바와 같이, 장애수용이 양육스트레스에 이 르는 경로(B=-1.23, p<.001), 장애수용×물질적 지지의 상호작용 경로(B=.14, p<.05), 양육스트레 스가 삶의 만족도에 이르는 경로(B=.81, p<.001, 표 5 참조)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
물질적 지지의 평균을 중심으로 집단별 조절효과를 확인하고 유의성을 검증하였다(표 9). 그 결과, 정보적 지지의 결과와 유사하게, 95% 신뢰구간에서 하한값과 상한값 사이에 0이 포함되지 않아 물질 적 지지의 모든 수준에서 장애수용도가 양육스트레스를 유의하게 예측하였다. 또한 조절된 매개지수 (B=-.12, SE=.07, p<.05) 분석결과를 통해 조절된 매개효과가 유의함을 알 수 있다. 평균을 중심으로 3개 집단의 기울기를 비교해 보면(그림 3), 어머니의 장애수용도가 양육스트레스에 부적 영향을 미치 고 있으며, 이러한 영향력은 가족의 물질적 지지 수준에 따라 완화되거나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장애수용도가 높은 수준에서는 물질적 지지 수준에 따른 양육스트레스 점수에 차이가 없었던 반면, 장애수용도가 낮은 경우 가족의 물질적 지지 수준에 따른 양육스트레스의 점수 차가 커지고 있음 을 알 수 있다. 즉, 장애수용도가 낮으면서 동시에 가족으로부터 받는 물질적 지지를 낮게 인식할수록 양육스트레스는 더욱 심화되었다. 이는 장애수용도가 양육스트레스에 미치는 부적 영향을 심화/완화 하는 데 있어서 물질적 지지 수준이 매우 중요함을 의미한다.
4) 평가적 지지
발달장애아 어머니의 장애수용과 삶의 만족도 관계를 양육스트레스가 매개하는 과정에서 가족의 평가적 지지가 조절효과를 갖는지 분석하였다(표 10). 장애수용×평가적 지지의 상호작용 효과가 통 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으며, 전체 모형의 조절된 매개효과도 유의하지 않았다.
Ⅳ.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발달장애아 어머니의 삶의 만족도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자녀양육 과정에서 나타 나는 다양한 변인들이 어머니의 삶의 만족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그 구조적 관계를 분석하였다. 구체적으로, 자녀의 장애에 대한 어머니들의 수용정도가 양육스트레스를 통해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지 매개효과를 살펴보았다. 또한 이러한 매개과정에서 가족으로부터의 다양한 지지가 장애수 용도와 양육스트레스의 관계를 조절하는지 통합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조절된 매개효과를 분석하였 다. 주요 결과를 요약하고 논의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발달장애아 어머니의 삶의 만족도, 장애수용도, 양육스트레스, 가족지지 등 주요변인의 일반 적 경향을 알아보았다. 삶의 만족도의 경우, 중간점수 보다 낮아 자신의 삶에 다소 만족하지 않는 것으 로 나타났다. 그러나 다소 높은 표준편차값(1.28점)은 응답자들 간에 삶의 만족에 차이가 클 수 있음을 추론케 한다. 이는 발달장애 자녀를 둔 어머니들의 경우 평균적으로는 삶의 만족도가 보통 이하의 수준 이지만 개인에 따라 만족도가 높을 수도 있으며, 따라서 어떠한 변인들에 의해 그러한 차이가 발생할 수 있는지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장애수용도는 2.78점으로 중간 정도의 수준을 보여 자녀의 장애에 대해 어느 정도 수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본 연구에서 사용한 장애수용도 측정도구를 개발한 고일영(2009)은 장애수용도를 상중 하로 구분하여 점수분포를 분석하였는데, 중집단의 분포점수가 총점 기준 65~99점(평균 1.80~2.5 점)이었다. 또한 동일 측정도구를 사용한 최근의 연구(김미희, 최가희, 2022)에서도 장애수용도 점수 가 2.52점으로 나타나 본 연구 결과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를 통해 본 연구에 참여한 어머 니들은 자녀의 장애를 수용하는 정도가 상대적으로 긍정적임을 알 수 있다.
양육스트레스의 점수는 5점 척도의 중간 점수인 3점이었으며, 따라서 본 연구에 참여한 발달장애아 어머니의 양육스트레스는 보통 수준이라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동일한 측정도구를 사용하여 조사한 기존 연구들이 각각 2.83점(윤영희, 2017)과 3.29점(신고은, 2015)을 보고한 것과 비슷한 수 준이다. 일반적으로 장애가 있는 가족을 돌보는 양육자들에게는 심리적인 어려움과 스트레스, 낙인으 로 인한 소외 등이 주로 발견되며 그러한 현상은 여러 국가에서 동일하게 나타난다(Ali et al., 2012). 또한 발달장애아를 양육하는 부모들의 스트레스 수준은 비장애인 자녀의 부모에 비해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보고된다(하예나, 전주영, 2022;Kiani & Nami, 2017;Marquis et al., 2020;Smith & Grzywacz, 2014).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에서 발달장애아 어머니의 양육스트레스가 높게 나타 나지 않은 것은 아마도 측정도구의 특성에서 그 이유를 찾아볼 수 있겠다. 본 연구에서 사용한 양육스트 레스 측정도구가 비록 PSI(Abidin, 1990)을 바탕으로 제작되었으나 특별히 장애아 어머니의 양육스 트레스를 측정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따라서 비장애 아 어머니의 양육스트레스 측정 결과와 그대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이는 전술한 바와 같이 본 연구와 동일한 측정도구를 사용한 선행연구들의 양육스트레스 점수도 높지 않았던 것을 통해 이해될 수 있겠다.
가족지지의 경우, 전반적으로 보통 이상 수준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가족지지의 4가지 하위요인을 비교해볼 때, 발달장애아 어머니는 가족들로부터 정서적 지지를 가장 많이 받고 있 는 반면 물질적 지지와 정보적 지지를 가장 적게 받고 있다고 인식하였으나 가족지지의 유형별 점수 차는 크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를 통해 발달장애아 어머니들이 자녀를 양육하는 과정에서 배우자 및 다른 가족구성원들로부터 다양한 유형의 지지를 고루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둘째, 발달장애아 어머니의 장애수용도와 삶의 만족도 간의 관계를 양육스트레스가 매개하는지 분 석한 결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매개효과를 발견하였다. 장애수용도는 삶의 만족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던 반면, 양육스트레스를 통한 간접효과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 즉, 발달장애아 어머니 가 자녀의 장애를 잘 수용할수록 양육스트레스는 낮아지고, 이는 그들의 삶의 만족도를 높인다고 해석 할 수 있다. 발달장애아 어머니의 장애수용도가 양육스트레스에 부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본 연구의 결과는 관련 선행연구들(김병년, 2013;황경열 외, 2010)의 결과와 일치하며, 또한 양육스트레스가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 역시 선행연구들(구본용, 2018;You et al., 2019)과 일치한다. 반면, 장애수용도가 어머니 삶의 만족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지 않았던 결과는 기존 연구들(구본 용, 2018; 김서은, 어주경, 2015;남현주, 이현지, 2023;신현정, 2022)과 다소 차이를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차이는 삶의 만족도에 대한 장애수용도 영향력의 유무를 의미하기 보다는 어떤 관련 변인이 함께 분석되었는지에 따른 차이로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남현주와 이현지(2023)의 연구에서는 장애수 용도와 삶의 만족도 간의 관계에서 양육스트레스가 아닌 다른 변인(임파워먼트)을 매개변인으로 분석 한 결과 장애수용도의 직접효과가 발견되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장애수용도의 직접효과가 발견되 지 않은 것은 상대적으로 양육스트레스의 매개적 영향이 매우 강력함을 시사한다고 하겠다. 실제로 윤영희(2017)에서는 장애수용도와 삶의 만족도가 유의한 정적 상관을 보였지만, 삶의 만족도에 대한 장애수용도와 양육스트레스의 상대적 영향력을 함께 분석한 결과 장애수용도의 영향력이 상쇄되어 더 이상 유의하지 않았고 양육스트레스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어머니의 삶의 만족도에 대한 양육스트레스의 강력한 영향력을 재확인시켜 준다. 또 다른 가능성으로 장애수용도와 양육스트 레스 간의 관련성을 들 수 있다. 본 연구에서 두 변인은 .79의 매우 높은 부적 상관을 보였는데, 이는 두 변인이 개념적으로는 다르지만 비슷한 내용을 측정하고 있을 가능성을 내포한다. 그에 따라 삶의 만족 도에 대해 보다 강력한 영향력을 갖는 양육스트레스가 장애수용도의 영향력을 상쇄시켰을 수 있다.
셋째, 발달장애아 어머니의 장애수용도가 양육스트레스를 통해 삶의 만족에 영향을 미치는 매개경 로에서 가족지지가 조절효과를 갖는지 분석하였다. 그 결과, 4가지의 가족지지 하위요인 중 정서적 지지와 평가적 지지에서는 조절된 매개효과가 발견되지 않았던 반면 정보적 지지와 물질적 지지는 통 계적으로 유의한 조절된 매개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어머니의 장애수용도가 낮을수록 양육 스트레스가 높아졌고 이는 낮은 삶의 만족도를 야기하였는데, 이 때 장애수용도가 양육스트레스에 미치 는 부적인 영향력은 정보적 지지와 물질적 지지의 수준에 의해 완화/심화되었다. 특히 장애수용도가 낮 은 경우에 정보적 지지와 물질적 지지의 수준에 따라 양육스트레스 정도가 달라져, 가족으로부터 해당 지지를 많이 받는다고 지각할수록 양육스트레스가 상대적으로 낮아졌고 해당 지지를 적게 받는다고 지각할수록 양육스트레스는 더 높아졌다. 가족지지 하위요인 중 정보적 지지와 물질적 지지에서 조절 효과가 나타난 것은 발달장애아 부모의 양육스트레스가 가족지지에 영향을 받으며 특히 가족지지 중 가족의 가용 재정이나 시간과 같은 가족자원에 의해 가장 잘 예측된다는 선행연구의 결과(Smith et al., 2001)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본 연구의 결과는 가족으로부터의 지지가 양육스트레스에 대한 보호요인이라는 것을 확인시켜 주며, 따라서 자녀의 장애에 대한 이해 및 수용과 더불어 가족지지 의 확대를 통해 발달장애아 어머니의 양육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 궁극적으로 발달장애아 어머니의 삶의 만족을 높이는 방법임을 보여준다. 즉, 발달장애아 어머니의 삶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어머 니 스스로 자녀의 장애를 긍정적으로 수용해야 하고 이와 함께 가족들은 어머니에 대한 정보적 지지와 물질적 지지를 강화함으로써 어머니의 양육스트레스를 낮출 필요가 있음을 제안할 수 있다.
한편, 본 연구에서 가족지지 하위요인 중 정서적 지지와 평가적 지지는 조절효과를 보이지 않았다. 정서적 지지 또는 평가적 지지가 어머니의 심리적 안정이나 격려를 통한 자신감의 향상 등과 관련이 있다면 정보적 지지나 물질적 지지는 실제적인 도움의 성격을 더 가진다. 따라서 가족으로부터의 지지 는 양육의 과정에서 모두 중요하지만 어머니의 양육스트레스를 조절하는 요인은 특히 양육과 관련된 실제적인 정보나 시간 및 비용의 제공을 통한 양육분담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이처럼 본 연구는 발달장 애아 어머니의 삶의 만족과 관련한 기존 연구들에서 보호요인으로 다루었던 사회적 지지를 가족을 중 심으로 살펴봄으로써 보다 친밀한 관계로부터의 지지의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다. 더욱이 가족지지의 유형을 구분하여 그 효과를 비교함으로써 발달장애 자녀를 양육하는 과정에서 시간을 내어주고 경제 적으로 지원하며 자녀양육에 필요한 실질적 정보를 제공하는 일이 양육스트레스의 수준을 완화할 수 있는 주요한 변인임을 증명하였다.
본 연구의 결과를 바탕으로 발달장애아 어머니의 삶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몇가지 실천적 제언을 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양육스트레스는 발달장애아 어머니의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으 로, 그 자체로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장애수용도의 영향력을 매개해주는 역할을 하였다. 이는 양육스 트레스를 직접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에 필수적임을 보여준다. 발달장애아 어 머니를 위한 지원프로그램 등에서는 실제적으로 양육스트레스를 관리할 수 있는 양육지식과 기술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더불어 스트레스 대처전략을 훈련하는 등의 실천교육을 포함할 것을 제안한다. 한 예로, 잇점 찾기(benefit finding)와 같은 긍정적 대처전략의 사용이 장애 자녀 양육과정에서의 일상적 스트레스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보고되는 바(Vitale et al., 2023), 양육스트레스를 관리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과 구체적 전략에 대한 교육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
둘째, 자녀의 장애에 대한 어머니의 수용 정도는 삶의 만족도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 났다. 개인이 처한 환경의 어려움은 개인이 그것을 어떻게 인식하고 받아들이는지에 따라 다르게 다가 온다. 자녀의 장애를 인정하고 수용하는 것은 자녀를 대하는 태도나 이후 장애와 관련된 지원 및 치료 방향의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고(Gusrianti et al., 2018), 본 연구의 결과와 같이 어머니 자신의 정신건강과 삶의 만족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장기적이고 궁극적으로는 자녀의 장애를 수용하는 것을 넘어 장애에 대해 긍정적인 마인드를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Bogart 등(2018)은 거부-정체성 모델(rejection-identification model)을 통해 장애에 대한 인식과 가치관 을 변화시키는 장애자부심(disability pride)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즉, 장애에 대한 주류 사회의 부정적 인식과 낙인을 적극적으로 거부하고 장애를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장애자부심을 함양하 므로써 낙인으로부터 야기되는 자존감의 감소를 방지할 수 있음을 경험적으로 증명하였다. 따라서 발 달장애아 어머니들은 자녀의 장애를 긍정적으로 수용하도록 의식적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겠다. 그리 고 사회적으로는 장애를 낙인이 아닌 다름의 관점에서 보는 사회적 가치관의 변화를 위해 정책적, 실천 적 노력을 지속해야 할 것이다.
셋째, 발달장애아 어머니의 장애수용도가 양육스트레스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에서 가족지지 중 정 보적 지지와 물질적 지지가 조절효과를 보인 바, 어머니의 양육스트레스를 낮추고 삶의 만족도를 높이 기 위해 가족들에게 지지의 중요성을 인식시킬 필요가 있겠다. 이는 발달장애아를 위한 정책이나 지원 프로그램에 장애아는 물론 그들의 주양육자와 가족까지 포괄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발달장애아 의 가족은 장애아동을 직접 돕기도 하지만 주양육자인 어머니(아버지)를 지원함으로써 간접적으로 영 향을 미칠 수 있다. 본 연구에 의하면, 가족으로부터의 지지 방식은 특히 어머니들에게 양육과정에서 필요한 양육정보나 장애지원 관련 정보 등을 제공하고 시간과 자원을 투자하여 어머니의 양육부담을 줄여주는 지원이 가장 효과적으로 양육스트레스를 감소시켰다. 따라서 장애아동의 가족구성원들이 서로의 자원을 적극 활용하여 지지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가족기능과 가족역량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지원프로그램을 마련⋅제공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의 제한점과 후속연구를 위한 제언은 첫째, 가족지지의 경우 연구대상자마다 가족구성원의 수와 범위가 달라 가족지지의 양과 범위에 차이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본 연구대상자의 결혼상태를 보면 97%가 기혼(사실혼)이었다는 점에서 주요 가족원이 배우자일 수 있겠으나 배우자에 한정하여 가족지지를 질문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가족지지에 대한 이해 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후속연구 에서 가족의 범위를 보다 명확히 규정하거나 제한하여 조사한다면 연구대상자별 응답차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둘째, 후속 연구에서는 장애수용도와 양육스트레스의 관계에 대해 보다 체계 적인 접근을 시도할 필요가 있겠다. 본 연구에서 두 변인 간에 상관이 높았던 결과를 바탕으로, 측정도 구의 문항 간 유사성과 관련성을 면밀히 검토해 볼 필요가 있겠다. 또한 두 변인의 관계는 양방향적으로 도 이해되는 바(김미희, 최가희, 2022), 다양한 관점에서의 관계성 검토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셋째, 본 연구는 장애수용도의 하위요인 구분없이 합산한 점수를 활용하여 연구대상자의 장애수용도 경향을 파악하였다. 그러나 장애수용도가 다양한 하위요인을 포함하는 바, 하위요인별 점수를 근거로 개인의 수용유형을 구분하는 개인적 접근 분석을 수행한다면 유형별로 보다 구체적인 맞춤형 제안이 가능할 것이다. 넷째, 발달장애는 어린 연령대에 발견되어 지속되는데, 장애적응의 과정은 부인에서 수용까지 순차적으로 나타나기 보다는 상황에 따라 변화하기도 하고 다양한 반응이 중복적으로 경험 되기도 한다(정순정, 2004). 어머니의 장애수용도 역시 시기나 상황에 따라 변화되거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장애발견 시기 등을 장애수용도와 함께 분석하거나 시기별로 나누어 장애수용도의 변화를 분석하는 종단적인 연구를 제안할 수 있겠다.
이러한 제한점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발달장애아를 양육하는 어머니에게 초점을 맞추고 그들의 삶의 만족도와 관련된 다양한 변인을 통합적으로 분석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특히 기존 연구들 에서 주요한 변인으로 언급된 장애수용도와 양육스트레스, 가족지지를 포함하여 변인들 간의 구조적 관계를 파악함으로써 삶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보다 구체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을 제안하였다는 점 에서 연구의 가치를 찾을 수 있다.